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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운
티파니 D. 잭슨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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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길 좋아하는 한 마리 새, 전생에 인어였던 흑인 소녀 인챈티드 존스는 친구 가브리엘라의 도움을 받아 BET 방송국에서 주최하는 ‘뮤직 라이브 오디션‘에 참가하게 되고 비록 오디션에선 떨어졌지만 월드 스타이자 심사위원인 코리 필즈가 그녀의 재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정식으로 레슨을 받고 실력을 갖춰 자신의 월드 투어도 함께 참여하며 개인 앨범 제작까지 하자는 제안을 했을 때 그야말로 꿈을 이룬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건 그때 일 뿐, 지금 인챈티드는 온통 비트 주스 범벅인 현장에 자신이 왜 그런 모습으로 있었는지 기억해 내지 못하고, 누군가가 현관문을 쾅쾅쾅 두드리는 소리에 굳어버렸습니다.

백인 중심 도시 카운티의 유일한 복장 규정이 없는 사립학교 파크우드 고등학교에 다니는 인챈티드는 넉넉지 않은 가족의 희망이 모두 자신에게 걸려있음을 느끼며 백인들의 차별과 부유한 흑인 아이들의 또다른 차별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바다에서의 수영을 대신해 수영선수로 활동하고 자신을 이 학교에 보내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넷이나 되는 동생들을 보살피는 것을 당연하다 여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보다 어린 나이에 이미 스타의 반열에 올라 전세계적인 인지도를 갖춘 코리 필즈에게 노래실력을 인정 받았다는 사실에 고무된 인챈티드는 물을 떠난 인어가 되고, 열려 있는 새장의 문 안으로 걸어들어가 벗어날 길을 찾지 못합니다.

책 제목 ‘그로운 Grown‘에는 덧씌워진 어른들의 잘못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스타가 되기 위해 어린 흑인 소녀들이 스스로 피해자가 되길 자처했을 것이라는 호도와 그녀들의 부모 역시 돈을 목적으로 자식을 미끼 삼아 코리 필즈와 같은 스타들을 유혹하고 협박해 이득을 취하려다 실패하니 성범죄자로 몰고 갔으리라는 여론몰이를 통해 2차, 3차에 이르는 가해를 저지르지만 본인들은 이를 인식하지도 못합니다. 그루밍 성범죄의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의도 된 범죄행위로 인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관계를 모두 단절 당하고 가해자에게 의존하지 않고는 살아갈 희망이 없다는 세뇌에 가까운 가스라이팅을 당해 정신적으로나 신체척으로 지배를 당하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그들(피해자)의 행동이 그런 범죄를 불러일으켰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들을 하고 있습니다.

소설은 불편한 만큼 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무심결에 내뱉는 말 한마디가 피해자들에게 더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과 본인이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동안엔 결코 기분이 나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를 입는 당사자들이 자각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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