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블루플라워 (Breeze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책을 좋아하는 이.책에 파묻혀 사는 이.</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hu, 29 Oct 2026 00:06:15 +0900</lastBuildDate><image><title>Breeze</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76105_639229920199302267.jpg</url><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Breeze</description></image><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눈 내리는 삼일포 - 김연수 - [눈 내리는 삼일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591393</link><pubDate>Sun, 25 Oct 2026 10: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59139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131770&TPaperId=1759139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72/78/coveroff/k89213177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131770&TPaperId=1759139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눈 내리는 삼일포</a><br/>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10월<br/></td></tr></table><br/>#눈내리는삼일포 #김연수 #문학동네<br><br>  &nbsp;  인간의 미래를 다룬 이야기는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김연수 작가도 근미래의 세계를 그린 SF소설을 썼다. 육체는 없지만 인간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AI와 공생을 할 수밖에 없는가에 관한 질문을 건넨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상실의 고통을 견디는 게 나을까, 기억을 간직하고 AI로 대체한 인물과 한 공간에서 있는 게 나을까.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감히 말하지 못하겠다. 만약 아들이 누군가에게 위해를 가해 살인자가 되었다면, 그 아이를 복제해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고 싶은 게 맞을까. 흘러간 과거를 바로잡기 위한 몸부림인거로 보였다. 만약 미래에도 같은 행동을 한다면 복제를 안 하느니만 못하다.<br><br>  &nbsp;  「눈 내리는 삼일포」는 아픈 딸을 위해 귀한 약재를 구하러 온 가난한 선비 덕암의 이야기로 소설이 시작된다. 덕암은 학질에 걸린 딸에게 줄 귀한 약재를 구하러 왕실의 어의인 수의를 찾아왔다. 그를 돌려보내려 하자 자신을 가리켜 장차 왕실에 들어갈 인물이라고 하며 사정을 말한다. 돌려보내려는 수의에게 그림 한 장을 건넨다. 귀한 그림이라고 하여 호기심에 살펴보니 좀이 슬어 구멍이 나 있었다. 덕암은 현재가 일부러 구멍을 내어 눈 내리는 삼일포를 그렸다고 말한다. 현재의 그림을 받아 들고 귀한 금계륵을 내주었다. 어떤 것을 볼 것인가, 눈에 보이는 것만 그렸던 화가의 깨달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작가는 이 소설을 그림책 작가와의 모임에서 착안을 하였다. 조선 후기 화가 심사정의 망가진 그림을 소재로 하여 작가 이수지가 눈 내리는 풍경을 그림책으로 펴낸 것이었다. 같은 주제로 한 그림책과 소설 모두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책의 표지도 눈 내리는 삼일포 풍경을 그린 것이다.<br><br>  &nbsp;  ‘눈 내리는 삼일포’ 하니 겨울이 그립다. 그 뜨겁던 여름을 지나며, 가을의 초입에 서서, 눈 내리는 삼일포의 풍경은 어쩐지 금세 찾아온 겨울 이야기인 것 같다. 단편 「눈 내리는 삼일포」가 조선시대의 학자 이덕무의 이야기인 것 같아 반가웠다. 작가가 이제 역사 소설도 맛깔나게 쓰는구나 싶었다.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이야기에 이 글의 확장판인 장편소설도 괜찮겠다.<br><br><br><br><br>  &nbsp;  이렇게 다양한 삶의 가능성이 있었는데, 그 가능성들은 모두 붕괴되고 이 삶만 나의 삶이 됐다면 거기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269페이지, 「그리고 밤과 가을이」 중에서)<br><br>  &nbsp;  개인적으로 아홉 편의 단편 중에서 조선시대를 다룬 소설들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바꿀 수 없는 과거와 달리 미래는 우리의 의지와 선택으로 바꿀 수 있지 않겠나. 삶의 모든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마주하고, 항상 하는 마음속 대답은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모르겠다. 어떤 건 꼭 바꾸고 싶긴 하다. 다시 후회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nbsp;  <br><br>때로, 죽음을 생각할 때, 나의 모든 기억은 저편으로 사라지고 육체마저 사라져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기억될 것이다. 육체의 고통을 더 이상 감수할 수 없을 때 자신의 기억을 이식하여 영원히 머무를 수 있을 것에 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다. 육체를 버리고 데이터의 세계에 머무르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드는 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근미래에도 인간의 본성이 살아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미래의 세계에서도 인간의 본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nbsp;  <br><br>김연수 작가의 사유는 더 확장되었다.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의 한 장면을 엿보는 듯 조선시대와 더불어 근미래의 세계를 탐험하게 했다. 어떤 미래가 올 것인가.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어떻게든 바꿀 수 있지 않겠나. 오늘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잠시 뒤에 일어날 일을 미리 상상해 볼 수 있다면 우리의 시선 또한 확장될 것이다. 다가올 미래를 예견하고, 상상 속에서 존재했던 다른 삶을 꿈꾼다. 하나의 선택으로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만 같다.  &nbsp;  <br><br>작가의 글로 바라보는 세계는 우리 마음속에 살아 움직인다. 책에서만 보았던 역사의 새로운 시선, 현재에 머물러 생각지 못한 미래의 우리를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 독서 아니겠는가. 김연수 작가의 글이 좋은 이유다.  &nbsp;    &nbsp;  #눈내리는삼일포 #김연수 #문학동네 #책추천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72/78/cover150/k89213177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727813</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재이 - 조남주 - [재이]</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566281</link><pubDate>Sun, 11 Oct 2026 20: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5662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131662&TPaperId=175662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66/22/coveroff/k9721316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131662&TPaperId=175662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재이</a><br/>조남주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9월<br/></td></tr></table><br/>『재이』우리의 불안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nbsp;  #재이 #조남주 #문학동네  &nbsp;  가난을 수치로 여기는 시대다. 가난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옷을 사고 가방과 신발을 산다. 몇 개 되지 않은 물건을 새것처럼 보이게 닦고 관리를 한다. 어느 드라마에선가, 돈이 없어 중고 명품을 사서 입고 다니는 인물이 있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의문이 들었지만, 현실은 그럴 수도 있다는 거다. 가난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 무시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이 경우는 명품을 알고 있다는 가정이고, 만약 명품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면, 명품을 카피한 옷을 입고 다녀도 알지 못한다. 그걸 아는 순간 수치심에 빠진다.   &nbsp;  조남주 작가는 『82년생 김지영』에서 여성의 지위와 차별, 편견에 대한 글을 써 영화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엔 정재이라는 여성을 통해 가난에 관한 계급과 신분 상승에 대하여 말한다. 가난이란 무엇인가. 돈이 없는 것이다. 그로 인한 불편함이 따를 뿐이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주류의 문화에 낄 수 없으며,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결핍으로 움츠러든다. 내가 알았던 환경이 우물 안의 개구리였음을 깨닫는 순간, 부끄러움을 느낀다. 더 이상 가난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원가족의 생활을 감춘다. 작가는 정재이를 통해 정면으로 가난을 등장시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nbsp;  “나는 달과 가까운 곳에 산다.”라는 문장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조금 읽다 보면, “나는 달과 가까운 곳에 살았다.”라는 문장이 이어진다. 달동네에 살았던 과거의 정재이와 흔들의자에 앉아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창 너머로 둥그런 달이 보이는 곳의 52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43층에 사는 정재이의 신분의 격차를 알 수 있게 된다. 살아온 과정을 책으로 써 작가이자 강연가가 된 과거의 재이를 돌이켜보는 내용이다.  &nbsp;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재이가 홍영신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음악 수업 실기 시간에 리코더 연습을 열심히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 실기 만점을 받았을 뿐 아니라 재이의 상황을 알게 된 홍영신 선생님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추천해 주었다. 장학금을 받아 대학을 다니고, 대학교 3학년 때 해외문화탐방도 다녀왔다. 장학재단의 은행에 취업해 장학 사업을 하는 업무를 맡아 왔다. 재이에게 좋은 사람이 몇 명 있었다. 친하게 지내고 싶어 다가왔고, 도움을 주었지만, 재이는 모든 사람과 인연을 잘라냈다.   &nbsp;  내가 겪은 빈곤은 거짓이 아니다. 나는 내 삶 속에서 세상의 불합리와 부조리를 깨달았고, 내가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는 사고의 영역 안에서, 실행하고 책임질 수 있는 역량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왔다. 부끄러움도 진심이고, 부끄러움이 부끄러운 것도 진심이다. 이 모든 복잡한 마음들이 뒤엉켜 서로를 침범하거나 훼손하지 않도록,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그 방법을 찾고 싶다. 비슷한 괴로움을 끌어안고 사는 이들이 있다면, 나도 그렇다고 말해주고 싶다. (218페이지)  &nbsp;  강연장에 갔을 때 질문했던 동년배의 여성이 있었다. 같은 재단의 대학 등록금을 지원받았다고 했다. 책을 쓴 재이와 달리 주변 사람들 모두 어떤 환경에서, 어떤 부모님 밑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잊고 싶은 기억일 뿐이라고 했다. 누구라도 그러지 않겠나.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말을 안 할 뿐이라고 말이다.  &nbsp;  작가는 재이의 가난을 여러 작품을 바탕으로 하여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했다. 가난을 감추지도 않았고, 가난에 관한 강연을 하며 부끄럽지 않다는 재이의 생각을 드러냈다. 