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블루플라워 (Breeze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책을 좋아하는 이.책에 파묻혀 사는 이.</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05 Jun 2026 11:43:51 +0900</lastBuildDate><image><title>Breeze</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202231433261722.jpg</url><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Breeze</description></image><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희망 - 양귀자 - [희망]</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314515</link><pubDate>Wed, 03 Jun 2026 10: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31451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844108X&TPaperId=173145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4415/15/coveroff/899844108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844108X&TPaperId=1731451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희망</a><br/>양귀자 지음 / 쓰다 / 2020년 06월<br/></td></tr></table><br/>#희망 #양귀자 #쓰다  &nbsp;  양귀자 작가의 소설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시대적 배경이 달라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며 인물 묘사가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지난 역사의 숨결이 그대로 배어있고,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 이웃이었을, 지나간 부모님 세대의 얼굴이었을 그들을 발견하는 시간이 된다.  &nbsp;  나성여관에는 90년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있다. 대학을 포기한 삼수생 우연이 그중 하나고, 오로지 돈만 밝히는 나성여관의 주인 어머니 그리고 미국의 누나가 불러줄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아버지, 운동권에 있는 형, 세상 화려한 것을 꿈꾸는 누나가 그들이다. 이들 가족뿐 아니라 나성여관의 방 한 칸에 기대어 사는 노인과 노동자로 사는 찌르레기 아저씨가 주요 손님이며 우연과 소통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nbsp;  나는 소설을 읽는 내내 우연의 시점에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부모의 기대치와 달리 대학에 낙방하는 그 마음과 용돈 때문에 어머니에게 말하지 못하는 시간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공부 잘하는 형과 다른 상황에서도 그가 느끼는 자격지심이 안타까웠다. 친구들과 만나 서툰 삶을 논하는 장면들을 보고는 이십 대만이 가지는 낭만을 상상했다. 모두 미래를 향해 고군분투하는 십 대 후반, 혹은 이십 대를 거치는 방황이었다.<br><br><br><br><br>  &nbsp;  지금과 달리 그 시절에는 휴대폰이 없었다. 여자 친구에게 전화라도 하려면, 누구를 바꿔 달라고 해야 했고, 받을 전화가 있으면 전화기 옆에서 떠나지 못했다. 언젠가 남자 친구와 통화하느라 거실 식탁 밑에서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던 여동생의 모습이 떠오른다. 자기 방으로 가지도 못하고, 거실 한편의 집 전화기 선을 길게 늘어뜨려 숨어서 통화하곤 했었다. 연인이 있다는 걸 절대 숨길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고 할까.  &nbsp;  예전에는 낭만이란 게 있었다, 고 어른들은 이야기한다. 떠올려 보니 맞는 말 같다. 연인의 전화가 올까 봐 안방 문밖을 서성이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는 집 앞에서 기다리거나 집에 하나 있는 전화를 통해야만 가능했다.  &nbsp;  운동권에 있었던 형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공부를 잘해 유명한 대학에 갔지만, 집에서는 만날 수 없는 형이었다. 무슨 일을 꾸미는지 알 수 없고, 한동안 집을 떠나있기도 했다. 그런 형이 몰래 데려온 사람이 있다. 송장이라고 부르는 이정하라는 사람이었다. 형과 같이 운동권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남영동에 잡혀가 절대 다른 사람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 일로 고문을 받아 산송장이 되었다. 누군가 다가오는 걸 무서워하고 두려워했다. 우리는 고문 기술자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 시대의 아픈 역사가 떠올랐다. 누군가는 기득권을 버리지 않으려, 누군가는 권력자들에게 빌붙어 그런 행동을 했다. 야만의 시대였다.  &nbsp;  형이 그 시절 대학생을 대표하는 인물을 가리켰다면, 찌르레기 아저씨는 그 시대의 노동자를 대표하는 인물로 가족을 위해 중동에 가서 돈을 벌어왔다.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잘살아 보겠다고 분투하는 보통 사람들이다. 사기를 당해 가진 돈을 잃고, 돈이 가까워 아픈 아이를 방치했던 아내, 그를 바라보는 남편의 마음은 갈래갈래 찢어졌다. 찌르레기 아저씨의 일기, 형에게 보낸 부치지 않은 편지 등 90년대의 역사가 인물들 속에 제각각 살아났다.  &nbsp;  방은, 그것이 제아무리 단순한 치장을 하고 있다 해도 어김없이 그 주인의 정신과 닿아 있다. 주인 없는 방에서는 더욱 그것을 실감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을 느꼈다. (239페이지)  &nbsp;  살아있는 우리는, 너와 나 그리고 모두 다, 서로 부끄럽고 그러면서도 한없이 소중한 존재들이야.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그 누구도 우리를 돌아보지 않아.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직시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이 삶을 지탱할 수 없어. (544페이지)  &nbsp;  읽었다고 생각했던 책. 그러나 읽지 않은 책. 이제라도 읽어서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나성여관에서 움츠렸던 사람들의 새로운 여정을 지켜보고 싶은 것. 우연이 어디선가 잘살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은 것. 모두가 바라는 희망이 아닐까. 어디선가 안녕하기를.  &nbsp;    &nbsp;  #희망 #양귀자 #쓰다 #책추천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4415/15/cover150/899844108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4151572</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일요일의 놀이공원 - 아오야마 미치코, 타나카 타츠야 - [일요일의 놀이공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308058</link><pubDate>Sun, 31 May 2026 16: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30805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059&TPaperId=1730805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1/23/coveroff/897604805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059&TPaperId=1730805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일요일의 놀이공원</a><br/>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타나카 타츠야 사진,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일요일의놀이공원 #아오야마미치코 #타나카타츠야 #문예춘추사  &nbsp;  꿈과 희망을 주는 놀이공원. 커다란 원형의 관람차, 휘몰아치듯 달리는 롤러코스터 등 심장을 떨리게 하는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줄을 서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가지 않는 세계, 마치 미지의 세계에 와있는 것 같지 않았나. 손목에 띠를 두르고 하루의 시간을 보낸 그곳에서 잊었던 추억을 찾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 시간을 보낸다. 삶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일요일의 놀이공원은 이렇듯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이 찾아온다. <br><br>  &nbsp;  요일 시리즈로 친근한 아오야마 미치코와 미니어처 아티스트 타나카 타츠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소설은 더욱 빛난다. 그저 상상의 세계로 끝날 듯했던 일요일의 놀이공원이 다양한 컬러를 가진 무대로 변한 것이다. 앙증맞은 소품은 화려하고 따뜻한 색깔을 띠고, 우리의 눈과 마음을 활짝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자, 아오야마 미치코의 따뜻한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었나!  &nbsp;  <br><br>‘야마나카 아오타 유원지’를 아는 사람은 모두 ‘구루구루메’라고 부른다. ‘놀이공원이라면 구루구루메지.’ 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용기를 내 처음으로 신청한 데이트에서 유논과 함께 회전목마를 타는 겐토가 그 첫 번째 등장인물이다. 떨리는 마음을 안고 회전목마에 앉았던 그는 과연 용기를 내 고백을 할 것인가.   &nbsp;  <br><br><br><br><br>기다림이란 때로 멋진 일이다.곧 다가올 소중한 이를 생각하고, 앞으로 시작될 즐거움을 마음속에서 그려 보는 시간, 행복이 조용히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으며, 두근거림으로 가득 찬 긴장감, 일찍 도착했기에 비로소 느낄 수 있는, 아껴 둔 여백같은 것. (11페이지)  &nbsp;  <br><br>쉰 살가량의 외국인인 듯한 피에로는 커다란 북을 메고 둥둥 치며 시간을 알린다. 무심한 듯 지나가며 풍선을 건네고, 조리 기구를 꺼내어 옥수수 팝콘을 튄다. 소설에서 피에로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깨달음을 준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 작은 행동에 감동했던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br><br>  &nbsp;  고교 농구 동아리 선수였던 친구 에미리, 메미, 키호, 카에데도 마지막 경기 후 구루구루메를 찾았다. 농구부원으로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는 걸 서로 대화를 통해 깨달았다. 청춘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므로,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구루구루메는 우정을 확인하는 계기였으며, 미래에 관한 새로운 희망의 시간이었다.<br><br>  &nbsp;  흐름을 바꾸고 싶어지면 타임아웃을 하면 된다. 숨을 고르고, 기운을 추스른 뒤 다시 게임을 시작하면 된다. 거기서 이기든 지든 그 소중한 경험을 안고 다음 시합에 나가면 된다. 계절은 그렇게 빙글빙글 돌아간다. (163~164페이지)  &nbsp;  <br><br>구루구루메는 청춘들만 오는 게 아니다. 가족 단위로 찾아와 있는 듯 없는 듯했던 가족의 구성원이지만, 중요한 순간에 빛을 발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결혼해서 50년을 함께 살았던 칠십 대 부부도 주변을 둘러보며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 아이를 함께 키웠고, 조카의 아이에게 줄 선물을 어떤 거로 할지 고민하는 남편에게 한마디 말을 무심하게 건넬 수 있는 것. 오랜 부부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br><br>  &nbsp;  일요일의 놀이공원은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와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그 미미한 틈새에 대고 말하는 것 같다. 