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 아름다움은 인간을 구원하는가
조주관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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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아름다움은 인간을 구원하는가

『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

조주관 / arte







예술과 문학을 마주하는 우리는 무엇을 얻고자 그것에 그렇게나 갈망하는가?란 의문이 생겼다. 러시아의 대문호라 일컫는 도스토옙스키는 여행을 통해 미술작품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문학 속에도 녹아내리게 했는데, 이상을 향한 궁극적인 믿음도 있었지만 인간의 본질을 향한 갈증이 누구보다도 간절했던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빛과 어둠,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그리고 더 나아가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말이다. 

당시 부유하지 못했던 도스토옙스키는 가족의 생계와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던 생계형 작가로 인간의 본질이 돈과 힘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몸소 느꼈다는 점... 또한 페트라솁스키 사건으로 시베리아 유형지에서 족쇄에 얽매어 있었으니 그곳에서 의지할거라곤 성경뿐... 오로지 허락된 책은 성경뿐이었다. 끊임없는 고뇌와 인내를 통해 인간 내면에 가까이 다가간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작품 속에 가치를 불어넣었다.

미술애호가로도 유명했던 그가 미술평론가로서 선보이는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이 앞으로 만날 그의 작품에 짙은 의미를 선사할 듯 하다. 러시아문학자 조주관님은 도스토옙스키를 예술의 신이라 표현하며 그림을 통한 언어 확장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는 극찬과 함께 그의 미술관에 동행해 본다.








도스토옙스키우 소설에서

어둠은 인간의 고통을 상징하고,

빛은 구원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의 소설은 온갖 종류의 고통받는 인물로 가득 찬 백과사전이다.



언어로서 대화하는 인간은 대화중에 자연스레 드러나는 이념이 있고, 언어가 갖는 구심력과 원심력의 힘은 지배층과 민중의 언어로 구분되어지기도 한다. 도스토옙스키는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인간은 빛과 그림자 속에 살고 있으며 빛의 아름다움은 고통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고난없이는 결코 구원도 없다는거... 이런 말들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천사처럼 죄가 없는 아이들을 사랑하라며 어린아이와도 같은 삶을 살라는 심중의 글귀를 남기기도 했다.

언어에 이어 인간 관계에서 기본적인 고리로 연결되어 있는 건 바로 '돈'... 도스토옙스키는 작품 속에서 '돈이 말을 한다'라는 표현을 쓰며 돈에 의한 사랑과 증오, 우정이나 연민, 더나아가 죽고 죽임을 당하는 돈 때문에 빚어진 비극을 그려내고 있었다. 

또한 도스토옙스키는 아름다움을 탐구한 작가이기도 했는데 '백치'에서 표현한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라는 것은... 외적인 미를 보는 어리석음이 아니라 온전한 형상의 미를 말하며, 인간으로선 자기비움이 바로 아름다운 삶의 시작이고 끝이라고 말했다. 세상을 구원하는 게 지식이나 권력의 힘이 아닌 영적으로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인간의 삶이란

한순간도 헛되게 낭비할 수 없는 시간의 연속인 것이다.

순간을 영원처럼 살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축복일 것이다.



도스토옙스키의 구원의 미술관은 칠흑같은 어둠에서 쏘아낸 빛줄기와도 같았다.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속의 예술작품을 통해 그의 작품을 더욱 깊이 인지할 수 있었고 그 속에서 적지않은 희망과 마주할 수 있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쉼없는 시험에 빠지는 인간의 고뇌가 아주 작은 빛의 소망으로 일어난다는거... 스스로 경험하지 못하는 죽음 앞에서도 인간은 유토피아같은 끝없는 이상을 꿈 꾼다는거... 그것만으로도 도스토옙스키가 그려 낸 예술은 우리의 세계를 확장시켜 준다. 여행을 좋아하는 도스토옙스키가 미술관에서 느꼈던 흔적들로 작품과 연결시켰다니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은 이 가을과 어울리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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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2 - 최고의 나를 만드는 62장의 그림 습관 그림의 힘 시리즈 2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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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나를 만드는 62장의 그림 습관

『 그림의 힘 2 』

김선현 / 세계사





왜 사람들은 타인에게 그렇게도 관대하면서 나에게 만큼은 꺾이지않는 단단한 잣대를 세울까요? 자신에게도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쉼표의 공간을 만들어 줄 수는 없는걸까요? 독자가 말하는 쉼표의 의미는 글을 다 읽었을 때의 마침표가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말하는 것입니다. 

