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 모든 여성에게는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스칼릿 커티스 지음, 김수진 옮김 / 윌북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스로 페미니스트라 여기지는 않는다. 그저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 불만인 사항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편이다. 성희롱 발언을 할 경우 성희롱적 발언이라며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물론 정색을 하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표현은 할 필요가 있다. 직장 특성상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는데 특히 나이 차이가 많은 분 같은 경우는 성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하는 편이다. 본인은 여태 해왔던 대로 하는 걸 테지만 나는 듣기 싫어 꼭 한마디씩 하는 경우다. 그 뒤로 내 앞에서는 말 조심을 하는데 이런 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우연찮게 페미니스트 관련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그동안 마음에는 있었으나 입밖에 내지 못했던 말들, 그저 습관처럼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페미니즘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아들과 딸을 기르면서 나 또한 성 차별을 했던 것 같다. 딸에게는 남녀불평등한 부분을 겪지 않게 배려하는 발언을 했으면서 은연중에 딸과 아들을 차별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둘째 아이가 아들이어서 동생을 배려하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여겼지만 동생과 차별한다는 딸의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었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스칼릿 커티스는 소녀 시절 느꼈던 불편함과 불안함을 이해하고자 페미니즘을 공부했고 많은 여성들과 공감하기 위해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UN 여성단체인 걸업(Girl-up)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책이다. 배우 시얼샤 로넌, 키이라 나이틀리, 엠마 왓슨 등과 여러 여성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TV PD, 에세이스트, 작가인 한국 여성의 목소리로도 페미니즘에 대하여 말한다.

 

페미니즘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까지 말한다. 여성으로서 당연한 생리에 대한 것과 임신, 출산 그리고 여성의 할례와 자위에 대한 것까지 다양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여성으로서 당연한 생리를 들여다 보자. 지금 현재 여성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 어렸을 적에만 해도 생리를 한다는 건 부끄러운 거였다. 생리대를 숨기고 생리혈이 옷에라도 묻으면 무슨 죄 지은 사람처럼 부끄러워했던 것 같다.

 

언젠가 횡단보도앞에 서 있었을 때가 생각난다. 큰 도로 사거리여서 꽤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고 있는 곳이었다. 내 앞에 한 여성이 서 있었는데 베이지 색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엉덩이 부분이 생리혈이 묻어 있었다. 주변에는 남자들도 꽤 많이 있었는데 모두들 그 여성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여성은 모르는 눈치였다. 오지랖 같지만 할 수 없이 내가 나섰다. 가까이 다가가 조용한 목소리로 생리가 묻어있다며 말하자 그 여성은 몹시 부끄러워하며 가방으로 엉덩이를 가리고 엉거주춤 걸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이 왜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였다.

 

나는 열등한 성이 아니야.

너도 열등한 성이 아니란다.

우리는 모두 열등한 성이 아니야. (141페이지)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우 출산을 하게 되면 몸조리라는 걸 하게 된다. 아이의 백일 기념이 엄마의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시기라고도 하는데 어느 정도는 맞는 말 같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부기가 빠지는 기간, 아이를 낳느라 온 몸의 뼈가 이완되었다면 제대로 돌아오는 시기라고 한걸 어디선가 읽었다. 물론 정확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외국의 여성 같은 경우 아이를 낳고 침대에 누워 있으며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고 마구 돌아다니는 걸 볼 수 있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이 영국의 황태자비의 완벽한 몸매의 완벽한 화장이었다. 출산후 7시간만에 완벽한 메이크업과 하이힐을 신은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 나타난 케이트 미들턴의 모습이 과히 충격적이었다.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 또한 아이를 낳고 헐렁한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TV 속에서 케이트 미들턴을 보고 놀랐다고 고백했다.

 

내가 존중받고 싶기에 다른 사람도 존중하고 싶다.

