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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해설서
정동호 지음 / 책세상 / 2021년 9월
평점 :
모든 사람을 위한 책, 그러나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이 있다. 호기롭게 펼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이 완독을 포기한다는 비유의 보고.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한 권의 책 전체가 비유와 은유로 가득 차 있는 코드화 된 비밀문서와 같다.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야!"라고 외치며 집어던지고 싶다. 대부분 독자들은 중간에 책을 덮는다. 끝까지 읽어도 거의 활자만 기계적으로 따라간다. 철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그렇다. 결코 독자의 접근을 허용치 않는 미스터리한 저작!
지난봄 원작을 읽으며 죽을 뻔했다. 서평을 썼고 그 서평이 포털 메인에 올라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만 명이 넘게 클릭을 했다. 니체와 원작을 한참 오해하고 쓴 서평에 철학을 공부한 몇몇 댓글러들의 팩폭이 시작되었다. "당신 글빨로 운좋게 포털 메인에 뽑힌 것 같지만 니체와 원작은 완전 잘못 이해했어!"라고 들리는 댓글에 철학 문외한의 무지를 겸허히 인정했다.
얼마 전 나의 무식함을 온 천하에 광고해 준 이 암호와 같은 책의 난해함을 해결해 주기 위한 해설서 한권을 만났다. 그야말로 원작의 주석서다. 모든 비유와 은유에 대한 상세한 해설에 끙끙대며 읽었던 원작의 체증이 시원스럽게 내려간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저자 '정동호' 교수는 니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니체 전문가다. 그만큼 책의 내용에 신뢰감이 더한다.
원작의 수많은 비유와 은유로 꼬인 실타래를 차근차근 전부 푼다. 그러나 책이 가지는 백미는 원작의 내용 풀이가 아닌 책의 전반부 100여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는 작품 해설이다. 이 부분만 읽어도 사실 니체 철학과 원작에 드러난 핵심 주제를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