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대충 읽으면 '비야 비디오스타'처럼 읽힐 수 있을 것 같다.

정확한 제목은 <비야 다오스타>다.

 

현재 이 책은 절판으로 나온다. 작년에 출판된 책이 벌써 절판이라니.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보통 1쇄를 천부 뽑는다고 했을 때 1쇄도 소진하지 못하는 책이 수두룩 빡빡한 세상에서(그중 하나가 내 책이기도 하다는 게 좀 슬프지만.;;) 이 책은 1쇄 소진은 했다는 말 아닐까? 그 속내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별점 평점도 꽤 높은 상태에서 이 책의 절판이 좀 아쉬웠다. 

 

그런데 최근 이 책이 독립출판본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물론 같은 출판사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절판본은 6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인데 반해 독립출판본은 400페이지대로 기름을 확 줄였고, 판형도 다르고 가벼워졌다는 것이 출판사측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대형서점에선 구할 수 없으며, 오직 독립서점 그러니까 동네서점에서만 구할 수 있다는 점. 게다가 500부 한정판이다. 사람이 또 한정판하면 혹하지 않나. 그런 걸 나는 동네서점에 나가지 않고도 입수했다. 다름아닌 얼마 전, 모처에서 서평 이벤트를 했는데 당첨이 된 것. 

 

기대를 많이 한 걸까? 오늘 도착해서 받아보니 미안한 얘기지만 좀 허접하다. 글씨도 작고. 한정판이 무색한 그냥  가제본이다. 뭐 기름을 확 뺐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과연 이걸 돈 내고 사 볼 사람이 있을까?  좀 의문스럽다. 

 

그런데 이책 저자가 직접 보내줬다. 그럴 것 같으면 사인이라도 해서 보내줄 일이지 어쩌자고 야박하게 책만 난짝 보내줬을까?ㅠ 내용이라도 재밌어야 할 텐데...  

 

 

일본은 별놈의 주제를 가지고 책을 만드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뭐 하나가 좀 팔렸다 싶으면 비슷한 류의 책을 연달아 내는 출판 안정주의의 나라가 아니던가? 그런 점에서 일본의 출판 창의력은 확실히 우리나라 보다 앞서 있는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이번엔 불륜학이다.

남이 하면 스캔들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란 말이 언제 나온 말인데 이 불륜을 지금까지 고찰해 볼 생각을 못했을까 싶다. 모르니까 당한다는 책의 모토가 은근히 호기심이 동한다. 

 

그런데 일본도 만만찮은 보수주의 나라인가 보다. 이 책이 나오고 적지않은 지탄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불륜이 안 없어지나? 그럴 바엔 저자의 말처럼 불륜을 공론화할 필요도 있을 것도 같다.     

 

그런데 저자의 직업이 이색적이다. 일반사회법인 화이트핸즈 대표이사란다. 그게 뭐냐면 . 새로운 '성의 공공성'을 만든다는 이념 하에 중증 신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사정 보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란다. 좀 거시기하긴 하지만 확실히 저자는 흔한 방식으로 사는 사람 같지는 않다. 또한 성매매 산업의 사회화를 목표로 하는 '섹스 워크 서밋'을 개최하는 등 사회적인 관점에서 현대의 성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단다. 우리나라에선 감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저자의 행보가 궁금하다.

  

 솔직히 제목은 그다지 끌리는 건 아니다. 대놓고 들이대는 것 같아서. 좀 점잖고 근사한 제목을 쓸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작가 쳐놓고 대박나길 바라지 않는 작가가 과연 있을까? 작가는 명예를 중요시해서 상업성이나 대박을 바라면 안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이제 그런 이중적 사고는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솔직히 난 호르몬이 자꾸 감소되고 있어서일까? 아니면 로맨스 왕국에 살고 있어서일까?  드라마고 영화고 영 심드렁하다. 그런 내가 로맨스 소설이라고 좋아하겠는가?

 

그런데 그거 아는가? 그런 로맨스 장르를 독자나 시청자의 입장에선 별로 끌리지 않는데 글을 쓴다면 로맨스에 도전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왜냐구? 솔직히 세상 이야기중 로맨스가 섞이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까? 그도 그렇지만 작가를 알리는데 이만큼 확실한 장르도 없다. 

 

문득 이 책을 보니까 옛날에 시나리오를 배우러 다녔을 때 워크숍 작품이 생각이 난다. 평소 같으면 야한 건 생각도 안할 텐데 내깐엔 있는 야함, 없는 야함 다 탈탈 털어서 워크숍 작품을 썼던 기억이 난다. 정말 쓰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 내가 쓴 것 같지 않았다.

 

나중에 강평을 받을 때 시쳇말로 개쪽났다. 뭐 그게 꼭 야한 장면을 써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여러 가지 결함이 있었겠지. 오죽하면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짚지도 못했다. 그러니까 그냥 갖다 버리라는 거다. 그땐 또 같은 수강생 중에 괜찮은 놈과 썸을 타고 있었는데 얼마나 민망하던지. 잘 썼다면 그게 촉매 역할을 해서 조금 더 진전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긴 난 처음부터 그얘와 사귈 생각은 없었다.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이 책 로맨스 소설 쓰는 법을 가르쳐준다면서 은근 연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도 같다. 목차가 장난이 아니다. 특히 2장 같은 경우,
로맨스를 쓰기 전에 알아야 할 남자의 모든 것  
섹시하고 은밀한 남자들의 속마음
섹스 후에 드러나는 남자의 진심
섹스와 동시에 끝이 나는 연애 게임
남자와 여자,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관계
남자는 어쩌다가, 여자는 수시로 연락한다
남자는 현재를 즐기고, 여자는 미래를 꿈꾼다

 

이 책 읽다 연애쪽으로 도 트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뜨거운 사랑 한 번 제대로 안해 보고 로맨스 소설을 쓴다는 건 넌센스일까? 하지만 제대로된 사랑 한 번 못해 본 사람의 허세는 더 깊은 법이다.

