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 - 그 순간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다
안철수.박경철 외 지음 / 이미지박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아이들에게 위인전을 읽으라고 많이 말한다. 그런데 이순신이나 세종대왕, 헬렌켈러 등등의 위인전은 너무나 거리감이 있다. 아이들이 읽어도 실제에 적용하기가 무척 어렵다.  

그런데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읽힐 만한 적절한 위인을 찾기도 힘들고 피부에 와닿는 멘토들은 더 찾기 힘들다. 

그런 와중에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말이 좋아서 이 책을 골랐는데 역시나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각 분야의 멘토들이 자신의 삶에서 힘들었던 순간들, 도움이 되었던 말들, 친구들, 그리고 극복한 이야기들이 다 나온다. 마치 라디오의 사연코너를 듣는 것처럼 정답고 살갑게 느껴진다. 아주 많은 위인전을 읽은 듯 부자가 되었다. 이 책을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꿈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의사, 시인,건축가,피디,작가,평론가,몸짱아줌마,동화작가,아나운서,성우 등등 학생들이 선망할 만한 모든 직업의 대표주자들이 자신의 어린시절, 힘든 시절을 이야기한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은 행복전도사 최윤희씨의 글과 소설가 양귀자씨의 글이다. 

모두의 삶이 거창해보이고 위대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아픔과 시련이 녹아있다. 참고 인내하고 견뎌내어 지금의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최윤희씨의 삶도 만만치 않다. 남편의 부도와 벼랑끝 절망, 사회 생활 시작, 명예퇴직, 그리고 책 출판, 방송 출연 등등 

하지만 그녀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인생은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행복은 셀프"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에너지를 축적해서 불을 만들고 행복을 만들어야 내 삶이 행복해진다."라고 말한다. 내 인생을 주도적으로 섭외하고 활동해서 멋진 영화 한 편을 완성하겠다는 생각에 동감한다. 내 인생도 그녀의 후반 인생처럼 '요절복통 박장대소 코미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 행복을 만들고 웃음을 창조하는 프로가 되어야겠다.

양귀자의 글은 이 책의 주제와 약간 벗어나는 감이 있다. 결정적인 순간은 없다. 다만 매 순간 성실히 노력해서 그것이 쌓이면 달라진다는 것이다. 역시 작가라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 완전히 사로잡혔다. 그녀의 글은 정말 매혹적이다. <원미동 사람들>을 지을 때의 창작 동기가 나와서 좋았다.

영혼을 강타하는 벼락은 아무에게나 내리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작은 실금에도 불현듯 둑은 무너지고 물은 범람한다.  깃털 같은 눈송이도 쌓이면 지붕을 가라앉히고 거목을 쓰러뜨리듯 우리들 삶은 늘 하찮은 것으로부터 커다란 것을 일궈낸다. 열심히, 무조건 열심히만 살면 무엇이든 쌓인다. 더 이상 무엇을 말하랴. 결정적인 순간이란 곧 전력을 다하여 살아낸 순간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학생들이 또는 누구나가 매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진지하게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매 순간이 승부차기이고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면 인생은 정말 달라질 것이다. 학생들이 읽고 마음 속에 불꽃 하나씩을 간직했으면 좋겠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0-07-11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담어린이에서 나온 같은 제목의 책을 봤는데 비슷할 듯...
 
붉은 밤을 날아서 카르페디엠 23
벤 마이켈슨 지음, 문세원 옮김 / 양철북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81년 과테말라에서 있었던 내전, 양민학살이야기를 한 남매의 이야기로 형상화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우리나라의 광주항쟁이야기도 생각나고, 노근리 사건도 생각나고,베트남 이야기도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였다. 

제목만 보아서는 저녁무렵의 이야기인가 꿈과 희망이 넘쳐날 것같은 이야기일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이 소설에서 붉은 색은 전쟁,살생,죽음을 나타내는 색이었다. 

게릴라 군과 군인들 사이의 전쟁에서 군인들은 부자들을 위해 무슨 일이든 했다. 땅의 소유권을 뺴앗고 모든 사람을 죽인다. 주인공 12살 산티아고는 5살짜리 막내 동생 안젤리나와 유일하게 살아남는다. 여러가지 위험한 고비를 지나 겨우겨우 삼촌이 만들어 놓은 작은 카유코(배)를 타고 유키탄 해협을 건너 미국으로 가는 내용이다. 23일간이나 험한 파도와 파고와 싸우며 배고픔과 지루함과 두려움과 싸우면서 미국에 도착한다. 

