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본 영화는 <부러진 화살>. <도가니>와 마찬가지로 사법부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과 비판을 제기하게 된 영화인지라 영화의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마지막 장면(극중 김경호가 호송차에서 내리는 수인들에게 앉았다 일어났다를 시키는 교도관들에게 '인권', '권리' 등을 애기하며 따지며 교도관들의 이름을 손바닥에 적는 장면)이 못내 아쉬웠다. 보면서 뭔가 불편한 심기가 느껴졌다. 나도 어쩔수 없이 '보수'적인 마인드가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앞 뒤 상관가리지 않고 '인권', '교도관근무수칙'같은 원리원칙적인 애기만 하는 그의 태도가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 그가 그 원칙을 따지고 교도소에서 독학으로 법전을 공부해서 검사와 판사와 대거리를 할 수 있는 그 힘이 대부분의 소시민들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너무 자신만 아는 위하는 그런 부류의 인간임은 어쩔수 없을 것이다.)


극중 김경호 교수의 성격이 외곬수에다 자기와 수가 틀리면 '꼴통', '쓰레기'라는 등의 독설을 내뱉는 지극히 사회성 없는 인간이라는 내용이 많이 알려졌다. 영화에 좀 실망을 느껴 원작이 된 책이 궁금해 검색을 해보니 전문 인터뷰어인 서형씨가 쓴 책이었다. 


책의 머리말에 보니 서형씨도 인터뷰를 하면서 적잖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나보다. 어려운 사람인듯 하다. 하여튼 이 사건은 사실 김명호 교수 개인의 성격이 이렇다 저렇다 할 필요는 없는 사안이다. 재판을 '법'대로 하지 않는 사법부의 문제에 있기에.


검색을 해보니 김명호 전 교수가 책을 냈다. 제목 또한 그의 성격이 느껴진다. <판사 니들이 뭔데?> 어째 보면 시원할 수 도 있겠다 싶다. 챙겨봐야 겠다.


ps : <판사 니들이 뭔데?>의 출판사 제목부터 아주 직설적이다. 석궁이 겨누고 있는 화살촉처럼. '석궁김명호출판사'. 개인 출판사인듯하다. 그러니 이름이 이렇게 지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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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첫 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주문한 책들이 도착했다. 7권.

 

풍월당 대표인 박종호씨의 책 3권, 대필 사건으로 유명했던 한젬마의 <그림 읽어주는 여자> 그리고 전공 관련 서적인 <지구.지방화와 다문화 공간>


    


  

 

그리고 두 권의 책.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읽고 있다. 책의 말미에 가면 보통이 프로방스 지방을 여행하며 고흐에 대해 애기하는 부분이 있다.

 

p.264 "반 고흐가 프로방스에 머문 자 몇 년 뒤, 오스카 와일드는 휘슬러가 안개를 그리기 전에 런던에는 안개 없었다는 말을 했다. 마찬가지로 반 고흐가 사이프러스를 그리기 전에 프로방스에는 사이프러스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프로방스의 사이프러스는 고흐의 눈에 의해 세상에 다시 태어났다. 꼭 김춘수의 시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런 경우는 너무나도 많다. 인간관계에서도. 하여튼 그래서 구입한 책이 <반 고흐 영혼의 편지>이다. 그 누구의 목소리가 아닌 고흐 자신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두 번째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이다. 하루키의 유명세와는 반대로 난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아직까지는. 그런데 이 책은 책의 표지와 제목부터 끌렸다. 약간 밝고 예쁜 빨강색 표지에 쥐와 토끼(아닌 것 같기도 하고)의 그림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표지 디자인. 그리고 가벼우면서도 뭔가 무거울 내용일 것 같은 제목. 내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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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세 2012-02-1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북카페 <책으로 만나는 세상>에 초대합니다.

* 카페 주소 : http://cafe.naver.com/happy6060

<책으로 만나는 세상>은
책에 대한 고정관념 없이 책 읽기를 좋아하고
그 이채로운 세계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며, 소통을 꿈꾸는 사람들의 공간입니다.

평소에 책이 들려준 감동과 책을 향해 고백하고 싶은 이야기를
친구들에게도 촉촉하게 전해주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셔서 즐거운 도서 리뷰도 경험해보세요.

한 권의 책으로 존재하는, 귀한 분의 방문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걸음으로 자리를 빛내주세요.
 

