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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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뭐가 있냐고 물어보면 인간관계가 너무나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엄마 뱃속에서 나오면 가족이라는 관계로부터 시작해 어린이집, 학교 등의 작은 사회를 시작해 점점 큰 사회로 나아가는데 매번 실수를 하면서 성장하는 게 바로 인간관계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때문에 행복하고 누구때문에 상처받고... 우리는 이처럼 아픈만큼 성숙해 지는 것이다.

며칠 전에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받았는데 가족때문에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든 일이 있었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남편의 사업이 번창하면서 꽤 잘 나가는 업종에 경제적 여유까지 누리는 친구였는데 코로나로 인해 사업이 조금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가족은 경제적 도움을 받으려했고 조심스럽게 힘든 상황이라 대답했더니 남보다 더 못한 언행으로 상처를 줬다며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꾸준히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거란 생각에 상처를 받았던 모양이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나는 덤덤히 이 문제는 너의 문제가 아니라고 대답을 해 주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자신의 삶을 침해하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된다며 배려가 당연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캑터스>상처받은 중년의 여성이 다시금 나를 마주하며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어떻게보면 중년이란 나이의 여성은 자기만의 고지식한 방식을 가지고 자신이 정한 원칙을 중요시하지만 아직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더없이 작고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멈추지 않는 삶을 이어가기에 관계맺음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단적이지만 아주 부드럽게 담아내고 있었다. 자~ 그럼 그녀의 사정을 들어볼까?

 

 

 

 

철저하게 독신의 길을 걷던 수잔... 그녀는 어느날 칼럼의 한 단락에 눈이 멈췄다. 결혼 생각이 없는 꽤 괜찮은 남성으로 식도락가인 여성을 찾는다는 광고였는데 당시 무슨 생각이었는지 수잔은 그에게 전화를 걸고 만다. 그들은 조건없이 즐길 것이며 감정이 생긴다거나 누구하나가 관계를 접고자하면 바로 정리하기로 약속한다. 이렇게 관계를 이어온 지가 벌써 12년째...

그러던 어느날, 별로 가깝게 지내지 않았던 동생에게 엄마의 사망소식을 듣게 된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능력이 없던 에드워드는 아픈 엄마를 돌본다는 이유로 집에 들어와 지냈고 엄마가 사망 전에 유서를 써놨다는 얘기는 수잔을 혼란에 빠지게 했다. 변호사로부터 받은 편지를 본 수잔은 의심을 확신으로 바꿨고 이에 이의제기를 하게 된다. 문제는 그 집에 롭이란 친구와 함께 지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자신은 임신 초기에 입덧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점... 모든 상황은 수잔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결코 이대로 물러나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했던 수잔은 동생의 친구인 롭에 의해 장벽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선인장의 가시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와도 같다. 이 가시조차 없으면 쉽게 무너지고 마는... 꼭 책 속의 주인공 수잔과 같은 느낌이었다. 겉으로는 엄청나게 많은 가시를 붙이고 철저하게 자신을 보호했던 그녀는 나약한 내면과 무수히도 싸우고 있었다. 그렇게해야만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처럼... 조금은 느슨하고 여유있는 삶을 살면 안돼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어린 시절부터 독립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었고 지금의 그녀가 존재하지 못했을 것 같다.

