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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신작 <해리>들고 나타난 공지영 작가. 얼마 전, 주진우 작가를 걸고 넘어져서 왜 그러지? 좀 이상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읽기 시작한 책에서 그 의문이 좀 풀렸다.

 

 

제목이 하도 그럴 듯하여 읽기 시작한 강준만의 책이다. 이 책에 보면 74쪽에 나와 있는 "우리는 진보의 치어리더가 아니다"를 보면,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이 만든 팟캐스트 <나꼼수>를 잘 알 것이다.

지난 2012년 1월 말에 이른바, '비키니- 코피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그게 뭐냐면, BBK 사건이 일어났을 때 대법원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로 정봉주가 2011월 12월 말에 구속 수감이 되었다. 그때 당연히 정봉주는 팬 카페 회원에게 무죄 석방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독려했다고 한다. 그 중 한 여성이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가슴 부위에 "가슴이 터지도록 나와라!"를 쓴 모습을 찍은 인증샷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한다. 그러자 김용민이 <나꼼수> 방송에 정봉주의 근황을 전하면서 "정 의원께서는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시고 부끄럽게도 성욕 감퇴제를 복용하고 계십니다. 마음 놓고 수용복 사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단다. (에라이~! ㅉ)

 

그러자 우리의 주진우 기자 그도 남자라고 한마디 거들었나 보다. 홍성교도소에 있는 정봉주 접견 신청서에 "가슴 응원 사진 대박이다. 코피를 조심해라!"라고 쓴 글을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고 한다. 그러자 다음 날 공지영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자의 70%가 성매매 경험이 있는 나라에서 여자의 몸에 대한 시각은 당연히 정치적이며, 수구와 마초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여성의 성징을 드러내는 석방 운동을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그것에 대해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나꼼수>팀과 의견을 달리한다.며 <나꼼수>에 사과를 요구했다고 한다.

 

그 다음에 어떠한 일이 일어났을지는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하겠다. 하지만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작가 공지영이 <나꼼수> 사람들을 고운 눈으로만 볼 수 없다는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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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패한 농담
    from 네 멋대로 읽어라 2018-08-22 16:51 
    김어준의 이름하여 '비키니 1인 인증샷' 사건이 터지자 이택광, 권혁범 같은 남성 평론가들은 <나꼼수>의 "강한 마초이즘"이 폭로 되었다며 " '진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젠더(성)와 섹슈얼리즘에 대해선 성찰을 게을리했다는 증거"라며 성찰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자 곧 김어준이 <시사IN> 주최로 열린 '시사IN 토크 콘서트'에서 자신은 "성희롱할 의도가 없었다"며 "성희롱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성희롱에는 권력의 불평등 관계가
 
 
서니데이 2018-08-20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해리를 얼마전에 사긴 했는데, 요즘은 언제 읽을 지 모르겠습니다.
밖에서 시원한 바람이 조금씩 들어오는 저녁입니다.
stella.K님, 기분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stella.K 2018-08-21 19:29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이제 밤엔 꿀잠을 잘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 새벽에 비가 내려줘서 오늘 밤은 더 선선할 것 같습니다.
창문 닫고 이불을 덥고 자야겠습니다.
샤워도 이제 찬물엔 못하겠더군요.
하긴 그동안 워낙 더워서 찬물도 아니었지만...

서니님도 좋은 저녁시간 되시길.^^

cyrus 2018-08-20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만나는 페미니스트 대부분은 김어준, 정봉주 안 좋아해요. 정봉주 사건 터지기 전에 김어준의 비키니 발언 때문에 실망했던 사람들이 많았어요..

stella.K 2018-08-21 19:33   좋아요 0 | URL
그럴만도 하겠더라.
자기네들이 뭘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더군.
지금도 여전한 건지 모르겠어.
저 내용 뒷이야기를 오늘 마저 읽었는데
기회되면 올려볼까 해.
저 3인방도 문제지만 나도 여자면서 이런 일도 있었나?
부끄럽더군.ㅠ

카스피 2018-08-21 1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의 진보 진영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는 이른바 386세대 남자들이 경우 여성에 대한 사고는 과거 80년대에 머물러 있다고 보심 될것 같습니다.그러니 안희정,이재명같은 사건이 생겼겠지요.

stella.K 2018-08-21 19:3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386은 민주화를 이루는데 기여는 했을지 몰라도
아직 페미니즘엔 무지한 세댑니다.
사람의 의식이 변하는 건 생각 보다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기는 페미니즘을 옹호하거니 아예 페미니스트
자처하기도 하죠. 어림없습니다.
 
 전출처 : stella.K > 음악을 듣는 귀를 키워라!

 우선 강연회장에 도착하니 오디오와 스피커가 눈에 띈다. 그곳은 전에도 두어 번 가 본적이 있는 어느 북카페였는데 그 전에도 그 오디오와 스피커가 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있었던 것도 같고, 없었던 것도 같고. 아무튼 뭔가 준비된 강연회 같아 기대가 되었다. 무엇보다 턴테이블과 LP판 눈에 띈다. 이것은 또 얼마만에 보는 물건인가? 몇년 전 턴테이블과 LP판이 복고 열풍을 타고 다시 제작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막상 실물을 보니 반가웠다. 그리고 오디오 시험 방송(?)을 위해 틀어 준 음악은 말러의 교향곡1번이다. 저자는 바로 이 말러를 얘기하는 것으로 그날의 강연을 시작했다.

 

사실 그 시간은 저자의 두 번째 강연시간으로,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첫째 시간은 참석을 못하지 못했고 이렇게 <쇼팽과 리스트: 피아노가 부르는 밤의 노래>에 참석했다. 저자는 강연 초반에 요즘엔 클래식 대중화 바람을 타고 여기 저기서 클래식 강의를 많이 하는데 너무 쫓아 다니지는 말라고 한다. 그것은 클래식은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지 학습하려고 하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무엇이든 즐기기 전에 학습부터 하려고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근성을 경계하는 말일 것이리라. 하지만 나 자신 좀 띄아해진 것도 사실이다. 나는 클래식을 학습할 생각은 없는데 사실 클래식이 여간해서 즐겨지는 분야가 아니고 보면 이런 강연회장이라도 기웃거려 보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도 학습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하지만 또 꼭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이런 기회가 계기가 되서 오히려 더 열심히 클래식을 들을  수도 있지 않은가? 

