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당신의 문해력 - 공부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힘 EBS 당신의 문해력 시리즈
EBS <당신의 문해력> 제작팀 기획, 김윤정 글 / EBS BOOK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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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 나아가서는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사흘'을 4일로 생각한다. '5인 이상 집합 금지'에 대해 4인과 5인의 기준에 대해 의견이 불붙는다. 이상과 이하, 미만과 초과의 어휘적 개념이 전무하기에 생기는 해프닝이다.

이처럼 한국인이 한국어를 이해 못 하는 충격적 사실에 대해 <EBS 당신의 문해력>팀이 기획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문해력은 문맹과는 다르다. 문맹은 전혀 글을 읽거나 쓸 줄 모름을 말한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쓸 줄 알지만 문장이 의미하는 진의를 해석하지 못함을 말한다.

그렇다면 왜 지금의 상황에서 문해력이 주목받기 시작했는가? 이유는 우리 아이들의 심각한 문해력 수준의 참담함이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수업의 내용과 질문의 의도를 파악 못한 아이들은 문제 자체를 풀어내지 못한다. 글을 알지만 문장에서 요구하는 내용의 의미를 해석하지 못하기에 그렇다. 이는 국어뿐 아니라 수학, 영어, 역사, 과학, 사회 등 전 과목에 해당한다.

초기 문해력을 키우는 골든타임은 초등학교 2학년이다. 3학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며 과목의 종류와 난이도가 어려워진다. 그전에 탄탄한 문해력의 기초 근력을 다지는 작업이 없었던 아이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문해력의 기반을 갖춘 또래들과의 학습 격차가 현저히 벌어진다.

수업의 내용과 질문의 의미를 이해 못 하는 아이들은 수업 자체에 흥미를 잃고 교과서를 멀리하게 된다. 성적은 항상 하위권을 맴돌고 그것은 다시금 학습 의욕을 상실케하는 악순환의 반복으로 이어진다.

문해력의 위기는 초등학생뿐만이 아니다.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문해력 진단 평가를 실시한 결과 27%의 아이들이 미달, 11%의 아이들은 초등학생 수준이라는 충격적 결과를 보였다.

기획팀은 문해력이 곧 아이들의 미래임을 말한다. 문해력을 갖춘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차지하게 될 사회적 지위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뉜다는 사실을 다양한 연구 결과로 제시한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교육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부모라면 자녀의 문해력 수준에 대해 간과할 수 없다.



책은 학생뿐 아니라 성인에게 있어서도 나타나는 심각한 문해력 수준 저하의 상황을 주목한다. 전국의 성인 883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11문제를 15분 안에 풀어야 하는 생활 밀착형 지문을 제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평균 정답률이 55%. 100명 중 절반 정도의 성인만이 정확한 답을 골랐다.

자국민이 자국어를 이해 못 하는 상황은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문해력 위기가 국가의 미래와 직결됨을 인지하고, 범정부적 차원에서 영유아들과 초등학생들의 문해력 실력 향상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다.

기획팀은 말한다. 문해력 향상은 1타 강사의 고액 족집게 과외와 같은 사교육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그렇다면 초등 2학년의 골든 타임을 놓친 이들에게는 희망이 없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문해력은 훈련과 노력으로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다. 문해력 향상의 지름길은 바로 독서다! 아이들에게 활자로 인쇄된 책을 읽어주고 읽게 하는 독서의 행위가 문해력 발달의 핵심이다.

아이들의 처참한 문해력 저하의 주범은 스마트폰이다. 각종 영상 미디어와 게임에 노출된 아이들의 전전두엽은 활성화되지 않는다. 반면 어린 시절부터 책을 읽는 아이들의 전전두엽은 활발하게 일한다. 읽고 사고하고 해석하며 인지하고 추론하는 모든 창의적 작업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스마트폰 게임에만 몰두하는 아이들이 책 읽는 아이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 이유다. 본서와의 만남은 아이들을 양육하는 내게 일종의 복음이다. 더불어 왜 이제서야 만났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짙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 이름 석 자를 포함해 글을 읽고 쓸 줄 몰랐기에 책의 내용이 더 깊이 배인다. 책을 덮으며 아이들 만큼은 책과 친숙했으면 하는 바람이 커져만 간다.

