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월의 悲歌 (비가)
- 朴 琦 遠 -
기여이 아껴온 도성이기에
6월은 줄줄 비가 내린다.
피보다 진한 비가 내린다.
무심코 책장을 들치면
거기 녹쓸은 파편 하나
부르르 떨리는 혈맥이 뛴다.
엄청난 분노의 기록이었기
뼈아픈 그날의 원한이었기
오랑캐 피 아직 끈적이고
가만히 눈 감으면
가슴을 찟는 벽력 소리
아 ! 어찌 참으랴. 오늘 6. 25.
하늘이 강물처럼 푸른 거리에 서서
아홉해 전 흥분을 되 곱으며
슬픔을 복수하여 씹어 본다.
피 흘러 강산 꽃밭되어도
의로써 막아낸 겨레이어니
자유앞에 몸을 바친 생명이어니
보라 억천 창검 번득이는 旋旗(선기) 밑에
억센 팔뚝 굳센 모습
북진을 고함치는 견마의 들레임을.
홰만 치면 내달을 젊은 얼굴들이
삼림처럼 출렁이는 힘찬 발자국들이
푸른 별빛 아래 찬 꿈이 바쁘다.
이 시는 - 동란 아홉돐에 부쳐 - 라는 부제가 붙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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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6.25를 읊는 시인도 없다. 읊어도 실어 줄 신문도 안 보인다.
선착순 집합으로 6.15가 6.25를 가려서 6.25는 보이지도 않고 6.25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옛사람이고 시대에 맞지 않는 골동품쯤으로 취급 받게 된 세상이다.
노벨 평화상과 함께 화려한 6.15는 6.25의 변명도 사과도 없이 수 많은 생령과 수없이 많은 재산과 수 없이 많은 가슴 아픈 이별과 수 없이 많은 상처와 주검을 버려 둔채 펄럭인다.
우리는 한 생명의 처참한 주검을 보고 분노하고 치를 떨고 외치고 눈물 흘린다.
불과 반세기 전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영들이 그렇게 처참하게 죽어 갔음을 오늘 하루만이라도 생각해 보자.
6.15도, 금강산도, 무엇도, 무엇도, 다 제쳐두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처참하게 전장터에서, 혹은 자기 집 안방에서 폭격으로 살 터지면서 죽어 간 사람들을 위해 오늘 하루만이라도 생각해 보자.
오늘 하루쯤은 그 슬픔을 노래하는 시를 실은 신문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