최근에 지리 관련 서적들이 꽤 출판되었다. 정리를 한번 해야되는데 나의 천성, 게으름 때문에 하지 못했는데, 생각난 김에 머리 속에 떠오르는 책들 몇 권 정리를 해본다. 

 

  

 

우선, 경기도 고양시 백신고등학교에서 지리를 가르치고 계시는 유상철 선생님의 <카툰 지리>이다. 만화를 중심으로 한 지리 서적은 몇 권 존재한다. 예전 전국지리교사모임에서 만든 <한국지리 만화 교과서>, <세계지리 만화 교과서>, <경제지리 만화 교과서>가 있으며, 얼마 전 박정애 선생님이 만드신 <한 권으로 끝내는 만화 세계 지리>, 엄정훈 선생님이 만드신 <질문을 꿀꺽 삼킨 사회 교과서 : 세계지리>가 대표적이다. 물론 지리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낸 책까지 포함하면 책의 종류는 더욱 많다. 그리고 학생들 수능 교재로는 조성호 선생님이 만드신 <완전변태 그림교과서 한국지리>가 있다. 만화라는 소재상 학생들이 접근하기에는 좋을 수 있으나 그림의 수준이 조금만 떨어지면 책의 수준까지 떨어져 보일 말큼 일러스트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만화'는 어디까지나 학생들이 접근하기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책의 내용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책들을 자세하게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침체된 지리교육의 상황에서 이런 서적들이 많이 출판된다는 점은 우선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면 <카툰 지리>는 일러스트나 책의 내용이 상당히 좋은 듯 하다. 그리고 본문 내용들도 읽기에 어렵지 않고 설명이 쉽게 되어 있어 학생들이 이해하기 좋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을때 머리말을 맨 처음 읽고 그 책의 느낌을 받은 다음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머리말을 읽어보면 저자의 지리에 대한 사랑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알 수 있다. 일부분을 옮겨 본다.

2009 개정교육과정 <한국지리>와 <세계지리>의 단원별 주제를 기본으로 삼고 시중에 나와 있는 지리학 서적, 잡지, 신문, 영화, 소설, 음악, 고전 등에서 소재를 뽑아 재조직하였. .... 어머니가 아이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요리하기 전에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몸에는 어떤 것이 좋은지 생각하고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책과 인터넷을 뒤져 레시피를 찾습니다. .... '어떻게 하면 교실에서 더 많은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의 답은 '어머니의 마음'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이라.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책의 첫번째 꼭지 제목이 "지리학은 재미있다."이다. 저자의 지리에 대한 '애정'을 단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그리고 이 책을 출판한 '황금비율'의 경우 출판사의 대표가 지리 전공자인 것으로 들었는데, 상당히 좋은 지리 교양서적을 많이 출판하고 있다. 책들이 많이 팔려서 출판사가 더욱 크게 성장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DMZ와 관련된 책이 비슷한 시기에 두 권 출간되었다. 한 권은 김창환 강원대 지리교육과 교수의 <DMZ 지리이야기>이고, 한 권은 생태지평연구소에서 펴낸 <DMZ 원정대>이다. <DMZ 원정대>의 경우 "비무장지대의 서쪽 백령도로부터 동쪽 강원도 인제군까지, 자연과 문화를 답사한 기록"을 담았으며, "10여살 아이들과 이들을 인솔하는 어린이 신문 기자로 구성된 ‘원정대’가 아이들의 시점으로 비무장지대를 직접 돌아보며 관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여느 책들과는 달리 청소년들도 어렵지 않게 읽힐 수 있는 책이다. 또한 <DMZ 지리이야기>의 저자인 김창환 교수님은 ‘DMZ HELP 센터’ 연구 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강원도민일보에서 나온 소개 기사를 일부 옮겨 놓는다.

세계 유일의 냉전 유산에서 삶의 공간,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나려는 ‘희망의 땅 DMZ’. ....