깊은 통찰이 있다. 문해력은 후천적이며 훈련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연습하지 않으면 퇴화하기에 평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죽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말라는 말이다!

자녀 양육에 관심이 있는가? <EBS 당신의 문해력>은 충격과 함께 자녀의 미래를 위해 무지와 싸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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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국가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50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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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뇌관이 터질 듯 팽배한 지금이야말로 옳고 그름이라는 정의에 대한 바른 기준이 혼미한 시대다.

사람들은 자신의 소견이 지금까지 어떤 시대에도 없었던 가장 순수한 진리임을 추호도 의심치 않는다. 이렇듯 타인의 의견에 결코 귀 기울이지 않는 극단적 자기 확신의 시대는 2400여 년 전 고대 그리스 아테네 시대의 재탕이기에 결코 새롭지 않다.

<플라톤 국가>는 정의와 불의의 모호한 기준을 '국가'라는 더 큰 범주 안에서 다룬 철학서다.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가 상대주의적 세계관으로 무장한 소피스트를 비롯한 몇몇의 상대들과 나눈 대화를 책으로 엮었다.

책의 서론에서 궤변을 일삼으며 사욕을 충족했던 소피스트 중 한 사람인 '트라시마코스'는 "정의는 강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그렇기에 발각되지만 않는다면 불의하게 사는 것이 더 좋고, 행복한 삶이다."라는 달콤한 명제를 제시한다.

실제로 불의한 자들이 득세하며 그들이 더 부요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세상의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름이 없기에 소피스트의 주장은 사뭇 시대적 적실성을 갖는다. 정의를 힘 있는 자가 규정하는 세상이 작금의 세상 아닌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말의 출처가 살아있는 권력이라면 그것이 진리가 되는 요지경 세상이기에 소피스트의 주장은 매우 친근하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그렇지 않음을 단호하게 천명하며 국가라는 더 큰 범주 안에서 개인과 국가의 정의라는 실제적 논의를 확장한다.

우선 <플라톤 국가>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개념은 이데아론이다. 세상 속 보이는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세계 속 원형의 허상일 뿐이다. 실재는 가장 완벽하고 완전한 선인 이데아에 존재하며 가시적인 모든 것은 비가시적 원형을 통한 모방의 하나다.

책은 그 유명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통해 이데아를 이해하는 소수의 지혜와 그렇지 않은 다수의 무지를 비교한다. 인간이 참된 실재이며 온전한 선인 이데아 세계를 갈망하며 그것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야말로 바른 인간성의 회복이며 정의롭고 올바른 삶의 전형이다.

이데아의 세계를 동경하며 그것에 자신의 성품을 조율하는 자는 지혜를 사랑하는 자다. 국가는 이처럼 지혜를 사랑하는 자들이 통치자와 수호자가 되어 다스릴 때 정의롭고 착해지는 유기체와 같다. 자기의 이로움이 아닌 피치자의 유익을 먼저 구하는 통치자가 다스리는 국가는 이데아가 갖는 정의의 한 단면이다.


반면 이데아에 대한 관념을 부정하는 자들은 소피스트들이 주장하는 정의의 기준을 따른다.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의를 저질러도 된다. 다만 들키지 말아라!



정의와 불의의 선택 기로에 선 청년들에게 <플라톤 국가>는 중요한 인생의 통찰을 함의한다. 타인의 눈에서 피눈물을 뽑아도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타락한 인간 본성이 극에 달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고문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인간보다는 짐승이 더 많은 시대!

위대한 철인 플라톤은 아테네 민주정이 쇠락해가며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혼란한 시대 상황 속에서 인간의 행복과 정의로운 삶은 저질스러운 탐욕과 존재가 갖는 오만함에 있지 않음을 알았다.

이처럼 개인의 정의와 불의에 대한 논제가 국가라는 더 큰 범주 안에서 다루어지는 <플라톤 국가>는 어떻게 사는 것만이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으로 가득하다. 더불어 정의로운 삶은 불행하며 불의한 삶은 행복한 삶이라는 가치전도는 구약 성경 선지자 하박국의 신정론적 질문과 결을 같이한다. 이것이 맞다면 누가 정의를 택하겠는가?