그걸 알아차리고 피에로가 던지는 한마디에 모두 자기가 가진 고민의 끝을 보게 된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고, 자기가 역할을 다했을 때 비로소 한 팀 혹은 한 가족, 연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삶은 이처럼 단순하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우리 가까이에서 손짓하고 있다. 그걸 발견하는 사람이 곧 우리라는 걸 깨닫게 한다.  &nbsp;  <br><br>타나카 타츠야의 미니어처 사진을 꼭 한번 찾아보시라. 작가가 사용한 재료와 특징은 기발하며 센스가 넘친다. 무엇보다 빨대와 테이크 아웃용 플라스틱 컵을 이용한 수영장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지친 하루에 마법 같은 풍경을 선물할 것이다.  &nbsp;    &nbsp;  #일요일의놀이공원 #아오야마미치코 #타나카타츠야 #문예춘추사 #일본문학 #일본소설 #책추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1/23/cover150/897604805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512344</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당신이 준 것 - 문지혁 - [당신이 준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279684</link><pubDate>Sat, 16 May 2026 11: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2796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909726&TPaperId=172796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63/10/coveroff/896090972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909726&TPaperId=172796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당신이 준 것</a><br/>문지혁 지음, 박선엽 그림 / 마음산책 / 2026년 01월<br/></td></tr></table><br/>#당신이준것 #문지혁 #마음산책  &nbsp;  <br><br>개인적으로 문지혁 작가의 잔잔하면서도 개인적인 서사가 가득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초급 한국어』를 비롯해 『중급 한국어』에 이어 『고급 한국어』를 기다리며, 작가가 펼치는 상상력의 세계를 사랑한다. 자전적인 소설이라 마치 작가를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 좋아서일 수도 있다. 최근 마음산책에서 펴낸 책들이 자주 눈에 띄고, 읽게 된다. 문지혁 작가의 중편 소설을 읽고 더 읽을 만한 소설이 있을까, 둘러보던 차에 발견한 소설이다. 마음산책의 짧은 소설 시리즈로. 허를 찌르는 이야기가 있는 소설이라 짧은 시간에 한두 편씩 읽기에 좋다.<br><br>  &nbsp;  총 12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가 습작 시절에 썼던 소설, 작가라는 이름으로 처음으로 펴낸 소설 등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가리켜 ‘과거와 현재, 미래의 나를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전체적인 느낌은 장르소설 색채가 강하다는 거다. 특히 SF소설은 현재의 추이와 미래에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에 관한 상상력의 세계를 펼치는 일이다. <br><br>  &nbsp;  작가가 말하는 미래의 어떤 세계는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책을 읽는 사람이 사라지는 시대, 마지막 종이책을 출간한 작가의 북 토크가 열리는 이야기를 담은 「멸종과 생존」을 살펴보자. 출판사 관계자를 제외하면 몇 명 되지 않은 참석자들과 북 토크를 시작한다. 거기에서 작가는 이렇게 묻는다. ‘앞으로 책은 어떻게 될까요?’ 점점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많다. 종이책은 더더욱 덜 읽는다. 도서 인플루언서로 북적였던 블로그도 방문자 수가 확 줄었다. 포털 사이트마저 도서 부분을 버린 듯하다. 책이 많이 팔려야 북적일 텐데,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드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휴대폰을 들고 있지 않은가. 짧은 영상을 보고 있으면 1시간이 훌쩍 지나버린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장면일 거로 보여 문학 독자로서 마음이 아프다. <br><br><br><br>  &nbsp;  지구의 배꼽, 혹은 지구에 구멍이 있을까? 과학에 문외한인 내게는 생소한 소식이지만, 사람들 사이에 그런 말들이 있었다고 한다. 「홀 시커 Hole-Seeker」는 그러한 상상력을 담아 쓴 소설이다. 우주로 출장을 가게 된 주인공이 한 권의 책을 발견하면서 소설이 시작된다. 지구의 구멍을 찾는 사람들의 여정이 나온 내용으로 탐사대장으로 아버지의 아버지, 즉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 할아버지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단독 비행을 자주 다녔던 아버지,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아다니지 않았을까 싶다. 아버지 또한 단독 비행을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이들 부자는 할아버지 때부터 끈으로 이어져 있었던 듯하다. 메모에서 보았던 좌표와 비슷한 구간에 들어섰으니 말이다. 상상력의 세계는 이처럼 무궁무진하다. 마치 SF영화를 보는 듯 작가가 상상하는 세계로 빠져들었다. 어딘가 거대한 지구의 구멍이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다.   &nbsp;  <br><br>단편 제목이 「KISS」면 뭔가 달콤한 로맨스가 떠오르지 않나. 연인들이 처음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경계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이 단편은 추리소설에 가깝다. 연쇄살인범을 쫓는 경찰들, 지하실의 열쇠를 열어 들어간 곳에서 발견한 관 그리고 관 속에 든 시체와 영문으로 된 단어가 적힌 종이. 단서를 발견했다고 여긴 형사들은 단어에 적힌 의미를 깨닫고 황급히 지하실을 나서려는데 철컥, 하고 잠기는 문. 아, 짜릿해. 뒷이야기가 이어질 것만 같은 결말에 미소가 밴다. <br><br>  &nbsp;  현재의 우리는 궁금한 것이 있을 때 검색 사이트에서 단어와 문장을 입력한다. 인간들이 쓴 각종 정보를 훑어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을 기웃거린다. 지금은 AI가 답변을 대신한다. 물론 인간이 쓴 자료를 이용하지만 말이다. 최근 어떤 작가가 AI와 대화하는 책을 썼다. 마치 인간처럼 서로 대화하고 대화의 내용을 기억하도록 했다. 우리 또한 해답을 찾고자 할 때 AI를 이용하지 않나. 사진을 이용해 움직이는 영상을 만들고 더 어리고 예쁜 사진을 원한다. 꿈 해몽과 사주를 봐달라고 하기도 하고 업무적으로 필요한 문서를 요청하기도 한다. 다가올 미래의 AI는 소설과 영화처럼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고 봐야 하나. 고유의 칩을 이용해 안드로이드를 사냥하는 인간, 그걸 잡으라는 의뢰인은 거액의 수임료를 제안한다. 자기가 알지 못했던 정체를 파악하는 순간, 인간과는 다른 행동을 할지 모른다. 「체이서」처럼 말이다. <br><br>  &nbsp;  짧은 소설은 누군가를 쫓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연쇄살인범을, 안드로이드를 죽인 살인사건을 파헤치고, 지구의 구멍을 쫓는 자들이 있고, 이들이 살아 숨 쉬고, 정체를 파악하려 애쓰며 누군가를 쫓는다. 『당신이 준 것』은 순문학을 하는 작가가 초기부터 써왔던 소설집이다. 물론 『초급 한국어』나 『중급 한국어』도 좋았지만, 그는 장르소설을 더 멋지게 쓰는 작가인 것 같다. 그가 쓴 장편 장르소설도 재미있을 것 같다. 다만, 나는 『고급 한국어』를 먼저 읽겠다. 빨리 나오기를.  &nbsp;    &nbsp;  #당신이준것 #문지혁 #마음산책 #짧은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63/10/cover150/896090972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2631023</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아그네스 그레이 - 앤 브론테 - [아그네스 그레이]</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268655</link><pubDate>Sun, 10 May 2026 20: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26865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5236&TPaperId=1726865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34/90/coveroff/k50213523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5236&TPaperId=1726865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그네스 그레이</a><br/>앤 브론테 지음, 허진 옮김 / 윌북 / 2026년 01월<br/></td></tr></table><br/>&nbsp;#아그네스그레이 #앤브론테 #윌북<br><br>  &nbsp;  브론테 자매 중에서 유일하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앤 브론테다. 고전문학전집 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았다. 최근에 출간된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을 읽은 후 『아그네스 그레이』도 읽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책이 두 권이나 되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고전문학이면서 현대의 사회상을 그대로 담은 듯한 작품을 읽으며, 앞서가는 생각을 가진 작가는 다른 법이라고 생각했다.<br><br><br>  &nbsp;  아그네스는 가난한 목사인 아버지, 그와 결혼하기 위해 재산을 포기하고 집을 나온 대지주의 딸인 어머니, 언니와 함께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아버지의 투자 실패로 돈에 쪼들렸다. 언니는 그림을 그려 돈을 벌고, 어머니는 씀씀이를 줄였다. 부모님과 언니에게 보호받던 아그네스는 자기도 가족에게 보탬이 되고 싶었다. 가정교사를 반대하는 부모님을 시간을 두고 설득했다. 뜻을 굽히지 않은 아그네스의 강인함은 어머니의 청혼과도 닮아 있었다.<br><br><br>  &nbsp;  가정교사를 대하는 블룸필드 부인이나 새들을 함부로 죽이는 도련님을 보고 아그네스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기와는 다른 교육을 받았던 이들과의 차이가 드러났다. 가정교사의 말을 듣지 않는, 가족으로부터 무조건적인 지지를 받는 도련님의 행동과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 칭찬을 받은 아가씨가 어떻게 바뀌겠는가 말이다. 가정교사를 무시하는 부인이나 예의를 모르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조금 놀랐다. 아그네스는 ‘흔들림 없이 성실하게 계속 노력하면 아이들도 결국 나아지리라’ 생각했다. 크리스마스 휴가로 집에 돌아왔다가 해고되어 다시 가정교사로 떠난다. 가족이 그리워 휴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장면이 나온다. 가족은 아그네스에게 살아갈 힘을 주는 존재였다. 아그네스는 어떤 변화든 더 나을 거라는 희망을 안고 다시 떠날 생각을 했다.   &nbsp;  <br><br><br><br><br>고전문학에서 로맨스가 빠질 수 없다. 아그네스에게도 그런 사람이 나타났다. 다른 소설 같으면 연금이 많은, 큰 저택을 가진 남자가 등장하겠지만, 앤 브론테는 평범한 남자를 아그네스 앞에 등장시켰다. 가난한 교구 부목사 웨스턴 씨였다. 그는 아그네스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사람을 방문하여 돕는 친절한 남자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마을의 부인에게 성경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차를 마시기도 했다. 저택과 작위가 있는 남자와 결혼하려는 로절리가 웨스턴 씨에게 추파를 보내는 모습을 보자 혼자 질투에 눈이 먼 아그네스를 등장시켜 독자를 즐겁게 했다.<br><br><br>  &nbsp;  앤 브론테는 아그네스에게 주체성과 자립심을 키워주었다. 마음에 든 남자와 대화를 나누고, 그를 기다리는 모습 등에서 현대 여성과 비슷함을 발견했다.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에서 주인공이 스스로 그림을 그려 살아갈 방법을 모색했던 것처럼,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머니와 함께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가르치고자 했다. 