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는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 줄까 - 건강한 생활 습관에 숨은 과학 알이알이 과학그림책 1
마들라인 헤이즈 지음, 스리말리 바사니 그림, 조연재 옮김 / 현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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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과 화학 학위가 있는 자칭 '괴짜 과학자' 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글작가는 몸을 더욱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도울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차근차근 풀어내면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어떻게 우리의 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지를 알려준다. 알이알이 과학그림책 시리즈의 첫 권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건강에 관심이 더 높아진 요즘 이에 관련된 정보를 담은 책으로 시작한다. 





비누는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 줄까

How Does Soap Clean Your Hands

건강한 생활 습관에 숨은 과학

알이알이 과학그림책

마들라인 J 헤이즈 글, 스리말리 바사니 그림

현북스



이른바 지금의 '코시국'에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은 역시 손씻기다. 외출 후 귀가하면 손부터 씻게 되는 것이 일상이다. 책의 제목에 나온 것처럼 이야기의 시작은 비누가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주는지, 그리고 올바른 손씻기 방법은 어떤 것인지를 먼저 알려준다. 이제는 유치원에서, 초등학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아이들은 충분히 교육 받고 있을 내용이지만 그 원리와 함께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깜빡 한 것은 어떤 것들인지,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어떤 것들인지 확인해보기 좋다. 그림책에서는 '생일 축하 노래' 를 두 번 부르는 시간(20~30초) 을 이야기한다. 뉴스나 기사에서 대한민국 어른들에게는 애국가 1절을 부르면 되는 시간이라고 나왔었던 것이 떠오른다. 덕분에 회사 화장실에서는 한참 애국가를 흥얼거리는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본문과 함께 하는 일러스트는 익살스럽다. '콜록콜록' 기침 소리를 배경으로 하면서 아이들 둘이 댑댄스를 추고 있다. 'Dab' 은 북미권 스포츠씬/힙합씬에서 생겨난 일종의 몸동작인데, 한 팔로 얼굴을 가리고 다른 팔은 바깥으로 쭉 뻗어서 고개를 숙이면 된다. 





댑댄스라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지만 동작은 이미 아이들에게 친숙하다. 힙합 관련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던 포즈이기 때문. 심지어 이전에 19대 대선 개표 방송에서 후보들이 댑댄스 동작을 취하기도 했었다. 



건강에 관한 과학그림책에서 갑자기 왠 댑댄스? 바로 기침할 때 취해야할 자세가 댑댄스의 자세와 유사하기에 서구권에서는 이전부터 기침할 때 이런 자세를 취하라고 교육을 했다고 한다. 그림책에서는 '기침할 때 입을 가리는 게 어떻게 이웃을 도와주는 걸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기침할 때 팔꿈치 안쪽에 대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매너를 위트있게 댑댄스를 추는 모습으로 보여준다. 이런 방법으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는 정보를 슬쩍 덧붙여 전달하면서 말이다. 



이어 바이러스란 무엇인지, 약은 어떻게 작용하여 낫게 해주는 것인지를 차근차근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풀어낸다. 페이지의 첫 문장에는 전하고자 하는 정보에 관한 질문이 먼저 나온다. '건강한 식습관이 어떻게 네 몸을 강하게 해 주는 걸까?' , '운동이 어떻게 몸을 덜 피곤하게 해주는 걸까?' , '잠이 어떻게 너를 더 건강하고 똑똑하게 만드는 걸까?' 라는 질문은 아이의 호기심을 붙잡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건강, 의학에 관련된 단어가 많이 나오다보니 유아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비누는 어떻게? 손을 깨끗하게 씻어 줄까」 는 지식정보그림책의 특징을 살려 책의 후반부에 용어에 대한 정리를 해둔다. 목록에 있는 용어 한 가지로 확장 독서를 해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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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가 들려주는 예술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90
조극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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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비판 이론가인 아도르노의 미학 사상을 풀이한 책이다. 아도르노는 철학과 예술에 관심을 가지면서, 산업사회의 문제를 비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다. 아이와 책을 읽기 전 미학(美學)이란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며 시작한다.


