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떠나기 좋은 시간이야, 페르귄트
김영래 지음 / 생각의나무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떠나기 좋은 시간이야 페르귄트]
잠시 새의 입장이 되어 책과 함께 날았다 
  

새들의 세계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저는 국경 없는 새들의 나라의 '명예 시민'이 되고 싶은 소망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아 왔습니다. 그리고 그 소망을 한 마리의 까치를 통해 풀어 보았습니다. (중략) 이 작품은 까치를 주인공으로 한 '새의 오디세이'입니다. 거대 도시 서울의 변두리에서 '아작'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한 마리의 까치가, 몽골과 시베리아를 거쳐 남태평양에 이르는 장대한 여행을 통해 '페르귄트'라는 이름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 작가의 말 中

입센의 극시 페르귄트는 전형적인 탕아의 이야기이다. 심각한 몽상가이자 사고뭉치였던 젊은 페르귄트는 돈과 권력을 찾아 세계를 떠돌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산전수전 다 겪고 나이 들어 무일푼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입센은 페르귄트를 통해 부와 권력 추구가 가져오는 정신의 황폐, 야망의 덧없음 등을 그렸다. 태평양을 떠돌다 한 배 위에서 쉬어가려던 페르귄트를 발견한 선원(새와 소통할 수 있는)은 그의 사연을 대충 듣고나선 이 노르웨이의 이야기를 말하며 꼭 페르귄트 같은 새라고 이야기를 한다(글쎄 별로 비슷한 점은 없는데 정처없는 방랑 때문일까). 그리고 그 때부터 이 까치는 페르귄트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어 다시 태어난다. 


<떠나기 좋은 시간이야 페르귄트>는 첫 장편소설 <숲의 왕>으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받았던 시인 겸 소설가 김영래 작가의 2010년작이다. 참고로 작가는 작년 상반기에는 이 책은 하반기에는 또다른 새에 대한 소설을 출간하였다. 책 속의 작가의 말이나 소설 내용, 작가 소개를 읽으며 뭔가 감지되는 남다름이 있어 찾아보니 생태소설가로(한국문학에선 거의 장르 개척자나 다름 없는) 불리우고 있었다. 그래서 이 작가의 작품들은 생태학적 사유를 강조하고 자연친화적이다(그리고 한국적이다). 우리의 나무, 동물 등을 소재로 인간사회에 경종을 울리기도 하고 훈훈한 자연의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정화를 느끼게 하기도 한다. 


<떠나기 좋은 시간이야 페르귄트>는 한국의 평범한 소년까치 아작이 성장하면서 여행을 꿈꾸고 긴긴 여정을 하며 경험하고 깨닫는 이야기이다. 망우리에서 태어난 아작의 소년 시절을 보여주며 소설은 시작한다. 인간에 비해 현저히 빠른 새의 시간을 살아가는 아작은 순식간에 어른 까치가 된다. 아작은 다른 친구들처럼 한국의 서울에 예쁜 암컷 새를 만나 둥지를 틀고, 즐겨 찾아가는 고마리 분교에서 놀며 평범하게 살지 않고 결심을 한다, 한국을 떠나겠다고. 그 결심의 이유도 없고, 그래서 언제 끝날지 어디로 갈지 등의 여정의 목적도 없다. 몽골, 시베리아, 태평양, 일본 등을 돌며 그곳의 까치나 다른 종의 새들을 만나기도 하고, 고난과 맞닥드리기도 한다. 


이러한 아작의 서울 이야기와 여행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자연스럽게 까치에 대해 알 수 있다. 까치는 단순히 우리나라의 대표적 텃새를 넘어 우리나라에서 기원해 전세계로 퍼진 새이다. 아작의 서울 이야기를 통해선 까치의 습성 같은 것을, 여행 이야기를 통해선 까치가 퍼진 곳들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소설이 문장면에서 수려하거나 내용면에서도 별로 인상적이지 않아 문학성은 좀 떨어진다는 것이다. 굉장히 수수하고 투박한데, 그럼에도 <떠나기 좋은 시간이야 페르귄트>가 좋았던 것은 읽으면서 마음이 편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고 있으면 작가가 참 맑은 사람이구나, 그래서 이런 맑은 글을 쓸수 있구나하고 감탄하게 만드는 점이 있다. 읽는 동안 잠시 새의 입장이 되어 페르귄트의 여행에 나를 잠시 실어봤던 책, 그 점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원문 http://der_insel.blog.me/1201316257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7일 동안 - 행복을 부르는 37가지 변화
패티 다이 지음, 박유정 옮김 / 이숲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7일 동안] 나 있는 성찰·치유 에세이, 더럽게 읽을수록 득이다

