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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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독립을 위해 투쟁한 ‘영웅‘ 또한 누군가의 자식이며, 아버지 어머니이고, 평범한 이웃이었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김훈의 장편소설 [하얼빈]은 자꾸만 잊혀져 가는 아픈 역사의 그날로 우리를 초대 합니다.

처음 읽었을 땐 여전히 독립투사인 안중근 만을 기대하며 영웅적인 서사를 바라는 저 자신을 발견했고, 재독을 하기 전 신문 칼럼-정여울 작가-을 읽고 나서야 놓치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열혈 청년이었고, 장자로 태어나 온갖 기대를 받고 자랐으나 나라를 위해 고된 길을 걸었으며, 부부로서의 삶도 자식의 아버지로서의 삶도 온전히 누리지 못했던 안중근. 일본군 포로들을 살려 보내고 살아돌아간 그들이 앞장서 폭로한 부대 위치의 노출로 인해 뼈아픈 패전을 하고 목숨처럼 아끼던 동지들을 잃고 자괴감과 후회를 하면서도 신념을 버리지 않은 안중근. 하얼빈에서의 의거를 위한 자금이 부족할 땐 지인의 돈을 강탈하다싶이 했고,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까닭을 묻는 재판부를 향해선 바로 이 법정에서 이토를 죽인 이유를 발표하기 위함이라며 방청책이 있는 재판정에서만 진술하겠다고 당당히 밝히는 안중근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목숨을 내놓고 나라의 독립을 외칠 수 있는 그 힘의 원천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 원천이 지식과 배움이라면 전혀 그렇지 못한 이들의 항일투쟁은 무엇으로 설명되는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자객이 아닌 전쟁 포로 신분으로 법정에서 동양 평화를 외칠 수 있는 안중근 이 전세계를 향해 포효한 독립의 의지와 항일의 정신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그런 이를 지아비로 믿고 따르며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만주로 상해로 옮겨다니다 광복 이후에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안중근의 아내 김아려와 아들의 죽음을 예견하고 수의를 지어 보낸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의 애끓는 심정을 감히 상상조차 못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이 책 [하얼빈]을 통해 개인으로서의 안중근을 만나고 그의 고통과 아픔과 투지를 읽어갑니다. 잊지 않기 위해, 잊었다면 다시 떠올리기 위해 [하얼빈]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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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11-04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