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입니까 반올림 24
김해원 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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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아들과의 다툼으로 엄마가 목욕탕에 들어가 자살을 했다. 아들이 공부는 하지 않고 게임만 해서 늘 분쟁이 있었는데 엄마가 그런 결단을 내렸다. 또 반대로 이런 뉴스도 있었다. 아들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뉴스 말이다. 

너무나 많아서 신기하지도 읺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가장 가깝고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이해할 것이라 생각하는 가족간에 불이해와 불만이 쌓여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려하다가 불상사가 일어난다. 미래에 대한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라고 하지만 청소년들은 이해불가이다.갈등의 골이 깊어져 대화가 없어지고 가출을 하고 비행을 저지른다. 어떻게 대학을 가더라고 대학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한다.대부분의 청소년 소설에 들어있는 내용들이다. 

이 책은 청소년소설, 성장소설이지만 조금은 다르다. 핸드폰 광고를 촬영하는 가짜 가족, 엄마, 아빠, 아들, 딸의 입장에서 서술이되었고 그들의 진짜 가족을 이야기한다 

딸 예린이는 실제로도 한 집의 딸이다. 연예인 지망생이지만 유행어로 발연기라고 할 정도로 연기력이 떨어진다. 늘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끌려다니는 수준인데 이제 고 3이 되어 엄마에게서 독립하여 스스로의 길을 걸어간다. 

아들 재형이는 정말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이다.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핸드폰에 목매는 중학생 청소년이다. 엄마와 핸드폰떄문에 갈등을 겪다가 이모네 집으로 가출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철부지이다. 

엄마 안지나는 실제로 엄마는 아니다. 골드미스이다. 광고회사에 다니고 이번 핸드폰 광고를 기획했다. 기획하면서 직접 출연까지 하게되었는데 가족이 없어서 고민이다. 가족이라는 의미에 대해 늘 고민한다. 혈연을 나눈 것만 가족인가? 꼭 가족이 있어야 하는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생각한다. 

아빠 박동화는 실제로도 어떤 가정의 가장이다. 출판사에서 일을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여러가지 가부장적인 면이 있어서 가족과 갈등이 있다.  

이들은 가짜 가족 연기를 하면서 진짜 가족을 이해하게 된다. 예린이는 엄마의 마음, 동생의 마음,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스스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가. 재형이도 이모네 집에서 거하면서 아빠를 통해 엄마의 속마음을 듣고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쌍둥이 재하의 입장도 알게 된다. 안지나도 조카를 돌보게 되면서 가족의 의미를 조금씩 배워간다. 동화도 빈둥지 증후군에서 벗어나 마음 편하게 돌아올 가족을 기다린다. 

광고에서는 너무나 쉽게 하는 안부문자 보내기, 행복 문자 보내기가 실제로는 왜 그리 힘든지 모르겠다. 

괜찮은 가족이란 무엇인가? 

 서로 믿어주고, 기다려주고 무언가를 공유하며 마음을 나누는 관계이다.(221쪽)

 

가족들이 가까이 있어서 더 상처주고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장 행복하고 가장 편안한 곳 휴식이 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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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모터사이클 카르페디엠 10
벤 마이켈슨 지음, 박정화 옮김 / 양철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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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부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아이에게 평생동안의 성경이 된다. 오래 기억되고 되뇌어 생각하기 떄문에 평생 마음에 담게 되고 좌우명으로 삼게 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좋은 이야기를 했는지 생각하게 된다. 자장가 몇 곡, 옛 이야기 몇개 인데 나도 기억 못하는 아주 식상한 이야기 뿐이었다. 가끔 아이들 이름을 넣어서 낮에 했던 일들을 다시 말하면 무척 쑥스러워하면서 좋아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잘못한 일을 꾸짖는 이야기가 되어서 아이들이 싫어하게 되었다. 다시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해주어야겠다. 

조쉬는 아빠 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좋아했다. 아빠가 잠자리에서 들려주었던 다정한 말들, 천사와 함께 만나라고 했던 자장가, 그리고 워너비 사람들 이야기는 조쉬에게 큰 힘과 사랑, 용기를 주었다.  

하지만 형 타이가 죽고 나서 아빠는 완전히 달라졌다. 

아빠는 술을 마시고 폭언을 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어머니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았다. 늘 죽은 형과 조쉬를 비교하고 늘 조쉬를 험담하는 무키맨과 같은 아빠가 되어버렸다. 더군다나 봄철에 사냥을 가서 어미곰을 죽이고 혼자 남겨진 새끼곰을 나 몰라라 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다. 

