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양장)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소설Y
구병모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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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접할 수 있는 감미로운 빵에 각자의 소망을 담는다. 

커스터드푸딩에는 마인드 컨트롤이 잘 되게 몸의 부적처럼 행운을 담는다.

스콘에는 사과하는 마음을 담는다.

마들렌에는 실연의 상처를 잊게하는 마음을 담았다.

쇼콜라에는 싫다는 마음을 담는다.

머핀에는 장사를 잘하게하는 부귀영화의 마음을 담는다.

아몬드 스틱에는 모험심과 호기심을 담는다.

만주에는 너를 잊지 않아라는 마음을 담는다.

피낭씨에에는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생기는 마음을 담는다.


마법의 빵을 주문하고 그 빵을 먹으면서 행복한 추억들만 만들면 좋겠는데

일은 늘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엄마는 나에게 보름달 빵을 주고는 버리려고 했다. 베이커리 점장님은 사람의 목숨을 살렸지만 살아난 그 사람이 다시 더 많은 사람을 죽이는 대참사를 만든다. 살짝 장난으로 친구를 힘들게 하려고 했는데 그 친구는 처참한 최후를 맞는다.


빵을 통해 누군가를 축복하기도 하고 능욕하기로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한 번 쯤 생각해 보면 좋겠다.




누군가가 씹다 뱉어버린 껌 깥은 삶이라도 나는 그러 견디어 그 속에 얼마 남지 않은 단물까지 집요하게 뽑을 것이다. - P212

그때는 나를 붙드는 현실에서 격력히 도망치다가 그곳에 다다랐을 뿐이다. 지금은 나의과거와현재와 어쩌면 올 수도 있을 미래를 향해 달린다. - P218

무엇보다도 사람의 감정은 어째서 뜨거운 물에 닿는 소금처럼 녹아 사라질 수 없는 걸까. 그러다 문득 소금이란 다만 녹을 뿐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어떤 강제와 분리가 ㅇ벗다면 언제고 언제까지고 그 안에서 - P163

빵이란 내게 있어 진절머리 나느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초강력 아이템이긴 하다. 그러나 이곳의 마법가사 만드는 빵이라면 좋아질 수 도 있을 것만 같았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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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와 코코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9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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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여행이 주는 마법같은 효과가 있다.

계획하지 않고 운전도 못하고 원하는 동반자가 없어도 여행은 언제나 설렌다.

집보다는 낫다는 위안을 준다. 위험에 노출되고 배가 고프고 잠자리도 불편하지만 언제나 설레고 새롭다.

우울증에 걸린 엄마와 규칙을 엄청 중시하는 아빠는 하니에게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

옆집 아줌마도 사랑을 나누고 싶은데 그 사랑을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 엉망진창으로 망가져 버리 현실에서 벗어나 아주 우연히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여행을 간다. 아줌마가 꿈꾸던 세상으로 하니와 코코가 바라던 곳으로 간다. 그리고 다른 꿈을 가진 친구 기린을 만나 여행을 간다.

인물묘사 재미있어서 한 참을 웃었다. 치킨집 사장님의표현도, 하니의 담임샘도 모두 나사가 빠진 인물들이다. 하하하 재미있게 읽다가 부모와 선생과 어른의 역할을 고민하게 한다. 

그게 뭐 다르냐. 쫓겨난거나 버린거나 매한가지야. 아이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숲을 찾기 마련이지. - P114

저 아줌마 너희 엄마랑 닮은 구석이 있다고 이 세상에 빌붗이고 있는 표정이 아니야. - P126

내 소원은 말이야. 그 숲에 다시 가 보고 싶어 할머니는 아직 그 숲에 그대로 살고 있을 것 같아. 잼을 만들면서 - P224

여자애는 하마를 닮았다. - P63

참 예쁜 이름이구나. 부를 때마다 달콤한 게 떠오르고 - P71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차별 대우라니(하니의 담임샘)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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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듣는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114
정은 지음 / 사계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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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 시각 장애 학생이 주인공이라고 했을 때, 일단 거부반응이 있었다. 왜 굳이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했을까? 접근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면서 의외로 주인공이 너무 밝고 명랑해서 깜짝 놀랐다. 

