해리의 창 (Harry's window)
저음의 나날들
낮고 조용한
아예 땅 속으로 들어가라지만
저음일지언정
울음은 아니라고
믿으며
버티며
유자청을 만들려고
유자를 주문하다
내일은 유자를 씻고 썰겠네
노란 유자를
사철 푸른 사철 나무, 꽃도 연초록이던 사철 나무에 이런 열매가 달릴줄이야. 이렇게 예쁜 빨강 열매가.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던지 한 손으로 가지를 살짝 쥐고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흔들렸네 ^^
이 열매가 더 활짝 벌어지면 위의 사진처럼 되는 것.
이렇게 열매로 모습을 바꾸고 나니 이게 무슨 나무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꽃사과였나?
아파트 뒤 흙길을 걸었는데 흙이 안보일 정도로 소나무잎과 낙엽이 다 덮고 있었다. 요며칠 비와 바람이 세게 불더니.
가마솥이 깨끗한 아침
김 해민
솥전 솥뚜껑 솥운두
잔 먼지 하나 없이 반질하게 닦여있다
컴컴한 정지에서
밤새 부뚜막에 앉아 엄마가
젖은 행주 마른 행주 번갈아 쥐고
앓는 외할머니 대신 가마솥 끌어안고
눈물 없이 울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