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는 인문학, 변명 vs 변신 - 죽음을 말하는 철학과 소설은 어떻게 다른가?
플라톤.프란츠 카프카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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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는 인문학, 변명 VS 변신

죽음을 말하는 철학과 소설은 어떻게 다른가

플라톤, 프란츠카프카

스타북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과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 이 두 권을 직접 비교해 읽어보며 죽음을 말하는 철학과 소설은 어떻게 다른지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비교문학론으로 분류되어 있기도 하지만, 저자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실제로 두 권을 비교한 내용이 나와있는 책이 아닌, 두 권의 내용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 앤솔로지(Anthology) 다. '죽음' 이라는 주제로 모아진 것.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은 여러 번 읽었으나 또 다시 읽어도 좋았고,  『소크라테스의 변명』 은 제대로 완독을 해본 적이 없던 터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읽어보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살아있는 동안 아무런 글도 남기지 않았다. 그의 제자 플라톤이 스승의 사상과 철학적 삶을 알리는데 그 중 소크라테스가 사형당하기 전 법정에서 변론하는 형태로 이루어진 이 책이 가장 유명하다.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삶에 대한 철학을 (본격적으로?) 엿볼 기회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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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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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은 사망한 한 철도 공무원이 자신의 삶에 대해 남긴 기록을 통해, 한 개인의 삶 속에 숨겨진 다양한 자아들을 조명하며 정체성의 진실을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죽음 앞에서 자신의 평범한 인생을 돌아보며 새로운 '자신들'과 조우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 「평범한 인생」 은 「호르두발」, 「별똥별」 과 함께 차페크의 <철학 3부작> 소설로 불린다. 세 소설은 각자 독립적인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평범한 인생」 은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작품이다. 책 소개에 따르면 어렵지 않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서술로 삶에 대한 물음을 진솔하게 녹여낸 걸작으로 평가된다. 



 


카렐 차페크(Karel Capek) 


카렐 차페크는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다. 20세기 체코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로 평가 받을 뿐만 아리나 체코 문학사 천년 동안에 체코 인들의 가장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차페크는 흔히 <로봇>이라는 신조어를 도입하고 과학 기술의 오용과 통제되지 않는 이윤 추구를 풍자한 디스토피아 희곡 <R. U. R.>의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지식인이자 작가로서 차페크의 지평은 그보다 훨씬 넓다. 첫 독자적인 단편소설집 <그리스도 수난비>(1917)를 발표한 이래 마지막 작품인 희곡 <어머니>(1938)를 쓰기까지 그의 창작 기간은 20여 년에 불과했지만, 작가 외에도 언론인, 평론가, 연출가, 사진작가로서 다양한 재능을 보이며 철학적 깊이와 해박한 지식을 보여 주었다. 



일찍이 현대사회의 병폐에 눈을 돌렸던 그는, 희곡 《R.U.R》와 《곤충의 생활》 (Ze života hmyzu, 1921)을 통해서 통렬하게 사회적 병폐를 풍자하였다. 《R.U.R》은 로봇 즉 인조인간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해 준다는 내용의 극단적인 기계화를 희비극적으로 그리면서 기술의 발달이 거꾸로 인간을 멸망시킬지도 모른다는 점을 경고한 과학 드라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로봇’이라는 말은 이 작품에서 유래된 것이다. 로봇이란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따온 말이며 robota는 체코어로 중노동, 부역노동이라는 뜻이다. R.U.R 은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사인 Rossum's Universal Robots의 약어다. 




RUR의 연극 공연 장면




카렐 차페크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드라마 《R.U.R》 (Rossum's Universal Robots, 1921), 《크라카티트》(Krakátit, 1924)를 통해 20세기 과학소설(SF)과 유토피아 소설 및 희곡을 개척한 대표적인 작가 중의 한 사람이 되었으며, 실용주의 철학의 상대주의와 깊은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작품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차페크는 또한 전통적인 사실주의에 입각하면서도 유토피아적이고 공상 과학적인 요소와 탐정 소설과 대중 소설의 기법을 가미하여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였다.



