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미세스 - 정유정 작가 강력 추천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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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들고 지칠때 심리학자들은 나를 마주함으로서 자아존중감을 찾으라 조언한다. 사람들은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이 나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내가 아닌 나를 발견할때 정체성이 흐트러지는 현상을 겪게 되고 스스로 마주하기를 두려워하기도 하는데 이는 나뿐만아니라 모든 사람이 한번쯤 경험하는 일이다.

 

<디 아더 미세스>를 만난 이유는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였다. 어두운 공간... 어떤 오늘을 보냈을지는 몰라도 하루를 마주하는 나를 보는 듯 했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어두웠다. 책 속의 그녀는 밝은 오늘을 보내지 못했고 그 어둠이 무엇인지 이제 찾아보려한다. 바라건데, 마지막 페이지즈음엔 부디 맑은 날의 오늘을 기대해 본다.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당신은 그 누구도 믿어선 안 된다!

 

 

 

경고문구를 제쳐두고도 이들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석연치않은 관계속에서 불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자식과 부모사이조차도... 마음의 목소리와 입밖으로 나오는 말도 거짓말이고 억지스러운 행동과 말투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정도다. 오히려 모든걸 이해하고 수용하며 이들의 관계를 중재하려는 남편 윌이 이상하게 보일정도니 말이다.

 

몇 년간 섬유근육통으로 고통받던 앨리스가 자살하고 만다. 혼자남은 조카 이모젠의 후원자가 된 세이디 부부는 자신의 집이 아닌 앨리스의 집에서 새출발을 결심했지만 그 집은 기분 나쁜 구석이 있었다. 아들 오토의 학교폭력사건과 남편 윌의 외도로 지쳐있던 세이디는 윌의 설득에 꼬리를 내렸지만 이모젠은 도저히 가까워지기 어려웠다. 첫 대면에 "죽어버려"란 소릴 들었기 때문이다.

 

위험에서 자신을 구해준 윌과 사랑에 빠진 카밀은 사랑에 목메는 스토커가 되어버리고 아빠가 없는 날에 새엄마에게 학대를 당했던 마우스, 행복한 가정을 꿈꿨는데 외도로 배신당한 세이디... 이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인지, 베일이 벗겨질 때마다 충격은 배가 될 것이다.

 

그곳에서 그렇게 지낸지 얼마나 됐을까? 갑작스레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 다음날 찾아온 경관은 살인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이것을 계기로 심리적 공포를 자극받은 세이디는 자신의 정당함을 증명하기위해 진실과 거짓된 증언을 한다. 또 이 거짓된 증언은 그녀뿐만 하는 것이 아니였으니...

 

내가 모르는 또 다는 내가 존재한다?...

사전적으로 말하면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고 하는데 현대인들도 겪는 인격장애로 그것을 인지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읽는내내 의심하고 예견했던 부분이 맞아떨어지면서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문제는 인지하지 못하는 또 다른 나를 범죄에 이용한다는 설정이 놀랍기도 했지만 더 무서운건 인지하지 못한채 조종당했던 인격의 몰락은 섬뜩함을 넘어 화가 치밀기도 했다.

 

<디 아더 미세스>를 읽을 예정이라면 읽고있는 나 외에는 그 누구도 믿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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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소녀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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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존재하는 사악함이 과연 누구를 향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끔찍할 것 같다.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것 같은 암흑의 불길 속, 두 소녀가 말하고자 하는 지옥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어떻하면 이보다 더 끔찍한 곳이 없으니 지옥으로 가기를 희망했을까 잠시 생각하니, 나의 생각은 한 곳으로만 향했다.

 

 

그냥 찝찝한 곳이 있다.

사고 다발 지점 같은 곳

나쁜 일이 계속 벌어지는 곳...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어느 지역에 산다고하면 우범지대라서 위험하다던지 사건사고가 잦은 곳이라며 살기를 꺼려하는 곳이 존재한다. 특히 종교나 미신에 관계되었다면 더욱 그러할 수도 있는데 <불타는 소녀들>에서 보여주는 마을은 여덟명의 순교자가 불에 타 죽고, 실종된 두 소녀의 행방이 묘연한데다 교회의 신부가 자살한 곳이다. 분명 그곳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것이 있을텐데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책장을 넘겨본다.

 

잭 브룩스'루비사건'의 인물로 어떤 여자아이를 구하려다 '자기 손에 피를 묻힌 신부'라는 오명을 받는다. 그리고 조그만 마을의 교회로 임시사제로 부임받아 딸 플로와 함께 그곳으로 가게된다.

