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읍내 - 제1회 고루살이문학상 수상작
최용탁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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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즐거운 읍내이지만 전혀 즐겁지 않은 내용이다. 

명절특집으로 나오는 드라마처럼 부모의 죽음을 앞두고 부모의 유산을 두고 형제가 싸움을 벌인다. 내가 더 가질거야. 넌 뭘했다고 그래. 이런식의 난투극은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구역질이 난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정신이 더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사람들의 돈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드는 어떤 욕심꾸러기들이 현실에 너무 많다. 

이 소설에서는 긍정적인 인물을 찾을 수가 없다.  

형의 상속분까지 모두 빼앗아 부자가 된 주인공 조백술은 아내가 치매에 걸렸는데 몇 달 버티가다 요양원에 보내고는 아쉬움보다는 시원함이 더 크다. 그리고 조백술의 첩으로 나오는 박말순(봉선댁)은 도무지 아무 생각이 없다. 시대의 흐름에, 주어진 인생에 그냥 습자기처럼 스며들면 산다. 아버지에게는 매맞고, 부모님이 돌아가시고는 동네 유부남에게 농락당하고, 도망가다시피 충청도 신오복에게 시집와서도 노예처럼 일한다. 그리고 다시 조백술의 후처가 되어 버리는 삶이다. 안타깝기도 하지만 주체적인 선택이란 것이 없어서 답답하다. 

조백술의 아들, 딸들은 모두 돈에 눈이 충혈된 하이에나들로 나온다. 형제간의 우애나 사랑, 함꼐함을 찾을 수 없이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린다. 

약간 긍정적인 인물을 찾자면 필재의 큰 아들 진구와 처 미영정도이다.농촌에서 새로운 영농법들을 연구하고 농촌을 살리는 운동에 힘쓴다. 그리고 미영은 치매걸린 시어머니를 모신다. 

술과 돈과 본능에만 집착하는 안타까운 인간군이 사는 곳이 읍내리이다. 이런 농촌의 모습은 전혀 즐겁지 않다.  

오늘 아침 뉴스에도 이런 사건을 본 것 같다. 농한기 겨울철에는 농촌에서 가정집이나 회관등에서 상습도박으로 걸려드는 경우가 400건이 넘는다고 한다. 일년동안 농사지은 수매액이나 밭농사한 돈를 겨울에 도박으로 날린다는 것이었다. 판돈이 1000만원대가 넘는다고, 신사임당 5만원 권이 수북히 쌓인 화면이 한참 나왔었다. 구제역이다 조류독감이다 시끌시끌해서 설 경기가 더 안좋다고 하는데 어찌하면 좋은가?  우리의 농촌말이다.  

이 소설을 읽고 함께 생각해볼 문제이다. 중국산에 치이고, 전염병에 치이고, 신도시 개발에 치이고 농촌은 어디로 가야하는지 생각해봐야한다. 이 작품은 그런 화두를 충분히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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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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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나 드라마에 나오는 대기업, 재벌들의 이야기는 그냥 남의 이야기였다. 왜 저렇게 돈을 가지고 싸울까? 또는 그냥 돈이 많아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해서 좋겠다 정도로 생각했었다.

별로 관심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같은 내용인데 소설로 읽고 나니 화가 난다. 

언론에서 떠들어대던 허울 좋은 문화 사업이나 기부나 사회적 환원 등등은 모두가 가식이었고 탈법 및 비자금을 만들기 위한 얇은 수완일 뿐이었다 

얼마나 많은 돈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흘러가는지 대충 맥이 잡힌다. 

일광기업이라는 대기업을 놓고 그 속에서 정말들 열심히 살아가는 회장이며, 박재우, 강기준, 윤성훈 등등의 사람들의 행태를 볼 수 있다.  

