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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의 물결 - 자원 한정 시대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제임스 브래드필드 무디 & 비앙카 노그래디 지음, 노태복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우선 '제6의 물결'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제임스 무디·비앙카 노그래디 공저자에 의하면, "자원 소비에 과도하게 중독된 세계에서 벗어나 자원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세계로 전환되는 혁명"을 말한다. 즉 현재 천연자원이 고갈되고 나면 기후 변화와 식량 확보 문제가 날로 심각해질 것이다.

이 때가 되면 제6의 물결이 도래함으로써 마침내 인류는 자원 의존성에서 벗어나 아주 작은 나무와 전등 스위치에서부터 거대도시와 온라인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중한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저자들은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경제 성장이 자원의 소비와 더는 직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리 현실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령 2009년에 녹색 성장을 위한 국가전략 추진 5개년 계획에 GDP 2퍼센트인 836억 달러를 투자한 결과, 한국은 2012 글로벌 청정기술 혁신 지수에서 세계 10위, 아시아 1위를 달성했다. 이러한 우리 노력에 대해 저자들은 “환경 기술 특허, 청정기술 혁신을 북돋우는 강력한 정부 정책 그리고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지원 분야에서 상당한 소득이 있었다.”고 평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는 이전의 다섯 혁신의 물결을 살펴보면서 시장의 힘, 기술 그리고 사회를 결속시키는 요인들에 의해 어떻게 그런 물결들이 형성되는지 알아본다. 이어 2부에서는 이 요인들로부터 제6의 거대한 물결이 도래함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는지, 아울러 그 물결이 어떻게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주는지 살펴본다.

먼저 저자들은 러시아의 경제학자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가 창안한 ‘콘드라티예프 파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콘드라티예프는  러시아에서 소비에트농업을 위한 5개년 계획을 개발하는 등 한때 촉망받던 인물이었으나, 1928년 정치 상황이 바뀌면서 가혹한 시련이 시작되었고, 결국 스탈린에 의해 숙청되기에 이르렀다.

'콘드라티예프 파동'이란 경기 사이클과 주요 혁신과의 연관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 용어는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콘드라티예프의 경제 이론을 보완하여 자신의 이론에 등장시키면서 출처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을 따 붙인 것이다.

'콘드라티예프 파동'의 핵심은 혼란과 광란에 이어 포화와 성숙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지난 200년 동안을 보면 다섯 차례의 뚜렷한 콘드라티예프 파동이 있었다(아래 표 참조, 책 34쪽).


〈표〉콘드라티예프 파동

  제1의 물결
면화, 철, 수력
제2의 물결
철도, 증기력, 기계화 
제3의 물결
강철, 중공업, 전기 
제4의 물결
석유, 자동차, 대량생산
제5의 물결
정보통신기술
 상승기 1780년대
~1815
1848~1873 1895~1918 1941~1973   1980~2001
 하강기  1815~1848 1873~1895   1918~1940  1973~?  2001~?
 기술

면방직과 철 생산, 물레방아, 표백

철도와 철도 설비, 증기 엔진, 공작기계, 알칼리 산업 전기장치, 중공업, 중화학공업, 강철 제품 자동차, 트럭, 트랙터, 탱크, 디젤 엔진, 비행기, 정유공장 컴퓨터, 소프트웨어, 정보통신 장치, 바이오기술
 핵심 재료 철, 목화, 석탄 철, 석탄 강철, 구리,
금속합금
석유, 가스, 합성수지 재료 집적회로
 수송 및 통신
 기반기설
운하, 유로 도료, 범선 철도, 전보, 증기선 강철로 만든 철도, 강철로 만든 선박, 전보   라디오, 고속도로, 공항, 비행기  인터넷, '정보 고속도로' 
 기업 조직  소유와 경영의 일치  위계적 구조 분할  매트릭스 구조  네트워크로 연결 

 


제1의 물결은 산업혁명이라고 알려진 역사상의 기간과 일치한다. 제2의 물결은 증기력에 의해 일어났으며, 종종 '철도의 시대'리고 일컬어진다. 제3의 물결은 전기, 중공업 그리고 강철에 의해 일어났다. 제4의 물결에서는 자동차가 등장했다. 이어 제5의 물결이자 가장 최근의 파동인 정보통신기술의 물결은 실리콘 칩을 생산하는 기술의 등장과 함께 1970년대에 시작되었다.

