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열한 번 째 왕관》 | 예영숙 저 | 더난출판사

 

 보험 설계(FC)분야에서 10년 연속 판매왕 자리에 오르며 성공 신화를 이어온 삼성생명의 예영숙 명예전무가 지난 20년간 현장에서 발로 뛰며 몸소 체험했던 고객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통해서 자신의 성공에 밑바탕이 된 삶의 원칙들을 차례로 들려준다.

 

 

2.《책 쓰는 사장》 | 유길문 저 | 문예춘추사

 

〈리더스클럽〉이라는 독서모임을 이끌면서 3천여 권의 책을 독파하고 《지금 당장 도서관을 가라》 등 여러 저서를 출판한 저자가 책 쓰기 초보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멋진 책을 써낼 수 있는 자기만의 비법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3.《원씽 The One Thing》| 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 저 | 비즈니스북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투자개발 회사의 대표이자 전미 130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의 저자 게리 캘러가 쓴 이제까지의 통념을 뒤엎는 신개념 자기계발서이다. 이 책은 더 적게 일함으로써 더 깊게 집중하여 더 크게 성공하는 비결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다.

 

 

4.《마흔에 배우는 독서지략》| 안계환 저 | 경향BP

 

독서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그만의 노하우를 독서과정에 따라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책읽기를 통해 작게는 전문성 강화를, 크게는 삶에의 통찰력을 키우라 한다. 마흔에 배우는 독서지략으로 굳건한 항해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5.《승자의 뇌》이안 로버트슨 저 | 알에이치코리아(RHK)

 

승리’에 대한 다섯 가지 흥미로운 미스터리를 최신 뇌신경과학, 인지발달 심리학, 정치학, 경제학 속 여러 사례를 통해 노련한 솜씨로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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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09-09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더 선 1
필립 마이어 지음, 임재서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아들'(더 선)에 대한 이야기다. 매컬로 가문의 일대기라는 형식을 빌어 미 개척사를 둘러싼 대하드라마.

무대는 텍사스. 주인공은 매컬로 집안의 세 인물이다. 암스트롱 매컬로(1811년생)-엘리 매컬로(1836년생)-피터 매컬로(1870년생)로 이어지는 3대 부자의 이야기.

시간적 배경은 1811년부터 2012년까지. 거의 2백 년에 걸친 한 집안의 파란만장한 연대기가 세 인물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작가 필립 마이어의 이력을 보니 영락없이 '꿈'을 찾아 떠나는 카우보이 체질이다. 내가 보기에 오히려 자기자신의 이야기를 써보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특이한 이력을 지녔지만, 그는 작가가 되겠다는 그 꿈과 소망을 위해 월스트리트도 박차고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아마츄어 작가(?)가 훌륭한 대작을 만들어내다니 정말 헐~이다. 그만큼 작가 자신의 상상력과 창조성을 어떻게 주체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 작품은 스케일이나 구성이 탁월하고 돋보인다.

저자는 5년에 걸쳐 무려 350권의 책을 독파하고 몸소 인디언 방식의 사냥을 체험하며 텍사스의 역사와 문화, 인디언의 풍습 등을 철저하게 탐구한 끝에 이 작품을 탈고했다고 한다.

언뜻 코맥 매카시의 소설이 떠오른다. 그 역시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애리조나와 남부 텍사스의 어둡고 스산한 사막지대를 배경으로 인간의  폭력성과 삶의 고통을 잘 묘사해 냈다.

필립 마이어의 이야기도 그에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다. 주 무대인 '텍사스'에서 연상되듯이 인디언, 멕시코인 그리고 백인 이 삼자간의 대격돌이 긴장감있게 그려진다. 때로는 따사롭게 때로는 박진감있게 때로는 피비린내 나게….


 


소설은 1936년 일백 살을 맞이한 엘리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나보고 1백 년은 살 거라고 예언한 사람이 있었는데, 이제 그 나이가 되었으니 그 말을 의심할 건더기는 없는 셈이야. 머리가죽이 그대로 붙어 있긴 하지만 기독교인으로 죽는 건 아냐. 그리고 만약 영원한 사냥터(북미 인디언의 내세)라는 게 있다면, 난 거기로 가겠지.(13쪽)

 

여기서 엘리가 언급한 '영원한 사냥터'라는 말은 적어도 첫 번째 이야기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된다.

애초 텍사스는 스페인 정복대가 차지했었다. 그러나 아메리카 원주민 아파치와 코만치에 의해 궤멸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그곳에 엘리가 태어나기 4년전 1832년에 집안이 이주한다.

텍사스에 정착한 엘리 가족은 아빠, 엄마, 누나 리지, 형 마틴과 함께 단란한 한 때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자정 무렵, 아빠가 멀리 나간 사이 기습적으로 들이닥친 코만치 인디언들에게 엘리 가족은 끔찍한 난도질을 당한다. 엄마는 머리 가죽이 벗겨지고, 누나는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한다. 형과 함께 납치당한 엘리. 그러나 형 마틴마저 인디언들이 부족으로 돌아가는 사이 죽임을 당하고 결국 엘리만 홀로 살아 남는다.