"넌 정말 용감한 일을 하고 있는 거야. 너희를 위해 기도하마. 부디 무사하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희가 두려움 없이 살 수 있는 곳에 무사히 도착해서 도스 비아스에 일어난 끔찍한 일을 세상에 알리기를 진심으로 바라마." 

과테말라에는 더이상 희망이 없어서 희망을 찾아 5살 여동생과 험한 항해를 시작한다. 어린 동생을 어르고 달래고 보살피는 모습은 영화 <천국의 아이들>이나 <마음이>를 떠오르게 했다. 또 바다와 싸우고 고기를 잡고 항해하는 모습은 <노인과 바다>를 떠오르게도 했다. 

어렵게 어렵게 정말 미국이란 곳에 도착하여 치료를 받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게 되고 도스 비아스에서 있었던 학살 사건을 이야기하고 소설은 행복하게 끝난다.  

그런데 마지막에 이런 의문이 생긴다. 정말 미국이 희망일까? 1980년대, 1990년대에는 희망이었을까?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세계여러나라의 사람들이 미국을 찾았는데 그들이 정말 행복해졌을까? 미국은 정말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을까? 궁금하다. 마지막 역자의 말에서처럼 전쟁을 조작하고 조장하는 것이 미국이 아니었을까? 무기를 팔고 힘을 강조하는 나라가 미국이니까 말이다. 

"우리는 이 인형처러 다쳤지만 바다는 우리를 부서뜨릴 수 없어. 우리는 이 작은 카유코처럼 강하더든." 

아무리 거대한 힘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좌절과 시련을 주어도 우리는 아주 작은 힘으로 영차영차 이겨낸다. 작은 승리의 감동을 늘 경험한다. 평범한 인물들의 살아남기의 놀이는 늘 눈물겹다. 

재상영이 결정되었다는 노근리 사건을 다룬 <작은 연못>이라는 학생들과 함께 보고, 이런 전쟁관련 작품들을 함께 읽으면 좋은 독서토론거리가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나에게 두 가지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560쪽이 넘는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두꺼운 책이라는 것, 또 하나는 아프카니스탄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아프카니스탄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보던 그 전쟁으로 들끓는 것 말고 아프카니스탄의 문화, 사람,풍습,역사 등등을 이 책 한 권으로 많이 알게 되었다. 

연날리기 대회, 마지막 연을 쫓는 풍습, '엘다'(겨울의 첫밤, 1년 중 가장 긴 밤)라는 절기, 소련군이 물러가고, 마수트, 라비니, 무자헤딘이 카불을 점령함, 또 그들의 파벌로 다시 혼동에 빠져듬, 총소리와 시체들이 너무나 친숙한 환경, 탈레반의 출현,  하자라인을 대량 학살하는 사건들, 무례하게 구느니 차라리 내가 힘들고 마는 것이 났다는 아프카니스칸의 명언, 허풍이 심하고 명예와 긍지만을 중시하는 풍습 등등 

인종차별, 이념, 종교때문에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법도 질서도, 인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카스니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곳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 끊임없이 고통받고, 차별받았으면서도 끝까지 주인을 따르고 충성하는, 은혜를 갚은 알리와 하산이 있었다. 

알리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될 뻔했는데 바바의 아버지의 은혜로 바바와 함께 살게 된다. 하인이지만 아들처럼 키우게 된다. 그래서 주인 바바의 아들 아미르와 알리의 아들 하산도 형제처럼 자란다. 하지만 아미르는 거대한 아버지 바바에게 늘 주눅들어 소심하기 이를 데가 없다. 하산과 친하게 지내지만 친구들 앞에서는 하산을 천시한다. 

그리고 하산이 고통당하는 순간에도 나서서 돕지 못한다. 그것이 마음의 상처되 되고 짐이 되고 평생 죄의식을 갖게 된다. 

어른이 되어 카산의 아들을 키우게 되면서 그 죄의식을 벗게 된다. 

아미르는 알리와 카산의 용서하는 마음을 알게 된다. 용서란 용서한다고 생색내고 큰 소리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용서란 소지품을 모아서 짐을 꾸린 다음 한밤중에 예고 없이 조용히 빠져나갈 때 함께 싹트는 것이 아닐까? 

카산의 아들 소랍과 함께 연날리기를 하면서 카산을 공유하고 진정한 용서를 받게 된다. 아픈 역사에 대한 치유도 마찬가지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용서하고 화해하면서 그 파장이 넓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0-05-04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봐야 하는데...
작년에 중학교 도서실에서 빌려와 막내만 보고 그냥 반납했어요.
엄마의 독서수준은 그저 동화책이나 보는 정도라서...ㅜㅜ

오월의바람 2010-05-04 08:02   좋아요 0 | URL
엄마의 독서습관이 아이들을 책을 좋아하게 만들었잖아요. 청출어람이죠. 우리 아들도 책 읽기를 좋아하겠죠? 늘 기다리고 기다릴 뿐입니다.

