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테보리 쌍쌍바 작가정신 소설락 小說樂 5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품, 우선 재미지다!

박상 작가가 선봰 스토리는 스피드로 보는 세상만사랄까? 이야기는 주인공 신광택의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신광택도 스피드로 사는 세상에 뛰어들었다. 어디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할까? 그는 좌충우돌이다.

세차장 사장 이원식의 입을 통해 스뽀오츠 정신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스뽀오츠 정신이란 인간의 몸과 마음이 가진 한계를 살짝 넘어서게 해주는 기법, 아니 현상이다". 

 

선수 모집: 초고속 손 세차장, 숙식 제공, 능력에 따른 연봉 협상
 
신광택은 속도전에 돌입하면서 맨처음 세차장 사장 이원식 씨를 만난다. 곳곳에 작가 특유의 유머가 지뢰 처럼 톼리를 틀고 있다.

 

"신광택. 이름부터가 이 분야에서 크게 될 놈인 것 같군." 광택은 이원식에게서 스뽀오츠 정신을 배운다.'인생의 재미, 의미."같은.

 

그러던 어느 날 2,000cc급 중형차 기준으로 사 분 사십육 초만에 세차를 마치는, 가장 빠리 딱은 속주 기록을 세운다.

 

이 찰나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해 팔꿈치를 다치면서 전업을 하게 된다. 호프집 아르바이트.진정한 프로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 적성에 맞지 않는 호프집도 그만둔다.

 

군대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작가는 군대를 빗대어 스뽀오츠 정신이 사라진 우리 사회를 질타한다. "돈 있고 힘 있고 얍삽한 놈들은 복무하지 않는 곳에 페어플레이 정신이 있을 리 없었다." 그랬다. 우리 사회의 페어플레이 정신은 사라졌다.

 

광택이의 스피드를 쫓는 여정은 페어플레이 정신, 스뽀오츠 정신을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노랑머리 듀카티에게 속도 배달전에서 패배하면서 전의를 상실한다. 그는 보람이 없어진 삶의 터전에 물러난다. 그리고 찾은 곳이 호빠. 특기라곤 오토바이 타는 것이니 어디 통할까.

 

주류 도매상 운전직, 하지만 이곳도 만만치 않앗다. 병정놀이의 달콤함에 점점 미쳐가는 강 과장을 상대하느라 진이 빠진다. 강 과장은 페어플레이 정신이 없는 개인을 대표한다.

 

"스뽀오츠 정신이 다 뭐야 싶을 정도로 이 사회는 그라운드의 질이 떨어져 있는 걸까."

 

다음으로 찾은 곳은 도서 총판 현우사. 좋은 일터를 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인터넷 서점이 흥하면서 문을 닫는다.

 

어쩌면 우리는 미쳐야 어딘가에 다다르는지도 모른다. 광택이 스뽀오츠 정신의 궁극에 못 미친 건,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자조하듯이. 마침내 찾은 곳은 '예테보리 상상 식당'의 주방 보조일. 월급 이백오십만 원에 혹해서 뛰어들었지만 여기서도 천상 스피드에 대한 열정은 멈추지 않는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속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에 몰입했다. 식당 매니저가 광택에게 던진 조언은 마치 내 가슴을 찔렀다."설거지의 세계에선 일반인을 파이터가 이기고, 파이터를 기술자가 이기고, 기술자를 아티스트가 이기지요."

 

어라, 광택은 생각한다. 그가 악착같이 스뽀오츠 정신을 찾기 위해 정신없이 헤쳐나온 것은 프로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히자만 고작 파이터에 머문 것은 아닐까?

 

끝내 경지에 다다른 순간, 그의 사랑 현희가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랬다. 작가는 스뽀오츠 정신을 운동이라는 한정된 영역에 가두지 않고, '삶'이라는 거대한 용광로에 확산시키고자 했다.

 

프레데릭 라르손의 소설 <예테보리 쌍쌍바>는 정파와 사파로 나뉘어 싸우던 두 사람이 결국 자신들의 무술이 닮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쌍쌍바를 사이좋게 나누어 먹는다. 마치 쌍쌍바처럼 둘은 닮아 있다는 듯이.

 

분야가 다르고 방법이 다를지언정 경지에 이르면 모든 것이 통한다는 '도(道)'의 개념이 박상에게는 '선수'로 대체되었다.