그의 천부적인 면모는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3부작 소설인 《호르두발》 (Hordubal, 1933), 《별똥별》 (Povětroň, 1934), 《평범한 인생》 (Obyčejný život, 1934)에서 절정에 도달하였다. 이러한 소설들은 한 사건을 풀어나가는데 있어 여러 직업의 주인공들을 통해 각기 다른 관점에서 관찰하면서 궁극적인 초점을 진실의 문제에 모으고 있다. 철학의 인식론문제와 현상학적 관점을 소설로 다루고 있다. 특히 진리의 절대성보다 상대성에 깊은 신뢰를 소설적인 상황에서 보여주고 있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영부인에게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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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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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카렐 차페크 장편소설

열린책들



소설 속 '평범한' 인생의 과정이 계속 이어진다.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을 한다. 결혼한 후의 생활이 서술된다. 힘차고 건강하던 신혼 시절에는 서로를 소유하는 것으로 족했고,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자 공동의 세계를 위해 물건들을 소유하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이어서 자연스럽게 재산에 애착을 가지기 시작하고, 직장에서 출세하기 위해 애를 쓴다. 주인공이 직장에서 바빠지자 아내는 그렇게 일을 <너무 많이>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지만, 일에 몰두한다. '남자에게는 자신의 일을 몰두할 수 있는 곳이 가정처럼 느껴지는 법이다'(p116)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인간의 삶이란 시대와 장소가 다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구나 싶었다. 



주인공의 아내는 아기가 생기면 남편이 일에 파묻히지 않고 좀 더 집에 머무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그녀는 결국 자신과 타협을 하고, 대신 다른 사명을 발견했다고... 


그녀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내 남편은 자신의 일을 가지고 있고, 나는 남편을 가지고 있지. 그가 세상의 한 부분을 유지하고 있다면 나는 그의 세계를 유지해야 해.> 그녀는 수많은 일들을 찾아내어 알게 모르게 나의 습관이나 권리로 만들었다. (...)


내가 집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즉각 나의 좀스러운 습관들이 나를 에워쌌다. 그것들은 아내가 고안해 낸 것이었고, 내가 그런 것을 원하리라는 아내의 상상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그것에 순응해야 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나를 위해 준비된 습관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 


나는 아내가 나의 습관들을 통해 나를 소유하고 점점 더 지배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게 한편으로는 편하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내심 나의 자존심을 부추겨 주었기 때문에 순응하고 있었다. 


- p118




아내가 죽고 난 후 주인공은 '얼마나 커다란 사랑과 배려가 그 질서 속에, 그 모든 것 속에 담겨 있었는지를 깨닫는다.'(p122)  라며 서러운 고아가 된 느낌이 들어 목이 멘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이것은 주인공이 '평범하고 건강한' 인생을 회고하며 그 시선으로만 적어보는 인생이었던 것. 주인공의 내면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같은 사실에 대해 반박을 하기 시작한다. 


사람은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한 분명한 표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표상에 들어맞는 사건들을 선별하거나, 심지어는 약간의 수정을 가한다. 


- p213



시선에 따라 주인공에게 얼마나 많은 경우의 인생이 생겨나는지! 소설의 후반부로 갈 수록 더욱 흥미롭다. 문득 내가 떠올리고 있는 내 지나온 삶은 어떻게 미화되어 기억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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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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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에서 서술되는 인생의 변곡점들에 대한 서술은 누구나 경험할 '평범한' 것들이기에 익숙하고, 그렇기에 공감을 하게된다. 유아기, 아동기, 우리가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리는 시기와 학창시절, 그리고 사회에 처음 나왔을 때를 떠올리게 하는 문장들을 발견하며 내 지나온 시간들을 떠올린다. 