호칭에는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담겨 있다. (170페이지)

 

한국의 작가이자 칼럼니스트가 말하는 호칭에 대한 건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대부분의 남성의 경우 여성에게는 사모님이나 아가씨 라는 호칭을 쓴다. 자기들은 약간 친한척하느라 반말을 섞어 쓰는 경우가 있는데 기분이 상할 때가 많다. 반면 남성에게는 쉽게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쓰게 되는 부분을 말했다. 호칭에서 드러나는 남녀 차별적인 발언. 쉽지 않겠지만 고쳐져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가정에서 성평등을 이루지 못한다면 직장에서도 성평등은 있을 수 없다. 작은 변화가 커다란 결과를 가져오는 법이다. (273페이지) 

 

오늘 날 페미니스트로 활동하는 여성들을 보면 아랍인이나 유색인종 임에도 남녀 차별없이 키워 준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다. 자녀들에게 성평등을 가르쳐야하는 기본이 가정에서 있지 않았나 하는 걸 꼬집었다. 남녀 차별을 두지 않고 자녀들을 키워야 하는 게 부모의 숙제이기도 하다. 더불어 평등 사회를 이루어나가야 하는 기초가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9-12-24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eeze님, 2019년 서재의 달인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Breeze 2019-12-24 18:57   좋아요 1 | URL
제가 늘 감사합니다. 바쁜척 하느라 활동도 안하는데 이렇게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
 
셰어하우스
베스 올리리 지음, 문은실 옮김 / 살림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전 한 케이블 방송사에서 <청춘시대>라는 드라마를 했었다. 여러 명의 여성이 함께 모여 사는 셰어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 혹은 삶에 대해 말하는 드라마여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로 인해 시즌2까지 진행되어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드라마 <청춘시대>가 여성들이 한 집에 모여사는 걸 말했다면 베스 올리리의 『셰어하우스』는 남녀가 함께 살아가는 내용이다. 물론 한 공간에서 살아가다보면 공식처럼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우리의 주인공 티피는 실용서를 주로 출판하는 편집자다. 아주 작은 출판사이며 거의 최저임금에 가까운 급여를 받는다. 캐서린의 코바늘 뜨기 책을 만들고 있다. 문제는 몇 번의 이별과 재결합을 반복하던 남자친구 저스틴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거다. 저스틴의 집에서 나와야 하는데 그녀가 가진 돈으로는 런던에서 비싼 월세를 감당할 수 없다. 그래서 찾은 게 페이스북에서 발견한 셰어하우스 광고였다.

 

27세의 야간 근무 간호사, 평일 오전 9시에서 6시 사이에만 집에 있으며 나머지 시간은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평일 오후 6시부터 아침 9시까지 단돈 350달러다. 그가 남자라는 것이 조금 걸렸지만 서로 마주칠 일이 없으니 괜찮겠다며 수상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음식을 많이 하면 남겨 놓고 그 옆에 포스트잇으로 쪽지를 남겨 서로 소통했다. 남겨진 쪽지 위에 답장이 계속 쌓이게 되니 냉장고며 식탁, 화장실 등 포스트잇으로 도배가 되었다.

 

 

 

 

 

사람은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눠야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 글로 대화를 하다가도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아주 많다. 채팅으로 연애를 하다가 결혼하는 커플이 많듯 이들에게도 사랑이 찾아오는 건 당연하다. 리언 투메이에게는 케이라는 여자친구가 있지만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편해졌다. 말이 없고 단정한 침묵이 어울리는 야간 간호사 리언과 말이 많고 다정한 빨간머리 티피는 어쩌면 꼭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침대를 함께 사용하지만 실제로 만나지는 않은 관계, 그렇지만 서로의 옷 취향을, 음식 맛을, 서로가 가진 냄새를 알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티피와 리언의 시점이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방식이다. 티피와 리언은 모르지만 독자들은 서로가 가진 마음을 알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리언이 집을 세 놓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동생 리치의 변호사 비용 때문이었다. 자기가 하지 않은 일로 인해 감옥에 들어가 있는 리치는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리치를 꺼내려면 변호사 비용을 댈 수 있어야 했다. 리언이 티피에게 결정적으로 마음을 열게 된 이유도 리치를 대하는 티피의 태도와 말이었다. 케이는 리언이 쉬는 주말 리치에게 가는 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리치의 말을 제대로 믿지도 않았다. 반면 티피는 리치에게 마음을 터놓고 그가 하는 말에 귀기울였다. 어떻게 하면 리치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사람에게는 이러한 다정함이 필요하다. 아무리 연인사이여도 가족에 대한 무관심은 견디기 힘들다.  