‘DMZ HELP 센터’와 ‘GIS 연구 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김창환 강원대 사범대학 지리교육과 교수가 ‘DMZ 지리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그는 책에서 지난 10여년간 DMZ와 접경지역에 대한 현지답사와 학술조사를 통해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DMZ에 대한 환상과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애썼다. .... 6·25전쟁으로 탄생한 특별한 공간인 DMZ. 제1장에서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DMZ’를 통해 DMZ의 탄생 비화를 생생하게 실었다. ‘삶의 터전이었던 DMZ’를 제목으로 한 제2장은 6·25 전쟁이 발생하기 전 형성된 마을 이야기를 다루고 DMZ와 접하고 있는 7곳의 접경지역의 등록문화재들을 재조명한다. 제3장 ‘남방한계선을 따라가는 지리여행’은 경기 파주와 연천군을 비롯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도내 접경지역들에 깃든 전쟁의 흔적과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지리여행을 떠난다. 제4장 ‘세계 유일의 DMZ, 어떻게 활용할까?’에서 저자는 DMZ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 다음 책은 아주 묵직한 두 권의 책이다. 부산대학교 지리교육과 손일 교수님의 <앵글 속 지리학>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한국의 곳곳의 모습을 담은 일종의 '사진첩'이다. 이런 류의 책으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권혁재 교수님의 <남기고 싶은 지리 사진들>과 2004년 나온 <남기고 싶은 지리이야기>의 개정판으로 2011년 나온 <우리 자연 우리의 삶; 남기고 싶은 지리 이야기>가 있다. <남기고 싶은 지리 사진들>은 아마도 권혁재 교수님이 고려대학교에서 퇴임하실때 즈음에 나온 것으로 기억하는데, 책 속의 1970년대 사진들을 보며 많은 생각들을 했던 기억이 난다. '저 사진속 학생들은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좀 쓸데없는 생각이긴 하지만, 사진의 매력이라는게 그런게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나같은 경우 지금 현재의 모습을 찍은 사진보다는 과거의 모습을 담은 오래전 사진들이 나에게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사람이건 풍경이건.

 

얼마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학으로서의 지리학의 과제'란 주제로 대한지리학회 지리학대회가 있었는데 그때 시간이 있어 오랜만에 학회 나들이(?)를 갔다, 그 때 <앵글 속 지리학>을 살펴 보았는데, 상당히 알찬 책이었다. 그리고 머리말에도 나오지만 손일 교수님이 사진과 사진기에 대해 준전문가적인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진의 '질'이 상당 수준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책의 판형이 좌우로 긴 형태라서 보관과 읽기에 좀 불편하다는 게 단점이다. 이것은 사진이 많은 책의 특성 때문인 것 같긴 하지만, 여하튼 개인이 읽고 소지하기에는 불편하다.

 

  

 

 

 

다음으로는 라루스 세계지식 사전 시리즈로 나온 <세계의 인구>이다. 이 책 뿐만 아니라 <석유의 종말>, <지속 가능한 발전>, <세계의 기후 지도>등 이 시리즈에는 지리학에서 참고하기에 좋은 책들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비슷한 시리즈가 한겨레지식문고인데, 책의 내용이나 주제의식, 판형, 분량 등 거의 모든 점이 라루스 시리즈와 유사하다. 참고할 만한 책으로는 , <중동 전쟁이 내 출근길에 미치는 영향은>, <기후변화의 정치경제학> 등이 있다.

 

다음 책은 <땅의 마음>이다. 교보문고를 어슬렁 거리다. 매대 위에 있는 이 책을 본 순간, '최창조 교수님 책이군...'이라 생각 했는데, 책을 들추어 보니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저자를 보니 윤흥기. 우선 처음 보는 이름이다. 약력을 살펴보니 희한하게도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대학교 환경학부 문화 지리학 교수라고 한다. 한국의 전통 풍수 사상을 영미권에 체계적으로 소개한 <한국의 풍수 문화> The Culture of Fengshui in Korea의 저자라고 한다. 또한 전공 분야 중 하나가 뉴질랜드 마오리 족의 생태 지리 사상이라고 한다. 풍수와 관련된 지리 서적은 그래도 몇 권 있으니, 나중에 우리 글로 된 마오리족의 생태 지리 사상과 관련된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음으로는 고려대 지리교육과 남영우 교수님이 쓰신 <도시의 역사>이다. 남영우 교수님 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은 최재헌 교수님과 같이 쓰신 <도시와 국토> 제3판과 제4판이다. 임용고사 준비할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도시의 역사>에 대한 나의 기대는 좀 딱딱하지 않은 도시에 관한 역사지리 서적이었는데, 교보문고에서 살짝 읽어본 느낌은 아쉽게도 좀 '딱딱'하다는 것이다. 다분히 내 생각이지만. 그 다음 책은 제목부터 좀 고리타분(?)한 <촌락지리학>이다. 촌락지리학하면 학부 시절에 워낙 재미없게(?) 수업을 들었던 터라 좋지 않은 기억뿐이다. 그때 사용했던 책이 경북대학교 지리교육과 홍경희 교수님의 <촌락지리학>이다. 표지부터 모조리 '한자'다. 지형학은 좋아라 하고 재미가 있어 한자가 많은 3판 지형학 책을 옥편을 찾아보며 읽었는데, 이 책은 도저히 읽지를 못했다.(지금도 서재 한켠에 덩그리너 꾲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읽기 쉬운 촌락지리학(이 책은 교양서적은 아닌듯 하다.)을 쓰신 경상대학교 지리교육과 이전 교수님에게 너무나도 고마울 따른이다. 그런데 역시 아쉬운 점은 이 책 역시 너무 '딱딱'하다는 점이다. 젊은 학생들이 촌락지리학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접근하기에는 너무 고리타분한 내용인 듯 하다.('촌락지리학'이라는 분과학문의 특성때문일수도) 좀 더 내용이 보완되어 개정판이 나왔으면 좋겠다.

