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 않은 생각 - 죽음에게 삶을 묻다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7
김선희 지음, 백두리 그림 / 자음과모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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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중요하고도 어려운 이야기다. 아이와 죽음에 관한 그림책을 모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읽어주던 내가 더욱 많은 생각을 했었다. 이 책 「사소하지 않은 생각」 는 죽음을 깊이 성찰하며 진정한 삶에 물음을 던졌던 여섯 명의 사상가들을 소환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 저자는 죽음 자체보다는 죽음을 사유하고 성찰할 때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가치들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운을 떼면서 ‘우리가 살아갈 삶의 진실을 놓치지 않는 것’ 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십대 청소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청소년 대상의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다. 


 



사소하지 않은 생각

죽음에게 삶을 묻다

김선희 지음

(주)자음과 모음



1장에서 다루는, 죽음을 다룬 최초의 이야기로 등장하는 길가메시는 마침 「길가메시 서사시」를 읽은 뒤라 감회가 새로웠다. '죽음을 통과하는 참된 불멸의 길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죽음을 사유하는  「길가메시 서사시」가 던지는 중요한 물음이라고 풀이한다. 또한 길가메시가 새로운 진리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모험을 감행했던 것은 엔키두와의 우정 때문이었으며, '우리 인생의 어떤 순간에 이런 모험을 하지 않는다면 결코 알 수도 얻을 수도 없는 진리가 숨겨져 있다' 라고 말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2장과 3장의 에피쿠로스와 에픽테토스는 내게는 낯선 인물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두 사람은 한 사람은 에피쿠로스 학파를 창시한 쾌락주의자로, 한 사람은 스토아철학의 대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쾌락은 ‘우리가 쾌락이 목적이라고 할 때, 이 말은 (…) 방탕한 자들의 쾌락이나 육체적 쾌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쾌락은 몸의 고통이나 마음의 혼란으로부터 벗어나는 자유다. (…) 이를 위해 공허한 추측들을 몰아내고, 멀쩡한 정신으로 사려 깊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p46) 이다. 여기서 마음의 혼란에서 생기는 공허한 추측으로 지적한 것은 대표적으로 신과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추측과 생각이었으며, 어떤 의미에서 에피쿠로스의 철학은 죽음의 두려움을 치유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이어지는 4장과 5장의 부조리에 대한 비교는 개인적으로 더욱 흥미로웠다. 4장에서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 를 인용하며 부조리에 대해 설명하고, 죽음은 삶의 진실을 보여준다는 명제를 풀어나간다.


​부조리는 어떻게 생겨나는가. 부조리는 언제나 두 개의 대립항을 필요로 한다. 부조리는 한편으로 행복의 의미와 이유에 대한 인간의 욕구와 열망, 다른 한편으로 세계의 무의미와 비합리적 침묵 사이의 대면에서 생겨난다. (…) 혹은 의미가 없는 세계와 의미를 찾는 인간 사이에서 부조리가 생겨난다. 


-p105



카뮈의 부조리는 사르트르의 부조리로 자연스럽게 옮겨간다. 카뮈와 사르트르, 두 사람 모두 의미의 원천이나 근거로서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 두 사람 모두 인간의 부조리한 운명을 이야기하지만, 그것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부조리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에는 차이가 있다. 


카뮈는 부조리의 발견보다는 부조리의 추론, 즉 부조리로부터 귀결되는 결과에 더 관심을 두었다. (…) 한편 사르트르는 부조리를 발견하는 과정과 부조리의 경험에 초점을 둔다. 

- p131


카뮈가 타협 없이 부조리의 긴장 속에서 반항으로 버티어 내는 것을 강조했다면, 사르트르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기 삶의 의미를 창조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

카뮈가 인생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의식하면서도( 반항하는 의식으로 ) 그 삶을 남김없이 불사르며 열정적으로 살아내는 것을 강조했다면, 사르트르는 삶의 창조하는 자기 삶의 저자가 되라고 말한다. 

-p137




「사소하지 않은 생각」 의 4,5 장에서 언급된 카뮈의 「시지프스의 신화」 는 읽었으나 사르트르의 「구토」는 읽어보지 못했다. 저자의 설명을 듣다보면 언급된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게도 한다. 해당 작품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 더욱 와닿을 것은 분명하다. 