회사 직원들에 대한 사랑이나 고마움은 전혀 없이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회장의 모습도 깜짝 놀랐다. 자기 혼자만 잘 살겠다고 '구구팔팔이삼사(아흔아홉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만 앓고 떠난다)'라는 구호를 외치지 않나, 일본의 어느 회장이 썼다는 젊은 여자의 기를 받는 목욕탕을 생각하는 장면도 기가 찼다. 또한 노조에 대해서 회사를 엎어먹자는 불한당 패거리라고 생각하고 회사의 모든 것이 내 것이고, 그 누구도 내 재산에 손끝 하나 댈 수 없다는 오만함은 정말 치가 떨릴 정도이다.  

그 밑에서 회장을 보좌하는 사람들의 분당, 파당, 아부, 아첨도 볼 만하다. 어찌나 열심히들 일을 하는지 안쓰러운 정도이다. 공무원을 찾아가 로비하고, 술자리에서 로비하고, 뛰어난 기획으로 탈법을 조장하고, 회장을 설득시킨다. 그리고 어떠한 일도 모두 돈으로 해결한다. 신문의 기사나 대학의 임용도 모두 돈으로 해결이 된다.대기업이 광고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신문사도 입바른 소리를 하지 못한다. 대기업에게 잘못 보이면 광고를 내지 않으니 기업에게 유리하도록 기사를 실는다. 대학도 대기업이 후원을 받지 못하면 안되기 떄문에 대기업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교수는 기업이 대학을 압박하여 맘대로 그 임용권을 박탈할 수 있다.

이에 대항하는 시민단체의 모습은 정말로 개미처럼 미약하지만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강해진다.

돈 앞에서 인간이란 허약하기 짝이 없는 군상이지요. 고깃덩어리를 본 굶주린 하이에나 떼라고 해야 할 겁니다. 돈에 팔려 동료들을 배신하며 거짓증언을 한 사람도 나쁘지만, 더 나쁜 건 거금을 미끼로 가난한 사람들을 유혹해 그런 것을 시킨 자들이지오(367쪽)

1,2억 정도는 우스워서 증거인에게 돈을 주고 매수해서 재판을 뒤엎고 승소를 얻고 그나마 약소한 재판 결과에 대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이 컸고,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국민경제에 더 이상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금방 풀려나는 솜방망이 처벌밖에는 내려지지 않는다.그리고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난다. 

하지만 우리의 영웅 허민 교수와 변호사 전인욱은 시민단체 경제 민주화 실천연대를 통해 계속 법적 고발과 법적 투쟁을 한다.감시, 감독하며 시민의 이익을 위해 싸운다.이러한 시민단체가 많을수록 사회가 깨끗해지고 정의로워지고 민주적이 되는 것이다. 계속 말하고 계속 시정을 요구하고 법적으로 투쟁한다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일지라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올 여름에 한 연수에서 조정래 선생님의 강연을 들었다. 어찌나 강경하고 거침이 없던지 그 말씀하시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의 독설이 마치 욕쟁이 할머니에게 욕을 듣는 것처럼 부끄러워지면서 속이 시원해졌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을 준다. 독자들에게 너희들 무엇을 하고 있느냐? 이렇게 썩어 문들어진 사회에 대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지 않느냐? 화두를 던지고 있다. 

대기업의 비리, 부정부패, 비자금 등에 대해 생각할 때 꼭 같이 읽고 함께 이야기 해 볼 만한 멋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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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하는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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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아무도 없는 사막을 혼자서 걸어온 발자국이 보인다. 하늘은 맑은데 무언가 의미심장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늘나라로 가는 길처럼 말이다. 죽음을 이르는 말로 북망산이나 요단강이라는 말이 있다. 산을 넘는다, 강을 건넌다라고 표현한다. 무언가를 넘어 건너가는 먼 길이다. 인간은 모르는 다른 길이다. 죽음을 표현하는 다른 말들을 보면 인간이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가 있다. 숟가락을 놓다. 저 세상으로 갔다. 죽다. 운명하다. 타계하다, 선종하다. 열반하다. 요절하다 등등 

인간은 죽음이라는 한계상황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그 마지막을 모르는 것처럼 늘 자만하고 욕심을 부린다.그러다가 마지막에 이르러서 늘 자신의 망종에 후회를 한다. 일만 한 것에 대해, 여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가족을 사랑하지 못한 것, 뜨거운 연애 한 번 못한 것,결혼을 하지 못한 것 등등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 오츠 슈이치의 잠언과도 같은 책이다.  

