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버지니아 울프 - 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의 이야기가 되기까지
수사네 쿠렌달 지음, 이상희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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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의 인생이 되기까지

『 나, 버지니아 울프 』

수사네 쿠렌달 / 어크로스







버지니아 울프가 건네는

계속 쓰는 삶에 대한 이야기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만나면서 여성으로서 차별받는 시대적 불평등이 서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여성이기에 차별받아야 했던... 아니, 그것이 차별인지도 모르고 원래 그것이 옳은 것인줄 알았던 시대에 자기만의 온전한 삶을 위한 그녀의 고군분투를 옅보았습니다.

<나, 버지니아 울프>는 계속 쓰기위한 갈망을 거침없이 보여준 그래픽 전기로 모든 연령이 만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영혼의 의지가 흔들리고 존재의 가치가 무너졌던 그녀는 오직 글을 쓰는 것에 온 힘을 바쳤으며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작품으로 드러내 오랜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지요. 그런 그녀의 일생을 만나볼까요?






나는 글을 다 끝냈습니다.

그보다 훨씬 나은 것은 바로 침묵입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강렬한 메세지는 이 책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혼동을 줄지도 모르겠네요.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았던 그녀의 인생은 차별과 폭력이 있었지만 그녀의 글쓰기는 멈추지 않았거든요. 그랬던 그녀가 침묵을 얘기하다니... 

버지니아 울프의 일대기를 그려낸 <나, 버지니아 울프>는 불행 가운데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그녀의 삶의 원천... 바로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빅토리아 시대에 태어난 버지니아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어릴때 거울 앞에서 당한 성추행으로 가슴 깊은 곳에 트라우마를 안고 살았지요. 그녀의 글쓰기는 여섯 살때부터 시작되었는데 이후 열다섯 살때부터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계기로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게 됩니다.

우정으로 그녀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친 사람도 있었지만, 오랜시간 겹겹이 쌓였던 정신적인 문제로 병과 싸워야 했지만 그녀의 삶과 연결된 작품은 삶의 방향을 이끌어 주는 힘이 되기도 한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삶을 더 만나보고 싶지 않나요?



페미니즘의 대표적인 여성작가로 많은 사람들이 버지니아 울프를 말합니다. 책 속에 들어있는 그림을 통해 그녀의 삶과 감정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족이란 굴레와 여성이기에 겪어야 했던 차별... 책을 읽고 대화를 하고자했던 그녀의 모습에 독자인 저 또한 투영하게 만들었던 <나, 버지니아 울프>는 작품으로 남아 우리의 기억 속에 새겨지고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돈이 있어야한다는 솔직담백한 말을 했던 그녀의 소용돌이와 같은 삶의 마지막은 결코 슬프지만은 않았답니다. 여전히 작품으로 남겨져 있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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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이은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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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삶에 이르기 위한 자기 돌봄의 분투기

『 산책 』

김이은 소설 / 교유서가







내 삶과 가까이 이어져 있는 <산책>은 읽는내내 나와 연결되어 있었다. 다리건너 집을 짓고 산다는 계획을 말하자 부모님과 친구들은 모두 반대했었다. 멀지는 않지만 그곳도 섬이니 지인하나 없이 외로워서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러냐는 말들이 나에겐 너무나 의미가 없었던 말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 있었고 시끄러운 도시를 벗어나 산책이나 하며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책을 읽으며 보내는 것이 내 작은 소원이기도 했기에...

그런면에서 <산책>은 나와 인연을 잇는 책이기도 했다. 삶의 불안을 벗어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전투적으로 살았던 지친 나의 온전함을 찾기위한 이탈이라는거... 어쩌면 타인이 보기엔 세상으로부터 도망친 나로 보일수 있으나, 나는 도망친 것이 아니라 어지러운 세상에서 나를 구해낸 것이리라.






산책이라도 갈까?



<산책>은 강남의 작은 집에서 사는 언니 윤경과 한적한 신도시에 자리잡은 동생 여경의 이야기다. 중학생 아이를 두고 있는 윤경은 아이를 사이에 두고 남편과 신경전을 벌이다 집을 나와 동생 여경의 집으로 왔다. 함께 밥을 먹고 잠시 산책을 하는 중, 조용한 변두리에 자리잡은 동생이 못내 불만스러워 생각없이 말을 던진다. 그런 언니가 얄미웠던 여경 또한 강남 하꼬방이라는 신랄한 의미의 말을 던지는데...

