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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여사의 소설을 읽다가 미미서가를 만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묘사들이, 그 생각들이 좋아서 들었을 생각이므로 마치 내 서재에 미미서가를 만들어 놓으면 미미여사의 그 기발하고 따뜻하고 다정한 글솜씨가 내 것이 되기라도 할 것처럼.

사실 구입해서 서가에 꽂아놓은 후에는 다시 꺼내 볼 확률이 한 10% 정도는 될까? 읽는 당장에는 나중에 그리워서 반드시 다시 꺼내 펼쳐볼 것이다 했지만 그리워지는 순간은 너무 재빨리 다른 생각들로 대체되어 버렸기 때문에 결국 그리움은 그다지 큰 동력이 못된다는 것을 깨닫고 만 지금. 그런 책을 읽었으면 후에 도서관에서 다시 빌려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여기게 된 지금.

읽은 책이 꽂혀 있는 서가는 내가 읽으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찾아올 사람이 없는 비밀스러운 서재까지도 사실은 보여주기 위한, 내가 나에게 나를 보여주기 위한, 나에게 그동안 이런 시간--읽을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을 가진 여유와 이해할 수 있었던 지력과 지나간 것을 간직할 공간이 너의 삶 속에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그런 것이다. 없으면 내가 앞날을 살아내지 못할 그런 절실한 것이 아니라 삶에는 없어도 되는 그런 악세서리 같은 소품인 것이다. 나에게 오히려 필요한 것은 그때를 그리워할 만한 기억력과 딱 그만큼 그리울 새 것일 것이다. 이 책일랑 그저 소중하게 한 줄 한 줄 바르게 어서 어서 읽고 반납해야지. 그리고 나중에 생각나면 그때 다시 빌려 봐야지. 출판사나 서점에게는 좀 미안합니다만. 누구나 사정이 있는 거라서 호호.

 

 

"물어보셔서 이제야 알았습니다. 저는 그때 아무 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이제와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첫머리부터 강력하게 나를 끌어당기는 미미여사!! 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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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하자.

아주 옛날에 반지전쟁을 읽었고

피터 잭슨의 영화도 확장판을 준비해서 수차례 보았고

고맙게도 이 세계에는 꽤 견실하고 후덕한 덕들이 많은지라 

이웃도 삼고 카페도 가입해서 

영문으로 읽기 위한 준비는 어느 정도 마쳤고.


내 90년대 초반에 반지전쟁이라는 묘한 제목의 책을 사서

고 글자들 조그맣고 빽빽한 페이지들을 읽으며 와아...

감탄해마지 않았고 덕분에 문학에 대한 생각을 다시 바로잡아

세상 보기를 엘프와 같이하기로 마음먹은지 오래인데

그게 뜻대로 됐을리(는 만무지 물론 ㅋ) 없는 지금에

그래도 그 세상을 엿보던 기억이 가장 평안했던지라

다시 한번 그 영화를 누려보고자 하여 드디어.


여전히 이 세계는 진지하고 순결하고 무겁고 아름다울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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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26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이 온라인 게임의 모태가 되었어요.ㅎㅎㅎ
트롤.오크.파이어볼.리콜..등등등.수만은 개념이 그래픽화되고 보여졌지요.하여간 북유럽신화를 기반으로한 신화의 전설이되었다능.

2016-01-26 11:23   좋아요 1 | URL
그렇죠. 감히 판타지문학의 모태가 아닌가 합니다. 영화조차 시리즈를 끝내서 지금 마음이 헛헛해요.ㅠ
 

빌린 책 속에 들어 있는 누군가의 속눈썹 한 올을 가지고

길거나 짧거나

언제나 가늘어서 약해 보이는 

어쩌면 사람이나 동물의 가장 여린 부분으로 다가오고 지나가는 것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배기는,

제 자리를 벗어난 이후에도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생의 가여운 흔적


이라고 쓴,

곡기윤일랑*의 팬을 자처한 옛 친구의 속눈썹이 얼마나 예뻤는지








*곡기윤일랑 (たにざき じゅんいちろう | 谷崎潤一郞) 일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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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자학으로밖에 안보였다. 

원작은 분명 이런 느낌이 아닐 것이라 믿고 있는데

내용은... 왜 이렇게 길게 찍었는지 모르겠는...쩌ㅂ


아마도 그래서 오스카를 바라고 찍었다는 소문이 무성한 것.

미키 루크처럼 디카프리오가 타고난 미모를 죽여 사내다움 또는 마초를 선택하는 것이 

비단 사적인 이유 뿐이겠는가.

나름 연기하는 배우로서 욕심이 있다는 것 아닌가.

사실 디카프리오는 아주 옛날에 받았어야 하는 상이기도 하다.

길버트 그레이프 때. 

길버트보다 그 정박아 동생이 뚱뚱한 엄마가 더 인상적이었던 그 영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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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마션
리들리 스콧 감독, 맷 데이먼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는 맷 데이먼인 모양이다.

라이언 일병 때도 참 많은 희생을 치르고 살아돌아왔다.

그런 영웅으로 아마 맷 데이먼, 

수려한 미남은 아니지만 머리 좋고 허우대 멀쩡하고 정신줄도 놓고 있지는 않아 보이는 

그런 사람. 게다가 연기력도 나쁘지 않고 제작도 감독도 하는 은근 전전후 능력자.


그건 그렇고.


뭐든 전문가여야 한다는 생각이 부글.

식물학자는 그래, 화성에서도 감자를 키운다 ㅋ

하필 맷 데이먼인 게 인터스텔라랑 묘하게 오버랩되서 좀 웃었고.

제프 다니엘스가 연기한 나사국장의 원칙주의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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