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 라이브 앨범 KIMDONGRYUL LIVE 2019 오래된 노래 [180g 2LP]
김동률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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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매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디어 제가 사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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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12-31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여~~~

뒷북소녀 2021-01-04 09: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초딩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2021년에도 건강한 책 읽기 함께 해보아요.^^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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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우리의 끝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다. 전자책, 141쪽




밤마다 책을 읽고 필사를 한다. 그 시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매일 습관처럼 보내는 시간이다. 마치 이렇게해야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것처럼.

'나' 역시 매일밤 시를 베껴 쓴다. "오늘은 쓸 수 있을까. 저 창문에 흔들리는 목련 가지에 대해서, 멀리서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대해서, 늦은 밤 귀가하는 이의 가난한 발걸음 소리에 대해서, 갓 시작한 봄의 서늘한 그늘에 대해서 쓰고 싶었으나 결국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누워버렸다."(17쪽)

'나'는 하루종일 (이혼한 동생의) 6살, 4살 조카들을 돌보고 (어머니 대신) 집안일을 한다. '나'만 빼고 모두 바깥일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에게도 일은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시를 쓰며 등단을 준비 중이지만, 해가 갈수록 쉽지 않다. 맘껏 시를 쓸 수 있는 공간도, 시간도 없고, 그렇다고 재능이 특출난 것도 아니어서 해가 갈수록 뒤처지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일찍이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글쓰기를 하려면 1년에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나'는 돈은 커녕 '자기만의 방' 조차 없다. '나'는 남자친구와의 만남도 조카와 집안일을 돌보느라 거절한다.

내가 동동거리며 노력하고 애쓰는 일들의 결과가 너무 미비하다는 걸 깨달을 때마다 허무해지곤 했다. 플라스틱 포장재에 겹겹이 둘러싸인 물건을 사게 되면 플라스틱 빨대를 쓸 때마다 들었던 죄책감이 무의미해졌던 것처럼. (…) 나의 노력은 너무 쉽게 보잘것없는 것으로 전락되었다. 내가 식구들의 일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 화가 났다. (29~30쪽)

쓰고 싶지만 써지지 않았다. 연필을 잡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벙어리가 된 것 같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누구에게든 털어놓으면 이 갑갑증이 좀 나아질까. 마음처럼 되지 않는 글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의 전공이, 마흔 살이라는 중압감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조카들에게 꼼짝없이 손발이 묶인 나의 현실이, 내가 자처한 족쇄에 엉켜 탈출할 수도 없는 이 집이, 나에게는 육중한 관처럼 느껴졌다. 34~35쪽

하루의 일과란 매일이 똑같았찌만 어느 하루도 같은 날은 없었다. 다른 것들이란 주로 아이들에 관한 것들이었고, 같은 건 시를 쓰지 못한다는 것뿐이었다. 나는 몇 년째 오로지 필사만 하는 중이었다. 44쪽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절대 시간과 절대 노동, 절대적인 참을성이 요구되는 일이었다."(61쪽) '나'는 이렇게 열심히 '해도해도 티 안나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 아무도 그녀의 노력을 돌아봐주지 않는다. "엄마의 레퍼토리는 언제나 내가 쓸모없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게했다."(22쪽) 심지어 동생도 자기 자식들을 돌보지 않고 데이트 하느라 바쁜데, 그녀는 무엇 때문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있는걸까?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일부러 전화를 걸어 '나'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자꾸 마음에 남는다. "가면 간다, 오면 왔다 말할 줄도 모르는 아버지였다. 발걸음 소리며 목소리 한번 크게 내는 법이 없는 사람"(27쪽)이었는데, 이렇게 말씀하신거였다. "인생은 길고, 넌 아직 피지 못한 꽃이다. 주저앉지 마. 엄마가 하란 대로 하지도 말고."(97쪽)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집을 떠날 결심을 한다. 지금이 아니면 더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주저앉게 될 것 같아서, 엄마와 한바탕 싸움을 한 뒤에 빈손으로 집을 나온다. 알바를 하면서 얻은 작은 공간이지만, 드디어 '나'에게도 '자기만의 방'이 생긴 것이다. 그곳에서 '나'가 시를 쓰게 됐는지, 그 시로 등단을 하거나 시집을 내게 됐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이것을 두고 구병모 작가는 "꼭 필요한 만큼 불친절한 결말"(152쪽)이라고 했다.