이를테면,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에서 친구들을 초대했을 때 품위 있게 손님맞이를 했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며 재희네 집에서 간식이나 밥을 먹을 때 감격하거나 과분해하지 않았던 일화를 떠올리게 했다. 바꿀 수 없는 지난 시간과 흔적들을 숨기지 않았다고 말이다. 하지만 저변에는 빈곤과 결핍을 감추고 싶었으리라.  &nbsp;  『사람, 장소, 환대』라는 작품을 읽으며 어디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던 그가 어렴풋하게나마 해답을 찾았던 작품이라고 했다. 나를 짓누르는 그림자의 존재가 나인지, 쌍둥이의 그림자였는지 알 수 없었던 그 마음이 이해되었다.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듯, 재이에게 ‘사람’이 없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았을 수도 있다. ‘덜컹이는 사다리, 내 몫의 의자가 없는 테이블’을 마주한 우리의 불안한 마음들을 들여다본 작품이었다.  &nbsp;    &nbsp;  #재이 #조남주 #문학동네 #책추천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한국장편소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66/22/cover150/k9721316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662202</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서성이다 - 장강명 - [서성이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556016</link><pubDate>Mon, 05 Oct 2026 20: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55601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0735&TPaperId=175560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84/93/coveroff/k36213073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0735&TPaperId=1755601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성이다</a><br/>장강명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08월<br/></td></tr></table><br/>#서성이다 #장강명 #현대문학<br><br>  &nbsp;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기도하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을까. 다시 깨어나지 못한다면 과거에 우리가 했던 행동들을 돌아보고,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이 아픈 게 나 때문인 것 같아 괴로울 것도 같다. 깨어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다는 건 빈말이 아니다. 간절하고 또 간절해서 신에게 외치듯 내뱉는 말이다.<br><br>  &nbsp;  독서 모임 플랫폼 ‘그믐’의 SNS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어느 날 모자를 눌러쓴 대표의 사진이 보며 아픈가 보다, 생각했다. 작가와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 같아 안타까웠다. 소설 『서성이다』를 읽으며 작가가 하는 모든 말들이 아팠다. 이런 상황이 온다면 누구라도 신에게 호소하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이 시간을 헤쳐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신을 가리켜 ‘사이코패스’에 가깝다고 표현할 정도로 냉철한 작가가 견뎌야 했을 고통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nbsp;  <br><br>작가가 경험한 이야기이기도 하며, 약간의 허구를 가미해 한 편의 소설로 펴냈다. 아내가 갑자기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며 일어난 일이다. 슬프지만,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이 산재해 있었다. 아픈 아내를 둔 사람답지 않게 냉철하게 판단하여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이게 현실이구나 싶었다. 부재 시 아내를 보러 와줄 사람이 필요했고, 도저히 취소하지 못한 일들을 해야 했다. 이사로 인하여 집 매도와 매수의 잔금 입금일이 다가오고 있어 어떻게든 아내의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내야 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남편을 보고 경악할지 모른다.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아내가 중환자실에 있는데, 계획적으로 대처하는 남편의 모습이 낯설지 않을까.<br><br><br><br><br>  &nbsp;  말을 알아듣기는 하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내가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3일 동안의 일을 나타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거리에서 울며 서성이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절대 울지 않는다는 예상과는 달리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남자는 두려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기를 가리켜 사이코패스라고 했지만, 그것이 그 남자의 본심이다.<br><br>  &nbsp;  무서워. 너무 무서워. 못 걷겠어.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말했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고개를 숙이고 울면서 서성이고, 서성이며 울었다. 왜 태어나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다 잃고 병에 걸리고 고통을 받고 죽어야 하는가. 인간은 고통을 받으려고 태어나는 걸까. 사람이 뭘 통제할 수 있고 무슨 책임을 질 수 있단 말인가. (213~214페이지)  &nbsp;  <br><br>사람이 무너지는 순간은 아주 찰나일 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이 쓰러지는 순간,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을 때 절망하지 않을까. 그저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그 순간처럼 두려운 것도 없으리라. 고통은 예고하고 찾아오는 게 아닌 것 같다. 방심하고 있을 때 소리 없이 나타난다. 마치 온몸이 묶인 것처럼 답답한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br><br>  &nbsp;  산다는 건, 물 위를 걷는 일과 같다. 비교적 평온하게 살아오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데 아슬아슬,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할 말이 많아 전화기를 두 시간씩 붙잡고 이야기를 하였던 커플이 남편과 아내가 되어 살아가다가 아프게 되면 이렇게 고통스러울 것이다. 소설을 읽는데, 계속 마음이 아팠다. 리뷰를 쓰면서도 그 감정이 나와 자꾸 ‘아프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아프다’라는 단어를 지우면서 글이라는 것도 감정대로 움직이는 것 같다. 직접 경험한 일이기에, 우리에게도 다가올 일이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br><br>  &nbsp;  나이가 든 탓일까. 누군가 아프다고 하면 안타깝다. 가족 중에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있고, 예전 같지 않은 몸에 적응하는 단계라고 할지, 여기저기 아픈 곳이 있어 그런지도 모른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어서 쾌차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우리 모두의 건강을 바란다.  &nbsp;    &nbsp;  #서성이다 #장강명 #현대문학 #책추천 #소설추천 #핀소설 #한국문학 #한국소설 #한국소설추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84/93/cover150/k36213073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849346</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서울의 선인 - 김호연 - [서울의 선인]</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546605</link><pubDate>Wed, 30 Sep 2026 20: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54660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9348&TPaperId=1754660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81/46/coveroff/k4121393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9348&TPaperId=1754660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울의 선인</a><br/>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서울의선인 #김호연 #위즈덤하우스  &nbsp;  <br><br>180만 부 판매 신화를 기록한 『불편한 편의점』의 작가 김호연의 신작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타락한 도시 서울을 멸망시키러 온 천사가 나타나 도시의 의인을 한 명이라도 찾으면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신의 뜻을 전하는 내용이다. 물론 소설의 주인공 김재근은 과거 서울의 의인상 1회 수상자에 빛나는 인물이다. 지금은 산 아래쪽 재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동네에서 철물점을 하고 있는 신세다. 거액의 돈을 주겠다며 의인을 찾으라는 천사의 전언에 과거 경찰이었던 능력을 되살려 사람 찾기에 나서는 다소 판타지적인 이야기다.  &nbsp;  <br><br>의인상을 수상했던 그가 왜 철물점 사장이 되었는지는 과거의 의인상 수상자를 찾아다니며 거론한다. 의인상을 받았던 사람들이 진짜 의인인가,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선의의 뜻으로 행동한 결과가 의인상으로 나타났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의인상은 과거 TV의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양심 냉장고’를 떠올리게 했다. 아무도 지키지 않은 횡단보도 앞의 정지선, 그 선을 지키는 사람의 감동적인 장면이 압권인 프로그램이었다. 의인상 또한 의로운 일을 한 사람에게 서울시장이 상금과 함께 주는 상이었다. 그들의 다음 행보는 어떨까. 지금도 누군가를 구하고 살리는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일까. 궁금증에 김재근의 여정을 따라가 보게 된다.  &nbsp;  <br><br><br><br><br><br><br>소설의 근간은 현대사회에서도 신의가 존재할 수 있는가, 사회 정의는 살아 있는가다. 누군가의 계략에 의해 경찰에서 불명예로 퇴직할 수도 있는 상황, 한때 모두가 받들었던 의인 김재근은 이제 하루하루 벌이를 위해 애쓰는 중년의 남자로 전락했다. 그가 의인을 찾아 나섰던 이유도 스스로 천사라고 일컫는 성갑이 건네준 거액의 계약금과 약속한 잔금 때문이었다. 하지만 의인을 찾아다니며 과거의 시간들과 마주한다. 성갑이 누구인지, 그와 관련된 인물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며 소설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nbsp;  <br><br>김재근이 찾은 의인상 수상자들의 이후의 행보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첫인상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눠보면 인간성을 금세 파악할 수 있지 않나. 인간은 상황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고 선의와 정의를 잃지 않기는 매우 어렵다. 경제적으로 힘들면 누구라도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의인상 수상자들을 바라보는 김재근의 불편했을 마음이 짐작되었다.  &nbsp;  <br><br>『불편한 편의점』에서 작가는 우리 주변 소시민의 삶을 그렸다. 『서울의 선인』 또한 서울 서민들의 삶과 함께 권력에 힘입어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이 존재하지만, 의인은 우리 가까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도시의 운명과 신의 계시도 중요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을 사는 선의들이 모여 도시를 가꾸어 나간다는 것을 강조했다.<br><br>  &nbsp;  사람 냄새나는 작품, 읽으면 저절로 마음이 따스해지는 작품을 읽고 싶다. 