6장에서는 톨스토이와의 만남을 이끈다. 톨스토이의 어떤 작품이 소환되었을지 궁금했는데, 「참회록」과 「이반일리치의 죽음」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 이런, 참회록도 못 읽은 작품이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은 독서토론을 해보며 개인적으로도 깊은 인상을 받았던 책이라 아이와 다시 한 번 읽어볼 기회를 엿보고 있던 터라 반갑기도 했다. 다만 「사소하지 않은 생각」 에서 길어올리는 사유와 성찰은 청소년 눈높이에 알맞게 정제되었다는 생각은 해보게 된다. 앞선 장의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우정을 강조한 부분이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에서 사랑을 강조한 부분 같은 것들이랄까. 이 책이 속한 시리즈가 '청소년 인문' 이기 때문이리라. 


이반 일리치는 자신이 잘못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 삶을 ‘바로잡기’ 위해 ‘올바른 일’ 이란 무엇인지 성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은 사랑을 느끼는 것에서 시작된다. 가족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의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고 바라보고 소망하는 것, 자신의 이기적인 안락함에 앞서 한 번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애정을 기울이지 않았던 삶의 방식을 전환하여 바로 잡는 것, 그것이 그가 해야 할 ‘올바른 일’ 이었다. 어린 아들의 순수한 사랑에서 나오는 눈물이 그의 완고한 마음을 사랑으로 녹여주었고, 그 또한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민을 가지고 가족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p175



각 장의 마지막에서는 [생각해 볼 문제] 코너를 통해 장의 핵심과 관련된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철학을 전공하고, 철학상담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저자의 질문은 각 장에서 전하고자 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여기에서 우리가 만났던 사상가들과 철학자들은 죽음의 사유로부터 어떤 가치를 찾고자 했는가


그들은 자신의 이기적 욕망이나 세속적 가치에 사로잡혀 영혼이 오염되지 않도록 훈련하는 것, 외적인 가치들에 구속받지 않는 참자아와 자유의 길을 가는 것, 삶의 부조리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속이거나 타협하지 않고 열정을 다해 진실한 삶을 사는 것, 자기 삶을 창조하는 삶의 저자가 되는 것, 그리고 우정과 사랑으로 죽음을 통과하고 죽음을 이기는 부활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죽음에 직면하여 진실로부터 도피하지 않도록, 각자의 삶속에서 삶의 가치와 불멸의 의미를 찾으라는 통찰을 제시한다. 


- 닫는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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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서양 관용어 - 읽으면 톡톡 튀어나오는 이모티콘
몽구 지음, 곤룐 그림 / 봄나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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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읽었는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어쨌든...) 본인이 그리스/로마 신화를 잘 안다고 장담하는 녀석이기에 슬쩍 책의 1장 '그리스 문화 관용어' 를 문제 내보았다. '멘토' 는 뜻을 알고 있지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였어?' 라고 반문하고, '야누스의 얼굴' 을 듣자 '그게 뭔데?' 라고 되묻는다. "청소년 밤톨군.. 책 다시 읽자."



이모티콘 서양 관용어

몽구 글, 곤룐 그림

봄나무



<이모티콘..> 시리즈로 고사성어를 먼저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아이는 부담없이 책을 펼친다. '야누스의 얼굴이 대체 뭔데?' 라고 툴툴거리지만 말이다. 


'야누스의 얼굴(Janus-faced)' 은 반대되는 두 가지 특성이 함께 있다는 뜻이다. 책은 두 페이지를 할당하여 한가지 키워드를 설명하는데, 우선 제목 키워드 아래에 설명을 해두고 재미있는 일러스트를 통해 부연 설명을 한다. 





[언제 쓰일까?] 란 코너에서 해당 키워드의 용례를 설명하고, 그 옆에 키워드와 관련된 다른 짤막한 이야기를 수록하여 개념을 확장하도록 돕는다. SNS 채팅창 같은 코너를 꾸며 실제로 아이들의 대화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예제를 보여주면서 활용해볼 수 있도록 한다. 이어지는 네 컷 만화는 쉬어가는 페이지라고 할까. 채팅창의 대화와 관련된 일화가 나와있다. 자동으로 글쓰는 기계에 의존한 나머지 받아쓰기 시험에서 망한 래비의 후일담이 나온다. 



