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비우니 모든 게 달라졌다 - 미니멀라이프로 시작하는 선순환 프로젝트
이초아 지음 / 북스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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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는 말 그대로 라이프스타일이다. 단순히 '물건을 버리고 끝'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 것이냐에 대한 선택이다. 비운 자리에 또 다른 삶의 선택이 들어서야 하기 때문에 나는 '버리기'보다는 '비움'이라고 말한다.

1%

나의 첫 살림 루틴은 '매월 1일 생필품 교체하기'였다. <이놈의 청소는 해도해도 끝이 없어>라는 책에 있던 팁 중 하나였는데, 따라 하기 쉬우면서도 도움이 되는 팁이라 우리 집에 바로 적용했다. 책에는 칫솔 교체에 대한 이야기만 나와 있었는데, 나는 우리 집 상황에 맞게 확장시키고, '매월 1일 살림'이라 이름 붙였다. 매월 1일은 칫솔뿐 아니라 수세미를 교체하고, 공기청정기 필터 세척과 세탁조 청소를 한다.

16%

택배 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되도록 동네 마트를 이용하고, 장바구니를 가져가서 처음부터 비닐봉지라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 텀블러, 면생리대, 다회용품을 사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인다. 물건의 포장 상태도 본다. 깨지거나 뭐가 묻는 것도 아닌데 에어캡이나 비닐로 싸여 있는 이중 포장 제품보다는 필요한 내용물만 들어 있는 단일 포장 제품을 산다.

한번 사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고, 나에게도 환경에도 해가 되지 않는 물건을 사용하려고 더 노력한다. 필요 없는 물건을 비우는 것만이 아닌, 이미 내게 들어온 물건을 끝까지 사용하고 제대로 분리배출을 하는 것도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비움이다.

18%

어떤 미니멀리스트는 먼저 큰 수납가구부터 비우고, 그 후에 가구 안에 있던 물건들을 비워내라고 한다. 보관할 공간이 없어야 진짜 필요한 것만 남길 수 있다는 이유다. 미끄럼틀이 수납가구는 아니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왜 큰 가구를 비워야 한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만약 당장 가구를 비울 수 없는 상태라면, 가구 위에 올려진 자잘한 물건들이라도 꼭 비워보길 추천한다.

44%

  • 소형가전 비우는 법

비우고 싶은 소형가전이 5개 이상일 경우 '폐가전 방문 수거 배출예약 시스템'을 통해 폐가전 수거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5개 이하일 경우 지역마다 배출 방법이 다르므로 구청이나 주민센터에 문의해보면 좋다.

52%

편리함과 불편함, 그 사이에 익숙함이 있다. 익숙함이 불편보다 편리에 가까울 때 물건을 비울 수 있다.

53%

결국 뚜껑과 본체만 씻으면 되는 블렌더를 새로 구입했고, 지금까지 너무너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종종 과일과 잎채소를 넣어 그린스무디를 만들어 마시는데, 착즙기에 비하면 입자는 조금 굵지만 관리가 쉬우니 사용할 때도 부담이 없다. 아무리 맛이 좋다고 설거지의 귀찮음까지 이길 정도로, 나는 맛을 따지는 사람이 아니다.

이 착즙기를 비우면서 다음부터는 물건의 사용법이나 사용 빈도뿐 아니라, 세척 방법까지 꼭 따져보고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54%

결국 놔두면 쓰겠지만, 내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그마저도 힘들 수 있다. 나의 능력을 아는 것도 미니멀라이프다.

79%

이초아, <하나를 비우니 모든 게 달라졌다> 中

+) 이 책 저자는 가정 내 물건들을 비움으로써 가볍고 단순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말하며, 비움의 생활을 실천하는 방법을 권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미니멀라이프의 시도가 쉽지 않았음을 언급하며 버리기와 비우기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물건을 구입할 때 항상 환경도 같이 생각할 것을 추천하며, 분리수거와 재사용의 방법들을 설명한다.