 

  

  

 

마지막 책들은 좀 무거운 내용의 책이다. 허우긍 교수 외 2명이 번역한 <경관으로 이해하는 미국>은 미국에 관한 본격적인 지리 안내 서적이다. 그렇다고 미국의 기후, 역사, 공업 ....으로 시작하는 기존의 정형화되어 형식의 책은 아니다. 제목처럼 시대별 대표적인 '경관'을 중심으로 미국 사회를 설명하고 이해하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다. 책 소개글 일부를 옮겨 본다.

미국 경관을 노래하는 웅대한 교향곡
<경관으로 이해하는 미국>은 미국 중심의 지리서이다. .... 대부분의 주제가 현장 검증이 이루어진 결과로 정리되어 객관적이며 구체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술 논문처럼 어렵거나, 교과서처럼 따분한 내용은 없다. .... 우리나라에 소개된 미국에 관한 서적은 주로 역사, 정치, 외교, 경제 분야에 치우쳐 있었으며 대통령, 장군, 기업가와 같은 이른바 엘리트들의 이야기가 태반이었다. 그에 비해서 경관이라는 실질적인 방법은 미국의 거대 조직 이외에 ‘보통 사람’과 그들이 이룬 커뮤니티와 제도의 관점을 곁들여 독자의 시야를 넓혀 준다. 무심코 지나갈 법한 돌 표지판과 작은 가옥에서부터 거대한 인공 구조물, 유럽에서 건너 온 전통부터 최근에 등장한 새로운 질서, 보이지 않는 권력이 미친 영향을 담고 있는 경관을 담고 ....

마지막 책은 검색을 하다 알게 된 책이다. City College of San Francisco의 지리과 교수인 Darrel Hess가 쓴 <자연지리학>이다.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윤순옥 교수 외 12명이 번역한 책이다.(2011년 3월에 출판된 책이다.) 원본이 되는 책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책 내용의 수준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을 듯 하다.(그래서 '번역'이 중요하겠지만, 아직 읽어보질 않아서 나중에 한번 들추어봐야 겠다.) 이 책은 Tom McKnight가 25년 전 처음 출판한 <McKinght’s Physical Geography> 제10판을 번역한 것이다. Tom McKnight는 UCLA에서 1956년 부터 1993년 까지 38년간 지리학을 가르쳤다고 한다. 한 권의 전공서적이 20여년간 꾸준히 수정, 증보되면서 발전되어 가는 그들의 출판 문화가 부러울 따름이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인 시그마프레스는 이런식의 번역서를 꾸준히 내 놓고 있다. <환경지리학>, <현대 인문지리>, <지리정보시스템 입문>과 Blij, H. J. De의 을 번역한 <개념과 지역 중심으로 풀어 쓴 세계지리>가 대표적이다.(이 책은 기근도 교수님과 지평 선생님들이 번역했다.)