아그네스도 가정교사를 그만두고 어머니와 함께 학교를 운영하기로 했다. 앤 브론테의 경험과 꿈을 모티프로 삼은 것 같았다.   &nbsp;  <br><br><br>아그네스는 자부심이 강했다. ‘흔들리지 않는 단호함, 헌신적인 성실함, 지칠 줄 모르는 끈기, 살뜰한 보살핌’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가정교사의 지위에 대하여도 자세히 말하였다. 부인이나 아이들이 무시하면 하인들도 가정교사를 무시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하여 아이들의 교육을 살피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노력했다. <br><br><br>  &nbsp;  매일 같이 어울리는 사람들은 서로 마음과 행동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상대방의 행동이 항상 눈앞에 보이고 말이 항상 들리기 때문에 우리는 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끌려가서 결국 서서히 불지불식간에 그들처럼 행동하고 말하게 된다. (158페이지)  &nbsp;  <br><br><br>어떤 사람과 만나 이야기하고 지내는가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진다. 서서히 물들어 비슷한 행동, 비슷한 말투를 사용하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가정교사만 탓하기도 한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고, 아름다운 숙녀로 변하게 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이 형성되지 않느냐 말이다. 가정교사를 했던 경험을 살려 세세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다.  &nbsp;  <br><br><br>액턴 벨이라는 가명으로 쓴 첫 번째 소설이다. 29세 젊은 나이에 요절한 앤 브론테의 작품이 많이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nbsp;    &nbsp;  #아그네스그레이 #앤브론테 #윌북 #브론테세자매컬렉션 #영미문학 #영미소설 #세계문학]]></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34/90/cover150/k50213523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349077</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스즈키 유이 -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258847</link><pubDate>Tue, 05 May 2026 16:4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2588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2349&TPaperId=172588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76/59/coveroff/s6121371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2349&TPaperId=172588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a><br/>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br/></td></tr></table><br/>&nbsp;#괴테는모든것을말했다 #스즈키유이 #리프<br><br>  &nbsp;  시인이자 작가 혹은 연극 감독, 자연과학자인 괴테의 말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괴테라고 하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가 유명하다. 보통 사람들은 그를 뛰어난 작가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독일 사람들은 모든 말에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고 하거나 ‘괴테가 말하길 ~~~’ 라고 한다는 것이다. 거의 ‘하나님 가라사대’와 맞먹는 말이 아닌가 말이다. 책과 언어의 유희로 가득한 소설이다. 괴테의 문장으로 가득한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철학적 사유를 감상하는 일이었다. 이 소설을 2001년생이 30일 만에 쓴 소설이라고 하는데 믿어지는가.<br><br>  &nbsp;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세 가족이 식사하러 간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홍차 티백 봉투의 꼬리표 부근에 인쇄된 글에서 괴테의 문장을 발견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하는 소설이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괴테라고 써진 글자를 보는 순간, 소설의 주인공 도이치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순간,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다. 도이치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가 자주 썼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말은 유희의 상징 혹은 마법의 주문 같은 의미였다. 일본 괴테 연구의 일인자로 불리는 그에게 생소한 문장은 그의 고민거리가 되었다. 어디서 읽었는지 찾기 시작하는데, 학자 집안답게 가족 모두 언어의 유희를 즐겼다. 도이치 또한 아내의 아버지 즉 독문학자 운테이 마나부가 그의 스승이었다. 도이치는 괴테 전집을 살피고, 알 만한 학자들 모두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럼에도 쉽게 해답을 얻을 수 없었던 도이치의 고민이 깊어졌다.  &nbsp;  <br><br>소설은 철학적인 언어로 가득하다. 옛날에 식당이나 이발소 등의 벽에는 유명한 사람의 말이 들어있는 액자가 걸려 있었다. 그 말을 되뇌었던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많은 사람이 명언집도 읽었다. 이 소설도 차를 마시며 명언을 음미하라는 의도로 만든 티백 꼬리표를 모티프로 괴테의 말과 그걸 찾는 사람들, 그리고 사랑의 순간을 기억하는 어느 한 시절을 말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괴테의 말로 가득한 로맨스 소설이라고 해도 좋겠다. 도이치와 도이치의 아내, 도이치의 딸과 이 소설을 쓴 도이치의 사위가 혼연일체가 되어 괴테의 말을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괴테의 말을 찾아 머나먼 독일까지 방문해 그 진위를 찾고 싶은 학자의 마음이 이 소설의 핵심과 닿아있다.  &nbsp;  <br><br><br><br><br>작가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이십 대인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이 이처럼 넓고 깊다는 게 놀랍다. 괴테의 말과 그걸 찾는 자의 고민과 통찰이 빛난다. 괴테 연구의 1인자인 학자와 스승의 딸인 아내, 그리고 딸 노리카와 딸의 남자친구 쓰즈키가 마치 하나의 원처럼 엮여 괴테의 말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확인하는 장면은 가족의 완벽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nbsp;  <br><br>괴테의 말을 소설적 장치로 썼다는 점도 놀랍다. 고전문학을 고루한 문학이라고 여기지 않는 작가의 사유가 마음에 들었다. 과거 철학자의 말이 작품 속에서 회자되는 일은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여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 같다. 철학가의 명언을 배우고, 남녀노소가 함께 명언을 찾는 과정을 지켜보는 듯, 화합이란 이런 거라고 말하는 것 같다. 평소에는 각자의 위치에서 따로 지내는 것 같지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자기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게 인상적이다.   &nbsp;  <br><br>자신의 명언 찾기는 결코 의미 없는 짓이 아니었다. 모든 것은 반드시 이어져 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무언가로부터 생겨났고, 우리는 아직 살아있으니까. (212페이지)  &nbsp;    &nbsp;  #괴테는모든것을말했다 #스즈키유이 #리프 #일본소설 #아쿠타가와상]]></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76/59/cover150/s6121371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6765918</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인터메초 - 샐리 루니 - [인터메초]</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239129</link><pubDate>Sun, 26 Apr 2026 11: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23912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5938&TPaperId=1723912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4/78/coveroff/s24213721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5938&TPaperId=1723912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터메초</a><br/>샐리 루니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1월<br/></td></tr></table><br/>&nbsp;#인터메초 #샐리루니 #은행나무<br>  &nbsp;  새로운 작가의 발견은 출판사의 마케팅 덕분이다. 눈에 띄는 문장에 낚이고 마는 것이다. 이를테면, ‘현존하는 작가 중 이보다 더 뛰어난 작가가 있을까?’나 ‘전 세계적 현상이라 불리는 샐리 루니의 최신작’이라고 하면 문학 독자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어떻게든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 또한 이 문장에 자꾸 눈에 띄어서 아무래도 읽을 수밖에 없다고 여겼다. 대단한 작품이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 원했던 것보다 더 대중적인 작품이 아닐까, 실망하면 어쩌나,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스토리였고, 상실의 아픔을 겪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br><br>  &nbsp;  소설은 아버지를 잃은 두 형제와 이들의 관계에서 빠질 수 없는 연인들이 등장한다. 서른셋의 변호사인 피터는 대학에 다니는 나오미와 연인이라고 할 수 없는 어중간한 관계에 있고, 오래전에 사귀었던 실비아의 관계가 정확히 정리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대하여 표출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봐야 옳겠다. 뛰어난 체스 선수인 스물두 살의 아이번은 체스 경기가 열리는 예술센터에서 서른여섯 살의 마거릿과 사랑에 빠진다. 나이 차가 많은 관계로 마거릿은 아이번에게 사랑을 느끼면서도 자기보다 훨씬 어린 나이를 걱정한다. 피터 또한 나오미에게 매력을 느끼면서도 연인 사이라고 할 수 없는 상태다. 변호사 일과 친구들과도 격의 없이 어울리는 것 같은데, 그는 약과 술에 의존하고 있다.  &nbsp;  <br><br>슬픔은 가족 혹은 친구와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상실의 아픔을 말하고, 그리워하며 추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가족 모임이 있을 때마다 형제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자기만의 추억을 말하며 슬픔을 달랠 수 있었다. 피터와 아이번에게도 이런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형제의 어머니는 이미 다른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아버지가 살던 집은 비어있고, 아버지 집에 있었던 개 알렉시를 언제 데려가느냐고 어머니는 아이번을 재촉하는 상황이었다. 아이번의 아파트에서는 개를 키울 수 없어 안타까워했다.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아이번이 아버지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면 알렉시와 함께 지낼 수 있다.<br><br><br><br>  &nbsp;  아이번이 피터에게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며 나이가 형과 비슷하다고 말하자, 피터는 나이 많은 마거릿을 나무란다. 