 

엘리는 자신을 납치한 부족인 코만치족 코초테카(버팔로를 먹는 무리)임을 알게 된다. 그는 거기서 사냥과 전쟁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간다. 그가 얻는 코초테카식 이름은 '티에테티 타이보'(불쌍한 백인 꼬마). 부족 우두머리 토샤와이와 그 아들 에스쿠테 그리고 너어커루의 도움을 받아 엘리는 무리없이 적응해 나간다.

 

엘리가 코초테카족 자매 '한 마리의 새'(별명 일하기 싫어)와 '초원의 꽃'과 나누는 섹스신이 나오는데, 나는 이 부분에서 어떤 원초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엘리의 아들 피터 대에 이르러 또한번의 살륙이 일어난다. 이번에는 원주민에 의한 것이 아닌 백인에 의해 멕시코계 페드로 가족이 몰살된다. 그 와중에 다행히도 딸 마리아는 살아남는다.

 

한때 그들은 스페인의 귀족 가문이었고 왕에게서 직접 이 땅을 하사받았다. 페드로는 멕시코에 사는 일가붙이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고 자신을 멕시코인으로 여기지도 않았다.(118쪽)

 

어떻게 보면 이러한 피의 살륙은  개척사의 현장이기도 하겠다. 엘리의 아들 피터는 아버지와 달리 이성적으로 고뇌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는 한 개인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오늘날 인디언과 멕시코인을 학살하거나 몰아내고 건국한 미합중국에 대한 반성이 아닐까?

 

피터는 자신이 페드로 일가의 살륙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된 결과에 대해 내내 번민하며, 페드로 일가에 말할 수 없는 연민을 보낸다. 피터의 다음 독백을 들어보자.

 

좋은 소식을 들자면, 대기에서 달콤한 냄새가 나고 대지가 다시 생기를 찾았다는 것. 비가 계속 내린 덕분에, 아델리아와 헬리오트로프에 꽃이 피고, 아나카휘타가 주변 어디나 벌새들이 노닐고, 파란날개 나비가 날아다니고, 에바노와 유창목의 향기가 대기를 떠돈다. 해 질 녘에 구름이 붉게 타오르고 강물이 노을빛에 잠겨 반짝거린다. 하지만 페드로에게는 이 모든 게 보이지 않는다. 페드로에게는 오직 어둠뿐이다.(254쪽)

 

피터는 페드로 일가 살륙과 관련하여 부친 엘리와 논쟁을 벌이기도 하다.

 

"꼭 그런 방식이 필요했던 건 아니에요."
"바로 그런 방식이 필요했다. (페드로) 가르시아 집안이 땅을 차지한 것도 인디언을 쫓아내는 그런 방식을 통해서였지. 우리도 그런 방식으로 땅을 얻어야 했고, 그리고 언젠가는 누군가 우리에게서 그런 방식으로 땅을 빼앗아갈지도 모르지. 이 점은 네가 꼭 명심하길 바란다."(260쪽)

 

필립 마이어가 소설 제목을 "아들들(더 선)"이라고 붙인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도 나온다. 아래 대화는 지니의 부친 찰스(그는 거의 소설에서 열외이다)가 어느 기자에게 한 말이다.

 

딸들은 말입니다. 우리에게 벌어질 수 있는 나쁜 일이에요. 아들이 우선입니다. 그다음이 석유죠. 카리조의 밀러 잡안을 봐요. 땅을 80섹션이나 소유했지만, 그걸 물려줄 자손이라고는 계집애들밖에 없잖아요."(235쪽)

 

이 말을 엿들은 지니는 후에 딸도 한 몫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각오를 다진다. 사실 억세고 드센 텍사스에서 남자들의 힘은 절대적이다. 그런 판국에 지니 매컬로의 분투(?)는 언뜻 스칼렛 오하라를 떠올리게 한다. 그녀의 본격적인 활약은 2권 이후에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의미에서 페드로 일가의 불행은 그 사위들의 못난 행실과 그런 망나니 남편을 맞아들인 딸들이 스스로 초래한 화일 지도 모른다. 너무 지나친 해석일까? 사위들 둘은 피터의 가축들을 몰래 빼돌리고 있었다.

 

한편 엘리(자손들에게는 '대령'으로 불리는)가 코초테카 족과 함께 하면서 익힌 습관들은 아들 피터와 증손녀 지니에 의한 기억 속에서 대를 이어 물림된다. 마이어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비록 백인들이 총의 힘으로 원주민들을 물리적으로 내몰았지만, 원주민 정신의 원형은 도도한 역사 속에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아버지는 처신을 잘했다. 인디언 이야기도 들려주고, 막대기 두 개로 불을 붙이는 법도 보여 주고, 활솜씨(아버진 내가 끝까지 당기지도 못하는 인디언 활을 아직도 쏠 줄 안다)도 자랑하며 베란다에 모인 아이들을 즐겁게 해줬다. - 피터의 회상(187~188쪽)

대령은 손님이 없을 때는 화살촉을 만들거나 삼나무를 깎으며 베란다에 앉아 있곤 했다. - 지니의 회상(184쪽)

 

엘리가 그랬다면 증손녀인 지니는 그에게서 또다른 인간의 원형을 느낀다. 인간의 역사는 단지 유전인자만 전수되는 것이 아니리라.

