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믿어요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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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어디서부터 산문집이라는 걸까? 고민을 했습니다. 분명 산문집이라고 했는데 뜬금없는 외계인이 등장하고 그 외계인은 백 일 동안 하루에 한 편씩 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서 자기 맘에 안드는 영화를 추천하면 처음엔 ‘내‘가 살고 있는 도봉구 전체를, 그 다음엔 지구 전체 인류를 멸망 시키겠다고 협박성 발언을 합니다. 도대체 여기 어디에서 지금까지 알고 있던 ‘산문집‘의 머리카락이라도 발견할 수 있는지 의문에 의문을 가지고 [순간을 믿어요]를 계속 읽어 갑니다. 이건 분명 꿈일꺼야...하면서.

하지만, 모든 예상을 깨고 소설을..아니 이 산문집을 쓴 저자 이석원 님은 자신이 왜 그런 외계인의 영화 추천인에 선택 되었는지에 대해 길고 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평범한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도봉구의 평범한 15층 건물 아파트의 꼭대기도 아닌 14층 1호에 외계인이 찾아오게 된 사연은 몇 해 전 이 아파트에 이사오면서 시작된 층간소음 문제와 긴밀한 관계가 있었습니다.

콩콩콩콩. 쿵.

자정 즈음이면 나기 시작하는 소리가 새벽 한 시, 두 시 어떨 땐 세 시 넘어서까지 이어졌고, 이미 층간 소음에 민감한 사람이라 제일 높은 층에 집을 구하다 어쩔 수 없이 바로 아래층 집을 구한 이에게 이 소리는 ‘너 자지 마.‘라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매일 밤 계속되는 소음에 참고참다 두 달만에 소음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바로 위층 1501호 문앞에 섰는데 그곳엔 경고문이.

이 소설은...아니 이 산문집은 그러니까 1501호에 살고, 밤마다 자정 즈음부터 새벽 세 시까지 방망이 두드리는 소음으로 ‘나‘의 잠을 방해 하면서 이유를 물어 보지도 못하게 철저히 베일에 싸인 이웃을 추적하다가 우연과 인연과 필연에 엉뚱한 외계인까지 만나게 되는 ‘산.문.집.‘ 입니다.

이 산문집이 진짜 소설이었다면 그래서 그 외계인은 어떻게 되었는지, 우연과 인연이 만들어 준 그 사람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결말이 있을텐데 [순간을 믿어요]은 산문집입니다. 여전히 영화를 고르고 소음의 정체는 밝혀지고 삶은 계속 됩니다. SF소설 같은 시작이었으나 사람 사는 이야기였고, 추억의 맛이 스며들어 있으며, 인연을 이어가고자 내가 좋아하는 야구팀의 상대편에서 응원을 하고 그걸 들킬까 싶어 조마조마해 하는 모습을 훔쳐보는 재미가 미스터리 스릴러 못지 않습니다.

독특한 만큼 새롭고 흥미진진한 산문집! [순간을 믿어요], 잔잔하게 따라 읽다가 순간 터져나오는 웃음에 민망해 질 수 있습니다. 엉뚱발랄 이야기꾼 이석원 님의 이야기 산문집 [순간을 믿어요]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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