 

어제 드디어 아는 지인과 함께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보고 왔다. 알라딘의 고운님께서 관람권을 보내주신 덕분이다. 포퍼먼스도 포퍼먼스지만 무대 장치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어떻게 그렇게 현란하게 바뀔 수 있는지 그 노하우에 입이 쩍 벌어질 지경이었다.

 

지인을 만나러 가기 전, 알라딘 중고샵에 가서 책 한 권을 팔고, 두 권을 사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적립금으로 사지 않고 현금으로 샀다.

 

책을 팔고 매장을 둘러보니 <기형도 전집>이 눈에 띈다. 벌써 몇년째 보관함에 방치되다시피 한 책인데 첫밖에 띄어 사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바이올렛 아워> 이것 역시 언젠간 사 봐야겠다는 걸 이제 사긴 했지만 늘 그렇지만 사는 것과 읽는 것은 별개의 것인 경우가 많다. 그냥 샀다고. 난 늘 김영하의 말을 따른다. 책은 읽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 놓은 책중에 읽는 것이라고.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한 번 읽어 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이 책은 현재 출판사에서 리뷰대회를 열고 응모작을 받고 있는 중인데, 최근 리뷰대회 대해 관심이 없어 그냥 넘기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 지금 읽고 있는 중이긴 한데  갈수록 가독률이 떨어지고 있다.

 

 내가 워낙 책을 오래 붙들고 읽는 편인데, 읽어도 읽어도 콜럼바인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을 장황하게 반복되는 느낌이다. 처음엔 안타깝고 짠한 느낌이었는데 과연 이 책이 이 디테일의 장황함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해도 좋을지 의문스럽기도 하다.

 

 

 

 

이책은 얼핏 예전에 읽었던 <내 심장을 쏴라>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그 책은 끔찍한 살인 사건의 가해자를 이해해 보고자 했던 개인의 기록이기도 하다. 개인의 기록이라 어느 정도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기도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가해자의 동생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해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가해자의 가족으로서의 아픔이 더 절절히 다가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연민으로 작용해 또 뭔가의 무언의 호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이 좀 더 잘 읽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은 한 사람에게 집중해서 곁가지를 펼쳐 나갔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콜럼바인>은 범인과 관련된 인물들도 추적하다 보니 산만한 느낌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워낙 많기도 하고. 그 보단 그런 총기에 의한 사건과 사고를 통해 미국 사회를 조망하고 과연 개인의 총기 소지가 합당한 것인지 반성하고 통찰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하나 부러운 것이 있다면, 10년 이상의 추적 끝에 이런 결과물을 내놨다는 것인데 세월호는 언제쯤이면 규명될 수 있을지? 콜럼바인 총격 사건이 일어난지 17년만의 저작물이기도 하다. 세월호도 그만큼의 세월이 흘러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당시의 단원고 생존자들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콜럼바인과 겹쳐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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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9-28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맨스 소설 쓰는 법에 대한 책은 제목이 진짜 솔직하네요. 그치면 저쪽도 진입장벽이 상당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stella.k님, 밖에 바람이 정말 세게 불어요.
따뜻하고 맛있는 저녁 드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stella.K 2017-09-28 19:20   좋아요 1 | URL
그렇죠? 저 책 읽고나면 연애에 도틀 것 같습니다.
제가 연애에 관한 책을 거의 안 읽고 있는데
뭐 그거 읽는다고 연애 박사되는 거 아니잖아요.
근데 솔직히 읽기가 좀 뻘쭘한 뭔가가 있어요.
그런데 이 책은 자신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뭐 로맨스 소설 쓰고 싶어 읽는데 무슨 상관이예요. 그죠?ㅎㅎ

서니님도 따뜻한 저녁 되시길...^^

cyrus 2017-09-29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럼바인》 리뷰대회에 응모하고 싶은데, 예전에 읽은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리뷰가 생각나서 리뷰를 쓸까말까 고민하고 있어요.

서니데이 2017-09-29 14:09   좋아요 1 | URL
두 개가 같은 사건을 쓰고 있는 것, 맞나요?? 그러면 두 가지를 비교해서 쓰시는 건 어떨까요.??(제 생각입니다만.)

cyrus 2017-09-29 14:16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같은 사건을 소재로 한 책인데, 저자가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의 위치가 다르죠. 저도 그런 생각을 해봤는데요,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읽은 분들이 많아서 아마도 이 책과 《콜럼바인》을 비교하는 리뷰가 나올 거로 예상합니다. 이러면 리뷰 전개 방식과 작성자의 생각 일부가 겹치는 리뷰들이 나올 수 있어요. 누군가(《콜럼바인》 리뷰를 작성한 분들)가 ‘유사성‘을 이유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어요. ^^