 

맨살에 닿은 토끼의 부드러운 털의 느낌, 거의 물처럼 부드럽던 그 느낌과 그녀에게 몸을 기대며 어깨를 어루만지던 증조할아버지 손의 느낌은 잊을 수가 없다. - 지니의 회상(90쪽)

 

앞서 밝혔듯이 저자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5년간 수백 권의 관련 서적을 읽었다고 했다. 그래서 당시 시대를 너무나 실감있게 묘사하고 있는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았다. 건조하고 딱딱할 수 있는 대목에서 소설 읽는 즐거움과 재미를 더해 준다. 가령 아래를 보자.

 

송아지를 울타리에 묶어놓고 어느 암소의 젖을 송아지 얼굴에 끼얹었다. 그러고는 암소에게 고아 송아지에게서 나는 자기 젖 냄새를 맡게 해준 다음, 송아지를 암소의 젖통 아래로 데려갔다. 보통은 암소가 낯선 송아지를 걷어찼지만 그러면 잠시 기다렸다가 이 일을 반복하기만 하면 되었다. 가끔은 암소가 금세 굴복하고 송아지에게 젖을 물리기도 했지만, 대개는 며칠이 걸렸다.(234쪽)

 

어디 이뿐인가? 버팔로 사냥과 고기 해체 방법을 완벽하게 재현해낸 부분(16장)은 마치 그 옆에서 지켜보듯이 생생하다. 또한 코초테카 족이 사냥하고 화살 촉을 만들 때는 오호! 하는 감탄마저 일었다.

1917년 6월 21일, 이 날은 특별한 날이었다!
바로 페드로의 딸, 마리아가 피터를 찾아온 것이다….

이 이야기는 작가가 그리고 있는 미 개척사의 대하소설 같은 연대기의 첫 신호탄일지도 모른다.
이제 첫 번째 이야기가 막 시작된 참이다.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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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 : 입문 편 - 통계학이 최강의 학문이다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 시리즈
니시우치 히로무 지음, 신현호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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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우치 히로무의《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은 자고로 어떤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글을 쓰려면 이렇게 써야 한다는 모범을 보여준 책이다.

이 책은 통계적 지식이 거의 없는 독자들이라도 편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물론 통계학에 대한 지식이 있거나 전공자라도 일독할 가치가 충분하다.

 

1903년, H. G. 웰스는 읽기, 쓰기 능력과 마찬가지로 통계학적 사고 역시 장차 사회인이 갖춰야 할 기본교양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16쪽)


저자는 딱 110년 전 자못 거대한(?) 예언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H. G. 웰스는 SF소설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작가이자 비평가로 타임머신이나 투명인간 같은 SF적 소재를 소설로 써서 유명해진 사람이다. 또 폭넓은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핵무기와 국제연맹, 심지어 오늘날 널리 쓰이는 위키피디아 같은 백과사전의 등장까지 예언했을 만큼 선견지명이 뛰어난 인물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나아가 우리가 읽고 쓰는 능력을 리터러시(Literacy)라고 하듯이 앞으로는 '통계 리터러시'(확률이나 데이터를 이해하는 능력)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책은 이에 대한 증명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풍부한 사례와 예시가 듬뿍 담겨있다.

왜 통계학이 힘이 되고 최강의 무기가 되는가? 그것은 바로 "어떤 분야에서든 데이터를 모아 분석해 가장 올바르고 빠른 답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IT의 눈부신 발전으로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빅데이터도 쉽게 분석, 응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통계학은 지금 IT라는 강력한 동반자를 만나 모든 학문 분야를 통틀어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인간의 삶이 미치는 모든 영역에서 최선의 답을 제시하고 있다.(48쪽)


현대 의료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의료(EBM, Evidence-baesd Medicine)’이다. 이는 타당한 방법에 의해 얻어진 통계 데이터와 그 분석 결과를 활용하여 진료와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다. 가령 담배와 폐암의 원인 규명이 대표적인 예이다.

비즈니스에 구체적으로 통계와 데이터분석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1. 어떤 요인을 변화시켜야 이익이 향상될까?
2.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 행동이 실제로 가능한가?
3. 그에 따르는 비용이 이익을 상회할까?


우리는 '충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절한 비교'를 하는 통계적 인과추론의 기초만 몸에 배어 있으면 경험이나 감을 뛰어넘어 비즈니스를 단숨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비결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다. 여기서 '통계의 힘'이 느껴진다. 통계의 힘은 '경험이나 감을 뛰어넘'게 해 준다.

'통계의 힘'이란 바로 수치와 자료를 대상으로 과학적 근거를 도출하는 작업이요, 그리하여 인과관계를 규명하여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익과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통계의 힘'이 아닐까?