 

저돌적인 파이터에서 마침내 아티스트의 경지에 이른 광택의 모습은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작가는 우리가 비록 사기당하고 얻어터질지언정 스뽀오츠 정신을 잊지 말자고 독려한다.

 

그리고 속삭인다. 모멸감마저 인내하며, 자신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가 바로'선수'요, '아티스트'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 이모와 피렌체를 가다 마녀 이모와 가다 시리즈
조성자 지음, 이영림 그림 / 현암사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교 6학년 김은무는 이모와 사이가 안 좋다. 은무는 이모가 자신을 ‘짜무’라고 놀린다고 불만이 한 보따리다. 약간 작다고 ‘짜리몽땅 무다리’라고 줄여서 부른다는 것. 은무는 그런 이모를 ‘마녀 이모’라고 여긴다. 이모는 그림 작가 노주영이다.

 

어느 날 이모가 은무를 데리고 피렌체로 10일간 여행가기로 했다. 언니 금무는 고3 수험생이라 같이 갈 수 없다. (은무에게 동생이 있었다면 틀림없이 '동무'였을 것이다. ㅋ) 엄마는 은무에게 미리 읽으라고 피렌체에 관한 책 네 권을 건네준다.

 

은무는 게중에서 갸름한 얼굴에 긴 목덜리, 뭔가 생각에 잠긴 듯 약간 쓸쓸해 보이는 눈빛, 자상함이 묻어나는 부드러운 얼굴빛, 라파엘로가 그려져 있는 《라파엘로》에 반해 버린다.

 

마침내 밀라노에 도착한 마녀 이모와 짜무. 과연 두 사람은 피렌체에서 무엇을 보고 느낄까? 그리고 두 사람의 사이는 어떻게 될까? 이제 짜무가 마녀 이모와 피렌체에 간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피렌체는 "꽃의 도시"라는 뜻이다. 중세 시대 교회의 권력과 신성의 교리에 억눌려 있던 인간성이 마침내 꽃피운 르네상스. 그 중심에 피렌체가 있었다. 이처럼 피렌체가 문화의 중심지가 될 수 있던 것은 유력한 가문이었던 메디치가의 폭넓은 안목과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메디치 가문은 자신들이 상업과 은행업을 통해 쌓은 막대한 부를 다시 도시를 살찌우는데 아낌없이 투자했던 것이다.

 

"1743년 안나 마리아 데 메디치를 끝으로 메디치 가문의 문은 닫힌단다. 그녀는 가문의 조상들이 사랑했던 엄청난 보물을 피렌체에 기증하면서 단 하나의 조건을 걸었어. 메디치 가문의 소장품은 어느 하나도 피렌체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야. 그 덕분에 나를 비롯해 르네상스를 보고 공부하고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해마다 피렌체에 몰려오는 것이지." - 124쪽

 

이토록 메디치가의 마지막 후손이었던 안나는 르네상스의 혼이었던 유산들이 피렌체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어했다.

 

피렌체의 이름을 드높인 인물에는 단테, 조토,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보티첼리, 도나텔로, 부르넬레스코 등이 있었다. 이들은 주옥같은 작품과 예술품을 남겼다.

 

짠무와 마녀 이모의 여정은 밀라노에서 시작된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그려진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아 성당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조성자는 르네상스 미술에서 최후의 만찬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본 것일까?

 

피렌체에서 동떨어진 밀라노 부터 꺼낸 것을 보면 말이다. 이어 피렌체에서 단테의 생가, 베키오 다리와 궁전,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두오모 대성당, 조토의 종탑, 우피치 미술관, 산타 크로체 성당, 아카데미아 미술관 등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숨이 벅찰 지경이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이 책을 펼쳐든다. 주인공 짜무가 초등학교 6학년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고학년생을 위한 것이다. 아들은 아직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영림의 산뜻한 그림과 작가의 사진 등이 곁들여지면서 맥락은 잡을 수 있는 모양이다.

  

 

나는 아들 곁에서 보충 설명을 살짝 해 준다. 아들이 직접 느끼는 것이 중요하겠기에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정도로. 언젠가 아들이 피렌체로 배낭 여행을 떠나고 싶어할 날도 있으려니 싶다. 누가 알겠는가? 아들이 훗날 르네상스의 인문 정신을 배우고 그 속에서 현대인들이 잊고 있는 인간성의 회복을 위해 열정을 불태울 지.