'나'는 지금 정류장에서 다음에 올 것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할 것이다.

"언젠가 배차 간격이 넓고 승객도 드문데다 목적지도 낯선 버스에 불쑥 올라타게 된다 해도, 우리는 정류장에서 기다렸던 시간을 함께 태워서 떠날 것이다. 세상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게 된들 우리가 만든 문장은 이미 몸에 배었으니 값없이 버려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있다." 153쪽

그동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은 도서관 대출을 활용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선택한 구독형 전자책 플랫폼(첫 달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체험 중)에서 첫번째로 선택해서 읽은 책이다. 경장편이라고 해야할만큼 분량은 가볍지만, '나'의 현실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내용은 가볍게 읽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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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12-2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리얼 리뷰 플렉스!

뒷북소녀 2020-12-22 15:28   좋아요 0 | URL
음...지금 이해 못하고 있어요.ㅋㅋㅋ

보물선 2021-01-06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전자책은 다르네요?

뒷북소녀 2021-01-06 01:00   좋아요 1 | URL
네. 이게 밀리의 서재 에디션이라고 하더라구요. 뒷부분에 작가가 직접 필사한 것도 스캔되어 있어요^^
 
우리가 날씨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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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은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최근 환경 관련 책을 몇 권 읽었다. 그렇다고 환경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특별히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아니다. 유난히도 더운 계절이 찾아오거나 예측할 수 없는 날씨를 마주하게 되면 한번쯤 기후에 대해 생각해 보고, 몇 번 사용하지 않고 버릴 것 같은 물건은 사지 않고(예를들면, 시즌마다 출시되는 텀블러 같은 것들), 가능하면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음식을 먹을만큼만 주문하거나 깨끗하게 비우기(아예 안 먹을 음식들은 안주셔도 된다고 말하기), 이렇게 관련 책들이 서점 진열대에 올라오면 사서 읽는 정도. 나의 노력은 딱 그 정도다.(이것을 '노력'이라고 말하는 나에게 작가는 '주먹'을 날리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중요하다고 여겨지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은 다른 행동으로는 태양전지판 설치, 대중교통 이용, 에너지 절약, 지역 특산물 먹기, 비료 만들기, 찬물로 옷 빨고 자연 건조하기, 포장 줄이기, 유기농 음식 사기, 하이브리드 차로 바꾸기 등이 있다. 이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 다시 말해 이런 노력들만 하는 사람들은 주먹을 날리고 싶은 대상에 '주먹'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비행기들이 전쟁이 벌어지는 유럽 땅 근처에도 가 보지 않고서 중서부 하늘만 순찰했다면 자살행위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75쪽


식단을 바꾸면 이산화탄소 발자국도 줄일 수 있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환경 에세이 두 권을 동시에 읽기 시작했다. 몇 년 전에 읽다가 그만둔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를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우리가 날씨다』를 먼저 완독하게 됐다.(『우리가 날씨다』가 더 읽기 편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읽다보니 두 책의 경계가 희미해져버렸다. 실제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도 같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에서는 우리가 먹는 것을 바꿔서 기후 변화를 늦춰보자는 이야기였고, 『우리가 날씨다』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지금 당장 실천해보자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침 점심으로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다면 세 끼 모두 채식으로 하는 식단의 평균보다 이산화탄소 발자국을 더 줄일 수 있다" (121쪽)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태도도 함께 지적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별 도움이 안되는 일을 하면서 자신이 기후 환경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기분에 빠지는 것(예를들면, 전기자동차를 타면서 환경보호를 위해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편하려고 일회용 캡슐을 사용하면서 분리배출에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것 등). 이 책 혹은 과학자들의 주장이 모두 옳은 것이라며 수용하면서 지금 당장 무언가 할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태도. 우리 주변에는 이 두 가지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엄청 많을 것이다. 물론 나부터가 그렇고.(이렇게 책을 읽는 것만으로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으니.)