책에는 무척 흥미로운 일화도 소개되어 있다.
현대 통계학의 아버지 로널드 A. 피셔가 1935년에 쓴〈실험계획법〉은 세계 최초로 임의화 비교실험을 체계화한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밀크티에 정통한 한 부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1920년대 말 영국, 햇살이 매우 강한 어느 여름 오후, 여러 명의 영국 신사와 부인들이 정원 테이블에서 홍차를 마시고 있을 때의 일이었다. 한 부인이 밀크티를 마시면서 자신은 '홍차를 먼저 넣은 밀크티'인지 '우유를 먼저 넣은 밀크티'인지를 맛으로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얼핏 듣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한 부인의 주장까지도 과학적으로 실증할 수 있다는 것이 임의화 비교실험의 힘이다.

 

그 자리에 있던 피셔는 '그렇다면 한번 시험해 보고 싶다'면서 그는 부인이 볼 수 없게 한 상태에서 여러 개의 찻잔에 서로 다른 방법으로 탄 밀크티를 준비했다. 그다음 부인에게 임의로 차를 마시고 답을 적도록 했다. 이것이 세계 최초로 이루어진 임의화 비교실험이었다.(108~109쪽)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궁금하면 직접 확인하실 것을 권해 드린다. ^^

여담이지만, 2003년 영국왕립화학협회가 발표한 '한 잔의 완벽한 홍차를 타는 법'이라는 보도자료에 그 힌트가 있다. 홍차를 더욱 맛있게 마시는 비법이 아닐까?

 

홍차를 넣기 전에 우유를 미리 따라놔야 한다. 우유 단백질은 섭씨 75도가 되면 변성되기 때문이다. 만약 우유를 뜨거운 홍차에 따르면 각각의 우유 알갱이는 우유 결정으로부터 벗어나 확실한 변성이 생기기까지 홍차의 고온에 둘러싸인다. 그러나 뜨거운 홍차를 차가운 우유에 따르면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피셔의〈실험계획법〉은 다양한 분야의 모든 연구자에게 필독서가 되었으며, 한때 전 세계를 통틀어 과학논문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책으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나아가 심리학, 교육학, 정책학 그리고 우리의 일과 직접 관련된 경영학 같이 복잡하고 오류 투성이인 인간을 대상으로 삼는 과학이 마침내 20세기에 그 꽃을 활짝 피웠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 여러 곳에서 피셔의 공로와 업적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심지어 '천재'라는 극찬까지.

하지만 임의화 실험법은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여기에는 세 가지의 벽이 있다.

 

1. 현실의 벽: 가령 우주왕복선을 달에 보낼 때 승무원은 3명이 좋을지 4명이 좋을지를 놓고 NASA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고 할 경우, 이처럼 '단 한 번만의 기회' 혹은 있더라도 겨우 몇 번 정도밖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일에는 통계학은 무기력해진다.

2. 윤리의 벽: 가령 담배와 폐암발생, 대지진 실험 등 피실험자 몸에 유해한 결과나 부상을 초래할 경우 임의화 실험이 어려울 수 있다.

3. 감정의 벽: 가령 빈곤 가정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경우 사회적 낙인 등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우리는 상관없으니 보조를 해 주시오'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일부 가정에만 그런 혜택을 주다니 너무하는군'하고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

 

좀더 진도를 나가면, 참값, 회귀분석 및 상관계수, 평범으로의 회귀(나중에 '평균값으로의 회귀'라 불린), t검정, 다중회귀분석과 로지스틱 회귀 등 그야말로 실제 통계분석기법에 대해서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노하우와 내공에 대한 면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6장 에서는 지금 전 세계에 통용되는 통계학의 여섯 가지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 실태를 파악하는 사회조사법
2. 원인을 규명하는 역학·생물통계학
3. 추상적인 것을 측정하는 심리통계학
4. 기계적 분류를 위한 데이터마이닝
5. 자연언어 처리를 위한 텍스트마이닝
6. 연역에 관심을 두는 계량경제학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읽어보실 것을 권해 드리고 싶다. 나는 특히 4번과 6번 항목에서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두 영역은 비즈니스 분야에도 실제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겠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옮긴이 신현호의 후기를 소개하면서 마치고자 한다.

 

이 책은 결코 통계학의 입문서가 아니며 전문서적은 더더욱 아닙니다. '정보의 홍수' 시대를 거쳐 '빅데이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통계학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유용성을 발휘하는지 깨우쳐주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고 통계학은 무슨 거창한 학문이 아니라 앞으로 모든 장면, 비지니스 현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필요성이 더욱 커지겠구나, 하는 생각만 가졌더라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도었다고 봅니다.(295쪽)

 

바야흐로 통계가 부(富)를 창출하는 시대! 그간 인류가 쌓아온 무한의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신천지를 개척할 수도 있다. 이제 유능하고 해박한 통계 리터러시로 거듭나서 통계를 우리의 힘으로, 최강의 무기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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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살아남는 핵심인재의 비밀 -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직장인 성공 매뉴얼
조 오웬 지음, 김신욱 옮김 / 북스토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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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 오웬은 진정한 경쟁은 시장이 아닌 우리의 책상머리에서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어떤 조직이든 예산, 승진, 보너스는 한정되어 있고, 관리자들은 이 한정된 자원을 놓고 서로 경쟁한다는 것이다.