미학(美學)은 철학의 하위 분야로서 '아름다움'을 대상으로 삼아 아름다움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완성도가 높은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분별하는 일이 주된 관심사가 된다. 전통적으로 미학은 크게 미론(美論: 美(아름다움)란 무엇인가?)과 예술론(藝術論: 예술이란 무엇인가?)의 두 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그 외에도 현대 철학에서의 다양한 논의들과 맞물려 주로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이 미학에서 논의되고 있다.


출처 : 위키 발췌




아도르노가 들려주는 예술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조극훈 지음

(주)자음과모음



'이성'이라는 것은 인간이 적절한 목적을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이성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절한가, 적절하지 못한가를 판단하는 수단이 되어버리면서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아도르노는 우리가 도구로 사용하는 이성을 가리켜 '도구적 이성' 이라고 부르고, 도구적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를 '관리된 사회' 라고 표현한다.(p105)


도구적 이성에 의해 관리된 세계에서 예술은 개인의 자율성과 사회 통합을 추구하기 보다는 현실의 고통을 은폐하는 수단이 되었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예술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교환가치일 뿐이라는 것. 즉, 상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상품이 되었다는 것은 그것이 본래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가치보다 시장에서 얼마에 팔리고 얼마나 잘 팔리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걸 뜻한다. 아도르노는 이렇게 현대 산업사회에서 예술이 타락하는 현상을 '문화산업'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아도르노는 왜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보았을까. 


국악인인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국악인이 꿈이었던 주인공은 친구의 영향을 받아 가수로 꿈이 바뀐다. 학교 수업시간에서는 마더 테레사와 연예인의 사진을 두고 누가 더 아름다운지,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토론을 한다. 주인공은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고민을 해보게 된다. 아이의 꿈이 가수로 바뀐 것에 대하여 주인공의 아빠는 문화산업 때문에 아이의 꿈이 바뀌었다고 속상해한다. 등장인물들의 대화 속에서 아도르노의 문화산업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원래 예술은 개인의 자율성을 지키고,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문화산업은 소비자를 수동적인 존재로 만든다. 오늘 날, 겉모습을 중시하는 외모 지상주의나 명품족 등이 그런 예가 되기도 한다. 또한 관리되는 사회에서 문화산업은 예술을 말초적인 오락물로 만들어버린다고 주장한다. 


주인공은 우연히 참여하게 된 병원 봉사에서 병실마다 조각물을 만들어주는 아저씨를 만나고, 그에게서 또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도르노의 「미학 이론」 속의 내용이 슬쩍 언급되는데, 아도르노는 아름다움과 추함은 함께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추한 것이나 아름답지 않은 것을 숨기고 단지 즐거움만 주려고 하는 예술은 비자율적 예술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예술은 현실의 어둠과 고통을 표현함으로써 자율성을 상실한 사람들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리된 사회에서 예술은 사람의 비판 의식을 마비시키므로, 예술이 비판의식을 되찾아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조각가 아저씨는 축구공에 숨겨져 있는 파키스탄 아이들의 고통을 넌지시 이야기한다. 눈에 보이는 것들의 화려함에 열광하면서도 그 이면을 한 번도 생각해보자는 제안은 같은 출판사의 청소년 인문서 「꼰대 아빠와 등골브레이커의 브랜드 썰전」 도 떠오르게 한다. ( 예술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에 관한 주제로 생각을 확장시켜 이야기해볼 수 있을 듯 하다. ) 


주인공은 병원에서 자신이 잘하는 국악으로 자원봉사 공연을 한다. 그리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움직이는 느낌'(p123)을 받는다. 조각가 아저씨에게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자율적 예술과 비자율적 예술에 대해 듣게 된다. 그리고 미메시스에 대한 것도 알아가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본다. 