표지에서도 느껴지듯이 척박한 사막 한 가운데 잠든 여인을 사자도 내버려 둡니다. 마치 거친 세상에 홀로 남겨진 내가 아니라는 듯이 말이죠. 이제 코로나의 시작이 언제였는지도 가물하고 한번쯤은 겪어야할 아픔이라 여기며 마음의 여유조차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을 겁니다. 생활전선이 무너지기도 했고 이러한 삶이 버거워 나를 놓아버린 분들도 그리고 고통받는 힘없는 아이들도 있겠지요. 아픔없는 삶은 없겠지만 나를 다독이며 오늘도 안녕을 말 할 수 있는 매일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저자는 그런 믿음을 미술에 담아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저자는 <그림의 힘 2>를 시작하면서 "다시 그림의 힘을 믿습니다."라는 메세지를 선물합니다. 성공의 정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마다의 성공은 어느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성실이 쌓여서 만들어진다는것을요. 그렇게 독자의 행복과 웃음을 찾는 날을 응원하며 이 책을 선사한다 하였답니다.


위대한 성과는

작은 결과들이 이어질 때 완성된다.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 작품은 '내 할 몫은 다 했다'라는 메세지를 남깁니다. 자신이 직면한 어려움을 견뎌내는 것이 생각에 따라 그 무게가 달라진다는거... 해결되지 않을 일들을 하루종일 머릿속에 붙잡아 놓을 필요가 있을까요? 잠시 다른 것에 집중하여 떨어뜨려 놓다 보면 어쩌면 해결방법을 찾을 수도 있고 자연스레 시간이 해결해 줄 수도 있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일들이 적지 않게 많죠? 그럼 딱 하나만이라도 해야 할 일을 마치면 어떨까요... 모자를 벗어 바다를 향해 손 흔드는 모습이 왠지 후련해 보이지 않나요?




독자로서 공감한 작품은 반복되는 일상의 변화를 말해주었던 부분이었어요. 똑같은 매일이 반복되는 오늘이지만 창을 열어 창밖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다라면 더욱 마음의 여유를 느끼실 수 있답니다. 콩스탕 무아요와 김보희님의 작품에 공감을 했던 이유가 내 곁에 포근한 창과 바다가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이 또한 그림이 주는 힘이겠지요?



시작이 반이다.



실패가 두려워 시작을 하지 않는다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답니다. 실패가 경험을 만들고 더 나은 방법을 찾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져다 주거든요. 아이들에게 매번 하는 말이지만 엄마의 사례를 들려주며 포기가 아닌 다시 도전하는 일이 얼마나 큰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려주려 애쓰거든요. 니콜라이 듀보브스코이의 작품이 마치 보이지 않는 어둠같지만 저 구름이 걷히면 멋진 세상을 드러내 보일거라고 말이죠.








<그림의 힘>은 정말 위대합니다. 그날의 나의 기분에 따라 위로해 주는 색이 저마다 다르게 다가오거든요. 20년간 미술 치료 현장에서 활동한 저자는 독자에게 '최고의 나'를 위한 작품을 이 책 속에 가득담아 선사합니다. 따뜻한 하루하루를 위한 위로와 다독임이 느껴졌던 이 책은 곁에 두고 만나야 할 친구같은 책... 오늘도 안녕이라 말해 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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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 마리아 - 혁명을 삼킨 불굴의 왕비
헨리에타 헤인즈 지음, 김연수 옮김 / 히스토리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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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혁명을 삼킨 불굴의 왕비

『 헨리에타 마리아 』

헨리에타 헤인즈 / 히스토리퀸







"아, 신부님, 화내지 마세요. 전 아직 어리다고요. 40살에 개과천선해서 얌전하고 경건한 여인이 될게요." (p.321) 프랑스인 중에 헨리에타만큼 드레스를 사랑하는 자가 없었다고 한다. 세계의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왕비의 역할이 절대 군주로 자리매김하기에 무척이나 중요한 자리였기에 더욱 공감되었던 메세지였던 것 같다. 지금과 빗대어 보자면 소녀로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왕이라는 권력과 가문의 결합으로 모종의 거래로 이루어진 관계... 그 사이에서 사랑을 꿈꾸는 소녀였을 그녀들의 고군분투기...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결합은 과연 무엇을 얻고자 하였는지 이 책을 통해 배우고자 한다.