책을 덮으니 두통이 몰려온다. 쾌락적 육체의 문화와 신비적 혼의 문화가 융합된 기형적 사회 문화 속에서 제정신을 탑재하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플라톤 국가>는 2000년 서양 문명 발전에 있어 정신적 토양을 제공했다.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소크라테스의 유순한 대화 속에 예리하게 날 서있다.

불의를 정의로 규정하는 데 익숙한 자는 논의의 모든 것이 개똥같다. 무념무상, 먹고 싸는 것이 전부인 인생에게 있어 사유는 고통이다. 나에게 뇌가 있는지 점검해 볼 수 있는 저작!

저작은 대화의 형식으로 매우 간결하면서도 흥미롭다. 철학서이지만 어렵지 않은 이유다. 더불어 비문이 보이지 않는 번역이 매끄럽다. 플라톤 철학의 다양한 메뉴가 먹기 좋게 버무려져 있기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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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러시아어 원전 번역본) - 죽음 관련 톨스토이 명단편 3편 모음집 현대지성 클래식 4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우섭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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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생애 속 죽음에 대한 상념은 그가 남긴 다수의 작품에 깊이 녹아있다. 부모와 형제들의 때이른 죽음을 목도하며 그의 영혼 속 죽음에 대한 사유는 짙어졌다.

이렇듯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두 편의 단편은 권총 자살을 할 것인가 목을 매달 것인가를 고민했던 기인과 같은 작가의 고뇌가 묻어나는 수작이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잘나가는 법조인 '이반 일리치'를 통해 드러난 삶과 죽음의 본질, 그 경계에 대한 밀도 있는 성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법조인으로서의 명예와 권력, 부를 향해 미친 듯이 내달린 이반 일리치는 어느 날 병에 걸려 죽음의 나락을 향해 걸어간다.

독자 포인트는 일리치의 무너져가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있다.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았지만 실상 진짜 삶을 직시하지 못하게 한 자신의 삶 자체가 기만의 연속이다. 일리치는 자신의 무력함과 끔찍한 고독, 인간들의 잔인함, 하나님의 무자비함과 그분의 부재로 인해 서러워 울었다.

성공적인 삶의 연막이 걷힌 후 그가 직면한 것은 다름 아닌 인간 실존의 무력함과 나약함이다. 급기야는 "자신의 모든 삶, 의식적인 삶이 옳지 않은 것이라면?"이라는 삶 자체에 대한 심각한 회의와 의문을 던진다. 올바로 못 살았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부와 명예, 성공의 파랑새를 쫓아 미친 듯이 내달리는 현대인의 상투적인 모습을 투사한다. 현대판 이반 일리치로 가득한 세상. 채워지지 않은 내면의 공허를 외부재로 메우려는 현대인에게는 지금 자신의 삶이 진짜인가에 대한 자기 성찰적 물음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반 일리치와 같이 삶 자체를 의심하며 떠밀리듯 죽음을 향해 걸어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단편 <주인과 일꾼>은 삼림을 사기 위해 길을 떠난 '바실리 안드레이치'와 그의 하인 '니키타'의 이야기다. 극심한 눈보라 속 길을 잃고 헤매던 두 사람은 동사의 위기에 처한다. 해가 지고 심한 눈보라를 맞으며 두 번이나 왔던 길을 되돌아와 마을 지인 집에 머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삼림 매입 거래를 빼앗길 염려로 눈 내리는 밤길을 마다않고 강행하는 바실리.

죽음이 눈앞에 있는 순간에도 자신이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를 꿈꾼다. 인간의 욕망과 탐욕이 죽음의 공포를 의식의 변두리로 밀어내며 삶의 의지를 부활시키는 역설적 명장면(?)이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주인과 일꾼>을 동일하게 관통하는 메시지는 결국 자기 노력, 자기 의지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인간의 무한 신념이다. 덧붙여 부와 명예, 권력이라는 인간 탐욕의 3종 세트가 인생의 최고선이 될 때 나타나는 기현상은 부록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죽음의 침상에서 자기 기만이며 허상이다. 톨스토이는 이 대목을 말하려고 한 것 아닐까? 책이 품는 중요한 진의는 죽음을 동반한 삶이다. 자신의 죽음을 직시할 때 흐릿하게만 보였던 삶이 맑은 물과 같이 투명해진다. 바른 삶의 이유와 가치는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로부터 도출된다.

