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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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번도 내 작품들을 통해 평가받지 못했어요. 

사강이라는 사람으로 평가받았죠. 

시간이 흐르자 작품을 통해 평가받게 됐어요. 

그리고 나는 그것에 익숙해졌죠.


- 프랑수아즈 사강





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소담출판사



현대문학계에서 매우 특이한 일이다. '작가'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그의 작품이 상대적으로 덜 조명받은 사례말이다. 그만큼 프랑수아즈 사강이란 작가의 매력은 넘쳐난다. 『한 달 후, 일 년 후』 는 첫 소설 『슬픔이여 안녕』,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 에 이어 1957년에 발표된 사강의 세 번째 소설이다. 2007년 국내에 번역 소개되었던 이 책을 포함한 시리즈가 이번에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다시 나왔다. 파스텔톤의 커버가 더욱 '블링블링' 사랑스럽다. 



벚꽃을 기다리는 마음이라 그럴까, 하늘색, 연노랑색, 연두색, 분홍색, 연베이지색 중에 분홍색 커버의 책을 골라든 것은. 시리즈 중 그렇게 먼저 읽게 된 책이 「한 달 후, 일 년 후」 다.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ジョゼと虎と魚たち)'을 원작으로 하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멜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ジョゼと虎と魚たち)> 의 주인공 이름 조제가 이 소설에서 왔다. 장애를 가진 여성과 그녀를 바라보는 한 남성의 러브 스토리가 주요 내용인 이 영화에서, 실제 이름이 쿠미코인 주인공은 탐독하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한 달 후, 일 년 후』 을 읽으며 외로움과 이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조제를 자신의 이름으로 정했다. 주말 독서.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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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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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Dans un mois, dans un an (1957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소담출판사


사람이 뭔가 거대하고 혁혁한 기회를 꿈꿀 때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소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수단을 오히려 잘 감지하지 못하는 법이다. 알랭 말리그라스는 발자크보다는 스탕달을 더 주의 깊게 읽었다. 그리고 그것에 비싼 대가를 치렀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멸시할 수 있다는 것을 책에서 일고 알기까지 비싼 대가를 치른 셈이다. 물론 그것은 그로 하여금 위기를 면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결정적일 수 있었다. 그의 나이에도 생각보다 쉽게 열정이 불붙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p66



『한 달 후, 일 년 후』 를 비롯하여 사강의 소설에서는 발자크와 스탕달이 자주 언급되곤 한다. 19세기 프랑스 소설 2대 거장으로 평가되는 이 두 사람은 스탕달의 작품에 대한 지적 토론을 이어가기도 했다. 『한 달 후, 일 년 후』 에서도 스탕달의 소설 「파름의 수도원」(P105)과 등장인물이 소환된다.  「파름의 수도원」을 통해 소설이란 어떠해야 하는가, 문체의 비밀은 어디에 있는가, 작가의 정신은 어떠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발자크와 스탕달의 심오한 예술논쟁은 「발자크와 스탕달」 이나 「발자크와 스탕달의 예술논쟁」 이란 책으로 따로 나와있다. ( 국내에는 「파르마의 수도원」 으로 번역되어 나와있다. )


발자크의 소설은 사회전체의 파노라마를 묘사하는 반면 스탕달은 사실주의의 한 형태를 이루어 한 사람의 주인공이라는 렌즈를 통해 시대와 사회를 비추어낸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스탕달은 심리적으로 매우 사실적인 서술법과 여러 비연속적 수법으로 자신의 소설을 구축해갔지만 발상과 수법의 참신함 때문에 생전에 많은 이해를 얻지 못하고, 죽은 뒤어야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두 소설가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면 '발자크보다는 스탕달을 더 주의 깊게 읽었다' 란 문장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을 듯 한데 아직은 잘 와닿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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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주
실비 제르맹 지음, 류재화 옮김 / 1984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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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이 고분고분하지 않고 만만치 않은 것은 이런 갈라진 틈이 있어서일까? 왜냐하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 고집 센 자들은 일종의 과잉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작가의 통제를 벗어난다. 작가가 그들을 위해 심사숙고하여 구상해 놓은 줄거리를 따르지 않는다. 상황을 제시하면 거부하고 관계를 제안하면 거절한다. 작가가 상상해놓지도 않은 상황을 다짜고짜 만들어놓는가 하면 예기치 않은 사건들을 만들어낸다. 그를 중심으로 이미 그려져 있는 동그라미 테두리 바깥에 있는 인물들과 그는 마음대로 관계를 맺는다. 한마디로, 그들은 제멋대로이며 아주 반항적이다. 