 

저자는 요즘은 중년층 이상에서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그것은 아마도 들을 만한 대중음악이 없어서는 아닐까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모름지기 노래란 따라 부를 수 있어야 하는데 4, 50대 만해도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따라 부를 수가 없다. 정서도 다르고. 하지만 말했다시피 클래식은 다소 어렵다는 편견이 존재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이런 강연이나 강의를 들으러 다니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기 보단  똑같은 음악을 여러번 반복해서 듣고 연주회장을 다니면서 음악을 듣는 근육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그러고 보면 요즘 유행하는 대중음악이나 클래식이나 음악이란 장르는 스스로 귀를 여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클래식도 그 시대는 대중음악이 아닌가. 

 

그런데 문득 나는 정작 저자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정보도 없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건 또 저자에 대한 결례는 아니었을까? 뒤늦게 나마 저자에 대해 알아 보니 그는 모신문사 문화부장을 지낸 기자 출신의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럴까? 강연내내 음악에 대한 조예가 상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도대체 클래식에 얼마만한 열정이면 저런 강연을 할 수 있는 걸까 감탄할 정도였다. 

 

강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쇼팽에 관한 부분이었다. 물론 당연한 것이긴 하겠만 사실 쇼팽은 피아노의 시인으로 그는 주로 피아노 독주곡을 많이 썼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초기 협주곡도 썼다. 그러면서 저자는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려 주었는데 아무래도 초창기였던만큼 완숙기에 썼던 작품과 차이가 남을 설명한다. 그 과정을 베토벤과 박완서에 대한 예를 들기도 했는데, 베토벤이 위대한 것은 그의 작품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완벽함에 있다고. 그러면서 저자는 데스크 기자 시절 이런 저런 명사들에게 원고 청탁을 하는 때가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기에 명사들인만큼 완벽하고 좋은 글을 보내 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한다. 대부분 그들의 글은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놀랄 정도로 형편없기도 한단다. 그래서 결국엔 신문에 실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그들의 글이 수준이하여서라기 보단 신문의 원칙 중 하나는 지면이 한정된만큼 무엇을 더 할 것이냐가 아니라 무엇을 뺄 것이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원칙 때문에 실을 수 없는 것이라고.  그런 와중에도 소설가 고 박완서 씨의 글은 완벽해서 문장 중 뭐 하나를 빼면 글 전체가 무너질 정도라고 한다. 과연 박완서구나 싶다. 그러고 보면 고 박완서 는 한국 문학계의 베토벤이었나 보다싶다.(난 이렇게 문인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척 흥미롭다). 

 

그런만큼 저자는 베토벤과 박완서의 예를들어 완벽함이 무엇인지를 말하며 쇼팽의 초창기의 작품이 어떠했는지를 설명하려 한 것이다. 그런 설명을 듣고 막상 쇼팽의 완벽하지는 않지만 풋풋하고 의욕에 앞선다는 협주곡 1번을 들었다. 그런데 왠걸, 난 귀가 무뎌서 그런가 도대체 뭐가 풋풋하고 완벽하지 않다는 것인지 당황스러웠다.  내가 들은 협주곡 1번은 테크닉이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더구나 그곡의 연주자는 그 유명하다던 루빈스타인이다. 그는 원래는 힘있는 연주 스타일로 유명했으나 말년에 힘을 많이 빼고 연주한 것이란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저자가 거짓말을 한 것처럼 오해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나에게 있다. 나는 클래식 초짜나 다름없으니 이곡을 들으면 이곡이 좋고, 저곡을 들으면 저곡도 좋다. 그러니까 무엇이 무엇과 어떻게 다른지를 구별하고 판단하리만큼 변별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오류 아닌 오류를 범하고 앉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 스스로를 비하할 생각은 없다. 그 한 시간 그 음악을 듣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 아니겠는가.

 

솔직히 그런 자리에서 음악을 들으면 작곡자나 연주자의 생애를 듣는 건 기본이다. 우리는 저자가 이끄는대로 그들의 생애를 듣고 어느새 음악 용어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 영화 이야기를 듣고 또 어느새 문학 이야기까지 듣게 된다. 그만큼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워낙에 풍부하고 방대해서 다 받아 적을 수가 없다. 그러지 않아도 저자는 자신의 하는 말을 노트할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하긴 이 시간을 즐기러 왔지 노트하러 온 것은 아니지 않는가? 저자의 말을 듣고 싶다면 책을 사서 읽으면 된다). 

 

사실 그날은 강연의 제목도 제목인만큼 쇼팽뿐만 아니라 리스트도 다뤘어야 하는데 쇼팽만큼 리스트는 그리 많이 다루지 못했다. 리스트는 원래 '헝가리 광시곡'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란 소설로 한 번 더 유명해진 음악가이다. 하루키가 리스트의 '순례를 떠난 해'에서 제목을 따와 그렇게 붙였으니 말이다. 하루키가 제목을 그렇게 짓지 않았더라면 리스트의 곡 중에 그런 곡이 있는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것 말고도 하루키는 자신의 소설 <1Q84>에서 '야나체크의 심포니에타'를 소개하므로 야나체크를 세계에 알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저자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서 음악을 사용하려면 그렇게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써야 한다고 한다. 잘 아는 곡을 써 봐야 작품에 그다지 많은 도움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일리가 있는 말이다. 소설을 통해 음악이 뜨던가 음악을 통해 소설이 뜨던가 해야되지 않겠는가? 물론 소설과 음악 두 분야의 공조의 문제일테지만. 영화는 익숙한 음악을 써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마따나 어느 날 택시를 탔는데 마침 라디오에 야나체크의 음악이 나왔다고 시작되는 <1Q84>의 첫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좀 오버 같긴하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만 하긴 하다. 하루키는 확실히 영특한 작가다.  