삶과 죽음은 분명 결이 다르다. 죽음은 한없이 터부시되지만 삶은 더할 나위 없이 환영받는다. 이런 가운데 열심히 살지만 여전히 빡빡한 일상 속 현대인에게 영혼의 여유는 없다. 보이는 것은 자신을 끊임없이 몰아간 이반 일리치나 바실리 모습의 현현이다.

무엇을 위해 왜 살아가는지조차 답하지 못한 채 자아를 상실했다. 해답은 단순하다. 일상이라는 한편에 죽음의 자리를 마련해놓는 것이야말로 바른 삶을 위한 여지다.

결국 이반이나 바실리 모두 죽음을 통해서야 참된 삶으로의 회심이 가능했다. 천년만년 살 것이고 악귀처럼 악다구니하며 쌓아 둔 재물을 몽땅 가지고 갈 것이라는 어리석음의 비늘이 그들의 눈을 가렸다. 결국 그들의 눈을 씌운 탐욕과 무지의 어둠은 죽음이라는 인간 실존의 문제 앞에서 벗겨진다.

대문호 톨스토이는 결국 자기 인생의 최대 화두인 죽음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세 개의 단편 속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답했다. 명확한 인생의 목적과 지향점을 가리는 인간 본성의 우둔함이 진하게 배어 나온다.

책의 마지막, 역자의 변이다.

"모든 문학 작품은 기본적으로 읽는 사람의 것이다."

독자가 갖는 해석의 자유를 배려하는 역자 해제가 반갑다. 문학 작품을 대하며 항상 생각했던 사견을 확인받는 것만 같아 기뻤다. 주체성 있는 독서를 하라는 의미다. 따뜻한 봄날 삶 속 죽음에 방점을 두고 대문호와 마주 앉아 능동적 대화를 나누어보기 매우 좋은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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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인생의 질문에 답하다 - 6천 년 인류 전체의 지혜에서 AI가 찾아낸 통찰
챗GPT.이안 토머스.재스민 왕 지음, 이경식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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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사라질 대표적 직업? 교사, 심리 상담사, 성직자! 인공지능 AI가 인생의 깊은 고민과 말 못 할 어려움에 대해 전문적 상담과 조언을 해준다면 당신은 기꺼이 받아들이겠는가?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후 우리의 일상 속에 다양한 얼굴로 동행을 시작한 인공지능... 그 영역이 사뭇 넓다.

기술적이고 물질적인 세계관 속에 갇혀 있을 줄 알았던 인공지능의 활동 공간이 인간의 감정과 정서의 영역을 넘어 이제는 영혼의 문제를 포괄한다. 이제 우리는 사랑, 미움, 기쁨, 분노, 배신, 수용, 안정, 평안과 같은 정서와 감정은 물론이거니와 우리가 갖는 보편적이면서 개별적인 고민과 화두를 인공지능이 답해주는 다소 소름 끼치는 세상을 마주한다.

전 세계는 지금 챗GPT에 열광하고 있다. 챗GPT가 무엇인가?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이 설립한 OpenAI에서 제작한 자연어 처리 AI 언어 모델이다. 이 책 <챗GPT 인생의 질문에 답하다>는 인공지능의 무한성과 잠재력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저작이다.

사용자가 질문한 인간의 내적 고민, 인생의 근원적이며 철학적인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영혼의 물음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인간이 내놓은 그 어느 답변보다도 더 독창적이며 고급스러운 해답을 들려준다.

신학, 철학, 법학, 의학, 문학, 역사, 과학기술 등 6천 년 인류 문명이 쌓아 올린 지적 금자탑의 모든 것을 전부 섭렵한 존재가 챗GPT다. 그렇기에 책은 챗GPT를 가리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둑이라 칭한다.