 

책에는 피렌체에서 활동했던 수많은 아티스트와 그 작품들이 흥미로운 스토리에 고스란히 담았다. 작가의 안목과 노력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까칠한(?) 짜무와 세련된(?) 마녀 이모의 캐릭터를 잘 살린 이영림의 그림도 무척 좋았다.

 

한편 본문에 신성호라는 동화 작가가 등장한다. 그는 마녀 이모가 위기(스탕달 신드롬)에 빠졌을 때 구해 주면서 극적으로 조우한다. 피렌체에 또 다른 사랑이 싹트는 것일까?

 

자 마지막으로 이모가 은무를 "짜무"라고 부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짜랑스러운 은무”라는 뜻이다. 짜무는 피렌체에서 이모의 속 깊은 사랑도 깨닫게 되었다. 참 정겨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어른을 위한 교양 도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일독을 권해 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네이키드 퓨처》 | 패트릭 터커 저  | 와이즈베리

출간 즉시 아마존 ‘이 달의 책’으로 선정된 미래 예측 저널리스트 패트릭 터커의 책. 이 책은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변화를 현명하게 분석하여 우리가 미래를 어떻게 정확히 들여다볼 수 있는지 능숙하게 안내한다.

< 더 퓨처리스트(The Futurist)> 잡지 부편집장이자 <세계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 정보통신국장을 역임하고 있는 패트릭 터커는 변화의 중심에 있는 수많은 과학자, 사업가, 정책 전문가, 혁신가들을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우리가 당면한 “벌거벗은 미래”의 총체적인 모습을 SF영화처럼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이 책은 “빅데이터가 일상생활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은 오늘 당장 읽어야 한다”는 호평과 함께 출간 즉시 아마존 “이달의 책”에 선정되었고, 레이 커즈와일, 케네스 쿠키어, 다니엘 핑크 등 최고의 지성들 및 유수 언론의 찬사와 주목을 받았다.


2. 《불황 10년》
| 우석훈 저  | 새로운 현재
 

<88만 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이 쓴 불황 극복을 위한 생활경제 매뉴얼. 지난 15년 동안 저자가 사석에서 나눴던 ‘개인의 경제생활에 대한 진지한 조언’이 실려 있으며, 불황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실전 팁도 함께 담겨 있다.

저자가 경제활동을 하면서 경험했던 모든 문제와 이를 현실적으로 극복 가능하게 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책으로, 현 정권의 경제정책이 ‘국가 경제’가 아니라 ‘가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경제 위기를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우리 개개인이 세워야 할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3. 《21세기 자본| 토마 피케티 저 | 글항아리

전 세계에 ‘피케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프랑스 파리경제대 토마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이 드디어 출간한다. 지난해 8월에 프랑스, 올해 4월에 미국에서 번역 출간된 이후 경제계는 물론 세계 지성인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아온 <21세기 자본>은 국내에서도 이미 자본주의에 내재한 불평등의 동학에 대한 참신하고 실증적인 분석과 대담하고 파격적인 대안 제시로 인해 논쟁의 중심에 있다.

우선 경제적 불평등을 배태하는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를 명료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소득 불평등의 근본 원인으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늘 높다는 이론을 제시한다. 즉, 자본이 스스로 증식해 얻는 소득(임대료, 배당, 이자, 이윤,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에서 얻는 소득 등)이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임금, 보너스 등)을 웃돌기 때문에 소득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진다는 것이다. 

 

 

4. 《돈의 물리학》 | 제임스 오언 웨더롤 저 | 비즈니스맵

 

캘리포니아 대학 어바인 캠퍼스 과학 논리 및 철학 교수인 제임스 오언 웨더롤의 책. 저자는 새로운 금융 시대에 그 정점에 서 있는 사람들과 개념들을 소개하며, 예측 불가능한 것들을 예측하는 과학의 역사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이야기는 20세기 초의 프랑스에서 시작하여 <대부>와 프랭크 시나트라 시절의 라스베이거스를 거쳐, 오늘날의 월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경쾌하게 흘러간다. 한 지구과학자는 지진을 예측하는 모형을 사용해 주가 대폭락을 예측했다. 어떤 물리학자는 양자론을 활용해 더 정확한 소비자 물가 지수를 얻는 방법을 개발했으며, 또 다른 이는 입자물리학 이론으로 인플레이션을 계산했다.