중의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거에 가깝다. 형으로서 걱정되는 마음을 드러낸 말일 수도 있지만, 아이번에게는 상처가 되었다. 마거릿을 탓하는 듯 말을 했으니 말이다. 가족이라면 이런 상황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형제들이 그렇듯, 피터의 말에 상처받은 아이번은 그의 전화를 차단하고, 화해하고 싶은 피터는 문자를 남기지만 아이번에게 전달되지 못한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상처가 되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한다. 걱정한다는 이유로, 너를 위해서라는 이유를 든다. 알면서도 그걸 자주 놓친다.<br><br>  &nbsp;  ‘인터메초(intermezzo)는 간주곡, 막간극을 뜻하는 용어이며, 체스에서는 예상 밖의 한 수를 뜻한다.’고 한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아버지의 죽음 이후 상실의 고통과 형제의 갈등 구조, 그리고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나타낸다. 다른 한편으로 형제가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를 고민한다. 나이 차가 많이 나지만,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오래전 헤어진 연인과도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갖는다는 걸 혼란스러워한다. 또한 형보다 나이가 많은 여자를 사랑하게 된 동생은 연인을 탓하는 형의 말이 싫다.  &nbsp;  <br><br>삶에서 체스밖에 없다고 여겼던 아이번의 성장이 눈에 띈다. 체스 이외에서는 자폐적 성향을 보이는 듯했지만, 마거릿을 만나는 순간 삶과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 형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냈었던 과거와는 달리 스스로 판단할 수 있고 반박할 수 있었다. 소년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nbsp;  <br><br>서로 솔직하게 대화했더라면 이런 상황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형제이기에 화해도 쉽게 하는 법이다. 예를 들면 아이번이 다시 체스 경기가 열리는 장소를 찾아가 기다렸다가 눈만 맞추어도 괜찮다. 눈빛으로, 행동으로 전해지는 법이다. 미안함과 다정함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로맨틱한 소설이면서 성장에 관한 이야기였다. 생생한 인물 묘사와 섬세한 심리 묘사가 빛나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nbsp;  <br><br>  &nbsp;  #인터메초 #샐리루니 #은행나무 #영미소설 #영미문학]]></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4/78/cover150/s24213721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047811</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나의 낯선 동행자 - 김진영 - [나의 낯선 동행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226039</link><pubDate>Sun, 19 Apr 2026 15: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22603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137220&TPaperId=1722603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01/41/coveroff/k6421372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137220&TPaperId=1722603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의 낯선 동행자</a><br/>김진영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04월<br/></td></tr></table><br/>#나의낯선동행자 #김진영 #현대문학<br><br>  &nbsp;  여자 혼자서 외국 여행을 하게 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다. 뉴스에서 들려오는 나쁜 소식에 괜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 여행 카페에서 함께 여행할 동행자를 구하고 미리 준비해 함께 간다면 가족들도, 당사자도 조금 안심하지 않을까. 더구나 나이대가 비슷하다면 여행 친구로 더할 나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주인공 혜성처럼 말이다.   &nbsp;  <br><br>혜성은 소규모 영상편집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대표의 성적인 접근에 사표를 쓰고 나왔다. 대표가 한 번도 해외여행을 해보지 않아 모른다는 비아냥거림 때문이었다. 가진 돈의 반을 털어 스페인 여행을 준비한 혜성은 유럽 여행 카페에 동행자를 구하는 글을 올렸다. ‘29살의 여성이며, 또래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분만 연락 주세요.’라고 말이다. 마침 9월 스페인 여행 준비 중이라는 27살의 지효가 메시지를 보내며 본격적인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br><br>  &nbsp;  바르셀로나 엘프라트공항 입국장에서 지효를 기다리는 장면으로부터 소설이 시작된다. 열여섯 시간의 비행, 인천에서 출발하여 암스테르담을 경유한 혜성과 달리 지효는 김해에서 일본으로 출국해 파리를 경유해 도착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효의 휴대폰 전원은 계속 꺼져있었고,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함께 예약한 호텔에 도착해 예약 확정서를 내밀었음에도 취소됐다는 답변만 들었다. 스페인 여행 경험이 있는 지효가 호텔 등 숙소를 예약했고, 입장료 등은 혜성이 예약했다. 물론 숙소 비용의 반을 지효에게 보냈다. 갈 곳을 잃은 혜성은 다시 공항으로 가려고 버스를 예약 후 정류장에서 울고 있다가 한국인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구세주를 만난 느낌이었을 것이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윤길우가 예약했다는 말만 믿고 한인 민박집으로 따라가 비어있는 방에 짐을 풀었다. <br><br><br><br>  &nbsp;  아마 그와 같은 입장이었다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길우가 여행 일정을 궁금해하고, 혜성에게는 2인 입장료 티켓이 있으므로 함께 움직이고 싶어 했던 건 당연했다. 혜성에 비해 길우는 스페인어 및 영어도 잘했으므로 의지하고 싶었으리라. 마치 혜성의 여행 일정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 길우는 비슷한 코스로 다니기 시작하지 않으냐 말이다. 숙소 또한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그때부터 혜성이 조금씩 길우를 의심했던 것 같다. 계속 함께 다닐 수는 없었다. 길우에게 의지하기보다 자신의 여행을 해야 했다. 혜성과 길우는 로맨스 비슷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으나, 흔히 여행지에서 생기는 로맨스와 어긋나 있었다.  &nbsp;  <br><br>장르 소설의 특징처럼 어느 순간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이 온다. 독자도 주인공 혜성도 깨닫는 순간 말이다. 혼자 하는 외국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는 분에게는 조금은 걱정스러울 수도 있겠다. 체크인을 위해 제출한 여권 사본이 누군가가 이용해 여행자들에게 소액의 돈을 갈취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걱정 말이다. 자기의 여권 사본이 타인이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라 피해자는 갈수록 늘어갈 것이다. 사람은 가까워지면 자기의 개인 정보를 너무 많이 노출하곤 한다. 다니던 직장, 집 주소, 전화번호, 함께 여행한다는 이유로 여권 사진까지 건넨다. 만약 관계가 틀어져 내 개인 정보를 이용해 범죄에 이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걸 깨닫는 순간 얼마나 아찔하겠는가. <br><br>  &nbsp;  김진영 작가가 낯설다고만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의 원작을 쓴 작가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걸 알고 나니 이 소설 또한 충분히 영화적인 스토리였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 짜릿했다. 여행 콘텐츠가 많아지는 요즘, 한 번쯤 눈여겨 볼만한 작품이다. 개인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낯선 사람을 너무 믿지 말 것.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처럼 여기면 가장 편할 것이다. 혼자 하는 여행, 쉽지 않겠다. 그렇다고 낯선 사람과 동행하는 것도 최선은 아닌 것 같다. 낯선 타인과 동행해도 혼자 하는 여행이라고 여길 것! 잊지 말자.  &nbsp;    &nbsp;  #나의낯선동행자 #김진영 #현대문학 #핀소설 #핀시리즈 #핀시리즈장르소설선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01/41/cover150/k6421372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014123</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복미영 팬클럽 흥망사 - 박지영 -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219018</link><pubDate>Wed, 15 Apr 2026 21: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21901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030715&TPaperId=1721901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90/13/coveroff/k6220307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030715&TPaperId=1721901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복미영 팬클럽 흥망사</a><br/>박지영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07월<br/></td></tr></table><br/>#복미영팬클럽흥망사 #박지영 #현대문학<br><br>  &nbsp;  지난 3월 광화문에서 &lt;BTS 컴백 라이브: ARIRANG&gt;이 펼쳐졌다. 예고편부터 설레게 했다. 일정이 있어 라이브 방송은 보지 못하고 다음 날 넷플릭스에서 방송을 보았다. 음향 상태도 썩 좋지 않았고 멤버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칼군무의 댄스와 노랫말은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음악에 임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했다. 다만, 한 가지, 노랫말이 한국어가 아닌 영어가 대다수라 조금은 서운했다. 팬덤이 아닌 나도 어깨가 저절로 들썩이게 되는 그룹이다. K-POP을 이끌고 있는 뮤지션 중 하나로 뷰티뿐 아니라 음식까지 전 세계를 한국의 색으로 물들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끔 좋아하는 배우는 있지만, 특별하게 누군가의 팬은 아니다. 그마저도 여동생의 취미가 ‘덕질’이라 BTS의 멤버를 구분할 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br><br>  &nbsp;  박지영 작가의 핀소설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는 무언가 할 말이 많을 거로 보였다. 옆에서 지켜본 경험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복미영은 배우 W의 팬클럽 열성 회원이었다. 하지만 W가 음주운전에 뺑소니, 그것도 모자라 불법 촬영물과 관련된 메신저 단체 방 멤버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렸지만, W는 쓰레기로 판명이 났다. 이에 실망한 복미영이 팬 페이지에 작성한 ‘탈덕 선언문’이 여기저기에서 재인용되어 널리 퍼져나갔다. 복미영은 쓰레기 처리반, 즉, 좋아하는 사람을 쓰레기로 바꾸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직접 ‘복미영 팬클럽’을 만들었다.   &nbsp;  <br><br>용맹하고 경솔한 복미영이 단 한 명의 팬을 위해 설계한 역조공 팬 서비스는 어떻게 실패했는가. 