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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과 함께라면 실패는 없다
양승국 지음 / 생활성서사 / 2018년 4월
평점 :
[성모님과 함께라면 실패란 없다]성모님, 가장 훌륭한 신앙 롤모델
토요일에도 4교시까지는 수업하던 시절, 토요일마다 교문 앞에 전도사들이 와서 어린이들에게 사탕이나 과자를
주며 ‘교회에 가자’고 전교하였다. 모태 가톨릭 신자인 필자가 곤란했던 점은 종교를 밝히며 제안을 거절할
때마다, 애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개신교 신자들이 눈을 세모나게
뜨며 “그거 마리아교야, 가면 안돼, 이단이야!” 몰아세우는 것이었다. 처음엔 집으로 향하던 명랑한 발걸음을 멈추고, 집과 주일학교에서 배운 대로 최선을 다하여 논박하다가 제풀에 지쳐 무교라고 하거나 냅다 도망치며
그들에게서 벗어나곤 하였다. 그러나 개신교 신자들이 사방팔방 거짓소문을 퍼뜨리지 않아도, 가톨릭 신자가 아닌 모든 이들이 쉽게 오해하였다.
그 이유는 현대 가톨릭이 종교적 지식보다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한 믿음, 하느님 사랑의 사회 실천을 강조하는 종교이기도 하고, 이 책을 쓴 작가의 지적대로 많은 교인들이 ‘성모 공경’의 이유를 모른 채 성모님을 ‘잘못’ 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톨릭 신앙생활에서 성모님을 ‘바르게’ 대하는 방법에 대해, 130쪽이 채 되지 않는 얇은 분량으로 잘 설명되어 있는 책이 이달 나왔다. 제목은 <성모님과 함께라면 실패란 없다>, 샬레시오회의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가 썼다. 평소 생활성서사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신부의 글을 읽어왔음에도, 영업왕 소감문 같은 책 제목에 좀 놀랐다.
그리스도교는 유일신 종교이다. 십계명의 제1계명은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이다. 우리 가톨릭 신자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만을 ‘흠숭’한다. 성모 마리아는 ‘공경’하는 대상이다. 남자를 알지 못하는 처녀로 예수님을 잉태했을 때부터 승천할 때까지, 성모님은 하느님의 이끄심 속에 자신이 겪은 모든 상황에 순명하고 침묵하였다.
<성모님과 함께라면 실패란 없다>는 총 12장으로 성모님의 면면을 살펴보고 우리 그리스도 신앙의 롤모델로 삼기를 권하는
책이다. 그렇다. 매우 얇지만 12장으로 나누어져, 각 달마다 묵상하며 성모님을 배워나갈 수 있도록 책을 구성하였다. 부제처럼 ‘성모님을 바로 알고 싶은 당신에게’ 꼭 읽어보라 추천한다.
신앙생활의 중심은 언제나 하느님이고, 하느님을 공적으로 경배하는 전례(미사)에 충실해야 한다. 매주 주일미사를 빠지지 않고 참례할 수 있다면 신심행위를 전혀 할 필요가 없다고 할 만큼 우리
교회에선 미사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힘들고, 일치된 믿음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보조행위가 신심행위다. 안 그래도 마리아, 스텔라, 로사, 첼리나, 로사리아, 마리스텔라, 로즈마리, 나탈리아 등 자매들의 세례명으로 기억되는 성모님. 신심행위에서는 묵주기도, 성모호칭기도, 9일기도, 성모의 밤, 레지오 마리애 등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고, 의지하는 것들이 많기에 우리 신앙생활에서 너무나 친숙하지만 잘못 알고 대하기 쉬운
성모님이다.
양 스테파노 신부는 이 책에서 유럽의 경우 세례-첫영성체-혼배-장례 때만 성당에 오는 ‘이벤트 신앙인’이 대부분이라고 개탄한다. 하지만 전래의 역사가 짧고, 좋게 말하면 열정적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기복적이고 맹목적인 믿음을 많이 보이는 한국 교회가 배울
점도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믿음은 약하지만 대대손손 이어지며 종교가 하나의 가풍이고 문화가 된 경우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든 우리가 신앙생활에서 놓지 말아야할 것은 근본정신, 하느님이다. 보이는 모습이 어떻든, 내적으로 평생 하느님을 잊지 않고 믿는 사람은 차라리 낫다. 그들을 손가락질하면서 힘들 때, 판공성사 때 등 가끔씩만 하느님과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정말 ‘이벤트 신앙인’이다.
샬레시오회는 청소년 교육을 사명으로 하는
수도회이다. 이 수도회를 세운 돈 보스코
성인은 ‘신자들의 도움이신 성모 신심’을 강조하고 전파하였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도 책에서 관련 얘기를 쓰며 성모님에 대한
친근감을 감추지 않는다. 이 책과 <성모님을 사랑한 성인들>을 동시에 출간하였으니 함께 읽으면 시너지 효과를 낼 듯
싶다. 성모님에 관련된 축일과 성월 정리, 성모님과 관련된 좋은 신심 기도문 등이 신부의 성모님 묵상과 강론
글 중간 중간 담겨 있다. 글씨도 크고,
‘식별’ 등 어려운 개념도 쉽게 잘 풀어써 남녀노소 읽기
좋다. 곧 성모성월이다. 이 책이 많은 교우들에게 널리 나눠 읽으며, 성모님의 신앙을 본받고, 앞으로의 신앙 여정이 성숙해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