위대한 학자들과 천재들의 기발한 아이디어, 시장을 분석하는 모형과 개념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금융과 물리학의 은밀한 역사, 시장의 광기에 도전하는 숨 막히는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다. 이 책은 금융 혁신이 가져올 예상치 못한 결과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하다.

 

 

5. 《빅 씽크 전략》 | 번트 H. 슈미트 저 | 세종서적

 

시장을 단숨에 뒤집는 창조적이고 대담한 아이디어 '빅 씽크' 전략을 소개한 책. '체험마케팅'이란 용어를 만들어낸 세계적 경영학자 번트 슈미트는 리더들에게 세상을 바꾸고, 시장을 놀라게 하고 싶다면 틀에 박힌 작은 생각을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고 통념과 성역을 깨라고 주문한다.

'빅 씽크 전략'은 대담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작은 생각을 떨쳐버리는 것이다. 이런 빅 씽크 전략은 여섯 가지 상호 연관된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새 아이디어 찾아내기, 아이디어 평가하기, 아이디어를 빅 씽크 전략으로 만들기'는 전략 창출과 '빅 씽크 실행하기, 빅 씽크 리더십, 빅 씽크 유지하기'는 전략 실행과 관련이 있다.

이런 전략 창출과 실행 단계가 익숙해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전략은 각 단계마다 새로운 방법론과 도구를 제시하며 독특한 접근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빅 씽크에 집중하려면, 반드시 이 접근방법을 제대로 사용하고,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이야기”

천년의 문학가 나쓰메 소세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까지

그들과 우리 사이의 100년은 어디로 갔을까

 

“청춘의 치열한 고민과 성장”이 담긴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2차분

‘소세키표 삼각관계’에 빠져 곤란한 주인공들을 만나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2016년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 전집을 차례로 펴냅니다. 단단한 번역, 꼼꼼한 편집과 디자인으로 새롭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은 깊숙한 재미와 진진한 삶의 관찰로 가득합니다. 소설을 읽고 쓰는 까닭을 기껍게 체험하게 할 ‘고민하는 힘’ 속으로,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일본 근대 문학의 출발, ‘소설이 없던 시절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는 근현대 일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며 20세기의 대문호, 일본의 셰익스피어 등으로 불린다. 일본에서는 1984년에서 2004년까지 1천 엔권 지폐에 그의 초상이 사용되었고, 이와나미쇼텐에서 1907년 소세키 전집이 간행된 이후 시대를 달리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발간되어 현재까지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여러 출판사에서 대표작에 치우쳐 중복 출간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출간되는 소세키 소설 전집은 12년 동안 집중적으로 써내려간 소세키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며 ‘지금의 번역’으로 만날 수 있는 국내 첫 전집이다. 우리 교과서에 실려 널리 알려진 작품뿐 아니라 소세키의 연보에서도 가끔 빠져 있는 숨어 있던 소설까지 온전히 담았다.

 

소세키는 길지 않은 창작 기간 동안 한시, 하이쿠, 수필, 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작품을 썼다. 그 작품 각각이 개성 있게 분출하는 분위기, 내용에 따른 문체 변주의 독특함 등 소세키의 작품을 고전이라 일컬음에 이론은 없을 것이다.

 

“필요 없는 문장은 단 한 줄도 없다”며 소세키의 문체를 생생한 우리말로 잘 살린 송태욱의 꼼꼼한 번역에 소세키 단편소설 전집을 완역한 노재명의 소세키에 대한 깊은 이해가 더해져, ‘우리 시대 소세키 번역’으로 거듭났다. 또한 소세키의 작품을 온전히 풀어놓으며 지금 여기에 되살리는 작업은 송태욱(고양이 외 11권)・노재명(태풍그 후)의 라이프워크이기도 하다.

 

나쓰메 소세키의 첫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부터 위궤양과 신경쇠약으로 고통 받으며 마지막까지 써내려간 『명암』까지, 총 14권의 장편소설을 선보일 예정이며 완간은 2015년이다.