가난한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자매는 지금 어떤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일까? 강남이냐 시골이냐는 둘째치고 온전한 나로서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했던 소설... 바로 <산책>이었다.







나는 누구를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조차도 의미가 없는게 누구를 우선으로 두는 것조차 말이 안되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삶의 궁극적 목표가 행복이겠지만 형체가 없는 행복이 큰 무게의 짐으로 내 어깨에 얹어져 있다면 쉽사리 그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책>은 잠시 멈췄다 갈 수 있는 쉼표를 선물해 준다. 지금 내가 삶에 어디즈음에 서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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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너머의 별 - 나태주 시인의 인생에서 다시없을 사랑 시 365편
나태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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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인생에서

다시없을 사랑 시 365편

『 별빛 너머의 별 』

나태주 시집 / 알에이치코리아







그대 부디 별을 가슴에 안아라.

그러고는 별이 가짜가 아니라

진짜가 되기를 바라며 그대의 길을 가라.

그러노라면 그대의 인생도

가짜가 아니라 진짜가 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



풀꽃시인 나태주님이 남긴 프롤로그의 메세지만으로도 울뻔했습니다. 마치 독자인 '나'를 '그대'라고 불러주는 듯 했고 가슴에 빛나는 별을 품고 진짜 인생을 살라는 메세지는 힘들었던 오늘 하루의 피로감을 깨끗이 씻겨주었지요. 시린 바람이 부는 겨울엔 잠시 쉬었지만 초록이 피어나는 봄이 오면 산책길을 걷습니다. 혼자요... 산책만큼, 혼자 즐기는 이유는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쉼표를 느끼기 위함이랍니다. 누구와 함께 걸으면 잠시 머무는게 힘들기 때문이지요.

<별빛 너머의 별>은 일년 365일 만날 수 있는 사랑시가 들어있답니다. 손가락 사이에 다음 페이지를 끼워두고 오래도록 넘기지 못하는... 예쁘고 아름답고 다독이는 사랑의 메세지에 가슴에 새기느라 말이죠. 











<별빛 너머의 별> 속에 쓰여진 모든 사랑의 메세지가 너무나 좋지만 역시 누군가의 딸이며 누군가의 엄마인 독자로서 공감했던 두 가지 시를 소개해 드리려해요.

「못난이 인형」 가만히 앉아있을 틈없이 바쁜 일상이지만 아이들은 그저 사랑입니다. 못났으니 귀욤상이고 작게 찌푸린 눈은 나를 봐달라 애교부리는 듯 하고, 울음을 터뜨릴 것 같다가도 엄마 목소리를 들으면 금방 안심하는 못난이 인형... 그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 아이의 모습을 그려낸 듯 합니다.

「부모 마음」 내 아이가 아니면 하지않을 말들을 내 아이에게는 어쩌면 그리 야속하게 털어놓는지... 참아야지, 그러지 말아야지~하면서도 머리보다 말을 먼저 내뱉어 상처를 주고 맙니다. 변명하는 아이에게 입을 다물라 다그치고 등짝이라도 한 대 때렸다가 내가 왜 그랬을까 매번 후회하고 반성하게 만드는 이 모두가 부모 마음이죠. 사랑하기에 어길 수 없는 소중한 사랑, 그래서 부모가 부모인 것이고 자식이 자식인 것이라 시인은 말합니다. 그것이 소중한 사랑이고 고귀한 약속이라고 말이죠.




나태주시집 <별빛 너머의 별>은 하루를 보낸뒤, 안락한 이불 속에서 만나면 좋은 시랍니다. 오늘이 기쁜 날이었으면 기쁨이 두배가 되어 들려오고 오늘이 힘들었다면 수고했고 다 괜찮노라 토닥여주는 부드러운 위로를 전해주지요. 영원히 별빛이 되어 남을 나태주님의 사랑시... 곁에 두고 매일 만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이 만나보지 않을래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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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표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이대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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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꺼지지 않을 불빛 하나를 세우다

『 부표 』

이대연 소설 / 교유서가






스위치를 올리자 등명기에 불이 들어왔다.