이러한 물결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사용된 기술의 변화를 불러왔을 뿐만 아니라 아주 심오한 사회적 변화도 아울러 초래해 왔다. 이 물결들을 '혁명'이라고 부르는 진정한 까닭은 기술 변화 자체보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가장 최근에 일어난 제5의 물결 시기에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보고, 제5의 물결의 포화점과 제6의 물결의 여명기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제6의 물결의 실체에 대해 규명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새로운 트렌드나 흐름을 잡아내고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독자로 하여금 불완전하나마 그 미래-여기서는 새로운 물결-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로마 클럽이 1972년에 펴낸 《성장의 한계》를 보면 인구 증가와 천연자원의 사용이 다양한 한계들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12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돌려 분석한 결과를 싣고 있다. 이에 의하면 21세기 어느 시점에 이르면 지구의 물질적 성장이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본서의 저자들 역시 이에 대한 우려를 공감하면서 향후 제6의 물결에서 핵심은 '자원 효율성'이라고 강조한다. 가령 자원의 비효율성에 관한 하나의 사례를 들어 보면, 전 지구적인 규모로 볼 때 자원의 고작 1퍼센트 미만이 정상적인 제품으로 바뀌고, 원재료의 나머지 99퍼센트는 쓰레기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앞으로 열대우림이나 깨끗한 물과 같은 생태계 서비스의 금전적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며, 오염물질 등 환경문제에 대한 공동체적 대응도 더욱 적극적으로 변모해 나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에 미래 사회에서 각광받는 기술로는 자원 효율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즉 제6의 물결에서 핵심은 "연료나 물과 같은 자원의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에너지나 음식, 제품, 서비스와 같은 좋은 산출물을 극대화하고 아울러 모든 나쁜 산출물, 즉 쓰레기를 최소화하거나 전혀 생기지 않게 만드는 기술"이자, "에너지와 물, 쓰레기를 관리하는 새로운 기술에서 시작하여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나눔, 재활용, 향상된 자원관리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찾는" '청정기술'(cleantech)이다.

제5의 물결의 경우 핵심기술이 '정보통신기술'이었다면, 제6의 물결에서는 이러한 '청정 기술'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2부에서는 제6의 물결을 형성하는 다섯 가지 큰 개념으로 다음과 같이 제시하며 각 장에서 상세히 고찰한다.

 

첫 번째, 쓰레기 자원이 곧 기회다. 쓰레기가 핵심이기에 쓰레기가 더 많아질수록 기회도 더 커진다.
두 번째,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팔아라.
세 번째, 디지털 세계와 자연 세계가 하나로 통합된다.
네 번째, 생산물은 지역적이고 정보는 국제적이 된다.
다섯 번째, 자연에 해답이 있다.

 

 