평범한 인생

카렐 차페크 장편소설

열린책들


인생은 아이의 상태에서 서서히, 그리고 눈에 띄지 않게 남자가 되는 것처럼 그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갑자기 아이에게서 놀랍게도 완성되고 성숙한 인간의 면모가 나타난다. 그러한 면모는 서로 들어맞지도 조직적이지도 않으며, 아이의 내면에서 연관성이나 논리성 없이 상충되어 거의 광기처럼 나타난다. 다행히도 우리 어른들은 이 상태를 사려 깊게 관조하는 데 익숙하며, 인생을 대단히 심각하게 여기기 시작하는 소년들에게는 그 시기는 지나가는 것이라며 위안을 준다. 


- p57



카렐 차페크의 말처럼 <행복한 청춘 시절>은 정말 지나온 이들에게는 단순한 표현이다. 우리는 분명 그 당시 건강했던 치아와 위장을 생각할 따름이지 고통스러워하던 영혼은 간과해버린다. 그렇다.. 그때의 불안과 혼란, 고통은 내 일기장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나 또한 저 시기를 지나왔고, 이제는 내 아이가 이 시기를 지나고 있기에, 평범한 인생들의 통과의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다.


사람이 인생의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인생을 내던져야 한다.


내 인생의 이 기간은 일종의 끝없는 독백의 시기였다. 독백이란 지독한 것이며, 어느 정도는 자기 파멸이자 우리와 삶을 결속시키는 사슬을 부서드리는 일이다. 독백하는 사람들은 고독할 뿐만 아니라 끝장난 사람이다. 나의 내면에 어떤 반항 같은 게 있었는지 모른다. 


- P75



대학을 그만두고 철도청의 수습 공무원이 된 주인공의 불안 또한 그렇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고 혼란스럽고 끔찍하게 느껴지는 주인공. 실제 상황의 진지한 삶에 마주하며 스스로가 죽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사무실 생활에 대해 '나를 파멸시킬 일종의 분노의 쾌락을 느끼기 시작' 했다고 표현한다. 주인공의 '평범한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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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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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카렐 차페크 장편소설

열린책들



" 사흘 전 나는 정원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꽃을 피운 범의귀(虎耳草) 풀 주변에 난 잡초를 뽑고 있었다. ... 범의귀의 진홍색 이삭과 그 뒤에 있는 조팝나무의 희고 시원한 원뿔형 꽃들은 너무도 아름답고 거의 신비하기까지 해 아찔할 정도였다. "(p11)



초반에 나오는 문장부터 고개를 갸웃하게 되었다. 범의귀라는 풀은 어떤 풀인가. (다행이 조팝나무는 아는 꽃이다.)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카렐 차페크가 체코의 소설가니 이 풀( 혹은 꽃 )은 체코에도 있다는 말이려나.


범의귀(문화어: 바위초)는 한반도 북부지방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봄에 가늘게 나오는 가지가 여러 개로 벌어지고 마디끝에 작은 싹을 달아 번식한다. 잎은 둥근 콩팥 모양의 다육질로 부드러우며, 길고 짧은 흰 털이 나있다. 뒤쪽은 적색을 띠며, 앞쪽은 눈송이 같은 얼룩이 있는 것도 있다. 초여름에 20cm 이상의 꽃자루가 나오고, 원뿔형의 꽃이 핀다. 꽃잎은 가늘고 5장인데 위쪽 3장은 작고 선홍색의 반점이 있으며, 아래쪽 2장은 크지만 그 크기가 일정하지 않으며 흰색이다. 식용하기도 하며 즙을 내거나 잎을 불에 말린 것을 유아의 경풍·화상·피부병 등에 이용하였다. 열매는 삭과이며 개화기는 7-8월이다.





근데 이 꽃잎의 어떤 점이 호랑이 귀를 닮은 것일까. 내 눈에는 호랑이 귀보다 토끼귀처럼 보인다.. 소설을 읽다말고 난데없는 자연관찰시간.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영부인에게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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