 

보통 저자들의 강연은 1시간 반을 넘지않는데 이날은 두 시간을 넘겼다. 그런데도 저자는 자신이 준비한 이야기의 1/5을 했을까 말까란다. 정말 시간이 아쉬웠다. 그러면서 우리는 리스트의  음악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안녕을 고했다. 사람들 모이는 것을 감안한다면 너무 일찍은 시작 할 수는 없었겠지만 적어도 예정된 시간 보다 10분 내지 15분 정도는 일찍 시작했어야 했던 건 아니었을까? 어째든 그날의 강연은 꽤 유익한 시간이었다. 나는 나오면서 새삼 '클래식 초짜'란 말을 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초짜로 살 것인가? 라디오를 듣거나 어디선가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들어 본 곡이군 하며 스스로 만족할 줄도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이 글은 지난 5월 7일 <더 클래식 둘> 문학수의 클래식 Talk 콘서트를 다녀 온 후기다. 유려한 강연과 좋은 음질의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 저자와 주최측에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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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4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15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15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16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05-1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위 막귀라고하죠....그 막귀가 뚫리면 감당 안되죠.^^.

stella.K 2015-05-18 15:25   좋아요 1 | URL
ㅎㅎ 막귀! 그걸 그렇게 부르는군요.
마치 조직의 2인자의 별칭 같아요.ㅋㅋ
 

 

 

지난 3월 18일은 김탁환 작가의 독자와의 만남이 있었다.

 

그는 어쩌면 사진 보다 더 백발에 가깝고 훨씬 더 부드러운 인상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그 부드러운 인상은 차라리 어눌함에 가깝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그만큼 그는 선하고 순수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약속 시간에 맞춰 그가 나온다는 B 카페를 허겁지겁 들어서고 보니 입구에서부터 그를 알아 볼 수 있었다. 애써 못 본 척하고 적당한 자리에 앉았지만  그를 만나 보길 나는 또 얼마나 기대했던가? 

 

그는 이번에 조선시대 조운선 침몰 사건을 다룬 <목격자들>을 내고 민음사 주관으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시작은 작품을 끝내고 난 그의 근황을 듣는데서부터 시작됐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그는 이렇게 독자를 만나는 스케줄을 계속하고 있었다(모르긴 해도 이날이 책을 낸 후 첫 스케줄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엔 지방 독자들을 위해 이런 강연회를 몇 차례 더 가질 것이고, 특별히 도서관 강연을 많이 가질 거라고 했다. 

 

언젠가 그는 자신을 단순히 소설가라고 하지 않고 집필 노동자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에 걸맞게 그는 작품을 마치면 곧 바로 그 다음 날 새로운 집필을 시작한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번엔 그러질 못했다고 했다. 그리고 쓰는 내내 몸이 젖어 있었다고.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조운선 침몰 사건에서 세월호를 생각해 냈는데, 정말 그는 세월호를 생각하고 조운선 침몰 사건을 썼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한 달 반 정도 작업을 작파했었다고 한다. 집필 노동자를 자처한 그가 한 달 반을 글을 못 썼다는 건 그 사건이 꽤 충격적이긴 했었나 보다. 그래서 일까? 작가가 직접 읽어주는 낭독 시간을 가졌는데  2권 378쪽을 읽어 주었다. 그것은 조운선에서 타고 있다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의 이름을 써 놓은 장이었는데 특별히 '제탁'이란 이름이 나온다. 그 이름은 다름아닌 작가 김탁환의 족보 이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끼워 넣은 것에 만족해 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렇게하므로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미안함을 대신하고 싶었던 작가의 자의적 행동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오래 전부터 조선을 소재로 한 소설들을 써 오고 있는데 이 책 <목격자들>이 30, 31번째 소설이고, 그는 필생의 작업으로 이것을 60권까지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벌써 반환점을 돈 셈이다. 마치 발자크의 <인간희극>처럼 말이다(이것에 관해서는 jpsartre.egloos.com/853064.을 찾아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보면 작가들 저마다 필생의 작업이란 게 있나 보다. 고은도 <만인보>를 아직도 쓰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는 왜 조선을 쓰는 것일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고려시대는 너무나 먼 과거여서 육체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상상으로 써야하는 반면 조선시대는 파헤치고 연구하 보면 뚜렷한 뭔가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 <목격자들> 그의 많은 백탑파 시리즈 중 하나인 셈인데 알다시피 '백탑파'란 학문적으로는 연암파로, 원각사지십층석탑에서 당대 지식인들이 랜드마크 삼아 모이고 발전해 갔던 학파다. 그것을 작가 특유의 안목으로 파헤치고 소설로 형상화한다는 건 확실히 꽤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특별히 이 책은 홍대용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작가의 말에 의하면 그는 우리로 말하면 신대철급 거문고 연주가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연주가에서 머물지 않고 악기를 만들기도 하며 망원경을 만들기도 했고, 수학자이기도 했단다. 그는 유학자로 시작해서 묵가로 갔던 급진적 사상가였다고.

 

하지만 그런 작가도 한동안 백탑파를 쓰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왜 그랬던 것일까? 그는 한때 추리소설에 대한 회의 즉, 지나친 낭만주의와 사필귀정이란 독자들이 예측 가능한 소설을 쓰는 것에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그는 또한 작가들이 잘 도전하지 않는 장편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는 장편을 쓸 때 보통 세 가지 질문을 한다고 한다. 첫째로, 순식간에 없어짐 또는 어떤 타락이나 부패를 통해 생명의 존귀함을. 두번째로 인간 존엄의 문제를. 세번째로 구경꾼과 목격자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곹고통에서 비극으로 어떻게 나갈 수 있을까? 특별히 비극을 평생의 화두로 삼아 영혼을 강건하게 하는 것을 주제 삼아 작업을 한다고 한다.