특히 나는 네 번째 개념이 와 닿았다. 저자들에 의하면 에너지 생산은 지역화되어 분배되고 자원은 소비되는 양에 최대한 가깝게 재순환되는, 일명 글로컬리즘(glocalism)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리 모두는 머잖아 최대한 지역산 식품을 선택하려는 '로커보어'(locavore)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헬레나 호지가 《행복의 경제학》에서 주장한 바대로, "경제활동의 규모를 근본적으로 줄이고, 보다 책임 있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발전시켜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을 집 가까이에서 생산"하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이 시기는 협동과 친밀, 상호의존적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안정적인 지역경제가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생각해 보라!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나면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는 고사하고 제주에서 나는 감귤조차 마음대로 먹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운송비가 비싸게 먹혀 차라리 인근에서 나는 과일을 먹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섯 번째 '자연에 해답이 있다'에서는 재닌 베니어스가 제창한 '생체모방'(mimicry)을 다룬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간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눈여겨봐 두었던 탓에 이해도, 공감도 쉽게 되었다. 가령 흰개미에게서 영감을 얻어 에너지 소비를 10퍼센트로 줄인 인도 라바사지역의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 사례는 그야말로 환경 친화적인데다 저자들이 지양하는 '청정 기술'의 모범 사례가 아닐까 싶다. 또한 쓰레기 생산과 이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제품 생산 및 소비 과정을 설계할 때 활용되는 산업생태학은 머잖은 미래 사회의 총아가 될 것으로 믿는다.

저자들은 말미에 마크 프렌스키가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신조어를 창안(2001)했듯이, 우리 세대 아이들은 '에코 네이티브'가 되어 제6의 물결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우리가 지구 그리고 인류의 미래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성찰하고 위기에서 기회를 찾으며, 개인과 공동체를 위해서 그 기회를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깊은 통찰력과 희망 그리고 도전의 의욕을 북돋우게 해 준다는 점이다!

끝머리에 이르러 저자들은 제7의 물결에 대한 힌트도 덧붙이고 있다. 그 답은 '인간 효율성 또는 인간 능력'이다. 인문학과 인간에 대한 성찰이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 싶다.

나아가 제8의 물결은? 이 문제에 관한 더 깊은 생각을 알아보고 싶거나 의견을 내놓고 싶은 분은 'The Six Wave'(http://sixthwave.org)를 방문해 보시라!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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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2-26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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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래질]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안티프래질 -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안세민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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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나심 탈레브는 충격으로부터 혜택을 보는 것들을 '안티프래질(Antifragile)'이라고 부른다. 이런 것들은 가변성, 무작위성, 무질서,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번창하고 성장하며, 모험과 리스크,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충격을 가하면 부서진다는 의미인 '프래질(Fragile)'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저자가 만든 신조어이다.

저자에 의하면
안티프래질은 회복력 혹은 강건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회복력이 있는 물체는 충격에 저항하면서 원상태로 돌아오지만, 안티프래질한 대상은 충격을 가하면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가령 진화
, 문화, 사상, 혁명, 정치 시스템, 기술 혁신, 문화적이거나 경제적인 성공, 기업의 생존, 훌륭한 조리법, 도시의 성장, 법률 시스템, 적도 지방의 삼림, 박테리아의 저항, 심지어 지구상에서 인간의 존재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모든 것들의 배후에 있다. 심지어 안티프래질은 인간의 몸처럼 살아 있는 유기체(또는 복잡계)와 책상 위의 스테이플처럼 생명이 없는 물리적 대상 간의 경계를 정해 준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
프래질'과 '안티프래질'의 명확한 구분이 서지 않아 약간 혼란스러웠는데, 저자가 인용한 그리스 신화의 다음 사례를 보면서 뚜렷하게 구분가능하게 되었다.

다모클레스의 칼 (프래질의 상징) : 시칠리아의 참주 디오니시우스 2세는 아첨을 일삼는 다모클레스를 잔치에 초대하고는 천장에 말총 한 올로 매달오 놓은 칼 밑에 앉게 했다. 이런 다모클레스 처지를 '프래질'로 표현할 수 있다. 칼날의 그의 목을 향해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55).