변해가는 세상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을 우리의 이야기가 그리워지는 계절인 것 같다. 누군가는 고군분투하고, 누군가는 편안하게 시작되는 하루의 온기처럼 스며드는 따뜻한 이야기가 그립다.  &nbsp;    &nbsp;  #서울의선인 #김호연 #위즈덤하우스 #책추천 #소설추천 #한국문학 #한국소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81/46/cover150/k4121393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814624</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면도날 - 서머싯 몸 - [면도날]</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539914</link><pubDate>Sun, 27 Sep 2026 20: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53991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141&TPaperId=175399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21/38/coveroff/893746214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141&TPaperId=1753991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면도날</a><br/>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06월<br/></td></tr></table><br/>#면도날 #서머싯몸 #민음사  &nbsp;  어느 순간부터 자꾸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이 책 안 읽고 뭐해?’, 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겠다. 아마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알고리즘을 타고 왔을 것이다. 기꺼이 알고리즘에 부응하여 책을 읽게 되었다.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나 『인생의 베일』이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면도날』은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읽었다. 한 젊은이의 삶에 압도되어 그의 선택을 지켜보며 인생이란 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건네는 작품이었다.<br><br>  &nbsp;  작가 서머싯 몸이 화자로 등장하여 그의 한 시절을 엿보는 듯하다. 작가로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이후, 때로는 그들의 이웃으로 때로는 친구로 작가의 경험담처럼 친근하게 비친 작품이다. 작품의 주요 인물은 속물적인 사교계의 신사 엘리엇 템플턴과 그의 여동생의 딸 이사벨, 그리고 이사벨이 약혼한 래리다. 특히 래리의 행보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nbsp;  <br><br>비행기를 좋아했던 래리는 전쟁에 참가하여 사고로 친구가 죽은 후, 전쟁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의 방향을 바꾼 인물이다. 이사벨과 약혼까지 하였으나 직장을 얻지 않고 도서관에서 책에 파고든다. 구도적 삶을 위해 미국을 떠나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를 거쳐 인도로 향하는 여행을 떠난다. 이사벨은 백수랑 결혼하고 싶지 않다며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 남자의 돈과 사회적 지위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사벨이 래리와 어릴 적 친구이기도 한 그레이와 결혼한 후에도 인연을 이어간다.<br><br><br><br><br><br>  &nbsp;  서머싯 몸은 가까이에서 래리를 지켜본다. 래리가 만났던 소피와 수잔의 삶을 비추며 시대의 역사와 일상을 살아온 삶을 통해 인간의 성장을 보여준다. 어떤 선택을 하는 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영적인 삶을 향해 여행했던 래리는 점점 신에 가까운 삶을 보여준다. 삶에 통달하고 아픈 사람을 치료했으며 사정이 어려운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이사벨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기꺼이 포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성직자와 비슷하게 보였다.<br><br>  &nbsp;  서머싯 몸이 화자가 되어 모든 사람을 지켜보며 회상하는 내용이다. 대중적인 내용에 가깝다. 사교계의 중심이 되기 위해 유명한 사람들과의 유희를 즐겼던 엘리엇을 속물적인 인간으로 그렸다. 엘리엇 템플턴이 가장 속물적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그가 죽음을 앞두고 있으면서 초대장을 받지 못해 슬퍼하는 장면이다. 필생의 역작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중심에 서 있어야 하고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있어야하는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인물을 그렸다. 서머싯 몸은 그러는 그가 안타까워 초대장을 훔쳐 그의 마지막을 기쁘게 한다. 사람에 대한 배려와 허영심의 끝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br><br>  &nbsp;  고전문학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낀 작품이었다. 서머싯 몸이 바라보는 세계가 좋다. 속물적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사는 인간들의 민낯을 그렸기 때문이다. 아직 읽지 않은 서머싯 몸의 책을 찾아봐야겠다. 왜 영원할 수밖에 없는지 그 진심에 다가서고 싶다.  &nbsp;    &nbsp;  #면도날 #서머싯몸 #민음사 #책추천 #민음사세계문학전집 #영미소설 #영미문학 #세계문학&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21/38/cover150/893746214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213854</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인 더 메가처치 - 아사이 료 - [인 더 메가처치 - 2026 일본 서점대상 1위]</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533178</link><pubDate>Wed, 23 Sep 2026 17: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53317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825&TPaperId=1753317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95/75/coveroff/k12213082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825&TPaperId=1753317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 더 메가처치 - 2026 일본 서점대상 1위</a><br/>아사이 료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7월<br/></td></tr></table><br/>#인더메가처치 #아사이료 #은행나무<br><br>  &nbsp;  처치 마케팅이란 게 있다. 원래는 교회의 신자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방법이다. 메가처치는 처치마케팅의 일환으로 거대 교회를 가리킨다. 아이돌 그룹을 런칭하는 팝 음악계는 신도를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을 시작한다. 일종의 서사를 만들어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이다. 마치 신도가 되듯 아이돌을 향한 덕질을 시작하게 된다. 좋아요, 구독은 필수다. ‘좋아요, 구독’ 이런 권유 한 번쯤 받아보지 않았나. 어느 음악방송에 좋아하는 가수의 순위를 높이기 위해 몇 번을 눌러 투표해달라는 것 말이다. 인증 사진까지 남겨 공유하는 장면을 보고 예전 일이 생각났다. 덕질은 어딜 가나 비슷한 양상을 띠는구나 싶었다.  &nbsp;  <br><br>2026 일본 서점대상 1위에 빛나는 『인 더 메가처치』는 광기에 가까운 덕질과 팬덤 현상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먼저 신도를 만들기 위해 아이돌 팬덤 산업에서 서사를 맡은 요시히코가 있다.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다보니 가정에 소홀했고 그 결과로 이혼했다. 딸의 대학 학자금을 모으고 본인은 인스턴트 미소 된장국을 후루룩 마실 뿐이다. 한 달에 한 번, 딸과 화면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점점 할 말이 없어진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직장에서도 점점 밀려나고 있는 상태다.  &nbsp;  <br><br>요시히코의 화면 반대편에는 그의 딸 스미카가 앉아 있다. 언제까지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서로를 바라보지도 않고, 아버지를 가리켜 ‘그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멀어진 사이다. 어렸을 때 말했던 ‘외국으로 유학을 가겠다’는 것을 기억하고 할 말이 없을 때마다 그걸 물어보는 그 사람과의 대화는 소통이 안 된다. 정작 본인은 유학을 가기 위한 신청에서 1차에 떨어지고 2차를 앞두고 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무시했었는데 어느 날 서바이벌 오디션에 가까스로 합격한 아이돌 멤버를 좋아하게 되며 덕질에 빠지게 된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신도가 되었다는 말이다.  &nbsp;  <br><br><br><br><br>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아야코는 최애 배우를 위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린 패밀리’ 멤버와 교류하며 최애 배우의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음모론에 빠져든다.  &nbsp;  <br><br>이 팀의 역할은 멤버들의 서사를 계속 제공하는 거야. 서사 중독자들을 놓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이 끌어들이기 위해서. 음악 이외의 전문 분야를 가진 멤버들로 구성된, 팬덤의 열기를 꾸준히 끌어올리는 데 특화된 팀이지. (216페이지)  &nbsp;  <br><br>아이돌 팬덤을 만들기 위해 신도들을 이용한 마케팅에 빠져들며 좁은 시야와 넓은 시야의 차이점을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작정하고 서사를 만들면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겠다. 최애를 위해서 광적인 행동까지 일삼은 걸 보고는 이러한 신도들이 있기에 아이돌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최애가 광고하는 물건을 사고, 그들이 입는 옷을 입고, 그들이 읽는 책, 영화, 음악들을 듣는다. 마치 내가 처음부터 좋아했던 것처럼 최애의 것이 내 것이 되는 것이다. 메가처치와 다르지 않다. 어쩌면 좁은 시야를 가진 광신도와 가깝다.  &nbsp;  <br><br>덕질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동생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동생의 취미가 덕질이다. 내가 책을 읽는 것처럼 말이다. 언젠가 여동생은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CD를 여러 장 구매했다. 택배가 올 때마다 숨겨두어 제부는 몇 개를 구매했는지 몰랐다. 제부가 있는 장소에서 몇 개를 구매했냐는 내 질문에 두 사람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콘서트 티켓 예매에 당첨되어 다녀왔다. 처치 마케팅의 효과다.<br><br>  &nbsp;  빠져들 수밖에 없는 서사를 제공하여 팬덤을 형성하게 만든다. 마치 시나리오를 쓰듯 서사를 만들어 퍼트리는 역할을 하는 자와 그에 빠져 덕질에 빠져드는 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다. 소설을 읽으며 왜 덕질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어느 순간 깊이 이입되어 읽었다. 내가 예상한 소설의 결말은 아니었지만, 이제 요시히코는 딸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할 정도가 되었다. 일본의 서점인들이 왜 이 소설을 추천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팬덤 형성을 메가처치에 빗대어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이다.  &nbsp;    &nbsp;  #인더메가처치 #아사이료 #은행나무 #책추천 #소설추천 #일본소설 #일본문학 #2026일본서점대상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95/75/cover150/k12213082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957541</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찌니주의보 - 정지아 - [찌니주의보]</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513002</link><pubDate>Sun, 13 Sep 2026 11: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51300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95&TPaperId=175130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3/75/coveroff/89364399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95&TPaperId=1751300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찌니주의보</a><br/>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  &nbsp;  #찌니주의보 #정지아 #창비<br><br>  &nbsp;  시골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다. 주말이면 하룻밤씩 자고 오며 작물을 돌본다. 일하고 있으면 동네 어르신들이 지나가며 한마디씩 하신다. 농사는 그렇게 짓는 게 아니라고, 본인의 지식을 주입식 교육하듯 강요한다. 마을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는데, 세컨드의 아들이 몇십억을 들여 카페를 만들었다느니 하는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우리에게 무언가를 물어 답변을 해주면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될 것 같아 매우 조심스럽다. 누군가의 수저가 몇 개인지 다 알고 있어야 속이 시원하다는 시골의 특성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만약 평균 나이 칠십팔 세인 마을에서 살아가는 것을 생각해 보라. 아찔하다. 그런 동네에 삼십 대 초반의 두 찌니가 입주했다. 마을의 평균나이를 78세에서 72세로 낮춘 이들과 동네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마음 한편이 울컥해진다.<br><br>  &nbsp;  수평마을 마을회관이 북적인다. 마을의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윤 선생이 노인들을 소집하여 중대 발표를 한다. 서울에서 귀촌한 성진과 혜진이 서로 여자끼리 좋아하는 ‘레지’라고 한다. 수평마을에서 ‘쪼까내자’고 마을 주민들과 이장을 닦달한다. 찌니들을 아꼈던 절골댁 마저 발길을 끊었다. 보다 못한 이장의 아내 쑤언은 찌니들을 집으로 데려와 쌀국수를 해 먹이며 그들의 마음을 달랜다.<br><br>  &nbsp;  이런 이야기만 있으면 소설이 재미없다. 이들을 쫓아내자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문고리에 호박전을 몰래 가져다 놓은 노인들도 있다. 병 주고 약 주는 것 같은 상황이다. 겉으로는 레즈비언이라고 날이 선 눈빛을 보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반찬과 음식을 챙기는 것이다. 또한 찌니들의 친구 기희가 삐순이와 삐돌이라는 이름을 가진 반려 닭을 데리고 오며 마을은 더 들썩인다.  &nbsp;  <br><br><br><br><br><br>구례 사투리를 맛깔나게 표현한 글에서 본연의 글맛이 느껴진다. 입말 그대로 표현된 사투리는 할머니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것들이다. 마치 외래어처럼 신기한 말들의 향연에 저절로 웃음이 배어난다. 팔십이 넘은 할머니들이 살아온 날들, 아들을 낳지 못했다고 구박을 당했던 일들,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던 이들의 사연이 낯설다. 노인들은 찌니들을 쫓겨나게 놔두지 않는다. 들여다보면 흠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말하기 좋아하는 노인들은 찌니들의 일을 놀림 삼아 이야기하다가 윤 선생네 집에 일이 생기자 혜진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함께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br><br>  &nbsp;  전라도의 진한 사투리를 글로 본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즐겁다. 정지아 소설의 입말은 더 다채롭다. 사투리가 나오는 부분에서 입말을 소리 내어 읽었다. 마치 할머니들이 눈앞에 있는 듯 그들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nbsp;  <br><br>눈치 보지 않고 할 말 다하는 할머니들의 노골적인 성 표현, 차별과 편견에 갇힌 사람들로 보였지만, 정작 예기치 않는 일이 생기자 서로 나서서 도우려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비싼 식재료를 구입해 장아찌를 담가 한아름 건네주며 미안함을 슬그머니 표현하는 윤 선생을 보라. 정작 중요한 것은, 전복 등 비싼 재료를 사용했지만 음식 솜씨가 없어 냉장고에 고이 모셔둔 것은 어쩌란 말인가.<br><br>  &nbsp;  차별과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고령화된 마을에서 청년으로 살아가기란 무엇보다 버거운 일이며, 호기심 어린 날 선 시선이 부담스럽다. 다른 한편으로 찌니들에게 의지하는 이들의 행태가 블랙코미디 같다. 힘든 시절을 겪어 왔다. 무서울 것도 없으며, 말에 거침이 없다. 이러한 노인들을 미워할 수 없다.  &nbsp;  <br><br>이리 멀쩡하게 이삐고 잘난 것들이 워쩌자고 이상헌디로 빠져가꼬 지 무덤을 지가 판다는디 내 속은 워쨌겄냐? 시방도 속이 쌔롬쌔롬허다. 넘이 안 간 질로 가본들 고생만 씨게 해야. 살아봉게 넘들 다 가는 질로 조심조심 감시로 넘들맹키 사는 거이 젤이드라. (163페이지)<br><br>  &nbsp;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차별과 편견에 사로잡힌 것 같지만, 반찬을 나눠 먹으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가며 오늘을 사는 것이다. 수평마을 사람들과 찌니들의 생활이 머릿속으로 그려진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전라도 입말을 따라 해 보는 즐거움이 컸다. 정지아 작가의 글이 자꾸 좋아진다.<br>  &nbsp;    &nbsp;  #찌니주의보 #정지아 #창비 #책추천 #소설추천 #한국문학 #한국소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3/75/cover150/893643999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137507</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그랬다고 적었다 - 김애란 - [그랬다고 적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509758</link><pubDate>Fri, 11 Sep 2026 16: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50975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0236&TPaperId=1750975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9/36/coveroff/k74213023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0236&TPaperId=1750975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랬다고 적었다</a><br/>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8월<br/></td></tr></table><br/>&nbsp;#그랬다고적었다 #김애란 #문학동네<br><br>  &nbsp;  소설가의 내적인 고백은 어쩐지 독자를 향한 다정한 목소리 같다. 냉정한 목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고, 상상의 산물인양 인물을 탄생하여 작가의 목소리를 내다가 자신을 드러내야 할 때의 곤란함이 이해가 된다. 때로는 자기를 보여주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정체를 감추고 있는 사람도 꽤 많기 때문이다. 뭐가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그저 자신의 취향일 뿐이다.<br><br>  &nbsp;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읽어온 독자로서 에세이는 조금 더 개인적인 감정을 나누는 것 같아 좋다. 이번 에세이에서는 아버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나타냈다. 아프신 아버지를 바라보는 마음이 느껴져 먹먹해졌다. 부모님이 아프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부모님의 과거와 나의 과거가 겹치고, 아픈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절로 애틋해진다. 아프고 싶겠냐만 부모를 바라보는 자식의 마음은 안타까움과 함께 여러모로 복잡해진다.<br><br>  &nbsp;  다 드러내고 다 털어놓는 대신 감추는 마음. 그리고 그걸 알아채고 헤아리는 마음. AI 앞에서 요즘 그런 마음을 자주 생각한다. 어쩌면 문학은 AI와 반대로 자신의 무지를 아주 길게, 다양한 방식으로 고백해온 장르가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36페이지, 「세 개의 빛」 중에서)  &nbsp;  <br><br><br><br><br><br>언어를 다양하게 사용할 줄 아는 작가는 부모님의 이야기도 이처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작가의 글이 곧 우리의 역사를 알려주는 매개체인 듯하다. 그저 나에 머물러 있지 않고 우리라는 틀을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br><br>  &nbsp;  삶은 단순한 덧셈 뺄셈이 아니라 여러 개의 얼굴로 이루어져 있으며, 문학은 바로 그 자리에서 출발한다는 점도. (15페이지, 「내가 되지 않는 꿈」 중에서)  &nbsp;  <br><br>긴 시간, 나는 나였다가, 또 나였다가, 충분히 나였다가, 혹은 나인 줄 알았다가 ‘내가 되지 않는 꿈’을 꾼다. 자연인으로서도 창작자로서도 그렇다. ‘진정한’ 내가 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얼마나 안심이 되나. 얼마나 해방적인가. (20페이지, 「내가 되지 않는 꿈」 중에서)<br><br>  &nbsp;  삶과 문학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삶의 다양한 것들이 문학으로 표현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삶 속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문학 속에서 발견하고 공감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문학에 기댔던 어느 순간들이 모여 창작자의 삶을 사는 작가의 마음이 고요히 와 닿는다. 문학에서 위로를 받고 그러한 마음을 담아 문학을 창조한다는 것, 다른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는 일이다. 문학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는 명사의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힘든 시간 문학은 우리의 친구이자 위로다.<br><br>  &nbsp;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세상을 바라보고, 가족을 바라보는 마음이 낯설지 않다. 생활인으로서의 개인과 글을 쓰는 작가로서 경계를 표현하고, 과거의 시간을 끌어내어 그때의 마음들을 펼쳐놓는다. 과거에는 가능했고, 현재에는 불가능한 것들. 그 틈새를 메우는 글이 있어 좋은 게 아닐까.  &nbsp;  <br><br>과거의 시간을 되돌려놓기는 불가능하다. 과거를 들여다보며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듯, 우리를 이루는 건 과거의 시간에서 왔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나를 이루는 궁극적인 삶의 목적도 과거에서 왔을 수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 시야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 나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를 바라보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말이다.  &nbsp;    &nbsp;  #그랬다고적었다 #김애란 #문학동네 #책추천 #한국에세이 #산문 #한국문학]]></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9/36/cover150/k74213023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193697</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가라앉는 프랜시스 - 마쓰이에 마사시 - [가라앉는 프랜시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497396</link><pubDate>Sun, 06 Sep 2026 10: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49739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12030121&TPaperId=1749739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987/6/coveroff/k81203012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12030121&TPaperId=1749739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가라앉는 프랜시스</a><br/>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5년 08월<br/></td></tr></table><br/>#가라앉는프랜시스 #마쓰이에마사시 #비채  &nbsp;  <br><br><br>『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작가 마쓰이에 마사시가 그리는 연애소설이다. 