유능한 관리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그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게끔' 한다. 관리자란 일상적으로 동맹을 맺고, 협상과 설득과 거래를 하고, 사태를 진정시키고, 갈등과 위기 상황을 풀어낼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를 ‘합리적인 관리’라고 하는 이론적 이상향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 때 필요한 것이 '정치적 기술'이라고 본다. 그에 의하면 정치적 기술은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경계와 책임이 점점 더 불분명해진 세계에서 어떻게 하면 능력을 더 개발할 수 있는지 그 방법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여섯 주제(5W 1H)를 고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1. Who & Where, 파워 네트워크를 만들라
2. How, 파워를 유통시켜라
3. When, 기회를 포착하라
4. What, 파워의 조종간을 당겨라
5. Why, 파워의 함정을 피하라

 

내가 여섯 주제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특히 와 닿았던 부분들이 많았다. 우수 관리자로서의 노하우는 이론적인 측면 보다는 경험과 사례를 통해 배우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일 것이다.

조 오웬은 영국 최고의 리쿠르트 회사 중 하나인 티치 퍼스트(Teach First)의 설립자이자 리더십의 대가라고 한다. 그는 여러 국가에서의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3년 동안 기업을 경영했고, 여러 기업의 경영전략 뼈대를 마련했다.

이제 이 책을 통해 조 오웬이 말하는 핵심 인재의 비밀로 들어가 보자.

1장 파워의 법칙
파워를 구축하고 싶다면 먼저 파워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15문항으로 된 정치적 지수(PQ)와 20문항으로 된 정치적 환경 지수(PE)관련 체크리스트를 제시한다. 이 결과에 따라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 아래 표를 참조하자(35쪽).
* PE 체크리스트 점수 가이드는 270쪽을 참고하시라.

[표1-3] 정치지수/정치환경지수의 사분면

   PE 지수 낮음 PE 지수 높음 
 PQ가 높은 관리자

 여우 유형
 -자신과 조직의 이익을 위해 일을 발생시킨다.
 -빨리 움직이지만 그만큼 적도 빨리 늘어난다.
 -조직에서 경계와 감탄을 동시에 받는다.

 상어와 함께 헤엄치는 유형
 -이익을 위해 모호성과 불확실성을 이용한다.
 -공식적/비공식적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
 -실속/스타일을 모두 관리한다. 외양/성과 모두 중시한다.

 PQ가 낮은 관리자

 양 유형
 -공평과 효율성이라는 두 별자리에 의해 인도받는다.
 -'당신의 차례를 기다려라' '분란을 만들지 마라'가 좌우명.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다.

 도축된 염소 유형
 -먼저 일을 잘 해내야 한다고 믿는다.
 -줄서기에서 밀려난 전문가들이 종종 있다.
 -한직에서 좌절감을 느낄 가능성 있다.

 

유능한 관리자들에게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들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파워의 10가지 법칙>으로 정리하고 있다.

 

1. 컨트롤하라 : PQ가 높은 사람들은 조직의 어떤 위치에서든, 어떤 것이든 컨트롤할 수 있다.
2. 지지 기반을 구축하라 : 이은 곧 신뢰를 구축한다는 뜻이다.

3. 모방하라
:
당신보다 두 직급 위의 사람들이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지 관찰해보라. 만약 그들의 행동과 당신의 행동 사이에 큰 차이가 느껴진다면 당신은 변해야 한다.
4. 먼저 공격하라 : 선제 공격을 시도함으로써 당신의 언어로 의제를 설정하고 컨트롤하라.

5. 자신의 전투를 선택하라
:
PQ가 높은 관리자들도 싸우기는 한다. 단 가장 필요한 싸움만 한다.
6. 가끔은 비합리적일 필요가 있다 : PQ가 높은 관리자들은 선택적으로 비합리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장기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

7. 파워가 있는 곳으로 가라
:
모든 조직에는 파워의 구심점이 존재한다.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은 바로 그곳이다.
8. 모호성을 포용하라 : 모호성이란 위험을 뜻하기도 하지만 기회를 뜻하기도 한다. 모호하다는 것은 관리자가 채워야 할 공백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9. 결과에 집중하라
:
결과에 집중해야 결과를 만들어내고, 컨트롤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보이며, 갈등을 다룰 수 있게 된다.
10. 잘 사용하라 : 당신의 손아귀에 파워의 조종간이 들어온다면 그것을 사용하라. 그것을 잘 사용할수록 당신은 공식적인 파워를 더 얻게 될 것이다.