전기차로 화제를 돌려 볼까. 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망이 상대적으로 깨끗하다는 점도 다시 따져 봐야 해. 중국에서는 전기의 47퍼센트를 석탄으로 만들어. 전기차로 바꾼다면 기후변화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거야. 전기차를 생산하는 데 드는 에너지가 기존 차량의 두 배나 된다는 점은 어떻게 생각해야 해? 그리고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희귀한 광물 채굴이나, 땅에서 뽑아낸 것의 0.2퍼센트밖에 이용하지 못하고 나머지 99.8퍼센트(이제는 유독성 물질이 된)는 고스란히 오염 물질로 만들 정도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식의 환경 피해들은 또 어떻고?

우리가 실제로 아는 것 이상으로 아는 척을 하면 위허맿. 하지만 덜 아는 척하는 것은 훨씬 더 위험하지. 203~204쪽

트럼프의 말보다 훨씬 더 치명적으로 과학을 부정하는 말이 있다. 바로 수용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면서도 행동에 나서지 않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더 분개해야 마땅하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두려워해야 한다. 우리가 저항해야 할 상대는 바로 우리이다. 내가 내 자식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장본이다. 146쪽

그러고 있을 동안, 내가 생각하고 있을 동안─여러분이 생각할 동안, 우리가 생각할 동안─우리가 행동하느냐 행동하지 않느냐에 따라 세상이 생겨나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한다. 82쪽

동물성 식품 소비를 확실히 줄이지 않으면 지구를 구할 수가 없다. 86쪽


우리가 이렇게 뭉그적거리고 있을 때도, 이 세상은 조금씩 아니 빠르게 파괴되어 가고 있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관심을 갖고 뭔가를 하고, 뭔가를 느껴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다가도 단지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감정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60쪽)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탈것 대신 걸어다니라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 한끼만 먹는 다이어트도 하는데, 아침 점심으로 먹는 고기 양을 줄이는 것쯤은 할 수 있지 않을까? (동물성 식품 소비와 기후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와 『우리가 날씨다』에서 공통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부분이다.)

우리의 식습관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는 지구를 구하기에 충분치 않겠지만, 식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지구를 구할 수 없다. 118쪽

우리는 전 지구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일어나든가 일어나지 않든가 해야 한다. 둘 중 하나다. 파도에 올라타든가, 빠져죽을 것이다. 우리의 불가지론을 극복하고, 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후손들이 우리를 어떻게 판단하겠는가? 우리가 불을 끌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전쟁터를 물려주었다는 사실에 그들은 뭐라 말할 것인가? 251쪽

작가는 십 대 때 나치를 피해 도망친 할머니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해 끝을 맺는다. 아무도,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을 때 할머니는 "뭔가 해야 해요!"를 외치며 마을을 도망쳤고, 결국 살아남았다. 할머니는 자기 자신만 구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아버지와 형제들, 그리고 결국 작가까지 구해낸 것이다. 그때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작가 역시 뭔가(이렇게 글을 써서 알리는 것)를 하고 있다. 우리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는 세 번째 환경 에세이를 낼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을 일종의 자살로 본다면, 우리의 자살은 그로 인해 죽게 될 사람들이 아마도 우리가 아닐 거라는 사실 때문에 더 소름끼친다. 이미 기후변화로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과, 기후변화로 미래에 죽게 될 인구는 아이티나 짐바브웨, 피지, 스리랑카,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처럼 최소한의 탄소발자국을 만들어 내는 지역에 살고 있다. 많은 이들이 기후변화로 죽었고, 앞으로 훨씬 더 많이 죽을 것이다. 지략이 아닌, 자원이 부족해서. 222쪽

화석연료의 한도를 정하여 기후변화를 되돌리기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국제 에너지 기구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필요한 재생 에너지 기반 시설을 갖추려면 적어도 53조 달러의 비용에 적어도 20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그때쯤이면 기후변화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을 겁니다. 이와 달리 동물성 제품을 대체품으로 바꾼다면 온실가스 배출을 급속히 줄이면서 동시에 땅을 비워서 더 많은 나무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대기 중 탄소 초과분을 가둘 수 있게 하는 이중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동물성 제품을 대체품으로 바꾸는 것이 너무 늦기 전에 기후변화를 되돌릴 유일한 실용적 방법인 것 같습니다.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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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12-22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보니, 우리가 즐기는 뜨건 물
샤워도 또한 지구별에 해로운 일이
라고 하더라구요...