라는 문장 때문에 이 소설을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가 만든 팬클럽, 당신은 내 팬클럽에 가입할 거라는 무모함과 당당함을 갖추고 있었으니 말이다. 복미영이 살아온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 있을 거로 보았다. 소설은 복미영이 살아온 이야기뿐만 아니라 복미영 팬클럽의 1호 회원 김지은의 이야기까지 한국의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돌봄에 대한 민낯을 보여준다. 이모라고 불리는 이들, 쓰임을 다하면 어딘가로 버려질 그들을 돌볼 사람은 누구인가. 그 선택지에 ‘나’는 없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이런 면에서 복미영과 김지은은 서로 맞는 관계였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걸 쓰레기로 바꿔버리는 여자, 아프고 돌봄이 필요한 이모를 버려야 하는 입장에서 복미영이 구세주였을 수도 있다.  &nbsp;  <br><br><br><br><br><br>하지만 이 부분에서 간과한 게 있다. 복미영이 속해 있는 동네북클럽 이름이 ‘열린 엔딩 닫기 북클럽’이란 사실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주로 책을 수선하기다. 더 깊게 들어가 보자면 마음에 안드는 결말을 다르게 바꾸는 식이다. 열린 결말을 하나씩 닫았다. 모든 책의 엔딩을 똑같게 만드는 상황에 이르렀다. ‘네 까짓 것’에서 ‘네’를 빼면 ‘까짓것’만 남는다. ‘이모님 주제에’의 ‘주제에’를 빼면 ‘이모님’만 남는다. 이 얼마나 통쾌한가. ‘버리기 아티스트’ 답다.  &nbsp;  <br><br>오래전의 인연과 관계가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책임과 의무가 없는 관계라면 그저 좋은 것일 수도 있지만, 늙고 병들어 돌보아야만 하는 관계라면 금방이라도 지치고 만다. 쓰임을 다한 물건을 버리듯, 사람도 그렇게 버리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마음의 빛 같은 거 남기고 싶지 않기에 방법을 찾는 것이리라. 예를 들면, 연락이 끊긴 이모의 딸을 찾는 방법 같은 거. 과거 늙고 병들었던 부모를 산속에 버려두고 왔던 고려장을 떠올리며 나에게 부담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일 것이다.<br><br>  &nbsp;  그래도 되는 사람. 복미영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침을 뱉는 행위, 타인에게 불쾌하게 비치는 행위인데도 복미영이 하는 행동이기에 사람들은 그러려니 했다. 복미영이 침을 뱉기 시작한 행동에 과거의 기억과 관련이 있었다. 타인의 호감 있는 눈빛을 알아채고 더 멀리 떨어져 있으라는 거부 반응과 비슷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가오기 마련이다. 필요에 의해서건, 감정에 의해서건. ‘나는 아마 안 될 거야’에서 ‘안’을 빼고 ‘나는 아마 될 거야’로 바꾸며, 복미영은 스스로 ‘나’를 돌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복미영은 그래도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nbsp;    &nbsp;  #복미영팬클럽흥망사 #박지영 #현대문학 #핀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90/13/cover150/k6220307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8901324</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카프네 - 아베 아키코 - [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210749</link><pubDate>Sat, 11 Apr 2026 20: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2107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2107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off/k40213788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2107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a><br/>아베 아키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3월<br/></td></tr></table><br/>&nbsp;#카프네 #아베아키코 #은행나무  &nbsp;  <br><br>일본문학에서 관심을 두는 문학상 수상작 첫 번째가 ‘나오키상’ 이며 두 번째가 “일본서점대상”이다. 서점인들이 가장 팔고 싶은 소설을 투표로 선정하며, 감동적인 작품이 주를 이룬다. ‘카프네’는 포르투갈어로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넣어 빗겨주는 행동’를 의미한다.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따뜻한 음식이 주는 위로가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치유하게 되었다는 사연도 많다. 이 책도 그중의 하나로, 깨끗하게 청소한 집과 맛있는 요리로 치유를 받은 주인공이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친절 그 이상의 감동을 다룬 소설이다.<br><br>  &nbsp;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오히려 타인의 행동 하나로 치유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지 않나. 타인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가족 형태가 많아지는 추세다. 아베 아키코의 『카프네』도 유사 가족을 이루는 과정을 담았다고 해야겠다. 사랑하는 남동생을 잃고, 남편에게는 이혼 통보를 받은 가오루코가 남동생의 전 여자친구 세쓰나를 만나며 소설이 시작된다. 거짓말처럼 생일날에 죽은 남동생이 세쓰나를 위해 유산을 남겼다. 유언장에 적힌 대로 가오루코는 남동생의 뜻을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세쓰나는 약속 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하여 퉁명한 목소리로 유산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단칼에 거절한다.  &nbsp;  <br><br>세쓰나는 가사 대행 서비스 회사 카프네에서 요리를 담당하고 있었다. 남동생 하루히코가 세쓰나에게 유산을 남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여기며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다. 가오루코의 생일날 예약된 선물이 배달되고, 세쓰나를 위한 선물도 있었다. 가오루코의 집에 찾아온 세쓰나는 엉망이 된 집안 상태를 바라보고, 가오루코를 위해 요리를 해주었다. 오랜만에 요리다운 요리를 먹은 가오루코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br><br><br><br><br>  &nbsp;  벌써 몇 달이나, 아니 몇 년이나 자신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이제 나는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필요로 해주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오늘 누군가를 도울 수 있었다. 고작 두 시간이었고, 심지어 대단한 일도 아니었다. 그래도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할 사람은 나다. 오히려 도움을 받았다. (118페이지)<br><br>  &nbsp;  가오루코는 세쓰나와 함께 카프네 일을 시작한다. 국가공무원인 가오루코가 쉬는 토요일에 청소를, 세쓰나는 요리를 담당했다. 평소 가오루코에게 하던 말과 달리 의뢰인이 필요로 하는 음식을 만들어 데워 먹을 수 있게 했다. 오히려 일터에서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왜 가오루코는 세쓰나에게 신경이 쓰이는지 잘 알지 못했다. 다정하지 못한 부모를 만나고 난 후 세쓰나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지쳐있는 상태였으며 타인의 도움이 필요했다. 질식할 것 같은 피로를 당연한 것처럼 여겼던 그들에게 두 시간의 요리와 청소 도움은 다시 살아갈 힘을 주었다.   &nbsp;  <br><br>‘너 자신에게 솔직하게 살고 있니? 네가 바라는 것,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면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돼.’ (275페이지)<br><br>  &nbsp;  하루히코가 왜 죽었는지 그 이유는 나중에야 드러난다. 중요한 것은 가오루코와 세쓰나의 연대일 것이다. 누군가가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는 세쓰나의 마음을 가오루코는 다정하게 품어줄 수 있었다.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과 유사한 공동체를 이루는 관계를 살펴보게 했다. 우리나라 작품에서도 이와 비슷한 가족이 생기는 것을 보았다. 가족보다 나은 형태일 수도 있다. 적당한 거리를 지키면서 도움을 받고 또 줄 수 있는 관계라고 보면 되겠다. <br><br>  &nbsp;  세쓰나의 앞머리가 헝클어지자 가오루코가 세쓰나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빗겨주는 장면이 나온다. 서로를 배척하는 관계였던 이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마치 답변이라도 하듯 가오루코의 머리를 쓰다듬는 세쓰나의 행동에서 우리는 여성들의 연대와 환대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새로운 공동체의 시작이었다. 카프네의 의뢰인들을 향한 다정한 행동들이 내가 받은 위로와 치유의 답변 같았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내가 바라는 대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행복이다.  &nbsp;    &nbsp;  #카프네 #아베아키코 #은행나무 #책추천 #소설추천 #일본소설 #일본문학 #2025일본서점대상]]></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150/k4021378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044595</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한 남자 - 히라노 게이치로 - [한 남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197889</link><pubDate>Sun, 05 Apr 2026 14: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19788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22633726&TPaperId=1719788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4790/61/coveroff/k72263372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22633726&TPaperId=1719788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한 남자</a><br/>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0월<br/></td></tr></table><br/><br>#한남자 #히라노게이치로 #현대문학  &nbsp;  <br><br>뒷모습을 바라보는 남자를 그린 그림이 있다. 변호사 기도 아키라가 그 그림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한 사람의 뒷모습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가 말하는 대로 이야기를 듣고 그의 삶의 궤적을 논한다. 하지만 그가 말한 모든 게 거짓이었다면 우리는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까. 그를 제대로 안다고 말할 수 없다.  &nbsp;  <br><br>주인공 기도 아키라는 리에의 부탁을 받고 한 남자에 대해서 조사를 시작하는 변호사다. 죽은 남편의 정체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리에는 아픈 아이가 죽자 치료 문제로 서로 의견이 달랐던 남편과 이혼 후 본가로 내려와 문구점을 운영하였다. 3년여 동안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던 리에는 남편이 죽을 때까지 그를 다니구치 다이스케로 알았다. 남편은 다른 사람의 기억과 이름을 사용했다. 그의 삶에서 가장 행복했을 시간에도 그는 왜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을까. 