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추억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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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8월말에 알라딘 이벤트에 당첨되어 가제본을 읽었다.그리고는 두 달만에 정식 출간되었다.그래서 작가의 친필 사인본을 받았다.




작가의 사인이라... 소장 가치가 있겠다.
이 책은 연쇄살인범과 그를 잡는 경찰 수사관이야기이다.
그리고 다양한 범죄자들, 경찰, 심리학자가 나온다. 음침한 도시 풍경과 부패한 사회 모습을 보게 되는 왠지 우리나라의 뒷골목을 보는 듯 씁쓸한 작품이다.




이벤트를 응모하고 가제본을 읽고 다시 설문 이벤트에 응모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정식 책을 받기까지 50여일을 기다렸다. 마치 내가 책을 만든 사람처럼 긴장되고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책을 받고 나서 정말 기뻤다.
내가 생각했던 제목은 <기억의 퍼즐>,<트라우마:누군가와의 헤어짐, 상처 받은 기억>,<의사 기억:기억하고 싶은 것만 보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봄>,<스톡홀름 증후군:인질이 유괴범에 대한 정신적 유대감을 갖음>이었는데 선택되지는 못했다. 너무 어려운 단어들이었나보다.
그런데 <악의 추억>도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가제본과 비교해보면 확실의 편집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아무것도 없이 글만 있는 가제본에 비하면 출간된 책은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표지의 그림 중간중간의 간지 그림, 케이블카를 연상하게 하는 단락 형식, 그리고 사건의 중요한 열쇠가 되는 퍼즐이 답과 함께 나오는 사진, 책속의 책처럼 멋지게 편집된 마지막 심리 상담 보고서 등 그냥 펼쳐보아도 흥미진진하다.




마지막의 표지에 나오는 말이 인상적이다.
하나의 기억, 두 개의 도시, 세 명의 희생자, 네 개의 퍼즐
멋진 표현이다. 작가의 생각인지, 독자가 찾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양한 수사용어와 심리용어가 사용되고 역동적으로 사건이 이루어지고 매코이가 수사하는 장면이 나와서 재미가 있다. 

모든 사건이 이어지고. 퍼즐과 연관이 되어서 무척 긴밀하게 나타난다. 

잠이 안 오는 날 밤에 읽으면 정말 좋을 듯하다. 

영어를 잘한다면 퍼즐도 맞추면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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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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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개그 유행어중에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가 있다. 웃찾사에서 나온것 같은데... 

우리 사회에 이런 전혀 아닌 모습들이 많다. 

이 소설에서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돼는 사건을 놓고 인간들이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 서술하고 있다. 

말도 안되는 파렴치한 사건을 두고 온갖 엘리트들이 머리를 짜내어 전혀 다른 사실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허물을 감싸기 위해 다른 사람의 치부를 드러내는 더욱 잔인한 행동들 서슴치 않는다. 

안개속의 부정부패한 우리 사회를  훤히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이건 아니잖아 8가지>  

1. 교장, 행정실장,상담교사의 학교 안에서의 상습적인 청각장애우 성폭행 

2. 2건의 학생 사망사고의 단순 사고처리 

3. 불법적인 사립학교 운영 

4. 황변호사의 신들린 변호와 전관예우라는 관행 

5. 솜방망이 판결 

6. 보험 사기단 같은 윤자애의 전치 4주 판단, 학생 30명 고소 

7. 성폭력 가해자 박보현의 복직 

8. 무진 민주화 운동 28주년 기념식과 시위대 탄압 

이런 부도덕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건앞에서 주인공 강인호와 서유진, 최목사가 펼치는 활동은 정말 감동적이다. 

사건을 확인하고 경찰에 사건 접수하고 교육청에 공립특수학교 설립을 신청하고, 시청에 신고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다. 무진시는 귀머거리들만 사는 도시인가? 그래서 시사 프로 방송에 나가고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사건이 수사가 되고 판결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지지부진하다. 돈이 오고가고 압력이 가해지고 서로의 흡집을 내며 고통스럽게 이어진다. 판결은 솜방망이로 끝나고 가해자가 아무런 변화도 없지만 사건을 비밀로 유지된 것보다는 훨씬 나은 방향으로 해결이 된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 의해 아이들이 구출되고 따뜻한 보금자리를 얻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진실은 지키기 힘들다는 것을 배우게 되고 자신들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꺠닫는다. 적어도 버림받았다는 절망감을 갖지 않는다. 그들에게도 인권이 있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행복하게 살게 된다. 