또한 가계부 사용과 통장 및 카드의 정리 또한 미니멀라이프의 하나임을 제시한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요리할 때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며,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말해준다.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기부하거나 중고 거래를 통해 비우고, 큰 가구부터 비우면 수납공간 속 비워야 할 물건들이 보인다는 조언도 해준다.

작은 것이 쌓이면 큰일이 되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성향과 성격을 파악해 본인이 자주 사용할지 생각해보고 물건을 구입하라고 한다.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만큼만 소유해야 스트레스도 없고 정리가 잘 된다. 또 모아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구분해 일상 속 루틴을 정해 가볍게 실천해보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니멀라이프는 자신이 거주하는 공간을 생각하는 것만큼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싸다고 무조건 사서 모을 것이 아니라, 조금 비싸거나 불편해도 쓰레기를 덜 배출하는 쪽으로 그리고 자주 사용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물건으로 구입하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자기 자신의 성향과 성격을 잘 파악하는 것이 미니멀라이프에서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꽤 공감하며 현명한 생각이라고 느꼈다.

분명 귀찮아서 한두 번 쓰고 사용하지 않을 물건을 굳이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 과감하게 버리고, 분리수거하며, 기부와 중고거래, 그리고 나눔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생활 속에서 활용하기 좋은 소소한 팁을 가르쳐주어서 실용적인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비움의 마음가짐과 현실적 실천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기에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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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 (반양장) - 박노해 사진 에세이, 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 리커버 개정판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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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올해는 감자 수확이 좋지 않지만

라당의 여인들은 우울해하지 않는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파른 밭을 오르내리면서도

소녀처럼 경쾌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대화한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거죠.

풍년에는 베풀 수 있어 좋고

흉년에는 기댈 수 있어 좋고

우리는 그저 사랑을 하고 웃음을 짓는 거죠."

p.19 [라당의 여인들]

"아이가 자라서 라당의 농부가 되면 좋겠어요.

밭을 밟고 오르며 농사짓는 건 몸이 좀 힘들 뿐이지만

남을 밟고 오르는 괴로움을 안고 살아갈 수는 없지요.

늘 마음의 평화를 누리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p.21 [마당에 모여 앉아]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이야 어디서나 흐뭇하지만

인도네시아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은 특별히 감동이다.

이 땅은 네덜란드와 일본의 350년 식민지 나라,

그들은 저항운동의 싹부터 말리고자

초등학교부터 아예 운동장을 만들지 못하게 했다.

독립저항의 주체인 몸 자체에 전족을 해버린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잔인한 전략이다.

p.61 [벌거숭이 아이들]

손수 지은 흙집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부부는

"나라와 부모를 선택해 태어날 수는 없지요.

사람으로서 '어찌할 수 없음'은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어찌할 수 있음'은 최선을 다하는 거지요."

p.89 [구름이 머무는 마을]

하루 일을 마친 여인이 계곡물로 몸을 씻는다.

"오늘 종일 세 걸음의 밭을 개척했지요.

밖에서 자연과 대지를 존중하며 일했으니

이제는 집에 돌아와 제가 존중받는 시간이지요."

그녀가 차려주는 옥수수 나물밥을 먹으며

한 뼘의 농지도 늘려본 적 없는 나는, 그녀 앞에

자꾸만 미안하고 고맙고 부끄러워 목이 메인다.

p.171 [노을빛에 몸을 씻고]

흙먼지 묻은 흰 옷의 사내들이 강물을 만나자

발길을 멈추고 땀을 씻고 빨래를 한다.

"디레 디레 잘 레 만느." 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걸어라.

부디 서두르지도 말고 게으르지도 말아라.

모든 것은 인연의 때가 되면 이루어져 갈 것이니.

p.247 [디레 디레 잘 레 만느]

"카슈미르에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요."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삶의 길이다.

p.295 [천 그루의 나무를 심은 사람]

박노해, <다른 길> 中

+) 이 책은 시인인 저자가 티베트, 파키스탄, 버마, 인도네시아, 라오스, 인디아를 방문해 소박한 서민들의 선량한 모습들을 사진과 글로 담아낸 사진 에세이집이다.

