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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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밀스러운 언어로 말을 건네 보았다.

우리두리 내리코리 포브로비리림.



소목장의 아들이었던 소년은 자신만의 아지트에서 군림하며 자유를 누렸다. 인부가 깎아준 목재 칼로 놀이를 즐겼고 친구는 없지만 아버지가 하신 말씀을 믿고 공부만큼은 최고로 잘했다. 그러던 어느날 말 못하는 소녀를 만나게 되었는데 소녀와 대화를 하고 싶어 비밀스런 언어로 말을 건넸다.


이 대목을 읽다보니 손편지로 마음을 전달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섬머슴처럼 놀다가 멋진 오빠를 보면 수줍게 고개숙이고 관심의 말을 건네주면 괜시리 마음에 있는 것인가 싶어 소심하게 끄적거린 메모지를 부끄럽게 건네던 시절... 이러한 설렘없이 지금은 SNS로 손쉽게 연락을 주고 받으니 조바심이란 단어는 이 세상 단어가 아닌것 같다. 청소년기는 어땠을까? 그리고 청년시절과 결혼 생활은 어땠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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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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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있어서 죽음이란 반드시 피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죽음을 앞둔 이의 의지의 저하는 곧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예견하게 된다. 요즘들어 가장 듣기 무서운 소리가 바로 남겨진 누군가를 잘 부탁한다는 말... 죽음이란 것은 알고 이미 알고 있음에도 사람을 당황스럽고 불안하게 만드는 일인 것 같다. 어쩌면 미리 예견된 죽음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나는 후련함을 줄 수도 있겠지만 글쎄...


대학을 졸업한 '나'는 고향에 돌아와 지병을 앓고 계신 아버지를 보살펴 드리지만 대학을 졸업했으니 스스로 자립을 해야한다며 '선생님'께 일자리를 알아봐 달라는 편지를 쓰라는 부모님... 한번은 썼지만 아버지의 병환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차에 아버지는 어머니를 부탁한다는 말을 남긴다. 그리고 '선생님'으로부터 도착한 장문의 유서...


총 3부로 쓰여져 있는 <마음>의 시작은 마지막 장이었다. 세상을 등졌던 '선생님'의 과오를 딛고 '나'는 대범하게 세상과 마주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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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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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이야기 중에서 단 한 가지,

끝까지 듣고 싶었던 것은

인간은 여차할 때 누구든 악인이 된다는 말의 의미였다.


아버지가 지병으로 쓰러져 고향에 다녀온 나는 급하게 여비를 빌린 선생님 댁을 먼저 찾았다. 어느날 산책길에 집에 재산이 얼마나 있느냐 물으면서 지금부터 잘 정리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는 조언을 한다. 시골사람들이라 나쁜 사람이 아니란 대답에 오히려 그들이 도회지 사람들보다 더 나쁠 수 있다며 인간은 여차할 때 누구든 악인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한다. 나는 이 말의 뜻을 도무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의 재산문제는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인것 같다. 이해의 배신이라고 할까? 뻔히 눈에 보이는데 그대로 둘 수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 말이다. 부모가 이룬 재산이 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쁜 일이 벌어지면 눈에 불을 켜고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치졸함... 그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족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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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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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제 때가 되었고 올 것이 온 거다.

그러나 그것은 공포가 아니라, 단지 놀라움이었다.

어떻게든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번해진 어지럼증 그리고 세차게 뛰는 심장은 죽음의 느낌이었다. 때가 되었음에 그는 공포보다 그저 놀라움을 마주하게 되었다. 한 인간의 죽음은 어떻게 보면 경제적 사건이 일어난 것이고 그 일만 해결되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거... 혼자인 그는 이틀에 걸쳐 주변을 정리했지만 왠지 끝나지 않은 불안감에 자신의 삶을 짧고 간결하게 기록하기로 했다.


"한 인간의 죽음이 경제적 사건이다"라는 글을 보고 참으로 마음이 무겁지 않을 수 없었다. 불과 일년전에 겪은 일은 내 삶에서 전환점이 될만한 사건이었기 때문이었는데 바로 죽음에 이어진 경제적 갈등... 죽은 이는 알 길이 없겠지만 남아있는 이들의 불협화음은 쉽게 마침표를 찍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인물이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남은 시간과 마주한 과거기록의 정리는 허탈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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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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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정말입니까?

그 친구가 이미 세상을 떴다고요?

어쩌다 그렇게 됐습니까?



늙은 포펠씨는 일흔도 안 된 나이에 사망한 친구소식에 무척 놀란다. 좋은 기억으로 존재하는 친구는 동맥경화로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태였지만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동안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고 한다. 지금 그 기록은 늙은 포펠씨 손에 있다.

내 삶의 마지막은 결국 죽음... 변하지않는 이 명백한 사실은 누구나가 알고 있지만 죽음의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내면이 나약해 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노릇인 듯 하다. 하지만 무서운 죽음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생을 다해 죽어가는 또 다른 힘든 여정에서 조금은 평범하게 안녕이라 할 수 있는 이별을 준비하기 위해 또 하루를 지내본다.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저자의 <평범한 인생>이 나에게 어떤 진정한 메세지를 선사해줄지 무척 긴장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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