청각장애가 있는 수지와 시각장애가 있는 한민이는 서로 잘 배려하고 도우며 할 일을 잘 찾았다. 둘만의 우정을 쌓아간다.

수지의 엄마와 돌아가신 할머니,고모가 잘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수지가 독립하고 단단해 지는 데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수지 엄마와 수지는 물과 기름처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엄마는 수지에게 제대로 된 수화도 가르치지 않고, 일반적인 언어를 어렵게 가르치고 나중에는 수지가 원하지도 않는데 억지로 인공와우 수술을 하게 한다.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늘 최선이었다. 

할머니, 엄마, 고모의 도움에서 벗어나 온전히 스스로 자신을 책임지게 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수지의 성장에 박수를 보낸다. 

나는 먼저 나 자신과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던 할머니의 말을 떠올렸다.나는 나를 존중하고 내 선택을 존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존중할 것이다. 그 시간을 존중할 거라고 다짐하면서 나는 산책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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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 심윤경 장편소설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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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서 외롭게 어두운 길을 가는 소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책제목이면서 주인공의 이름도 '설'이여서 겨울처럼 추울 것 같았다. 

정말 외롭게 홀로 추운 거리같은 세상을 헤처나간다. 자신을 사랑하는 단 한 명의 사람을 찾아 헤매고 헤맨다. 

책을 읽으면서 왜 자꾸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살아남기 위해 공부를 하고, 어떤 부모는 자꾸 조건을 걸어서 자녀를 강요하고 억압을 한다. 

자녀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자유분방함을 주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 최고의 가정에서 자란 시현이 단 하나 가지지 못한 바로 그것, 허술하고 허점투성이인 부모 밑에서 누리는 내 마음대로의 씩씩한 삶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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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반양장) - 2020년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96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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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자와 남자가 사랑해서 결혼했다. "그 후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궁금증을 갖는다. 로맨스 드라마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데 아침 드라마에서는 아주 자세히 나온다. 

이 작품은 커다란 사건 그 후의 사람들의 삶을 그린다. 화재 사건에서 언니는 동생을 구하고 죽고, 동생은 살았다. 동생은 살아남았는데 어떻게 지낼까? 

사건의 그 이후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다. 그 사건이 있고, 다양한 사람들은 그 후에 어떻게 지냈는지는 서술한다.


김영하의 소설에서도 이런 것은 본 적이 있다. 부모가 있다. 부모는 자녀를 잃어버리고 미친 듯이 아이를 찾아다니다가 10년이 지나서 그 아이를 극적으로 찾는다. 그런데 그 아이를 찾고 나서 어떻게 되었을까를 서술한다. 하지만 그토록 원했던 자녀였지만 찾고 나서의 생활도 그리 녹녹하지는 않는다.

 

이 소설은 정말 첫 장면이 강렬하여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것을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마치 <복면가왕>에서 가면 속의 가수를 추측하며 노래를 듣듯이 그 사건 이후에 인물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작품을 읽게 된다. 아이 입장, 부모입장, 여론 등등 다양한 관점에서 꼼꼼하게 관찰하고 서술한다.


살아남은 그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살게 될까? 부모는? 그 아이를 살린 영웅이 된 아저씨는? 그 궁금증을 정말 색다른 관점에서 서술한다. 하지만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고 슬프고, 침울하고, 구질구질하고 어눌하다. 살아남은 자도 행복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도 온전히 우리의 원이(주인공)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내 우울하고 내내 안타깝다. 그래서 원이(주인공)는 늘 차라리 언니가 살아 남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원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언니의 대체자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존재자체로 순수하게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영향관계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굉장히 집중력 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죄책감의 문제는 미안함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처럼 번진다는 데에 있다. 자괴감, 자책감, 우울감, 나를 방어하기 위한 무의식은 나 자신에 대한 분노를 금세 타인에 대한 분노로 옮겨 가게 했다.

너랑 있으면 그래도 아빠를 손톱만큼은 칭찬해 주고 싶어져. 진심이야.

11층에서 떨어졌는데 살아남은 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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