10년 만에 다시 재출간한 책자이나 여전히 그들의 삶과 사유가 글자와 사진으로 생생하게 남아 전달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만난 사람들이 한결같이 자기만의 굳건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이들 같아 뭉클했다.

그들이 간직한 희망은 그들이 올곧게 믿고 있는 믿음의 씨앗으로 연결된다. 그 믿음과 희망이 읽는 이에게 정직하고 일관되게 와닿기에 함께 응원하게 된다.

이 책에 실린 사진 대부분이 흑백인데 그게 오히려 저자의 문장과 나란히 설 수 있게 하는 특징이지 않나 싶다. 색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흑백의 미 그대로를 저자의 진솔한 문장과 엮고 있기에 집중할 수 있다.

저자의 문장은 담백하면서도 단단하다는 표현으로 설명하는 것이 옳겠다. 사진 속 이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명할 때면 단단하고 직설적으로 말하면서도 담백하게 표현한다.

어떨 땐 감정이 몰아치듯 문장으로 풀어내지만 그조차 되도록 간결하게 써낸다. 저자만의 문장 스타일이라 판단한다.

이번에는 사진과 문장을 두루 살펴보며 읽었지만, 다음에 다시 읽을 때는 사진만 몰아서, 글만 몰아서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으리라 생각했다.

역경 속에서도 절망에 빠져있기보다 되도록 희망을 생각하고 꿈꾸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음에 깊이 남는다. 어느 때고 이런 아름다운 사람들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는 걸 보여주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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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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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그래? 넌 이야기가 왜 좋은데?

지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ㅡ끝이...... 있어서?

소리가 신기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ㅡ난 반댄데.

ㅡ뭐가?

ㅡ난 시작이 있어 좋거든. 이야기는 늘 시작되잖아.

지우가 잠시 먼 데를 봤다.

ㅡ이야기에 끝이 없으면 너무 암담하지 않아? 그게 끔찍한 이야기면 더.

소리도 시선을 잠시 허공에 뒀다.

ㅡ그렇다고 이야기가 시작조차 안 되면 허무하지 않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잖아.

27%

ㅡ있지, 사람들 가슴속에는 어느 정도 남의 불행을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그런데 모를 리 없는 저열함 같은 게.

ㅡ그러니 너도 조심해.

ㅡ......

ㅡ믿을 건 가족뿐이야.

저 사람의 피가 자기 안에 흐르고 있다는 그 명백함, 그 징그러움을 어쩌지 못해서였다. '그러니 이상한 사람을 피해 도망친 곳에 더 이상한 사람이 있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 채운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58%

어제 강당에서 상담 교육을 받는데, 여기 봉사활동을 온 정신의학과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하더라. '가족과 꼭 잘 지내지 않아도 된다'고. 그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날 것 같았어.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은 처음이었거든.

74%

떠나기, 변하기, 돌아오기, 그리고 그사이 벌어지는 여러 성장들. 하지만 실제의 우리는 그냥 돌아갈 뿐이라고, 그러고 아주 긴 시간이 지나서야 당시 자기 안의 무언가가 미세히 변했음을 깨닫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우리 삶의 나침반 속 바늘이 미지의 자성을 향해 약하게 떨릴 때가 있는 것 같다고. 그런데 그런 것도 성장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리는 데다 거의 표도 안 나는 그 정도의 변화도? 혹은 변화 없음도? 지우는 '그렇다'고 생각했다.

96%

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 中

+) 이 소설은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는 세 명의 고등학생들이 서로의 인생에 조금씩 관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담임 선생님이 만든 자기소개 게임, 즉 다섯 개의 문장 중 하나는 거짓말로 자기소개를 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진다.

작품에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인 다섯 문장이 누군가에 대한 관심의 표현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쩌면 그건 스스로를 거리를 두고 살펴보는 방식의 게임인지도 모른다.

네 개의 진실과 한 개의 거짓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에게 솔직해야 하고 세상은 그런 우리를 잠시라도 주의 깊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 다섯 문장으로 이야기는 만들어진다. 여기서의 이야기는 이 소설의 표면적 스토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꾸려가는 각자의 삶, 그중에서도 사연을 담은 한 부분의 이야기를 말한다.

