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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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테드 창은 스물세 살의 물리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과학도이며 첫 단편 ‘바빌론의 탑‘으로 등단 첫 해에 역대 최연소 네뷸러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최고의 SF소설, 과학소설에 주어지는 상들을 휩쓴 그의 작품들을 처음 만난 건 두번째 소설집 [숨]을 통해서 였습니다. 이전까지 읽었던 SF소설들과는 다른 독특함에 빠져들었고, 특히 2010년 발표 된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는 2021년 멀티버스라는 형태로 온라인 상의 가상 세계에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하고 현실의 나와는 또다른 삶을 영위하도록 만드는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기까지 컴퓨터공학과 소프트웨어 발전의 수준을 넘어 현재로서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소프트웨어 객체가 스스로 진화를 거듭하고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로봇이나 객체로까지 전이가 가능한 시대가 더 발전하여 객체의 생애 주기가 끝나가는 시점까지 소설을 읽는 독자를 그야말로 멱살잡아 끌어올린 작품입니다. 그래서 궁금했던 테드 창의 첫 단편 ‘바빌론의 탑‘을 비롯한 총 8편의 소설이 실린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읽고 싶은 마음 반, 실망할까 두려운 마음 반으로 외면을 받다가 함께 읽을 기회가 되어 ‘이해‘, ‘영으로 나누면‘, ‘네 인생의 이야기‘, ‘인류 과학의 진화‘, ‘일흔두 글자‘, ‘지옥은 신의 부재‘,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소고 : 다큐멘터리‘까지 거대한 우주의 서로다른 행성들을 방문하는 방문객의 심정으로 작품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휴고상, 네뷸러상 등을 수상한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에 등장하는 액자소설의 형태와 순환구조의 이야기 구성의 모태처럼 느껴지는 ‘바빌론의 탑‘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바벨탑‘의 탑 꼭대기에 화강암으로 된 천장을 설치했습니다. 인간이 쌓은 가장 거대한 구조물은 호수의 밑바닥과 같은 벽에 직면했고 그것마저 광부들이 뚫었을 때 그들은 오르는데만 몇년이 걸리는 탑이 세워진 사막과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 쏟아납니다. 뫼비우스의 띠와 에셔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안도 밖도 아닌 순환된 그림이 떠오르는 이야기를 통해 마치 우리가 우주에서 왔고 동시에 우리가 우주라는 것을 표현한 작품으로 읽혀져 역시 테드 창!이라며 감탄을 했습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표제작인 ‘네 인생의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압권은 ‘지옥은 신의 부재‘였습니다. 타락 천사들의 강림의 순간에 나타나는 빛에 의한 기적과 동시에 죽거나 다치는 사람들, 죽은자들은 천국으로 가는지 지옥으로 가는지 구별이 가능하다는 설정, 결국 지옥은 신의 부재한 장소일 뿐 자연은 선과 악을 구분하거나 이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나타냄으로써 선한자가 늘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님을 소설은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며 연상호 감독님의 ‘지옥‘이 떠오른 이유도 그 결을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천사가 지목한 이는 지옥에 가게 되며 이들은 시연을 통해 죽음의 사자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것이 천벌인 듯 종교적 해석을 했으나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기에게 지옥행을 고지하는 천사의 등장으로 결국 인간의 자의적인 해석이 무의미 했음을 깨닫게 하는 장면과 겹쳐보였기 때문입니다.

테드 창이 상상했던 소설이 발표되던 1990년으로부터 이십 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우리는 시간을 역행하는 거울도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로의 전이가 가능한 프로그램도 만들지 못해습니다. 앞으로 십년 후에는 이 책이 예언(?)한 미래가 어디까지 실현되어 있을지 기대감을 품고 책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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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가족 상담소 - 모르면 오해하기 쉽고, 알면 사랑하기 쉽다
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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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제, 가족을 공부합시다.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면 매일 보는 사람, 매일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 가족에 대해 왜 공부를 해야하냐고 반문할 것 입니다. 부모의 자식이었고, 결혼을 통해 타인과 가정을 이뤘으며, 자녀를 키우고 있어 부모가 된 사람에게 가족이란 너무 잘 알아서 굳이 공부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지는 존재였는데 그 모든게 어쩌면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었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책 [박상미의 가족 상담소] 이야기좀 나눠 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자식은 타인 입니까?‘라는 질문이 훅! 들어왔습니다. ‘타인‘이 맞는 걸 알지만 내가 낳았고 양육하고 있으며 사람처럼 행동하도록 가르치고 있으니...이렇게 변명을 늘어놓으며 어쩌면 ‘타인‘은 아닐거라 얼버무리다 결국 인정을 해야했습니다. 자식은 결코 나의 분신 또는 인생의 성적표가 아니며 완벽한 ‘타인‘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두번째로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치유되지 않은 트라우마는 곧 양육방식을 통해 내 자녀에게로 전이 된다는 사실에 경악해야만 했습니다. 억울하게도 트라우마의 원인을 제공한 가족들-당사자들-은 기억도 못하는 것을 상처입은 ‘나‘는 상처입던 순간부터 이해해줄 누군가를 만날 때가지 그 사건을 잊지 못하고 속앓이를 한다는 사실도 억울한데 자식에게까지 유전이 된다는 말은 그야말로 청천벽력 이었으며,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유산, 긍정 유전자‘에 한 줄 요약처럼 결국 ‘긍정이 긍정을 부르고 행복이 행복을 부른다‘(92쪽)는 문장은 저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자식을 키우다 보니 제맘 같지가 않습니다. 때론 섭섭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아들을 향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어 노하우를 배우고자 했으나 그런건 없다는 사실과 함께 의외로 관계 개선의 답은 가까운 곳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족을 공부하듯 부모-학부모가 아님-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 입니다. 특히 꼭 알아야 할 부모 공부 챕터에서 감정을 조율하고, 어떤 일을 기획하며, 일의 우선 순위 등을 판단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뇌의 전두엽이 여자는 24세, 남자는 30세가 되서야 완성 된다는 사실(125쪽)에 당황해야만 했습니다.

표지에 ‘모르면 오해하기 쉽고, 알면 사랑하기 쉽다‘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우리는 이제 가족을 공부해야 합니다. 부모도, 자식도, 부부도 모두 타인과 ‘나‘ 입니다. 소통하는 기술을 배우고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 또한 배워야 나쁜 성격, 버럭 화를 내는 습관 등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상미의 가족상담소] 마지막 챕터에 실제 상담사례들을 읽으며 다른 가족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고, 명쾌하고 상쾌한 상담 처방전에 속이 뻥 뚫리는 경험도 했습니다. ‘공부는 가장 창조적인 여가 활동이다‘(200쪽) 정말 좋은 명언 담아갑니다. 우리 공부합시다! 책 추천 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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