 

책 욕심은 많아서 이렇게 정리는 해 놓고 눈여겨 보고는 있는데 이 중에 과연 몇권이나 구입을 하고 읽을지는 나도 모르겠다.(물론 이미 있는 책도 있지만...) 와이프가 장기간 출장이라 졸지에 '전업주부' 생활을 하고 있다. 밥하고 빨래하고 설겆이 하고 규진이 어린이집 데려다 주고 집에 데려오고, 밥먹이고 목욕시키고 재우고 ㅠ.ㅠ 새삼 여자의 '슬픔'을 느껴보는 방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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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02-0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툰지리 장바구니에 쏘옥~~~ 요 페이퍼 맘에 드네요^*^

햇빛눈물 2012-02-06 15:4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ㅋㅋ

아무르호랑이 2023-11-16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리 관련 서적 찾고 있었는데 정리를 잘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한겨레신문에 공지영 작가의 인터뷰 기사가 나왔는데, 인상 깊은 구절이 있어 옮겨 본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라 하는 스타일(?)의 여성상이어서 관심있어 하는 분이다. 현실에서의 행동도 맘에 들고. 비슷한 여류 작가로 김선우 작가가 있다. 작년에 작가와의 만남에 갔다 사인도 받고 말도 몇 마디 주고 받았는데, 아주 자유롭고 순수한 사람 같다는 느낌이었다. 공교롭게도 김선우 작가의 사진은 내가 원하는 사진이 없어 작년에 내가 핸드폰 카메라도 찍었던 사진을 올린다.(삭제된 사인 받으시는 분에게는 죄송할 뿐이다.)

 

수상 소감문 전문을 읽고 싶은데 찾을 길이 없다. 아, 그런데 기사를 쓴 기자분한테 메일을 한 번 보내봐야겠다. 그 기자분은 있지 않을까? 있어도 보내줄까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니.... 방금 전에 메일 보냈다. 최재봉 문학기자이다. 답장이 올까?

 

제목이 "너무 이뻐서 때론 슬픈..."이라고 한 이유는 이들이 어찌보면 그 피해자일 수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김선우 작가도 내가 처음 딱 마주쳤을때 드는 생각은 '아, 이쁘다."였다. 그의 글이 생각나기보다는 외모의 아우라가 너무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나 같은 수컷들에게는. 하여튼 이들의 고군분투를 기대한다.

 

 

12월5일에는 제35회 이상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그날 수상 소감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억압받고 약하고 짓밟히고 빼앗기는 사람들을 위해 더욱 편파적으로 나의 인생을 바쳐 그들을 묘사하겠다 (…) 이 땅에서 드물게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았고, 밥과 술을 풍족히 제공받았으며, 독자들에게 지지받고 보호받고 그리고 상처받은 작가로서, 이제 23년차가 된 소설가로서, 교육받은 시민으로서,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로서 아무 두려움 없이 인간 조건의 기본 전제이고 민주주의의 초석인 표현의 자유를 향유할 것이며, 이것을 억누르는 어떤 것과도 맞서 싸울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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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02-0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지영작가 좋아해요~~~이쁘고, 자유롭고, 글도 잘쓰잖아요.
인간성도 좋을꺼 같아요~~

햇빛눈물 2012-02-06 15:46   좋아요 0 | URL
'자유'로운게 마음에 들죠. 근데 뭇 사람들은 그 '자유'롭다를 싫어하더라구요. 김석우 작가님은 실제로 보니 상당히 인간성이 좋아보이더군요. 공지영 작가님은 실제로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상으로는 제가 상당히 좋아라 하는 여성 '스타일'입니다. 물론, 글과 사회적 행동들도 마음에 들고요. 하하~~
 

그걸로 됐어....

 

너무 뒤늦은 후기다. 그냥 넘어갈까 했는데, 메모까지 해뒀던 터라 간단하게라도 페이퍼를 작성한다.(며칠 후에 말러 8번과 베토벤 교향곡 9번에 대한 후기도 천천히 작성할 생각이다.) 한 달 전 공연이지만, 4악장 후의 느낌은 지워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말러 교향곡 1번처럼 시원하고 박력있게 끝나는 곡이 좋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이나 말러 교향곡 9번처럼 느리고 숙연하게 끝나는 곡이 좋아졌다. 그런데 비슷한 느낌의 말러 교향곡 4번은 그런 느낌이 들지를 않는다. 그건 아무래도 곡 전체의 느낌이 숙연한거와는 거리가 멀고 장조 곡이라서 그런 것 같다.

