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뎐 상·하 세트 - 전2권 구미호뎐
한우리 지음 / 너와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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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뎐 대본집 상上 - 한우리

1화. 여우고개에서 생긴 일

2화. 나는 너를 기다렸다

3화. 용왕님의 비밀

4화. 상문살

5화. 나도, 너를 기다렸어

6화. 사주팔자

7화. 윤회의 덫

8화. 환생

‘그 많던 우리네 토착신과 토종 귀신들은 어디로 갔을까’ 한우리 작가는 여기서 드라마 <구미호뎐> 대본이 출발하였다고 하였다. 어릴 적 우리나라의 설화나 전설, 전래동화 읽기를 참 좋아했더랬다. 그래서 <전설의 고향>이나 <은비까비> 같은 영상물들을 좋아하고 찾아 보았다. 구미호에 대해서는 십수년 전, 오랜만에 기깔난 대본이 나왔다고 호들갑 떨며 한참 빠져 있던 드라마가 있었는데 일부 표절 판정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애정이 식었던 적이 있다. 그 드라마를 마지막으로 이런 소재의 드라마나 영화를 발견한 게 없다가 드라마 <구미호뎐>을 알게 되었다.

<구미호뎐>은 2020년 TVN에서 방영한 16부작 드라마이다. 평소 배우 이동욱이 뱀파이어 역으로 작품 하나 해달라고 열렬히 외치고 소망하던 시청자로서 급 흥미를 품은 드라마이다. 드라마 제목과 소재를 모르고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한 장면을 보았는데, 상상했던 뱀파이어 이동욱의 모습을 딱 하고 있던 게 아닌가. 그러나 방영 당시엔 일복이 터져 자는 시간 이외엔 거의 회사에만 있던 시기여서 언젠가 넷플릭스에 뜨면 봐야지 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다. 그리고 2023년 올해, 이 드라마의 외전 격인 드라마 <구미호뎐1938>이 방영되는 것을 보았고, 전작인 <구미호뎐>이 몹시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러던 차에 마침 이 드라마의 대본집도 출간되고 넷플릭스에도 VOD 서비스가 되는 것을 보고 대본집을 읽으며 뒤늦게 드라마를 찾아 보기 시작하였다.

장편 드라마를 대본집을 읽으면서 시청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재밌는 경험이었다. 대본집은 상․하권 2권으로 각 권에 8회차씩 수록되어 있다. 낱권으로 구매할 독자는 별로 없을 것 같긴 하지만, 낱권으로는 판매하지 않고 비닐래핑하여 세트로 판매하고 있다. 이동욱(이연 役), 조보아(지아 役), 김범(이랑 役)의 친필 사인이 수록되어 있고, 각 회차별로 일러스트 표지와 제목이 달려 있다. 책 초반부에 작가의 말과 등장인물 소개가 있어 대본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대략적인 세계관과 인물 설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권 서평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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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 입속사용 설명서
공정인 지음 / 늘푸른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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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 입속사용 설명서] 임신 전부터 만12세까지 치아건강은 이 책 한 권이면 충분!



첫 임신 7개월차, 오늘도 남편과 도서관에서 태교와 육아 책을 살펴보며 머리를 맞댄다. 태동이 강해지고 점점 커지는 배, 아이와 만날 날이 다가올수록 떨리는데 아직 부모로서 준비 못한 게 너무 많아 조바심 난다. 국민 소아과 책들도 아직 섭렵을 못했으니 치과 책에 대해서는 생각도 못하던 차에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들었다. 단국대 치과대학 외래교수이자 아홉가지약속치과병원 원장인 공정인이 쓴 <0612 입속사용 설명서>는 딱 내게 필요한 책이었다. 만 6개월에 첫 니가 나고 만 12세에 영구치가 완성된다는 의미에서 책 제목이 이런데 실제로는 임신 전부터 만 12세까지의 구강관리를 모두 다루고 있다.



임산부도 먹을 수 있는 약이 많다고 들었으나 왠지 꺼림칙해 임신하고 나서 아무리 아파도 약을 먹지 않았다. 치과도 스케일링도 못하는 줄 알았다. 이 책을 읽어보니 임신 중기에는 스케일링도 가능하고 임신성 치은염 등 임신으로 발생하는 치아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아기가 태어날 땐 입안이 무균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에 뽀뽀 등으로 충치 균을 옮기지 않게 양육자의 치아관리가 무척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이 이유에서도 임신 전과 임신 중기에 치과 진료와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좋단다. 찾아보니 임산부 구강건강 관련 지원을 하는 지자체도 있다.



