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
메리 셸리 지음,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1

『 프랑켄슈타인 』

메리 셸리 / 휴머니스트





우리가 생각하는 괴물은 상상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으로 기괴한 모습에 인간세계에 피해를 끼치는 악의 무리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만도 못한 잔인함을 보여주는 것도 괴물이 아닐까? 현재 코로나를 겪으면서 이미 혼동의 시대에 도래했고 그동안 음지에 숨겨져있던 잔혹함이 드러나면서 세상을 경악하게 만든 인간괴물들... 어쩌면 보여지는 것보다 아직도 고통에 시달리는 나약한 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오소소 소름이 돋기도 한다. 과연 최초의 SF고전으로 알려진 <프랑켄슈타인>이 보여주는 괴물이란 존재가 누구를 향해 있는지 깊숙히 파헤쳐야 할 것이다.

영화 '메리 셸리'를 보면 그녀는 어렸을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운명적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사랑의 도피도 하면서 상상속에 존재하던 괴물을 세상에 끌어왔던 그녀의 자전적 영화... 마찬가지로 훨씬 이전에 개봉했던 '프랑켄슈타인'은 혐오와 두려움을 동시에 불러들였던 영화로 여전히 시간이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상이 뇌리에 깊게 새겨져 있었는데, 저자는 어린 나이였음에도 인간의 본능 중에 가장 두려운 공포를 소재로 하여 지금도 널리 읽혀지는 책이다.

이번에 만날 <프랑켄슈타인>은 피조물과 창조자의 이기적인 모순... 그리고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신중히 파헤쳐 보기로 한다. 지금 현대사회를 보면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의 개발로 인간윤리에 대한 목소리가 떠들썩하지만 과연 창조는 신의 영역일 뿐인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이 모순들을 직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이 그 해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로서는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당신이 여전히 생각하고 느낄 수 있다면

나처럼 비참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했을 것이다.

당신은 고통에 시달렸지만 내가 당신보다 더 괴로웠다.

쓰디쓴 가책의 고통은 죽음으로

모든 것이 영원히 끝날 때까지 나의 상처를 후벼 팔 테니까.



어렸을때부터 발견을 목표로 삼아 역사를 다루었던 토머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컷던 로버트 월턴... 그가 북극탐험을 결심한 것은 6년전이다. 누나 새빌에게 편지를 쓰며 안부를 나눴던 그는 드디어 순항의 길로 나섰고 어느날 흑한의 북극바다에서 얼음에 갇히는 사고를 겪게 된다.

멈춰있는 배에 꼼짝하지 못하고 있던 월턴의 눈에 저멀리 개썰매를 끌고 있던 거대한 누군가가 들어왔고 이후 바다에 빠진 반미치광이를 구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게 된다. 자신에게서 달아난 자를 찾기위해 이곳에 왔다던 프랑켄슈타인... 월턴은 그에게 믿기지않는 기이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특별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다. 자연철학자의 책을 만나면서 유령과 악마를 불러낼 수 있다고 믿었고 이후 반은 호기심에, 또 반은 빈둥거리며 들었던 화학강의를 통해 생명의 원리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런 호기심들이 모여 경이로운 힘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부패한 육신에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믿음이었고 그렇게 인간을 창조해 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뿐... 자신이 인간이라 믿으며 창조한 피조물은 추악한 괴물이었고 자신을 향해 혐오의 눈빛과 괴성을 지르는 창조자를 보며 선의는 존재하지 않음을 느꼈던 괴물... 과연 이들의 끝은 어디일까?

과연 누가 괴물이란 말인가?