홀로 서고 더불어 살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한 셈이다. 

우리는 신체의 장애가 없지만 어쩌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지도 모른다. 고통으로 울부짖는데 안 들리는 척 눈감아 버린 것은 없는가 반성하게 되었다. 

날 것 그대로의 진실에 대해 불편해 하지말고 거짓말릴레이를 하지 말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진실을 확인하고  더불어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 책이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우유부단하지만 믿음직스러운 교사 강인호는 송일국이나 김명민정도가 좋을 것 같고, 여자 전사 서유진은 털털한 신은경 정도가 좋은 듯하다. 학생 유리,연두,민수는 진짜 청각장애우를 캐스팅해도 괜찮겠다. 수화를 잘해야 하니까. 이 영화가 정말 영화로 만들어지면 일등으로 달려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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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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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입장이 되어 큰아들에게 편지를 보내본다. 

 

형철이 보거라 

애미를 잃고 괴로워할 널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구나. 아들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거라.

형철아, 애미는 너에게 늘 미안했단다.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는 부모라 늘 미안했단다. 

애미에게 넌 신랑이고 아들이고 기둥이고 버팀목이었지. 

넌 방황하던 아버지를 대신했고 내 미래를 대신했어. 동생들을 대신 돌보고 큰 오빠 노릇하느라 많이 힘들었을거야. 

자식들이 없었다면 그 힘든 시간을 어찌 보냈을까.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자식은 장땡이란다. 

 

네가 성공하겠다고 서울 갔을 때 동생들까지 딸려 보내 너의 어꺠를 무겁게 해서 미안했다. 

생활비도 주지 못하는데 동생들까지 챙겨야하니 너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겠니. 그떄부터 애미는 너에게 죄인과 같았지. 

좁은 방에 자식 셋을 몰아 넣고 고생시키는 것을 볼 떄마다 애미 마음이 찢어졌단다. 

그래도 너희는 큰 불평없이 곱게곱게 바르게 바르게 컸지. 

정말로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한 가지 너에게 아쉬운 것이 있단다. 니가 고등학교떄 약속했던 되려던 것을 이루지 못한 것이지... 

애미는 그떄의 너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애미를 붙잡기 위한 것이었겠지만 너의 그 말이 애미에게는 큰 빛이었어. 검사가 되겠다는 네 약속 말이다. 애미는 아직도 니가 검사가 되는 날을 기다린단다. 

 

 형철아!

애미를 우악스럽고 억척스럽고 미련하다고 생각하지는 말아다오.애미는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단다. 작은 것에 감사하고 견디고 자식들 잘 되기만을 바랐단다. 엄마에게도 낭만이 있었지. 너희들 창호지 문고리 옆에 달았던 단풍잎 기억하니? 애미를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해다오. 비록 이렇게 길바닥에서 객사를 하지만 아름다운 애미로 기억해다오. 

 

이젠 애미의 할 일을 다한 것 같구나. 이젠 병 들고 지친 육신을 쉬고 싶구나. 다음 생에는 나도 좋은 부모 만나 밝은 세상 넓은 세상 구경하며 살고 싶다. 어린 시절에 엄마를 여의고 정말 힘들게 버티어 왔지. 나에게도 따뜻한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헀는데 대화를 할 만한 벗이 필요했는데 많이 부족했단다. 

형철아! 

너무 슬퍼하지 말거라. 너는 100점짜리 아들이었으니... 형철아! 이 애미를 화장해서 곰소 바닷가에 뿌려다오.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구나! 

마지막으로 또 부탁한다. 동생들 잘 챙기고 좋은 부모가 되거라. 

푸른 슬리퍼 신은 애미가 

 

엄마는 글을 모른다고 했지만 아프기 전에 글을 배우러 다녔다고 한다. 만약에 글로 쓴다면 큰 아들에게 이런 글을 썼을 것 같다. 신랑보다 믿음직스러웠던 큰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말이다. 전라도 사투리로 쓰면 더 좋았을텐데... 사투리는 잘 모른다. 

"그냐? 근게? 겁나게" 정도밖에 모른다. 

이 책 읽으면서 겁나게 많이 울었다. 소리 내서 꺼이꺼이 울었다. 정서 순화는 많이 된 셈이다.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했다는 말을 읽으면서 가장 슬펐다.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엄마가 필요하다. 엄마가 없는 사람들은 그 슬픔이 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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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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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소설책을 읽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봉순이 언니>,<고등어>,<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도가니>까지

 그녀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그녀와 가까워진 느낌은 받지 못했는데

그녀의 에세이를 읽으니 그녀를 아주 잘 알게된 느낌이다.

