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9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지음, 이혜수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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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의 태도에 분노하기로 결심했다

 

 

 

바짝 긴장한 상태로 밀너 양을 맞이한 도리포스 신부... 왠지 불행을 예감했지만 신부를 보자마자 무릎을 꿇고 눈물을 쏟아낸 밀너는 아버지처럼 여기며 순종하겠다는 다짐을 하는데... 어째서인지 하루가 지난 다음에 바로 혈색이 돌아왔다는 점... 게다가 아름다움이 부족한 것보다 판단력이 부족한게 낫다고 당당히 얘기하는 그녀를 마주하며 도리포스는 쉽지 않겠다는 불안한 느낌이 든다.

 

역시나 밤마다 무도회에 다니며 아침에 돌아오는 그녀에게 집을 떠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 도리포스는 그저 피후견인이 결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소문이 좋지않은 프레더릭 론리 경과 친하게 지냈는데 그 사이에 은근슬쩍 에드워드 애슈턴 경을 끼워넣었다는 거... 더 큰 문제는 늙고 못생긴 탓에 밀너는 눈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이 책에서 무척 흥미로운 점은 '삐뚤어지테다'의 진면모를 보여주듯 무수한 반어법의 대화를 한다. 밀너가 도리포스를 처음 만났을 때, 늙지 않고 못생기지도 않았다는 표현을 했듯이 도리포스 신부는 젊고 잘생겼다는 것이지... 하여튼 결혼이란 조건없이 뭇 남성들을 만나는 것에 반대하는 후견인은 그런 만남은 안되는 것이라며 선을 긋지만 대도시의 문물을 맛 본 그녀는 그의 요구가 못마땅했으니... 둘의 캐미가 너무나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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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8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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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곳 집안의 노부인은 자유를 찾아 뉴욕으로 돌아온 엘렌에게 환영만찬을 열어주기로 한다. '올렌스카 백작부인 환영 만찬'이라 적은 초대장을 내로라하는 인물들에게 보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는거... 보퍼트 부부와 잭슨 씨 남매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이러저런 핑계를 대며 초대에 거절하는 의사를 표했는데, 당시 뉴욕의 사교계는 구성원들이 그리 많지 않은 까닭에 그들이 언제쯤 시간이 되는지 다 꿰뚫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노골적인 거절...

 

 

다행히 아처 부인과 뉴런드의 도움으로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왠지모를 감정으로 흔들리는 아처의 마음을 가늠하기가 어려워 무척 걱정이었다. 자유에 대한 갈망과 남들과는 다른 삶을 추구했던 아처... 그의 눈에 보였던 엘렌은 보통의 여성과는 다른 시각과 개성적인 감각에 매번 놀라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과 약혼을 앞둔 메이의 고지식한 면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며 이성과 감성 사이의 혼란을 가져와 그의 판단력을 흐릿하게 만들었다는거...

 

 

그러는거 아니야~ 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불륜도 아닌 이 얕은 감정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제대로 하지 않을거면 시작도 말아야 함을 그는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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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9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지음, 이혜수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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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모든 덕을 가르치는 것이 그의 소명이었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그의 관심사였다.

 

 

가톨릭 신부인 도리포스... 젊었을 적 우정을 나누었던 신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에게 남긴 부탁... 자신의 딸인 열여덟 아이의 후견인이 되어 달라는 것... 도무지 진정되지 않는 마음에 밀너양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데 듣고나서는 더욱 심란해졌다. 하나는 하는 일없고 경솔한 여자였으며 구애자가 한둘이 아니란 사실... 또 하나는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나 더없는 은인같은 사람이란 것...

 

18세기의 영국사회를 대변하는 듯 신분과 종교, 여성이란 제약에 맞선던 저자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왠지 제인 오스틴과 연결되는 그 시대의 민낯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자아를 찾는 당찬 여성상을 그렸다면 엘리자베스 인치볼드는 그에 더하여 시대적 상황을 인지하여 인내의 삶을 살았던 여성상을 그리고 있다. 어쩐지 단순하지만 전혀 단순하지 않은 이야기가 들어 있을 듯... 대조적인 모녀의 모습을 그렸다고 하니... 뜨거운 커피와 어울리는 소설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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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8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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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지금까지 배워온 대로

안전한 정박지가 아니라

미지의 바다로 떠나는 항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짐승같은 남편때문에 죄수처럼 갇혀 살았던 올렌스카 백작부인 엘런... 비서는 그렇게 살았던 그녀를 탈출시켜 일년간 같이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뉴욕으로 돌아왔고... 오페라 공연장에 나타난 그녀의 소문은 무척이나 흉흉했다.

 

 

메이 웰런드는 그녀의 사촌으로 뉴런드 아처와 약혼한 사이다. 처음엔 아처도 엘런을 불손하게 여겼지만 여자들도 남자들처럼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 결혼에 대한 개념을 다시금 판단해보는 계기가 된 아처... 오랜 인습으로 이어온 결혼문화... 그는 자신 또한 부인의 무지와 남편의 위선으로 그저그렇게 유지되는 무미건조한 결합에 지나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게 된다.

 

 

만약 아처의 생각이 그러하다면 약혼한 그녀의 자유의지를 지켜주면 되는 것인데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길들여진 여성은 그저 길들여진 채로 살아갈 듯한 느낌이었나보다. 하지만 어떤 남편을 만나느냐에 따라 여자들의 겹겹이 가려진 베일을 벗길 수 있으니... 아처! 모든 것은 너에게 달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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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8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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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년대 뉴욕의 상류층 사회를 보여주는 <순수의 시대>는 이디스 워턴이 출간했던 '삼각관계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가장 완성도가 높은 걸작이라 소개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던 게 삼각관계라면 누군가의 연인을 뺐고뺐기는 스토리일텐데 불륜을 그토록 아름답게 표현한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정당화 될 수 없는 이야기일수도...

 

무지와 위선이 만든

삶의 실제와 허상을 가르는 심연

그 사이를 풍요롭게 채운

아이러니와 로맨스의 정교한 향연

 

 

하지만 움직이는 마음을 어쩌겠는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도 순수적인 시대를 이상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순수가 아름다울 순 없겠지만 이디스 워턴이 그려낸 삶의 실제와 허상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책을 펼치기 전에 느끼는 작은 설렘... 이 떨림과 함께 책장을 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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