세상에 존재하기 원했던 건 괴물이 아니다. 창조자로서 인정을 받고 그저 피조물을 축복하고자 했다면 무모한 짓이라고 질타할 수 있지만 과학의 이기는 그저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이 모든 이기심이 불행을 만들었고 불행때문에 사악한 존재로 변해버렸다는 점... 우리는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이기적인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문명의 발달을 결코 옳게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로인해 겪는 고통은 우리들의 몫이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양장) 명화로 보는 시리즈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선종 편역 / 미래타임즈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

단테 알리기에리 / 미래타임즈



천지창조의 미켈란젤로 "지구 위를 걸었던 사람 중에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 단테를 지목했고, 파우스트의 괴테는 "인간의 손으로 만든 최고의 것"이란 찬사로 단테의 신곡을 평했다. 단테가 정치적 활동에 몸 담았을 시기에 권력다툼의 중심에 있어 교황의 분노를 산 그는 고향 피렌체로 추방당한다. 이후 그는 생을 마감하기 약20년의 유랑의 기간동안 집필한 작품이 바로 <신곡>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하여 죽음에 이른 인간의 고행길을 보여주는 이 책은 권선징악의 근본을 보여주며 이승에서의 선함은 죽어서 빛을 발하고 악행은 지옥의 처절한 심판을 받음으로써 인간이라면 당연히 하지말아야 할 죄악을 보여주는데... 독자인 나는 읽는내내 우리의 옛이야기 '저승에 있는 곳간'이 생각났다. 가난으로 자신의 곳간이 텅텅 비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왔던 사람... 넘치는 곳간에 썩혀 버리는 것들이 있었음에도 단단히 자물쇠를 채워 그 누구에게도 선을 베풀지 않았던 사람... 이들이 죽어 저승에 갔을 때, 그들의 곳간은 서로 바뀌어 있었다.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은 죄를 저질렀던 자들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있는 지옥 편, 지은 죄를 씻고 천국으로 가기 전에 머무르는 연옥 편, 죄사함을 받고 천사들의 인도를 받아 하느님과 가까운 곳에 다다르는 천국 편으로 나눠져 있다. 시의 음율처럼 울려퍼지는 신곡을 명화와 함께 만날 수 있다니 무척 기대가 되었다.





남들보다 자신이 뛰어나고 싶은 욕구를 다스리지 못하는 '교만',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고 자신을 망치는 '질투와 시기심',

걸핏하면 분노를 일으키는 자들로,

이런 자들은 남에게서 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면 금세 복수하려고 날뛰지.



어렸을 때 연모의 감정을 가졌던 베아트리체... 그녀의 요청으로 스승 베르길리우스와 천국의 문으로 동행하게 된 단테는 어두운 숲을 헤메고 있을 때 그를 만나게 되었다. 자신의 스승이었고 로마의 대표 시인으로 '아이네이스'라는 장편의 서사시를 써냈던 베르길리우스는 영원한 곳으로 인도한다며 지옥의 문을 연다. 하느님을 분노케 한 자들을 심판하는 지옥은 죽음조차도 뜻대로 할 수 없어 처절한 울부짖음이 끊임없이 들려왔고 죄의 크기에 따라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 불이 흐르는 망각의 강을 지나 루시퍼의 처단을 받게 된다.

부활절 새벽에 도착한 연옥... 올바른 일인줄 알면서도 행하지 않은 자들, 지옥에 가기에는 가혹한 처벌이라 판단이 서는 자들은 이곳을 지나면서 죄를 씻겨낸다. 속죄하는 영혼들이 짊어진 짐과 크기는 다르지만 하느님께 기도로써 죄사함을 받아 정화시키는 곳이 바로 연옥이었다. 그렇게 천국의 문이 가까워지면 하늘에서 천사들이 내려와 천국으로 인도하는데...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은 삶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는 아름다운 경고이다. 악이 아닌 선을... 소유보다 나눔을... 시기보다 격려를... 미움보다는 사랑을 행하며 참된 인간으로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이 책은, 이를 행하지 않는다면 지옥 또란 맛 볼 것이라는 경고도 서슴치 않고 드러낸다. 그럼에도 천국의 길은 항상 열려있으니 경건한 마음으로 선을 행하면 용서를 받아 구원을 얻을 것임을 보여줬기에 더욱 값진 깨달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단테의 신곡'이라 하면 범접할 수 없는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명화와 함께 만나니 이렇게나 쉽게 읽히다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독자라면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을 만나 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담 보바리 - 이브 생로랑 삽화 및 필사 수록본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브 생로랑 그림, 방미경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마담 보바리 』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 이브 생로랑 그림 / 북레시피

 

 

 

 

 