 

커튼콜을 몇 번 하고 혼자 나오면서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혼자 궁시렁 궁시렁 하면서 나온 기억이 새롭다. 왠지 모를 비장미, 숙연함 또는 어쩔 수 없는 ‘동의’라 할까. 어떤 글에서 보니깐 번스타인이 말러 교향곡 9번 4악장에 이런 메모를 해 놓았다고 한다. ‘Let it go'. ’그걸로 됐어....‘ 전체 곡을 듣고 난 후의 내 입에서 나온 첫 단어 또한, ‘Let it go'였다. 이 단어 이외 더 이상의 말이 사실상 필요 없는 공연이었다.

 

2011. 12. 8 말러 교향곡 9번, 서울시향, 정명훈

 

단원들이 들어온다. 주연선 첼로수석의 출산휴가로 공석인 파트는 송영훈 솔로이스트가 맡았다. 공연을 볼 때 마다 연주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게 자리와 전방 시야인데, 다행히 오늘은 시야가 아주 좋다.

 

  

 

우선 예습은 1952년 녹음의 Jascha Horenstein, Wiener Symphoniker 음반(이 음반은 레브레히트가 극찬한 앨범이어서 들어봤다)과 1999년 녹음된 Claudio Abbado

, Berliner Philharmoniker의 음반을 들었다. DVD로는 2010년 Abbado와 Lucerne Festival Orchestra와의 DVD를 봤다. 호렌슈타인의 연주는 1952년이라고 하는 시대적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때도 발터 이외의 지휘자 중에 말러를 연주할 줄 아는 지휘자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지 그 이상의 감흥은 솔직히 없었다. 그러나 음질은 생각보다 좋은 편이다. 가장 자주 들은 음반은 아바도옹의 1999년 BPO와의 연주이다. 모 클래식 사이트에서 이 음반에 대한 평이 모두 최고(별 다섯 개)라 하지만, 사실 나에게는 서울시향의 실연만큼은 아닌 듯 하다. 음반과 실연은 엄연히 별개의 평가가 필요할 것 같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우선 1악장의 런닝타임은 29분 정도다. 대부분의 연주가 24분에서 27분대인 것을 생각하면 좀 긴 편이었다. 29분 정도의 연주는 1961년 Bruno Walter, Columbia Symphony Orchestra의 연주와 1971년 Bruno Maderna와 BBC Symphony Orchestra와의 연주 그리고 예습으로 들었던 호렌슈타인의 1952년 앨범 정도가 비슷한 시간대를 보이고 있다.

 

   

 

도입부에 들려오는 하프 소리. 청초한 느낌이다. 그러나 힘이 느껴진다. 봤더니 하프 연주자 한명이 남자였다. 꼭 남자여서 그런건 아니겠지만, 음반과는 다르게 상당히 울림도 크게 들렸다. 호른 소리 또한 연주장에 부드럽게 울려 퍼진다.

 

영상물을 보건 실연을 보건 항상 생각 하는게 하나 있다. 뭐 내 생각이 보수적일 수도 있게다. 타악기 주자들을 보면 현악기 연주자처럼 항시 연주를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긴 시간동안 다른 연주자들의 연주를 바라만 봐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보면 어떤 연주자들의 경우 팔짱을 끼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게 좀 보기에 좋지 않다. 연주를 하지 않더라도 연주를 듣고 참여해야 할 듯한데, 팔짱 낀 연주자는 연주자가 아닌 관람자(방관자) 같다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이런 경우 보는 진짜(?) 관람자는 좀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그렇다.

 

하여튼 연주는 이어진다. 전개부에 나오는 트럼펫의 선율은 아주 시원시원하다. 또한 이어지는 하프의 몽환적인 반복구 선율. 띵. 띵.... 띵띵.... 머리가 '띵'했다. 또한 에드워드 최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긴 쇠막대기로 된 튜블러 벨(tubular bells)을 연주했는데, 이 놈이 보기에는 단순해 보여도 그 소리가 단순히 쇳 소리라기 보다는 좀 더 깊은 여운을 주는 무게감 있는 소리였다. 그리고 클라리넷은 연주를 한다기 보다는 춤추는 듯, 무슨 코브라 뱀을 부르는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보일 정도였다.(작년 여름에 인도여행 갔을 때 거리를 지나다 보면 피리를 불며 코브라 뱀을 보여주는 할아버지들이 많았는데, 사진 찍고 구경하려고 얼굴을 내밀면 손바닥을 내밀며 ‘one dollar'하더라. 뭐 그들도 돈벌이니 당연하겠지만,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후반부에 튜바 연주자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이유인즉슨 약음기을 끼웠다 뺐다를 반복하며 연주하는데 워낙 악기가 크다 보니 약음기도 워낙 커 연주자가 너무 힘들어 보였다. 보조 연주자가 필요해 보일 정도였다.