 

2장 Who & Where, 파워 네트워크를 만들라
파워 네트워크란 당신의 직속상관을 뛰어넘는 파워와 지원의 그물망을 짜는 것이다. 이러한 파워 네트워크는 당신이 선택하는 경력의 폭을 넓혀주고 안정성을 보장해줄 뿐만 아니라, 당신을 조직 전체에 걸쳐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3장 How, 파워를 유통시켜라
나는 3장에서 특히 '신뢰의 파워'에 관심이 갔다. 유능한 리더들은 공포나 카리스마, 존경에 의지하지 않고 신뢰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매우 인상적으로 영향력을 미친다고 한다. 저자는 신뢰를 쌓는 간단한 공식을 제시한다.

T = (V + C)/R


* T = 신뢰 (Trust).

* V = 가치 (Value). 공통의 관심사나 가치, 경험, 소망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 C = 신용 (Credibility). 말과 행동의 일치가 중요하다.
* R = 위험 (Risk). 위험은 관계를 파괴하고 결정을 망친다. 작은 것에서부터 당신의 신용을 보여주라. 이런 것들이 모여 큰 신뢰가 형성된다.


4장 When, 기회를 포착하라
여기서 특히 내게 유용한 팁이 되었던 것은 파워포인트를 만드는 요령이었다. 저자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간단한 질문 세 가지를 명심하라고 조언한다.

첫째, 이것에 대해 누가 알고 싶어할까?
둘째, 그들이 왜 이것에 대해 알고 싶어할까?
셋째, 이 프레젠테이션이 끝날 무렵 당신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또한 '10-20-30법칙'을 잘 지키라고 조언한다. 즉 10페이지를 넘지 말고, 최소한 20포인트 크기의 서체를 사용하고, 최대 30분을 넘지 말라는 것이다. 한 페이지에 너무 많은 단어를 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설득에 필요한 논리적 흐름'도 꽤 유용했는데, 그냥 간단히 세 가지로 압축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문제(기회)에 동의하고, 왜 동의하는지 이야기하기, ② 해결책과 그것이 어떻게 작용할지 제시하기, ③ 결론짓기.

사람들의 행동 유형은 크게 수동적인 행동, 단정적인 행동과 공격적인 행동 등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중에서 관리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행동은 단정적인 행동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표(181쪽)를 참조할 것.


[표4-3] 행동의 3가지 유형

   수동적 단정적           공격적
 관계 나는 항상 실패했다: 이것은 공정하지도 않고, 내 잘못도 아니다

윈/윈

 

 

당신을 패배시키고 내가 이길 것이다.

 

 연설

조용하다. 

 

열린 대화 

 

다른 사람에게 목소리를 높여 말한다. 
 단체 행동 뒤로 물러난다. 협력  지배 
 위기

움츠러든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행동으로 옮긴다.

 

비난

 

 토론 자신의 감정에 거슬려도 동의한다.  명확히 나의 논지를 입증한다.  요구: 내 방식과 당신의 방식 중 택일하라. 

 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느끼게 하는 감정

 

죄의식을 느끼게 하거나 우월감을 느끼게 한다.

 

가치 있고 존중받는다고 느낀다. 

 

굴욕감을 느끼게 하거나, 상대의 화를 유발시켜 보복당한다. 


5장 What, 파워의 조종간을 당겨라
예산은 파워를 주고, 일의 진행을 한결 수월하게 해준다. 그러므로 예산을 큰 성과를 내는 데 잘 사용하는 중요하다. 저자는 예산 집행관련 노하우로 연초 6개월 이내에 예산의 48%를 사용하여 목표 결과의 52%를 달성하라고 조언한다. 이 말의 의미는 회계연도 반이 지나는 시점에 50%미만의 예산을 쓰면서 50%초과하는 성과를 내라는 뜻이 아닌가 한다.

6장 Why, 파워의 함정을 피하라
<활동 vs 결과>와 <직위 vs 성과>에 대해 생각해 보자.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파워를 얻고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안건을 가져야 한다. 또한 우리의 명함에 바힌 칭호에 탐닉하기보다 당신이 얻고자 하는 것, 이루어내야 하는 성과에 초점을 맞춰라.

저자는 말미에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새로운 관리 기법을 발견해야 한다. 새로운 세대들에게 모호성은 기회를 의미한다. '정치적 기술'을 가진 관리자들은 자신에게 공식적으로 인정된 자원이나 권력이 허락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다. 정치 기술은 모호한 세계를 기회의 세계로 바꾸는 기술이다.(269쪽)

 

나는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특히 그간 내게 부족했던 정치적 기술을 세련되게 사용하는 정치 지능(PQ)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저자의 조언을 길잡이 삼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겠다. 작은 전투는 양보하되, 큰 전략에서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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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팩터의 심리학
이기범 & 마이클 애쉬튼 지음 / 문예출판사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성격심리학에서 1960년대 이후 제일 잘 나가던 이론은 5대 성격 요인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수많은 성격 특성, 즉 '가식적' 성격에서 '희생적' 성격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성격 특성은 결국 다섯 개의 큰 집단(또는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모델로 인해 복잡하게만 여겨졌던 인간 성격을 아주 효율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5대 성격 요인은 다음과 같다.