건축에 대한 애정과 건축을 배우는 사람의 자세, 자연과 조화를 생각하는 건축가의 마인드가 깊게 자리한 여름 별장의 풍경이 매우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가을, 겨울, 봄, 여름을 지나는 동안 도쿄를 떠나 홋가이도로 이주해 온 여성의 계절이 몹시 아름다웠다.  &nbsp;  <br><br><br>무요 게이코는 삼십 대 중반의 나이, 함께 살던 연인과 이별하고, 아버지와 함께 몇 년을 지냈던 홋카이도가 그리웠다.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으로 우체국에서 편지를 배달하는 일을 하는데도 즐거워 보인다. 차를 타고 우편물을 배달하는 길의 풍경이 퍽 다채롭다. 시골 마을답게 게이코가 움직이는 노선을 사람들은 다 꿰고 있다. 가게 앞에서 하품하더라는 소문이 무성한 동네다.<br><br><br>  &nbsp;  게이코는 목조가옥에 사는 데라토미노 가즈히코에게 소포를 배달하며 그를 마주한다. 눈이 마주치지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이름을 꿰고 있다. 그의 사인을 받고 물건을 건네주던 날, 쉬는 일요일에 집에 방문해달라고 말한다. 의문의 프랜시스가 누구인지 그를 방문해서야 알게 된다. 모든 음을 채집하는 그는 다양한 소리를 들려준다. 그에게 빠져드는 게이코. 무성한 소문을 뒤로 하고 그와 연인이 된다. 서른 중반의 게이코는 소문 따위 두렵지 않다.  &nbsp;  <br><br><br><br><br>홋카이도의 아름다운 사계절이 소설 속에 드러난다. 봄의 향연, 여름의 더위, 가을의 바람, 겨울의 눈, 계절과 더불어 우편배달을 하며 급여가 적어도 몇 년은 충분할 것 같다. 그저 세상에 둘이 있는 듯 머물 것 같지만, 둘에게도 갈등은 존재한다. 소리 내어 말하지 않고 그저 기다리는 게이코의 행동은 가즈히코와 닮아있다. 세상 모든 소리를 채집하는 가즈히코는 세상에 초연한 듯 살아간다. 수력발전소의 프랜시스의 상태를 지켜보며, 홋카이도가 정전이 되었을 때, 홋카이도 전체를 밝힐 수는 없지만, 안치나이의 전기 정도는 충분한 감당할 프랜시스일 것이다.  &nbsp;  <br><br><br>번잡한 도쿄가 싫었던 게이코는 이처럼 평화로운 홋카이도의 삶이 좋다. 한겨울, 게이코가 소꼬리를 삶는다. 오랜 시간 졸여야 하는 과정을 즐겁게 하고 있다. 눅진한 국물, 부드러운 고깃살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눈이 내리는 날, 뜨거운 국물 한 모금을 마신다면 홋카이도의 추위 따위 잊어버릴 것 같다. 그렇듯 평화로운 홋카이도에서 머무는 게 좋다.<br><br><br>  &nbsp;  마쓰이에 마사시 소설의 매력은 고요함과 잔잔함에 있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 여름 한철을 보냈던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와 닮아있다. 도쿄 생활을 정리하고 어릴 적 잠시 살았던 도시를 잊지 못하고 찾아온 여자의 삶은 평온하다. 가진 돈이 많지 않아도 혼자서 충분히 해나갈 수 있다. 강가에 사는 남자와 연애를 시작하고서도 그가 결혼은 했는지, 연인이 있는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현재의 감정에 충실하다. 잔잔한 호수처럼 일렁이지 않는다.   &nbsp;  <br><br><br>봄은 먼저 하늘에서부터 온다.그렇게 묵직이 꼼짝도 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겨울이 4월 중순이 지나자 급속하게 힘을 잃고 안치나이 마을 상공에서 흐르듯이 사라져갔다. 투명한 파란 하늘도 아니고, 눈을 낳는 두꺼운 구름도 아닌, 봄 안개로 어슴푸레하게 하얗고 밝은 하늘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154페이지)<br><br><br>  &nbsp;  홋카이도의 날씨는 여름에는 선선하지만, 겨울에는 봐주지 않는다. 눈이 허리 높이로 쌓이고, 바람마저 매섭다. 마치 이들의 사랑을 시샘이라도 하듯 홋카이도의 태풍은 모든 것을 날려버린다. <br><br><br>  &nbsp;  별에는 음이 있다. 게이코는 그렇게 생각했다. 들리지 않는 음이 하나하나의 별에서 이쪽을 향해 내려온다. 그 음은 빛이었다. 광원조차 되지 않는 덧없는 빛의 음. (189~190페이지)<br><br><br>  &nbsp;  감정은 물처럼 유유히 흐르다가도 세찬 비바람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은 굳건해지고, 어떤 선택을 해도 상관없다. 그저 원하는 대로 나아가면 된다. 조바심 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노인들에게 편지를 읽어주었던 것처럼, 게이코는 홋카이도의 계절을 즐거워할 것이다.   &nbsp;    &nbsp;  #가라앉는프랜시스 #마쓰이에마사시 #비채 #책추천 #소설추천 #일본소설 #일본문학&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987/6/cover150/k81203012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9870621</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빛의 제국_김영하 30주년 기념 도서  - [김영하 30주년 기념 도서 세트 - 전3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478946</link><pubDate>Sat, 29 Aug 2026 16: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4789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033966&TPaperId=174789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96/83/coveroff/k02203396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033966&TPaperId=174789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김영하 30주년 기념 도서 세트 - 전3권</a><br/>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5년 11월<br/></td></tr></table><br/>#빛의제국 #김영하 #복복서가<br><br>  &nbsp;  명실공히 문학애호가로서 많은 소설을 읽었다고 자부한다. 물론 지금도 읽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읽을 것이다. 신간 소식이 들려오면 소설 분야부터 살펴보는데 좋아하는 작가의 SNS 계정을 자주 들여다본다. 김영하 작가의 30주년 기념 특별판은 내가 읽지 않은 책이어서 더 좋았다. 단편선과 산문선에 이어 대표 장편으로 『빛의 제국』을 실었다. 아마 작품이 처음 출간되었던 즈음에는 생소하지 않은 주제였을지 모르나, 지금에 읽어보니 생소한 주제임에 틀림없다. 남파 간첩이 주인공인 다소 영화적인 스토리라는 점이다. 물론 최근 TV에서 남파간첩이 주인공인 드라마가 나오긴 했었다. 마치 상상력의 세계인 판타지를 다루는 듯한 소재라고 여겨질 정도다.  &nbsp;  <br><br>『빛의 제국』은 남파 간첩으로 살아온 김기영이라는 인물의 하루 동안의 번민을 담은 작품이다. 이십 년 동안 한국에서 살아온 김기영은 어느 날 북으로 돌아오라는 귀환 명령을 받고 돌아갈 것인가, 돌아가지 않을 것인가, 서울 거리를 헤매며 고민에 휩싸인다. 저들과의 인연이 끊어졌다고 여겼으나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었던가. 복귀 명령은 잘못 배달된 편지 같았다. 열다섯 살 난 딸이 있고, 아내가 있는 그가 여기에서의 삶을 정리해야만 한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아내에게 향하는 그의 마음은 어린애다운 면이 있었다. 남편을 아무리 사랑한대도 자유를 버리고 굶어 죽을 수도 있는 북으로 갈 거라고 믿었던 것인가. 사람 사는 데는 다 비슷하니 딸아이를 데리고 가겠다는 표현을 보고는 그는 이상(理想)에 사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라도 갈 테면 혼자 가라고 말하는 장마리의 의견에 동감했다.<br><br><br><br><br>  &nbsp;  장마리가 여자가 아닌 엄마였음을 깨닫는 장면이었다. 딸아이를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모두 장마리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했던 거다. 가족이란, 더군다나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나 싶다. 물론 장마리는 자기보다 훨씬 어린 남자애와 불륜에 빠져있었지만, 아이를 위해서는 엄마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nbsp;  <br><br>작가는 ‘가장 자신다운’ 장편이라고 표현했다. 작가와 비슷한 나이의 주인공이고, 간첩이나 빨갱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었던 시기였다. 지금은 어떤가. 간첩이 있기는 한가. 전 세계로 여행 다닐 수 있는 시대에 간첩은 낯선 단어다. 생각해 보면, 지금도 김기영 같은 인물이 없다고 보지도 못하겠다. 남파간첩으로 내려왔으나 별다른 지령은 없고, 그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으로 거주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기영이라는 인물의 하루는 고통스러움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를 감시하는 자, 그를 잡으려는 자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수 있다. 이토록 평화로운데, 북으로 돌아가고 싶겠나. 그의 번민이 이해될 수밖에 없다.<br><br>  &nbsp;  귀환 명령을 받은 김기영, 연하의 연인에게 푹 빠져있는 장마리, 친구가 좋아한다는 남자애의 생일날 그의 집에 찾아가는 현미. 이처럼 세 명의 한 가족은 일상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마주하고 허망하게 무너지는 하루에 마침표를 고하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선택할 수 없는 것과 선택할 수 있는 것의 경계에서 한 가족을 통해 한국이 걸어온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인물들은 각자의 사건을 겪으며 비로소 삶의 통찰력을 키운다. 삶은 별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필사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애썼던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소중해지는 순간이 온다.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며 비로소 머물고 싶은 현재에 안착하게 된다.   &nbsp;    &nbsp;  #빛의제국 #김영하 #복복서가 #김영하30주년기념특별판 #한국문학 #한국소설 #산문선 #단편선]]></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96/83/cover150/k02203396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6968374</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투명한 나선 - 히가시노 게이고 - [투명한 나선]</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470203</link><pubDate>Tue, 25 Aug 2026 09: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4702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0602&TPaperId=174702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2/11/coveroff/s83213128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0602&TPaperId=174702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투명한 나선</a><br/>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6년 07월<br/></td></tr></table><br/>#투명한나선 #히가시노게이고 #북다  &nbsp;  <br><br>히가시노 게이고의 별세 소식을 접했다. 부랴부랴 이 책을 꺼내 읽었다. 다작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계속 나올 줄만 알았는데, 그가 오랫동안 암 투병을 해왔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삶은 이처럼 허망하다. 죽음은 한순간이라는 것.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 책을 읽었다.  &nbsp;  <br><br>『투명한 나선』은 갈릴레오 시리즈의 열 번째 책으로 유카와 마나부의 개인사가 나와 새로운 전환점을 도는 것 같다. 때로는 경찰 구사나기보다 더 정확한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이기도 하거니와 냉정한 판단력으로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인물이다. 