1857년에 출간된 <마담 보바리>는 대중적인 도덕적 윤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바 있다. 프랑스 여성은 사랑만을 갈구하며 가정의 파탄을 가져올 정도로 그렇게 부도덕한 여자는 없다는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작품은 관습적인 도덕을 과감하게 벗어남과 동시에 겉으로 보여지는 사실을 넘어 미를 창조해 냈다는 '모더니티의 대명사'로 평가 받고 있다. 당시 15살이었던 이브 생로랑이 이 책을 접하면서 어떤 환상에 매료되었는지 '플로베르 탄생 200주년 특별판'을 기념하여 삽화 13점과 필사본을 수록했다고 한다.

 

<마담 보바리>를 보면 샤를 보바리의 아내 엠마를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지만 읽는내내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뒤섞여 귀족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았던 두 보바리 부인의 시점에서 읽어 나갔다. 아들을 잘 키우고자 샤를의 삶에 관여했던 어머니 보바리, 그리고 샤를의 아내로 그저그런 매일을 보냈던 아내 보바리를 보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여성의 삶이 철저하게 가면에 가려진 것이라면 마음껏 분출할 수 없었던 내면의 욕망은 결국 몽상과 환각 속에 처절히 감춰둬야 했던 그녀의 이중적 삶을 보여줬다. 이 모든 것을 들여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 비로소 이 책이 전하는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고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

삶은 대체 왜 충만하게 채워질 수 없는 것일까?

삶이 무엇엔가 기대는 순간 그 것은 왜 바로 썩어버리는 것일까?

 

 

 

샤를 보바리는 부족한 면이 있지만 부모님 말씀에따라 성실하게 살아왔다. 잠시 성실하지 못해 낙방한 적도 있지만 이후 열심을 다해 의사시험에 합격했다. 아내만 얻으면 모든 것을 다 이룬다는 어머니 말씀에 결혼을 했지만 아내는 왠지 억척스럽고 이상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베르토농장 지주의 다리가 부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샤를은 지주의 딸 엠마를 보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만다. 그녀를 마음에 품었지만 아내가 있던 샤를... 빨래를 널다 갑작스레 쓰러져 생을 마감한 아내 앞에 샤를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샤를 보바리는 베르트 농장을 수시로 드나들었고 자신의 딸 엠마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지주는 결혼을 허락한다. 보바리 부인이 된 엠마, 토트에서의 부푼 삶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나른하고 권태로운 날이 지속됐다. 어느날 무도회에 초대받은 그들 부부는 환희에 휩싸인 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영원히 기억될 무도회의 추억은 별 볼 일 없는 시골의 일상에 균열을 가져왔고 더이상 견딜수 없었던 엠마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번잡한 파리의 삶을 꿈 꿨던 그녀는 지도를 그리며 손가락 여행을 했고 이곳을 벗어나면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야망없는 남편은 그저 한심할 뿐이었으니 엠마의 우울감은 극도로 심해져 결국 토트를 떠나게 된다. 그렇게 떠난 3월... 그녀는 임신중...

 

그렇게 자리잡은 곳에서 만난 레옹... 책을 읽는 것도, 바다를 좋아하는 것도, 공통점이 많았던 그들은 둘만의 대화를 시도했고 동요되는 마음을 어찌할지 몰라 가슴을 졸이게 된다. 순진한 이 작은 청년은 떠났지만 추후 재회를 하게되고... 그 사이 사랑이란 무기로 엠마의 마음을 쥐고 흔들었던 나쁜 남자 로돌프로 인해 완전히 무너지게 되는 엠마... 그녀는 무엇때문에 이렇게나 사랑에 목메었을까? 그 사랑을 남편 샤를과 딸 베르트에게선 왜 찾지 못했던 것일까? 사랑하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너무나 무심했던 샤를은 정말 엠마의 상태를 몰랐을까? 아니면 알아서 모든걸 주관했던 어머니와 똑같은 눈높이로 엠마를 바라본걸까? 속상한 마음에 수많은 궁금증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마음이 나약해진 사람에게 더 죽으라고 벼랑끝으로 내몬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어머니 보바리 부인이 내뱉었던 잔소리, 사랑을 쟁취하고 거침없이 걷어 차버린 로돌프, 버거운 사랑에 거리를 두었던 레옹... 무언의 방관자였지만 독자인 나는 샤를 또한 피해자란 생각이 들었다. 사랑에 대한 갈증 그리고 사랑받기 위한 열망... 그리고 아픔... 어쩌면 지금의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오늘을 버텨냈기에 나 자신을 당당히 마주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렇게 <마담 보바리>는 모든 불행이 나를 향해 있더라도 그럼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다짐을 선사하는 힘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중록 - 최신 언어로 읽기 쉽게 번역한 뉴에디트 완역판, 책 읽어드립니다
혜경궁 홍씨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한중록 』

