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 : 죽음의 설계자 1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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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 』

: 죽음의 설계자.1

공한K / 팩토리나인






나는 시체를 본다.

정확히 말해,

미래에 죽게 되는 시체를 미리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소설이다... 소설이다... 소설이다...를 되뇌이면서 암울한 현실과 연결짓지 않으려 무척이나 애를 썼던 소설이다. 돈의 힘으로 권력을 쥐어잡고 권력의 힘으로 힘없는 이들의 약점을 잡아 거침없이 휘두르는 치졸함 앞에서 어찌할 바 모르고 밑도끝도 알수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나약한 피해자들... <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 : 죽음의 설계자>는 그야말로 우리의 민낯을 보는 듯 했다. 죄의식없이 거행되는 성폭행 그리고 가정폭력에 얽매어 밑바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우리의 표상... 지금도 어딘가에서 이러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이지만 현실과 다를 바 없는 이 책을 마주하는 독자들은 모두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 : 죽음의 설계자>에서는 시체의 눈에서 사건을 마주하는 남시보의 또한번의 활약을 맛볼수 있다. 전편 '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 : 더 비기닝'에서 모든 사건이 민우직 팀장을 지목하는 가운데 윗선의 압박과 강요에 의한 수사의 혼선과 제지... 그럼에도 불굴의 의지로 정의를 실현하려 노력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사건이 해결되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는 점... 두번째 이야기에선 더 큰 스케일로 더욱 냉혹하고 잔혹한 사건과 마주하는데...





이건 보통 사건이 아닙니다.

그 뒤에 어떤 괴물이 숨죽이고 있을지 모를 일이죠.

그런 괴물과 맞짱 뜰 수 있으시겠습니까?



비틀거리며 자신의 아파트로 향하는 술 취한 남자의 눈에 들어 온 건, 현관 앞 화단에 머리가 깨져 피흘리고 있는 어느 남자였다. 사망자는 이필석 의원으로 과거 성폭행 및 성접대 사건에 휘말렸던 인물이다. 최종적으로 무죄판정을 받았으나 추후 판정을 내린 대법관과 담당 검사까지 사망한 사건이 자살로 판명되면서 과거 사건이 재조명되기 시작한다.

또 다른 한편으론 피살자에 특별한 문양을 남기는 연쇄사망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는데... 과거, 누명으로 표적이 되었던 민우직 팀장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광수대를 책임지는 팀장이 되었고 시체를 보는 고시원생 남시보는 경찰이 되어 또한번 둘의 캐미를 만날 수 있다. 하여튼 단순 자살사건인줄 알았던 것이 시신이 굳어지며 식별가능하게 드러났던 별문양 그리고 그대로 남아있는 소지품과 살해현장은 그야말로 참혹했던 실상을 보여주는 듯 했다.

문제는 각각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이 모두가 연결지어진듯한 느낌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 정신없이 터지는 연이은 사건에 민팀장 또한 드러내지않고 조사를 이어가는 바람에 머리가 지끈 아파왔지만 역시 저자의 거침없는 필력으로 사건이 하나씩 하나씩 정리되면서 점차 실마리가 보였다는점... 자~ 그렇다면 다음에 만날 윗선의 인물이 과연 누구일지...







<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 : 죽음의 설계자.1>에서는 연이은 잔혹범죄를 보여주며 독자에게 단서를 던져준다. 더욱 재미있는 점은 내로라하는 국회의원, 검사 그리고 대법관까지 사망하면서 권력이 어디에까지 뻗쳐있는지... 그리고 이 책에서 드러났던 사교클럽과 다크킹덤이란 단체가 얼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많은 의문이 생겼다. 

