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스
나가우라 교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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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 주인공(들?)에 대한 촉을 세우게 된다. ‘언더독(underdog)’ 은 경쟁에서 열세인 사람, 패배가 예상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다. 스포츠 경기 등에서 승리보다는 패배가 예상되는 사람 혹은 팀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거의 '투견(鬪犬)'에서 나온 말로, 승리한 개가 주로 위에 있어서 'top dog'이라고 하였고, 물려서 패배한 개는 아래에 누워 있어서 'underdog'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럼 언더독의 복수인 언더독스는 이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을 이야기하는 말일까. 아니면 다른 이들? 




언더독스

나가우라 교 장편소설

블루홀식스



책을 펼치면 홍콩반환을 앞둔 시기인 1996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타인의 시선이 고통스러운, 대인 공포증을 가진 고바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국익에 부합하는 정당한 일이라는 상사의 강요에 농림수산성의 비자금 조성에 가담했고, 비자금 조성건이 드러나자 농림수산성을 떠나야했던 인물이다. '가장 가고 싶던 대학에도, 직장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이렁저렁 임용된 직장에서 아무런 의심 없이 지시받은 대로 움직인 결과, 전부 잃었다.스스로가 그저 공부나 조금 했을 뿐인 무능력자로 느껴졌다'(p17) 라고 독백하는 인물. 




스스로를 패배자라고 생각하는 이 인물이 주인공일까? 고바는 스스로가 생각하듯이 '사실은 패배자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품은 채, 여전히 아무도 가여워하지 않는 쓸모없는 패배자'(p19) 인 것일까? 미스터리 소설을 읽다보니 읽기 시작하는 초반부터 제목에 관련된 인물들이 누굴지 추리해보고 있는 중.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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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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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The Daily Henry David Thoreau

헨리 데이비드 소로 저,로라 대소 월스 엮음,부희령 옮김

니케북스


생계를 꾸리는 데 인생의 상당 부분을 소모하는 것보다 더 치명적인 실수는 없다. 모든 위대한 일은 자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인이라면 자신의 시로 몸을 먹여 살려야 한다. 제재소의 증기 기관이 제재소에서 나오는 나무 부스러기를 연료로 삼아 돌아가듯이, 우리는 사랑하는 일을 생계로 삼아야 한다.  - <원칙 없는 삶(1863)>


"There is no more fatal blunderer than he who consumes the greater part of his life getting his living. All great enterprises are self supporting. The poet, for instance, must sustain his body by his poetry, as the boiler in the wood-cutting mill is fed with the shavings it creates. You must get your living by loving." ( 영어 원문은 책에 실려있지 않다. 원문이 궁금해서 별도로 검색하였다. ) 

- p94




「원칙 없는 삶(Life without Principle)」 에서 발췌된 이 문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좋아하는 일이, 즉, 소로의 말처럼 '사랑하는 일'이 자신의 생계를 위한 일과 일치한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살지 못한다. 「원칙 없는 삶」 의 내용이 궁금해서 조금 더 글을 찾아 읽었다. 여기서 소로가 말하는 원칙은 돈, 명예, 권력, 체면, 겉치레 따위를 말한다. 결국 「원칙 없는 삶」 에서 원칙은 자유로운 삶이 아니라 얽매인 삶이 되게 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주인을 둘이나 섬길 수는 없다. 하루치의 풍요로움을 얻으려면 하루 이상의 헌신이 필요하다.  - <원칙 없는 삶(1863)>

- p125



 「원칙 없는 삶」 에서 정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 모양이다. 양당체제인 미국의 이야기지만 당의 개수와 비율을 제외하면 다를 바 없는 이야기. 


정치는 모래와 자갈이 잔뜩 들어 있는 사회의 모래주머니다. 대립하는 두 정당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서로 부딪히며 삐걱거린다. 개인 뿐 아니라 국가도 소화불량에 걸린다. 그런 증상을 어떤 변설로 드러내는 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원칙 없는 삶(1863)>

-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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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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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365일 동안 매일 한 편씩 시대를 초월하는 소로의 명문장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서는 「월든」 만 읽어봤는데,  「월든(Walden)」 외에도 많은 작품들에서 문장들이 발췌되어 있다. 생각보다 많은 저서에 놀랐다. 


옮겨보면 「케이프 코드(Cape Cod)」, 「시민불복종(Civil Disobedience)」, 「콩코드강과 메리맥강에서 보낸 일주일(A Week on the Concord and Merrimack Rivers)」, 「원칙 없는 삶(Life without Principle)」, 「가을의 빛깔들(Autumnal Tints)」, 「매사추세츠의 자연사(Natural History of Massachusetts)」, 「숲속 나무들의 이어짐(The Succession of Forest Trees)」, 「걸어서 와추셋산까지(A Walk to Wachusett)」, 「걷기(Walking)」, 「야생 사과(Wild Apples)」,  「겨울 산책(A Winter Walk)」,  「캐나다의 북군 병사(A Yankee in Canada)」 와 「일기(Journal)」 등을 총망라한다. 이런 작업을 한 저자가 궁금하여 이력을 살펴보니 미국 노트르담대학교 영어과 교수이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연구 권위자라고 소개되어 있다. 국내에는  「시민불복종」, 「겨울 산책」 , 「케이프 코드」 ,  「일기(Journal)」 가 「소로우의 일기」 로 ,   「콩코드강과 메리맥강에서 보낸 일주일(A Week on the Concord and Merrimack Rivers)」 이 「소로우의 강」 등으로 나와 있다. 