바다에서 총상을 입은 익사체가 발견되며 소설의 시작을 알린다. 구사나기는 사건을 조사하던 중 유카와 마나부의 이름을 발견하고 그를 찾아간다. 유카와는 구사나기의 바람과 달리 협조를 단칼에 거절한다. 하지만 나름의 방식대로 돕겠다고 약속한다.<br><br>  &nbsp;  시마우치 소노카는 왜 도피를 한 걸까. 마쓰나가 나에는 왜 소노카와 함께 움직이는 것일까. 네기시 히데미는 시마우치 소노카와 무슨 인연이 있을까. 서로의 관계를 보며 의문이 들고, 유카와의 행동조차 여러모로 궁금증이 생긴다. 아버지와 무덤덤한 관계, 마치 참회를 하듯 죽음을 앞둔 어머니를 위해 집에 와 있는 장면 또한 나이가 들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오십 대의 관조적인 남자가 보인다. 나이가 들어 제대로 돌볼 수 없을 때,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nbsp;  <br><br><br><br><br>구사나기와 유카와의 관계는 마치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처럼 콤비를 이루어 소설이 진행된다. 하나의 사건이 생기고, 구사나기가 유카와의 도움을 요청하면 유카와는 못 이기는 척 호기심을 숨기지 못하고 사건 조사를 하기 시작한다. 그가 아무 말도 안 하면 그건 단서를 발견했다는 뜻이다. 물론 왓슨 박사와 유카와의 차이점이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유카와만의 매력이 있다. 시크하면서도 절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그 무심함이 매력이다.  &nbsp;  <br><br>워낙 다작을 냈던 작가이기도 하여, 갈릴레오 시리즈 중 읽었던 책을 살펴보니 썩 많지는 않다. 그중 영화로도 개봉되었던 『용의자 X의 헌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유카와 마나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그가 경찰이나 탐정이 아닌 대학교수 겸 물리학자라는 점이다. 냉철한 판단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때로는 구사나기보다 앞서 추리하고 사건을 해결한다. 그래서 현재까지 이르렀을 것이다. 유카와 마나부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난 이번 작품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유카와 마나부의 새로운 매력을 느꼈었는데 이번 작품이 마지막이라니 안타까움이 크다. 이전보다 더 인간적인 면이 엿보였던 것만큼 더한 매력을 발산했을 텐데 말이다. 삶은 이처럼 의도치 않게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고, 숨겨두었던 진실이 드러날 때도 있는 법이다. 때로는 진실이 드러날까 조바심 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진실이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네기시 히데미의 마음에 공감하는 이유다.  &nbsp;  <br><br>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은 죽게 되어있다. 소설 속 죽음은 짜릿한 재미를 위한 책이지만 삶의 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상황이 다를 뿐이다. 독자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주인공을 보며 삶이란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선택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걸 느꼈다.<br><br>  &nbsp;  이번 작품에서는 단편 「겹치다」가 수록되어 있다. 유카와 마나부의 가족사가 나와 당황했던 순간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카와 마나부의 연구실에 구사나기가 다시 등장했다. 물론 새로운 사건이 발생해서다. 물론 새로 맡은 사건이 난항을 겪자 찾아온 것이다. 이제야 갈릴레오 시리즈의 유카와 마나부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는데 안타깝다. 전작들을 찾아 읽어 보는 수밖에 없겠다.  &nbsp;    &nbsp;  #투명한나선 #히가시노게이고 #북다 #미스테리소설 #갈릴레오시리즈 #일본소설 #일본문학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2/11/cover150/s83213128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021172</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수평선 너머 - 벤자민 마이어스 - [수평선 너머]</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465147</link><pubDate>Sat, 22 Aug 2026 10: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4651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9778&TPaperId=174651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5/89/coveroff/k79213977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9778&TPaperId=174651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수평선 너머</a><br/>벤자민 마이어스 지음, 최리외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5월<br/></td></tr></table><br/>#수평선너머 #벤자민마이어스 #다산책방<br><br>  &nbsp;  광부가 될 운명이었던 한 소년이 길을 걷는다. 간단한 짐을 싸 살아보지 않은 곳, 미지의 세계를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배가 고프면 일을 해주고 먹을 것을 샀으며 풀숲에 방수포를 치고 침낭에서 잠을 잤다. 바다가 보고 싶어 바닷가를 향해 걷다가 한 오두막 앞에 섰다. 풀이 자라 오두막을 온통 덮고 있는 곳이었다. 커다란 개가 으르렁거리자 이내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나이 든 여자가 나타나 함께 차를 마시자고 했다. 소년이 구해온 쐐기풀차를 함께 끓여 마시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저녁을 먹고 가라고 했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침낭에 누워 아침을 맞았다. 새로운 미래가 그 앞에 펼쳐졌다.  &nbsp;  <br><br>살아가면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지나가는 소년이었을 뿐인데, 차와 저녁을 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친절을 베푼 여성은 덜시 파이퍼다. 개 버터스와 함께 오두막에 살고 있었다. 먹을 것이 풍부해 보였고, 어떠한 주제에도 막힘없이 대화할 수 있었다. 덜시로부터 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비를 피해 오두막의 작업실로 갔던 날 그는 거기서 시집을 발견했다. 누군가의 체취가 묻은 공간에서 흔적이 묻은 물건들이 다수 있었다. 시선을 피하고 그 상황을 피하려는 덜시를 보며 말하지 않은 사연을 짐작했다.<br><br>  &nbsp;  삶은 저 바깥에서 내가 게걸스레 먹어치워 주기를, 허겁지겁 집어삼켜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감각이 내 안에서 깨어났고, 도무지 만족을 몰랐으며, 나로서는 그것을 감당해야 했다.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혹은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깔려 익사하듯 죽어간 또래들을 위해서라도 내게는 삶을 탐닉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23페이지)  &nbsp;  <br><br><br><br><br>문학이란 무엇인가. 타인의 경험과 살아가는 방식을 보고 나의 삶을 점검해 볼 수 있다. 때로는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에 대하여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며 어떻게 살아갈지 미래의 삶에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지지부진한 삶 속에 문학은 새로운 삶으로 이끄는 안내자에 가깝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로버트의 앞에 나타난 덜시는 그에게 탄광 말고도 새로운 삶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시와 문학 혹은 철학을 말하고, 지금의 삶과 다른 삶을 향해 나아갈 것을 권한다. 전쟁이 끝난 후, 폐허에 가까운 삶의 현장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한다.<br><br>  &nbsp;  너는 오직 네가 원하는 대로만 삶을 살아야 한단다.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살지 말고.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문턱에 서 있어. 나를 믿어보렴. 모든 순수가 사라진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 자유, 그리고 자유를 추구하기.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언제나 노력해야 할 목표야. 미래가 불확실할지라도 그 미래를 거머쥐는 건 온전히 네 몫이야. (143~144페이지)  &nbsp;  <br><br>다소 작위적인 면이 없잖아도 문학이 가진 상상력에 반하게 되지 않나. 로버트가 자유를 향해 여행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덜시 파이퍼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로버트를 일깨우고, 언제든 이곳으로 돌아올 수도 있는 삶의 안식처 역할을 했다.<br><br>  &nbsp;  자연에 대한 묘사가 뛰어났다. 로버트가 걸어온 길, 바다를 향해 펼쳐진 들판, 속삭이는 초원과 울룩불룩한 덤불 사이로 난 길, 돌담과 좁다란 울타리로 이어진 막다른 길. 이러한 장면을 작가는 ‘꿈결 같은 풍경’이라고 표현했다. 마치 그 장소에 있는 듯,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 안에 있는 듯한 풍경이었다. 이처럼 소설은 섬세한 장면 묘사에 있는지도 모르겠다.<br><br>  &nbsp;  삶은 짧고, 우리는 단 한 번만 살 수 있다는 것. (315페이지)<br><br>  &nbsp;  네 삶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라는 덜시 파이퍼의 말이 떠오른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원할 수 있는 것. 우리 부모가 살아온 길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는 것.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처럼 만족스러운 것도 없다. 경험은 우리를 새로운 삶으로 이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궁극적인 해답이 아닐까 싶다.  &nbsp;    &nbsp;  #수평선너머 #벤자민마이어스 #다산책방 #소설추천 #문학 #도서추천&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5/89/cover150/k79213977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58940</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실전 한국어 - 문지혁 - [실전 한국어]</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455570</link><pubDate>Mon, 17 Aug 2026 13: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4555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432&TPaperId=174555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7/54/coveroff/893747743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7432&TPaperId=174555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실전 한국어</a><br/>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nbsp;#실전한국어 #문지혁 #민음사<br><br><br>  &nbsp;  문지혁 작가의 ‘한국어 시리즈’를 읽어 오며, 작가를 응원하게 된다. 이를테면, 작가가 내로라하는 대학에서 강의하는 모습을, 전임 강사로 채용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론 소설 속 작가가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가 마지막 편이라고 하는 『실전 한국어』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초보 아빠로서, 어른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작가 문지혁이 등장해 오토픽션의 한 페이지를 보여준다. 자기의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형식이지만, 글쓰기 강의를 통해 글쓰기에 대한 고민과 문학에 관한 이해를 살펴볼 수 있다.