조너선 사프란 포어, 분더킨트는 오래
전 타령이고 질소포장된 작가라는 점
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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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식단 선택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는 자칭 '고기애호가'인 내가 몇 년 전에 사서 읽다가 그만 둔 책이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소설에서 보여준 독특한 글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그런 독특함으로 '육식주의자의 변명' 같은 것을 담아낸 책인줄 알았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거의 항상, 내가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고 말하면 누구나, 심지어 나의 관점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이 책이 채식주의를 옹호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것은, 축산업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해 보면 결국은 누구나 고기를 멀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은 이미 그런 결론이 나올 줄 안다는 강력한 가정이었다. (당신은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을 예상했는가?) 24쪽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는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고기(작가는 '동물'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우리가 소비하는 것은 '고기'이므로 '고기'가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에 대해 알고, 우리가 먹는 것을 바꿔보자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는 것은 '공장식 축산'이다. 작가는 방대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 등을 통해 우리가 먹고 있는 고기들이 어떻게 사육돼서 생산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소비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핵심은 '비윤리적인 방식'이 아니다. 그러한 방식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핵심이다. 우리가 먹고 있는 고기가 얼마나 비윤리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생산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쉽게 연관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카고 대학에서 이루어진 최근 연구는 우리의 식단 선택이 지구 온난화에 적어도 운송 수단 선택과 맞먹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UN과 퓨 위원회에서 좀 더 최근에 발표한 권위 있는 연구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축산 동물들이 운송 수단보다 기후 변화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실학 보여 준다. UN에 따르면, 가축 부문은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18퍼센트를 차지하며, 이는 차, 트럭, 비행기, 열차, 배를 비롯한 전체 운송 수단 부문보다 약 40퍼센트나 더 많은 것이다. (…) 잡식주의자들은 채식주의자들보다 7배나 많은 온실 가스를 방출한다.

UN은 육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공장식이든 전통적인 농장식이든) 식량으로 동물을 기르는 것은 "한 지역에서 전 세계 규모에 이르기까지,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이다. (중략) [축산업은] 오염, 기후 변화, 대기 오염, 물 부족과 수질 오염, 생물학적 다양성 상실 등의 문제를 다룰 때 주요 정책의 주안점이 되어야 한다. 환경문제에 가축이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 (…) 공장식 축산 동물 제품을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이라면, 그 단어를 본래 의미와 분리하지 않고서는 환경보호주의자라고 자처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80쪽

그러니까 비윤리적인 공장식 축산 동물이든, 전통적인 방식으로 방목해서 키우는 동물이든, 동물을 먹는 것 자체가 기후 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 책이 발표된 것이 2011년이고, 작가가 인용한 자료가 2007~2008년에 발표된 것이니, 지금은 그 수치가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매년 늘고 있는 자동차 수만큼, 우리가 매일 먹는 고기의 양도 늘었을테니까.


우리가 식단을 바꾼다면, 전 세계가 바뀐다. 329쪽


한편, 작가는 "단백질을 충분히 얻지 못할까 봐 염려스러워서 고기를 먹으려는 생각은 전혀 근거 없다"(188쪽)고 말하며, 우리에게 "동물을 먹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진실을 알았을 때 어떻게 하셨나요"(319쪽)라고 질문을 던진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진실"을 알았지만 닭고기 대신 콩단백으로 만든 음식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나 혼자 식단을 바꾼다고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 것이다. 그러나 "매일의 선택이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며, 우리가 매끼마다 신중하게 선택해서 먹겠다는 결정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는 힘이 될 것이라고 한다.

채식이냐 육식이냐, 공장식 축산이냐 가족농이냐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들, 우리 아이들, 우리의 지역 공동체, 그리고 우리나라에 편의보다 양심을 선택하도록 가르쳐 줌으로써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우리가 가치에 따라 살거나 혹은 가치를 저버릴 가장 큰 기회들 중 하나는 우리가 접시에 어떤 음식을 놓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 3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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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받침 2단 와이드 독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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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지만,

날씨가 점점 서늘해지는 계절이 오니

어깨 근육도 너무 뭉치고 목과 허리가 너무 아파서

책 읽기가 너무 힘들어졌다.