 

말러의 교향곡 9번은 곡의 여러 부분들에서 몰락과 죽음의 느낌을 강하게 전달하고 있어 전 4악장 가운데 특히 1, 4악장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연주에서 또한, 1, 4악장에 무게감이 있어 보였다. 물론 여러 음악학자들이 지나치게 ‘죽음’에 무게를 두고 해석하는 모습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음악학자 피터 브라운은 교향곡 9번의 메모에 나타난 ‘이별’은 ‘젊음과의 이별’이지 ‘삶과의 이별’이 아니라는 점을 주지시키며 교향곡 1번과의 유사성을 지적했다. 장 파울의 소설을 바탕으로 작곡된 교향곡 1번에는 젊은 날을 그린 활기찬 팡파르와 장례식 음악이 나타나는데, 이는 교향곡 9번 1악장과 유사하다. 또한 음악학자 스폰호이어는 말러의 교향곡 9번의 의미를 지나치게 죽음과 이별 쪽으로 몰고 가는 식의 해석은 “애매한 죽음의 신비주의”와 “지나치게 피상적이고 하찮은 형이상학”이라 비판하면서 이 교향곡이 “이별과 슬픔의 분위기가 깔려있는 작품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작품은 거대하고 구조적이며 건축적인 힘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신음악의 첫 장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 네이버 캐스트 명곡 명연주 말러, 교향곡 9번에서 인용>

 

곡 전체로 보면 큰 문제는 없었지만 1악장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악장 말미에 바이올린의 실수로 곡이 끝났는데 ‘띵’하며 현을 튕기는 소리가 난 것이다. 작은 소리였지만 워낙 조용한 순간이어서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순간 다들 ‘이게 뭔 소리지’하는 표정들이었다. 그런데 순간 정명훈 지휘자의 표정은 ‘그런건 괜찮아, 신경 쓰지마’하는 표정이었다.

 

렌틀러 풍인 2악장의 런닝타임은 13분 30초 정도였다. 대부분의 앨범들이 14분에서 18분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축에 속한다. 비슷한 시간대를 보이는 앨범은 1악장과 마찬가지로 1971년 Bruno Maderna와 BBC Symphony Orchestra와의 앨범 그리고 1952년 호렌슈타인의 앨범이 비슷한 시간대로 연주되고 있다. 

 

 

 

장난끼어린 바순, 클라리넷에 이은 저돌적이며 전투적인 제2바이올린의 연주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기존의 왈츠 풍의 리듬과는 다른 '어긋남'이 확연히 느껴졌다. 또한 2악장에서 인상 깊은 점은 연주자들의 집중력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지난 성시연 지휘자의 7번 공연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너무나도.... 그리고 악장의 끝은 ‘장난’스러운 느낌으로 끝맺었다.

 

이어지는 3악장 12분 30초 정도였다. 다른 앨범들도 13분 정도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Rondo - Burleske. Allegro assai. Sehr trotzig. 론도 - 익살스럽게. 매우 빠르게. 매우 완고하게. 말 그대로 빠르고 휘몰아치듯이 하지만, 부를레스크(Burleske)라는 타이틀이 의미하듯이 ‘풍자’와 ‘조소’의 느낌도 살아있어야 하는 악장이다. 이 날 서울시향의 연주는 휘몰아치는 질주감과 안정적인 호른 그리고 돋보이는 클라리넷 연주자들의 호흡 또한 돋보였다. 특히,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으나 자주 나오는 A clarinet(이것도 찾아보니 우리가 흔히 보는 클라리넷의 명칭이 이것인것 같다.) 보다 좀 작은 클라리넷의 연주는 너무 부드러웠다. 악장의 후반부 홍웨이 황의 비올라 솔로는 구슬퍼서 아름다웠다. 마지막으로 악장의 말미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정명훈 지휘자의 템포 루바토는 나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지휘 동작에서 템포를 잡았다 빼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드디어 마지막 4악장 Adagio - Sehr langsam und noch zuruckhaltend. 아다지오 - 매우 느리게 그리고 주춤하듯이. 런닝타임은 25분 정도였다. 대부분의 앨범들이 20분에서 24분대의 연주 시간을 보이고 있으며 25분 이상의 연주를 보여주는 앨범으로는 1979년 실황 녹음으로 Leonard Bernstein과 Berliner Philharmoniker의 연주, 1966년 녹음된 Jascha Horenstein, London Symphony Orchestra와의 연주, 1952년 녹음의 Jascha Horenstein, Wiener Symphoniker의 연주이다. 내가 들은 연주 중에 가장 긴 4악장은 1991년 일본 Suntory Hall에서 실황으로 녹음된 Gary Bertini, Kölner Rundfunk-Sinfonieorchester와의 연주인데, 무려 28분 34초이다.