혜경궁 홍씨 / 스타북스

 

 

험난한 운명과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내며

유례없는 고통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말로 다할 수 없는

덧없고 기구한 사건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야말로 살고 싶지 않은 날들을

아들 때문이라는 이유를 만들며 하루하루 살았다.

 

 

혜경궁 홍씨라고 하면 사도세자의 세자빈으로 시아버지 영조와 세자간의 모진 상황을 겪어냈던 산 증인이라고 하겠다. 어려운 역사지만 <한중록 :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궁중비사>에서 보여주는 사실만으로 조선의 여성으로 숨죽여 살아야했던 혜경궁 홍씨의 발자취와 심중을 헤아려 보기로 했다.

 

특히 이 책을 마주하기 전, 당시 궁중상황을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이라는 추천에 '책읽어드립니다' 영상을 보게 되었다. 조선 왕조의 대립된 권력의 계략... 그리고 왕으로서가 아닌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영조를 보며 곁에서 지켜보는 혜경궁 홍씨의 안타까움이 그대로 전해오는 듯 했다. 그토록 영특했던 사도세자를 왜 그리도 몰아쳤는지... 인정받고 싶어했던 아버지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한 사도세자의 마음의 병이 어떻게 생겼는지... 결국 죽음을 선택해 뒤주에 갇히는 비극이 일어났는지 역사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형제를 죽였다는 의문에 천출의 자식이 왕이 되었다. 바로 영조... 노론의 꼭두각시라는 문제를 떨쳐내기 위해 원칙주의자로 학문에 힘썼던 영조는 첫째 아들을 보내고 느지막이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사도세자였다. 어릴때부터 영특했던 사도세자는 돌이 지나자마자 세자에 책봉되었고 두 살즈음에 한자 60자를 썼다니 영조가 세자에게 걸었던 기대는 무척 컷으리라...

 

문제는 사도세자의 거처를 경종의 부인이 머물렀던 저승전으로 하고 거기에서 기거하던 나인들이 사도세자를 돌보게 되었는데, 손재주 좋은 상궁이 칼과 활을 만들어 어린 내인들과 놀게했으니 영조의 눈엔 곱게 보일리 없었다. 그렇게 눈 밖에 나기 시작한 사도세자를 불러놓고 대신들 앞에서 꾸짖고 잔인하게 처벌해야 하는 현장에 데리고 다녔으며 대리청정으로 의지를 상실하게 만들어버린다.

 

겹겹이 쌓여갔던 마음의 병으로 결국 폭군이 된 사도세자는 거침없는 분노와 살육으로 광증에 시달리게 된다. '책 읽어드립니다'의 설민석은 이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오해가 불신으로, 불신이 분노로, 분노가 광증으로 더해갔다'라고...

 

혜경궁 홍씨에게 지켜야 할 소중한 아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산(=정조)였다. 현대의 해석으로 정조는 소통의 왕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바로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아들이었던 것. 열 살에 세자빈으로 책봉되어 보아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해야 했던 그녀가 이 모든걸 인내하고 참아내야 했던 이유는 바로 이산, 아들을 지키기위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세월이 지나 기록했다는 <한중록>은 혜경궁 홍씨의 기억속에 있는 것으로 모든 것을 적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역사서라기보다 조선시대에 살았던 한 여인의 삶으로 읽어냈다. 그 수많은 고통들을 어떻게 견디었을까? 한 많은 인생길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썼다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7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백야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문학동네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를 만난 첫 작품은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지독히도 처절한 굶주림에 인간의 내면을 심판하는 듯한 작품에 넋을 잃기도 했었는데, 얼마전 만난 <백야>의 몽환적 사랑은 갈구하는 듯한 인간의 애틋한 감정이 세상을 품어안은 듯 이상적 사상을 주입하는듯도 했는데, 역시나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공상적 유토피아 사회주의를 추구했다고 한다. 모든 인류가 형제이며 이를 기초로 전세계에 평화를 가져온다는 이상적 사상, 그것이 바로 공상적 유토피아 사회주의다.