마지막 그녀가 몰랐던 출생의 비밀까지 밝혀지면서 벼랑끝에 서는 듯 했지만 역시나 흐트러지지않았던 내면의 힘은 그녀를 다시금 일어서게 했다는 것... 읽는내내 쉼없이 그녀의 삶을 응원하게 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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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읽는 루이즈
세오 마이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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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려고 할 때 혈액형이나 별자리 등을 보면서 보편적으로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친구와 연인 등 타인과 연결지어 이런 부분에서 궁합이 맞는지 판단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타인의 말과 행동이 달라지며 관계 개선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미신이나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나약함을 탓하며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하는 부족한 사람들이라 말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의지에 따라 나의 인생길에 흔들림이 없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별을 읽는 루이즈>는 별의 기운을 전해주는 점술사의 이야기다. 정확한 점괘는 아니더라도 타인의 고민을 정성껏 들어주고 문제에 대한 따뜻한 조언을 해준다는 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저마다의 사정을 점술을 통해서라도 통로를 찾고 싶은 그들의 심정이 느껴지는 듯 했다. "뭐 이딴 걸로 고민해?" "그정도 고민은 아무것도 아니거든?"이라고 판단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문제로 현재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해결되지 않는 사소한 문제로 삶이 피폐해 진다면 이 또한 지나가도록 놔둘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삶을 소소히 응원해 주는 이 메시지야말로 지금의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언어가 아닐까 싶다.

 

 

 

 

적당히 얘기해주고,

격려해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야.

 

 

'줄리에 점술연구소'의 조수로 일하면서 배웠던 점술... 혼자 독립한지 3년이 된 루이즈 요시다... 보통 연애 아니면 진학의 문제로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가끔 뜬금없는 손님이 찾아오기도 한다. 새아빠와 관계 개선을 위해 무던히도 애쓰던 어느 소녀의 이야기, 소년같은 청년이 찾아와 타인의 끝이 보인다며 조수로 써달라며 자리를 잡기도 했고, 나중에 들어온 새로운 조수는 시끄러운 사람이지만 어려운 상황이라도 자신의 아이가 우선이었던 사람이었다. 짧지만 인간적인 면을 그대로 담아낸 <별을 읽는 루이즈> 쉴새없이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댄다.

특히 첫번째 이야기 '니베아 크림'은 점괘를 보러온 어리숙한 초등 아이의 말 못할 아픈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시금치와 우유를 사야하는데 어느 가게로 가야하는지 묻는 아이... 우연찮게도 그 시간에 다른 한 곳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고, 신기하고 대단하다며 다시 루이즈를 찾은 아이는 엄마랑 아빠 중에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지 얘기하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는데... 그렇게 마음의 동요가 된 루이즈는 아이의 집을 찾아가 놀라운 상황에 맞닥트리게 된다.

 

형체가 존재하지 않는 미신에다 약해진 마음을 조종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점술가가 직접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조언과 잘 될 것이라는 격려로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 중요하단 말을 하고 싶다. 희망이 보이지않아 의욕도 없지만 누군가의 격려로 인해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는다는 거... 그로인해 내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면 그걸로 된 것이 아닐까? 어쨌든 무언가를 하는 주체는 '나'이니까 말이다.

<별을 읽는 루이즈>를 통해 분명히 좋은 일이 있을거란 좋은 예감... 그렇게 당신의 별은 매일 빛나고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마음과 응원의 메세지를 들려준 게 아니었을까?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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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로드
조너선 프랜즌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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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지는 허영심이란 결핍에서 나오는 모순된 행위다. 우리의 삶은 어쩌면, 가족이란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 나름의 최소한 규칙을 정하고 상황에 따라 희생을 강요하기도 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아버지 그리고 그와 자녀를 뒷바라지 해야 하는 어머니, 나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차곡차곡 밟아가는 자식들... 말로는 쉬운 듯 하지만 삶의 균형을 이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하나 잘못된 길로 빠지거나 병들어 아프다면 가족의 평온함은 그야말로 내 이야기가 아닌 것이 된다.

그럼 조너선 프랜즌의 가장 완벽한 소설이라 평하는 <크로스로드>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종교와 인종차별, 그리고 자기연민에 의한 죄책감 등을 보여주면서 가족이 모르는 나의 모습이 드러났을 때, 어디까지 인정해줘야 하는지, 그리고 그 경계가 어디인지를 보여준다. 표지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보이는 화목한 가족이라도 한 순간에 가족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어느 한순간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책을 펼치기에 앞서 가족이라는 전제를 접어두고 가족공동체가 아닌 저마다의 다른 인격체로 두고 만나기를 추천한다.