엄마는 죽고 엄마와 동거하던 엄마의 애인과 살게 된 지우, 타인과 접촉하면 그의 미래를 잠시 볼 수 있는 소리, 가족의 틀에서 괴로움을 느끼며 비밀을 안고 사는 채운. 이 세 사람은 서로의 비밀을 눈치채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이 소설은 마치 청소년의 성장 소설 느낌이 있다. 아이들의 심리적 방황과 내면의 변화를 통해 그들이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선택을 할지 다짐하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 청소년만의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어른들도 어떤 순간이든 매번 선택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후회와 두려움, 그리고 새로운 다짐을 하기에 아이들에게만 한정할 필요는 없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의 의미가 진실을 강조하기 위한 배경도 아니고, 스스로를 드러내는 장치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라는 문장은 화자와 청자, 독자를 모두 하나로 엮고 있다.

진실과 거짓을 담은 이야기는 아이들의 말처럼 시작과 끝 둘 다 매력적이지만 그 자체로 빛을 낸다. 이야기를 사이에 두고 화자, 청자, 독자가 호기심을 갖는다. 어떤 사이든 그 관계의 의미를 은은하게 드러낸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더불어 숨 쉴 틈 없이 행간을 꽉 채워 써 내려가는 저자의 필법은 여전하구나 싶었던 작품이었다. 문장 구사력이 단단하고 참 알차다는 말을 이미 중견 작가가 된 저자에게 하면 실례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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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기지개 - 구겨진 감정의 해방 레시피
장훈 지음 / 보민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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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나의 마음이 내게서 멀리 떠나버린 것, 그것이 바로 우울이다.

p.14

삶의 무게가 없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 무게를 계속 지고 갈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우리는 종종 일과 타인의 기대에 나 자신을 소비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온전히 해낼 수 없다.

pp.31~32

자신이 선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언제나 옳은 결정을 내린다고 믿는다. 그래서 자신이 행하는 모든 일에 정당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 마취된 확신은 때로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모든 갈등의 시작은 내가 선하다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진정한 평화는 내 안에 존재하는 갈등 요인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 인식은 단순히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언제든지 타인을 아프게 할 수 있고,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각이 있을 때,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더욱 성숙하게 행동할 수 있다.

pp.79~80

받은 상처가 크다면 받을 위로는 더 크고

겪은 이별이 크다면 겪을 사랑은 더 크고

느낀 절망이 크다면 느낄 희망은 더 큽니다.

지금까지의 나는 어제보다 더 큰 나입니다.

p.90

모든 오해를 다 풀 수는 없다. 때로는 우리가 가진 노력과 배려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오해도 존재한다. 그럴 때는 그 오해를 굳이 억지로 이해하려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해를 풀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용기도 필요하다.

내가 상대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상대방 역시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오해는 덜 두려운 존재가 된다.

그 오해를 이해로 바꾸기 위해서는 서로의 입장을 들어보고, 그 안에서 배려와 유연함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모든 오해를 풀 수 있는 건 아니란 점이다.

어떤 오해는 그냥 거기까지인 것이다.

오해를 풀기 위한 적절한 시도와 노력은 언제나 중요하다. 다만, 그 노력이 지나쳐 나를 소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pp.136~137

기대치를 올리면 만사가 부족하고

이해치를 올리면 만사가 만족합니다.

바다는 언제나 강물보다 낮게 삽니다.

p.147

장훈, <마음 기지개> 中

+) 이 책은 타인과의 관계, 삶의 굴곡, 상처를 대하는 마음가짐, 자신의 감정을 바라볼 필요 등에 대한 생각을 짤막한 단상 형식으로 엮어 낸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이 책의 어떤 부분에서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러 가지 상황에서도 우리 자신을 너무 소진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자기 자신의 감정을 헤아려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아도 자기 자신을 잘 돌보며 챙긴다면 그 아픈 시간을 비교적 잘 감당할 힘이 생긴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스스로의 감정을 들여다보며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그래야 진정한 의미의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삶의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을 확장시키는 일이며 성숙과 성장의 과정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사람과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상처받을 일이 더 생긴다.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어떤 오해는 풀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 스스로를 소진하면서까지 애쓸 필요는 없다.