나의 인생길에도 경고등이 존재하면 얼마나 좋을까? 수많은 위험속에 도사리고 있는 유혹을 거부하며 나름 성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엔가,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부표>는 수시로 변하는 물길에서 위험을 표시하는 경고등과 같다. 암초가 존재하거나 깊이가 낮아서 자칫 잘못 접근했다가는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는데, 그 무게감에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부표같읏 존재조차도 조금씩 흐트러 떠내려 간다는 것... 아마 이 책에서 말하고자 했던 삶과 죽음의 경계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우리내 인생을 말하고자 하는건 아닐까...?







아버지는 죽지 않았다.

죽은 건 뇌뿐이었다.



어렸을 적... 나에게 아버지는 잠자리 괴물과도 같았지만 정작 아버지의 목표는 정의를 수호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일확천금을 얻는 것이었다. 화물선을 타고 원양어선을 탄다며 한번 집을 나가면 오래도록 자리를 비워두었다가 바닷사람처럼 목돈을 쥐고 들어왔다. 그 돈을 어머니에게 주지는 않았지만 곧 큰 돈이 될거라며 보여주기만 했다. 문제는 매번 패배했다는거...

나는 낡은 부표를 끌어올려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한다. 부표들마다 제자리가 있고 그 부표들은 바다 깊은 곳에 쇠사슬로 연결되어 조금씩 떠내려가며 부식되어간다. 단단하게 제 자리에 있을 듯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은 썩고 곪아가고 있는 것이다. 마치 인간의 인생처럼 말이다.



<부표>는 마치 인생수업처럼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인생의 항로를 그리다가 죽음으로 향하는 길을 보여주는 듯 했다. 돛대를 잡은 건 나였지만 인생은 내가 정한 항로대로 나아가지 않는거... 주인공의 아버지 또한 바다가 아닌 갑작스런 뺑소니 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일확천금은 커녕 예상치 못한 죽음에 인간의 생과 사는 그 무엇으로도 조종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어쩌면 인간은 태어나면서 잘 죽기위한 항해를 하는 것이 아닐까? 어느날 갑자기 떠나게 되더라도 한치의 후회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부표>는 그렇게 인생수업과도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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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백건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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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 허구와 환상적 현실 사이에 표류하는 진실

『 검은 고양이 』

백건우 소설 / 교유서가






 

 

 

허구의 역사라는 소재와 검은 고양이라는 제목이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미스터리한 존재인 <검은 고양이>를 통해 과거의 흔적을 찾았던 책 속의 주인공의 발자취를 보자면 역사란 증명된 자료에 의한 기록같으면서도 어떤 역사학자가 기록했는지에 따라 주관적 관점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촛불의 힘이 생각이 났다.

무척이나 추웠던 몇년 전의 겨울... 한 손은 아이의 시린 손을 잡고, 다른 한손엔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선 적이 있었다. 하야를 외치는 군중의 끝에 무지의 국민을 손가락질하는 다른 군중도 있었다. 이 중 누군가가 역사를 말한다면 서로 상반된 역사의 기록이 남겨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은 고양이>는 이처럼 각기 다를 현실에 허구가 교차하여 마치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냈던 소설이었다. 과연 액자 속 검은 고양이의 정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그림 속의 고양이는 살아 있었던 것이다.

두려움에 떨며

한동안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검은 고양이>의 책 속 주인공 '나'는 어느날 문득 청계천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고양이 액자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됐다. 헌책방에서 구입한 오래된 고서중에 '홍문원'이란 책이 있었는데, 오늘날로 말하자면 상가식 아파트의 형태로 된 홍문원은 당시 아편이나 마약도 거래되었다고 한다. 

나를 흥미롭게 했던 부분은 아편이나 마약을 밀반입시킬때 편지지나 그림작품에 한 겹 덧씌워 가져오기도 했다는거... 아차싶어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고양이 액자를 보니 그 시대와 맞물려 있었다. 호기심에 그림의 뒷면을 보니 80년대 광주를 연상케하는 글이 남았다는 사실... '나'는 이 주소의 흔적에서 무엇을 찾으려 했을까...?

 

 

<검은 고양이>는 광주고보 학생들의 독서회가 일제로부터 탄압을 받으며 전해지는 허구의 역사를 보여준다. 고양이 액자라는 소재를 통해 잊혀졌던 역사의 흔적을 찾고 싶었던건 아니었을까? 

역사가 사실과 다르게 기록되고 시대가 변해 갈수록 해석이 달리되는 것처럼 저자는 여전히 우리의 역사가 은폐되거나 조작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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