- p54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문득 기욤 뮈소의 소설 「인생은 소설이다」 가 떠올랐다. 소설의 주인공 플로라 콘웨이가 갑자기 자신이 책 속의 등장인물임을 깨닫는 순간을 찾아보았다. '나는 방금 어느 작가가 쓴 소설의 등장인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동타자기, 아니 컴퓨터라고 해야 훨씬 현실성이 있겠지만 아무튼 누군가가 나를 매단 줄을 잡고 제멋대로 조종하는 중이었다. ( p121,  기욤 뮈소의  「인생은 소설이다」  )' 






창작을 해보지 않았어도 주인공들이 저마다의 생명을 지니고 튀는 느낌이 어떤 것일지 느껴지는 듯.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제공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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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주
실비 제르맹 지음, 류재화 옮김 / 1984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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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독서도 책이 책을 부른다. 실비 제르맹은 밀란 쿤데라의 『소설의 기술』을 소환하고 있다. 



페르소나주

실비 제르맹 지음, 류재화 옮김

1984BOOKS

1986 출간된 『소설의 기술』에서 밀란 쿤데라는 유럽의 소설이 역사적으로 이제 '네가지 호소' 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시대마다 '시대적 공기' 있는데 아직은  들리지 않는 데다 말을 더듬듯 떨면서 작게 말하는 목소리를 밀란 쿤데라는  포착하여 증폭시킨 그만의 놀라운 글을 써내게  것이다). 쿤데라가 말하는 '네가지 호소' 우선 로렌스 스턴과 디드로의 '놀이의 호소', 카프카의 '꿈의 호소', 무질과 브로흐의 '사상의 호소',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간의 호소'이다마치 '이미 흘러간 자신의 삶을  하나의 시선으로 포착하는 노인'처럼 총결산을 위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유럽의 시대집단적 시대의 수수께끼' 말하고 있는 것이다. 

-p88





문장에서 벌써 작가 명이 소환되었는지! 우선 밀렌 쿤데라의 『소설의 기술』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작가와 관련된 저서는 찾아보게 된다. 

'19세기의 무기력한 상상력은 갑작스레 프란츠 카프카에 의해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초현실주의자들이 나중에 부르짖었지만 결코 진정으로 그들이 성취하지 못했던, 꿈과 현실의 섞임을 일궈냈다. ' 라고 밀란 쿤데라는 말했다. 카프카의 '꿈의 호소' 그의 대부분의 작품이 포함되겠지만, 『위대한 꿈의 기록』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그렇다면 로렌스 스턴과 디드로의 '놀이의 호소' 관련된 작품은 어떤 것이려나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밀란 쿤데라는 1971 드니 디드로의 소설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을 『자크와 그의 주인』이라는 제목의 연극작품으로 옮겼고,  『소설의 기술』 에서도 같은 소설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 시대 모든 소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로렌스 스턴의 『트리스트럼 섄디』 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상의 호소' 관련된 로베르트 무질의 작품은 『소설의 기술』 에서는 명확히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던 『특성없는 남자』 생각해보게 되고, 헤르만 브로흐의 작품으로는 『몽유병자들』 언급했다. 

그러니까 나는 실비 제르맹의 『페르소나주』 읽었을 뿐인데 궁금해진 책이 이렇게 많아진 걸까. 여섯 중에 읽어본 책이 권도 없다니. ( 그래도 작가의 이름들은 빼고는 알고 있었다. 라는 것에 스스로 위로를 해보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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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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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The Daily Henry David Thoreau

헨리 데이비드 소로 저,로라 대소 월스 엮음,부희령 옮김

니케북스


계절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라. 그 공기를 호흡하고, 그 음료를 마시고, 그 열매를 맛보고, 그 영향력에 자신을 맡겨라. 모든 자연은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연에는 다른 목적이 없다. 저항하지 말라. '자연'은 건강을 뜻하는 또 다른 이름이고, 계절들은 건강의 각각 다른 상태일 뿐이다. 어떤 이들은 봄에, 여름에, 가을에, 혹은 겨울에 몸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계절 속에서 잘 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1853년 8월 23일의 일기>


- p269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는 소로의 일기 속 문장이 가장 많이 수록되어 있다. '모든 자연은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란 문장을 읽다가, COVID19 는 지구를 못살게구는 인간에 대한 경고일지도 모른다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알러지 비염 환자인 나는, 그리고 그걸 물려줘버린 아이는 봄만 되면 유독 더 힘들어진다. 꽃가루가 본격적으로 날리는 4월이 가장 죽어나는(!) 계절이다. 항히스타민제를 달고 살아야하던 때도 있었다. 외부활동을 거의 안하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던 지난 봄은 나름 수월하게 지나간 것 같기도 하다. 코세척 기구를 닦아놓고, 코세척용 식염수를 구비해두며 올 봄은 어떠려나.. 슬쩍 걱정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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