책에 그림이 무척 많아서 읽고 실습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될 듯싶다. 그림 속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남편과 같이 공부하며 계속 실실댔다. 아이들의 개월 수, 연령별로 어떤 검사를 하고 어떤 도구와 어떤 양을 쓰는 지 등이 굉장히 자세하게 나와 있다. 임신부터 아동기까지 치아 건강과 관리에 관한 한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할 것 같다. 아기 구강관리와 관련해서 뭘 하고 뭘 사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고 막막한 차에 읽고 무척 도움을 받았다. 임신 중인 내 구강관리에 대해선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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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 -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여행자의 시선 2
임영호 지음 / 컬처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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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3국 입문여행책으로 추천

 

 

 

태풍전야 같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일단 경제적 영향을 받고 있어 좌불안석이기도 하지만, 예상보다 끝이 쉽게 보이지 않는 장기전에 슬슬 두려워진다. 소련이 붕괴한 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러시아와 구소련이었던 주변국들이 다른 서방국가들에 비해선 거리감이 있다. 여행서 발간도 압도적으로 동서유럽 비중이 다를 것 같다. 바야흐로 휴가철, 이제는 좀 ‘뱅기’ 타고 해외로 나갈 수 있으려나 여행정보를 찾다가 코로나19 재유행에 걱정스럽다. 이미 마음은 콩밭, 책으로나마 실컷 여행 가고 싶어 찾다가 발견한 임영호 작가의 <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

 


본업은 부산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인데, 컬처룩 출판사에서 올 6월엔 십자군 유적지 여행기를 담은 <지중해에서 중세 유럽을 만나다>, 올 7월에는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여행기를 다룬 <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을 잇달아 출간하였다. 휴대하기 좋은 판형과 무게에 사진이 많은데 전부 컬러로 되어 있는 게 참 마음에 들었다.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의 역사, 사회, 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소개하면서 본인의 여행기를 녹여내는 작가. 세 나라 모두 관련 여행 책이 정말 흔하지 않은데, 존재만으로도 반갑고, 세 나라 여행에 대한 입문지식을 쌓는 데 탁월한 책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다녀온 여행기를 담고 있어, 저자도 이 경험과 느낌이 다시 이 나라들을 밟았을 때 얼마나 비슷할지 모르겠다고 밝히는 대목에서 씁쓸하고 참담하였다. 책 속의 풍경들의 상당수가 동화처럼 낭만적이고 고요해 보여 아름답고 부러웠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 나라들에 대해 그 동안 아는 게 전혀 없었구나 부끄럽고, 이 책 덕에 이 정도라도 이 나라들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다.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여행에 관심 있으나 이 나라들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에(사진 포함 348페이지) 눈요깃거리(사진)도 많고 문장도 술술 읽혀 더없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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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 탐험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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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 탐험 - 쥘 베른

 

 

 

 

 

쥘 베른을 처음 안 것은 1992년 애니메이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덕이었다. 그 애니매이션을 무척 좋아하였는데, 쥘 베른의 <해저 2만리>를 모티브로 했다는 얘길 듣고 찾아 읽어봤다. 그 후 초등학생 시절 <15소년 표류기>나 <80일간의 세계일주> 같은 그의 모험소설을 읽으며 짜릿해 하였다. 아무래도 그의 책을 찾아 읽던 시절은 나이가 매우 어려 완역본을 읽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른이 된 지금도 쥘 베른이란 이름만 들어도 어린 시절 그때로 돌아간 듯 마음이 신나고 설렌다.

 

 

 

열림원에서 2022년 김석희의 번역으로 11권 짜리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을 내놓았다. 한때 김석희의 번역을 쫓아다니며 찾아 읽었을만큼 좋아하는 번역가이다. 좋아하는 작가에 좋아하는 번역가의 조합이라니 안 읽을 이유가 없었다. 책도 가볍고 표지도 편집도 디자인이 잘 빠져 마음에 쏙 들었다. 알고 보니 열림원에서 이미 김석희 번역으로 2005년과 2008년에 쥘 베른 컬렉션을 내놓은 바 있는데 그 책들은 읽어보지 못했으나, 이번 2022년 판형과 편집, 디자인 모두무척 마음에 들고 읽기 편하였다. 

 

 

 

이번 열림원의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에서 처음 읽은 책은 <달나라 탐험>이다. 19세기 후반에 포탄을 쏘아 인류를 달로 보낸다는, 포탄을 타고 달을 다녀온다는 모험담을 담고 있다. 알고 보니 이 소설은 <지구에서 달까지>의 속편인데, 모르고 이 책만 봐도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다. <지구에서 달까지>가 주인공들이 달 여행을 준비하는 여정이라면 <달나라 탐험>은 실제 달에 도착하는 데 성공하는 이야기다. 이 책이 1865년에 나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 책은 2명이 초판 삽화를 그려, 삽화가 풍부한데 주인공들이 달 여행을 하는 포탄 내부가 귀족들의 저택 응접실처럼 생겼다. 그 외에도 문과생이 보기엔 잘 모르겠는 수식도 등장하고, 나름대로 우주과학에 대한 쥘 베른의 깊은 탐구와 상상이 엿보인다.