조쉬는 그런 아빠의 모습에 실망하고 가출을 감행한다. 형이 타던 모터 사이클을 끌고 새끼곰과 개를 데리고 좌충우돌 도망여행을 한다. 동굴에서 야영하고 침낭에서 잠을 자고 폭풍을 만나고 야생동물을 만난다. 

이 작품은 인간과 동물의 우정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성장소설이다. 

아빠의 소중함, 가족의 따뜻함, 주변 사람들의 여러가지 도움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사실 이 작품은 <나무소녀>라는 작품의 작가 벤 마이켈슨의 작품이다. <나무 소녀>는 과테말라 내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충격과 그 극복이라는 주제를 다루는데 정말 충격적이었다. 나무위에서 학살 장면을 목격하고 피난 수용소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소녀의 이야기인데 읽는 내내 입이 쩍쩍 벌어졌다.  

같은 작가의 작품인데 이 작품은 14살 소년의 새끼곰 살리기 프로젝트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작가 소개하는 부분에 보니 실제로 큰 곰을 키우면서 함께 산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래서 이런 작품을 창작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조쉬는 도와주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곰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지만 살려야 한다는 마음하나로 그 일을 이루어낸다. 소년의 용기가 여론을 사로 잡을 수 있었고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지속적이지는 못했으니 조금은 안타깝다. 

끝부분까지 계속 무키맨 이야기가 나오는데 중간에서 무키맨 이야기를 놓쳐서 다 읽고 나서 다시 그 부분을 찾아서 읽었다. 

무키맨은 아빠가 들려준 워너비 사람들 이야기에서 비롯된다.워너비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을 말한다.  

무키맨이란 누구라도 인정머리 없는 짓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면 그 사람이 바로 무키맨이야. 무키맨은 우리들 중에서 잘못된 짓을 하는 사람이야.

 

모든 사람들은 엄청난 능력이 있어서 그들이 꿈꾸는 것을 무엇이든 이룰 수 있지만 게으르고 어리석어서 무키맨의 유혹에 빠져든다.작은 장신구나 장식품에 현혹되어 늘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된다. 아빠는 조쉬에게 무키맨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아빠가 무키맨이었다.큰 아들의 죽음에 슬퍼하고 좌절하느라 작은 아들의 소중함을 잠깐 잊었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 조쉬의 가출소동으로 아빠가 많이 깨우쳤으니 정말 다행이다. 

엄청난 능력을 지닌 우리들이 작은 사리사욕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키맨은 정말 싫어. 청소년들이 모험심과 동물에 대한 사랑 그리고 사회 구조에 대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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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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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이라고 해서 처음엔 영화 <우아한 세계>를 생각했다. 

송강호가 나오는 깡패영화였는데 내용이 조금 쓸쓸하고 우울했다. 3류 깡패 인생을 살아가는 송강호가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영화였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서 싸우지도 못하고 마땅히 할 일도 없는 변두리 삶을 영위해가는 내용이었다. 꾸미지 않은 결투장면이나 비참한 가정 상황이 나타나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고 고단한지는 사실적으로 표현한 영화였다. 

'우아하다'는 말은 조금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단어인데 문학적으로는 늘 반어적으로 쓰이는 듯하다. '점잖고 기품이 있어 아름답다'라는 뜻인데, 영화에서 또 이 소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천지라는 중학교 1학년 생이 집에서 실에 목을 매고 죽었다. 

그 엄마와 언니, 그리고 친구들이 그 천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그들의 상황을 이야기한다. 

엄마는 아빠 없이 혼자 마트에서 두부매장 점원을 하며 씩씩하게 생활을 꾸려 나간다. 언니는 털털한 성격으로 모든 것에 대충대충이지만 섬세하지 못해서 늘 빈틈이 있다. 그나마 천지와 가장 친했다는 화연은 중국집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너무 바빠서 늘 외톨이였고 대화 나눌 상대가 없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친구들의 물건을 훔치거나 괴롭히는 것에 집착했다. 아버지에게 맞거나 혼나는 것이 무서워 안 보이게 비열하게 행동을 했는데 그것이 천지를 너무나 힘들게 했다. 미란이는 천지가 화연이에게 당하는 것이 안타까워 도와 주고 싶었지만 자신의 아빠와 천지 엄마와의 관계를 알고는 천지가 미워서 오히려 천지를 더욱 괴롭히게 되었다. 