 

앞서 드라마 <청춘시대>를 말했었다. 그 드라마에서 예은(손승원)에게 남자 친구가 데이트 폭력을 가했었다. 이 소설에서 저스틴이 티피에게 가스라이팅(타인의 마음에 자신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한다는 것이다. 다른 여자와 약혼까지 했다면서 티피가 일하는 장소에 나타나 그녀를 자기 마음대로 다루려고 했다. 티피 스스로 저스틴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의 로맨스가 주를 이루지만 주변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리언이 과묵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서 홀리를 대하는 감정, 그리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프라이어 씨에게 전쟁중에 만난 연인 조니 화이트를 찾는 과정은 실제로는 보기 힘든 일일 수도 있다. 이러한 일들을 리언은 말없이 한다는 거다. 그런 그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야마시로 아사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부가 살고 있는 집안에 남자의 형상을 가진 귀신이 출몰한다면 어떨까. 샤워할때도, 침대 앞에도, 부엌에서도. 심지어 회사에까지 나타난다면 제대로 생활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병에 걸리고 말 것이다. 남자의 형상을 가진 물체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남편에 비해 아내는 무덤덤하게 받아들인다. 도대체 왜 남자가 나타나는가. 머리의 형상을 보니 다친 것 같기도 하다. 그 남자의 형상은 점점 형체를 잃어가고 있다. 그 남자의 형상을 스케치해 그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그는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었을까.

 

 

총 여덟 편의 소설은 호러임에도 꽤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한다. 너무 쉽게 죽임을 당하거나 죽인다. 때로는 자기 아이를, 때로는 다른 누군가의 아이를 구하기도 한다. 자기 앞에 나타난 이상한 현상들로 인해 벌어지는 일이다.

 

 

 

 

 

학창시절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자기의 아이를 죽였다. 목욕을 시키다가 혹은 아파트에서 아이를 떨어뜨렸다. 그 친구들은 왜 아이를 죽인 것일까. 이유는 고등학교때 괴롭히던 요리코가 자기 아이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끔찍했을까. 마치 그 아이의 실제를 보는 듯 두려웠었던 것 같다.

 

 

머리가 없는 닭이 살아 움직인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 흔적을 찾아 자신의 친구를 살해한 장소를 찾기도 하며, 폭력적인 남편과 이혼후 어머니 집에 와서 지내다가 아이를 보고싶어하는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다시 함께 살아보자는 남편의 말을 듣지 않았을때 딸을 데리고 눈 앞에서 동반 자살한 남편. 이후 정신적 압박에 시달린 여자는 산책을 하다가 살려달라는 딸 유코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항정신병약 때문에 환청이 들린 것인가.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뭉클했다. 자신의 아이가 마치 길을 알려준 양 한 아이에게로 인도했다. 뭉클하다. 딸아이가 누군가를 살리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장난감 무전기를 좋아했던 아들 히카루가 쓰나미 때문에 죽은후 밤마다 들리는 무전기 소리로 들리는 아이의 목소리. 바로 히카루의 목소리를 들었다. 죽은 가족들의 기억을 잊고 싶지 않았던 그에게 들리는 환청이었을까. 소설은 마치 몇 년전에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시그널>을 떠올리게 했다. 과거에서 들리는 무전기 소리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 세상에는 이처럼 불가사의한 일이 종종 일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어떤 간절한 염원이 환청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아이들아, 잘 자요.

사람들아, 잘 자요.