법과 정의의 여신이라 일컫는 아스트라이아... 선과 악을 가리는 정의의 저울 그리고 칼과 법전... 문제는 가려야 할 눈을 가리지않은 표지의 이미지에 예감이 좋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다음편에선 이 모든 음모가 드러나 처단받길... 탄탄한 스토리로 범죄스릴러의 한 획을 긋고 있는 '시체를 보는 사나이'... 이어서 만나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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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mson Lake Road 크림슨 레이크 로드 라스베이거스 연쇄 살인의 비밀 2
빅터 메토스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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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연쇄 살인의 비밀 2

『 크림슨 레이크 로드 』

빅터 메토스 / 키멜리움





고즈넉한 어둠 속에 잠식된 라스베이거스 연쇄 살인의 비밀...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나 또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말하고 싶었다. 죄의식없이 그저 자신의 욕구를 억제하지 못해 어린 소녀들을 힘으로 억압하고 거침없이 휘둘려진 범죄들... 그야말로 개 만도 못한 인간에게 처해지는 형벌의 무게가 너무 가볍다는 사실에 또 한번 몸서리 치게했던 스토리였다. 

<크림슨 레이크 로드>는 언제 어느때 범죄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으로, 해안선을 따라 아주 오래된 통나무집들이 즐비해 있는 곳이다. 작은 빛조차 들지않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도 닿을 곳 없는 그곳... 바로 크림슨 레이크 로드에서 피비린내나는 연쇄 살인이 벌어진다. 과연 '밤의 사물들'이란 그림의 모방살인은 누구에게 향하는 악의를 드러내는 것인지 그리고 목적을 이루기위한 잔혹한 수단이 왜 그림작품이어야 했는지 무척 궁금했다.





그렇다,

크림슨 레이크의 처형인은

범죄 지식의 서열에서 내 위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피해자들을 데리고 천천히 시간을 보낸다.


통나무 외벽에 몸을 숨긴 케이슨 볼드윈... 손가락 신호로 진입을 한 그곳엔 주방테이블 위에 눕혀져 팔을 늘어뜨린 여자가 있었다. 검은 원피스 그리고 얼굴에 감겨진 흰색 붕대를 벗겨내었을 때, 면도칼로 미간을 베어 내 마치 눈이 세개인 것처럼 보였을 땐 그 잔혹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 기함할 일은 그 시체가 격렬하게 움직였다는거... 안젤라 리버는 그렇게 살아남았다.

한편 4주전에 발견된 첫번째 피해자 캐시 파르는 사망했다. 그리고 잔혹범죄에서 살아남은 안젤라는 정신적인 문제가 생긴게 아닌지 겁이날 정도로 덤덤했다.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던 이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듯 했으나 FBI 특별요원 케이슨 볼드윈과 연방검사 제시카 야들리에 의해 베일에 쌓였던 사건이 아주 조금씩 벗겨지기 시작하는데...

범죄현장의 기이한 모습은 케냐 출신 화가인 샤프롱의 '밤의 사물들'이었다. 그의 작품은 총 4개로 첫번째와 두번째 작품은 사건현장과 일치했던 점... 그렇다면 내장이 적출되어 목매달린 세번째 작품 그리고 눈과 입이 꿰매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정도의 상처로 비틀린 형상을 하고있는 네번째 작품... 범인은 작품의 모습 그대로 범행을 완성할 것인지...

그림을 모방한 살인,

그 그림이 외치는 말을 찾아라.


<크림슨 레이크 로드>는 이성과 감성 사이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려 독자의 판단을 흐트러지게 만든다. 책 속에 나오는 인물을 빠짐없이 연결짓고 과거로 되돌아가 오래된 통나무집에 살았던 그들의 모습을 찾아야 하며 추악한 범죄자에게 무참히 무너졌던 어린 피해자의 흔적들을 드러내야 한다.


범죄스릴러를 자주 접했던 독자로서 석연치않은 부분을 찾아내기위해 쉼없이 분투했던 소설이었다. 가독성은 당연하고 끝까지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한 인물의 정체가 드러났을때 쾌감마저 느끼게 했으니 올 여름을 강타할 스릴러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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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사라지던 밤 2 나비사냥 3
박영광 지음 / 매드픽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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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사냥 SEASON 3