<혁명을 삼킨 불굴의 왕비 : 헨리에타 마리아>는 프랑스의 위대한 군주였던 앙리4세의 딸로 잉글랜드 찰스1세와 결혼하여 갖은 수모와 고초를 겪었던 헨리에타 왕비의 일대기를 기록한 역사책이다. 온갖 음모와 계략을 거치며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그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꿋꿋히 버텨낸 그녀의 삶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녀에게 가장 가혹한 점은

16살에 부인의 덕목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왕의 부인으로서

"그녀의 국민과 아버지 가문을 잊어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 했다는 것이다.



잉글랜드 찰스 1세의 왕비였던 헨리에타 마리아... 그녀는 근대로 진입하는 시기였던 1625년부터 1649년까지 왕비로 재위했다. 프랑스 브르봉 왕가 출신의 그녀는 결혼 후 잉글랜드인이 되었고 절대 군주로서 강력한 왕권을 기초로 국민을 보살피려 했지만 그러지 못하였다.

1639년 가톨릭교도의 기부금 모금사건으로 그녀가 로마의 가톨릭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는 오해를 샀고 잉글랜드 국교회를 신봉하는 신하들과의 갈등과 대립으로 왕비로서의 대우 또한 받지 못했다는거... 거기에 프랑스 여정을 계획했을 땐, 가톨릭계의 굴복을 인정하고 탈주를 목표한다는 소문까지 퍼졌으니 타국의 어린 왕비는 눈물마를 날이 없었다. 결혼 조약으로 헨리에타와 같은 국적을 가진 사람과 종교인을 왕비의 수행원으로 함께 들어왔으나 프랑스인을 극도로 싫어했던 자의 음모와 계략으로 모두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으니까... 

그저 '남편을 홀려 나라를 도탄에 빠트린 악녀'로 기록했고 혁명을 피할 수 없었던 찰리와 헨리에타는 국민의 분노와 맞닥뜨리며 그렇게 불행한 군주가 되었다. 그녀가 불행에서 견뎌낸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왕들을 옥좌에서 몸서리치게 했던 찰스 1세의 처형... 우리가 배웠던 청교도 혁명은 이제 잉글랜드 내전이라 부른다고 한다. 왕비라는 최고의 자리에서 찰나의 빛이 사그라들고 고통의 시간 그리고 명예롭지 못한 죽음을 맞이한 헨리에타... 역사의 기록에서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의 삶과 애환을 <헨리에타 마리아>를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국민 스스로 왕의 목을 벤 최초의 혁명... 이 혁명의 성패를 좌우했다는 헨리에타 마리아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 역사의 기록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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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 - 패권전쟁으로 이해하는 역사의 흐름
썬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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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전쟁으로 이해하는 역사의 흐름

『 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 』

썬킴 / RHK





"와~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세계사가?"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책이었어요. 애시당초 역포자로 살았던 저였는데 아이가 성장하면서 역사를 배우고 특별히 역사는 책으로 공부하는게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 왠만하면 아이와 함께 관련 도서들을 읽으며 자연스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목표였거든요. 특히 한국사를 시작으로 조금은 정리되는 듯 했는데, 도무지 세계사는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손도 못대고 있었는데 바로 이 책을 만난거죠.

<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은 네이버 오디오클립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역사 콘텐츠에서 무척 유명하다고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을 뒤집는 말로 "역사는 책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다"라며 딱딱하고 지루한 역사공부의 편견을 뒤집어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고 하는데요... 정말이지 달달 외우던 세계사의 굵직한 전쟁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어 머릿속에 그려졌으니, 역포자인 독자가 마치 신세계를 만난 듯 했습니다.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시사',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역사'라고 합니다.

현재에 사는 우리들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선

과거에 살았던 이들의 삶,

즉 '역사'를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세계의 역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아무런 맥락없이 일어나는 역사적 사건은 없다는 메세지로 시작하는 <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은 모든 친구들이 만나봐야할 필독서라고 전해주고 싶네요.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미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패권을 다투는 역사를 기록했는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있었던 아메리카 대륙의 첫 발을 내딛은 사람이 영국의 청교도인이 아니라 영국 탐험가 윌터 롤리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청교도인들이 들어와 정착민으로 식민지를 건설한 거라고 말이죠. 이와 연결지어 영화 '포카혼타스'에서 나온 인물이 실존인물이며 이를 시작으로 흑인 노예에서 노예 해방 운동까지 광대한 미국의 역사를 그려내고 있어요.