죽으면서 그들이 남겼던 마지막 후회의 말들을 기록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준다. 

죽음 앞에서 모든 인간이 겸손해진다. 그리고 가벼워지고 부끄러워진다. 인간의 진실한 마음을 볼 수 있다. 

 내가 죽을 때 할 수 있는 후회들을 미리 본다고 생각하며 읽었다. 나는 너무 일만 하는 것은 아닌가?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자주 표현하는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먹고 싶은 것은 먹고 있는가? 마지막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가? 나의 장례식장 풍경은 어떠한가? 내가 살아온 증거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남길 유산은 무엇인가? 어떤 신을 만나 가르침을 받을 것인가? 등등 

실제로 일주일 전에 할머니께서 숙환으로 돌아가셨다. 90이 넘으셔서 오랫동안 병원과 요양원을 다니셨는데 손녀로서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다. 어머니의 말씀으로는 정말 나무토막처럼 말라서 아무런 의식도 없이 호스로 목에 끼고 눈을 꼭 감고 계시다고 했다. 마지막을, 인생을 정리하고 가족과 대화를 나누고 할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말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도 그리고 가족도 말이다. 그래서 천상병 시인의 시구처럼 삶을 아름다운 소풍이라고 말하고 아무런 여한없이, 후회없이 떠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쓸쓸하지만 가슴 아픈 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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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하는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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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도록 유한한 삶을 열심히 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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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리깡 1
강도하 지음 / 바다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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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 때 시험끝나고 친구랑 동인천에 있는 만화방에서 순정만화를 본 것이 20년이 다 되어간다. 

이슬이와 푸르메가 나오던 학교 연애만화들을 읽었는데 그 후로는 만화는 읽지 않았다. 시간도 없었고, 매력적인 만화도 찾지 못했다. 

이 책은 정말 귀하게 나에게 왔다. 

세브리깡이라는 말이 어디서 듣긴 들었는데 그 출처를 찾지 못해 헤매고 있을 때 책 속에 나왔다. 

귀한 자식을 얻은 아버지가 세상의 온갖 귀한 것들을 모두 넣어 자식의 이름을 지어주었단다. 그 이름이 "김수한무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그 뒤에도 한참이 있다. 

거기에 나오는 세브리깡이 이 만화의 여자주인공이다. 사연을 알 수 없는 세브리깡은 늘 누군가를 도와주면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소원한다. 거의 무료로 일을 도와주고 기쁨을 찾는다. 

그러다가 이글이라는 남자의 가짜 데이트 상대가 되고 점점 사랑이 진행되는 과정이 나온다. 

만화의 캐릭터가 그렇듯 인물들이 살아 숨쉰다. 

왕따 경력이 있는 집착녀 초연, 초연에게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글, 누나의 애인이었던 고시 준비생 이혁도, 이혼 경력이 있는 이글의 친구 디자인 회사 사장 진구, 그 사무실의 뚱뚱한 직원 봄비, 미소, 또랑이, 세브링깡 등등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지는 여자 주인공,또랑이의 새언니와 오빠는 완전 엽기 인물들이다. 그리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간직한 봄비의 아버지, 말도 없이 떠나버린 이글의 누나 등등 

눈을 감고도 얼굴이 떠오르는 인물들이다. 

이글과 세브리깡의 달콤 새콤한 사랑이 기대가 된다.원래 여성스럽지 않은 여자가 더욱 매력을 발산하는 모양이다. 완전 캔디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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