 
 

이 책의 원제는 '삶은 동사다(Life is a verb)'이다. 그런데 왜 한국판 제목은 <37일 동안>일까? 그 해답은 프롤로그를 보면 알 수 있다. 작가는 계부의 죽음에서 강렬한 동기를 얻어 이 책을 썼다. 계부는 폐암 진단을 받은지 정확히 37일 후에 사망했다. 작가에게 이 경험은 처음 겪는 죽음을 앞둔 사람을 곁에서 지켜본 것이었고 계부를 간호하고 남은 나날들을 함께 하며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절망과 죽음을 겪으면서 아이러니하게 생의 의지가 더욱 강해졌던 입장에서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는 것이고, 그래서 슬픈 죽음의 경험이 삶의 각성의 계기가 되줄 수 있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했고 그래서 솔깃해하며 책장을 넘겼다.
 


[pp.12-13] 두려운 심정으로 계부의 죽음을 지켜본 나는 마침내 그분의 죽음이 내게 어떤 교훈을 얻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 후로 나는 매일 아침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37일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때로 나를 매우 곤혹스럽게 했다. (중략) 나의 대답은 소중한 하루를 더욱 절실하게 의식하며 사는 것이었다.

 

[pp.27-28] 조금 더 의식하는 삶, 조금 더 충실한 삶을 살려면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생각 끝에 나는 결론에 다다랐다. 충만하고, 온전하고, 당당하고, 보람 있고, 후회 없는 삶을 살려면 여섯 가지 요소가 필요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것은 영어의 '개인(Individual)'이라는 단어처럼 모두 알파벳 'I'로 시작했고, 'I' 다음 철자가 모두 'n'이었다.

Intencity(집중): 긍정적인 삶

Inclusion(관용): 관대한 삶

Integrity(성실): 자신이 믿는 바를 당당하게 표현하는 삶

Intimacy(친밀): 더 사랑하는 삶

Intuition(직관): 자신을 믿는 삶

Intention(의도) 느리게 사는 삶

이렇게 만들어진 <37일 동안>은 총 9개 챕터로 나눠진 자신의 삶을 의식하면서 살아가고, 좀더 풍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훈련서이자 삶을 돌아보고 마음의 고단함을 위로하게 하는 에세이다. 9개 챕터는 다시 서문 2개 챕터와 결론의 1개 챕터를 제외하곤 위에 언급한 여섯가지 'I' 각각에 대해 한 챕터씩 할애되어 있고, 이 여섯개 챕터에 딸린 소주제는 총 37개이다. 책을 읽으며 나의 인생이 37일밖에 안 남았어하는 비장함까진 아니어도(물론 그렇게 읽어도 좋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며 새삼 생의 의지를 잡아 볼 수 있는 책이다.  

 

<37일 동안>의 작가는 심리학자도 정신과 의사도 아니다.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설교조로 쓰지도 않고, 대놓고 상담하는 식의 글도 아니다. 다른 저작과 작가 소개에 나와 있는 커리어를 보면 그녀의 직업은 비즈니스 컨설팅 및 교육서비스 기업 CEO인데 그 사실이 놀라울만큼 그런 작가의 프로필과 전혀 연결되지 않는 내용의 책이다. 두 딸을 가진 아주 평범한 중년의 가정주부가 가족들과 부비고 이웃을 만나며 살아가는 일상과 그 속에서 발견하는 깨달음을 담은 책이 <37일 동안>이다.

 

그래서 여러모로 인상적이었고, 어떤 가르침도 전문 지식도 담겨 있지 않은데다가 매우 개인적인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마음도 많이 편해지고 울림을 느꼈다. <37일 동안>이 가장 좋았던 이유는 책 속에 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더럽게 읽을수록 득이다. 책의 여백에 끄적끄적 메모도 해보고 제시된 활동 과제나 실행 과제를 다 풀수록 이 책을 읽은 효과는 높아진다. 작가가 서문에 릴케의 말을 인용하며 이 책은 여러분의 것이라고 말한 것이 무척 기억에 남았다. 