서니데이 2017-09-29 14:18   좋아요 1 | URL
네. 그게 쉽지 않아요. 같은 내용이 이전에 언급된 내용과 반복되는 생길 수 있고요. 그럴 수 있기 때문에 본문 인용을 하시면 조금더 신경쓰실 부분이 있을 거예요.^^

cyrus 2017-09-29 14:26   좋아요 1 | URL
제 생각입니만,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리뷰 일부를 인용해서 쓰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글 작성자가 예전에 자신이 썼던 글을 ‘표절‘하는 것이죠. 독창적인 글이 선정되어야 하는 리뷰 대회에 맞지 않는 비겁한 행위입니다. (리뷰 대회 응모작이 아닌 평범한 리뷰를 쓰기 위해 자신의 다른 글을 인용, 수정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래서 《콜럼바인》 리뷰 대회에 응모해야할지 고민했던 것입니다. 제가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리뷰를 이미 쓴 적이 있어서 같은 소재의 책을 읽고 리뷰를 쓸 자신이 없어요.. ^^

stella.K 2017-09-29 14:43   좋아요 0 | URL
저 없는 동안 두 분이 가열찬 논쟁을 하고 계셨군요.ㅎㅎ

나는 차라리 <가해자의 엄마입니다>가 훨씬 낫지 않을까 싶더군.
그런데 또 생각해 보니까 <내 심장을 쏴라>와 비슷할 것 같아.
내가 그거 읽으면서 좀 가위눌리는 기분이었거든.
그래서 안 읽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콜럼바인>도 거의 포기 상태.

그런데 리뷰대회 그렇게 고민된다면 그냥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라고 본다.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냥 내 생각이다.ㅋ

서니데이 2017-09-29 14:41   좋아요 1 | URL
앗. 들켰네요.^^;;;

stella.K 2017-09-29 14:42   좋아요 1 | URL
ㅎㅎ 들키게 하셨잖아요. 서니데이님.^^

cyrus 2017-09-29 14:47   좋아요 2 | URL
To. Stella.k // 그래서 리뷰를 안 쓰기로 결정했어요. 응모 리뷰를 쓰려면 책을 사야해요. 그러면 당장 사고 싶은 책은 못 사게 돼요. 리뷰를 써놓고도 당선 못 되면 기회비용 손실이 큽니다.. ㅎㅎㅎ

서니데이 2017-09-29 14:48   좋아요 0 | URL
그것도 좋은 선택이십니다.^^

cyrus 2017-09-29 14:50   좋아요 1 | URL
리뷰 대회 선정 도서를 사서 읽고, 작성한 리뷰가 당선되는 것은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비슷해요. ^^

stella.K 2017-09-29 15:03   좋아요 1 | URL
ㅎㅎ 잘 생각했다.
딱 마음에 드는 책이면 읽는 동안은 행복한데
어떤 의무감 때문에 읽으면 부담이 되더군.
난 동기부여를 위해 샀는데 괜히 샀다 싶어.
그냥 가지고 있다 중고샵에 넘기게 되지 않을까 해.

대신 어제 <바이올렛 아워> 앞부분 조금 읽었는데
괜찮더군. 기분 업이야.ㅎ

stella.K 2017-09-29 15:06   좋아요 0 | URL
참, 그래서 넌 최근에 예스24에서 복권당첨 됐잖아.
나는 이주의 리뷰로 당선됐는데
본상에선 미끄덩이었어.
그러니까 더 쪽팔리더라.ㅠㅎㅎ
 

 지난 주말엔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북콘서트에 다녀왔다.

 북콘서트 행사에 참석한 것은 참 오랜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주진우 기자가 나온다잖나? 

 

주진우 기자는 몇년 전, 이곳 알라딘 지인이 그의 책을 선물해 줘서 알게 되었는데, 그때 읽었던 책이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기자>다. 읽은 지 좀 오래된 책이라 지금은 기억에 없지만 그래도 하도  인상적이라  언제고 이 똘기 충만한 사람을 한번쯤은 만나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 소망을 이제야 이룬 셈이다.

 

기자의 인기를 실감하듯 소극장 1층이 꽉 찼다, 사람들은 주로 2, 30대 젊은층이 많았다. 나 같은 청년 중기(?)에 해당하는 사람도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이 사람은 젊은이들한테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아직은.

 

온 순서대로 번호표를 준다기에 예정된 시간 보다 일찍 갔다. 그랬더니 난 자리운이 별로 없는 편인데 그날은 정말 좋은 자리에 앉았다. 이름하여 통로 자리. 

 

일찍 가서 책이나 보며 시간을 떼우려고 했는데, 들어가자 주 기자의 영상이 계속 반복해서 흘러 나왔다. 내용은 그가 검찰에 출석하기 전 모 방송 기자와 인터뷰하는 장면과 이번에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모양인데 그 홍보 영상이었다. 그의 법정 출두 이유는 황당하게도 내란음모죄란다. 카메라는 그가 법정으로 갈 때까지를 찍었고, 나중에 그가 나올 때 다시 찍기도 했다. 주 기자 말에 따르면 하도 말 같지도 않아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렸단다. 그러면서 검사가 이렇게도 할 일이 없냐며 한숨을 푹푹 쉬었다. 그러면서 나중에 부르면 와야지 어쩌겠냐고 심드렁하게 말한다. 하긴 그가 자칭 타칭 소송전문기자 아닌가? 법정은 그의 놀이터 같은 곳일 것이다. 무엇이 두렵겠는가.  

 

홍보 영상은 주 기자가 이명박 코스프레를 하고 뮤직 비디오를 찍은 것인데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 그럴싸하게 잘 만들었다.

 

  

게스트로 개그맨 김제동과 정청래 전 의원이 나왔는데, 앞부분은 김제동이 바람을 잡고, 뒤에 주진우 기자가 나머지를 채우는 순서로 진행됐었다. 그날의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면 그건 미안하게도 주 기자 보단 개그맨 김제동이다.

 

난 원래부터 TV를 봐도 예능 프로는 잘 안 보는 편이라 김제동이 한창 인기를 끌었을 때도 그냥 개그하나 보다 관심있게 보질 않았다. 작년이던가? 한 종편에서 무슨 토크쇼 사회를 본 걸 잠깐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도 그냥 잘 한다는 정도지 별 감흥은 없었다.