 

히드라 (안티프래질의 상징) : 히드라는 머리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데, 머리 하나를 자를 때마다 두 개가 다시 생긴다. 히드라는 상대방이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기를 원한다.(56)


우리는 주변에서 일정 정도의 스트레스나 가변성을 좋아하는 대상을 쉽게 볼 수 있다
. 바로 경제 시스템, 인간의 몸, 영양(당뇨병을 비롯해 현대의 이와 비슷한 질병은 음식 섭취의 무작위성이나 간헐적인 단식과 같은 스트레스의 결여와 관련), 정신이 그렇다. 심지어 안티프래질한 금융 계약도 있다. 이런 계약은 시장의 가변성으로부터 이익을 얻도록 명시적으로 작성된다.

저자는 안티프래질의 메카니즘을 이해함으로써 비즈니스
, 정치, 의학, 인생처럼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영역에서 예측을 요구하지 않는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는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지침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작업은 미지의 것이 지배하는 영역에서도, 그리고 무작위성, 예측 불가능성, 불투명성, 혹은 사물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저자의 이런 문제의식은 지난 세계 금융 위기 때 일부 헤지 펀드 등이 다른 사람들을 손실의 위험에 노출시키면서 자신은 가변성
, 변화, 무질서로부터 이익을 얻었던 사례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외친다. 다른 사람들을 프래질하게 만드는 대가로 자신이 안티프래질해서는 안 된다!

편 저자는 우리를 프래질한 상태에 빠져들게 만드는 사람들을 '프래질리스타'로 부른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눈에 띄는 혜택을 작지만 눈에 띄지 않는 잠재적인 부작용은 엄청나게 큰 인위적인 정책과 행위에 개입하도록 만든다. 가령 의료계 프래질리스타는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부정하고 지나치게 개입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을 처방한다. 금융 프래질리스타는 사람들에게 은행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리스크 모델을 사용하도록 만들고, 예측 프래질리스타는 우리가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조장한다.

저자는 이처럼 프래질리스타에 의해 피해를 보는 사람과 시스템을 위해 이 책을 썼다
. 즉 이 책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또는 우리가 보지 못한 요소와 특징을 지닌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즉 불투명성을 지닌 상황에서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은 무엇일까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은 총 일곱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저자는 '섹션' 혹은 '부'라고 부르기보다는 '권'이라고 부르고 싶어 한다. 왜 그럴까? 저자에 의하면 각 권이 중요한 아이디어의 응용과 함께 진화, 정치, 경영 혁신, 과학적 발견, 경제학, 윤리학, 인식론, 철학 등 다양한 영역을 더욱 깊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튼 저자의 의도는 각 권이 전문 저널처럼 일정 독자의 접근성을 차단하지는 않을 정도로 하되, 독립된 영역으로 다루어도 좋을 정도로 심오하게 다루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내 경우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저자는 자연과 역사를 복잡계의 대표적인 주자로 바라본다
. 무작위성과 예측불가능성에 내재된 시스템은 인구와 인종을 계속 변화시키면서 각 세대마다 스스로를 재창조하기 위해 강건함을 넘어서는 메커니즘을 구축한다고 본다. 가령 진화는 시스템 내에서 멸종을 불러오는 극단적인 충격이 아닌 어느 정도의 잡음과 동요가 빈번할수록 적자생존과 무작위적인 돌연변이의 효과는 다음 세대의 특징을 규정짓는 데 더 많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즉 간헐적이고 무작위적이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돌연변이 덕분에 자손들 간 다양성이 존재한다면, 가장 좋은 자손이 번식하게 되어 종 전체의 생존 적합성이 향상된다. 따라서 진화는 돌연변이의 무작위성과 환경의 무작위성으로부터 혜택을 얻는다.

"
대부분의 정부 개입과 사회 정책은 약한 자에게 상처를 입히고 기존 세력을 강화시켜준다."(121)

저자는 장 자크 루소의 입을 통해 마키아벨리의 지론을 옹호한다
. "우리 공화국은 살인,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더 강해지고, 시민들은 미덕을 쌓아가고 있다…… 약간의 동요는 정신에 자양분을 공급해 주며, 종이 번성하도록 만드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자유다."