사진과 그림 가득하고 과제 문제까지 있으니 바른 생활 교과서를 다시 보는 느낌도 들었다.(하지만 이 말은 거짓말이다, 알록달록하고 사진도 많이 들어간 교과서는 요즘에 오면서부터지 내가 썼던 교과서를 지금 보면 굉장히 투박하기 짝이 없으리라) 대체 누가 그렸나 싶은 37개 소주제를 상징하는 37개의 <37일 동안> 그림이 있고, 작가가 모범을 보이는 차원으로(?) 찍은 사진들(특히 자신과 가족이 나온)도 꽤 많다. 올해 읽었던 같은 류의 책을 읽으며 쌓였던 불만과 스트레스를 <37일 동안>을 읽으며 다 풀 수 있을만큼 대만족이었다.  


역시 그저 개인의 취향일 뿐일지 모르겠지만 그 어떤 에세이들이 명령하고 가르쳐도 도움 얻지 못했는데, 제일 친한 친구 다이어리 구경하듯 너무나 편하게 읽었고 작가는 별말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참 많은 도움을 받고 배웠다. 무엇보다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며 느꼈던 소외감이나 불편함이 <37일 동안>은 읽으면서는 없었고 뭔가 주체적으로 독서에 임하고 책내용과 소통할 수 있는 책이라 좋았다. 원래는 한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다가 다음에 만날 때 선물로 주려고 먼저 읽고 책 속에 깜짝 편지를 적어놓거나 하려 했던 건데, 욕심나서 선물 주기로 한 것 취소하고 싶어질만큼 마음에 쏙 든다, 이를 어째. 

 



 원문 http://der_insel.blog.me/12013149674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수께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머리가 좋아지는 명화 감상 3
김수연 지음 / 시공아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수수께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엄마랑 함께 처음 읽는 미술도서,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명화
 
 
 
 
샤갈 다음으로 최근 한국인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화가를 꼽으라면 르네 마그리트가 아닐까 싶다. 앙코르 전시회까지 관람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몇년 간 붐을 일으킨 샤갈에는 못 미쳐도 지난 르네 마그리트 전 역시 20만명을 훨씬 웃돌며 엄청난 인기였기 때문이다(우리나라 미술 전시회 중 관람객 10만명이 넘는 경우는 손꼽는 정도). 르네 마그리트는 현대 초현실주의 미술을 감상하는 데 있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화가이다. 그의 그림은 상당히 철학적이어서 보고 있으면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어른들도 어려운 이런 그림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단순히 남보다 어릴 때부터 더 많은 지식을 알고 더 많은 장기를 습득하려 채근하는 교육열 때문이 아니더라도, 유아 미술 교육은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준다. 또한 어릴 때 겪은 인상적인 경험일수록 삶에 끼치는 영향 정도가 더 크다. 미술 기법 자체를 가르치고 아이들의 표현 능력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어릴 때부터 좋은 그림을 많이 보고 교감하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된다. <수수께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이런 두 가지 니즈를 모두 충족하는 유아 미술교육 도서이다. 
 
 
<수수께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서울대 미대 출신의 화가 겸 대학강사 김수연이 미술 감상과 두뇌 계발 프로그램을 접목시킨 '머리가 좋아지는 명화감상 시리즈'의 세번째 책이다. 처음 읽는 미술도서 같은 느낌으로, 유아를 대상으로 유명 화가와 그들의 작품들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돕는 책이다. 이 책의 차별점은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니라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여러 가지 주제로 나눠 소개하면서, 각각의 주제에 활동 과제가 제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배우고, 그에 그치지 않고 르네 마그리트와 같이 직접 생각하고 표현해보도록 유도한다. 게다가 어른이 르네 마그리트에 대해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미술 교양이 풍부하다고 할 정도로, 41페이지의 얇은 책임에도 실린 그림도 47개이고 화가 소개와 그림 해설, 미술 기법 설명, 학습 과제 등 내용이 알차다.
 