<br><br><br>  &nbsp;  소설은 작가 문지혁이 대학 강의를 그만둔 후 새로운 학교의 강사로 지원했으나 임용이 안 되고 구청의 ‘나도 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 뽀개기’ 수업을 맡아 진행한다. 수업 중에 술을 마시는 막걸리 아저씨를 비롯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 와중에 은혜는 둘째 아이를 임신했고, 은채에 이어 은호가 태어났다. 아이 하나는 부모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둘째부터는 첫아이에게 걸었던 기대나 걱정, 고민이 없다. 무엇을 해도 예쁘고, 사랑스러울 뿐이다. 그러한 감정들을 표현하며 아이에게서 발견한 어릴 적 습관 등을 보며 다시 놀란다. 이를테면 물을 싫어하여 절대 물속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은 것들 말이다.<br><br><br>  &nbsp;  작가 문지혁이 등장하는 관계로 독자는 이 모든 이야기가 작가의 실제 경험이라고 여긴다. 아내 은혜나 아이들의 에피소드는 실제인 것 같고, 글쓰기에 대한 강의, 그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작가가 설정한 소설 속 인물일 거로 보인다. 글쓰기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로 봐도 좋겠다. 한 아이가 태어나 자라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물며 인간은 더디 자라는 존재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에게서 자기의 의견을 말하는 법.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는 단호함을 배운다. 교사는 어린 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있고,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 강의하는 한편, 그들에게서 삶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br><br><br><br><br>  &nbsp;  간절히 원하거나 이루고자 하는 게 있지만 노력하지 않고는 결실을 맺지 못한다. 미래를 위해 언어를 배우고 학원을 다니는 등 열정을 쏟는 타인들을 보며 감탄하게 된다. 무엇인가에 매진한다는 건 포기해야 하는 게 생기는 법이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며 이뤄내기란 도통 어렵다. 끈기와 노력, 열정이 부럽다. 그런데 나는 어떤가. 중간에 힘들다고 지레 포기하지 않느냐 말이다. 시련의 시간을 이겨내야 가능하다는 것을 자주 놓친다.<br><br><br>  &nbsp;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끝말잇기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거부할 수 없는 끝말잇기다. 아이가 가진 어휘력을 총동원하여 배움을 익히는 것부터 글쓰기의 시작점이다. 단어는 어휘력의 기초다. 끝말잇기를 통해 아이와 함께 단어를 배운다. 다람쥐-쥐라기-기차-차도-도시락이 이어질 수 있고, 다람쥐-쥐구멍-멍게-게시판-판타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를 있게 하는 존재의 애틋함과 연민이 가득하다.<br><br><br>  &nbsp;  아무래도 나는 오토픽션을 좋아하는 독자인가 보다. 이기호 작가의 짧은 소설도 그렇고, 한국어시리즈를 쓰는 문지혁 작가의 경우도 그렇다. 아마 『초급 한국어』어가 아니었다면, 즐겨 읽는 ‘오늘의젊은작가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문지혁’이라는 작가를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초급 한국어』를 읽었고, 새로운 글쓰기 방식에 매력을 느껴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고 있었던 듯하다. 작가는 한국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고 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다. 은채와 함께 끝말잇기가 이어진 것처럼 은호와 끝말잇기도 이어질 것이다.<br><br><br>  &nbsp;  막걸리 아저씨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글쓰기 수업 방해꾼처럼 보였으나 아픔을 간직하고 있던 어른 학생이었다. 최대한 무감하게 표현했지만, 나는 울컥했다. 가족을 잃은 부모의 모습이, 흔적 하나라도 찾으려는 그 모습이 안타까워서였다. 자식은 자라서 부모의 곁을 떠나고, 부모의 바람과는 달리 훌훌 떠나는 존재가 아니던가.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그저 사랑을 줄 뿐이다. 작가에게도 한국어 시리즈는 가족의 소중한 기억일 것이며, 아이들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작품으로 온전히 남아, 소중해지는 순간이 언젠가 찾아올 것이다.  &nbsp;  <br><br><br> #실전한국어 #문지혁 #민음사 #오늘의젊은작가 #한국소설 #한국문학]]></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7/54/cover150/893747743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75413</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꿈이다 아니다 - 김중혁 - [꿈이다 아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440310</link><pubDate>Sun, 09 Aug 2026 09: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4403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0700&TPaperId=174403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1/77/coveroff/k5021307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0700&TPaperId=174403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꿈이다 아니다</a><br/>김중혁 지음 / 안온북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꿈이다아니다 #김중혁 #안온북스<br><br>  &nbsp;  도망치고 싶은 현실에 있다고 하자. 어딘가로 사라지고 싶다고 여기지 않은가. 만약 약간의 돈을 주고 자기가 좋아하는 영상을 틀어 그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해 보라. 자기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것들과 시간을 보낸다면 갑갑한 현실 같은 거 잊고 말 것 같지 않은가. 다만 현실에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게 문제가 될 듯하다. 분명한 게 꿈속에서는 내가 원하는 세상만 존재할 것이므로 그렇다.  &nbsp;  <br><br>영화 &lt;인셉션&gt;이 생각났다. 타인의 꿈에 들어가 생각을 훔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였다. 영화의 잔상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김중혁의 『꿈이다 아니다』를 읽었더니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세상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내 꿈속으로 들어와 내가 가진 정보 혹은 기억을 훔쳐 갈 수도 있다. 나의 외모로 누군가에게 다가가 해를 끼칠지도 모르지 않나. 물론 중요 인물도 아니므로 훔칠 정보도 없겠지만, 꿈속의 세상과 현실이 맞물려 범죄에 이용되지 않는다고 보장하지 못하겠다.<br><br>  &nbsp;  오랜만에 김중혁의 소설을 읽었다. 상상력의 세계, 꿈의 미래를 경험하는 듯했다. ‘달리’라는 회사에서 드림 큐레이터로 일하는 주이창과 ‘마이멘토모리’에 언더커버로 활동하는 경찰관 주아연이 주인공이다. 주이창은 달리글라스를 끼고 잠에 빠지면 뇌파 데이터를 꿈 변환기를 통해 변환된 영상을 사용자들에게 돈을 받고 ‘꿈 해설 서비스’를 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갈라’와 ‘루팅’을 이해하면 좋겠다.  &nbsp;  <br><br><br><br><br>갈라에서는 접속자가 자기 기억의 표면을 떠다니며 오래된 감정과 기억 속의 장면을 더듬을 수 있다. (중략) 루팅은 사람의 생애 기억과 인지 패턴, 감정 반응을 더 깊은 바닥에 고정시키는 작업이었다. 한번 내려간 것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고, 한번 정착이 시작되면 되돌리는 일도 거의 불가능했다. 갈라가 산 사람을 위한 휴식처라면, 루팅은 죽은 사람이 영원히 살 수 있는 안식처였다. (262페이지)  &nbsp;  <br><br>주이창과 주아연은 남매 사이로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는 생명유지장치를 하고 있는 상태다. 살아 있는 게 아니므로 그만 보내드리자고 하는 아연과 살아있는 사람을 어떻게 죽은 사람으로 치부하겠냐가 이창의 의견이다. 각자 꿈속으로 들어가 신세계를 경험한다. 꿈속에서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이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꿈의 세계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육신을 버리고 영원하기를 원하는, 즉 루팅을 선택한 사람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파는 세력이 있다는 거다. 그걸 알선하는 사람이 있고, 그러기 위해서 약을 판매하는 자가 있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인간의 존엄성 따위 쓰레기처럼 여기는 인간이 등장한다는 게 아이러니다. 다른 한편으로, 지금은 만날 수 없는 가족을 꿈속에서 만난다면 행복한 일이기도 할 것 같다. 다정한 목소리, 웃는 모습으로 대화를 하다 보면 꿈속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AI로 죽은 사람의 모습도 나타낼 수 있는 시대다. 비록 상상의 세계라고 하지만, 꿈속에서 소통하지 않는다고 보장하지 못하겠다.  &nbsp;  <br><br>꿈의 세계를 만든 자, 꿈속에서 소통할 수 있는 자, 상처마저 치유되지 않을까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의 고통을 아는 사람에게 꿈속에서 누구를 만나고 싶은지 물어보면 하나같이 사랑하는 사람을 말할 것이다. 꿈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헷갈릴 법도 하지만 결국에는 꿈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을 깨닫지 않을까. 과거의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미래를 향해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br><br>  &nbsp;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고 누군가 말했다. 아무리 현실이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결국엔 살아있다는 게 중요하다고도 말한다. 일상이 지겨워도, 지겨움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며, 내가 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일으킬 파장을 생각해 보면 살아갈 법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좋은 게 아닐까. 좋은 일이 생기면 꿈은 아닐 거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좋은 일만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꿈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nbsp;    &nbsp;  #꿈이다아니다 #김중혁 #안온북스 #SF소설 #한국소설 #한국문학]]></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1/77/cover150/k5021307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217783</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내 모든 것 - 오정미 - [내 모든 것 - 삶과 영화에 대한 고백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432499</link><pubDate>Tue, 04 Aug 2026 20: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43249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031340&TPaperId=174324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89/18/coveroff/k64203134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031340&TPaperId=1743249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내 모든 것 - 삶과 영화에 대한 고백들</a><br/>오정미 지음 / 무제 / 2025년 09월<br/></td></tr></table><br/>  &nbsp;  #내모든것 #오정미 #무제  &nbsp;  <br><br>책이 내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낯선 작가의 책을 잘 읽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 번씩 찾아 읽게 되는데, 이 책은 영화 &lt;버닝&gt;의 시나리오를 쓴 오정미 작가라는 것 때문이었다. 