정치 시스템 뿐만 아니다
. 저자는 경기 변동을 제어하려는 시도는 모든 프래질을 낳는 근원이 되었다고 평한다. 그는 가령 2007년부터 시작된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은 슈퍼프래질리스타인 앨런 그리스펀이 퍼뜨렸던 의원성(의사의 진료에 의해 질병이 초래되거나 악화되는) 질환 때문이라고 본다. 저자에 의하면 작은 산불은 인화성 물질이 누적되지 않도록 제거하는 효과가 있듯이 작은 경기 침체는 부실 기업을 정리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이것을 인위적으로 구제 금융 등으로 살려 두면 전체 경제를 위험하는 리스크가 눈에 보이지 않게 점점 쌓여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 탈레브가 꿈꾸는 세상은 무엇일까? 그는 "
현명하고 실용적인 방법은 탐욕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상, 더 바람직하게는 탐욕을 비롯한 인간의 결점으로부터 혜택을 얻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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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2-26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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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제이 굴드(1941~2002)

 

굴드는 다윈 이후 가장 저명한 진화생물학자라고 일컬어진다. 그는 1941년 뉴욕에서 태어나 200262세로 타계했다. 그는 일찍이 나일스 엘드리지와 함께 "단속평형설"(斷續平衡說, punctuated equilibrium theory)를 발표(1972)하여 독창적인 진화론을 세웠다.

 

이 이론은 전통적인 점진 진화설을 입증해 줄 생물의 중간 종이 발견되지 않는 데 대한 보완책으로, 생물이 상당 기간 안정적으로 종을 유지하다 특정한 시기에 종 분화가 집중되어 갑자기 완벽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굴드는 자신의 이론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출애굽기'의 예를 든다. 가령 몇 달이면 충분히 애굽(이집트)에서 가나안(이스라엘)로 갈 수 있는 데, 40년이 걸렸다. 왜 그랬을까? 천천히 갔기 때문일까? 굴드는 어느 방향으로 향하다가 일정기간 머무르다 방향을 바꾸어 움직였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것이 바로 '단속평형설'의 내용이다.

 

굴드는 《내츄럴 히스토리300여 편의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대부분의 글들이 책으로 묶여 출판되었다. 그는 특히 생전 자연학 에세이 시리즈10권을 펴낸 바 있다. 그는 진화론, 생명의 기원 그리고 인간복제 등 어려운 주제를 대중이 알기 쉽게 풀어내는 탁월한 재능을 가졌기에 당대에 가장 많은 독자를 가진 전문가 중의 한 사람이었다. 이처럼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고, 진보주의적 입장을 견지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에세이는 이미 국내에도 다윈 이후, 판다의 엄지, 풀하우스등 여러 권 번역·소개되어 있다.

 

최근 현암사는 굴드의 에세이 시리즈 중 주요 작품을 선정해 출간할 계획으로 지난 달 플라밍고의 미소를 선보였다. 이는 여덟 마리 새끼 돼지(Eight little piggies)에 이어 두 번째 권. 여덟 마리 새끼 돼지역시 시리즈 중 여섯 번째(1993) 것으로 굴드의 사후 10주기를 맞은 2012년도에 나와 그 깊은 뜻을 더했다.

 

 

이번 플라밍고의 미소는 시리즈 가운데 네 번째(1985)로 출간된 책으로 한 세대 전인 1980년대 초반에 쓰인 글들이 대부분이지만, 진화를 다룬 거의 모든 증거들이 그러하듯 이는 결코 긴 세월이 아닐 것이다.

 

리뷰를 보면 굴드가 이 책에서 다룬 주제들은 여전히 매혹적으로 변주되고, 세부에서 시작해 일반 원리를 드러내는 그의 스타일은 빛난다고 평한다.