  

일부 이 책을 소개하는 웹페이지에서 이 책을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3-7세의 미취학 아동에 더 적합한 책이다. 단, 이 책은 아이가 혼자 읽게 하기보다 반드시 부모나 교사가 옆에 붙어 지도하며 함께 읽길 권장한다. 왜냐하면 <수수께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얼핏 보면 유아 학습지 수준의 쉬운 체험형 도서로 보이지만 생각보다 내용이 어렵다. 그렇다고 좀더 고연령 도서라고 하기엔 맞지 않다. 서술 수준은 초등학교 저학년용인데, 프로그램은 유아용이라 성인의 보조하에 유아가 읽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내용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책과 유아와의 교감을 높이고, 생각과 표현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어른과 아이가 함께 대화하면서 읽는 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원문 http://der_insel.blog.me/1201312723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한 낭비
켄 블랜차드 지음, 구세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행복한 낭비] 나눔이 삶에 주는 기쁨을, 그래서 즐거움을 늘 잊지 말자

 

나눔의 좋은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나의 작은 마음이 남에게 전해져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나 자신의 변화와 행복을 위해서도 나눔은 의미 있다. 우리에게 <리더의 심장>,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굿바이 허둥지둥> 등으로 친숙한 경영학자이자 기업가인 켄 블랜차드의 2002년작 저서가 올초 출간되었다. <행복한 낭비>는 200쪽이 채 안되는 얇은 책이지만 소설의 형식을 빌어 진정한 성공과 행복의 의미, 나눔의 가치를 역설하는 교훈적인 책이다. 


명문가 출신에 남부럽지 않은 학벌을 가진 주인공 브로커는 착실히 아버지 아래에서 경영후계자로 경영수업받는 삶을 버리고 인터넷 중개회사를 창업해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한다. 시작부터 수익 면에서 성공적이었으나 아버지의 핀잔은 계속되었고, 스트레스 탓인걸까 별로 행복하지도 않고 자신이 하찮게 느껴지며 성격도 까칠해져갔다. 그의 요즘 낙 중 하나는 매주 월요일마다 한 경제지의 3면 칼럼을 읽는 것이었다. 운동이나 체중조절 등 일상적인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칼럼인데 이번에 읽은 칼럼 내용은 하루종일 뇌리를 떠나지 않아 결국 그 칼럼을 쓴 기자에게 직접 전화하여 칼럼 내용의 주인공의 연락처를 묻는다.  


기자의 도움으로 칼럼 내용의 주인공인 대표와 연락이 닿게 되고, 만나달라는 브로커의 제의에 대표가 흔쾌히 수락하자 약속을 잡고 만나게 된다. 노년의 기업가인 대표에게 브로커가 그토록 배우고 싶었던 칼럼의 내용은 나눔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관해서였다. 브로커가 대표를 여러번 만나면서 대표에게 배우는 것들, 그리고 그 이후로 브로커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게 <행복한 낭비>의 주내용이다. 대표는 시간, 재능, 부, 손길을 나눌 수 있고 그것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고 한다. 이런 대표가 가르쳐주는 이야기를 좀더 듣고 싶다면 직접 책으로 확인하시길. 


이 책 이전에 켄 블랜차드의 책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만 읽었던 지라 의외로 기독교적인 색이 강해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켄 블랜차드의 이전 작들을 보면 그렇게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참고로 이 책은 공저자가 있으며, 소설로 재구성했지만 실제 모델을 기반으로 하였다. 대표의 실존 모델이며 이 책을 함께 쓴 사람은 칙필에이의 회장인 트루에트 캐시이다. 국내에는 입점하지 않아 생소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 KFC 다음으로 큰 치킨 패스트푸드업체라고 한다. 이 책 이전에도 트루에트 캐시의 경영철학과 관련된 책들이나 기사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정리하자면 <행복한 낭비>는 기독교적 기업가 정신과 윤리경영에 대해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으로, 트루에트 캐시나 칙필에이에 대한 다른 책이나 기사를 더 읽기를 권한다. 특히 대학생 독자라면 일독으로 그치지 말고 간단하게라도 기업 사례 연구(Case Study) 삼아 정리해보는 것도 이 책의 활용도를 높이는 한 방법이다. 종교색이나 특정 종교에 너무 민감한 독자만 아니라면, 기독교와 전혀 상관 없는 일반 독자가 읽기에 별 지장은 없다. 나눔, 행복, 성공 이런 것은 종교를 떠나 인류 보편적인 관심사니 말이다. 