아도르노는 자율적인 예술을 위해 미메시스라는 개념을 가지고 왔다. 미메시스는 본래 '모방' 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를 잘못된 퇴행적 미메시스와 반성적 미세시스로 구분한다. 


잘못된 퇴행적 미메시스는 상품화된 현실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입니다. 관리되는 사회에서 이성의 폭력성에 의해 왜곡된 현실을 그대로 모방한다면 창조적인 예술품이 나올 수 없겠지요. 그것은 오히려 현실을 합리화하는 수단이나 다름없게 될 것입니다. 그에 반해 반성적 미메시스는 사회 현실의 어둡고 고통스런 측면을 모방함으로써 현실의 부조리를 드러냅니다. <어린왕자>에서 말하듯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아도르노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반성적 사고를 통해 예술이 이끌어 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현대 대중문화의 영향에 대해 성찰을 해본 이라면 누구든 아도르노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함께 언급되는 철학자로 벤야민이 있다. 아도르노와 벤야민의 이론은 서로의 대척점에 있다. 아이와 시리즈의 다음 읽을 책으로 「발터 벤야민이 들려주는 복제 이야기」 를 골라둔 이유다. 그들의 이론은 지금도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고 있는터라 진지하게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조금씩 낱개의 조각을 흡수해가며, 낱개의 조각으로부터 전체를 볼 줄 아는 눈을 기르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가기 위한 출발점에 서는 것 또한 청소년들의 성장과제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사유하는 인문의 힘을 길러야 한다. 오늘도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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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레오 스트라우스가 들려주는 정치 이야기 -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074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74
육혜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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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온다. 후보들간의 토론도 지켜보고, 공약도 살펴보며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게 되는 요즘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우리들은 친구, 이웃, 사회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이렇게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경험을 하게 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와 이웃, 사회의 관계를 올바르게 세워나가는 과정이 정치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정치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학교도 또한 작은 사회다. 「레오 스트라우스가 들려주는 정치 이야기」 는 학교의 농구 동아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정치체제란 무엇인지를 넌지시 전하고 있는 책이다. 주인공인 지훈이가 농구 동아리의 집단 이기심에 희생되어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1. 인간 사회와 정의', '2. 가치 있는 것은?', '3. 자연권', '4. 정치란 무엇인가?' 의 네 가지의 주제로 이야기를 엮는다.




레오 스트라우스가 들려주는 정치 이야기

육혜원 지음

(주)자음과 모음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에 정착한 유대인 정치철학자 레오 스트라우스(1899-1973)는 현실 정치적인 이론보다는 오히려 고전 정치학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인물로, 가장 이상적인 정치체제는 국민을 억누르지 않고, 시민들의 상호존중을 통해 합의를 이루는 사회이며, 국가든 집단이든 자신들만의 이기심을 추구해서는 좋은 정치제제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철학도 어렵지만 정치 철학 또한 낯설다. 저자는 철학이 '내가 누구인가?'를 묻는다면, 정치철학은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가?'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설명한다. 이야기 속에서 레오 스트라우스의 철학을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들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한데 '자연권' 이라던가 '레짐' 같은 것들이다. 

레오 스트라우스는 항상 존재하고 있으며, 소멸될 수 없는 걸 자연적인 것이라고 했어. 빨간 색은 빨갛고, 파란 색은 파란 것처럼 논란의 여지없이 분명한 것 말이야. 