 

그런데 이날 그의 진가를 발견할 줄이야! 정말 대단했다. 어깨 힘 빡 주고 하는 것도 아니다. 이날따라 그는 장염에 걸려서 줄 힘도 없는 상태다. 그런데 어쩌면 1시간을 꼬박 서서 좌중을 들었다 놨다 하던지. 내가 그를 정말 띄엄띄엄 봤구나 했다.

 

웃기는 사람은 사람을 웃길 때 웃으면 안 된다. 자기가 잘 났다고 뻐겨서도 안 된다.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김제동이 아닌가 싶다. 물론 중간중간 웃긴 했지만 그건 웃겨서 웃는다기 보다 그저 웃픔에 가까운 거였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헌법을 가지고 이렇게 웃길 수 있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지 않을까?  정말 기억력이 보통 좋은 사람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헌법 전문과 각 조항들을 어떻게 실수 한 번하지 않고 외울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나중에 주 기자가 김제동은 천재과라고 했는데 정말 그말이 맞는 것 같았다.

 

김제동이 그렇게 한참 사람들을 웃기고 드디어 주진우 기자가 나왔는데 솔직히 좀 산만한 느낌이었다. 그건 아마도 앞에서 김제동이 분위기를 너무 잘 잡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그렇게 산만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오히려 김제동이 사회자 역할을 했더라면 균형이 맞지 않았을까?

 

사실 난 이즈음 북콘서트나 저자 강연회를 잘 안 가기도 하지만 가도 책은 가급적 안 사려고 한다. 출판사측이야 이때가 아니면 또 언제 책을 팔겠는가만, 나야 저자보러 온 거지 책 사러 온 건 아니지 않은가. 이번에도 새로 나온 그의 책은 안 사려고 끝까지 버텼다. 하다못해 책을 사면 나중에 사인도 받을 수 있지만 애초부터 그런 건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결국 의지가 꺾이고 말았다. 기자 월급 뻔한 거고, 책 판 돈으로 이명박을 추격한다는데 당해낼 제간이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명박이 자신을 추격할 거라고 하지 않는가? 내가 그렇게 남의 말을 듣는 스타일이 아닌데 진짜 이건 불가항력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명박이 22억도 아니고, 22조를 저수지 밑에 숨겨놨다고 하지 않는가? 정말 저수지를 의미하는 건 아니고  비자극이 묻혀진 곳을 상징적으로 그렇게 쓴 것. 옛날 독립군 시절 쌈짓돈 십시일반으로 군자금을 마련해 주기도 했는데 그까짓 책 한 권 못 사겠는가. 정청래 의원은 10권씩 사라고 부추기기도 했다. 그렇게 하지 못함이 민망했다. 꼴랑 한 권이라니.ㅠ

 

원래 그 콘서트에 가수 이승환이 오기로 되어있었는데 개인적 사정으로 오지 못했다고 한는데 그건 아무래도 농이 섞인 것 같다. 애초에 그가 나올 것 같으면 그런 소극장을 잡을 리 없지 않은가? 그냥 속아주자 했다. 놀라운 건, 정청래 의원과 이승환이 65년 동갑나기란다. 내가 볼 때 정청래 의원은 아무리 젊게 봐줘도 63년 생인데.ㅋ

  

사실 이 책은 그동안 이명박의 행적을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겐 어떨지 모르겠지만, 잘 모르거나 알아도 대충 아는 사람들 중 고혈압이나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읽다가 뒷목 잡고 쓸어 질지거나 호흡곤란이 올지도 모른다. 나는 알아도 대충 아는 사람이고 사 온 당일부터 조금씩 읽고 있긴 한데 읽으면 동공이 커지면서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명박을 향한 분노와 욕과 절망의 한숨이 절로 나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걸 끝까지 읽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일 정도다.  

 

특히 이병박이 에리카 김에게 자꾸 껄덕대니까 점잖은 영부인께서 그녀를 찾아가 머리끄덩이를 잡고 한바탕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는 부분에서 예전에 전두환 대통령이 모 여배우를 좋아하자 우리의 영부인께서 친히 자루 달린 수세미를 들고 쳐들어 갔다는 얘기와 어쩌면 그리도 오버랩되던지. 와, 우리나라 영부인들 대단하다. 차마 하늘 같은 남편 단속할 수 없으니 그런 식으로 조강지처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음을 보여주다니. 

 

아무튼 그냥 살살 볼 책이 아니다. 

읽고 있으면 우린 박근혜를 대통령의 자리에서 끌어내렸다고 좋아할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사실은 이명박을 법정에 세워야 한다. 그런데도 박근혜의 탄핵을 보면서 더욱 이명박을 추종하게 되었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물론 그를 비호하는 세력이 지금도 요소 요소에 버티고 있어 쉽지가 않단다. 도움을 줄만한 사람도 어느 순간이 되면 입을 딱다물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무슨 미스터리 영화의 한 장면도 아니고 사람이 어느 날 사라진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런데 주 기자도 이명박을 추격하면서 몇 번인가 죽음의 위협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니 그들도 어느 날 갑자기 어떻게 됐을지 알 수 없다. 그는 죽음 자체는 두렵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죽지도 않으면서 치명상만 입게 될까봐 그게 두렵다고 했다.

 

그는 이명박의 비리와 불법자금을 찾는데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것 같다. 책을 읽으면 그가 이명박을 얼마나 증오하는지가 느껴진다. 나라도 뜯어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기자 정신도 좋고, 국민의 혈세가 이명박의 손에서 놀아나고 있는 걸 보면 정의감이 피처럼 끊어 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무엇이 사람의 생명 보다 귀할까? 그래서 뜯어 말리고 싶다.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그런데 그를 보면 안다. 누구도 말릴 수 없다는 것을.