『 소녀가 사라지던 밤 』

박영광 / 매드픽션

이토록 울분에 쌓여 속이 뒤집어졌던 소설은 없었다. 현직 형사의 실감나는 묘사때문이었을까? 범죄자의 인권을 너무나도 잘 배려하는 우리나라의 무력한 법때문이었을까? 교묘하게 피해가는 범죄자들의 행태와 죄의식없는 대범한 모습에 치가 떨리도록 역겨움을 느끼게 했다. 그저 공포에 몸서리치는 피해자의 모습을 보며 전율을 느끼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미친 욕구를 채우기 위한 재미를 즐겼을 뿐이라는 말에 정말이지 피가 거꾸로 솟는 거 같았다.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이렇게나 잔인할 수 있는지... 실제 사건을 모티브했기에 저자 또한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살인자들의 행위 속에 깊이 빠져 헤어나오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소녀가 사라지던 밤> 2편에서는 죽음의 내막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돈과 권력에 움직였던 비밀스런 조직과 그물처럼 연결된 사건의 흔적들을 발견한다. 특히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덮어 두었던 '장기미제사건'에 대한 생각을 달리 하게 되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범죄자는 결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범행을 일으킨다는 것을 판단이 서면서 더이상 간과할 문제가 아님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성폭행사건 검거율이 98%가 넘는다고 하니 다행스럽기도 했지만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전편에 이어 하태석 형사는 얽히고설켜 있던 비밀의 끈을 풀어낼 수 있을까?





우리 사법은 죽었다.

피해자를 안아주고 있다고 시늉만 할 뿐이지.

삶을 포기하고 겨우 살아가는 피해자 가족들이 얼마나 많은데.

진정으로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몰라.



7년전... 하태석 형사는 가해자로 의심했던 김동수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는 것을 보면서 화가 치밀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그 김동수가 죽었다? 당시 피해자 가족이 "김동수가 범인인거 맞나요?"라고 물었을 때, 태석은 그렇다고 확신에 찬 대답을 했고 오랜시간 동안 흔적을 쫓던 임춘석이 그를 살해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땐 죄책감에 시달렸다. 마침 인기 프로그램의 여파로 '장기미제사건 전담반'이 만들어졌고 마음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지원한 하태석... 그가 해결할 첫 미제사건은 바로 사망한 김동수와 연결된 7년전 실종된 사건이었다.

문제는 위선에서 이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거... 조금이라도 시끄럽거나 혼란을 조장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경고를 하는 이들 앞에 하태석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성범죄 등 전과 8범이었던 김동수의 흔적을 되짚었던 미제사건 전담반은 이상하게도 그의 사건 끝에 연결된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변호사 최우석... 게다가 자신을 감시하려 팀에 합류한 이와 수사에 혼란을 주는 이들로 인해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 들게 되는데...

이후 숨이 막히도록 벗겨지는 사건의 배후는 그야말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든다. 개 만도 못한 범죄자로 인해 무수한 가족이 파탄을 맛보고 살아갈 의지조차 잃었는데 법은 피해자가 아닌 범인을 보호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개탄할 노릇인가? ... "법이 심판하지 못한다면?" ... 여론에 휩싸이는 언론과 법이 과연 힘을 낼 수 있을까? 매번 잔혹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처단할 수 없는 법에 대한 논란이 도마에 오르는데 왜 그들은 이 외침을 듣지 않는건지... <소녀가 사라지던 밤>은 끝나지 않은 아픔을 묻고 사는 피해자들의 외침과도 같았다. 아직 정의는 살아있다 믿고 싶은 그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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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사라지던 밤 1 나비사냥 3
박영광 지음 / 매드픽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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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사냥 SEASON3

『 소녀가 사라지던 밤 1 』

박영광 / 매드픽션

범죄현장의 긴박함과 사건의 진실을 끌어내는 트릭이 무척이나 섬세하다. TV를 켜기가 두려울정도로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잔혹범죄... 최근 인하대 성폭력 사건으로 떠들썩한 지금... 미연에 방지하자며 '성폭력 예방 특별 교육'이라던지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던지 입으로만 떠들고 결국 매번 뒷북만 치고 있는 현재의 사태를 보면서 아이 스스로가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가정에서 단단히 교육시키고 있는 요즘이다. 사건의 개요와 과정은 무시한채 가해자뿐만아니라 피해자의 신원도 파헤치고 있는 2차 가해를 보며 제재하지 못하는 무력함에 속만 태우고 있다.