 

 

 

미국 시카고 교외의 마을... 러스 힐데브란트 부목사는 이혼녀 매리언과 결혼해 네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거의 가족과도 절연상태에 있었기에 권태감을 느꼈지만 최근 남편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프랜시스 코트렐 부인에게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 목사로서의 자질이 의심되지만 그는 쉼없이 기도하며 감정을 떨궈내려 하고 있다. 그의 아내 매리언은 보기엔 평범한 사모처럼 보이지만 과거 엄청난 사건으로 정신과의사의 상담을 받고 있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자신과 닮아있는 아이가 너무나 아픈 그녀는 철저하게 가면을 쓴 생활을 이어간다.

그리고 첫째 클렘... 성격에 모나지않고 유순했던 그가 여자친구를 만나 쾌락에 빠져들고 자제력을 잃은 채 목적없는 삶에 무너졌고, 최고의 인기녀에다 부모에게서도 인정받는 베키는 겉으로 드러나지않는 열등감에 빠져있다. 인정하면서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부모님에 대한 배신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눈이 갔던 페리는 마약에 빠지면서 스스로를 망가뜨린데, 천재적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 삐뚤어짐을 바로잡지 못해 착하게 살겠다는 사소한 규칙마저 어기고 만다. 아직 어린 막내 저드슨은 그저 가족 모두 행복하길 바란것뿐...

 

 

 

주님은 바로 그런 식으로 일하셔.

그분이 우리를 돌보는 방법이 그거야.

우리가 서로를 돌보게 하시는 거지.

도움이 필요한 낯선 사람을 거부하면,

천사를 거부하는 것일지도 몰라.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나 자신을 믿지 못하고 신에게 의지를 내어 맡긴 한 가족의 몰락은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감정의 흔들림으로 영혼없는 삶은 서서히 물들었고, 자신만의 독립된 공간에서 그렇게 무너져 갔던 것이다. 과연 누구를 탓 할 것인가?? 목사의 가족이니 가난하고 아픈 자에게 내 모든 것을 내어주고 베풀어야 한다고 배웠겠지만, 당연히 안전하고 편안해야할 가족울타리가 그 안에서조차 안전하지 못했던 것이다. 남이 아닌 그들이 가난했고 나약했으며 아팠던 것인데...

우리는 현재 매스컴을 통해 가족의 붕괴를 많이 봤고 어쩌면 지금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을 지키는 것도 소중하지만 바로 곁에 있는 가족에게 무심한 나였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결국 회귀본능처럼 다시 돌아올 곳은 내 가족밖에 없으니까...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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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선샤인 어웨이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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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픔은 기억 저편에 묻어줘도 괜찮아... 어쩌면 누구나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살아내고 있다고 말 해야 할 듯... 어떤 일에 있어서 해결이 가능한 일들도 있겠지만 해결이 불가능한 마음의 상처는 결코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게 인간의 심리인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세상밖에 억지로 끌어낼 필요가 있을까?

가까운 지인 동창회에 갔다가 얼굴이 사색이 되어 찾아온 적이 있었다. "반갑다 친구야~ 맨날 질질 짰던 누구아냐?"라는 인사와 주위 친구들의 조소를 견딜 수 없었다는 친구는 이처럼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여전처럼 뒤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던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고 답답했다는 말에 그 어떤 위로조차 할 수 없었다.

 

 

<마이 선샤인 어웨이>는 그랬던 나의 존재가 지금은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지에 대한 자기 고백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화자는 책 속에서 '그 날'로 인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 또한 무너짐을 보았고 그럼에도 살아있으니 살아내야 했던 그들의 삶... 더 나아가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듯도 했다. 비극적이지만 희망은 놓치지 않았고 무너졌지만 다시 일어서기에 애썼던 그들의 이야기...

 

우드랜드 힐스의 작은 동네는 평범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어쨌든 더운 이 지역에선 가족이 모여 오후의 더위를 식히기도 하는 여유도 있으니까...

