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리턴즈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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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리턴즈 』

나토리 사와코 / 현대문학






난 지금 무척 짜증이 나 있다.

뭐~ 이정도의 권태는 원래부터 있었겠지만 장기화 되는 코로나란 전염병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차곡차곡 쌓였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허무는 나 뿐만이 아니라 현재를 버텨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사실일지 모르나, 그나마 나는 단독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로 나름 전원생활을 즐기며 여름엔 홈캉스를 즐기고 함박눈이 가득 내리는 겨울엔 커다란 눈사람을 굴려 마당에 우뚝 세워 놓기도 했다. 그 모두가 부러워했던 나의 삶... 특히 올해는 하던 일을 멈추고 쉬고 싶다는 결정에 가족 모두 동의해 주었지만 몇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쉬어 본 날이 없던 요즘... 사실 힘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머리 끝까지 달아오른 화가 언제 터질지 알 길이 없었다.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리턴즈>를 만나면서 이 모든 것이 덧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정해진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아무리 애를 써도 누구나 겪는 굴곡된 삶은 결국 나의 몫이라는 것이다. 마음 가득 채워지지 않는 만족감 말이다. 예쁜데다 성격까지 좋고 경제적 여유는 기본에다 평안한 가족이라면 몰라도 하나라도 부족하면 왠지 채워지지 않는 느낌... 결국 나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일 뿐이라는 점...

어쨌든 이 책에서 나오는 펭귄은 말 한마디 하지 않지만 "꺄아아~~~" 소리만으로 발칙할 정도로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 실종된 펭귄의 뒤를 따르다보면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되고 결국엔 작지않은 감동을 준다는 사실... 같이 찾으러 가지 않을래요?






머리통에 하얀 머리띠 같은 줄무늬가 있음.

신장 약 70센티미터,

오리처럼 툭 튀어나온 오렌지색 주둥이,

빗자루처럼 긴 꼬리.

꼬리가 척 들리는 순간, 배설물 발사에 주의할 것!



유다라이선 종점에 있는 우미하자마역에 분실물 센터가 있다. 빨간 머리에 불량스럽게 보이지만 정해진 규칙에 따라 성실히 자신의 일에 임하는 쇼헤이는 이곳의 역무원이다.

부모님의 재혼으로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던 의붓 남매 그리고 학교 폭력으로 단체여행을 외면하고 섬머슴과 같은 여동생과 떠난 이탈... 죽음을 앞두었음에도 집에 가기 싫어했던 여환자와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의문의 남자 모히칸... 결코 연결되어 있을 것 같지 않지만 이 모든것이 연결되어 있는 믿지못할 사연들... 펭귄이 나타날 때마다 사연의 주인공들에게 전해지는 작은 감동은 지금을 버티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이지만 이 작은 행복만큼은 확실하게 이룰 수 있다는 뜻의 소확행처럼, 우리가 지금 가장 필요한 작은 감동을 선사하는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리턴즈>였다. 시린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온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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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의 다이어리
리처드 폴 에번스 지음, 이현숙 옮김 / 씨큐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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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엘의 다이어리 』

리처드 폴 에번스 / 씨큐브



자신에게만 인색한 사랑... 이제 나에게 사랑을 채워야 할 시간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해와 배려라는 말로 타인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베풀어야 옳은 삶이라 말한다. 어떻게 보면 이 말이 모순일 수도 있는게, 나 자신의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고 부족함이 많다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럼에도 타인에 비해 조금 여유가 있다거나 밝은 사람일지라도 소소한 고민은 있을 터... 자신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은 마음의 짐을 더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노엘의 다이어리>를 만났을 때 그저 가벼운 로맨스 소설로 따스한 봄날과 무척 어울리는 책이다 싶었다. 하지만 적지않은 감동을 전해준 이 책은 진실한 사랑에 대한 다짐은 어쩌면 누군가에 강요에 의한 의무감일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살았던 것이 아니라 부모나 선생님, 혹은 지인들에 의해 옳다는 삶의 방향으로 움직였을뿐... 내 의지에 대한 것은 미처 생각해 보지도 않았는지 모른다. 그저 사회의 통념상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거... 이만큼 삶의 시간이 지나고나니 비판적 사고에 대한 판단조차 무뎌진 것은 아닐까? 어쨌든 한 편의 소설을 통해 인문학적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으니 꽤나 이 책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내가 수년 전에 저질렀던 것과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라.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내 인생의 이야기를 쓰도록 내버려뒀어.