<소녀가 사라지던 밤>은 현직 형사인 저자가 직간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실감나는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내고 있다. 형사들의 인간적 면모도 옅볼수 있어서 좋았지만 얽히고설킨 미제사건의 잔혹함과 여전히 자행되는 범죄를 보면서 오소소 소름이 돋기도 하였다. 벼랑 끝에 선 그들은 과연 진실을 드러낼 수 있을지 궁금해 지는 순간이다.





초등학교 친구 사이인 실종자들은

당일 놀이터에서 함께 놀다가

불상의 이유로 현장에서 사라짐.

최초 가출신고로 집을 나간 후

하루가 지나 신고 접수.

용의자 긴급체포했으나 혐의점 발견하지 못함.

가출 의심



7년전 어느 자정즈음... 여자아이들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단순 가출이라 생각했지만 소녀들의 흔적은 찾지 못했고 CCTV의 분석을 통해 김동수라른 인물을 수사했지만 혐의점 없음으로 수사가 마무리되고 만다. 당시 그가 범인이라고 확신했던 형사 태석은 무죄를 받은 김동수의 조롱섞인 언행을 참지 못해 폭력을 휘둘렀고 결국 지방으로 내려오게 된다. 이후 미제사건으로 종결된 사건은 김동수의 사망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는데...

흔적도 없이 사라진 소녀들의 시신조차도 찾지 못한 사건... 이 사건으로 인해 두 가정이 무참히 무너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실종된 아이의 어머니는 음독을 했고 얼마후 아버지도 자살하고 말았는데 혼자 남겨진 딸은 그야말로 지옥같은 삶을 살게 된다. 또한 다른 소녀의 어머니는 정신줄을 놓은 상태... 살아있는 것 조차 죄스러웠던 아버지 임춘석이 김동수를 몇년간 찾아다닌 끝에 그를 사망케 했다는 사실... 이렇게 사건이 종결되는 듯 하지만 <소녀가 사라지던 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너무나 친절하거나 경계선을 두고 있는 사람은 뒤가 구린 놈이다. 범죄스릴러를 읽으면서 매번 느낀거지만 권력이란 무기를 장착한 사람은 정말이지 화가 치밀정도로 침착의 가면을 쓰고 있다. 문제는 권력의 힘이 과연 어디까지 뻗쳐 있을지 소름끼치도록 두렵다는거... <소녀가 사라지던 밤> 1편에서는 용의자로 지목된 김동수가 피살을 당하면서 7년전 미제사건과 연결된 인물들의 흔적을 파헤친다. 과연 이어지는 다음편에서 어떠한 진실과 마주할지... 진짜 악마의 가면이 벗겨질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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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탑의 라푼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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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탑의 라푼젤 』

우사미 마코토 / 블루홀6




아이들은 죽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전망탑의 라푼젤>을 시작하기 전... 이 메세지 하나만으로 가슴의 웅어리가 퍼져 울컥함이 올라와 단단히 이성의 끈을 붙잡아야 했다. 코로나로 인해 멈춘듯한 세상을 살았던 우리는 사회의 약자나 복지 사각지대의 어려운 사람들을 보게 되었고 이를 시작으로 가감없이 드러났던 사건사고는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의 잔혹한 행위에 몸서리를 치기도 했다. 인간으로 태어나 어떻게 이렇게나 잔인할 수 있는지... 도대체 어떤 죄책감없이 그런 행위들을 할 수 있는지...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이 책에서 다뤘던 아동범죄는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가 두려울정도로 공포스러웠고 처절한 환경이 주는 가슴아픈 사연들이 담겨져 있었는데 한참을 머뭇거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거... 혹시라도 아동학대에 대한 아픔이 있는 독자가 읽게 된다면 이 책에서 보여주는 깜깜한 어둠보다 전망탑에서 쏟아지는 빛을 마주하길 간절히 바라 본다.