각자의 삶에 허덕이던 인물들은 제 삶의 무게에 괴로워한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건성건성 무성의하게 시간을 흘려보낸다. 천지가 그 동네에 이사온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때까지 3년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일들이다. 학원이나 학교에서 화연이와 천지의 관계에 대해 문제시 했지만 누구하나 나서서 해결하지 못했다. 부모끼리 만나서 부탁도 하고 혼도 내 보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대로 그들의 관계는 악화가 되었다. 화연이의 방법은 점점더 치밀해졌고 천지는 더이상 참아낼 수 없었다. 엄마나 언니에게 말할 수도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너무 바빴다. 오로지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하려했고 뜨게질을 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그러나 한계에 다다르고 작은 실뭉치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메모를 남기고 조용히 일을 치른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안타깝다. 그 죽는 순간에서 조차 천지는 살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엄마와 언니가 집으로 돌아와 천지를 끌어 안고 살리는 장면을 상상한 것이다. 하지만 엄마도 언니도, 화연이도 천지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엄마도, 언니 만지도, 친구 화연이도 자신있게 "천지가 죽은 건, 너 때문이야 "라고 말할 수 없다. 모두의 책임이니까. 3년동안 천지에게 말 한마디 붙이지 않은 친구들이나 문제를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했던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 그리고 조롱하는 눈빛을 보냈던 모든 사람들이 모두 책임이다. 아무도 천지에게 힘든 것을 묻지 않았고, 마음을 열고 대화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자살하는 청소년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기사보도를 본 적이 있다. 특히 가출 청소년들은 행방불명 상태에서 자살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고 한다. 학업스트레스, 친구관계, 부모의 불화 등등의 이유들로 말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어떤 공간인가? 감옥과 같은 구속을 하고 억압을 하는 곳이다. 부모는 어떤 존재인가? 공부만 시키고 밥만 먹이는 보육자일 뿐이다. 친구는 어떤 존재인가? 다만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경쟁자일뿐이다.  

어느 것 하나 위안이 되는 곳이 없으니 구석으로 몰린 어린 양들이 추락의 길을,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다. 정말 안타깝다. 그들에게 학교나 가정, 친구가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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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체 (양장) -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합체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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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과 어떤 개그맨이 했던 개그 프로가 생각난다. "키키키 키 컸으면, 내 키는 160" 

시커먼스의 리듬에 맞쳐 160짜리 눈금이 새겨진 옷을 입고 우습게도 키가 크기를 바라는 율동을 했었는데 그 개그 프로가 생각난다. 또 옛날 가요인데 이승환의 "덩크슛"이라는 노래도 생각난다. "내 평생 단 한 번이라도 덩크슛 한 번 할 수 있다면---" 키 작은 사람의 소원들이 나온다.

이 글에서도 키가 너무 작아서 늘 아픔을 겪던 쌍둥이 오합과 오체의 눈물겨운 수련기가 펼쳐진다.  

조회시간에 맨 뒷 줄에 서보기, 교실 맨 뒷자리에 앉기, 바지 사서 밑단  안 줄이기, 밖에서 초등학생으로 오해받지 않기, 농구 선수, 배구선수, 슈퍼모델 같은 것 꿈꾸기,늘 놀리는 친구 밟아주기 등등 키가 크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이 놈의 크는 몇 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합은 키에 대한 컴플렉스를 공부로 푼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의사가 되서 키가 크는 약품을 개발할 거라고 하고 

체는 운동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만 역시 역부족이다. 우연히 계도사를 만나

계룡산에서 여름방학 수련을 시작하는데 엉뚱하고 기가 막힌다. 우리 청소년들이 정말 이렇게 무언가를 간절히 바랄까 싶다. 한 달치 양식을 준비해 매일 아침,점심,저녁으로 수련을 한다. 하늘을 향해 쭈욱쭉쭉 뛰어오르고, 물구나무서기를 해서 천 번씩 팔로 걷고 하는 일들을 스스로 한다. 

이 소설에서 난쟁이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야기를 시작할 떄마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구절 "아버지는 난쟁이였다."라는 말이 들어간다. 합과 체의 아버지는 난쟁이였고, 예능인이었다. 행사나 축제때마다 공으로 묘기를 부리시는 일을 하셨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유전학적으로 키가 크지 않을거라는 말을 듣지만 계도사의 말을 믿고 수련을 한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과 호랑이처럼 참고 참고 또 참고 키가 크기를 기원하면 수련을 한다. 그 소원이 키로 나타나지만 키에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성장도, 아픔도 함께 포함되었다. 