 

굴드의 필력이 지닌 강점은 진화론의 특수성에서 대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일반성을 이끌어내는 점이다. 그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스타일이《플라밍고의 미소》 1부에 수록된 에세이들이다. 가령 고깔해파리는 개체인가 군체인가를 추적한 두 편의 에세이는 자연에서의 '경계' 문제와 '연속성'(연결)에 대해 질문한다. 굴드의 특별한 글은 많은 독자에게 보편성을 전달했다. 그는 이 놀라운 에세이들을 쓰면서 독창적인 언어로 쓰인 수많은 원전을 바탕으로 하되, 교과서와 같은 2차 자료는 이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이 책에는 생명사의 우연성과 불확실성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멸종에 관한 에세이들이 여러 편 수록되어 있으며, 특히 저자가 역사과학의 여왕으로 추대한 분류학을 찬미하는 에세이들과 역사과학의 방법을 다루는 에세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킨지가 과거에 혹벌분류학자였다는 사실과 그의 성 연구가 긴밀한 학문적 관련을 맺고 있다고 밝히며, 다윈 이전의 오래된 분류학이 채용했던 수비학 등 학계 연구 성과에 대한 해석, 새로운 발견 혹은 이례적인 사례 연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런 식의 접근은 현암사에서 작년에 펴낸여덟 마리 새끼 돼지》도 마찬가지다.

 

현암사 측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기왕 내친 김에 굴드 자연학 에세이 시리즈 10권을 모두 내주십사하는 것이다. 누가 알겠는가? 2의 장대익 교수같은 이가 나올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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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 10색 글로벌 커리어 - 낯선 곳에서 남부럽지 않게 일하기
안홍석 외 지음 / 이콘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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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는 10명의 젊은이들의 여정을 담고 있다."

《로봇 다빈치, 꿈을 설계하다》의 저자 홍원서(데니스 홍) 버지니아 공대 교수는 추천사에서 그들의 "꿈과 열정이 숱한 시행착오를 이겨내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고 칭찬한다.

책에는 미국, 일본, 뉴질랜드 등 세계 유수 기업의 현장에서 땀 흘리며 내일을 일구는 당찬 젊은이들 10명의 인생 스토리가 담겨 있다. 치열한 경쟁이 난무하는 글로벌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자신의 꿈을 펼치는 이야기들은 그간 말로만 듣던 ‘글로벌’ 내 코 앞에 다가온 듯 선명하고 생생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연신 땀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이 온갖 노력과 수고로 거머쥔 기회와 자리가 내심 부러웠기 때문이다. 아, 나는 왜 이렇게 치열해 덤벼들지 못했을까 하는 회환도 밀려왔다.

구글러 이승진 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한 번도 진심으로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 본 적 없었다고 한다. 게임 밖에 모르던 그는 고 2 때 미국에 있는 삼촌에게 건너가 자신의 특기인 수학과 컴퓨터공학의 재능을 살려 아마존닷컴을 거쳐 구글에 입사했다. 우리가 꿈의 기업이라고 부러워하는 그곳, 그는 어떤 것이 마음에 들었을까? 그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특히 좋았다고 토로한다.
 

 

▲구글러 이승진 씨


치열한 준비 끝에 대학 졸업 시험과 유학 준비를 성공리에 마친 이정민 씨는 런던 비즈니스 스쿨(LBS)을 졸업하고 무작정 뉴욕으로 날아가 당당히 유니버설 맥켄에 입사, 뷰티 브랜드 아비노와 클린앤클리어 등 마케팅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녀는 외국인이 성공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국 마케팅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트렌드에 누구보다 통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덕분이었다!

▲유니버설 맥켄 마케팅 미디어 담당 이정민 씨


한편 킹스트리트 와이어리스 회계팀에서 일하는 이지은 씨는 처음에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과학 교사가 되고자 했다. 하지만 일본 교환학생 시절 자신의 적성에 맞는 재무 쪽으로 방향을 틀기로 결심했다. 국내 국제대학원에 진학한 그녀는 국제통상학을 공부하면서 CFA 자격증도 준비했다. 마침내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등을 거쳐 IMF로 옮길 수 있었다.