나 제이콥 크리스천 처처는 현재 34세로 J.처처라는 필명의 유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자신을 결점투성이라 소개하는 제이콥은 어렸을 적 불안정한 가족사를 가지고 있었는데 불행의 시작은 찰스형의 죽음이었다. 형의 죽음으로 어머니는 전혀 딴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었고 자신의 탓이라 여긴 아버지는 결국 집을 떠나게 되었던 것... 결국 어머니의 정신질환성 구타는 제이콥을 향해 행해졌고 열여섯 살즈음 이유없이 집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다행히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 닿아 글쓰기 수업에 빠져들었던 제이콥... 지금의 유명작가로 우뚝서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크리스마스가 되기 3주전에 걸려온 전화 한통은 그의 인생을 뒤바꾸게 된다.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알리며 자신은 유언 집행자라고 소개한 변호사... 상처뿐이었던 과거로 달려간 제이콥은 엉망이 된 집과 그곳을 찾은 레이첼이란 여자와 마주하게 되는데... 오래전 그의 가족과 함께 살았었던 여인을 찾는다는 레이첼과 지금의 제이콥은 '노엘의 다이어리'의 주인공을 찾아 떨림 가득한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세상은 무언의 약속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내가 정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옳지 않다는 행동은 삼가하며 살고 있다는거... 하지만 내 마음은 어떨까?? <노엘의 다이어리>는 내 삶의 이야기는 타인이 아닌 나 스스로가 써가는 것이므로 내면의 빈공간을 채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말하고 있다. 그저 이끌려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나의 삶을 그려내는 것... 그게 진정한 나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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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
레베카 하디먼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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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년째 농담중인 고가티 할머니 』

레베카 하디먼 / 북로드




누가 우리 할머니 좀 말려주세요!


책 속 고가티 할머니처럼 인생자체를 농담과 장난으로 만들어 온 지인이 있다. 무슨 말만 하면 진정성없는 대답때문에 화가 날 때도 있고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내뱉은 말을 주워 담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이런 사람이 어떻게 회사에서 인정을 받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함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문제는 참을 수 없는 장난이었다. 급한 일이 벌어졌다고 해서 옷도 제대로 걸치지 못하고 가디건을 손에 쥐고 뛰어나갔는데 저 멀리 팔짱을 끼고 웃고 있는 모습에 화를 참을 수 없의 정강이를 발로 차버린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결국 양치기 소년이 된 그분... 이 책을 읽고 있는 내내 그분 생각이 났다.

<83년째 농담중인 고가티 할머니>는 가족의 관심과 보이지않는 애정을 그대로 그려낸 소설이다. 표지에서 보여주듯 검은색 선글라스를 쓴 할머니의 자신있는 표정 그리고 짝짝이 신발에 앞으로 벌어질 사고를 말해주는 듯 별난 가족의 성장기를 기대해 본다.




예전에 한 발칙한 늙은 여자가 있었네

가족은 그 여자를 길들이려 애썼지...



사건의 시작은 근질대는 욕망때문이었다. 저녁에 아들 케빈을 초대한 고가티 할머니는 장을 보기위해 방문한 상점에서 물건들을 보고는 슬쩍 가방 속에 넣었다가 좀도둑으로 신고를 당한다. 케빈은 그녀를 요양원에 보내려 했지만 완강히 거부의사를 밝히는 상황에 경찰의 전화를 받은 것... 문제는 좀도둑으로 몰린 것과 반년만에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는거...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시키며 협상을 시도하는데 바로 계획한 여행은 취소하고 집에 도우미를 들인다는 조건이었다. 다행히 실비아 패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자는 미국인에다가 매력이 철철 넘치는 여자였다는 것인데 과연?

한편 현재 실직상태인 케빈은 아내 그레이스가 회사에서 일을 하는 동안 전업주부 아빠로서 책임을 맡는다. 아들 둘에다 쌍둥이 딸 중에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 바로 쌍둥이 동생 에이딘은 엄마 가방에 손을 대거나 거침없는 욕설에 사춘기의 반항을 제대로 보여주는 아이기에 기숙학교를 보내기로 하지만 과연 마음을 놓을 수 있을까?