소설에서 작가는 정장을 입은 격식을 갖춘 느낌이라면 수필에서 작가는 아주 편안한 속옷차림이다. 조금 민망하기도 하지만 아주 친근하다.

 그녀의 징크스, 그녀의 술 친구들, 자녀, 엄마로서의 이야기, 독일, 강원도의 생활, 예전의 결혼 생활의 흔적들,  작품 활동의 고민들 등 아주 사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녀는 글을 연재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하지만 그녀를 아주 많이 좋아하게 되었다.

 
그녀의 유머러스한 모든 면에 대해 공감한다.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는 것은 유머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꼭지는

'허영쟁이를 질타한 강원도의 힘'과

'다꽝과 오뎅에 관한 미스터리'이다.

중고등학생들에게 읽혀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전자는 장인정신이나 절약정신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후자는 순수한 우리말에 대해 찬반 양론으로 나누어 이야기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컴퓨터 가게 아저씨의 말이 귀에 쟁쟁하다.



아직은 쓸 만해요. 아직 쓸만한 걸 얻다 버리려고 그래요?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

자식도 남편도 세상도 어떤 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일단 자신부터 변화시켜보고 해야할 것들이다.

 아픈만큼 성숙하는 것이고

고통을 인내하는 과정에서 지혜가 생겨나는 것이기도 하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수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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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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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종영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기억하며  이 책을 다시 읽었다. 

이순신 역의 김명민의 연기가 대단했었다. 거북선의 제조 과정과 일본군 역을 한 연기자들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러나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자꾸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 

이 소설에 따르자면 이순신은 정말 자살에 가까운 죽음을 맞는다. 살고 싶지 않았다. 살아도 임금에게 또 끌려가 문초를 당할 것이다. 

그는 의금부에  조정을 능멸하고 임금을 기만헀으며 조정의 기동 출격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한양으로 끌려가 문초를 당했으나 시기가 위급하여 놓아준다. 그리고는 통제할 수군이 없는 수군 통제사로 다시 임명된다. 얼마나 허탈한 일인가. 

그래도 이순신은 일본군에 대한 적의를 늦추지 않는다. 그리고 임금에게 보내는 장계에도 자신감을 보인다. 군신의 예를 다한다. 

신의 몸이 아직 살아 있는 한 적들이 우리르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 한문장이 임금을 향한 그리고 이 세상 전체를 겨누는 칼이기를 바랐다. 그 한 문장에 세상이 베어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순신은 혼자 몸으로 어쩔 수가 없었다. 열심히 노력해서 되는 전쟁이 아니었다. 일본의 전장의 사망으로 전쟁은 저절로 끝이 나고 있었다. 청나라의 군사는 호의호식하고 유람여행을 하듯 거드름을 피우고 있었다. 천지가 적군이었다. 그리고 육군과의 협동작전을 계획하지만 그또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혼자 고군분투하다가 조용히 전사한다. 

울기만 하는 못난 질투쟁이 임금과 수수방관하는 천군이라는 이름의 명나라 군대, 대책없는 비인간적인 일본군과, 자신의 공적만 생각하는 이기적이고, 게으른 장수들 이순신은 답답하기만 하다.  

굶주리는 백성들이 보이고 도륙당하는 마음이 눈앞에 있는데도 아무도 걱정하지 않다니... 혼자 얼마나 마음을 끓였을까. 

이순신 안에 내재한 적의와 분노가 나에게도 느껴진다. 

지금 이 시대도 마찬가지 아닌가? 다 알고는 제대로 된 정신으로 살 수 없지 않은가? 그래도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한 것이 아닌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시체를 이 쓰레기의 바다에 던지라고 말하고 싶었다. 

세상의 끝이 이처럼 가볍고 또 고요할 수 있다는 것이, 칼로 베어지지 않는 적들을 이 세상에 남겨놓고 내가 먼저... 관음포의 노을이... 적들 쪽으로...

 

이순신의 마지막 대사를 읋조려본다. 그리고 조금을 깨끗하고 정직하고 시원한 세상이 펼쳐지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김훈의 다른 작품들도 함께 생각해 본다. 

리더의 강력한 카리스마나 리더쉽을 이야기할 떄 이순신을 이야기한다. 나라를 생각하고 정의를 생각하던 그를 모두 잊지 못하는 것이다.그 당시에는 다른 방해자들에 의해 빛을 발하지 못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진실은, 진리는 밝혀지는 것이다. 지금도 옳은 지도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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