그녀는 IMF로 이직할 무렵 뜻하지 않는 지인의 도움을 받게 된 일화를 소개한다. R&M(Ross & Moncure)이라는 회계 사무소에서 일할 당시 파트 타임으로 가끔 일하러 나오던 키릴을 알게 되어 자신의 입장을 전한다. 키릴은 바로 IMF 에 근무하고 있었고, 마침 그의 팀에 잡 오프닝이 있었다. 기막힌 타이밍! 하지만 그녀의 긍정적인 태도에서 배울 점이 많았으니…. 그녀는 비록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지만, 모든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어떤 일을 하든지 스스로 떳떳할 수 있도록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며, 밝고 행복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키릴의 마음에 든 대목이기도 했을 것이다! 실력과 함께 인성까지 갖춘다면 그야말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딱 들어맞는 인재상이 아닐까?
 

 ▲긍정의 힘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이지은 씨


글로벌 C&B 스페셜리스트로 맹활약 중인 김기재 씨도 이에 딱 들어맞는다. 그는 마을 전체를 통틀어 동양인은 자신 밖에 없던 네브래스카주 와후에서 학교를 다녔다. 어느 정도 내보란 듯이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그는 학창 시절 적극적인 성격에 스포츠 활동, 다양한 방과후 활동을 하면서 주위의 마음을 사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인재로서의 삶의 방식, 즉 자신이 추구하는 세상을 향한 도전과 미래를 더 구체화시킬 수 있는 자세를 배웠다고 감회를 전한다. 그리고 외친다,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이다!"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이다!


한편 고등학교 시절부터 영어에 대한 흥미가 전혀 없었고, 대학에서 처음으로 응시한 모의토익 시험 점수가 300점대였던 김태우 씨 성공 스토리는 영어에 자신이 없는 나에게도 큰 힘이 되어 주었다. 그는 현재 딜로이트 FAS 부동산 자문 담당을 맡고 있는데, 미국 전도(全圖)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당찬 포부가 너무나 멋져 보였다! 헐~

▲미국 전도를 바라보며 자신의 꿈을 키우는 김태우 씨


이외에도 다양한 스토리를 읽다 보면, 완벽한 준비를 위해 혹은 용기가 없어서 시간을 허비하면서 머뭇거리는 나 자신에게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영어 공부하는 방법에서부터 이력서 쓰고 인터뷰 하는 요령까지 소개되어 있으니 적잖은 팁도 얻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글로벌 경영을 위해 힘차게 뛰고 있는 우리 청춘들의 로망은 이 밤에도 쉬이 잠들지 않을 것이다. 이제 여러분도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춰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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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 안희정의 진심
안희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난 3년 반 동안 210만 도민들을 만났던 느낌들, 밤잠을 설치게 했던 고민들을 담아 이 책을 펴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당시 박상돈 자유선진당 후보와 접전을 벌여 승리했었다.

한편 사회적으로 훌륭한 활동가나 지도가가 되기 이전에 행복한 가장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가족과 가정의 이야기를 정리해서 담지 못한 것을 아쉽다고 고백한다.

그는 충남도지사로서의 안희정은 진보주의자도 보수주의자도 아닌 '민주주의자'라고 단언하면서, 진보와 보수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안에 함께 사는 이웃이요,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경쟁자라고 주장한다. 즉 진보와 보수는 '공동체를 함께 책임지는 경쟁자' 관계라는 것이다.

그가 2010년 7월 1일 취임 이후 도지사로서 업무를 시작하면서 처음 마주친 '낯섦'은 생각과 마음이 다른 생소한 사람들과 마주쳐야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고 마음속에 두려움도 가득 차 있었지만, 3년여가 지난 지금은 "친근하기까지 하다"고 토로한다. 그들이 생각과 문화, 걸어온 삶이 눈에 들어오니 마음이 편안해졌고, 그들도 내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게 되면서 서로 쉽게 교감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단다.