잠시도 쉬지않고 농담을 건네는 고가티 할머니의 언어는 머릿속 필터가 꼭 필요하다. 수많은 이야기 속에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의 해결책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83년째 농담중인 고가티 할머니>는 불안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해의 공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가족이란 이름이 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신의로 연결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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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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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모퉁이 카페 』

프랑수아즈 사강 / 소담출판사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이 책을 마주하다보니 문득 그녀의 비행이 생각났다. 사고로 병원에 입원한지 6주만에 완성한 소설 '슬픔이여 안녕'이 영화로도 제작된 성공을 이루면서 거만에 빠졌을까? 프랑수아즈 사강하면 떠오르는 게 비행소녀뿐이었다. 한마디로 좋게 말하면 천재 나쁘게 말하면 똘끼... 그만큼 그녀의 변화무쌍한 삶은 독자들로 하여금 항상 궁금증을 유발했던 것 같다. 출간되는 작품마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근거로 하여 날카롭게 지적하는 거침없는 문체를 선보였다면 이면의 과음과 마약중독 그리고 과속을 즐겼던 그녀의 취미를 보자면 개성강한 개인적 성향도 짙었던 자유스런 영혼인 듯 했다.

<길모퉁이 카페>를 보며 그녀가 말하고자 했던 수많은 이별이 어떠한 색을 띄고 있을지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파스텔풍의 부드러움이나 원색의 극단적인 아니라 표면에 빼곡히 스크래치를 남긴듯한 퇴색된 색깔의 이별이란 느낌을 받았다. 당연히 수명을 다해 죽음에 도래한 이별이 아닌 이상 아름다운 이별은 어렵겠지만 이 책에서는 프랑수아즈 사강만의 특별한 색이 들어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책속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이 낯설지 않다는 것... 현실에서 아니면 드라마에서 보았던 무수한 이야기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의 죽음을 변명할 필요는 더더욱 없었다.

마지막 계단을 돌아내려오는데

갑자기 '삶'이 현관에 나타났다. (중략)

바깥에는 찬란한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지금의 그는 정직한 발걸음으로 스텝을 밟거나 맨발로 해변을 거닐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진료소에 앉아있는 정직한 의사는 자신의 죽음을 얘기하고 있었다. 마르크의 병명은 폐암으로 앞으로 약3개월이란 시간이 남았음을 통보받는데 너무나 황당하게도 이와중에 그 못난 남자는 자신의 병명이 하늘이 도와 고급적인 병명을 갖게 되었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자신의 가족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도 아닌 한적한 '길모퉁이 카페'로 발길을 옮긴다. 역시 삶의 체취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마르크는 마지막 삶의 기로에서 어떤 다짐을 하게될지...

최근 죽음에 대한 존엄을 얘기하면서 아름다운 이별에 대한 에세이, 소설, 다큐 등 많은 사연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인간의 마지막은 결국 죽음... 그 죽음을 무서운 형벌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지금의 나와 내 주위의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하며 나또한 잘 살았노라 말 할 수 있게 덤덤한 이별을 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죽음 앞에서는 역시나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인데 역시 저자의 선택은 무척 과감했다는거...

<길모퉁이 카페>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가장 믿었던 아내와 절친한 친구의 이탈을 보여준 '비단 같은 눈', 재력을 가진 늙은 여자의 아픈 사랑 '지골로', 오랜 결혼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남편의 이면의 모습을 그린 '내 남자의 여자',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며 이별을 고하러 가는 길에 황당한 사고를 겪게되는 '왼쪽 속눈썹' 등이 인상깊었다.

우습게도 이 책을 읽고난 뒤 속이 후련했다. 책속에 들어있는 단편을 한편 또 한편 읽으며 공허함만 가득했던 감정들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때쯤 후련함이 들었던 이유가 여전히 함께하고 있는 가족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불안정한 이별이지만 나만큼은 안심할 수 있었던...