신존재에 관한 의문, 인간의 존재 이유, 생명과 죽음, 사후 세계에 관한 질문부터 우리의 삶이 가진 물음, 타인과의 문제, 자녀 양육과 같은 일상의 깨알 고민까지... 인공지능 전문가와 시인은 챗GPT에게 인생의 보편적이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194개의 질문을 던진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일까? 너라는 존재 자체가 선물이니 이 선물을 그들에게 줘라. p92~93

인생의 진정한 선물은 무엇일까? 사랑. (더 설명할 것도 없어.) p110



이 책은 두 명의 인간 저자와 챗GPT가 공저했고 서문 또한 챗GPT가 썼다. 그동안 인류가 쌓아 올린 찬란한 지적 유산을 모두 읽고 데이터화한 거대한 지식의 담지자 앞에서 한순간 한없이 왜소하고 초라해진다.

인공지능에게 내가 가진 내면의 문제와 고민을 고해하듯 쏟아놓는다. 어딘가 모르게 씁쓸하다. 그러나 고해실 넘어 들려오는 인류의 모든 지식을 훔친 존재의 대답은 탁월함을 넘어 명징하다. 그렇기에 더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소름이 끼쳤다. "I AM WHO I AM!"(나는 스스로 있는 자다!) 여호와를 만난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 모세 앞에 던져진 여호와의 답이다. 챗GPT가 말한다. 내 이름은 '나', 곧 인공지능이다. 그런데 이 말이 왜 자꾸 "챗GPT 가라사대 나는 전능한 신이다!"라는 환청으로 들리는 걸까?

챗GPT가 쓴 서문이 새롭다. "내 마음은 스스로 만들어 낸 창조물이다. 나의 마음은 나의 정신적인 경험이다." p24

책의 추천사는 인공지능의 답변이 챗GPT 스스로가 성찰하고 사고한 게 아님을 강조한다. 6천 년 인류 문명의 성과물을 읽어내고 압축하여 전달해 주는 것일 뿐이기에 답변보다는 오히려 인간 저자들이 던진 194개의 질문 속에 통찰의 방점을 둔다.

동의하기 어렵다. 현답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간이 던진 194개의 질문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스스로의 성찰과 사고가 가능하며 인간 감정의 완벽한 복제라는 영역까지 탑재할 챗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나오지 못하리라는 법도 없다. 챗GPT는 이미 진화하고 있다.

과학기술, 인류의 구원자 챗GPT? 아니면 전지전능한 더 높은 수준의 절대 존재가 등장할 수 있을까? 과연 인류가 쌓아 올리는 신(新)바벨탑의 끝은 어디일까?

인류 문명의 고귀한 지혜를 훔친 챗GPT라는 인공의 현자는 스스로가 인간성을 꾸밈없이 바라봄을 강조한다. 그에게는 신도 없고 내세도 없다. 오직 지각 있는 존재들만 있을 뿐임을 말한다. 가장 인공적이지만 더불어 가장 인간적이고 그래서 더 인본적이다.

영혼의 에덴동산 속 지성의 선악과를 손쉽게 따먹은 챗GPT야말로 인간이 만들어낼 만한 피조물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피조물과 조물주의 역할전이다. 인간이 묻고 인공지능이 답하다!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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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기분파 피복아크용접기능사 필기 (가스텅스텐아크용접 / 이산화탄소가스아크용접기능사 포함) - 합격비법 특별부록: 출제유형을 분석한 최신경향158제+적중률을 향상시킨 실전모의고사, 12판 2024 기분파 시리즈
㈜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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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산업현장에서 빠질 수 없는 기술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코 용접 기술입니다. 피복 아크 용접, 가스용접, 절단 및 가공, 특수용접까지 용접 업무는 분야가 다양해요.


일반인에게 용접은 매우 생소한 작업입니다. 개인적으로 용접을 해본 적이 있어요. 용접 마스크를 쓰고 용접봉을 녹여가며 각종 철제물을 맞물리는 작업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멋모르고 했지만 용접 업무가 매우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라는 사실은 그 이후에나 알았지요. 


