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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사냥 - 엽기발랄 글쓰기
조선우 지음 / 스타북스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작가사냥'이다. 사냥꾼 조선우는 출판사에서 기획자 겸 편집장을 하다가 자신만의 양(羊)을 찾아 '도서출판 꿈의열쇠'를 열었다. 그는 오늘도 좋은 작가를 찾기 위해 사냥 중이다.
현실은 '작가기근'이다. 그는 독자에게 글쓰기와 책쓰기 방법을 알려 주기로 작정했다. 글쓰기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좋은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고요. 나중에 앞으로 더 세상을 살아보고, 더 많이 인생을 배우고 나서 쓰고 싶어요." 그는 자신의 글이 과연 책으로 나올 수 있을까 고민하는 모든 이들을 유혹(?)한다.
“그 '나중'이 과연 오긴 올까. 항상 인생은 덜 채워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뭔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관 두껑을 덮을 즈음이라도 더 배울 것은 있기 마련이다. 책을 쓸 순간은 그 나중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의지를 갖는 바로 지금이라도 상관없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일단 써보자. 책은 태어나서 한 권만 쓰라는 법은 없다. 부족한 지금도 써보고, 더 배우고 익힌 나중에도 또 쓰면 된다!" - 23쪽
그렇다면 글의 소재는 어떻게 고르면 좋을까? 자기가 잘 아는 분야가 자신이 흥미를 갖는 분야라면 더 없이 좋단다. 만일 양자택일하라면?
저자에 따르면 자기가 잘 아는 분야 보다는 자기가 흥미를 갖는 일에 대해 쓰라고 권한다. 그렇게 하면 진도가 빠르고, 내용도 재미있게 써진다. 자기가 쓰고 싶은 대상에 대해 쓴다면 창의적인 글이 술술 나온다는 것.
또한 글은 감정이나 지식이 완숙되면 써야지 하는 사람들은 버스를 놓치는 격이다고 지적한다. 글은 삶의 열정이 있을 때 쓰는 것이 좋다. 마음속에 충만하게 솟아오르는 그 '뭔가'가 느껴질 때 글을 쓰는 걸 미루지 말라고 조언한다. 인생을 한창 살고 있을 때 글 쓰는 걸 미뤄놓으면 안 된다. 한 번뿐인 인생. 그 때 그 감정이 다시 돌아올 지는 미지수.
무릎을 치게 만드는 멋진 조언이 아닐 수 없다. 나로서도 이렇게 어영부영 미루다가 놓친 원고가 어디 한둘인가
“영감을 깨워라. 자기 안에 있는 영감을 깨우려면 인생의 좋은 것들을 즐겨라.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미각을 희롱하고 새로운 여행지를 다니면서 눈에도 호사를 베풀어라. 미술관에 가서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도 마음껏 즐기면서 예술가들의 영감을 훔쳐오라. 그리하여 자기 안에 잠들어 있는 영감을 깨우고 나서 글을 써라. 그러면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새로 들인 기계의 국수 마냥 글들이 줄줄 뽑아져 나올 것이다.” - 66~67쪽
《천로역정》을 쓴 존 버니언은 역마살 기질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열여섯 살 때 크롬웰 군대에 잠시 몸담기도 했고, 침례교 세례를 받아 이에 귀의해서 설교도 열심히 하고 다녔다. 하지만 크롬웰 사후 즉위한 찰스 2세가 국교회 이외 다른 종교를 억업하기 시작했다. 이에 굴하지 않던 버니언은 체포되어 12년간 옥살이를 하게 된다.
버니언은 옥중에서 천로역정 1부(1678)를 썼다. 아마도 감옥 밖에 있는 신자들에게 신명나게 들려주듯, 이야기가 실타래 풀리듯이 술술 쏟아져 나왔다 한다. 말 그대로 무작정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저자는 이를 '프리 라이팅(free writing)'이라고 말한다.
원고를 출판사에 넘겨 줄 때 저자가 들려주는 팁이 있다. 최소한의 책 한 권 분량은 A4에 10포인트 크기로 100매에서 120매다. 이 원고 분량이면 200페이지에서 250페이지의 책은 그럭저럭 낼 수 있다고. 이어 '바탕체'로 써달라고 주문한다. 들여쓰기 안 하고, 행과 단락은 적절히 바꿔주기를 요청한다. 그래야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다는 것
"역시 난 천재야.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내가 아니면 이처럼 특별한 글이 나올 수 있을까. 흠, 역시 작가는 나 같은 사람이 되는 거야." 글을 쓰는 동안 이런 식의 자화자찬은 필수. 스스로도 당근같은 칭찬에 고무되기 마련이다.
또한 저자는 독서할 때 액면 그대로 읽지 말고, 항상 비평하면서 읽으라고 조언한다. 균형 잡힌 시각도 갖추도록 노력하란다. 진보든 보수든, 진화론이든 창조론이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독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이한 조언은 어떤 대상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면 같은 소재를 이야기하는 책은 피하라는 것. 그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는 전혀 다른 종류의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모르게 지은이의 시각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라는 것.
그렇다면 저자가 만들고 싶은 책은 어떤 것일까? 그는 영화 〈원스〉와 같은 책을 만들기 원한다. 신선함을 넘어 청량함까지 주는 책, '이거다!" 하며 다가오는 책, ‘타샤의 정원’에 들어섰을 때처럼 악! 소리가 나오는 책. 다들 자신만의 양을 조각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