불안이란 감정은 인간을 벼랑끝에 내몬다. <길모퉁이 카페>가 바로 그런 이들의 이야기를 대신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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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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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푸른 상흔 』

프랑수아즈 사강 / 소담출판사





한적한 어느하루의 기록이지만 그 속에 소설을 그려낸 무척 독창적인 에세이였다. 뭐랄까...? 어떻게 표현을 해야 이 책의 느낌을 가장 적합하게 말 할 수 있을까? 집에서 매일 믹스커피를 마셨는데 오늘따라 조용한 카페의 라테가 생각나 몸을 움직였고, 같이 동행한 한권의 책은 집과 다르지 않은 여전히 같은 날을 보내는 듯한 느낌? 장소만 다를 뿐 항상 책과 함께 하고 있는 나... 하지만... 정말 그럴 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 카페에서 반가운 지인을 만났다는 거... 읽던 책을 잠시 접어두고 그동안의 안부를 묻고 담소를 나누는 느낌이랄까? <마음의 푸른 상흔>은 그런 느낌이었다. 저자 프랑수아즈 사강이 오늘의 일상을 보내면서 자신이 해야하는 소설을 끄적이는 일... 같은 일상이지만 자신의 사상 속에 극중 등장인물을 대입시켜 다른 날과 다르지 않은 작가로서의 글을 써내려가고 있었다.

다만, 자신의 삶에 대한 사상에 대한 개인적 소신을 발언하며 그에 반하는 허구의 인물을 탄생시켜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민족주의사상에 근접한 아주 작은 집단에 자본주의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소외된 인물의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집단이라고 하기엔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저자가 극중인물로 등장시킨 스웨덴 남매는 그 사상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척 난해하고 답답한 그들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책은 이미 과거에 현재를 예견한 듯 앞으로 나아갈 의지조차 없는 젊은이들의 초상과도 같았다.





"참, 이상하죠. 세바스티앵은 정말 저예요.

엘레오노르는 완전히 저예요."

독자들의 이런 자기 동일시는 진절머리가 난다.

그것이 적어도 나에게는 성공의 밑거름이었던 같아 안타깝다.



프랑수아즈 사강이 생각하는 인간의 절대적인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모든 인간은 언제든 결국엔 죽음을 맞이하게 되기에 돌이킬 수 없는 존재라는거... 문제는 현실 앞에서 뒷걸음질치는 나약함 그리고 늙는다는 것에 무릎꿇고 더이상 알아보지 못하는 것... 그것이 절대적인 것이라 말하는 그녀의 어느 하루의 끄적임이 이 책에 들어있었다.

어느시간 어느곳에 있던지 작가로서의 그녀는 글을 쓰는 행위를 멈출 수 없다. 그렇게 소환한 극중인물은 과거 <스웨덴의 성>에 나왔던 인물들이었다. 유쾌한 남매라고 소개했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전혀 유쾌하지 않았던 인물... 바로 스웨덴 남매... 남매라고는 하지만 연인과도 같았도 어떤 밀월의 방황을 하더라도 언제든 돌아올 휴식처같은 곳, 이렇게 얘기하면 마치 단단한 끈으로 엮어진 남매의 우애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일 할 생각없이 기회를 옅보며 타인에게 의지해 생계를 유지하는 한심한 인물들이었다.

바람둥이도 알코올 중독자도 아니지만 여자와 술의 조합은 좋아한 세바스티앵 그리고 삼십대의 끝자락에 다다랐지만 여전히 뭇남성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닌 엘레오노르... 서로에 의해 삶의 경계가 그어지고 하룻밤의 환락으로 하루를 버티는 그들은 현실을 마주하려 하지않았다. 벼룩처럼 빌붙어 사는 그들의 마지막은 과연...

일년의 기간동안 잊을만하면 이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사색은 자전적 소설처럼 자신의 삶을 이야기 속에 반영하고 있다. 그녀가 유일하게 믿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시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만큼 소중한 것이 없음을 얘기하면서 스웨덴 남매의 여의치않은 상황과 게으름을 말하며 스스로 생채기를 내는 삶에 대해 비판하는 듯 했으나 어쩌면 자신이 가진 이면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었던건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세상이 아무리 자신을 돌봐주지 않더라도 나 자신만큼은 돌봐야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었던건 아닐까? 어느 한순간 따뜻한 손을 내어줄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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