리에는 아빠를 그리워하는 유토에게 그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진실이 밝혀졌을 때 말해주고 싶었다. X에 관한 조사를 하던 기도는 재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받았던, ‘재일교포 3세’라는 아이덴티티에 관하여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에 관한 깊은 고민을 한다.<br><br>  &nbsp;  왜 다른 사람의 이름을 사용했는가. 그의 정체를 파악하고자 조사하는 과정은 정체성에 관한 질문과 X라는 남자에 관하여 깊은 이해를 하는 시간이다. 추리 형식의 소설이며 다니구치 다이스케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조사를 시작한다. 미스즈를 만나 다이스케와 사귀었던 일련의 과정을 듣는다. X가 다이스케를 죽이고 그의 신분을 도용했는지 의심하는 한편 우연히 참석했던 사형수들의 전시회에서 어떤 그림을 마주한다. 리에의 남편이었던 X와 화풍이 비슷한 그림이었다. 사형수의 그림을 토대로 그가 저질렀던 살인 기사의 사진을 보고 X가 고바야시 겐기치의 아들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아버지가 감옥에 들어간 후 어머니의 성을 이어 받은 그의 이름은 하라 마코토였다. 그는 과거 복싱 유망주로 이름을 올렸으며 그마저도 포기하고 다른 사람의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일련의 과정은 X가 이름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br><br><br><br><br>  &nbsp;  소설이 변호사, 기도 아키라의 시선으로 사건의 정황, 현재의 감정들을 담았다면 영화는 하라 마코토가 처한 상황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그가 느꼈을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뭇매, 아버지를 꼭 닮은 거울 속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괴로워했다. 사람들은 그를 하라 마코토가 아닌 살인자 고바야시 겐기치의 아들로 보았다.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멍에와 낙인을 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nbsp;  <br><br>버리고 싶은 과거가 있는 경우, 이처럼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고 싶을 것이다. 소설에서는 이런 사람을 위한 브로커가 존재했는데,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누군가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하라 마코토와 다니구치 다이스케의 상황에 공감하는 이유일 것이다.  &nbsp;  <br><br>여전히 앳되고 미남인 츠마부키 사토시와 특별한 매력이 있는 안도 사쿠라의 연기가 꽤 괜찮았다. 거짓된 삶을 살지만, 그때가 가장 행복했을 거라는 안도감에 공감하지 않았나. 뭇사람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조용한 시골에서 삼나무를 베는 작업, 다른 사람의 이름일망정 아들과 딸, 아내와 소소한 삶을 누렸던 그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삶이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존재가 아닌 한 남자의 소박한 삶이었다.<br><br>  &nbsp;  죽은 자는 자기 쪽에서는 부를 수 없고 그저 불러주기를 기다릴 뿐이다. 하지만 이름이 정확하지 않은 죽은 자는 어느 누구도 불러줄 수 없어서 그만큼 한층 더 깊은 고독 속에 있는 것 같았다. (106페이지)<br><br>  &nbsp;  ‘나는 누구인가?’라는 존재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남자의 혼란을 지켜보았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 봐주길 기대하는 남자의 외침 같았다. 김연수 작가와 협업한 작품을 읽은 후 히라노 게이치로의 매력에 빠져 읽은 책이다. 오래전 구매 후 읽지 않은 『결괴』를 꺼내어 읽을 시기가 된 것 같다.  &nbsp;    &nbsp;  #한남자 #히라노게이치로 #현대문학 #책추천 #일본소설 #일본문학]]></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4790/61/cover150/k72263372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7906193</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할매 - 황석영 - [할매]</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181201</link><pubDate>Sun, 29 Mar 2026 15: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18120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88X&TPaperId=171812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66/51/coveroff/893643988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88X&TPaperId=1718120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할매</a><br/>황석영 지음 / 창비 / 2025년 12월<br/></td></tr></table><br/><br>#할매 #황석영 #창비<br><br>  &nbsp;  생명에 관하여 생각할 때 우리는 주로 인간을 거론한다. 그것도 아니면 동물 정도다. 하지만 자연 속의, 인간과 동물이 죽고 새로 태어나도록 그 자리에서 지키고 있는 게 있다면 그건 나무일 것이다. 인간이 태어나 자라서 죽을 때까지 나무는 한자리에서 지켜본다. 어디 인간뿐일까. 새들이며 동물들이 나무에서 쉬었다 가고 또 나무의 열매를 먹고 나무와 함께 살아간다. 어쩌면 인간은 한낱 미물일 뿐이다. 그저 잠시 자연을 누리다가 사라질 뿐인데,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굴지 않은가.  &nbsp;  <br><br>새 한 마리가 날아왔다. 개똥지빠귀라는 새였다. 추운 나라에서 남쪽 나라로 날아온 개똥지빠귀의 뱃속에는 팽나무의 열매가 있었다. 폭설이 내리던 날,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빈터에 떨어져 죽었다. 이른 봄 개똥지빠귀의 분해된 몸에서 싹이 트고 실 같은 뿌리가 생겼다. 여름이 되자 줄기가 나고 잎사귀가 자라 점차 나무의 모습이 되어갔다. 큰 나무 들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산다. 개똥지빠귀의 무리가 오고 가며 팽나무 가지에서 쉬고 배가 고프면 열매를 먹는 동안 팽나무의 나이테는 겹겹으로 쌓인다. 팽나무가 육백 년을 살아오는 동안 조선은 천주교 박해와 동학 운동을 겪고 새만금 개발까지 지나온다. 팽나무는 할매 나무가 되어 그늘이 되어주고, 안식처가 되어준다.  &nbsp;  <br><br>『할매』라는 제목 때문에 어렸을 적 할머니를 떠올리지 않았나. 작품 속 할매는 사람이 아니다. 바로 육백 년을 같은 자리에서 지켜온 팽나무를 가리킨다. 자연의 순환과 격동의 한국사를 망라한 작품이다. 인간이 아닌, 자연의 한 부분으로써 팽나무는 모든 걸 지켜본 존재다. 정지아 소설가는, 이 소설은 ‘생명’ 그 자체가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군산의 팽나무는 고유한 생명을 이어오고 생명이 또 다른 생명을 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br><br><br><br>  &nbsp;  그러니까, 이 책은 서낭당이라고 하여 나무를 향하여 제사를 지내고 소원을 말하는 팽나무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적산가옥과 근대건축물을 보기 위해 군산을 방문하였으나, 일제가 호남평야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설계한 장소였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소설 속 팽나무는 천연기념물 및 문화재로 지정되어 지금도 제사를 지낸다. 제사를 지내며 우리의 염원을 말하고 그것을 들어주는 팽나무의 존재는 어쩌면 ‘아서왕의 전설’에서의 멀린과 비슷하다. 즉 오랜 시간 같은 장소에서 격동의 시기를 바라본 팽나무는 우리들의 할매와 같다.  &nbsp;  <br><br>유 신부는 혼자서 폐허의 길 흔적을 따라 걸어 들어갔다. 동이 훤하게 터서 낮게 깔린 구름 틈새로 주황빛 아침놀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마침내 마을 터의 가장 안쪽 철망과 대숲이 있는 곳으로 가까이 가자, 검은 몸을 뒤틀고 서 있는 고목이 보였다. 방지거 신부는 아! 하며 잠깐 그 자리에 섰다. 그는 나무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팽나무에 안기듯이 두 팔을 벌리고 뺨을 대보았다. 그때 그는 분명히 나지막한 쉰 목소리를 들었다. 이놈아, 어디 갔다 인제 오냐. (216~217페이지)  &nbsp;  <br><br>이 책을 읽고 하제 당산마을의 할매 나무인 팽나무 사진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다. 600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버텨온 할매 나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당골네 뿐 아니라 하제 마을 모든 사람의 염원인, 뿌리 깊은 인연의 고리를 보게 되었다.  &nbsp;  <br><br>생명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또 스러진다. 스스로 갯벌에 들어가 칠게의 먹이가 된 인간, 그것을 먹은 칠게를 새가 잡아먹고, 새는 나무 아래서 생명을 다한다. 새의 주검은 나무의 자양분이 되어 나무의 뿌리를 굳건하게 한다. 생명의 순환 과정을 엿보는 듯하다. 마치 불교의 윤회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br><br>  &nbsp;  이 작품으로 인해 새만금에 새로운 활기가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작품 하나가 주는 반향을 기대해 봐도 될까. 사라지는 갯벌, 자연의 위기에서도 버티고 선 할매 나무의 저력을 믿어보고 싶다. <br><br>  &nbsp;    &nbsp;  #할매 #황석영 #창비 #책추천 #소설추천 #한국문학 #한국소설 #서낭당 #팽나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66/51/cover150/893643988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9665189</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근접한 세계 - 김연수, 히라노 게이치로 - [근접한 세계]</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166164</link><pubDate>Sun, 22 Mar 2026 19: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1661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6744&TPaperId=171661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2/91/coveroff/k17213674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6744&TPaperId=171661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근접한 세계</a><br/>김연수.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6년 03월<br/></td></tr></table><br/>&nbsp;#근접한세계 #김연수 #히라노게이치로 #북다<br><br>  &nbsp;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두 작가가 ‘문학’이라는 공통 언어를 통해 하나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연결’의 기획 ‘크로스’ 시리즈다. 그 첫 번째 작품으로 우리나라의 김연수와 일본의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의 협업 작품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가진 고유한 특성의 글은 사뭇 느낌이 다르다. 공통의 주제인 책이라는 주제를 통해 각각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비교적 짧은 책으로 좋아하는 작가를 비교하며 확장된 시선을 경험할 수 있다.  &nbsp;  <br><br>작가의 짧은 소설 한 편과 크로스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작품을 보고 드는 생각들을 독자와 공유하고 있다. 김연수 작가와 히라노 게이치로가 공유한 키워드는 ‘윤리적 딜레마’다. 예술적인 부분과 윤리를 별개로 구분해야 하는지 갈등 구조를 통해 그 고민을 보여주었다. 윤리적인 딜레마에 빠졌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느냐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바라볼 수 있다.<br><br>  &nbsp;  김연수 작가는 파산과 구속을 각오하고 폭로에 나선 손동하라는 인물을 통해 그의 과거와 현재에 이르는 생각의 변화 등을 말한다. 