 

나는 거길 다녀오고 나서 기도가 바뀌었다. 이명박을 꼭 법정에 세워 달라고. 그리고 주진우 기자를 지켜 달라고 기도한다. 이것 밖에 할 수 없음이 민망하지만 나로선 이게 최선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부탁한다. 책 한 권씩만 사 달라. 정말 주진우가 명박에게 역추격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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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06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제동의 말빨은 정말 직접 가까이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 해요. 대구에 촛불 집회했을 때 김제동이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사회 진행을 한 적이 있어요. 라이브로 말빨을 확인했는데 최고였습니다. ^^

stella.K 2017-09-06 20:08   좋아요 0 | URL
그런 적이 있었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카메라를 의식하나 봐.
그 사람은 정말 라이브에 강하더군.
이날 이후로 그의 팬이 되기로 했어.ㅋㅋ

꼬마요정 2017-09-06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부터 주진우 기자 책은 안 읽어도 사야 한다고 했죠... 이 책도 사야겠습니다. 대한민국사는 참 가슴이 아프네요ㅜㅜ

stella.K 2017-09-06 20:27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언제나 우린 제대로된 대통령을 세울지...
문재인 대통령은 안 그러겠지? 그저 바랄뿐입니다.ㅠ

고양이라디오 2017-09-08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저도 이 책 사겠습니다! 친구도 보고 재밌다고 하더라구요^^

stella.K 2017-09-09 18:45   좋아요 1 | URL
ㅎㅎ 재밌다고 그래요?
전 아니던데. 뒷목잡고 쓰러지겠던데...ㅋㅋ
물론 문체는 나름 재밌긴 해요.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비자금 만들려고 하는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쨌든 꼭 사서 읽으시오.
옛날 어르신들은 독립군자금도 만들어 주는데
그것도 못 사면 촛불 국민 아니죠.ㅋ
 

 지난 주 <어쩌다 어른>에 이동진이 나왔다.

책 읽기에 관한 강연을 했는데 흥미로웠다.

 

지금은 많이 벗어나려고 하지만 난 아직도 완독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있다. 왠지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으면 읽었다고 보기 어려운. 그런데 이동진은 완독에 대한 강박을 버리라고 한다.

 

이건 뭐 이동진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독서법의 추세가  그런 것 같긴하다. 심지어 나는 내 책에서 조차 그런 얘기를 하긴 했다. 작가를 거스르라면서.

 

그래놓고 완독의 강박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니. 내가 학창 시절 때만 해도 완독을 해야 비로소 책을 다 읽은 거라고 가르치는 풍조가 있었다. 그게 워낙 강하게 뇌리에 박혀 무슨 혼령처럼 나를 지배했던 것 같다. 

 

이건 또 소설 읽기 버릇 때문인지도 모른다. 소설을 중간지점에서부터 읽을 수 있을까? 뭔가 재미가 있던 없던 처음부터 읽어줘야 할 것만 같다. 그러다 보니 비소설도 그렇게 읽는 것이다. 하지만 비소설이나 에세이는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어디든 자기 읽고 싶은 데부터 읽어도 좋다는 것이다. 어머, 정말 그러네. 그런데 내가 왜 그랬지?  

 

특히 이동진은 책의 2/3 지점을 주목한다.

바로 이 지점이 작가가 글을 쓸 때 가장 지치고 힘들어 하는 지점이란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한다. 습작이지만 나도 어떤 이야기든 처음엔 호기롭게 시작한다. 그렇게 쓰다 어느 지점에 이르면 너무 쓰기가 싫어지는 것이다. 그것이 만일 책으로 나온다면 2/3 지점인지는 알수 없지만 아무튼 그 지점만 통과하면 또 다시 힘을 내서 잘 쓸 것만 같은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러니 하루키가 매일 매일 성실하게 소설을 쓴다는 건 얼마만한 의지의 산물인지 알 것도 같다. 나는 이 성실함을 몸에 익히고자 10분도 안 되는 단편 연극 대본을 썼는데 결과는 별로 바람직하지 못했다. 그것을 쓰지 않게되자 따라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게 되었고, 쓴다고 해도 호흡이 짧아 그 이상을 쓰면 헉헉 거린다.ㅠ

 

다시, 이동진이 말하는 책의 2/3 지점은 독자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는 이걸 영업비밀이라고 까지 했는데, 독자의 입장에선 그 지점을 주목해서 보고 그 부분이 좋다 싶으면 그 책은 정말 좋은 책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책 선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책 선택엔 서문과 목차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런데 그 법칙이 사실이라면 소설도 굳이 안될 건 뭐가 있겠는가? 사실 나는 얼마 전부터 <장 크리스토프> 1권을 읽고 있는 중인데 알다시피 이 책은 1, 2권 모두 합쳐서 1500 페이지 정도되는 장편소설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2/3 지점이라면 1권의 3/4 지점쯤 되지 않을까? 그 지점부터 읽고 마음에 들면 다시 처음부터 읽는 방식이었다면 좀 수월하게 읽지 않았을까? 아님 이 소설은 성장소설인데 유년시절은 솔직히 좀 재미가 없다. 속도가 나질 않는다. 적어도 청년 시절 정도가 돼야 재밌지 않을까? 그렇다면 거두(절미)하고 애초부터 청년 시절부터 읽었더라면(그건 또 1권의 1/4을 지나야 한다) 좀 흥미롭게 읽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알겠지만 그 시기가 또 여러모로 피 끓는 시기 아닌가?(그런데 로맹 롤랑 참 대단하다 싶다. 문장이 특별히 대단한 건 아니지만 어떻게 한땀 한땀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읽기는 간단치 않지만 꼼꼼한 게 대단하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확실히 새겨둘만 하다. 이것에 동의한다면 작가도 자기가 쓰려고 하는 이야기의 2/3 지점이 어딘지를 그려보고 거기를 급소라고 여겨야 한다. 그곳을 독자에게 들키지 않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사실 책이라는 게 그렇다. 처음부터 재밌는 책도 있지만(사실 그런 책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책은 끝에 가서 남는 게 없을 확률도 많고.) 어느 정도 능선을 타야 재밌는 책도 있다.  그때부턴 언제 읽는지도 모르게 몰입해서 읽게 된다. 아마도 그 경험이 좋아 책을 읽는지도 모르겠다. 이동진은 말한다. TV나 게임은 처음부터 재미있다. 하지만 독서는 천천히 재미를 들여 오래도록 집중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고. 그건 맞는 말이다. 이 맛에 책을 읽는다.    