외향성 (Extraversion): 활달함 vs 수줍음

원만성 (Agreeableness): 친절함 vs 매정함 

성실성 (Conscientiousness): 규율적이고 치밀함 vs 게으르고 신중치 못함

정서성 (Emotionality): 불안함 vs 평온하고 느긋함

경험 개방성 (Openness to experience): 창의적임 vs 관습적임

 

70~80년대 오레곤대학의 루이스 골드버그는 이런 성격 특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해 60년대에 관찰된 성격 요인 다섯 가지와 매우 흡사한 결과가 나오자, 이를 "Big Five"라고 불렀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이기범 교수와 마이클 애쉬튼 교수-는 직접 HEXACO 모델을 개발한 주인공들이다.  이 교수는 현재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애쉬튼 교수는 역시 캐나다 브록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다.

공동 저자들은 5대 성격 요인이 서구 사회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고, 만일 비서구 문화에서 비슷한 연구를 하게 된다면 5대 성격이 과연 동서양 문화에서 보편적으로 타당한 인간 성격 특성을 나타내는지 명확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그들은 1997년 성균대학교 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성격 특성 어휘 약 400개에 대해 설문을 시행하였고, 그 결과 서구 언어에서 발견되었던 5대 성격과 너무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또한 자료를 더 자세하고 깊숙하게 분석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요인이 발견되었다. 이는 헝가리 언어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와 매우 비슷했는데, 헝가리 연구자들이 그 요인을 '도덕성' 요인이라고 명명했던 것이었다.

저자들은 2년 후 캐나다 퀘벡 주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해서 성격 어휘 연구를 다시 수행하게 되었다. 이 연구에서도 한국어와 유럽어에서 발견되었던 그 아름다운 6번째 요인이 관찰되었다.

이렇게 하여 '인간 성격은 여섯 개의 기본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신념이 정립되기에 이른다. 즉 '정직-겸손성(Honesty-Humility)' 요인, 즉 'H 팩터'를 추가한 '성격 구조의 HEXACO 모델'이 탄생된 것이다.

HEXACO란 정직-겸손성(Honesty-Humility), 정서성(Emotionality), 외향성(Extraversion),원만성(Agreeableness), 성실성 (Conscientiousness),
경험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을 뜻한다. 'HEXA'는 그리스어로 '6'이란 뜻이 있어, 자연스레 6대 성격 요인을 의미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라고 언급한다!

2장부터는 'HEXACO 성격 모델'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한다. 특히〈표 1-2 HEXACO 성격 요인이 높고 낮음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 특성〉(40쪽)은 좋은 참고가 되겠다.

48쪽부터는 이타성 및 대립성과 관련이 있는 '정직성·원만성·정서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다. 정직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을 이용하거나 착취하지 않는다는 공통 특성이 있고, 원만성이 높은 사람들은 온화하고 젊잖은 사람들이다. 정서성은 자신과 가족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는 특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58~65쪽에 박스처리된 성격에 관한 정보는 많은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과연 유전자가 성격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일까? 이에 관해 궁금하다면 직접 본문(58쪽)을 확인해 보자.

이 책의 진정한 가치와 읽는 재미는 2부에 집중되어 있다. 여기서는 정직성과 나머지 5대 성격 요인들간의 상관관계를 고찰하는데, 일부 실증분석을 통해 상관계수까지 제시되어 있어 더 흥미롭다.

 

1. 탐욕을 위해 모험에 뛰어드는 '낮은 정직성-낮은 정서성' 유형
이 유형은 탐욕이 넘치면서도 무서울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위험을 감수할 뿐 아니라 타인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 역시 신경쓰지 않는다.

2. 교활하게 울고 보채는 '낮은 정직성-높은 정서성' 유형
이 유형은 자신의 약점을 이용(또는 과장)해서 자신이 원래 받아야 할 몫보다  더 많이 챙기려 든다. 가령 시험 때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시간을 벌거나, 꾀병을 부리거나 잡다한 변명거리를 끊임없이 들이댄다.

3. 거칠 것 없는 나르시시스트들인 '낮은 정직성-높은 외향성' 유형
이 유형은 남의 주목과 관심을 즐길 뿐 아니라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의 위대함에 도취되어 있고, 남들도 자신의 우월함을 인정하고 자신을 그게 맞게 대우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4. 과묵하고 거만한 '낮은 정직성-낮은 외향성'
 유형
이 유형은 자신이 높은 지위와 신분에 걸맞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고, 남을 이용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사람들을 사로잡아 지도자의 자리에 오를 만큼 카리스마가 출중하지 않기 때문에 남을 잘 이용하거나 조종하지는 못한다.

5. 이기적인 쌈닭 같은 '낮은 정직성-낮은 원만성' 유형
이 유형은 사람을 이용하거나 착취하면서도 별 문제를 못 느끼지만, 반대 경우에는 화산처럼 폭발하기도 한다. 상대방을 이용하는 건 자기들만의 전유물이지 남들이 자신에게 그렇게 한다면 가만두지 않을 사람들이다.