매일 읽는 책이지만 우선 빠르게 읽어보려고 한다. 그래도 시작하는 날이니 오늘 자의 문장을 발췌해볼까. 


문학에서는 야성적인 것만이 우리를 매혹한다. 지루함이란 길들인 것의 다른 이름이다. <햄릿>, <일리아드>, 경전과 신화,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것에 담긴 문명화되지 않은 자유롭고 야성적인 사유, 그것이 우리를 즐겁게 한다. 야생의 오리가 길들인 것보다 더 재빠르고 아름다운 것과 마찬가지다. 야생 청둥오리와 같은 사유가 이슬을 맞으며 울타리 위로 날아간다. 정말로 좋은 책은 서양의 초원이나 동양의 정글에서 발견된 야생화처럼 자연스럽다. 그 이유를 알 수 없으나 빼어나고 완벽하다. 


- <걷기(1862)>


'정글' 없는 동양에 사는 독자로서 잠시 멈칫했으나, 야생 청둥오리로 표현된 사유가 인상 깊다. 그리고 소로는 <햄릿> 과 <일리아드> 를 읽으라고 권하는 것인가. 발췌된 문장을 읽으며 '소로처럼 계절 속에서 아름다운 일 년을' 살게 될까. 책을 펼치는 마음이 기대감에 두근두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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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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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속의 뫼르소는 마치 다른 사람이 그를 보고 그에 대해 말하듯, 자기 자신을 보고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한다. 그는 완전히 자신의 바깥에 있다. 사르트르는 「이방인 해설」(“Explication de L'Etranger”) 에서 이런 문체를 유리 칸막이에 비유해서 설명한다. 독자는 뫼르소의 의식이라는 유리 칸막이 너머로 등장인물들의 모든 행동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 살림지식총서, 알베르 카뮈) 


워낙 이 해석을 오래 기억하고 있었던 터라 새롭게 「이방인」 을 읽는 내내 뫼르소의 독백을 눈여겨보았다. 1인칭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심리가 객관적으로 보이는지 느껴보려 애썼다고 할까.




이방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이정서 옮김 

(주)새움출판사 



사르트르의 「이방인 해설」 은 발췌된 문장만 보았던 터라 한번 찾아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사르트르의 해설은 카뮈의 「이방인」 이 출간된 이듬해인 1943년 카이에 뒤 쉬드(Cahiers du Sud)에 발표된 후, 1947년 사르트르의 비평 모음집인 상황1 (Situations, I)에 수록되었다고 한다. 이 글이 작성될 무렵, 사르트르와 카뮈는 서로의 존재에 대해 알고는 있었으나 직접 만난 적은 없었다고. 새움출판사의 「이방인」 뒷면에는 역자해설과 함께 작가에 대한 소개가 자세히 실려있는데 카뮈가 갈리마르사에서 편집위원으로 일할 때 '이후 평생 사상적 적이 된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를 만나 교류를 시작한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사실 「이방인 해설」 에서의 사르트르의 시각은 당사자인 카뮈를 비롯한 여러 비평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이방인」 의 문학적 성취를 소홀히 다루었다는 것. 그러나 이같은 반론에도 불구하고 사르트르의 글은 발표 당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방인에 대한 기본적인 ‘해설’로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나마저도 그 해설을 기억하며 책을 읽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 나만의 새로운 시각은 오는 거겠지??? 교과서적 책읽기에 익숙해져버린 슬픈 1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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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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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한 영국 일간지의 '세계 문학사상 가장 빛나는 첫 문장 30선' 에 관한 칼럼을 읽은 기억이 떠오른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등 내게도 인상깊었던 문학작품들이 많았었고,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또한 목록에 포함되어 있었다. 영국 일간지였으니 당연히 영문으로 된 첫 문장. 


Albert Camus: The Stranger (1946)

"Mother died today. Or maybe, yesterday; I can't be sure."


움라우트 세계문학 시리즈의 「이방인」 의 첫문장은 어떨까!! 궁금할 수 밖에.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p16



그리고 이 첫 문장에 각주가 달려있다. 프랑스 원문에서 오늘 뒤의 쉼표와 '어머니'와 비교되는 '엄마'라는 표기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면서, '죽었다' 보다 '돌아가셨다'가 자연스럽지 않냐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역자는 이 첫문장에 대한 번역이 오랫동안 관형어처럼 굳어져 바로잡는 게 한계가 있다는 생각 또한 전하고 있다. 덕분에 읽는 이들도 '번역이란 무엇인가, 어떤 작업인가' 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알베르 카위의 「이방인」 을 처음 읽었던 범우사판(93년 초판 3쇄 / 방 곤 옮김)에서는 "오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 라고 되어있기도 하다. 김화영 교수 번역의 민음사 본과 eBook 으로 소장중인 열린책들과 온스토리도 쉼표 차이는 있으나 "오늘 엄마가 죽었다" 로 되어있다. 그나저나 민음사판  「이방인」 은 도대체 책장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난 같은 이방인을 몇 권을 가지고 있는가. 역시 난 독서가 라기보다는 책수집가에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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