 

2부 순서에선 천문학자인 이명헌 씨가 게스트로 나왔는데 두 사람의 유대관계가 나름 돈독해 보인다. 이명헌 씨는 작가가 과학적 자식이 남다른 과학적 작가고, 김탁환 작가는 이명현 씨를 가리켜 과학도임에도 문학적인 사람이라고 추켜 주었다. 무엇보다 이명현 씨는 작가를 가리켜 혜성과 같은 작가라고 했다. 우린 흔히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스타를 가리켜 혜성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사실 알고 보면 혜성은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빛을 발하는 별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도 주기가 있는데 무려 76년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해왕성까지 갖다 오는 시간이 그렇다고 한다. 그동안 자기 살을 깎아먹고 돌아 오는 것이 혜성이라고. 그러고 보니 이해가 갈 것도 같다.  하지만 확실히 김탁환 작가가 걸어 온 길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보면 그는 확실히 훗날 우리나라 문학사에 (어떤 의미로든)한 페이지를 장식할만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으니 나머지 반을 또 가야한다. 그가 자신의 작업을 마칠 때쯤이면 노년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 작업을 마칠 때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내내 건강해서 우리가 오래도록 지켜볼 수 있는 작가로 남아줬으면 좋겠다. 김탁환 작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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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3-25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백탑파 책좋아하거든요..
작가관은 모르겠고..멋지다 생각했어요.
잘읽고..갑니다.

stella.K 2015-03-25 15:40   좋아요 1 | URL
그날 메모를 거지같이 하다보니 정리가 좀 안 되더군요.
여기까지가 한계다 싶어요.ㅠ
그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누구는 김탁환 작가는 스토리텔러로는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가 갈 것 같긴해요.
그래서 그의 작품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기에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장소] 2015-03-25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시나리오 뽑기로는 좋죠.저도 동감.그는 머릿속에 그려져있는 걸거라고..봐요.
입체적으로..의도치 않어도...그리되는 스타일인지도...
이번 책은 아직 안읽어서..뭐랄수없거든요.
그렇지만 조선시대 배경으로 ..저는 누구든 계속 해나가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봐요.
미야베가..에도시대를 그리듯..우리작가도..있었으면 하는 거죠.
그 사람이 김작가임이..싫지않고..그역시 부지런히 tv시리즈등 해서 우리한테 이런 시대가 ..시대를 그릴 작가가 있다는게 알려지길원해요.

급히쓰신 건지..모르나 많이 써본 솜씨임은 단박에 알겠다고..프로시구나.
하고..
너무 잘 읽었어요.

stella.K 2015-03-25 18:16   좋아요 1 | URL
그렇죠. 미야베는 에도시대. 김탁환은 조선시대.
작가로서 다른 거 안 보고 자기 특화된 전문 분야를 갖는 게
좋을 거라고 봐요.

님의 칭찬을 받으니 어깨가 으쓱한데요? 고맙습니다.^^

blanca 2015-03-25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스텔라님의
이런 작가와의 만남 후기글이 참 좋아요. 생생해요.

stella.K 2015-03-25 17:49   좋아요 1 | URL
저 안 죽었죠?ㅎㅎ
저도 작가와의 만남은 굉장히 오랜만이어요.
이것도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해서 간 거지
강북에서 하는 것 같으면 못 갔을 거예요.
모처럼 갔다 오니까 기분이 좋더라구요.
기회되면 이런 글 또 올릴게요.
읽어줘서 고마워요.^^

붉은돼지 2015-03-25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끄럽게도 저는 김탁환의 책은 한권도 못 읽어봤어요 ㅜㅜ
혜성과 같은 작가....그런 말 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건 멋진 일인것 같아요. 조만간 제탁월드에도 입성해야 할 듯 ㅋㅋ

stella.K 2015-03-25 18:22   좋아요 1 | URL
제탁 월드. 그렇군요. 날렵하신데요?ㅋㅋ
김탁환 작가도 생각 못했을 겁니다.
저도 지금까지 두 권 정도 읽은 것 같아요.
이번에 백탑파 시리즈가 새롭게 나와서 정말 갖고 싶더라구요.
솔직히 그날도 책을 샀어야 하는 건데
읽을 책이 너무 많아 자제하느라고 혼났습니다.
사실은 예의상으로라도 샀어야 하는 건데...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3-2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백탑파 지지합니다. 이런 시리즈 소설이 사실 한국 문학에서는 흔하지 않죠. 미국이나 일본만 봐도 된다 싶으면 시리즈물이 연속적으로 나오잖아요. 한국 문학이 지나치게 순문학 우선 정책을 펴고 장르 소설을 개차반으로 대접하는 경향이 있죠...

stella.K 2015-03-26 11:59   좋아요 0 | URL
순문학도 설 자리가 없으니 버텨보는 건 아니겠습니까?
요즘엔 장르문학이 순문학을 앞지른 거 같기도 하던데...
이젠 김탁환처럼 한 분야를 거름삼아 필생의 작업을 해도
밥 먹고 사는 그런 세상이 되야할 거예요.
이젠 순문학은 독자들도 잘 안 보잖아요.ㅠ

yamoo 2015-03-26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가 포함된 유익한 글입니다~! 김탁환 작가 소설은 초기작만 보았는데..방각본..부터 안본거 같아요. 계속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쓰고 있는 김작가의 노력이 대단해 보입니다. 한때 즐겨읽던 작가였는데..

stella.K 2015-03-26 15:12   좋아요 0 | URL
김탁환 팬이시군요.
작가도 작품과 함께 나이들어 가죠. 코난 도일이 그랬다고 하더군요.
그걸 느껴보는 것도 꽤 의미있는 일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언젠가 이 사람 작품을 쭉 읽어보고 싶어요.
문학성은 모르겠으나 전문성과 대중성은 어느 정도 확보했잖아요.
그러면 되는 거 아니겠어요?^^

transient-guest 2015-04-02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탁환 작가 팬이에요. 구할 수 있는 그의 책들은 모두 갖고 있습니다. 절판된 몇 가지는 아직 손을 못 쓰고 있지만, 한국에 갈 기회가 생기면 헌책방을 돌아볼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살지 않아서 아쉬울 때가 있는데, 이런 작가만남이나 관심가는 교양강좌를 갈 수 없다는 점도 포함되네요.ㅎ

stella.K 2015-04-02 11:24   좋아요 0 | URL
아, 지금 님께서 계신 곳이 한국이 아니군요.
해외에 계시면 그점이 아쉬울 것 같긴 하네요.
그런데 이런 것도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일이지
게으르면 말짱 꽝인 것 같아요.ㅋ