 

  

 

 

나긋하게 이어지는 25분은 좀 지루할 만도 한데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다. 초반 바이올린 파트로 시작되는 부분과 더블베이스의 소리는 처절했다. ‘어쩔 수 없어....’, ‘그럴 수 밖에.... 받아들이자.’라고 음들이 말하는 것 같았다. ‘더 이상 미련 두지 말자.’

 

NHK Symphony Orchestra conducted by Chung Myung-Whun. NHK Hall, Tokyo, 2008.

 

현악기 위주이고 특히 저음현의 배경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더블베이스와 첼로 그리고 비올라 파트가 아주 안정적으로 연주를 해주었다. 종결부에 가 모든 악기들은 연주를 마치고 오직 현악기만이 마지막을 이어나간다. 말 그대로 ‘죽어가듯이’(ersterbend). 2010년 루체른페스트벌 오케스트라 아바도옹의 연주는 4악장이 백미(白眉)였다. 죽음과 싸우며 지휘를 하는 노거장의 마음과 말러의 마음이 통했던 걸까? 모든 관객이 숨을 죽인채 지휘자를 주시하며 그의 연주에 대한 ‘예’(禮)를 표하듯이 끝까지 적막을 지켜주는 모습은 우리의 관객 문화에 비춰보면 너무나 부러운 모습이었다.

 

Mahler 9th Symphony 4mov - 2010 Lucerne Festival Orchestra - Claudio Abbado

 

정명훈도 종반부로 달려가고 있다. ‘그걸로 됐어. 정말이야.’ 꼭 그러는 것만 같았다. 마지막으로 이어지는 첼로의 소리는 나지막히 말하고 있다. ‘이제 됐어....’ 그런데, 그런 여운과 생각의 말미를 남기지 않고 지휘자가 지휘봉을 내려 놓은 순간이 너무 빨랐다.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니, 조금만 더... 1분 정도만....’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처음으로 연주를 듣고 ‘숙연’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축 처지는 기분은 아니었다. 그게 정명훈 지휘자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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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1-09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햇빛눈물님. 공연 후기 잘 읽었습니다.

메모해 두신 것이 아니라면, 기억력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 서울시향의 말러 6번 이후 다른 공연은 본 적이 없지만 올려주시는 후기 덕분에 그 연주회 느낌이 잘 전해 오는 것 같습니다. 올 핸 공연장 갈 기회가 정말 없을 것 같은데, 햇빛눈물님 페이퍼가 있어서 많은 위안이 됩니다.

벌써 1월의 한 주가 지나갔습니다. 즐거운 날 되시고, 즐거운 일요일 되셨음 합니다 :)

햇빛눈물 2012-01-09 18:20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메모도 조금 해두었고, 교향곡에 대한 글들을 찾아 읽으면서 당시의 기억을 살려서 조금씩 작성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오히려 영화나 공연을 보고 난 후 바로 감상문을 쓰는 것보다는 시간을 좀 두고 천천히 쓰는게 오히려 기억을 되살리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더군요. 2012년에도 바람결님의 좋은 글들 많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나무 2012-01-18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말러리안을 위한 1,000부 한정(고유번호) 말러앨범이 출간되었네요^^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797312

햇빛눈물 2012-02-06 15:47   좋아요 0 | URL
네, 서점에 뿌려지기 전에 서울시향 말러 8번 공연때 출판사에서 나와 판매를 하더군요. 그때 구입했습니다. 10만원이라는 가격이 좀 부담스러웠지만, 질렀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