하늘에는 누가 쏘았는지 모를 빛나는 공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오늘에 이어 내일도 쉬지 않고 튀어오르고 있었다.

적어도 키에 대한 컴플렉스를 가진 학생이라면 아주 배꼽잡고 읽을 수 있을 재미난 성장소설이다. 키가 충분히 큰 학생이라도 다른 사람의 약점을 들추지 않게 될 것이고, 입장을 바꾸어 생각할 수 있다. 어쩌면 모두 계룡산으로 달려갈지도 모르겠다.우리 아들도 한 일주일만 수련을 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많이 생각하고 꺠우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여유롭게 지내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굳이 계룡산에 가지 않아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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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엔 좀 애매한 사계절 만화가 열전 1
최규석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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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현재는 희망적일까? 절망적일까?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런 의문이 생긴다. 희망적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말뿐일뿐 모두가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제 삶의 무게에 힘들어하고 있다.

남편과 이혼하고 식당을 하면서 고3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  

부모님이 많이 아파서 시급 7천원을 받으며 술집에 나가는 은지, 

대학에 붙고도 돈이 없어서 대학 등록을 못한 재수생 은수, 

꿈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하는 은수의 동생, 

잘난 척 자본주의를 이야기하며 청소년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헌책방 사장, 

친구의 상황을 생각지도 않고 사랑을 이야기하는 미진, 

부모님의 적극적인 후원과 가로챈 친구의 작품으로 포트폴리오 만들어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합격한 지현이, 

부자 부모를 둔 학생에게 굽신거리는 학원 관계자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희망을  불태우고 노력하였으나 여전히 돈이 없는 원빈이 

'초강력 미술학원'을 배경으로 학생들과 그 부모, 그 주변의 어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재미로 읽기 시작했는데 눈물로 끝냈다. 

캐릭터들이 탱글탱글 살아있어서 좋다. 똑같은 인물이 하나도 없다. 뚱뚱하고 둥글고, 날카롭고 길쭉하고, 코가 크고 안경끼고, 예쁘거나 밉거나 등등 개성적인 인물이 많다.

뒷표지에 나오는 '불가촉 루저'라는 말을 몰라서 사전을 검색한 적이 있다. 그들은 천민이다. 자본주의 시대를 살지만 어떤 자본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자. 

1. 학원비가 밀려서 문을 지날 때 늘 조심스럽다. 

2. 늘 라면으로 식사를 떼운다. 

3. 추위와 배고픔에 대한 아픈 기억이 많다. 

(한달동안 초코파이만 먹어 봤다. 참치캔 헹군 물에 라면 스프 넣고 끓여 먹었다. 40평 아파트에서 등교했다가 월세방으로 하교했다. 등등)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목숨 걸고 해야하고 그 돈 때문에 연애도 못하고, 대학에 합격해도 돈이 없어 등록 못했는데 누구를 원망해야  하는가? 그 대상을 찾지 못한다. 부모를, 나라를, 선생을 누구에게 원망의 화살을 쏟아 부어야 하는지 모른다. 울기엔 애매하지만 가슴이 답답하다. 전쟁이 난 것도, 누가 죽은 것도 아니니 꺼이꺼이 울기도 우습다. 그들은 꿈이 있어 무한 노력을 하는데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어쩌면 허무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질문이 또 나온다. 

평생 쏠로인 거랑 사귀다 차인 거랑 어떤 게 더 비참하냐? 

잘 살다 망한 거랑 원래 가난한 거랑 뭐가 더 불쌍하냐? 

둘 다 불쌍하다. 하지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자보다는 노력해서 비참히 깨지더라고 그런 사람들에 의해서 사회는 조금씩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작은 답답함들이 모여서 여론을 만들고 조금씩 수정될 것이다.  

청소년들도 읽고 이런 답답함들을 경험 할 것이다. 이런 사정이구나! 아아 그렇구나! 사회에 이런 모습이 있구나! 그래도 노력해서 무언가를 이루어야겠구나! 똑같이 불행해지더라도 자꾸 해봐야겠구나 그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순오기님의 이벤트에 당첨되어 이 책을 선물로 받았다. 

오월의 바람님이 바로 나다. 이름이 불러진다는 것은 늘 감동이다. 작가의 캐릭터도 맘에 든다. 정말 날카롭고 이지적이지 않은가? 근데 일본 사무라이 느낌이다. 하지만 글을 그렇지 않다. 사회에 대해서는 날까롭고, 인간에 대해서는 정이 넘친다.  사인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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