물론 출판사 대표인 배우 박정민의 홍보도 컸다. 책에 대한 별다른 정보가 없어,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게 된 이야기려니 여겼다. 책을 펼쳐보니 작가가 만난 사람들의 ‘인생 영화’에 대하여 말하는 글이었다. 삶이 힘들어도 영화에서 위안을 얻는다. 좋아하는 영화를 몇 번이나 보면서 인생 영화로 남는 것이다. 이유도 없이 아빠에게 맞았던 한 여성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lt;걸어도 걸어도&gt;를 보며 영화 속 아버지를 이해하고, 마치 영화 속에 있는 것처럼 집안을 걸어 다니는 경험을 했다. 이처럼 영화만이 가지는 특별함이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인생 영화라고 일컫는 것 같다.<br><br>  &nbsp;  인생 영화를 말하라고 했을 때, 자신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삶에서 어떤 순간에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를 발견할 것이며, 영화로 인해 고통을 잊을 수도 있다. 오정미가 만난 사람들이 그렇다. 인생 영화를 말하지만, 살아온 이야기를 하였다. 어머니가, 혹은 내가 경험한 일들을 이야기하고, 그 간극을 영화에서 찾으려 했다.  &nbsp;  <br><br>‘삶과 영화에 대한 고백들’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각자가 살아온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였고, 영화의 소재가 될 법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뮤직 테라피스트로 일하는 어떤 여성의 이야기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에게 전하는 편지글이다. 친구에 대한 질투 혹은 부러움을 표현하고, 병동에 있는 비올라 수녀에게 불러주었던 ‘내 모든 것’. 누군가 나의 음악을 알아준다는 것. 가슴 벅차하던 순간이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난 뒤에야 깨닫는다.<br><br><br><br><br><br>  &nbsp;  각자 개인의 것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엔 우리 모두의 감정이며 경험이다. 수많은 사람이 괴로워하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는 걸 타인의 글로 알게 되지 않나. 개인의 감정과 경험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 소재가 되어 작품으로 변한다. 우리가 영화를 보고 공감하며 감동하는 게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비슷비슷한 일들, 공감할 수 있는 주제,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 않느냐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면 된다.<br><br>  &nbsp;  아주 천천히 읽었다. 에세이를 이렇게 오래 읽은 적이 없다. 글은 촘촘했고, 폰트가 작아 집중하고 읽어야 했다. 타인의 이야기에서, 세상엔 참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 구나. 우리가 살아보지 않은 일이 얼마나 많은가. 최근에 출간되는 책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표지라서 의미 있었다. 무언가 내 글을 채워 넣어야 할 것 같은 다이어리 느낌의 표지 때문일 것이다.  &nbsp;  <br><br>고양이를 키우며 길고양이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SNS를 켜면 고양이 관련 글이 보여 사람의 마음을 훔친다. 어떤 시인이 배낭에 고양이 사료를 넣어 가지고 다니며 길고양이들에게 준다는 것을 보았다. 「무법자」편의 은애 이모가 그런 사람이다. 고양이에게 천사 같은 이모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고양이들을 돌본다. 마음은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불어넣는 것 같다. 구조한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은애 이모의 뒷모습에 경의를 표하는 바다.<br><br>  &nbsp;  영화 &lt;버닝&gt;에 출연한 배우와 감독만 알았지 시나리오 작가는 몰랐다. 오정미 작가가 러시아 문학 번역 작가로도 활동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았다.<br><br>  &nbsp;  나의 인생 영화는 무엇일까. 개봉관 영화는 다 챙겨보았던 시절이 있었다. 안 보면 안 될 것 같은. 무언가 놓치는 것 같은 감정이 들었었나 보다. 어느 한 작품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고 있어서일까.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도 좋아했고,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도 좋아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주구장창 보았던 영화가 몇 편이나 될까 궁금했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오는 &lt;오만과 편견&gt;을 좋아해 극장에서, TV에서 여러 번 보았다. 지금도 좋아하는 영화다. 사랑과 결혼, 인간관계의 보편적인 감정이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그걸 인생 영화라고 해도 좋겠다.  &nbsp;  <br><br>갈수록 감정이 무디어지는 듯하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우는 일도 줄어들고, 파안대소하는 프로그램도 드물다. 아마도 나이 때문일까. 경험치는 갈수록 쌓이지만,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열정에 빠지는 것도 없다. 그러므로 최근의 영화는 ‘볼 만하다’, ‘재미있다’가 많지, ‘감동적이다’, ‘또 보고 싶다’ 이런 영화가 드물다. 장편소설이나 장편 드라마가 외면을 받고 있는 시대다. 짧은 소설,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시대에 ‘인생 영화’가 생긴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다. 그러므로 인생 영화를 논할 수 있다는 건 감정이 살아있다는 거다.  &nbsp;    &nbsp;  #내모든것 #오정미 #무제 #한국에세이 #예술에세이 #리딩런]]></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89/18/cover150/k64203134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2891800</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아코디언 - 천명관 - [아코디언]</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427854</link><pubDate>Sun, 02 Aug 2026 08: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42785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60&TPaperId=174278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53/98/coveroff/893643996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60&TPaperId=174278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코디언</a><br/>천명관 지음 / 창비 / 2026년 06월<br/></td></tr></table><br/>#아코디언 #천명관 #창비  &nbsp;  <br><br>전쟁이 일어났던 과거의 어느 날, 한 소년이 엄마의 손을 놓쳤고 고아가 되었다. 배를 타고 도착한 곳에서 소년은 살아내기 위해 거리에 섰다. 소년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앵벌이였다. 소년은 흰 피부에 팔다리가 길었다.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깡통에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소년이 속한 곳은 판잣집이라고 할 수도 없는 곳이었다. 해방촌의 벽도 없는 움막에서 부모 잃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다. 아이들을 거둔 목사는 하루에 죽 한 그릇을 주며 착취했다.<br><br>  &nbsp;  천명관 작가가 오랜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에서 아코디언이 뜻하는 바를 찾으려 했던 것 같다. 음악은 연주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에게도 희망과 위안을 주는 장르다. 힘들었던 시절 시름을 달랠 수 있었으며 타인을 위해 연주하는 이들에게도 힘이 나지 않았을까. 흥겨워하는 사람을 보며 더 흥이 나서 연주를 하고 노래를 불렀을 것이다.<br><br>  &nbsp;  동이와 눈 먼 소녀 연이, 걷지 못하지만 다양한 지식이 있는 거북이, 한 팔이 없는 깜상의 사연에서 역사나 드라마에서나 있었던 일들을 상상했다. 앵벌이를 시켰던 양 목사는 아이들에게 구름탄이라는 약을 먹였다. 그 약을 먹으면 구름을 탄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연이는 약을 먹은 후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노래를 불렀다. 약에 중독된 깜상은 늘 외우던 주기도문을 외우지 못하였다. 왜 악인은 어디에서나 등장을 할까. 먹을 것도 제대로 주지 않고, 아이들을 착취하는 인간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nbsp;  <br><br><br><br><br>소설에서 아코디언은 지나간 과거의 흔적이자 서러운 현재이며, 다가올 미래의 희망이기도 하다. 양목사가 사라진 곳에서 마음껏 노래를 부르고 미래의 희망을 기약했던 곳. 지금 머물고 있는 장소가 비록 좁고 허름하지만 살아갈 만하다는 걸 말하는 듯했다. 아이들끼리 평화로운 삶을 사는 듯했지만, 불안함은 가시지 않았다.<br><br>  &nbsp;  한국전쟁 이후가 배경이기 때문에 그 시절 유행했던 노래가 울려 퍼진다. 동이가 아코디언을, 연이가 부르는 노랫가락에 깡통에 한가득 돈을 모을 수 있었다. 희망만 있으면 좋겠지만 새로운 악인이 등장하는 법이다. 육손이란 자가 나타나 평화로운 장소를 불안이 가득한 곳으로 만들고 만다. 조직적으로 앵벌이들을 관리하는 육손이의 지배 아래 아이들은 다시 무너진다.  &nbsp;  <br><br>동이에게 친구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 미키라는 이름을 가진 하우스 보이다. 영어를 사용하고 미군 부대를 자유롭게 다니는 아이로 동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음악가 앞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오디션을 보게 하여 앵벌이 말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다. 미키 또한 전쟁고아로 앵벌이였기 때문에 동이에게 새로운 삶에 대하여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nbsp;  <br><br>아코디언을 치는 동안, 슬픔과 고통은 깊은 깨달음으로 정화되고 안개처럼 뿌옇게 가려졌던 진실은 거울처럼 선명해졌다. 그렇게 동이는 글자가 아닌 소리를 통해 벽 너머의 세상으로 통하는 길을 더듬더듬 찾아가고 있었다. (226페이지)  &nbsp;  <br><br>한편의 영화 같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전쟁고아들은 앵벌이로 나서게 되고, 상이군인들은 살아 돌아왔다는 희망을 안고 있지만, 다시 고단한 삶의 한복판에 서서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 앵벌이들은 서로를 돕고, 혹은 서로를 탄압하며 삶의 한 귀퉁이를 붙잡고 서 있는 모양새다. 예상한 스토리와 달라 마음이 아팠다. 어쩌면 희망의 미래를 예상했던 듯싶다. 동이가 오디션을 보고, 음악가가 되어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삶은 비정하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를 잃고 마는 세상이었던 걸 잊었다. 비정한 세계에서 살아남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말이다.<br><br>  &nbsp;  왜 현대가 아닌 과거인가. 때로는 과거가 오히려 더 현실 같다. 벽 너머의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악사를 보며 삶이란 다음 세상으로 향하는 문 앞에 서 있는 인간의 몸부림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을 희망을 발견하는 일이다. 어쩌면 꿈꾸었던 미래가 아닐지언정 희망만으로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작가는 그걸 말하는 듯했다.  &nbsp;    &nbsp;  #아코디언 #천명관 #창비 #한국소설 #한국문학&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53/98/cover150/893643996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539828</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