세계 모든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위해 UN에서는 아동 권리 협약이란 국제 협약을 만들었다. 아동을 18세 미만을 기준으로 하여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저마다의 인권을 가진 존재이며, 마땅히 누려야 할 생존과 발달을 통해 폭력과 방임이 아니 자유를 마땅히 누려야 한다고 정의했다. <전망탑의 라푼젤>에선 이 모든 것을 무시한 채 대물림되는 폭력으로 희망을 빼앗고 날이 갈수록 더욱 잔혹해지는 청소년의 잔혹행위는 여성으로서의 의지를 상실시키게 만든다. 방임과 폭력으로부터 살아남기위한 아이의 사투를 보여주고 불임부부의 눈을 통해 생명존중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했던 소설... 이 책은 미스터리지 소설이지만 모든 어른이 만나야 할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저자 또한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말라며 쉼없이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를 전하고 있었다.




가슴속에서 뭔가가 불끈 고개를 들었다.

분노도 연민도 아닌 감정.

굳이 따지자면 욕구다.

지금 눈앞에 쓰러져 있는 어린아이에게

이 세상의 상식이 통하는 곳임을 알려 주고 싶은 욕구.

아이가 절망이라는 이름의 감옥 속에 갇혀 버리기 전에

그것을 알려 주고 싶었다.




아동 학대 문제를 전담하는 상담소 직원 마쓰모토 유이치... 그와 연결되어 시에서 운영하는 아동 가정 지원센터의 마에조노 시호... 낙후된 이 지역은 세계의 이방인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난과 불안만이 존재하는 작은 어둠의 세계와도 같았다. 몸은 하나지만 여러사람의 몫을 감당해야 했던 그들은 문전박대는 물론이고 현장에서 싸움을 말리다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거침없이 가해지는 폭력의 현장에서 당장 구해내기 어려운 자신의 처지에 울분을 토로하기도 하며 최대한 이성적으로 해결하고자 하지만 폭력이 생활화 된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거... 과연 이들의 행보가 작은 빛을 발하게 할지 궁금해진다.

부모의 잦은 폭력으로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는 이시이 소타... 필리핀 엄마에 얼굴조차 모르는 일본인 아버지 얼른 돈을 벌어 거지같은 이곳을 벗어나고자 했던 카이... 친오빠에게 유린 당하고 성적인 물건으로 취급받았던 나기사... 유일하게 어른이지만 불임치료에 지친 이쿠미와 게이고... 간략한 소개지만 부족한 글재주로 표현할 길 없는 잔혹범죄에 그저 떨리는 손을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빼놓을 수 없는게 있다면 그 뒤의 반전... 이 반전을 통해 독자의 아픈 마음 또한 달래주고 있는 <전망탑의 라푼젤>은 정말 충격의 걸작 미스터리라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동학대와 범죄 사건들의 원인이 빈곤과 폭력의 대물림으로 본다면 이는 어처구니없는 핑계일뿐이라 말하고 싶다. 어떻게든 아이를 갖고 싶었던 이쿠미는 아무렇게 임신하고 중절수술을 받는 청소년과 낳아 기른다고 해서 함부로 폭력을 행사했던 이시이의 가족을 보며 거침없는 혐오감을 드러낸다. 아이에게 가해지는 잔혹 범죄에 합리적인 해결방법을 찾지못하고 그저 법망을 피해가는 법이란 잣대에 겉돌고 있는 현 사회를 보며 무력감을 느낄만도 했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화가 치밀었지만 아무것도 하지않는 어른들... 그리고 힘을 쓸 수 있음에도 손 놓고 있는 권력자들의 무능력을 증명하듯 범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 화가 치밀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망탑의 라푼젤>은 빛 하나 들지않는 어둠 속에서 쉼없이 작은 희망을 찾으려 무척이나 애쓴다. 이곳을 벗어나면 좀 더 나은 삶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부족하지만 관심을 가져주는 누군가의 존재로 아직은 이어져 있는 꿈을 잡고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작은 의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현대사회의 어둡고 혹독함 속에서 제발 아이만큼을 살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던 소설 '전망탑의 라푼젤'... 이 세상의 모든 어른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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