 

 

05. 우미인초

 

‘소세키표’ 삼각관계

우미인초에는 남자와 여자, 과거와 현재, 사랑과 분노, 삶과 죽음이 봄에서 여름으로 흐르는 계절에 함께 녹아 있다. 시(詩)의 세계에서 사는 오노가 물밑의 수초 같은 과거에서 물 위로 떠올라 꽃 피우고자 발버둥치는 성장소설과 매혹적인 칼날을 지닌 자줏빛 후지오의 차가운 사랑 놀음. 여기에 오노의 과거에서 따라온 여자인 “달밤에 태어난” 사요코가 있다. 그리고 강단 있는 “네모나게 각진” 무네치카가 중심을 잡은 얽히고설킨 ‘삼각, 사각관계’다. 오노, 후지오, 사요코, 무네치카 여기에 철학자 고노의 삶과 죽음에 대한 번민이 더해진다.

 

이 책은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오노와 후지오, 후지오와 무네치카, 오노와 사요코를 이었다 뗐다 하는 소설로 읽어도 좋고, 끊임없이 불운한 과거의 그물에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며 살아남기 위해 사랑에 고개 숙이는 한 시인의 성장소설로 읽어도 좋다. 아니면 철학자 고노의 고독을 함께 나누어도 이 소설을 풍부하게 누릴 수 있다. 어떻게 읽어도 고집스럽게 섬세한 문장은 그대로 시가 되고, 자줏빛 꽃이 어우러진 한 폭의 병풍이 된다.

 

자존심이 사납게 인다, 무심코 검은 머리를 물결치게 한다

“잠들어 있는 천지에 봄에서 뽑아낸 진한 자줏빛 한 점을 선명하게 떨어뜨려놓은 것 같은 여자, 봄을 제압하는 깊은 눈의 여자, 조용한 봄바람을 섬뜩하게 가르는 여자, 아름답고 상냥한 눈썹으로 맹렬히 싸우는 불꽃의 여자, 털끝만큼도 남자에게 희롱당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여왕.”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나쓰메 소세키가 ‘진짜’ 고양이를 집요하게 그려냈다면, 우미인초의 자줏빛 후지오는 소세키의 그야말로 신경증적인 관찰력으로 형상화된, 백 년을 훌쩍 뛰어넘은 매혹적인 ‘진짜’ 여자의 몸짓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우미인초』는 《아사히 신문》에 1907년에 폭발적인 인기 속에 연재된 소설이다. 당시 미쓰코시 백화점에서는 ‘우미인초 오비’가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후지오 기모노가 유행이었다고 한다.

 

 

 

06. 갱부

 

“아무튼 한창 영혼이 도망치다 실패하던 중이었으므로”

죽으려고 집을 뛰쳐나온 부잣집 도련님 ‘나’는 “결국 자살은 아무리 연습해도 능숙해지지 않는 것”이라며 ‘자멸’을 차선책으로 내세우고 지겹도록 긴 소나무 길을 걷는다. 가다가 갱부 알선책인지 사기꾼인지 모를 조조의 따뜻해(?)보이는 말에 기대고는 자멸도 버리고 어두운 곳이 지향점이었다고 생각을 고쳐먹고는 갱부가 되기 위해 광산으로 떠난다. 그러고는 갱부를 하려다가 다시 어려워지고 만다. 이 책은 결국 죽으려다, 자멸하려다, 갱부가 되려다 실패한 ‘나’의 경험담이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에 따르면 ‘나’는 “적어도 겉에서 보기에는 광산에 들어갔을 때와 거의 같은 상태로 밖으로 나오는 것”(해변의 카프카)이고, 작가의 말에 따르면 ‘소설도 되지 못한’ 소설이다.

 

“가장 소세키답지 않은 소설”

갱부는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들 가운데 문체나 구성의 결이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다른 소설에서 관계나 인물의 여러 갈래 ‘길’들이 교차한다면 갱부는 도련님이 가출해서 광산으로 향하는 외길이다. 한 사람, ‘나’를 잘게 쪼개서 분석하고, 조소하다가 연민하고, 꾸짖다가 칭찬한다. 끊임없이 걷거나, 몸을 움직이며 내면을 ‘역동적으로’ 들여다본다.

 

『갱부』는 《아사히 신문》에 1908년에 연재된 소설이다. 소세키의 부인이 회고하기를 어느 날 젊은이가 찾아와 소세키에게 갱부가 되었던 경험담을 들려준 것이 계기가 된 소설이라고 한다. 또한 그의 제자이기도 한 후지무라 미사오기 번민 끝에 자살한 것에 대한 석명이기도 하다.