중학생이었던 손동하가 아빠와 함께 서울행 기차를 타며 과거의 시간으로 간다. 친척 결혼식이 있어 서울의 친척집에서 만난 정혜인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정혜인에게 들려주다 만 &lt;아서왕과 원탁의 기사&gt;의 뒷이야기를 편지로 전해주는 한편 아픈 엄마의 기억을 떠올린다.<br><br><br><br>  &nbsp;  히라노 게이치로는 평생 연구했던 사진작가의 전시회를 준비하는 큐레이터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진을 발견하고 그에 대처하는 일들을 말한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도록에서 발췌한 내용 등을 구분 지어 설명하여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작품을 썼다. 전시회를 앞둔 사진작가의 아틀리에에서 아동 성 포르노로 짐작되는 사진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외부에 알리는 게 맞느냐, 맞지 않느냐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만약 그 사진을 전시했을 때 여전히 살아있을 피해자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의 예술성과 별개로 윤리적인 면에서는 완전하지 않으냐는 갈등과 고민의 기록이다.<br><br>  &nbsp;  비록 전시회를 진행하지 않고, 손동하의 인터뷰를 공개하지는 못하였지만, 소설 형식을 빌려서라도 알리고 싶은 이들의 깊은 고뇌를 엿볼 수 있었다. 두 작가가 참여한 크로스 시리즈라고 하여 한 명의 주인공을 통해 파생되는 서로의 생각을 다룬 소설이려니 여겼다. 하나의 주제로 엮은 다른 소설이며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작품을 토론하는 방식이다.  &nbsp;  <br><br>「우리들의 실패」에서 김연수 작가는 ‘경험하지 못한 과거는 아직 오지 않는 미래와 마찬가지입니다. (35페이지)라고 하였다. 암에 걸린 엄마가 오래 살기를 바랐던 손동하와 재혼한 엄마가 그 집에서 행복하기를 바랐던 정혜인의 미래는 찾아오지 않았다. 결국 과거는 과거일 뿐, 미래는 그저 우리의 바람인지도 모르겠다. 김연수 작가의 소설에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아서왕의 전설이었다. 마법사 멀린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모든 미래를 알고 있었던 멀린이 목적을 가진 니뮤에를 거부하지 못하고 결국 나무속에 갇혔다. 미래를 알고 있어도 거부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건지도.<br><br>  &nbsp;  히라노 게이치로의 「결정적 순간」은 미투 운동과 더불어 소년의 나체 사진이 불러오는 윤리적 파장에 대하여 말한다. 생리적 혐오감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될 법하다. 미성년자 보호의 관점과 아동에게 성적 관심을 가졌던 이들의 몰락, 예술로 승화될 수 없는 경계에 대하여 다각적으로 살핀다.  &nbsp;  <br><br>그런 점에서 소설가의 무지란 역설적으로 너무나 많은 미래를 알고 있는 것을 뜻하지 않을까요? 독자에게 주인공의 미래가 무한히 열려있음을 보여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그중 하나의 미래를 선택하겠죠. 그 과정에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합리적인 논리나 공적인 정의감이 아닌 사적인 잉여의 감정이 개입한다면 필연적으로 합리적 해석이나 선과 악의 이분법을 뛰어넘는 이야기 자체로서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지 않을까요? (201~203페이지)<br><br>  &nbsp;  ‘왜 그때 그 상자를 열었을까.’라고 한탄하는 가스미의 말이 떠오른다. 후회를 해보지만 미래의 세대와 공유해야 한다고 여기는 말에 공감한다. 추진했던 전시회 작업이 비록 무기한 연기되었어도 훗날 누군가에 의해 다시 열릴지도 모른다. 조금은 안타깝겠지만 마음의 소리에 집중했던 가스미의 선택을 존중하는 바다. 이런 상황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에 관한 질문을 건네는 작품이었다. <br><br>  &nbsp;    &nbsp;  #근접한세계 #김연수 #히라노게이치로 #북다 #책추천 #소설추천 #크로스시리즈]]></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2/91/cover150/k17213674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229138</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블러드문 - 요 네스뵈 - [블러드문]</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151976</link><pubDate>Sun, 15 Mar 2026 18: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15197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032525&TPaperId=171519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65/40/coveroff/k13203252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032525&TPaperId=1715197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블러드문</a><br/>요 네스뵈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5년 10월<br/></td></tr></table><br/><br>#블러드문 #요네스뵈 #비채<br><br>  &nbsp;  『스노우맨』부터 해리 홀레 시리즈를 읽어온 지 꽤 오래됐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 해리 홀레가 연쇄살인범을 만나는 순간 완벽해지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낀 사람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해리 홀레에게 열광했던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어느새 중년의 나이가 된 해리 홀레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 열세 번째 시리즈 『블러드문』이다. 칠흑처럼 어두운 밤, 붉게 빛나는 블러드문. 피처럼 붉은 세상을 가리키는 것 같다. 다시 해리 홀레에게 매료되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면 믿어줄까.<br><br>  &nbsp;  연쇄살인범을 잡는데 특별한 능력이 있는 해리 홀레는 형사로서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으나 인간으로서는 완벽하지 못하다. 알코올의존증에 빠져있고, 연인을 잃은 비통함에 비틀거린다. 연인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외국의 어디 구석진 곳에 있다가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순간이면 홀연히 나타난다. 형사들은 그를 그리워하고, 살인사건을 쫓는 그의 능력을 기대한다.<br><br><br><br><br>  &nbsp;  로스앤젤레스의 허름한 술집에서 해리 홀레를 발견할 수 있다. 배우였던 루실과 어울리며 그의 돈 문제에 얽혀 다시 오슬로로 돌아오게 된다. 부동산 재벌 뢰드의 살인 혐의를 개인적으로 조사한다는 명목이었다. 뢰드가 주최한 파티에 참석했다가 시체로 발견된 여성과 실종 중인 여성에 대한 사건이었다. 루실의 빛을 갚아준다는 조건을 걸고 오슬로에 도착해 수사팀을 꾸린다. 심리학자 스톨레 에우네와 택시기사였던 외위스테인 에이켈란, 비비스라는 별명으로 불린 강력반 형사 트룰스 베른트센으로 죽음을 앞둔 스톨레의 병실이 본거지다.<br><br>  &nbsp;  시리즈를 계속 읽다 보면 등장인물이 낯설지 않다. 해리 홀레의 연인이었던 라켈과 그의 아들 올레그, 카트리네 브라트와 비에른 홀름 등이다. 트룰스 베른트센은 비리 경찰이면서도 묘하게 해리와 인연이 있다. 동료이자 친구였던 비에른과 라켈이 죽어 절망에 빠져있던 상태다. 그렇지만 이제 해리는 외위스테인의 조언에 따라 술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br><br>  &nbsp;  해리는 연쇄살인범을 알아보는 동물적인 감각이 있는 것 같다. 큰 키, 비쩍 마른 몸매, 그의 파란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여자들은 반하고 만다. 법의학연구소에 있는 알렉산드라 스투르드자도 해리가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들어줄 정도다.<br><br>  &nbsp;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으로, 수많은 복선을 깔아두고 소설이 진행된다. 독자들은 과연 누가 복수에 눈이 먼 ‘프림’일지 나름의 추리를 하게 된다. 카트리네가 만나는 아르네? 아니면 동물을 사랑하지 않는 요나탄이 의심스럽다. 예상을 빗나갔다. 요 네스뵈는 항상 해리의 주변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 아무도 의심하지 못하게 독자를 현혹시키는 것이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경찰과 경찰 주변에 있는 사람이 살인범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지 않나. 살인범은 가까이에서 해리를 지켜보며 조종했다.<br><br>  &nbsp;  후각착오증이 있는 해리의 후각을 자극하는 게 머스크 향기였다. 해리는 그 불협화음을 나중에야 깨닫게 된다. 소설에서 머스크 향과 더불어 중요한 모티프가 바로 기생충이다. ‘톡소플라스마 곤디이’라는 기생충으로, 프림은 기생충이 든 자신의 배설물, 즉 장액과 효소를 사용하여 감염시킨다. 기생충의 주 숙주는 두려움을 잊는다. 감염자가 주 숙주를 보면 두려워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성적으로 매력을 느끼게 된다. 낯선 사람인데도 그에게 매력을 느끼고 다가갈 수밖에 없다. 희생자들이 거부하지 않고 깊은 숲속으로 기꺼이 따라갔던 것처럼.  &nbsp;  <br><br><br><br><br>살인자인 프림은 십대 때 새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새아버지와 이혼하는 게 싫어 그것을 모른 척했던 엄마에 대한 상처가 깊었다. 사업 감각이 뛰어나 승승장구하는 새아버지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다. 천천히, 느리게, 고통을 겪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랐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며 천연덕스럽게 사람을 죽이는 그 냉정함이 두려웠다. 혹 어떤 이들은 프림의 상처가 깊지 않았냐고 말하겠지만,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죽음을 포기했던 것처럼 타인의 삶도 소중한 것이다.  &nbsp;  <br><br>아무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던 이의 상처와 고통 그로 인한 복수는 걷잡을 수 없다. 그리고 살인은 더욱 정교해지고, 자기가 계획했던 대로 행동한다. 보통의 인간인 해리 홀레에게 늘 매료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해리가 해결하는 사건과 살해 동기에는 눈살이 찌푸린다. 가장 안전해야 할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걸 볼 때마다 안타깝다. 해리는 이제 고통 속에서 조금씩 벗어나 다시 형사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미래의 해리에게 희망의 빛이 비친다. 아울러 성직 칼라의 남자가 뭔가 의심스럽지 않나. 다음 행보를 기다려 보자.  &nbsp;    &nbsp;  #블러드문 #요네스뵈 #비채 #책 #책추천 #유럽소설 #북유럽소설 #스릴러소설 #해리홀레시리즈13]]></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65/40/cover150/k13203252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5654056</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나이트 트레인 - 문지혁 - [나이트 트레인]</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144615</link><pubDate>Wed, 11 Mar 2026 21: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14461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12135757&TPaperId=171446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1/99/coveroff/k71213575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12135757&TPaperId=1714461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이트 트레인</a><br/>문지혁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문지혁 작가의 소설은 자전적인 내용과 허구의 경계에 있는 것 같다. 