김탁환은 정말 컬렉션으로 가지고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절판된 작가의 작품들이 새로 나오기도 하는데
반갑기도 하더라구요.^^
 
 전출처 : stella.K > 우리가 김훈 작가에 대해 모르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에 관해

2010년, 내가 마지막으로 강연회에 참석했던 건 작가 김훈의 강연회였다. 12월 21일, 정독도서관에서 열렸는데, 작가의 명성을 입증이라도 하듯 빈자리가 없어 몇몇은 서서 강연을 들을 정도였다. 사실 나는 김훈 작가의 강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년전쯤이던가? 작가가 <남한산성>을 펴냈을 때 참석한 적이 있었다. 김훈 작가의 강연회의 특징은 작가는 늘 혼자 강단에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3년 전에 어느 문학평론가의 사회로 강연에 임했는데, 이날 역시 권희철 문학평론가의 사회로 강연이 시작됐다. 

  

 

 

 

 

 

 

 

 

                                                                                                 (사진 출처: 마담웬디님) 

권희철 문학평론가가의  작가 소개로 강연이 시작됐는데, 그 소개가 나름 재밌다. 김훈 작가는 서울 출생이란다. 그런데 여기서 꼭 밝히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서울 출신 치고 사대문 안이냐, 밖이냐가 중요한데, 당연 작가는 사대문 안에서 출생하셨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우리가 잘 아는대로 작가는 자전거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의 특기겸 이력에 자전거 레이서라고 밝힌단다. 사실 자전거 레이서란 공식 직함은 없다. 작가가 만들어낸 것이다. 김훈 작가가 자전거 말고도 등산을 좋아해 알피니스트란 직함을 갖게되길 원했는데, 알피니스트라면 적어도 히말리야는 다녀와야 하는데 아직까지 한번도 다녀와 본 적은 없고, 북한산이나 도봉산은 완주 했는데, 그것 가지고는 알피니스트라 명함도 내밀 수가 없어 자전거 레이서로 만족하기로 했단다. 이로써 또 한 번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왜 작가가 되었는가 관해

사실 강연회라고는 하지만 김훈 작가는 말을 아끼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따로 준비해서 들려줄 강연은 없고, 바로 질의응답식으로 들어갔는데, 사이 사이 사회를 맡은 권희철 씨가 보충 질문을 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작가는 제일 먼저, 왜 작가가 되었으며,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는 질문부터 시작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이 질문은 작가가 어딜 가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아닐까 싶다. 그 질문에 대해 그는 본래 소설가는 자신이 원하던 삶은 아니라고 했다. 자신은 오히려 대기업의 생산자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말하자면 평범한 회사원이 되고 싶었다는 말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자신은 1950년대생으로서 바로 자신의 시대부터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그 이전까지는 해마다 보릿고개를 넘기면서 굶어 죽어 나가는 사람이 많았다. 그처럼 밥을 못 먹는 나라에서 밥을 먹는 나라로 발전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의 비리, 즉 밑바닥에 깔린 악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 소설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고, 그것은 지금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고 했다. 그 질문을 했던 사람은 20대 후반의 작가지망생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사실 한 가지의 꿈을 가지고도 이룰까 말까인데, 원하지 않았는데 어찌하다 보니 무엇이 되어있더라 하면 좀 좌절이 느껴지지 않을까? 하지만 작가 김훈에게도 그 같은 뚜렷한 동기 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 이 나라 밑바닥에 깔린 악의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는 동기. 희망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동기. 무엇이든 그런 강력한 동기가 그 사람을 가장 꿈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김훈 작가에 대해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에 관해

김훈 문학의 화두는 역시 '남자'일 것이다. 또 그러니만큼 그를 두고 '마초'니 '가부장'이니 말이 많은 것에 대해, 그는 가부장은 인정하지만 마초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가부장이란 단어가 부정적 이미지로 씌여서 그렇지 원래 그것은 한 가정을 지키고, 부인과 아이를 돌보는 상당히 신사적인 의미라며 자신은 그 말을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마초는 남자의 허세를 뜻하는 말로써, 자신은 그 단어를 아주 싫어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서양의 이상한 이론들, 이를테면 아들은 엄마를 좋아하고, 아빠는 딸을 좋아한다는 외디푸스 컴플렉스니 일렉트라 컴플렉스에 대해서 작가는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아버지와 아들은 몰라도 딸과 어머니는 대체로 잘 지내잖냐며 반문한다. 작가의 그런 말을 들으니 나 역시 엄마하고 잘 지냈나? 왠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순간이었다.   

또한, 그는 정말 역사 소설을 쓰는 작가일까? <칼의 노래>나 <남한산성>, <현의 노래>등을 보면 정말 그런 것도 같다. 게다가 지금 소설로 쓸지 안 쓸지 모르겠는데(내가 볼 땐 곧 쓰지 않을까 한다. 단지 말을 극히 아끼는 작가의 성정을 보면, 독자들과도 함부로 약속 같은 건 안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느꼈다) 우리나라의 천주교 박해를 공부 중이라고 하는데, 이런 것들을 볼 때 작가는 역사에 천착을 하고 그것을 소설로 쓰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부인했다. 단지 자신에게 있어 역사란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재료일뿐 역사 소설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남한산성>은 그 시대의 야만성을 얘기하려고 했고, <칼의 노래>는 남자의 고독을, <현의 노래>는 무기와 악기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런 것처럼 소설을 쓰는 전략적 판단에 의해 선택되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만일 우리나라의 천주교 박해를 소설로 쓰게 된다면, 죽음을 각오하고 신앙을 지키는 쪽이 아닌 목숨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신앙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사람의 입장을 쓰고 싶다고 했다.   

어디서 영감을 얻는가? 