잘 자요, 편안하게.  (256페이지)

 

 

소설을 쓴다는 건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거다. 기담, 호러 소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많은 상상의 산물이 여기 소설에 나타나 있다. 일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주님과 천사를 언급하는 소설도 있다. 무엇을 말하건 간에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은 내가 했던 잘못을 감추기 위함이고 타인의 것을 탐하는 욕망 때문이다. 그런 씁쓸함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컬러의 힘 - 내 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언어
캐런 할러 지음, 안진이 옮김 / 윌북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 나에게 좋아하는 색을 묻는다면 나는 파랑이라고 답한다. 이름도 블루이지 않는가. 혹은 블루플라워. 파랑은 나에게 사랑스러운 색이다. 연한 파랑에서부터 짙은 파랑 그리고 보라까지 파랑 계열의 색이 좋다. 물론 한때 빨강의 옷을 입기도 했고, 때로는 노랑에 빠져있기도 한다. 그렇지만 변하지 않은 색은 역시 파랑이다.

 

 

『컬러의 힘』이라는 책을 받아들자마자 행복해졌다. 아무래도 겨울은 무채색의 계절이 아닌가. 옷도 풍경도 무채색 일색이다. 그런데 빨주노초파남보의 색연필로 이루어진 책 표지는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다양한 색깔은 우리의 기분을 좌우한다. 컬러의 힘인 것이다. 우울할 때 채도가 있는 노랑이나 핑크 등을 입다보면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색채가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색채심리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캐런 할러는 다양한 분야에서 색채 활용법 및 강의를 하고 있다. 저자는 색채의 역사 및 성격, 색채의 심리학에 대해 말한다. 색채심리학이란 색채의 언어를 알려주고 색채가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주는 과학적 학문이다. (13페이지)

 

 

컬러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우리의 생활 공간 및 업무 공간, 또는 기업 또는 많은 공간에서 사용하고 있다. 어딘가를 갔을때 특별한 컬러로 되어 있는 공간을 보면 마음이 달라진다. 편안함을 느끼거나 열정적으로 되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색에는 힘이 있다. 모든 색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26페이지)

 

 

각 나라별로 색을 상징하는 의미가 다르다. 가령 흰색은 인도에서는 장례식 때 입는 옷 색깔이다. 서양에서는 순결, 순수, 선량함과 평화를 나타낸다. 결혼식의 신부가 흰 드레스를 입는 이유다. 중국에서 흰색은 죽음을 상징한다. 과거 우리나라도 장례식 때 흰색 옷을 입었다. 검정을 사별과 애도의 색으로 여기는 서양의 영향으로 검은색을 입는 것 같다. 

 

 

최근 파랑 외에 노랑과 보라에 빠져 있다. 노랑은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색으로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심리학적으로 볼때 가장 강력한 색이라고 한다. 고차원적 우주를 가리키는 보라는 영적 각성과 사색을 나타내며 성직에 종사하거나 명상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이다. 즉 심사숙고와 고차원적 진리 탐구를 가리키는 색이다.

 

 

색채와 디자인을 나타내는 성격 테스트를 통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루어진 토너 배색을 찾는 것과 좋아하는 색, 덜 좋아하는 색을 통해 성격을 알아볼 수 있다. 또한 나에게 어울리는 색깔을 찾는 부분도 있다. 화장을 하지 민얼굴이어야 하고 밝은 조명이 있는 거울 앞에 서야 한다. 자신과 어울리는 색채 팔레트의 색을 선택해 턱 밑에 대보아 얼굴 전체를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색을 찾으면 된다. 얼굴의 혈색이 사라지는 색이면 그건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색이다.

 

 

 

 

 

 

색깔별 이름과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효과와 언제 어떤 색을 입을 것인지에 대한 것도 자세히 나와있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혹은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때 이걸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다른 책에서도 보았듯 업무를 하는 공간과 집안의 공간 등도 색깔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줄 수 있음을 말했다.