도착하자마자 그들 모녀를 맞이한건 회색 방첨탑 아래 음산한 기운을 풍기는 조그만 인형... 순교자를 기념하기위해 태우는 나뭇가지 인형인 버닝 걸스가 눕혀져 있었다. 그리고 온몸이 피범벅이 되어 교회로 찾아 온 아이... 게다가 먼저 있었던 신부는 자살을 했다고 한다. 그 무엇도 알려고 하면 안됐는데 잭은 사악한 기운이 감도는 교회와 불길한 환영 속에서 자신의 딸을 구하고자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서식스의 순교자 이야기...

'메리 여왕의 신교도 박해로 여섯명의 남녀가 화형당했다. 아비게일과 메기라는 여자아이 둘이 교회로 피신했지만 밀고자로 인해 더한 고문을 받고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그 둘의 혼령이 보인다는...'

정말이지 상상하면 할수록 더욱 소름끼치는 내용이었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치고는 숨겨진 사실이 너무나 많고 연결고리가 깊어 도저히 수많은 비밀을 풀어내기는 불가능해 보였으나, 저자의 거침없는 끄적임이 반전에 반전을 더해 끔찍한 현실을 드러내고 만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했던 <불타는 소녀들> 올 여름 짜릿한 긴장감을 맛 보고 싶다면 이 소설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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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
태린 피셔 지음, 서나연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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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남편에게 다른 <아내들>이 존재한다... 어떤 논리로도 이해할 수 없고 그런 남자와 한 침대를 써야한다는 생각에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을 수가 없다. 끔찍하고 우울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니, 이 또한 현대사회의 피폐한 가정의 모습을 옅보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사랑이란 말로 누군가의 애정을 쥐고 흔들수 있다면 그야말로 입밖으로 사랑을 말하는 이들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그 누구도 믿지 못한다는 상상을 하니 무척 암울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희망의 끈을 붙잡고 책장을 넘겨보기로 한다.

 

 

 

책 속에서 말하는 화자는 목요일의 아내... 써스데이 엘링턴이다. 그녀는 오늘도 집으로 돌아올 남편 세스를 위해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 그가 좋아하는 옷을 입는다. 그렇게 일주일에 하룻밤을 보내고 그는 다른 요일의 아내에게로 간다. 눈을 떴을때 세스는 이미 떠난 뒤였고 허전한 마음에 벽장에 걸려있는 남편의 옷에 얼굴을 묻으며 그의 남겨진 체취를 느껴본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발견한 쪽지 한장... 진료비 청구서인것을 보니 임신했다는 세번째 아내임이 틀림없다... 남편이 절대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만나봐야겠다...

써스데이는 그렇게 해나를 찾아 조심히 접근한다. 이를 눈치챈 남편은 첫번째 아내 레지나에 대한 얘기와 아내들 모두를 사랑한다며 거짓없는 애정을 표시한다. 하지만 그녀는 오로지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남편을 원했고 남편에게 고백했을때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정신병원에서 눈을 떴다...

남편이 다른 아내에게 애정을 주는 것이 싫었고 자신에게만 사랑을 줬음 좋겠다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갈수록 알 수 없는 남편과 나와는 다른 아내들을 보며 그녀는 남편의 비밀을 파헤친다. 모든 인간에게는 이중적인 면모가 있다. 다만, 그것을 이성으로 제대로 파악해 행동에 옮기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다. <아내들>을 보면 수없는 반전 사이에 이런 인간의 내면을 여러번 마주하게 되는데 마지막까지 거듭되는 반전에 쉽사리 책을 놓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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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계단 스토리콜렉터 93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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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이런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인체공학 연구를 통해 세계의 언어장벽이 없어질 것이며, 이는 인간의 뇌에 칩을 삽입해 언어를 연계시킬 것이라고...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 아주 빠르게 진보하는 과학이라지만 인간의 뇌를 조작한다니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특히 가상인물의 존재가 지금의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며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 이러한 문제는 이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인 듯 싶다.

 

<구부러진 계단>은 인간의 뇌를 통제하려는 소니오패스에 맞서 정의를 실현시키고자 움직이는 FBI요원 제인 호크의 피말리는 사투를 보여준다. 지켜야 할 소중한 존재를 더이상 잃지 않기 위해 그녀 또한 그들과 같이 잔인해질 수밖에 없었지만, 그녀의 내면속에서 버리지 못했던 인정의 마음은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통제하는 통제 매커니즘은 인간의 뇌를 통제한다. 그 집단을 아르카디언이라 부르며 제거 대상들을 일명 햄릿 리스트라 일컫는 파일로 관리하여 뇌를 개조해서 조종하거나 제거하기도 한다. 한편 남편 닉의 자살을 조사하던 제인 호크는 자살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 비밀리에 움직이다 조직의 음모를 알게 된다. 그리고 누명을 쓴 채 도망자 신세가 된 그녀는 자신의 아들을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았지만 불의에 굴하지 않는다.