인간이 보기에는 정당할 수도 있고 정당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신의 관점에서는 모두 공평하고 선하거든. 이렇게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레오 스트라우스는 자연권이라고 불렀어 


- p093


 


철학은 인습의 권위를 거부하면서 이성을 통해서 자연권을 내세우고 있으며, 철학자들이 말하는 자연권은 현실에서 적용되는 법 이외에 우리에게 필요한 정의의 잣대를 의미한다. 레오 스트라우스는 항상 존재하고 있으며, 소멸될 수 없는 것을 자연권이라고 불렀으며, 자연권이 어떠한 사회의 법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를 소크라테스의 지혜에서 찾았다. 인권의 개념 또한 이런 자연권에서 출발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체제라는 것은 시민사회 혹은 시민공동체에서 나온 말인데 레짐(Regime)이라 부르기도 한단다. 레짐은 인간의 훌륭한 삶의 무엇인가에 대한 시민들의 합의로 이루어지지. (...)


다시 말해 인간이 정의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한 집단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가가 바로 레짐이라고 할 수 있어. 


- p126




동아리의 회장이 된 주인공이 아빠와의 대화를 통해 레짐(Regime)을 배우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종합해 이상적 레짐(Regime)을 정리한 레오 스트라우스의 정치철학에 대해 조금씩 이해해간다. 레짐은 누가 통치를 하느냐, 무엇에 근거해서 통치를 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를 나눌 수 있으며, 이야기 속에서는 세계의 여러가지 모습의 정치체제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영국을 비롯하여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페인 등의 나라에서 아직 군주 정치체제의 잔재가 남아있다는 것도 슬쩍 예를 들면서 말이다. 


레짐은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귀중하다고 여겨서 결정된 것이야. 그래서 더 높고 큰 권위를 갖게 되는데, 그 권위보다는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기는 정말 힘들다는 거야. 오히려 겉으로는 자연권을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다수의 저급한 욕구에 영합하는 지도자가 인정받기가 더 쉽다고 했어. 그래서 우리가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참주 정치체제가 존재하기도 했지


- p138




동아리의 아이들은 가장 좋은 레짐이 존재하려면 훌륭한 지도자도 필요하지만 공동체의 구성원들도 훌륭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구성원들 모두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동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레오 스트라우스에 의하면 국가는 인습에 의해 하나로 합쳐진 집합체다. 그런 만큼 집단의식이 생기기 쉽다. 그러나 집단 이기심은 그 안에 속한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 시민들은 국가를 위한다는 이유로 많은 희생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가장 이상적인 정치체제는 국민을 억누르지 않고, 각 집단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시민들이 상호존중을 통해 합의를 이루는 사회다.


한 번 읽고 이해하기란 어려운 분야이기는 하다. 충분한 대화나 사고의 확장이 필요하다. 책 후반부의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 에서는 이 책의 동화의 단락을 다시 발췌하여 제시문을 만들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들이 생길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  「레오 스트라우스가 들려주는 정치 이야기」 에는 나오지 않지만 현실 정치에서, 그의 철학은 9·11 이후에 득세했던 미국의 네오콘, 즉 신보수주의(neo-conservatism)의 사상적 배경이 되기도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레오 스트라우스가 시카고 대학에서 서구식 민주주의의 우월성을 확신한 정치철학을 가르쳤던 터라 그의 가르침을 받은 이들이 미국의 외교ㆍ안보분야에서 활동했던 것.  2003년 봄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른바 ‘스트라우스(Strauss) 스캔들’을 터트리면서, 이라크 전쟁을 포함해 미국 외교안보정책의 강경노선을 주도하는 네오콘(neocon)의 배후에는 이들을 이념적으로 조정한 레오 스트라우스라는 인물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오바마(Barack Obama)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스트라우스와 스트라우시안들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고, 2011년 말 이라크 전쟁이 종식을 고하면서 ‘스트라우스 스캔들’은 거의 잊혀졌다. ( 출처 : 이라크 전쟁의 레오 스트라우스 책임론에 대한 정치철학적 비판 / 박성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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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가 들려주는 군주론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93
신복룡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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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다가온다. 정치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대사회에서는 정치학은 윤리학의 한 부분이었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윤리학으로부터 정치학을 분리한 이후에도 정치학은 여전히 엄숙주의에 빠져있었다. 주로 가치, 이상, 조국 , 역사, 자유 등의 형이상학적 주제를 다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관습 속에 목표를 위해서는 정치 수단이 용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마키아벨리가 나타나고, 이후 정치학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초등학생인 주인공은 엄마의 책인 「군주론」 을 읽다가, 현실에서 자꾸 마키아벨리의 모습을 마주치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 16세기 이탈리아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마키아벨리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이후 주인공 동호는 학교에서 무서운 군주처럼 군림하는 호랑이 담임선생님에게 당당하게 맞선다. 