 



서양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리스/로마신화' 외에 '성경' 이다. 「이모티콘 서양 관용어」 는 모두 4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장에서는 그리스 문화에서 유래한 관용어를, 2장에서는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성경 관용어를 설명한다. 3장에서는 명언와 명문을 담았으며, 4장에서는 우화 및 기타 관용어들이 나온다. 


3장에 나오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말은 아이도 많이 들었다고 아는 체 한다. 어디서 들었냐고 했더니 유튜브에서 들었는데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모르겠단다. 철학자 데카르트가 '모든 것을 의심하고 생각하면서 살아 있음을 안다' 라는 뜻이라는 것을 읽더니 이게 그런 심오한 뜻이었어? 라면서 놀라워한다. ( 물론 데카르트가 누군지 기억 안나는 눈치다. ) 




용례로 나온 SNS 채팅방의 내용에 고백했다 차인 바바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I Think, therefore I am)' 라는 문장을 쓰는 장면을 보며 낄낄대기도 한다. 재미있어하는 만큼 키워드도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동화 혹은 옛이야기, 우화에 나오는 '개미와 베짱이', '독사과', '미운 오리 새끼', '신 포도', '양치기 소년' 등에 대한 것은 잘 이해하고 있었다. 관련된 책들을 읽지 않은 아이들은 책을 함께 읽어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읽었던 책들의 내용이 비유적으로, 상징적으로 쓰이는 관용어가 된다는 것에, 그리고 그것을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에 으쓱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밤톨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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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 - 청소년을 위한 미술 속 경제학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0
태지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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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취미생활로 여겨져왔던 그림 구매가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최근 아트테크(아트+재테크) 등으로 일반인들도 투자의 한 수단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구매 후 갤러리, 공공시설, 백화점 등에 작품을 대여해 렌탈료를 지급받거나 작품 가치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통해 수익을 거두는 아트테크는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그림의 가치는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그림과 경제는 어떤 관련을 가지는 것일지 궁금한 아이와 함께 책을 펼쳤다.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

청소년을 위한 미술 속 경제학

태지원 지음

(주) 자음과 모음



세상 모든 경제적 고민과 선택의 시작은 '희소성'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그 욕망을 충족할 시간이나 돈, 천연자원 등 대부분 자원은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부족합니다. 이러한 자원의 특성을 경제학에서는 '희소성'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 희소성 때문에 수만 가지 '선택'을 해야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제한 된으로 스마트폰, 음식, 옷 등의 무엇을 살지 선택해야 하고, 주말이라는 한정된 시간동안 친구를 만날 지, 영화를 볼지, 잠을 잘지 선택해야 하지요. 



1장에서는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의 경매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의 비밀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경제 개념인 '희소성'에 대해 차근차근 풀어낸다. 자원의 희소성 때문에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은 곧 '기회비용'으로 연결된다. 이처럼 그림이라는 것 자체에 얽힌 경제적 개념을 설명하면서 시작한 이야기는 다음 장에서 그림이 그려진 시대적 배경이나 그림 속 상황을 가져와 경제적 선택, 수요와 공급, 시장 가격 등 경제 개념들로 확장하고 있다. 



질베르의 <야채 시장> 속 장면을 통해 수요와 공급에 대한 기본 개념을 설명하며 시장 가격의 형성에 대해 풀어내는 식이다. 그림을 통해 읽는 이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만큼 경제개념 외에도 [미술책 펼쳐보기] 코너를 통해 관련된 그림이나 화가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덕분에 미술과 경제 두 분야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높아진다.



 


<야채시장>, 빅토르 가브리엘 질베르


버블 경제


정상적인 수요가 아닌 투기 이익을 노린 가수요가 너무 많이 늘어 버리면 투기 과열 상태가 됩니다. '가수요' 라는 말은 실수요와 반대되는 개념인데, 거짓을 의미하는 '가假'가 붙어 가짜 수요를 뜻합니다. 튤립 버블 역시 투기 심리에서 비롯된 가수요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p106






버블 경제를 설명하기 위해 예시로 든 브뤼헐의 <튤립 투기 풍자화> 도 매우 흥미롭다. 17세기 네덜란드에 불었던 튤립 투기(시세 차익만을 노리고 한는 매매 거래) 광풍을 배경으로 한 그림이다. 이 광풍은 '튤립 버블(Tulip bubble)' 이라고 불리웠는데, 역사상 최초의 자본주의적 투기라 전해져 이후 경제적 거품 현상을 빗대는 말이 되었다고 한다. 금도 아니고 부동산도 아니고 튤립에 투기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데 이런 버블은 역사 속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뉴턴도 투자 실패로 전 재산을 잃었다고 한다. 브뤼헐의 그림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뉴턴을 거쳐, 일본의 버블 경제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고, 비트코인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 지금의 비트코인 광풍은 투자인가 투기인가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게도 된다. 