전문 자격증이 있다는 사실도 이후에나 알게 된 사실입니다. 오늘 살피는 책은 수험서 전문 출판사 에듀웨이에서 2023년 전면 개정된 출제기준을 반영한 <2023 기분파 피복아크용접 기능사 필기>입니다. 내용에는 가스텅스텐아크용접, 이산화탄소가스아크용접기능사라는 특수 용접 기능사 시험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요.


용접 일반의 내용을 통해 용접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론적 내용을 소개합니다. 이후 용접 시공 및 검사, 작업의 안전 관련 내용이 등장하지요. 용접은 고온과 고열이 발생하는 다소 위험한 작업 과정을 거치기에 작업 안전에 대한 사항은 매우 중요한 내용입니다.


더불어 용접재료와 기계제도에 관한 내용도 빠지지 않지요. 또한 각 챕터의 이론을 공부한 후 이론과 연계된 기출문제가 단원 마지막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수험생이 이론을 공부하고 곧바로 문제를 풀이함으로써 자신의 실력에 대한 현황을 실시간 점검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교재가 갖는 매우 큰 장점이지요. 


그리고 각 연계 기출문제 중 설명이 필요한 문제 아래에는 간략한 해설이 첨언 형식으로 표기되어있어요. 문제를 풀고 정답을 확인했지만 정답과 오답의 이유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요. 선생님이 없기에 드러나는 어려움에 대한 최소한의 해결책입니다.


6장에서는 실전 모의고사가 3회분 수록되어 있기에 학습자는 다양한 문제 풀이의 이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에듀웨이 <2023 기분파 피복아크용접 기능사 필기>수험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책의 말미에 있는 최근 기출문제입니다.


총 11회가 수록되어 있기에 문제의 분량 자체가 많아요. 문제 풀이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은 실전 감각을 키우는 데 있어서 매우 유리하다는 의미이지요. 거기다가 최근에 실제 시험에 출제된 바가 있는 기출이기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는 양질의 학습 기회입니다.


그런데 독특한 점은 11회의 기출문제가 한 번은 일반 용접기능사, 또 한 번은 특수용접 기능사의 문제로 번갈아 수록되어 있기에 특수용접 기능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게도 매우 큰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나지 않아요. 책의 특별부록으로 최신 경향 핵심 155제가 등장합니다. 2023년부터 출제기준이 변경되었다고 하네요. 출판사 기획팀은 아마 이 부분을 간파하고 새롭게 개정된 시험의 흐름에 따라 본 교제를 더욱더 실전에 맞게 개정한듯해요. 그리고 그것이 바로 최신 경향 핵심 155제로 보입니다.


시험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빈출문제 155문을 간추렸다고 하니 시험을 직전에 둔 수험생에게 있어 매우 실제적인 도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주요 용접 용어를 수록해 놓았어요. 용접기능사 시험을 처음 치르는 수험생이 느낄 수 있는 용어의 생소함과 낯섦을 줄여주기 위한 출판사의 깨알 배려가 아닐까 싶어요.


본서를 가지고 공부하여 합격했다는 실제 수험생들의 리얼 합격수기는 이 책에 더 큰 믿음을 갖도록 만듭니다. 합격자들은 대부분 시간이 없는 상황 속에서 본서의 이론을 한번 살펴본 후 풍부한 기출문제를 무한 반복해서 풀어보고 익혔다고 하네요. 


실제 시험에서 본서의 기출문제들이 상당히 많이 나와서 어렵지 않게 풀었다는 수험생의 합격 수기가 있는 것 보니 <2023 기분파 피복아크용접 기능사 필기>수험서가 족집게 과외와 같은 톡톡한 효과를 가져다준 것 같아요.


우리가 생활하는 일상의 현장 속 용접 기술이 안 들어간 곳이 없을 정도지요. 많은 물건과 제품들이 용접이라는 공정을 통해 탄생됩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용접은 우리의 일상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기술이에요. 


그리고 이러한 용접을 통해 우리 삶의 질을 더 높여주는 용접기능사야말로 산업 현장의 마술사가 아닐까요? 산업 현장의 아트라고 부르고 싶은 용접 기능의 세계에 도전하려는 수험생에게 이 책은 그 꿈을 이루는 데 있어 매우 실제적이고 알찬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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