다른 분들도 목이 아파서 독서대 사용하신다고 하셔서

예전에 예스24에서 굿즈로 받은 브라운독서대를 꺼냈지만

귀엽기는 하나 여전히 목을 숙여야 해서 불편했다.



목을 숙이지 않기 위해 독서대 밑에 책을 쌓아 올렸더니

눈높이가 맞아서 그런지 정말 편했다.

다만,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흔들흔들, 불안불안.

이렇게 높이가 고정되는, 높낮이가 조절되는 독서대는 없을까?

검색해 보니 가격이 4만원대, 너무 비쌌다.

내가 얼마나 자주 사용하게 될지도 모르고

나한테 맞는 제품인지도 알 수 없어서 고민하다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공시생 2단 독서대를 사기로 했다.

공시생들은 아무래도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기니

(공시생은 아니지만) 공시생들의 선택을 믿어보기로 했다.

공시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은 따로 있었으나

그 제품과 비슷한 독서대가 알라딘에도 있었다.



공시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독서대와 기본 스펙은 같다.

다만 다른 것은, 하단의 받침대가 이동식이라는 것.

왼손잡이, 오른손잡이 모두 사용이 가능하지만

중요한 것은 저 받침대를 아예 뺄 수도 있다는 것.

(이 부분은 이 업체가 특허 받은거라고 했다.)



책 읽으면서 노트 필기

노트북을 사용할 때는 받침대가 필요하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필기할 때 저렇게 받침대가 있으면 불편해서

아예 빼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필기시 손목에 닿는 받침대 부분은

우드 대신 ABS로 제작되어

나무의 거친 느낌이 손목에 닿거나 가시에 찔릴 걱정이 없다.



노트북 사용하기

와이드라서 노트북 사용할 때 편하다.

다만 마우스 역시 세워서 사용해서

마우스 무게 때문에 이 부분이 살짝 불편하기는 하지만

이것도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저렇게 아이패드도 올려놓을 수 있어서 좋다.

아이패드로 동영상 보기에는 최적인듯.



노트북으로 리뷰 쓰기

특히, 리뷰 쓸 때 저렇게 책을 펼쳐놓고

밑줄 그은 부분을 옮겨 적을 수 있어서 편하다.

전에는 책상 위에 책을 펼쳐 놓으니

목을 돌려서 책장을 봐야하는 것도 불편했지만

두께가 있는 책들은 자꾸 책장이 넘어가서 짜증이 날 정도였는데.



2단 부분도 2단계(필기모드/학습모드),

1단 부분은 5단계로 각도 조절이 되고,

2단 부분을 아예 빼고 1단으로만 사용할 수도 있다.

5일 사용 후기를 정리하면,

인스타그램에서 2단독서대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증샷을 보니

2단독서대를 사용하고나서부터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이렇게 편한 걸 왜 이제야 사용하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사실 나는 아직까지 그렇게 드라마틱한 편안함은 느끼지 못했다.

아직 손에 안 익어서 그런지 필기 할 때 불편하고

목을 숙이지 않고 눈높이에 맞춰 책을 읽고 싶었는데

1단은 기존 독서대와 별 차이가 없고

2단에 올려놓고 책을 읽자니 각도와 높이가 살짝 불편했다.

그냥 읽기만 한다면 그렇게 안 불편할 수도 있는데

나는 책 읽으면서 메모도 하고 밑줄도 긋는 편이라

그럴 때는 많이 불편했다.

아무래도 독서대를 사용할 때는 밑줄을 긋는 대신 플래그를 붙이고

책에 하던 메모는 노트에 해야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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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12-07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용 후기의 디테일이 대단하십니다 :>

이건 뭐 거의 업자 수준이신데요 ㅋㅋ

뒷북소녀 2020-12-08 10:02   좋아요 0 | URL
업자는 아니구요...
그냥 좋다는 리뷰를 봤는데,
저한테 도움이 안됐던 것 같아서요,
정말 리얼한 후기를 쓰고 싶었어요.ㅋㅋㅋ

nas 2022-11-27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세설명감사해요! 전 집에서 쓰는거랑 휴대용독서대도살려고요 혹시 휴대용독서대도 아시는거있으면 시간나실때 말씀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