 

 

당신의 대표 색, 즉 '와우 색Wow color'을 찾아보라. '와우 색'이란 당신이 그 색채 속에 있을 때 사람들이 "와우"하고 감탄하는 색을 가리킨다. (259페이지)

 

 

이 책을 다 읽고 옷장을 들여다 봤다. 겨울이어서라고 핑계를 대보지만 거의 우중충하다. 네이비 일색이다. 이너로 자주 입는 흰색과 연한 베이비 핑크, 노랑 몇 개를 빼고는 말이다. 최근 열정적이지 못했는지 빨강의 옷도 피하게 된다. 뭔가 다른 색으로 옷장을 채워보고 싶어졌다. 그러면 이 책의 표지를 보고 느꼈던 것처럼 마음이 환해지지 않을까. 마음이 두근거리는 색깔을 몇 개쯤 채워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은 얼굴의 여우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비채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쓰다 신조의 소설을 읽는다는 건 과거의 어느 한 장소로 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전설 속에서 나타나는 기이한 것들의 출현이지만 결국은 사람의 욕심에서 나오는 일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의 소설은 한마디로 재미있다. 민속학을 접목한 기이한 미스테리 소설을 읽다보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 스스로 자문하게 된다. 누군가의 복수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욕망으로 귀결된다.

 

미쓰다 신조가 이번 작품 『검은 얼굴의 여우』는 세상을 떠돌며 괴담을 수집하는 도조 겐야 시리즈가 아닌 모토로이 하야타라는 새로운 인물을 선보인다. 하야타 시리즈를 출발하는 스토리다.

 

 

하야타는 건국대학을 졸업한 인텔리로 가방 하나를 둘러메고 특별한 행선지 없이 떠도는 중이다. 한 남자에 의해 탄광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타기 직전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얼굴상이 여자로 착각할 만큼 갸름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얼굴에 흉터가 있는 남자였다. 자신의 이름을  아이자토 미노루라고 밝힌 그는 예전에 조선에서 징용이라는 이름으로 정남선이라는 남자를 탄광에 넣었었다며 하야타를 구했다. 특별한 직업이 없었던 하야타는 아이자토 미노루를 따라 그가 일하던 탄광 넨네 갱으로 가 광부가 되었다. 물론 대학을 나왔다는 말은 하지 않고 초등학교만 졸업했다고 밝혔다.

 

패전후 탄광은 조선인들은 떠나고 일본인만 남아 있다. 항상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 일이라 탄광 입구에 신사가 있는 것은 물론 여우 신을 모시는 사당도 존재한다. 즉 미신을 많이 믿는다는 말이다. 탄광에 들어갈 때마다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를 위험을 안고 들어가며, 안녕을 고한다. 이 곳에서 기이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여우신을 모시는 사당에 있는 금줄로 목이 맨 남자들이었다. 이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을 하는 게 하야타다.  

 

 

하야타와 같은 방을 쓰는 아이자토 미노루가 탄광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탄주에 머물던 기도가 금줄로 목을 매 자살한 듯한 사건이 발생하고, 이어 기타다와 니와 하타타로까지 같은 방법으로 죽었다. 문제는 밀실살인이라는 거다. 모든 방의 창문과 문은 안으로 잠겨 있고, 그 안에서 자살이라고 할 수 없는 자세로 죽어 있었던 거다.

 

소설의 배경은 일본의 패전후다. 전쟁에 막바지에 다다른 일본은 석탄 부족 때문에 조선인들을 강제로 징용해 광부로 썼다. 음식을 제대로 주지도 않고 탈출도 못하게 만들었고 몰래 탈출하려는 사람에게 폭력은 물론 죽이기까지 했다. 이 부분은 영화 <군함도>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처음 기도라는 자가 죽기 전 검은 여우의 얼굴을 가진 자가 그의 집으로 들어간 것을 본 여자애들이 있었다. 검은 여우가 나타나 죽인 것인지, 검은 여우의 가면을 쓴 누군가가 살해했는지 의문이다. 왜, 무슨 이유 때문에 죽였는지가 문제다. 밀실 살인의 트릭을 이용한자, 어떠한 원한을 갖고 있기에 죽인 것인지, 하야타의 추리가 빛나게 된다.

 

역사적 배경을 조선과 연결해 징용이라는 문제를 다시한번 바라보게 만든다. 어쩌면 일본인들에게 불편한 소재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역사적 배경과 호러와 추리를 가미해 묘한 쾌감을 선사하는 소설이었다. 하야타의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하게 만드는, 새로운 하야타 시리즈의 탄생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