마키아벨리가 들려주는 군주론 이야기

신복룡 지음

(주)자음과 모음



 「마키아벨리가 들려주는 군주론 이야기」 에서는 주인공 동호가  「군주론」 의 문장 일부를 소리내어 읽어 독자들에게도 알리고, 주변인들과 그에 관련된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전달한다. 이야기에 나왔던 내용들을 각 에피소드의 중간 중간의 [철학 돋보기] 코너에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보충하는 구성이다. 


예를 들어, [철학 돋보기] 코너에서는 마키아벨리는 외교관으로서 여행을 하면서, 업무상 맺는 관계를 넘어 당대의 유력한 정치인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언급한다. 그는 자신의 저술을 알리며 입신양명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는 것. 


마키아벨리는 기본적으로 공화주의자였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공화제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문과 같은 거대한 권력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라가 부패하여 스스로 개혁할 수 없을 때에는 군주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군주론을 쓴 가장 큰 이유는 실직을 당한 전직관료인 마키아벨리가 재취업을 바라면서 권력자에게 일자리를 호소하고자 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이는 마키아벨리는 잘알지 못해도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르네상스 편에 나왔던 메디치 가문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군주' 란 무엇인가.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말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나폴레옹, 히틀러, 무솔리니의 애독서가 되면서 악명 높은 책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세습적 군주가 없는 요즘에서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권모술수의 책이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기계발서로 많이 읽히고 있다. '군주' 대신 다른 역할들을 대체하면서 말이다. 책에서는 「군주론」 에서 이야기하는 군주가 갖춰야 할 기술을 요약해놓고 있는데, 어떤 항목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힘의 논리같은 것들 )에 있어서는 우리가 뽑을 대통령이 이렇다고 한다면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게도 된다. 


1.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것

2. 동지를 규합할 것

3. 폭력을 쓰든 기만을 하든 반드시 승리할 것

4. 백성들이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두려워하도록 만들 것

5. 군대가 자신을 따르고 존경하도록 만들 것

6. 자신을 해칠 수 있는 힘을 가졌거나 그럴 만한 이유를 가진 사람들을 숙청할 것

7. 옛 법과 낡은 풍습을 새롭게 바꿀 것

8. 가혹하면서도 인자할 것

9. 관대하고 개방적일 것

10. 불충한 군대를 제거하고 새로운 군대를 조직할 것

11. 왕이나 군주들이 자신에게 기꺼이 호의를 보이도록 만들고 감히 해칠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도록 그들과 돈독한 우호 관계를 맺을 것


- 군주가 갖춰야 할 기술




"철혈정책"으로 유명한 프로이센의 재상 비스마르크도 마키아벨리 「군주론」 을 예찬했다고 알려주니 이제서야 철혈정책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는 눈치다. 



마키아벨리는 기본적으로 성악설의 사상을 포함한다.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 악이라 여기는 사상이다. 그 자신이 일생동안 많은 배신과 절망을 경험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는 도적과 불법으로 가득한 정치 세계에서 끝까지 도덕적일 수만은 없다고 보면서 정치인의 미덕은 살아남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의 주장은 너무 솔직해서 불편하게 다가온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읽히는 고전일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것은 멸시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인이 멸시를 받는 다면은 독재자라고 불리는 것보다 더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마키아벨리는 또한 군주가 멸시를 받는 이유를 여러가지로 들었다. 그 중 '군주가 천박한 모습을 보일 때' 라던가 '군주가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 그리고 '군주가 아첨을 이기지 못할 때' 등의 이유는 '군주' 대신 '정치가'를 대입해보아도 통하는 이유일 듯 하다. 책의 후반부의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 의 논제에서도 정치가가 국민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으려면 어떤 태도를 가져야하는지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관련하여 이야기해보자고 제시하고 있다. 