지난 6일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은 인류에게 용서와 상생의 정신을 온 몸으로 보여준 화신이었다.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인적이었던 그의 행보에 온 세계는 추모의 물결에 휩싸였다. 그를 떠나 보내는 마지막 길에는 무려 91개국의 정상이 찾았고, 3천여 명의 취재진이 앞다퉈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어쩌면 안 지사도 그를 닮고 싶었던 것일까? 그는 서두에서 당선 이후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에 갇히지 않고 '내가 가야 할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깨달음으로 MB 정부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이겨냈다고 토로한다.

나에게도 분노가 있다. 정의가 패배했던 역사에 대한 분노가 있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칼끝을 겨눴던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것을 내려놓으려 한다. 그럴 때 비로소 내가 꿈꾸는 '더좋은민주주의'의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25쪽)

그렇다면 그가 꿈꾸는 '더좋은민주주의'는 무엇일까?
'더좋은민주주의'는 인간의 평등이 사람들의 내면은 물론 생활 전반을 통해 흐르는 사회다. 회의를 할 때면 도지사와 공무원의 관계지만, 쉬는 시간에는 동네 선후배 관계다. 그래서 그는 '인간' 안희정과 '도지사' 안희정을 구분하고자 애썼다고 한다.

또한 '더좋은민주주의'는 시민과 국가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도지사로서 "제가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같이합시다!"라고 이야기해왔다고 한다. 그렇게 해야만 '주인 따로, 고객 따로'인 지금의 시스템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노력하는 삶이 권장되고, 땀 흘리는 사람을 돕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일찍이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자신의 의지가 헛되게 부서지는 것에 끝없이 번민했다. 그는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나'를 통해 "목자와 자본가의 길, 이 양자를 결합하는 희망"을 꿈꾸고, "지상의 생활과 하늘의 왕국을 동시에 얻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고 자신의 소망을 밝힌 바 있다. 아마도 안 지사의 꿈도 진보와 보수가 연대하여 공동 책임하에 '더좋은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소통하고 화합하며 상생하는 길이지 싶다.

한편 그는 정당을 '장터'에 비유하면서 정당 역시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무수히 많은 (정치적) 교환이 일어나는 곳이기에 공정한 규칙을 지키고 그에 따른 경쟁의 결과에 승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안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7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박석무, 문동환 등 ‘평민연’ 세력을 영입하면서 당권 5,60 퍼센트를 넘겨준 사례를 회고하면서, 이처럼 자신의 권한과 지분을 포기하면서 당의 (지지) 기반을 확대한 결과 마침내 정권을 교체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안 지사는 이 사례에서 배울 수 있듯이, 지금의 민주당도 스스로의 힘으로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면 집권을 가능하게 도와줄 사람이나 세력과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연합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민주당이 만약 안철수의 신당이 출범한다면 앞으로 어떤 연대를 모색해 나갈 것인지 주목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정부가 넘어야 할 세 고개로서 ➀ 한계에 봉착한 박정희식 발전 모델의 대안을 모색하고, ➁ 정부 혁신을 참여 행정과 공개 행정으로 바꾸며, ➂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안 지사의 참신성은 기존 정치판이 극복해야 할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왔다는 점이다. 가령 그는 도의회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쓸모없는 기세 싸움을 지양하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도정을 이끌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고백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그의 정치 철학과 소신 그리고 민주주의에 열망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그가 강조하는 '더좋은민주주의'란 구체적으로 어떤 비전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또 국민의 삶 속에서 어떻게 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정치인으로서 갈고 닦아야 할 과제로 남는다.

내가 여기서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정치적 노력 여하에 따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민주주의 체계의 혁신을 위한 논의가 더 풍성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우리가  안 지사의 향후 행보에 주목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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