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세트 한정판이라는 문구에 출시될 때부터 혹했지만
참고, 참고, 또 참아서 산 책.
1500세트가 다 팔리면 어쩌나 우려 속에 한달을 버틴듯.

 

너무나도 아름다운 책.

 

 

구매하신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니 세트 박스가 훼손된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하던데,

나름 비싼 책인 <혁명의 시대>도 대접 받지 못한 뽁뽁이에 포장돼서

완벽하게 고운 자태로 배송되었다.

 

 

책장에 사뒀으니, 이제 읽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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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1-16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읽을 책들이 너무 많아서
읽기는 시작했는데 후속으로 밀렸네요.

뒷북소녀 2018-01-16 21:53   좋아요 0 | URL
존경합니다. 이 책 실제로 읽고 계신 분 처음 봐요. 얼른 리뷰를 읽어볼 수 있길 고대해 봅니다.^^
 

 

좋은 음악들은 CD로 들읍시다!
따근따근한 김동률 미니앨범 <답장>,

그리고 지난달에 나온 스탠딩에그 정규 5집 <Drama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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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전통 요리를 전문으로 한다는 우 베네딕타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이번에도 역시 흑맥주부터 시키고 앉아서 숨을 돌렸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특히 체코의 흑맥주는 두고 두고 삼삼하게 그리울 것 같다.

맥주는 뭐니뭐니해도 고단한 노동 끝의 휴식을 완성해준다.

우리는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았으니까 이 차가운 술 한 잔이 부끄럽지 않다.

메뉴 고르기는 항상 어렵다.

유대교 경전 토라를 공부하듯이 메뉴 이름과 설명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숙고를 거듭했다.

하지만 선택의 결과는 언제나 하늘의 뜻에 달려 있다.

나는 갈릭 크림 수프와 올드 보헤미안을 시켰고

비노 양은 체코 전통 수프인 굴라쉬와 프라하 스타일 고기 요리를 시켰다.

'올드 보헤미안'이란 이름이 멋져 보이기도 했지만,

이 메뉴에 유대인의 전통 음식인 훈제 혀요리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고 모험심이 꿈틀거렸다.

 

 

─ 윤미나의 『굴라쉬 브런치』 p.87~88 ─ 

 

어쩌면 프라하 여행은 한 권의 책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소고기와 야채를 넣고 끓인 진한 수프로 파프리카나 고추를 넣어 매운 맛이 난다는 체코식 얼클한 쇠고기 수프인 굴라쉬.

아무리 글로 읽어도 도통 상상할 수 없었던 굴라쉬의 맛.

프라하에 가게 된다면 꼭 굴라쉬를, 그것도 브런치로 먹어보겠다고 다짐했었죠.

아니 어쩌면 이 굴라쉬 브런치를 맛보기 위해 프라하를 선택했을지도.

 

 

 

 

저녁 먹으러 간 곳에도 '굴라쉬'가 있었지만 일부러 브런치로 먹으려고 아껴뒀어요.

네루도바 거리를 둘러보고 말라스트라나 광장을 지나 발견하게 된 우 스흐넬루(U SCHNELLU).

여행가이드에 나오는 맛집이라 사람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우리가 갔던 날은 조용한 편이었어요.

여행가이드에 나온 맛집을 찾아가면 꼭 한국 사람들이 있었는데, 우리 외에는 한국 사람도 없더라구요.

 

 

 

 

앗! 잠시 후 이 앞자리에 오늘도 어김없이, 한국인 관광객이 앉더라구요.

역시나 다들 똑같은 가이드북을 들고 있었어요.

앞으로는 가이드북도 좀 더 유니크한 걸 선택해야 할까봐요.

 

골렘 모양의 화덕이 인상적입니다.

프라하는 진흙으로 만든 골렘 전설이 워낙 유명해서 곳곳에서 이 골렘들을 만날 수 있어요.

피규어 같은거 있음 하나 사올걸 그랬어요.^^

 

 

 

우리도 먼저 물보다 싸다는 맥주부터 주문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점심 때부터 맥주를 마시면 긴장이 풀어져서 싫어하는데,

이날은 꼭 맥주와 함께 굴라쉬 브런치를 즐기고 싶었어요.

저는 벨벳 맥주로 선택!