    

 

 

07. 산시로

 

성장통 없는 성장소설

도쿄로 가는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 하룻밤까지 함께 묵게 되는 여자가 말하는 ‘배짱 없음 대 배짱 있음’, 도쿄에 대한 산시로의 첫인상인 ‘촌놈 대 도회’, 어머니의 편지를 읽으면서 느끼는 ‘먼 옛날 대 현실 세계’ 등의 대립. 산시로는 그 경계 안에서 관찰하고, 판단을 유보한 채 ‘무언가’를 동경한다. 기계적으로 따지자면 “언덕 위의 여자” 미네코는 배짱 있음, 도회, 현실 세계를 아우르는 사람으로 산시로에게 남는다. 그래서 산시로는 미네코를 동경하고 욕망하게 된다.

 

산시로 주변에는 그들 나름대로 ‘완성된’ 사람들이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영향을 주려 한다. 하루종일 검정색 커튼을 치고 상자를 바라보는 이학박사 노노미야, 생활력 없는 자기 소신을 지키고 사는 은둔형 철학자 히로타, 말재주 글재주 있는 사기꾼(?) 요지로, 동경의 대상인 매혹적인 미네코…

 

산시로는 가만가만 욕망하며 바라본다. 노노미야와 미네코, 산시로의 ‘소세키표 삼각관계’의 해체는 미네코가 노노미야도 아닌, 산시로도 아닌 제3의 남자와 결혼하는데 이는 미네코의 신여성적인 면모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결국 산시로에게 같은 ‘미아’가 된 미네코를 보고 경계를 모호하게 섞어버리는 산시로가 된다. 결국 배짱 없음, 촌놈, 먼 옛날은 산시로에게 고스란히 남은 채 경계만 흩어버리는 성장통 없는 성장소설이 되었다.

 

산시로의 “그 후”는 다음 편인 그 후의 ‘다이스케’의 고뇌로 다시 이어진다.

 

『산시로』는 《아사히 신문》에 1908년에 연재된 소설이다. 배경이 된 연못은 현재의 도쿄제국대학에 ‘산시로 연못’으로 아직까지 남아 있다.

 

  

  

08. 그 후

 

다이스케의 ‘고집불통 에고이즘’

다이스케는 대학을 졸업한 서른 살 백수다. “왜 일을 하지 않는 건가?” 주변의 힐난과 조언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심장소리를 듣고, 자라난 수염을 깎고, 거울을 한참 들여다보고 반듯하게 가르마를 타고… 자신의 내면과 내면이 담긴 그릇인 몸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며’ 사유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주 예민한 다이스케는 다른 시대를 꿈꾸는 향수병을 앓고 있는, 먹고사는 것은 완전히 빼버리고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고뇌하는 ‘결여’된 인간이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고집불통 에고이즘’은 다이스케만의 완벽하고 안전한 세계가 된다.

 

그런데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던 생명력이 이상하게 움직인다. 여기에 우미인초, 갱부, 산시로에서 이어지는 ‘소세키표 삼각관계’가 이어진다. 친구의 아내에 대해 책임감과 연민,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 다이스케의 세계는 조금씩 은둔을 버리고 세상을 향해 당황하며 부딪히며 어쩔 수 없이 나아간다. 다이스케의 ‘그 후’는 빙글빙글 도는 전차 안에서 끝난다. 다이스케의 ‘그 후’가 궁금하다면… 다음 작품인 이 기다리고 있다. 소세키의 인물은 계속 성장하는 중이다.

 

그 후아사히 신문에 1909년에 연재된 소설이다.

    

 

 

전집 리스트

 

01.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 송태욱 옮김

02. 도련님(坊っちゃん) 송태욱 옮김

03. 풀베개(草枕) 송태욱 옮김

04. 태풍(野分) 노재명 옮김

  5. 우미인초(虞美人草) 송태욱 옮김

  6. 갱부(坑夫) 송태욱 옮김

  7. 산시로(三四郎) 송태욱 옮김

  8. 그 후(それから) 노재명 옮김

09. 문(門) 송태욱 옮김 근간

10. 피안을 지날 때까지(彼岸過迄) 송태욱 옮김 근간

11. 행인(行人) 송태욱 옮김 근간

12. 마음(こころ) 송태욱 옮김 근간

13. 한눈팔기(道草) 송태욱 옮김 근간

14. 명암(明暗) 송태욱 옮김 근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 - 회사일이 바빠 재테크는 뒷전인 당신에게! 길벗 상식 사전
우용표 지음 / 길벗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벌써 노후가 걱정이다. 건강도 그렇고 재산도 그렇다. 은퇴하고 나서 좀 여유 있게 사려면 연금에만 의존할 수는 없겠다. 그래서 재테크에 관한 정보를 얻느라 오늘도 분주하다.

