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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獨孤) 탁




9회말 2사 만루 탁 등장
골라낼 테다
스쳐도 좋다





혼자이고 싶고 같이 있고 싶다
외로움은 짙고 꽃은 진다
고독을 즐기며 집어 던진 전화기
드디어 나한테 전화하지 않는구나




뙤약볕에 쭈그려 앉아 색종이를 태운다
입구 좁은 유리병에 물을 채운다
끝까지 노려본다




삶은 나와 그들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끝없는 스윙
끝내기 안타에 사람이 들어온다
외로움은 고독의 열매로 거듭난다

#독고탁 #고독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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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만 타면 멀미가 났다

엄마는 검은 봉다리 내 목에

걸고 한 숨 자라 했다

그물 속 잡힌 고기 놓칠까봐

삶은 계란 든 빨강 망을

꼬옥 쥐었다




목타지요 이거 하나 드세요

건너편 자리 앉은 덩치 산만한 아저씨가

엊그제 빠마한 엄마한테 말을 건다

자꾸 멀미가 난다

겨드랑이 파고드는 내게

저 먼상 바라보면 좀 날거

라며 머리를 쓰담는다




아저씨가 준 캔 뚜껑 입으로 열다가

피가 났다

골고루 먹어야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쑥쑥 큰다 하던데요

입술에서 나는 피는 왜 비릴까요




신기하게도

버스를 내리니 멀미가 그쳤다

아빠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사 준

삶은 계란은 여전히 따끈하다

비릿했던 피도 계란 찍어 넘기니

캐첩처럼 달콤하다

엄마 잃을까 블라우스 자락을

꼬옥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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