작가는 좋은 문장을 쓰는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나도 그렇지만 그의 문학을 읽는 거의 대부분의 독자는 그가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알고 싶어했다. 특히 그의 간결하고도 시적 문체를 보면 정말 시를 많이 읽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어떤 독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어떤 시를 읽냐고. 그런데 돌아오는 답은 의외였다. 작가는 시를 읽지 않는다고 한다. 그가 읽는 것은 의외로, 법전이나 소방실무지침 같은 책이라고 한다. 법전은  진화된 언어면서 그 언어가 갖는 명석함과 문장의 선명함 때문에 좋아하고, 소방실무지침 같은 책은 실제로 (위기상황에서) 사는 방법을 설명해 놓고 있기 때문에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어 좋아한다고 한다(과연 생각이 많은 사람에겐 그것도 좋은 방법이겠구나 싶다). 단지 <칼의 노래> 같은 작품은 문장을 생각할 때 한 칼에 쓰는 문장을 생각했다고 한다. 또한 빨리 쓰는 문장 즉 음악에서 휘모리나 자진모리를 생각했고, 전쟁소설이었던만큼 무사의 문체와 비장미를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연 따라오는 어디서 영감을 얻을까란 의문에 그는 부러 언급을 회피했다. 영감 같은 것은 없다. 단지 노동만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확실히 작가다운 명확한 대답이란 생각이 든다. 사실 생각하기에 따라선 영감을 어디서 얻느냐는 이 질문이 작가의 속내를 알고 싶어하는 얄팍하고도 진부한 질문일수도 있을 터. 작가에게 있어 이 대답외에 할 수 있는 말이 달리 또 있을까 싶다.    

김훈 작가, 스피드를 권하는 오늘날의 세태에 대해     

강연 도중  작가는 상당히 인상적인 얘기를 했다. 이를테면 그는 정부의 복지정책을 보면서, 복지의 무조건적 확장에 대해 반대했다. 기율 즉 무상으로 먹는 밥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무상으로 밥을 먹게 해 주기 보다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한 우리의 청소년들이 왜 그토록 스피드에 목숨거는지 아냐며, 예를들면 아이들이 오토바이를 사기 위해 피자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단다. 그런데 배달에 조금 늦기라도 하면 배달시킨 집에서 득달같이 주인에게 항의가 들어가고 그러면 주인은 배달나간 그 아이의 알바비에서 천원을 깎는다고 한다. 그러니 청소년들이 그렇게 스피드에 목을 매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나도 잘 몰랐던 사실이다. 그러면서 작가는 그렇게 피자배달을 오면 배달 온 그에게 반드시 팁을 줘서 보내라고 당부했다. 술집에 가면 전혀 생면부지의 여자들에게 팁을 잘 찔러주면서 왜 그런 아이들에겐 팁을 주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해서 호응을 받았다. 그것은 확실히 생각해 볼 사안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마무리...

그날의 강연회 분위기는 정말 활기찼다. 특히 작가는 사람을 그다지 잘 기억 못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그래서일까? 권희철 문학평론가도 작가를 사석에서 만나고 또 얼마만에 다시 만나면 누구냐고 그러고, 뭐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건, 작가의 어느 열혈독자가 전에 작품 하나를 필사하고 보여드렸더니 잘했다고 칭찬했었는데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기억한다고 했다. 바로 그가 이번에는 <내 젊은 날의 숲>에 나오는 꽃 하나를 책에 나온 설명 그대로 그려서 액자에 넣어 작가에게 선물을 해 박수를 받았다. 나도 얼핏 그림을 보았는데 작품속에 나오는 조연주의 세밀화만큼이나 꼼꼼하게 잘 그렸다. 과연 열혈 독자라면 이 정도의 열의가 있어야하는 거구나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선입견일지 모르겠지만 김훈 작가를 보면 쉽게 말을 섞기가 어려운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강연이 끝나고 사인을 받을 때 그는 일일이 사인 받으러 온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사인을 했다. 내 이름도 그의 입에서 불렸는데, 그때 잠깐 친절한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선입견은 또 말그대로 선입견은 아닐지? 의문 겸 기대를 가져본다. 지금도 그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자신은 지금 이렇게 나이 먹고 늙어가는 것이 좋다고. 인생을 다시 살아도 실수와 방황이 많은 젊을 때로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그러고 보면 이제 더 이상 젊다고만 할 수 없는 나에게도 남은 건 어떻게 하면 회춘할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늙어갈 수 있을까를 고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작가는 현재 60대 초반인데 70이되면 글을 못 쓸 거라고 말하며 앞으로 자신이 쓸 수 있는 작품의 수는 고작해야 두 세 작품이 될거라고 했다. '고작해야'는 적어도의 또 다른 말이 아닐까? 나는 작가의 이번 작품을 대했을 때야 비로소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조금 감이 잡히는 것도 같았다. 소재는 다양하지만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작품을 쓰는 작가는 그다지 많지 않아보인다. 부디 강건해서 그의 생의 나날이 다하기까지 좋은 작품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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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1-02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칼의 노래>랑 <개><남한산성>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지금 나온 신작을
포함해서 나머지 소설들은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한국작가의 소설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지 못한 저의 무지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김훈의 문학에 대해서
약간 어려워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스텔라님의 강연회 후기를 통해서
김훈의 문학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글은 스텔라님 서재에
처음 찜한 글이 되었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stella.K 2011-01-03 11:33   좋아요 0 | URL
저도 말씀하신 3권의 책 참 재밌게 읽었어요.
특히 '개'는 지금 생각해도 참 독특하고 김훈 작가의 작품과는
또다른 느낌을 갖게하는 소설이 아닐까 싶어요.
젊은 사람들은 김훈의 작품 읽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젊은 신세대 소설을 못 읽어주듯이.
전 아무래도 기성세대 맞는가 봅니다.ㅎ
근데 시루스님, 제 글을 찜해주시다니 영광이군요.
일일이 다 옮기지 못하고 더러는 빠진 것도 있어요.
이 강연회 후기글 올라오는 것 봤는데 내용에 많이 못 미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정리할겸 저도 후기를 써 봤습니다. 역시 정리를 하니 좀 낫더군요.
읽어줘서 고마워요.^^

2011-01-18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9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stella.K > 그는, 손톱을 기르는 버릇이 있다-노희준 작가 강연회에서

지난 11월 25일, 노희준 작가가 강연회에 다녀왔다.  