 

참, 오늘 책 한권이 도착했다. 이번의 책은 과학에 관한 책이니만큼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2/3 지점부터 읽어 볼 것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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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6-05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주의 ^^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요? 이동진이야 워낙 직업상 정독보다 다독이 필요한 경우가 많을테니 자기 나름의 요령을 터득한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제 경우엔 책 읽기 시작해서 100페이지까지가 문턱 같아요. 100페이지까지는 뭔 소린지 모르고 읽다가 100페이지 정도 넘어가야 겨우 감을 잡는다고 할까요.
오늘 도착한 과학 관련 책은 무엇일까요? 궁금 궁금 ^^

stella.K 2017-06-05 19:1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겠죠?
패턴을 알면 정말 어떤 책은 굳이 완독이
필요없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왜 끝까지 안 읽으면 찜찜할까요?ㅋㅋ

오늘 도착한 책 쫌만 기다리세요.
리뷰 올라 갈 겁니다.^^

cyrus 2017-06-05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 내용은 반드시 읽고, 어렵거나 흥미를 느끼지 않는 내용은 패스해요. 패스한 내용은 언젠가는 다시 읽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현재 홈즈 번역본 4/9를 읽었어요. 평소대로 읽고, 리뷰 쓰면 한 달 내에 다 읽을 수 있어요. 그런데 번역문 비교하고, 베껴서 쓰는 일이 하게 되니까 속도를 못 내고 있어요. 사실 이때쯤이면 지치기 시작해요. 다른 책에 눈이 가게 되고요. ^^;;

stella.K 2017-06-06 15:01   좋아요 0 | URL
ㅎㅎ 4/9면 어느 정도의 분량이 되는 건가?
잘 쓰지 않는 분수 표기 같아 한참 웃었다.

와, 근데 그런 일도 하니? 번역문 비교하고 베껴 쓰는!
대단하다. 평소 느끼는 거지만 넌 참 책을 진지하게 대하는 것 같다능.
학자해도 좋을 것 같은데...ㅋ

맞아. 흥미를 느끼지 않는 부분은 나도 패스해.
그런데 저 장 크리스토프는 고전이라 그런가 지루한데도
첫장부터 꾸역꾸역 읽었어. 건너 뛸 생각도 못하고 있는 중.ㅠ

cyrus 2017-06-07 09:58   좋아요 0 | URL
홈즈 전집 전체 9권 중 4권까지 읽었다는 뜻입니다. ㅎㅎㅎ

필사로 베껴 쓰는 것이 아니고요, 컴퓨터 문서로 작성해요. 지금까지 작성된 문서를 프린터로 뽑으려면 A4 용지 스무 장 이상 필요할 거예요. ^^

stella.K 2017-06-07 18:21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게. 나중에 그런 생각이 들더군.

뭐 컴 문서로 하는 건 베껴 쓰는 게 아닌감?
암튼 대단해!^^

페크(pek0501) 2017-06-05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완독을 지향해요. 여러 책을 병행하여 읽어서 완독하지 못한 책이 많지만 언젠가는 꼭 완독하리라 마음먹어요. 그 이유는 보석 같은 문장은 어디엔가 숨어 있어서 그걸 놓치는 게 손해로 여겨져서요. 가령 책의 뒷 부분을 읽지 않았다면 거기에 내가 놓친 좋은 문장이 있다면 어쩔 것인가,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샅샅이 뒤지며 읽는다고나 할까요? 이게 저의 독서하는 태도입니다. 지루하게 읽히는 페이지를 읽다가 좋은 문장을 발견할 때면 쾌감을 느끼며 밑줄을 긋습니다.
저는 책 전체의 흐름보다 문장 낱개를 중시하는 모양이에요.

stella.K 2017-06-06 15:08   좋아요 0 | URL
캬~! 언니는 역시 문장 탐험가시군요.
이 페이퍼 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을까
궁금했거든요.
이제야 비로소 밝혀지는 독서의 전모가 흥미롭네요.ㅋ
지루하게 읽다가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쾌감이 느껴지신다니
웬지 유럽식 독서 스타일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ㅎ
그런 책 있죠. 지루한데 덮기엔 또 좀 아닌.
그런 책에서 발견되는 문장의 즐거움이 분명 있어요.^^

moonnight 2017-06-0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 강박;; 하여간에 꾸역꾸역 끝까지 읽게 됩니다. 어쩌다 어른에 이동진님 나오신 거 봤어요.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자학하지 말라던 말씀이 참 위로가 되었습니다^^;

stella.K 2017-06-06 15:14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리고 사랑법도 한 수 썰을 풀었더랬죠?
사랑을 너무 애지중지 하지 말라고 했던가요?
그럴수록 사랑은 멀어지고 사랑을... 사랑을...
아, 뭐라고 했는데...
사실은 그게 더 귀에 쏙 들어왔는데 내용이 기억이 안 나요.
다시 봐야할 것 같아요.ㅠ
아무튼 요는 책도 너무 애지중지 하지 말라는 거였는데 말이죠.
확실히 이동진은 뇌섹남이어요.ㅋㅋ

yamoo 2017-06-08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상하게도 아무 이유없이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동진과 김우빈이 그런 사람들인데요...저도 딱히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그냥 싫다는..ㅎ