6. 서글서글한 아부꾼이 많은 '낮은 정직성-높은 원만성' 유형
이 유형은 욕심이 많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몰래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성질이 원만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어울려 지내기가 훨씬 쉽다.

7. 최악의 종업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 '낮은 정직성-낮은 성실성' 유형
이 유형은 한편으로는 남들에게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로채고자 하자는 사욕이 강하고, 한편으로는 이런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자기 통제력을 결여하고 있다. 이들은 사기나 강탈 혹은 횡령을 범할 가능성이 높다.

8. 자기 밖에 모르는 야심가가 많은 '낮은 정직성-높은 성실성' 유형
이 유형은 사리사욕을 최우선시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충동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중장기적 이익을 실현하고 싶어하고 이를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규칙과 질서를 중시하므로 법을 잘 어기지 않는다.

9. 천박한 욕심쟁이들인 '낮은 정직성-낮은 개방성' 유형
이 유형은 돈과 지위 말고는 어떤 것에도 별다른 관심이 없다. 이들에게 과학은 돈이 되는 기술을 제공할 때만 가치가 있고, 자연은 부동산이나 원자재를 공급하는 원천일 때만 가치가 있으며, 예술작품은 투자나 '자랑거리'일 때만 가치가 있다.

10. 속물이면서 고상한 체하는 '낮은 정직성-높은 개방성' 유형
이 유형의 사람들이 뽐내고 자랑하고 싶어 하는 분야는 종종 예술적이거나 지적인 분야다. 이들은 자신이 얼마나 지적이고 얼마나 교양이 흘러넘치는지 보여주고 싶어한다.

이상 10가지 유형을 모두 살펴 보았다. 나는 어디에 해당될까 생각해 본다. ^^

 

저자들은 몇 년에 걸쳐서 약 1,300쌍에 이르는 연구 참여자를 대상으로 HEXACO 성격 요인에 대한 자기 보고와 타인 보고 결과를 수집했다. 어떤 쌍은 가족과 친지로 구성되었지만, 대부분의 쌍은 동성 친구였다. 그 결과 정직성에 해당하는 자기 보고 점수 평균이 타인 보고 점수 평균보다 더 높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일치도는 상관계수로 표현하자면 약 0.5 수준이었다.

한편 성격이 비슷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142~146쪽)도 제시되어 있으니 참고할만하다.

내가 무척 흥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성격 요인(특히 정직성과 개방성)이 가치관과 관련된 중요한 한 특성인 정치적 태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고찰이었다.

정치적 태도는 크게 두 가지-우파 권위주의와 사회 지배 지향성-로 대별해서 다룬다. '우파 권위주의'에 대한 척도가 높은 사람들은 통상적인 규범과 관습에 도전하는 사람과 그들의 급진적 생각을 배척하는 경향이 있고, '사회 지배 지향성'의 점수가 높은 경우에는 한 사회에서 평등을 이루는 것보다 위계가 있는 것을 더 좋아하여, 더 높은 지위, 더 많은 부와 권력을 갖는 것을 더 선호한다. 이에 대해서는〈표4-1 우파 권위주의와 사회 지배 지향성 척도에서 사용되는 문항의 예〉(158쪽)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정치판에서 '치명적 연합'은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은 지도자가 우파 권위주의적 성향이 높은 추종자로 구성된 쌍이라고 한다. 전쟁과 학살 등을 불러일으켰던 참담한 역사적 사건들의 이면에는 거의 언제나 이런 치명적 연합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181쪽부터는 '성격과 종교적 신념'에 대해 다루고 이어 '돈, 권력, 섹스'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생략하기로 하겠다.

끝으로 저자들은 우리 사회가 크게 보면 정직한 사람들과 부정직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서로가 서로에게 베풀고 나누는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록으로 자기 보고용 60문항과 타인 보고용 60문항으로 구성된〈HEXACO 성격검사〉가 첨부되어 있으니 한번 테스트해 보자.

HEXACO 모델은 특히 산업계에서 근로자의 심리를 분석하는데 기존 5요인 이론보다 효율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또한 산업 현장 외 정치, 종교, 돈, 권력, 섹스 등 각 분야에서 'H 팩터' 성향이 높은 사람이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보인다고 한다.

나는 언젠가 'EBS 아이들의 사생활' 다큐를 보면서 정직한 아이들이 덜 정직한 경우보다 학업 성적이 높고 자존감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옛말에 '정직하면 손해 본다'는 격언이 있지만 이제는 정말 '옛말'이 된 것이다.

 

'H 팩터'가 지닌 또 하나의 강력한 힘은 바로 긍정성! 내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요즘 일이 잘 안 풀리고, 수입보다는 지출이 많아 우울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직하고 겸손하게 사는 삶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가끔은 부귀영화가 그리운 것도 사실이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취한들 그게 무슨 득이 될까 반성해 본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정직과 겸손 그리고 긍정, 이 3가지 가치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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