퍼킨스 스쿨에 다니는 소년(책 속의 화자)은 당시 예쁘고 당당한 육상부 유망주인 린디 심프슨을 짝사랑했다. 문제는 짝사랑에 대한 표현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그로인해 사건의 용의자가 되고 만다.

지독히도 더웠던 여름... 이 조용했던 마을에 린디가 강간당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용의자는 4명... 첫번째는 거침없이 폭력성에 구순열 장애를 가지고 있던 보 컨, 그리고 자신의 방에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옅보며 저질스런 그림을 그렸던 소년, 삐뚤어진 입양아 제이슨 랜드리, 마지막으로 정신과의사로 여러 문제아를 입양했던 제프 랜드리... 과연 이들 중에 범인이 존재할까?

 

모든 폭력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고... 안타까운 사실은 이 조차도 드러나지 않게 범행되어 오고 있다는 사실과 알고 있음에도 그저 남의 가정사라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는데, 문제는 작은 범죄가 더 커지면 커졌지 결코 작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이 선샤인 어웨이>를 읽는내내 책 속의 소년과 소녀가 이 모든 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내몰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읽었던 것 같다. 아픔을 통해 한발짝도 내밀지 못하고 쓰러지는 것보다 애써 일으켜 이겨내며 살 것이라는 희망적 메세지를 받았다. 그림자 속에서 여전히 헤매고 있는 나라면 이 책을 만나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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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죽지 마
박광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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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죽지 마> 제목에 한번 울컥하고, 한장씩 페이지를 넘기면 밝았던 등대가 서서히 꺼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을 졸이게 되고, 우리 모두의 어머니를 향한 연서라는 메세지에 결국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있을 때 잘하란 말... 다 알지요. 알면서도 안 하는 이유가 항상 곁에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미뤄뒀다가 해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때문입니다. 미련하게도 말이죠...

 

이 책은 <광수생각>의 박광수 작가가 어머니께 미처 전하지 못했던 애틋한 기억과 마음을 글 속에 담아낸 편지랍니다. 평소에 품고 있었던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줄 몰라 무심코 지나쳤던 언어들... 그 수많은 마음들이 들어있는 에세이는 읽는내내 눈시울이 젖어와 쉴새없이 닦아내야만 했습니다. 어쩌면 지금 <엄마, 죽지 마>를 마주하는 독자는 저처럼 어머니께 전화 한 통 넣거나 주말에 찾아가겠다고 다짐한 사람들도 있겠지요. 그것이 뭐가 어렵다고 그 말에 엄청 기뻐하실 부모님...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데 전화할 때마다 요즘 뭘 먹는지, 일은 잘 다니고 있는지, 항상 조심하라고 입이 닳도로 말씀하시는 엄마... "그래... 알았어요"라고 하면 될 것을 꼭 한마디하고 넘어가는 나... 중년의 나이가 되어 엄마를 마주하니 새하얀 머리에 거칠어진 주름만 늘어난 엄마를 보고 나 또한 엄마처럼 나이들어가겠지...란 생각에 절로 숙연해집니다.

그저 책 속 메세지를 한구절씩 담아 기억에 새기고 나도 이처럼 나이먹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상에 존재하지 않더라도, 엄마란 존재는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 존재잖아요. 그저 애썼고, 고마웠고, 지금도 그리운 엄마... 그렇게 듣기 싫었던 잔소리가 듣고싶을정도로 보고싶은 엄마...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일년에 한번은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어디라도 여행을 했었어요. 코로나로 멈춘 일상이 지루하셨는지 그때가 좋았고 그립다고 계속 말씀하시더라구요. 아쉽지만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보자고 했는데 찾아뵐때마다 더 약해진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척 무거웠습니다. 잘 걷지도 못하고 통증때문에 잘 주무시지도 못하면서 여행이 그립다니... 아마도 어디를 여행한 것보다 가족이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이 그리우신거겠지요. 언제쯤 마음 편히 숨쉬며 함께 할 수 있을까요? 부디 그 시간이 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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