군주는 사자의 용맹함과 

여우의 교활함을 갖추어야 한다.


위대한 군주의 덕목


첫째. 적과 동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대한 선지자의 삶을 돌아보며 배우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둘째. 군주는 잔혹해야 한다. 사랑과 두려움을 받는 것 중에 무엇이 더 좋을까? 둘 중 하나르 선택해야 한다면 군주는 두려움을 택해야 한다. 


셋째. 군주는 교활해야 한다. 갖은 순수와 모략이 가득한 정치세계에서 수많은 덫을 피하기 위해서는 여우의 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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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온 마음으로 사랑해 사랑해 보드북 3
캐롤라인 제인 처치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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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유럽, 미국 등의 그림책에 등장하는 피부색은 한 가지일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성을 존중하여 피부색, 인종, 복장 등 다양한 문화를 포함하고 있는 변화가 와닿는다. <사랑해 온 마음으로 사랑해> 의 표지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이를 보며 해보는 생각이다. 어떤 모습이든 아이들의 모습은 모두 사랑스럽다. 그것은 진리다. 




사랑해 온 마음으로 사랑해

캐롤라인 제인 처치 글, 그림

With All My Heart, I Love You

보물창고



보드북으로 나온 그림책은 대부분 부모가 영유아에게 ‘읽어주는’ 그림책이 된다. 아이는 부모의 품에서 부모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부모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눈으로 그림책 속 그림을 바라본다. 부모는 어떤가. 꼬물거리는 아이를 품에 안고 책을 읽어주며 아이에게 마음껏 사랑을 표현하게 되는 시간이다. 포옹 장면에서 꼭 안아주고, 뽀뽀 장면에서 뽀뽀를 해주고, 아이의 이곳저곳을 쭉쭉 맛사지 해주며 건강하게 자라라는 마음을 담게 되지 않던가. 물론 이 그림책에는 포옹장면과 뽀뽀장면은 나오지는 않는다. 다른 사랑스러운 장면들이 대신한다. 






그러면서 말을 배우는 아이에게 세상의 빛나는 단어들과 그 뜻을 전하게 된다. “일어나 눈부시게 빛나라, 우리 아가!” 로 시작하는 책은 활짝 웃는 그림책 속 주인공의 표정과 함께 인사하며 시작한다. <사랑해 온 마음으로 사랑해> 는 아이와 몸놀이를 해볼 수도 있는 구성이다. 웃고, 방방 뛰고, 하늘로 높이, 높이 다리를 차올리고, 두 팔을 쭈욱 뻗어본다. 책을 읽다말고 아이는 벌떡 일어나 책 속의 동작을 따라할 테니 말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조용히 마음을 전한다. 마음껏 궁금해하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발산해보라고. 즐겁게 웃고 놀자고. ‘우리가’ 함께 나눌 게 아주아주 많다고 말이다. 



무언가 궁금하면,

잘 찾아보고 즐겁게 웃으며 놀자.



읽다보면 몽글몽글 행복이 올라오며 저절로 행복해지는 그림책이다. 아이가 다 커버린 지금에도 아이가 어렸을 적의 꼬물거림을 떠올리며 빙그레 웃어보게 된다. 그림책 속의 기저귀 바람의 오동통 아기들을 바라보니 행복하다. ‘사랑해 온 마음으로 사랑해’ 란 문장은 지금도 전하고 싶은 문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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