 

 

 

쥘 베른은 80여 편이 넘는 장편소설을 발표했다는데 대부분 당대 일반인들이 상상도 못해봤거나, 선뜻 할 수 없는 모험이나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면서 미래를 낙관하지만은 않고 오히려 염세적인 면도 많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쥘 베른을 SF소설의 개척자, 과학소설가라 부르는데 <달나라 탐험>을 읽어보면 그를 SF소설가라고까지 부를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미래를 내다보는 선구안, 시대를 뛰어넘는 상상력 등 쥘 베른이 참 당대 비범한 사람이긴 했구나를 여실히 알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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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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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오타쿠 스토커와 고구마 답답이들의 대환장 드라마

2022년 소담출판사 불문학자 이원복의 새 번역으로 선보이는 완역본

긴 작품해설 없이 본문 위주의 깔끔한 번역본을 찾으신다면 추천

(기본적인 각주와 옮긴이의 말은 있음)

 

 

 

프랑스 파리의 국립 음악 아카데미, 이곳에 오페라의 유령이 산다는 소문이 직원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퍼져 나간다. 유령은 사실, 오랜 세월 이 극장의 감독(지도부)와 계약을 맺고 이 극장을 후원해 온 VVIP. 아주 복잡하고 긴 계약서가 있지만 핵심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 극장을 프랑스 최고의 오페라 무대로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 유령에게 매월 2만 프랑(연 24만 프랑)의 급여를 제공하고 모든 공연의 2층 5번 박스석을 유령의 전용석으로 항상 비워둘 것. 유령의 전용석에 돈을 두면 사라지는 등 유령의 기척이 느껴지나, 실제로 본 이는 없다.

 

 

이야기는 총 감독이 바뀌며 인수인계를 하면서 시작한다. 신임 감독들은 전임 감독의 인수인계를 무시하고 5번 박스석에 다른 손님을 받거나 유령 담당 직원을 바꾸고 유령이 미는 캐스팅도 무시한다. 그러자 곧바로 신문과 편지로 유령이 경고장이 날아오고, 그도 무시하자 유령이 예고한 그대로 끔찍한 참극이 벌어진다. 오페라의 유령의 정체는 극장 지하에 사는 에릭. 친모에게도 거부를 당할 정도로 끔찍한 외모에 항상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사람들을 피해 유령처럼 지낸다. 그런 에릭이 기척을 내기 시작한 것은 신임 총 감독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도 있지만 이제 갓 데뷔한 신예 여배우 크리스틴에게 홀딱 반해버렸기 때문.

 

 

스웨덴 출신의 크리스틴은 세상 물정 전혀 모르는 순진한 처녀. 아버지도 음악가였는데 아버지 생전에 음악인들에겐 각자의 음악의 천사가 있어서 도와준다고 했던 말을 철떡 같이 믿는다. 그리고 자신에게 교습을 해준다고 다가온 유령을 드디어 자신의 음악 천사이 찾아왔는지 알고 반가워한다. 그리고 나날이 실력이 일취월장한다.(에릭은 상오타쿠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도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고 실력이 좋다) 그러나 교습한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크리스틴에게 노골적이고 압박스럽게 청혼을 하기 시작하고, 크리스틴은 매우 당황한다. 크리스틴은 어릴 적부터 알던 라울 자작과 사랑을 키워오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오페라의 유령>은 크리스틴에게 거절당하고 그와 라울의 관계를 안 에릭이 미쳐 날뛰는 내용이다. 기자 출신이었던 가스통 르루는 실제로 당시 국립 음악 아카데미(파리 오페라극장)에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과 기이한 사건들에 상상력을 더해 소설로 완성하였다. 신문에 1909년부터 1910년까지 2년 간 연재하였는데, 그래서인지 끊기 신공이 상당한 다수의 장(프롤로그와 본문 26장, 에필로그)로 이루어져 있다. 1986년 뮤지컬화된 동명의 뮤지컬이 이제는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인기 대작으로 자리매김하였는데, 이미 1925년 영화화를 시작으로 TV드라마와 애니메이션도 나온 바 있다.

 

 

기자인 작가가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오페라의 유령은 실재한다 확신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로 전개되는 소설 <오페라의 유령>. 지금의 시선으로 보기엔 오타쿠 스토커의 범죄물이고 절절한 찐사랑으로 보기엔 에릭의 행각이 여러모로 소름끼치는 면이 많다. 또 장르에 있어서도 추리물도 아니고 로맨스물도 아닌 애매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 출간 당시도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고, 금세 절판이 되었다 한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다른 점이 많음에도 매력적인 이야기의 원형으로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소설이다. 읽는 내내 에릭이 너무 싫고 크리스틴과 라울이 답답했는데, 결말까지 계속 이야기에 몰입이 되었다. 더위와 습기로 잠 못 이루는 한 여름날 밤에 특히 읽기 좋은 소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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