그는, 최근 <오렌지 리퍼블릭>(자음과 모음)이란 장편소설을 냈고, 출간을 기념하여 강연회를 갖게된 것이다. 하지만, 강연은 그것과는 상관없는, 소설창작에 관한 강연이었다(그는 실제로 한 인터넷 대학을 비롯해 몇 군데에서 소설 창작을 강의 한다고 한다) .  

사실, 소설 창작은 보통 6개월 또는 1년을 강의해도 다 못하는 것인데, 주어진 짧은 시간에(1시간 반 정도) 강의를 하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해 보인다. 그저, 모인 사람들이 공통의 관심사(소설가 지망생인만큼 소설 창작에 관하여)를  가진만큼 그도 한때는 소설가 지망생이었을 테니, 그냥 편하게 차나 마시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취지가 더 맞을 것이다(그래서 장소도 어느 카페였던 게지).  

고전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것인가? 

확실히 요즘의 젊은 작가들은 예전의 작가들과는 그 외모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예전의 작가들(386세대의 전형을 떠올리겠지만)은 자신이 무슨 옷을 입든 외모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 등장한 작가들(굳이 나눌 생각은 없지만)은 옷을 훨씬 잘 입는 편이다. 노희준 작가도 아주 럭셔리 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결코 빠지지 않는 옷차림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먼저,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첫 화두를 잡았다.   

작가가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말일 것이다. 그 역시도 누구못지 않게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다.  그런데, 그 계기가 재미있다. 그는 위로 형과 누나가 있는데, 그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더구나 사춘기 시절, 한 번은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부모님 호출을 받았다고 한다. 학교에서 교내 백일장을 해 참가를 하게 됐는데, 그가 써 낸 원고가 소위 말하는 90년대 이전의 빨간책들에서 인용한 책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웃지 못할 해프닝이겠지만, 당시로는 부모님이 담임 선생님으르부터 그런 경고를 받았으니, 속이 상한 아버지가 그에게 책을 읽지 못하도록 했고,  그때까지 집안에 있던 모든 책들을 불태우는 이름하여 '분서갱유 사태'를 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후에도 책에 대한 관심과 열망을 놓을 수가 없어,  이불 속에서 조그만 불빛에 의지하여 책을 읽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자신이 '왜 책을 못 읽어야 하나' 고민했다고 한다.  

그런 것으로 봐, 그는 확실히 여느 사람과는 조금은 다른 사춘기 시절을 보낸 것 같다. 보통 우리네 사춘기란 게 오히려 부모님이 책읽기를 권해도 잘 안 읽는 시기 아니던가? 하긴, 누구라도 작가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열심히 읽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원래 사춘기란 청개구리 속성의 시기라, 누가 그렇게 책 읽기를 마다했으면 기를 쓰고 열심히 읽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오늘의 그가 있을 수 있는 건, 그의 가족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는, 책은 하나의 우주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단언한다.  책 읽는 행위가 스트레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그런데 기성 세대들은 툭하면, 요즘 애들은 책을 안 읽는다고 말한다.  특히 고전은 더더욱 읽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에 대해 그는 이의를 제기한다.  고전 읽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그것부터 읽힐 생각을 하고, 안 읽으면 그같은 타박을 하냐고.

특히 우리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너무 강하다고 한다. 그것은 예전에 고전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그 책들을 읽고, 나이들어 기득권 세력이 되어 그렇게 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보단 고전은 꼭 읽어야 할 사람만 읽고, 책 읽는 일은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 역시 그의 말에 동감이다. 하지만 이즈음 되면 간혹 고전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러니까 어떤 책이든 관심을 갖고 즐겁게 읽고 그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면 되는 일이 아닐까? 그러므로, 꼭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 매이지는 말자.     

소설을 잘 쓰려면 자신의 스타일을 알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소설을 잘 쓸 수 있을까? 이것은 작가지망생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것일 것이다. 그것에 대해 그는, 먼저 자기 스타일을 찾을 것을 조언한다.  소설의 서사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문장과 서사로 이루어진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스토리다.  이중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은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여기서 필연적으로 하게되는 건 생각이라는 것인데, 생각은 그 자체를 많이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고, 그 생각을 왜 하는지, 그 생각을 어떻게 객관화시킬 것인지를 끊임없이 탐구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그는 인간의 감정에 권력이 들어갔을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가를 주시해 보라고 한다. 결국 네가 먹는 것이 너다란 말이 있듯이, 그 사람의 생각이 그 사람을 증명해 주는 법이다.  

그는 이야기 도중, 자신이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예술가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대화가 잘 통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물론 그에게만 국한된 일일 수도 있겠지만, 그는 무용이나 성악 같이, 꼭 선생이 있어야만 하고, 구간 반복을 해야하는 형태의 예술가와는 잘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미술이나, 사진을 찍는 등 선생이 굳이 필요없어도 되는 예술가들과는 얘기가 잘 통한다고 한다. 이것은 꼭 사람을 나누겠다는 의도는 아닌 것 같다. 이를테면 자신의 스타일을 아는 또 하나의 척도로 풀이 된다.  

물론,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은 단시일내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안다고 해서 일필휘지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는 그에게 물어 봤다. 글을 쓸 때마다 막막함이 들 때가 많은데 그것을 어떻게 극복 하냐고. 사실 그 막막함이란 건 매번 드는 것이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려면 글을 쓰지 말아야 할 것이고, 항상 그것과 함께 가는 것이 소설가의 운명 같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려 했는가?     