 

책에서도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보헤미안 전통 메뉴들이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스흐넬루" 소고기 굴라쉬가 한 눈에 들어오네요.

덤블링과 곁들여 나오는게 있고, 구운 감자 팬케이크와 함께 나오는 것이 있는데

덤블링은 완자와 비슷할 것 같아서 저는 구운 감자로 선택했어요.

 

이것이 진정한 굴라쉬 브런치!

 

빛깔마저 고운 체코 벨벳 맥주

흑맥주인데 정말 벨벳처럼 부드럽더라구요. 제가 체코에서 마신 맥주 가운데 가장 맛있었던 것 같아요.

원래 저는 톡~ 쏘는 맥주 안 좋아하거든요.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스흐넬루 소고기 굴라쉬

소고기는 양이 조금 적은듯 했지만 구운 감자가 푸짐하게 나왔어요.

소스는 매콤하면서 간간하고, 소고기는 부드러워서 순식간에 꿀떡!

사실 제가 이렇게 소스에 적신 고기 종류를 좋아하지 않아서 한국에서도 잘 안 먹는데,

이건 정말 최고였어요. 만들어 먹을 수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을 정도로요.

 

 

 

이날 우 스흐넬루에서 먹은 굴라쉬와 벨벳 맥주 맛은 정말 두고 두고 그리운 맛이랍니다.

아직도 혀 끝에서 그날의 맛이 맴돌고 있는데, 정말 잊혀지기 전에 다시 먹어보고 싶어요.

책에 등장한 저 레스토랑을 찾아갔더라면 더 좋았을테지만, 이곳도 다른 책에 등장하는 맛집!

이젠 책 속 그 맛을 공감할 수 있어요.^_^

프라하 가시면 꼭 굴라쉬 브런치를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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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용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용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루하루를 사는 데 용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증명할 수 없지만, 용기는 소모품이다.

날마다 필요하니까 날마다 공급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점이 배짱과는 다르다.

배짱은 아무리 부려도 줄어들지 않는다.

뒤집어 말해서 공급할 수 없다.

 

용기를 공급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책을 읽거나 친구를 만나고, 맛있는 것을 먹는다.

모두 용기가 샘솟는 일이다.

행복한 시간을 많이 가지면 사람은 용감해진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신뢰, 그것이 없으면 용기도 생기지 않는다.

무언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

그래서 종교가 있는 사람은 용감해지기 쉽다.

부럽다.

 

(……)

 

마지막으로 나는 용기를 원한다.

그 용기를 아낌없이 소비할 수 있도록 행복한 순간을 많이 만들면서 살리라.

 

─ 에쿠니 가오리의 『우는 어른』 p.197~199 ─

 

 

 

 

 

 

 

 

우리 일상은 늘 무언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처럼 위태롭기만 해요.

이런 일상을 잘 버텨 내려면 대롱대롱 매달려서도 먼 곳을 내려다 보고, 훌쩍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에게는 그저 매달려있는 것 조차 공포스러울 때가 많아요.

한번 이겨내고 나면 다음에는 더 쉬울 것만 같아도,

이 용기내는 것에 이력이 나려면 꽤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한가 봅니다.

아직까지도 매 순간이 공포스러운 걸 보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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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몸에 지닌 것으로 결판이 난다.

자신을 위해 마련된 것도 아니고, 있을 곳이 일정하지도 않은 장소에서,

가족도 일도 없는, 자신의 과거나 미래와도 이어지지 않는 장소에서

그 며칠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머리와 마음과 몸과 가방 하나.

그 홀가분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 에쿠니 가오리의 『우는 어른』 p.116 ─

 

 

 

 ↑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의 버스 정류장

 

여행을 할 때 내 가방은 항상 부피가 큽니다.

커다란 DSLR에 이런 저런 책과 필기도구들,

혹시나 내릴지도 모르는 비를 위해 준비한 우산,

넉넉히 충전해둬야 마음까지 편한 각종 배터리와 여분의 메모리카드까지.

그런데 이런 나와는 달리 매우 홀가분하게 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보입니다.

작은 가방 하나 크로스로 메고,

짝궁이랑 손 잡고 가볍게 흔들면서 걷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할 정도입니다.

 

다음 여행 때는 가방의 크기를 줄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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