 

인류의 뇌를 통제한다는 것이 얼마만큼 잔인한지 옅보자면 아무 이유없이 쌍둥이 남매작가의 집에 침투한 그들이 동생에게 의문의 주사를 투입하는 것을 목격후 누나의 발휘로 탈출에 성공하긴 하지만, 모든 통화와 영상을 통제하는 프로그램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약물에 의한 마취로 전환 완료자가 되어 잔혹한 살인마가 되고 만다.

 

그렇게 제인 호크는 그늘에 가려진 어둠 속에서 외로운 사투를 벌인다. 과연 무엇을 위한 정의이며 이 무지막지한 권력 뒤에 숨은 자가 누구인지... 접근조차 쉽지않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 그녀는 사랑하는 아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어쩌면 가까이 지내고 있는 누군가도 걷으로 드러내 보이지않는 소시오패스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사회에 속해 있으면서 적응하지 못하는 소외된 사람들이 점점 피폐해져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을 수도 있고... <구부러진 계단>에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이들의 어린 시절을 옅보며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에게 받았던 정신적 학대는 그 무엇보다 견딜 수 없이 화가 치밀어 오르게 했다. 이는 미치광이가 된 건지 아니면 미치광이를 만들어 냈는지에 대한 것에 앞서 끝이 보이지않는 계단을 따라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가면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한다는 것... 아마도 작은 상자안에 갇혀 허덕이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어지는 다음 편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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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
쯔진천 지음, 박소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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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히가시노게이고라 불리는 쯔진천 작가. 그는 <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를 "8년간 전업 작가로 살면서 내가 가장 잘 쓴 작품이다."라고 스스로 평했다. 특히 요즘같이 어수선한 시국에 사회에 대한 불만을 글로 보여주는 통쾌한 외침에 궁금증을 유발했고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코믹하게 풀어냈다.

2인조 강도단을 통해 부패한 공무원의 음모와 비리를 파헤치고 사건해결을 위해 범죄자들과 과감히 손을 잡는 경찰을 보면서 우리사회가 주장하는 정의에 대한 모순을 옅보게 되었다. 따져보면 무척 심각한 사회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기가막힌 필체를 선보이며 블랙코미디 형식의 범죄소설을 선보였다.

 

 

    2인조 강도 팡차오와 류즈는 열심히 금은방을 털어보지만 그리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 모텔방에 누워 자신의 상황을 한탄하던 중에 신문의 머리기사 "1천만 위안 도둑맞고도 신고할 엄두 못 내"...를 보고 기막힌 깨달음을 얻게 된다. 바로 부패 공무원의 돈 훔치기! 그리하여 이들은 싼장커우로 향한다.

한편 가오둥은 고위급 형사를 고발하는 투서를 받고 무능력하지만 성실한 장이앙을 싼장커우 부국장으로 임명하고 비리기업 저우룽의 조사를 은밀히 지시한다. 하지만 무능력자가 능력자로 변신하는 순간이 오고 만다. 장이앙은 막 말의 귀재였다. 그가 부임하자마자 사망 사건이 일어났고 의심되는 인물을 심문하는데 아무런 근거없이 내뱉는 말에 범행을 술술 불게 만든다. 뭐 심문 중에 손을 대거나 고문은 하지 않았지만, 입밖으로 나오는 말들이 갖은 협박과 회유가 난무했다. 문제는 버티려 노력해도 이상하게 그의 말에 엮이게 된다는 점... 하지만 부패한 이들의 통쾌한 결말은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책을 읽기 시작하면 쉽사리 손에서 놓지 못할것이다. 마치 바다 한 가운데 그물을 던져 한꺼번에 여러종의 물고기를 잡아 올리 듯 부패 공무원과 범법자, 그리고 경찰들이 얽히고설켜 엉성하지만 너무나 쉽게 사건이 해결된다. '덤 앤 더머'를 보면서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계속 외칠 것이고 마지막에는 이때쯤이면 범인이 등장할거라며 인정하게 될 것이다. 일부러 허술해 보이도록 고심한 작가의 고뇌가 보였고 결국엔 너무나 잘 짜여진 범죄 스릴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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