3장에서는 자본주의 태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램브란트가 그려낸 단체 초상화를 통해 길드, 부르주아에 대해 설명하고, 윌리엄 터너의 그림을 통해 '산업혁명'을 연결하는 아이디어가 빛이 난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또한 소환되어 설명되기도 한다. 1776년에 일어난 두 사건, 증기 기관의 발명과 <국부론>이 이끈 새로운 시대, '산업 자본 주의' 에 대한 생각은 [수업을 마치며] 코너에서 '방탄소년단과 4차 산업 혁명' 이란 내용으로 확장된다. 과거의 이야기를 거쳐 자연스럽게 지금의 변화를 연결하면서 실생활에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상황과 관련지어 경제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각 챕터의 마무리에 나와있는 [정리하기] 코너에 요약 정리되어 있는 경제적 개념들은 교과서와 연계되는 키워드들이 정리되어 있어 따로 모아 읽어봐도 도움이 된다. 


복잡한 개념과 통계 수치, 그래프 등이 떠오르는 딱딱한 경제개념이 그림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설명을 듣다보니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듯 하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어휘와 설명 또한 책의 내용을 쉽게 읽을 수 있게 한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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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3 (일러스트 특별판) - 선물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3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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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선물

박영주 글, 김다혜 그림

아띠봄


노아의 세상에서 색들이 사라져간다. 처음에는 노랑이 흐릿해지더니, 이어 파랑이 흐려지면서 회색으로 변해간다. 파랑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노아의 모습을 지켜보는 모나는 허망해한다. 



노아를 위해 노력한 자신보다, 상처를 주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마레가 노아에겐 더 소중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자신이 아무리 애써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노아가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 왜 내가 아니라 마레인거야? 나는 할 만큼 했는데, 죽도록 노력했는데  도대체 왜... 어째서...


- p149


노아는 노아대로 괴롭다. 노아에겐 오랜 세월 찾아 헤맨 운명의 상대도 잊을 만큼 강렬했던 끌림이, 마레에겐 다른 이에게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는 한때의 감정이라니... 사랑의 정도는 그렇게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잔인한 진실 앞에서 큰 아픔을 느낀다. 이 엇갈린 사랑은 어떤 결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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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3 (일러스트 특별판) - 선물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3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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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선물

박영주 글, 김다혜 그림

아띠봄


그림자별의 주인을 만나기 위해 '초록의 노래' 를 찾아야 한다는 모나. 


전 아리별의 주인이니까... 당연히 그림자별의 주인을 찾아낼 의무가 있다고요. 찾아서 전설대로 사랑을 해야 셋으로 나뉜 모습에서 완벽한 하나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고, 그래야 아리별을 온전히 지킬 수 있겠죠. 그러려면 초록의 노래가 필요해요. 그 안에 결정적인 단서가 있다고요. 


할머니철새는 자신의 눈을 똑바로 보고 다시 말해보라고 한다. 정말로 순수하게 그 이유만으로 초록의 노래를 찾는거냐고. 그러자 모나는 머뭇거리며 노아에게 들려주고 싶어서라고 나지막히 고백한다. 할머니철새는 자신이 물려받은 비밀을 아리에게 전한다. 아리는 할머니철새가 간직했던 투명구슬에서 자신을 아리별의 주인으로 키워주고 함께 숲을 지켜온 어머니 같은 존재였던 초록여왕이, 아리 자신이 등진 시간 속에서 타들어 가는 모습을 보고 펑펑 운다. 




초록여왕


그때 초록여왕의 본모습인 나무 기둥에 초록의 노래 가사가 서서히 솟아올랐다. 할머니 철새는 남은 또 하나의 구슬을 마저 전한다. 초록여왕의 죽음이 지금껏 사고인 줄로만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그녀의 죽음이 초록의 노래를, 아리별의 전설을 완성했다는 것을 알게 된 모나. 그녀가 들려줄 초록의 노래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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