특히 우리나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러시아의 역사는 다소 생소하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과 침략의 기회 등을 옅보고 있었던 서방 세력에 맞서 거대국가를 이룩한 러시아 또한 마르크시즘의 영향을 받아 혁명을 통해 변혁을 일으키려는 노력을 자행했습니다. 결국 그들이 원했던 진정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이룩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미국의 역사 1500년대부터 190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러시아 성장의 시작인 180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아주 쉽고 간결하게, 당시에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까지 연결시켜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이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영화나 음악을 소개하는데 작은 메모장을 가득 채웠답니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책으로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렵겠다는 마음에 공부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 곁에 커피와 메모장을 두고 첫 페이지를 열었는데, 결국엔 보고 싶은 영화만 적혀 있었답니다. 어쨌든 처절하고 악독한 역사의 반복은 없어야 합니다. 세계는 공동체라는 이념으로 자국의 이익만을 좇아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려는 과오는 일어나지 말아야겠죠.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바로 이 책을 읽어야할 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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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 가정 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 사람의집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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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라우마 』

가정 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

주디스 루이스 허먼 / 사람의집






사람들이 잔학 행위에 대응하는 대개의 방식은

의식에서 이를 몰아내는 것이다.

사회 계약운 침해하는 어떤 행위들은

입 밖으로 내기에 너무나 지독할 정도다.

이것이 바로 <말할 수 없는>이라는 말의 뜻이다.



<트라우마>에서 말하고자 하는 뜻의 첫 문장만 봐도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이 한문장을 마주한 독자인 나는 '과연 나의 정신은 건강한가?'라는 질문을 하게 됐고 그에 대한 결론은 '그렇지않다'라고 판단했다. 문제는 어릴 때부터 수없이 겪어온 불우한 가정 환경으로 인해 이를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의지와 트라우마때문에 스스로의 정신을 갉아먹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담담하게 나의 정신과 마주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몹시 충격적이었다. 잔학 행위에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 의식에서 몰아내는 것이며 더이상 입밖으로 내뱉지 않는 행위라는 메세지에 몸서리치게 아팠던 책... 바로 <트라우마>였다.

최근 쉼없이 들려오는 아동학대와 근친상간의 잔혹 행위에 대한 범죄사건... 인간이라 말 할 수 없는 혐오감에 어쩌면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추악한 인간은 혹독한 냉혈한에 내몰려 있다. 부모의 잘못으로 삶이 피폐해져 생을 마감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고 거침없는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 더 나아가 아예 관심을 두지않는 문제적 방임 또한 폭력의 예로, 원치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픔의 트라우마는 갈수록 진화되어 왔다. 어쩌면 지금 겪고있는 전염병과 전쟁의 악순환으로 세계인의 트라우마는 더욱 짙어질 것이고, 개인으로서는 개인주의 성향 그리고 국가적으로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더 강해질 것임을 예견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 <트라우마>는 우리의 삶을 구해준다고 말한다. 20여년간의 임상 작업으로 피해자들의 경험을 담아 정신건강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이 책은 아픔 속에 살아남은 자들의 간절한 메세지를 담고 있었다. 살아있음에 살아내야 하는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전해주는 희망의 메세지... 나는 이 책을 통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보기로 한다.





나는 구역질한다.

나는 숨이 막힌다. 도와주세요!

나는 보지 않으려고 눈을 질끈 감는다.



피해자는 존재하는데 가해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 일까? 또한 지속된 폭력으로 정신이 둔감해 진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까? 가해자는 범죄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 나가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망각을 조장한다는 이 책의 메세지에 화를 참기가 어려웠고, 가해자의 방어책이 은폐와 침묵이라면 피해자가 겪어야 하는 지속적 피해는 어떻게 감당해야할지 답답하기만 했다. 그저 도와달라는 외침 속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가해자... 이 책은 이런 아픔으로부터 우리의 삶을 구해준다고 한다.

성폭력과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의 임상결과로 나온 <트라우마>는 생존자의 공통성을 다뤄 삶을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물이라 한다. 개인적으로 이만큼이나 많은 사례를 통해 삶의 회복을 경험했던 이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맞는 뚜렷한 대책이 없어 여전히 폭력에 노출된 이들을 찾아내 도와주지 못한다는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어두운 음지에 가려져 쉴새없이 벼랑끝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성폭력과 가정 폭력 범죄도 권력에 내재된 학대의 속성을 정의하는 데 속한 문제이다" 여성과 아동 폭력이 인권 침해라 인정된 것도 얼마되지 않았다. 근본적인 문제 인식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의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성과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아픔을 극복하여 회복에 이르기까지 바로 <트라우마>를 통해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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