누구든, 작가의 꿈을 이루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겪기 마련인 것 같다. 노희준 작가 역시도 나름의 쉽지 않은 과정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대학을 진학하자 동아리를 들어 가야겠는데, 마침 소설 읽기 모임이 있어 들어갔다고 했다. 그런데 있어 보니, 소설 읽기 보다는 소설 쓰기 모임이더란다. 첫 습작품을 써서 보여줬는데, 다 빨간 글씨고 자신이 원래대로 쓴 문장은 간단하게 세어질 정도로 무참하게 깨졌다고 한다. 그래서 오기가나, 다음 번,  또 그 다음 번에도 새로운 작품을 들고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매번 새롭게 무참하게 깨지곤 했다. 누구는 아예, 소설 쓰기를 그만 두라며, 등단에 성공하면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하고 까지 했단다. 하지만 그는 결국 등단한다. 농담 삼아, 그 사람의 손가락을 잘랐냐고 했더니, 지금 그 사람들은 어디론가 뿔뿔히 흩어져 만날 수 없게 되어버렸다고 했다. 누군지 모르지만 그 사람은 작가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다.ㅋ  

아무튼 그 과정에서, 이리도 나의 작품을 칭찬해 주는 사람이 없는 건가  정말 서러웠다고 한다. 나 역시도 그런 경험이 아주 없지는 않은데, 있다보면 정말 사람들이 야속하다 못해 야비하다는 생각까지 들 때가 있다. 나중에 그는 자신의 작품에 칭찬을 해 준 한 사람을 만났다고 하는데, 그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고 했다.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만드는 힘이 있다. 아마도 그는 그 사람 때문에 작가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작가들마다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이 다 있을 것이다. 이것은 작가의 세계관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뭐냐고 했더니, 그는, "네가 사는 세상이 과연 맞니? 옳다고 생각하니?"를 묻기 위해 소설을 쓴다고 했다. 그래서도 이번 소설 <오렌지 리퍼블릭>을 썼던 것 같다. 이를테면 '너희가 보는 강남. 네가 보는 게 과연 맞는 거라고 생각하니?'하는 거겠지. 단지, 많은 사람이 이 소설을 성장소설로 보는데, 물론 자신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간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소설은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에서 작가로 살아가기   

이 질문에 꼭 희망적인 대답을 구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그가 느끼는, 한국에서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민지 솔직한 답을 듣고 싶었다. 그는 창작을 강의하는 만큼 많은 작가지망생들을 만나는데, 그들에게 가급적 작가는 하지 말라고 솔직하게 말해준 단다. 작가도 천차만별이긴 하겠지만, 연봉 백만 원이 채 될까 말까 하는 작가도 있으니 말이다(그들이 느끼는 열등감이란 건 얼마만한 것일까? ). 그것은 작가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우리나라 예술계의 불균형은 생각 보다 심각하다고 한다. 그것에 대해 핏대를 세우고 말하면, 그것만 보지 말고 우리나라 GDP 가지고 말하라고 한단다. 예술이 과연 GDP 가지고 얘기할 수 있는 분야던가? 

그 역시도 그날 그 자리에 앉아 있기까지 만만찮은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작가라는 타이틀은 가졌어도 내는 작품마다 쓴 잔을 마셨고, 심지어는 모처의 문예지로 등단을 했는데, 그 문예지가 폐간되는(지금은 다행히도 복간되었지만) 일도 있었다고 한다. 모든 일이라는 게 다 그렇듯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는 글이 안 써지면 손톱을 기르는 버릇이 있다. 

사람은, 어떤 한 사람이 조금만 유명해지면 그 사람의 버릇을 알고 싶어지는 묘한 심리가 있다. 그는 손톱을 기르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과연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손톱을 기르면 생활하는 데 불편한데, 특히 열필이나 컴퓨터 자판을 치기는 불편할 것이다.  '너 이러고도 계속 버틸래? 빨리 손톱 깍고 글 써!'라는 자기 외침을 듣기 위해서란다. 재밌지만 나름 현명한 방법인 것도 같다.  

또한, 그는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음악을 한다고 한다. 역시 작가 박범신 선생의 말이 맞는 것도 같다. 그분은 어느 책에서, 옛날의 작가들은 글 쓰는 것 하나만 잘했는데, 요즘의 작가들은 글만 잘 쓰지 않더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일까, 그는, 그룹 '말도안돼'의 보컬을 맡고 있으며, 홍대 주변의의 클럽에서 공연도 한다고 한다. 이제 그는 돌아오는 30일 날 공연을 하고, 12월 12일엔 공중파 S 본부의 '김정은의 초콜릿'에도 출연한다고 한다.  

그는 확실히 신세대 작가다(물론 이제 곧 40줄을 탈 모양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는 아직 젊다) . 사고하는 바가 유연하고, 자유롭다는 인상을 받았다.  꺾일 줄 모르는 잡초 같은 폐기도 느껴졌다. 이제 작가로서 겪어야할 나름의 어려움도 잘 극복해 냈으니, 앞으로는 승승장구 내는 작품마다 좋은 소식이 들려지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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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1-30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노희준은 모르고요,'말도안돼'라는 그룹은 들어본 것도 같습니다.

저도 stella09님처럼 고전은 읽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강박에 매이지는 말자는 주의입니다.

stella.K 2010-12-01 11:5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근데 그 작가 나름 낸 작품이 꽤 되더라구요.
김정은의 초콜릿에 어떻게 나오나 볼 생각이어요.
그 밴드는 작가로 구성돼 있더라구요. 특이하죠?^^

cyrus 2010-12-05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것인가? 라는 단락의 글을 의미 깊게 읽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왠만한 이름 있는 고전은 그것도 원전으로 무조건 읽어봐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원전에 걸맞게 해석했는지 일일이
알아볼 수도 없을뿐더러 굳이 완독하지 않더라도 저자의 핵심 주제만 알아도 무방한
고전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는 관심 있는 고전만 읽으려고 하는데,
노희준 씨의 말이 참 공감이 갑니다. 과거의 고전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보면
고전 읽기에서 경계해야할 강박관념인거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stella.K 2010-12-06 11:48   좋아요 0 | URL
언제나 관심있게 제 글을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책은 재미있고, 자유롭게 읽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은 고전을 읽어라, 읽어라 해서는 안 읽거든요.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이동하는 것 같아요.
고전을 무턱대고 읽는 것 보단, 독서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마이클 더다의 책이라든지,
로쟈님의 책 같은 거요. 그런 분들의 책을 읽고 맵을 그리며 고전을
읽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어요.^^

2010-12-08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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