2/3지점...저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만...사람에 따라서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요..어쨌거나 이동진은 너무도 많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저같은 안티 층이 있어도 가뿐히 무시할 듯..ㅎㅎ

stella.K 2017-06-09 14:10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 사람있긴 하죠.
김우빈은 저도 별로 안 좋아하는 배웁니다.
이동진은 나름 괜찮던데요. 반듯하고.
여자가 보는 것 하고 남자가 보는 것하고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구약 성경 창세기 가운데 나오는 요셉 이야기다. 그 이야기는 내가 초등학교 3학년 시절 담임 선생님께 들은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그를 꿈쟁이 또는 꿈을 이룬 사람이라고 기억하는데 알고 보면 그의 삶은 성실과 진실로 점철된 삶이라는 걸 알 수가 있다.

 

돌이켜 보면 하나님은 나에게 무엇인가를 말씀하시고자 하셨던 것 같다. 그건, 하나님은 꿈이 없는 사람을 사용하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꿈이 있는 사람을 들어 사용하신다는 말이다. 내가 이렇게 표현하는 건, 나는 솔직히 삶을 살아가는데 특별한 재주가 없었다. 그나마 글쓰기에 대한 소망이 없었다면 밥버러지나 다름없이 살았을 것이다. 성격도 지극히 소극적이어서 이불 밖 세상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그 일을 하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들어 사용하시되 반드시 훈련과 공부를 시키신다는 것이다. 사실 난 그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특별히 하나님의 일 즉 사역이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난 그저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이 일을 하면 성실함을 몸에 베게히고, 나중엔 소설을 쓸 수 있을 거란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에서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건 지금은 그 일에 나름 신학적이고, 예배학적이며 연극학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엔 백판 아무 것도 없었다. 거기에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난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공부의 연장이려니 했을 뿐이다. 공부하는데 이처럼 좋은 환경이 어디있단 말인가? 따박따박 원고료도 받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모든 것엔 공짜가 없다.  

 

내가 다시 주일학교에 복귀하고, 그것이 내가 넘어진 곳에서 다시 일어나는 의미라고 해서 그 다음부터 하나님의 축복만 예비되어 있고, 탄탄대로에 승승장구만 했느냐면 그렇지도 않다. 보통 간증은 그렇게 한다. 어떻게 우연찮게 어떤 비전을 갖고 무슨 일을 해서 어떤 어려움과 시험을 겪고 후에 하나님의 말할 수 없는 축복을 받았다는 식의. 그걸 일명 '욥의 서사'라고 표현할 수가 있을 것이다(구약의 욥기를 보라. 욥은 모진 고난과 시험 끝속에서도 하나님을 배반하지 않으므로 나중에 말할 수 없는 축복을 받았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땐 내가 그런 간증을하기엔 너무 일렀다. 그리고 난 사람이 아직 덜 여물어서일까 지금도 그때는 오지 않은 것 같다. 그저 하루하루 주님의 은혜로 산다면 그건 맞는 얘긴 것 같은데 말이다. 

 

언제나 그렇듯 일이란 어렵고, 살얼음을 걸으며, 지뢰 밟기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지뢰는 피한다고 피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내가 밟지 않으면 언젠가 그 누군가는 일부러라도 밟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앞으로 계속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살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복귀해서 처음 2년 정도는 평탄하고 안정되게 일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목사님이 다른 교회 담임 목사로 청빙을 받아 가셨고, 그 밑의 목사가 승진과 함께 담당 사역자로 부임을 했다. 이 분은 먼저 목사님과는 스타일이 완전히 달랐다. 무엇보다 과거 내가 제자와 갈등했던 일을 문제삼아 나를 흔들어 놓았고, 이렇게 제자와 갈등하는 선생과는 함께 일할 수 없다며 주일학교를 그만두도록 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바뀌면 그 새로운 대통령에 의해 새로운 내각을 꾸리지 않는가. 하물며 새로운 리더가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사람을 바꾸겠다는데 그걸 무엇으로 막겠는가. 그렇게 사람을 바꾸는 건 좋은데 그런 과정에서 한 사람의 겨우 아문 상처를 들춰 가면서까지 그만두게 만드는 것이 맞는 수순인지 그걸 잘 모르겠다. 목사는 곧잘 양을 치는 목자에 비유된다. 백 마리의 양이 있는데 한 마리 양을 잃어버렸다면 나머지 아흔 아홉마리 양을 놔두고 그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선다는. 적어도 그는 이 양 계산법에 함께 일하는 교사는 포함시키지 않았던 것 같았다.        

 

더구나 내가 그에 대해 실망했던 건, 내가 그를 전혀 몰랐다면 모르겠는데 그전부터 안면도 있었고, 나가 일하는 걸 보고 반색하곤 했다. 그런 그가 그렇게 안면을 바꾸고 나온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나중엔 옥신각신 하는 과정에서 자기 뜻대로 안 되니까 아이 같이 떼를 쓰기도 했는데 점잖은 분이 그러고 나오니 그도 좀 가관이란 생각이 들었다. 새삼 남자들이 일을 처리하는 수준이 그렇게 높지는 않구나 싶었다). 