충분히 마음을 다했어도 풀리지 않는 오해는 거기까지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관계를 끝내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고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는 게 낫다는 말이다.

작은 책 한 권에서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배웠다. 그리고 내가 나를 아낄수록 대부분의 관계가 더 편해질 수 있음도 알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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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 전쟁, 위기의 세계사 - 위기는 어떻게 역사에 변혁을 가져왔는가
차용구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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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을 대체할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길은 아직 요원하다. 하여 '에너지 절약'을 불, 석유,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다음으로 제5의 에너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독일 정부도 에너지 절약으로 탈원전 시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제 에너지 절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처럼 인류는 주어진 자원을 알뜰하게 사용하는 능력을 지녔다. 오늘날과 같은 쓰레기 과잉 배출의 시대는 인류 역사에서 그 기간이 매우 짧다. 반면 재순환 기술은 오랜 기간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법이었다.

원전 사고가 반복되는 오늘날 에너지를 절약하고 감량, 재사용, 재활용, 수거를 뜻하는 4R을 실천해 원전 의존도를 낮추면 그만큼 원전 참사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pp.67~69

푸틴의 역사 인식 문제점은 기억과 망각을 선택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2017년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이한 푸틴 정부는 아무런 공식 기념행사 없이 혁명을 완전히 무시하듯 지나쳤다. 이른바 '망각 정치'다. 혁명 논의가 권력자 타도 시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pp.133~134

서양 근대 300여 년의 역사는 사욕과 국익만을 앞세운 노예무역, 강제노동이라는 부끄러운 일들로 점철되었다. 최대 노예무역 국가였던 영국은 노예무역 금지법 제정 200주년을 맞은 2007년에야 학생들이 '수치스러운 과거'인 노예무역에 대해 반드시 배우도록 했다. 선조들이 행한 야만적인 역사를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방증이다.

p.152

역사 교육은 학생들에게 획일적인 국가적, 민족적 정체성을 길러주는 수단이 아니라 자성적 관점을 길러준다. 그러려면 역사 교육은 일국사(一國史)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역사 교과서는 국가 정책을 홍보하는 관용(官用) 역사책이 아니다.

p.213

산업사회가 유발한 생태적 위기인 코로나-19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생태적 거리 두기'라는 과제를 던졌고, 환경 파괴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삶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했다.

되풀이되는 실수로 우리는 전쟁, 질병, 기근이라는 이미 정해진 삶의 늪에 빠져든다.

하지만 나쁜 역사의 재현을 막을 방법이 있다. 인간 본성을 재생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바꾸면 된다. 다행히 인간은 반복적 행동으로 저항의 힘을 만들고 기존 규범을 뒤흔드는 '전복적 반복'이라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pp.217~218

차용구, <역병, 전쟁, 위기의 세계사> 中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이 책은 인류가 처한 환경 위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의 공포 등을 언급하며 그에 대한 해결 방안에 대해 성찰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인류가 처했던 전쟁과 환경 위기 등을 설명하며 그때마다 인간이 어떻게 대처했고 대응해왔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걸 통해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 오염의 현실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구촌 전쟁 실태를 되짚어보고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를 생각해본다.

저자는 인류 위기는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왔고, 그걸 해결할 힘도 우리 인류에게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현시대와 현 세대에 맞게 어떻게 이 어려움을 극복해갈지 의논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존, 상호 협력 그리고 오래도록 회자된 공동체 의식을 다시 떠올렸다. 한 지역, 한 국가만 위하는 이기적 관점으로 살아갈 게 아니라 그 주변국과 여러 나라 간의 상호 협력적 태도가 필요한 시기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언급한 공동선이라는 개념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환경 오염이나 전쟁은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같이 해결해야 할 일이다.

공동선과 공동체 의식은 예전부터 꾸준히 강조된 개념이다. 형식적인 생각으로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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