 

우용표가 쓴 《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은 내게 딱 맞는 책이었다. 우용표는 LG전자에서 일하다 종합자산관리사(IFP),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재테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개정판은 최신 자료와 통계를 새로 보완하고 편집 스타일을 세련되게 바꾸었다.

 

그는 월급쟁이로 살아오다 재테크 전문가로 변신했으니 누구보다 월급쟁이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알지 않을까? 물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저자는 월급 받을 수 있는 날은 무한하지 않다고 충고한다. 가령 이 책을 읽는 독자가 30세라면 60세 은퇴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대략 360번의 월급을 받는다. 이 기간 동안 60세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또한 저자는 월급쟁이가 종잣돈 모으기에 유리하다고 한다. 그래서 첫 월급부터 재무 설계를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우선 종잣돈이 중요하다. 우물도 마중물이 있어야 잘 나오듯 재테크도 종잣돈이 있어야 솔솔 살이 붙는 법이다. 종잣돈을 모으는 틈틈이 신용카드 쓰임새를 정리하고, 경제공부도 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노하우를 알아 가면 더 좋다. 연봉별로 3년 내 종잣돈을 마련하는 지침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좋다. 3천만 원이든 1억 원이든 일단 시작해 보자.

 

재테크에서 ‘1% 이자’나 ‘1만원 추가이익’ 같은 실날 같은 빛줄기를 향해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가령 은행보다 이자를 1~1.5% 더 주는 저축은행을 이용한다든가 단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CMA(Cash Management Account, 종합자산관리계좌)를 이용하는 것이 그렇다. 얼마 안 된다고 쉽게 생각하지 마라. 1억 원도 1 원에서 시작했다.

 

사실 부자들의 씀씀이를 보면 한결 같이 구두쇠 전략이다. 헛되이 새는 돈을 막고, 더 좋은 투자처를 찾아 장기간 맡겨 두는 것이다. 그러니 돈이 돈을 불리고 어느새 부자가 되는 것이다.

 

또한 저자에 따르면 펀드든 주식이든 아니면 부동산이든 자신만의 재산 현황과 궁합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아래 저자가 예로 든 ‘투자 본능 테스트’를 보자.

“자, 저와 내기 하나 하시겠습니까?


동전을 던져서 앞이 나오면 10만원을 드릴 테니, 뒤가 나오면 1만원을 주십시오. 동전을 던질까요? 말까요?“

 

독자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물론 오케이다. 저자에 따르면 공격적인 투자자는 펀드나 주식에 투자해도 좋다. 다만 ‘한 바구니에 계란을 모두 담지 마라’는 조언처럼 분산 투자가 철칙이다. 앞의 테스트에 ‘아니오!’라고 대답을 했다면 은행의 예·저금 같은 안정적인 상품에 돈을 맡기는 것이 좋다.

 

저자는 이외에도 부동산, 보험과 연말정산 등에 대해서도 다룬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임대나 매매 계약시 중개수수료가 만만치 않다. 아는 만큼 당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꼼꼼히 살펴두자. 가령 오피스텔 계약시 월세와 보증금 합산액이 5천만 원 미만이면 월세에 70를 곱한다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나도 사회 초년병 시절 주택청약과 종신보험을 들었다. 일찍 시작할수록 그만큼 유리하고 내 집 마련 등 대비책도 앞당겨 마련할 수 있었다. 이제는 노후에 대비하고 싶다. 10, 20년 앞을 내다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리한 투자처를 찾아야겠다.

 

이 책은 이렇듯 노후에 대비하거나 좋은 투자처를 찾을 때 함께 하기 좋은 듬직한 비서와도 같다. 그것도 커피 두세 잔 아낄 비용으로 말이다. 언제든 궁금한 것이 있으면 펼쳐 보자. 한 줄 한 줄 다 돈 되는 것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