 

예전 같았으면 상처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그런 일을 겪어 본지라 불쾌했던 건 사실이지만 상처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그렇게 때로 상처는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데가 있다.

 

그땐 아이들도 학년이 바뀌는 때였던만큼 팀도 새롭게 정비해야 했는데 어느 정도 자리잡으면 나올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나중에 교사 회의 때 안녕을 고하고 나오는데 그와는 따로 인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을 때 언뜻 그의 얼굴을 보니 보니 고뇌에 찬 표정이었는데 왠지 그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때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다시는 그를 마주치는 일이 없기를 바랐다.

이로써 나는 주일학교를 완전히 그만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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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7-06-05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구에게나 상처받은 경험이 있겠죠.
과거, 어떤 일로 상처를 받은 기억이 나면 그게 재산 같다고 여기게 돼요. 그런 상처를 견디는 시간이 없었다면 아주 나약한 사람으로 살 뻔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 일도 겪었는데 뭐 이 정도 가지고 그래.‘ 이렇게 마음먹고 살기 위해서는 상처받은 경험이 필요하다, 라고 생각하면 위안이 되더라고요.

stella.K 2017-06-06 15:21   좋아요 0 | URL
캬~! 언니는 저를 두 번 감동시키시는군요.
사실 이 페이퍼 좀 화끈 거리는 게 있어서
하루 비공개로 했다가 전체공개로 전환한 거거든요.
그런데 용케 언니를 비롯해 세 분이 보고 가셨어요.
왠지 고맙단 생각이 들더군요.
이 별 볼 일 없는 페이퍼를 보고 가시다니 이 분들 때문이라도
얼마 안 남은 이야기 마저 완성시켜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돌아 오는 주일 날 제가 강연회를 해요.
지금까지 올린 몇 편의 이야기를 가지고.
잘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요.ㅠ
암튼 읽어주셔서 고맙슴다.^^
 

자신이 넘어진 곳에서 다시 일어나라. 누가 했던 말일까?

보통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라도 그렇게 못하기도 한다.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 다시 주일학교에 복귀해서 나름 안정적으로 일을 하고 있을 때 어떤 여자 아이가 팀에 들어왔다. 선생도 사람인지라 모든 아이에게 사랑과 정이 가는 것은 아니다. 그 아이를 사랑했으면 좋았을 텐데 나는 불행하게도 그러질 못했다. 그 아이는 나를 참 많이 신경 쓰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산만하고 부산스러웠다. 팀원이라면 전체와 조화를 이루고 잘 지낼 생각을 해야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 아이는 그럴 마음이 없어 보였다. 

 

결국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즉 이 아이를 잠깐 동안만 모임에 나오지 않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 잠깐이 얼마가 될지는 모른다. 한 두 달될 수도 있고, 짧게는 2, 3주 동안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건 그 아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겠지. 난 따로 기한을 두지 않았고 단지 그 아이에게 쉬면서 네가 드라마팀으로서 이 모임에서 어떻게 있어야할지 생각해 보고 그 마음이 서면 다시 오라고 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시무룩하게 알겠다고 말하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나중에 누가 나에게 가르쳐 줬는데, 내가 그 아이에게 그렇게 말한 것은 이제부터 나오지 말라는 뜻과 같은 거란다. 순간 놀랐다. 이걸 두고 세대차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난 그저 아무런 사심없이 액면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그게 왜 같은 뜻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는 것일까? 나는 예전에 목사님이 몇 달 후에 다시 연락하겠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는데 말이다. 그럼 내가 이상한 사람이었을까? 문득 내가 그 아이를 대했던 태도가 과거 누구와 닮아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요즘 시중에 돌아다니는 말중에 '똘끼'라는 말이 있다. 별로 긍정적인 단어는 아니다. 이것의 사전적인 정의가 있기는 한데, 남들이 못하는 걸 하는 사람의 끼가 그중 꽤 괜찮은 뜻으로 파악된다. 글쎄, 남이 어떻게 생각하건 말건 눈치 보지 않고 덤비는 것. 또는 결과가 빤히 보이는데도 몸을 날리는 것? 뭐 그런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또라이의 특성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사람은 어느 순간에도 교양과 품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지닌 존재다. 하지만 때로 사람은 뭐 하나에 만큼은 품위고 자존심이고 다 버리고 똘끼를 발휘해야 할 때도 있는 것 같다. 그런 때가 오면 지지 말아야 한다. 누가 뭐라고 욕을하든 흉을 보든 돌파해야 할 땐 돌파해야 한다. 내가 부서지고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나에게 그때 그 일은 그런 것이었다. 품위와 자존심만 생각하면 결코 돌아가지 말았어야 하고 다시하지 말았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돌아갔는데 그 아이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모르긴 해도 그 녀석이 내 말을 그렇게 받아 들였다면 그건 선생인 내가 그렇게 말해서가 아니라 그 아이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못 오는 것일게다. 그리고 어쩌면 녀석은 아직도 순수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을 더 살다보면 자존심 지켜가며 할 수 있는 일이 몇 안 된다는 걸 아는 때가 올 것이다. 내가 그걸 단순히 세상을 먼저 살아봤다는 이유만으로 구구하게 설명할 수는 없고,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적어도 그 아이는 배우를 할 아이가 아니다. 

똘끼는 내가 좋아하는 단어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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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안 건데, 그 아이는 같은 팀에 있었던 선배 오빠를 좋아했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 아이의 부산스러움은 나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즉 제사엔 관심없고 젯밥에만 관심있다고 그 아이는

연극에 관해선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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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2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02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란가방 2017-06-02 13:55   좋아요 0 | URL
네, 지난 번 주신 문구에 그런 내용들을 더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