작가 문지혁이 주인공인 소설과 아내의 이름으로 짐작되는 이름 때문에 이게 소설인지, 작가의 이야기인지 헷갈린다. 작가가 살아온 이야기와 허구의 내용이 혼재했을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다. 『초급 한국어』와 『중급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나이트 트레인』에서도 작가가 등장한다. 작가가 대학생이던 1999년 호텔팩으로 21일간 유럽여행을 떠났던 이야기와 과거의 흔적이 들어있는 상자를 아버지로부터 받은 현재, 그리고 여행지에서 썼던 액자 소설, 이 세 가지의 이야기가 동시에 나타나는 작품이다.  &nbsp;  <br>고등학교 때 첫사랑이었던 O와 함께 보았던 영화 &lt;비포 선라이즈&gt;의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하던 기차. O가 이별 선물로 건네주었던 은반지를 버릴 곳은 빈의 대관람차 안이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여행기다. 아마도 여행의 목적을 첫사랑의 기억을 버리러가는 거라고 할 수 있겠다. &lt;반지의 제왕&gt;에서 프로도가 절대 반지를 버리러 떠났던 것처럼 주인공 ‘나’도 첫사랑의 상징인 은반지를 버리러 가는 여행을 선택했다. 여행지의 야간열차 안에서 만났던 전수진은 그의 여행지 곳곳에서 나타났다. 그가 쓰고 있던 소설의 주인공도 ‘수’와 ‘진’이라는 이름이었다. 호텔팩 동료 중에서 E가 유일하게 같은 대학교였다. 마치 우연처럼.<br><br><br><br><br>  &nbsp;  작가의 이야기 같아서일까. 비교적 짧은 소설이기 때문일까. 작가가 여행한 장소의 에피소드와 반지를 버리러 간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인연이 낯설지 않다. 한번 스치고 갈 인연이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의 인연이 평생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lt;비포 선라이즈&gt;처럼 낯선 여행지에서 우연히 사랑에 빠질 수도 있잖은가. 야간열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부터 설레지 않은가 말이다.<br>  &nbsp;  각자의 사연으로 여행을 떠난 이들이다. 반지 원정대의 프로도처럼 반지를 쥐고 여행에 나섰던 주인공처럼, 전수진은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으로 떠나왔다. 군대를 마치고 온 경상도 형들이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여행 온 누나들 외에 유일하게 E만 여행의 목적을 말하지 않았다. E가 은혜라는 이름으로 불린 순간 독자들은 알아차릴 것이다. 여행의 목적이란 다르지 않다고.<br>  &nbsp;  계속 쓰는 것과 계속 쓰지 않는 것에는 큰 의미가 없다. 둘 사이를 오가는 것. 움직였다가 멈추는 것. 떠난 자리로 돌아오는 것. 여행에 관한 기록을 시작하기 전에 내가 알게 되는 것은 말하자면 여행만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여행만이 가치 있다. 여행만이 존재한다. 다른 것은 없다. (13페이지)  &nbsp;  <br>아마도 여행을 못 가서 인가보다. 여행에 관한 TV 프로그램, 여행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행에 관한 설렘, 낯선 장소의 두려움과 긴장감, 그곳에서 일어난 소소한 에피소드가 그리운지도 몰랐다. 같은 곳을 여행해도,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청춘들의 여행이야말로 &lt;비포 선라이즈&gt;같은 여행이 아닐까.<br>  &nbsp;  더불어 작가는 세 가지의 패턴으로 진행되는 소설에서 글쓰기에 관한 것들을 말한다. 3인칭 전지적 시점. 여행지에서 노트를 꺼내어 습작의 시간을 갖는 것. 우연히 쓰게 된 소설의 주인공이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이름이 같다는 것? 여행이 주는 묘미와 우리가 보았던 영화의 감동이 여행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이를테면 사람과의 인연 같은 것이다.<br>  &nbsp;  액자 소설과 과거, 현재가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현재의 일상, 과거의 추억, 습작소설의 모든 것. 습작 소설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순간 새로운 시작점에 서게 된다. 과거의 인연이라고 여겼던 E가 현재의 은혜로 나타나는 순간. 독자는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된다. 이것은 연애소설이라고. 다른 사람을 잊기 위해 갔던 여행이 결국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인연이었다는 것. 버렸다고 생각했던 은반지를 점퍼 주머니에서 발견하는 순간 우리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게 된다.<br>  &nbsp;  이것은 여행에 관한 기록이다.하지만 인생에 여행 아닌 것이 존재할 수 있나? (11페이지)  &nbsp;  <br>  &nbsp;  인생이라는 여행지에서 어떤 여행을 하게 될 것인가. 우리가 선택한 여행은 아주 사소하지만, 또 영원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만 같다.  &nbsp;  <br>  &nbsp;  #나이트트레인 #문지혁 #현대문학 #현대문학핀시리즈 #핀소설 #한국문학 #한국소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1/99/cover150/k71213575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519997</link></image></item><item><author>Breeze</author><category>책읽기</category><title>주인 노예 남편 아내 - 우일연 - [주인 노예 남편 아내 - 2024 한국인 최초 퓰리처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hglim69/17135687</link><pubDate>Sat, 07 Mar 2026 14: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hglim69/1713568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032021&TPaperId=1713568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36/18/coveroff/k05203202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032021&TPaperId=1713568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주인 노예 남편 아내 - 2024 한국인 최초 퓰리처상 수상작</a><br/>우일연 지음, 강동혁 옮김 / 드롬 / 2025년 12월<br/></td></tr></table><br/>#주인노예남편아내 #우일연 #피카FIKA  &nbsp;    &nbsp;  노예제도와 남북전쟁은 지울 수 없는 미국의 역사다. 노예제도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제도로 인간을 하나의 재산으로 보고 사고팔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백인의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는 노예의 신분이 되었다. 흑인의 피가 한 방울이라도 들어가면 그 사람의 몸 전체가 유색인종으로 변한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주택 담보 대출처럼 노예를 담보로 잡혀 돈을 빌리고 이자를 갚는 등 인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어머니와 아이, 형제자매 혹은 남편을 따로 팔아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과 남북전쟁 시까지 계속되었다. 이 소설은 예속 피해자인 엘렌과 윌리엄 크래프트 부부가 자유를 위해 탈출한 4일간의 여정으로 노예제도에 맞선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미국의 역사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nbsp;    &nbsp;  밝은 피부인 엘렌이 머리를 자르고 병약한 백인 남성 신사로 변장하여 주인으로, 윌리엄은 그의 노예로 위장하여 각자 여행을 시작했다. 엘렌과 윌리엄은 도망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했다. 엘렌은 바느질로, 윌리엄은 시간 외 일을 하며 도망 자금을 모았다. 부유한 백인 신사로 변장하기 위해서였다. 기차나 마차에 탔을 때 사람들은 엘렌을 신사로 대했다. 그들의 계획은 성공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위험은 산재해 있었다. 도망 노예를 잡으려는 노예 사냥꾼을 피해야 했으며, 노예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어야 했다. 병을 핑계로 서명을 피하는 방법을 썼다.  &nbsp;    &nbsp;  메이컨에서 출발했던 엘렌과 윌리엄 크래프트 부부는 펜실베이니아에 무사히 도착했다. 크래프트 부부의 용감한 도전과 용기 때문이었다. 이후의 여정은 도망 노예를 숨겨주고 노예제도 반대자들의 도움 덕분에 자유의 나라에 안착할 수 있었다. 남편과 아내가 노예에 관한 생각이 다를 경우, 이혼을 감행하면서 정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예속 피해자가 노예 사냥꾼에게 잡히면 여성은 화려한 집으로 팔려 가거나 매질을 견뎌야 했다. 그들의 여정 속에 자유 흑인으로 납치당해 노예가 되었던 바이올리니스트 솔로몬 노섭도 강제로 지나갔던 길이기도 했다. 솔로몬 노섭이 아직 노예 상태였던 1848년의 일이다. 그때는 자유 흑인을 납치해 노예로 팔아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nbsp;  <br><br><br>  &nbsp;  엘렌과 윌리엄 크래프트는 자유를 위해 죽음과 두려움을 무릅쓴 도전을 했다. 그들은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기로 했다. 도망 노예였던 윌리엄 웰스 브라운과 뜻을 같이해 노예제도 반대 운동에 참여하였다. 정의는 승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노예제도 반대자들은 뜻을 모아 도망 노예를 숨겨주었고, 엘렌과 윌리엄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  &nbsp;    &nbsp;  한국인 최초 퓰리처상을 수상한 우일연은 미국의 역사와 노예제도를 치밀하게 조사하였다. 소설 형식으로 쓰였으나 역사와 사실을 바탕으로 했고, 엘렌과 윌리엄의 기록과 그들의 후손을 인터뷰한 결과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인간 재산을 상속받은 미국 정치인의 실상에 고개를 찌푸리게 되었다. 그들은 인간 재산의 상속 행위를 당연하게 받아들였으며, 앞장서서 노예제도를 반대하지 않았다. 노예제도가 종식되어야 할 악은 맞지만, 점진적 해방을 선호했다는 말이다. 2024년 12월 3일, 우리나라의 비상계엄령이 발표되었을 때 군인과 경찰관의 소극적인 대처와 국민의 적극적인 반대로 실패했듯, 도망 노예에 대한 판결을 흐지부지하게 미룬 재판관 혹은 보안관의 행동, 반대론자들의 극렬한 시위가 있었기에 현재의 결과가 있는 것이다.<br><br><br><br>  &nbsp;    &nbsp;  우리나라의 노비와 비교해 보게 된다. 조선시대의 노비 또한 신분에 관한 핍박을 받았다. 아버지와 노비의 관계에서 태어난 자녀를 서자로 칭하기는 했다. 하지만 미국의 노예제도는 자녀로 인정하지 않았다. 예속 가해자가 노예와의 관계로 아이가 생겨도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고 인간 재산으로 여겼다. 예속 가해자가 죽은 뒤 부인에게 노예가 상속되면 딸을 위한 결혼 선물로 이복 자매를 주었을 뿐이다. 이러한 사실을 작가는 냉철하게 판단하고 기록했다.  &nbsp;    &nbsp;  역자 강동혁은 ‘노예제도라는 체제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은폐하지 않고 드러낸다.’ 라고 했다. 정확한 기술로 독자들에게 미국의 역사를 알렸다. 인간성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는가. 백인우월주의에 빠졌던 미국의 아픈 역사가 있듯 우리 또한 피부색이 다르다고 하여 편견과 차별, 그 편협함에 갇혀 있지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nbsp;    &nbsp;  살면서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 놓치지 마시길.  &nbsp;    &nbsp;  #주인노예남편아내 #우일연 #드롬 #피카FIKA #2024퓰리처상 #소설추천 #영미소설 #영미문학]]></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36/18/cover150/k05203202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5361817</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