희망찬샘 2010-05-18 06:4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꼭 보세요. 잡으면 끝까지 보게 만드는 책이랍니다. 두께가 중요하지 않지요! 순오기님이 이 댓글을 못 읽으시겠지만, 지나가며 한 마디!!!

순오기 2010-05-19 11:11   좋아요 0 | URL
댓글에 순오기님 꼭 보라는 글이 떠서 깜짝 놀랐어요.
예에~ 언제가는 꼭 읽어야지, 생각하는 책이랍니다.^^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2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시골에서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한 3명의 청춘이야기이다. 

집이 가난해서 고등학교에 갈 수 없었던 정애,은영,순지는 전자부품공장과 봉제공장을 다니면서 온갖 고생을 한다. 

적은 임금과 야근, 화장실도 제대로 갈 수 없는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희망의 싹을 키워나간다. 

그녀들의 희망은 명절에 선물 사들고 고향에 내려가고, 매달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붙이고, 돈을 벌어서 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그 희망을 위해서 아픈 것도 냄새나는 것도, 짜증나는 것도, 인간적 모욕도 감수한다. 

그런데 그런데 모든 것이 허무하게 끝나버린다. 노력해서 무언가를 성취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정말 허무하게 날아가 버린다. 

혼자 남겨진 순지는 말을 잃고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는다.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과 마을 주민들에게 힘을 얻고, 병원에서 치료 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찾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성희롱 사건이나 임신, 폭력 사건, 인신매매 사건들이 일어날 것 같아 조마조마했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사건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사건들은 인간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가 있다. 치료할 수도 있다. 시간이 걸리지만, 마음의 고통이 남지만 그래도 살아있으니 언젠가는 해결이 된다. 하지만 열심히 살던 아름다운 청춘들이 지하의 감옥같은 기숙사에서 모두 죽어버렸으니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다 읽고 나서 전태일도 생각나고, 어린이집 수련회에 갔다가 아이들이 숙소에 갇혀서 죽어버린 씨랜드 사건도 생각났다.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건도 생각나고, 겨울에 지하 노래방이나 고시원,쪽방등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인명 피해가 나는 사건들이 떠올랐다. 모든 상황이 그것으로 끝이다.소방시설은 여전히 미비하고 같은 상황은 되풀이되고, 피해자는 늘어만 간다.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청소년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말한다. 꿈이 있어야 미래가 있다고 하지만 정말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이 되었는지는 의문이다.그런 여건은 어른들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들이 좌절해서 길거리로 나가지 않도록 그리고 그 길거리에서 죽어가지 않도록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살가게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옛날에 했던 시트콤 중에서 <프란체스카>라는 것이 있었다. 김수미도 나오고 영화배우도 나오고 신해철도 나왔는데, 드라큐라들이 인간처럼 생활하면서 생기는 헤프닝이 나오는 작품이었는데 처음에는 정말 이상해서 낯설었는데 보면서 그 기상천외함에 재미를 느꼈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제목부터 이상하다. 눈길을 끌었는데 읽으면서도 무척 신기했다. 

자살하는 사람들을 돕는 자살용품을 파는 가게라. 

클레오파트라는 독사에게 물려서 죽고, 사포는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자살의 역사를 알고 있다. 

동맥절단용 면도날, 목매다는 밧줄,할복자살세트,만지는 독약, 흡입하는 독약,먹는 독약, 모래상인, 죽음의 키스, 다이나마이트가 장착된 완전밀폐 오토바이 안전모, 투신용 블록,앨런 튜링 상품(정물화 그리고 사과 먹기) 등등 상상만으로는 죽음을 유도하는 상품들이다. 

현실세계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물건을 상점에서 취급하는 것이다. 

온 가족이 비관적이고 우울하지만 오직 막내 알랑 만이 희망을 이야기하고, 웃음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잠깐 누워계신 며칠동안 알랑과 나머지 가족들이 자살가게를 살자!가게로 만들어버린다. 

물건을 납품하던 가게는 바꾸고 자살가게를 코믹한 물건들로 바꾸어버린다. 그리고 모두가 희망을 이야기한다. 

아버지의 말처럼 "인생은 한 번 죽지, 두 번 죽지 않는다." 한 번 사는 인생에 대해 후회하지 않도록 더 재미있고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반대로 이야기하는 책이다.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삶을 더욱 절심히 바라게 하는 책이다.독창적이고 신선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