 

<행복한 낭비>는 전형적인 경영 컨설팅 특강같은 내용의 책이다. 이런 책들이 흔히 그러듯 주제와 내용은 간명해서, 그것만 알면 읽으나 읽지 않으나 별 상관은 없다. 하지만 어떤 주제든 깔끔하게 법칙으로 정리하면서 아주 쉽고 가볍고 말랑하게 긍정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심어주는 책이라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엄청 좋아하는 책이다. 이 책 역시 주제 자체는 나눔의 가치 강조지만, HEART·3M 같은 용어로 법칙화된 세부내용들이 있으니 나눔이나 그런 경영철학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더 알고 싶으면 다 읽는데 시간도 별로 안 걸리니 한번쯤 읽어봐도 괜찮을 것이다.   

 원문 http://der_insel.blog.me/1201310470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고 싶어도 내 인생이니까
백정미 지음 / 함께북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울고 싶어도 내 인생이니까] 내게 잘못 온 책, 미안합니다

 
 


십 여 년 가까이 최고의 감성작가로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은 백정미의 에세이 <울고 싶어도 내 인생이니까>. 이 책은 저자의 치열한 사유에 의해 탄생한 귀중하고 의미 깊은 깨달음을 담았다. 울고 싶어도 슬퍼도 힘겨워도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인생을 가장 행복하게 살아낼 수 있는 비법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늘 꿈을 간직하고 살고, 시간의 소중함과 사랑의 소중함을 알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들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지혜를 깨닫고 인생의 주인공인 자기 자신이 스스로의 인생에 책임감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죽음 앞에 이르러서도 후회라는 그늘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중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하면 빨리 완독할 수 있을까와 어떻게 서평을 써야할지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제가 이 책에 대해 최대한 갖출 수 있는 예의는 끝까지 읽는 것입니다. 보통 읽은 책에 대해서 제가 최소한 열다섯 줄 이상 글을 쓰는 것이 이 책엔 누가 될 것 같아 미안합니다. 한편으론 안타깝습니다. 팬카페 회원수만 2만 명을 넘고, 이 책을 좋아할 사람들이 있을텐데 왜 하필 우리 집에 와서 서로 괴로워 해야했는지 말입니다. 아무리 이 책의 장점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 해도 제겐 그런 점이 느껴지지 않고 그래서 어떻게 남에게 이 책에 대해 소개할지 갈피가 안 서는 이 모든 상황이 통탄스러울 뿐입니다. 


이 책은 지치고 고민 많은 이들을 어루만져주는 위로의 에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문이나 잡지의 '살며 사랑하며'류의 생활칼럼이나 라디오의 '나레이션 에세이'에서 읽고 들었을 법한 이야기들이 수십 개 실려 있습니다. 이 책의 서술 방식은 좀 살아 본 왕언니가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울지 마라 네 인생이다하며 위로도 해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식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제가 전혀 위로도 감동도 받지 못한 것은 취향의 문제인 듯 싶습니다. 제게 이 책의 목소리는 매우 일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흔히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와 달리 이 책을 읽을 땐 저를 투영시키며 책 내용과 소통할 수 없어 고독한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는 책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목숨을 버리는 일'이라고 표현했는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생명의 위협감을 느꼈습니다.  


이 책을 독서했던 시간은 제가 읽었던 책 중에 유일무이한 특별했던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저는 도저히 이 책의 서평을 쓸 수 없습니다. 작가와 개인적인 원한관계도 전혀 없고 조목조목 비판점을 들 수 없지만, 책을 다 읽어도 그 책에 대해 모르겠고 이렇게 거부감이 들고 읽는 것이 힘겨운 적은 처음입니다. 저와 이 책이 최악으로 안 맞는 책이었다는 것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독자는 더 만나지 말고, 취향 맞고 책에 대한 이해도 잘할 독자들 많이 만나 사랑받고 좋은 서평 많이 받는 책이 되길.  

 원문 http://der_insel.blog.me/1201307321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