 

<백야>를 중심으로 여러 단편이 들어 있는 이 책에는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만의 색깔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냉정한 현실 속의 인간은 가난, 의심, 번뇌, 과욕 등의 욕망으로 어둠을 향해가고 있으며 희망을 보더라도 그 길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어떻게 보면 이상을 추구한다고 하면서도 네거티브 사상을 보여주고 아주 작은 희망의 불씨 하나를 던져주면서 그럼에도 끝난 것이 아니니 "속물의 근성을 가진 인간들이여~ 변화해라!"라고 외치는 듯한 느낌이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현실을 직시하라는 조언일 수도 있고... 그러니 <백야>를 읽기전에 나의 의지를 단단히 붙잡아야 할 것이다.

 

 

 

 

 

 

당신은 한순간의 아름다움이 그토록 재빨리,

그토록 돌이킬 수 없게 시들어버렸음에,

당신 앞에서 그토록 환히 빛나던 그 아름다움이

모두 거짓되고 헛된 것이었음에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사랑할 시간조차 없었음에 가슴 아파한다....

 

 

 

<백야> 소소한 모든 것에 이름을 붙여 자신의 친구인마냥 인사를 나누는 몽상가... 운하에 기대어 울고있는 여인을 보고 한 눈에 반한 그는 자신이 품었던 마음을 숨긴 채 심장을 내어주고 만다. 인간의 사랑은 쉴새없이 빛나지만 흔들리는 감정을 통해 쉼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 한마디를 통해 모든 어둠을 긍정적 에너지로 만들 수 있다.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한 마음> 또한 인간의 나약한 의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자신으로인해 모두가 행복해 지기를 바라는 바샤 슘코프의 이야기다. 문제는 행복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대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거짓말을 하면 얼굴에 드러나는데 그 또한 거짓이 아니라 말하니 <정직한 도둑>은 자신을 내버리고 만다.

 

특히 이 책 속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인 <악어-예사롭지 않은 사건 혹은 파사주에서 일어난 돌발적 사건>이었는데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이상한 사상에 홀리게 한 작품이었다. 사람을 삼킨 악어... 당연히 배를 갈라 구해낼 법도 한데 상거래 위기의 경제적 보상을 운운하며 의견이 나뉜 사건이다. 사람보다 더 중요한 경제적 보상이라니... 현대사회 속에 자본주의의 노예가 된 우리를 제대로 비판하는 탐욕적 인간상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또 어느 인물의 수기라던 <보보크> 또한 같은 맥락을 하고 있는데 작품하나로 정신나간 사람이 되어버린 나는 기분도 전환할 겸 어느 장례식에 참석하게 된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죽은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는 점... 게다가 죽어서도 현실과 다르지 않은 권력 다툼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타락한 인간은 죽어서도 변하지 않는다는 씁쓸함을 보여줬다.

 

<농부 마레이>는 실제 모델을 회상한 작품으로 어린 주인님을 통해 온정의 메세지를 남겼고, 자신의 잘못을 잊지 못한 채 버거운 사랑의 도피로 자신을 창문밖으로 내던졌던 <온순한 여인>은 진정한 사랑의 처절함을 그려냈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아홉 편의 중단편은 결국 인간중심의 사상을 보여주는 듯 했다. 자신만의 의지를 삼는 것도 나 자신이며 누구의 조언이나 격려에도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 또한 나 자신임을 일깨워주는... 겸허한 삶이어야만 비로소 나를 찾을 수 있다는 저자의 메세지가 가슴깊이 새겨지는 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