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년 차 직장 사용 설명서
조영환 지음 / 북오션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에게나 올챙이 시절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신입사원 시절 온통 실수 투성이였고,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하루하루 앞가림하기에 바빠 넥타이는 제대로 맸는지 가르마는 반듯하게 탔는지 살필 경황도 없었다. 혼쭐나면서 배우고 눈물흘리며 적응했으니.

 

나는 후배들을 생각해서 이런 류의 책을 즐겨 본다. 내가 다시 신입사원으로 돌아간다면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시행착오를 줄일 방도는 어떠한지 스스로 점검하는 시간이다. 후배들과 술 한 잔 기울이며 충고삼아 몇 마디 조언한다.

 

직장 생활에 ‘3의 법칙’이 있다. 입사 후 첫 3일, 첫 3개월, 첫 3년이 평판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사실 백일 잔치도 엄마 뱃속에 있던 아기가 험난한(?) 세상에 나와 분투하며 살아남은 것을 축복하는 파티다. 백일은 생후 3개월 되는 시점이다.

 

저자는 인사관리 전문가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인사관리 전공, 공군 인사장교 4년, 삼성그룹 인사 실무 20년 등 줄잡아 30년은 족히 인사관리와 인연을 맺어왔다.

 

그는 평사원부터 임원까지 승승장구하는 동안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신만의 비법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다 신입 사원이 갖춰야 할 자세나 태도, 생활 방식, 일에 임하는 자세나 조직 생활에서 챙겨야 할 것들을 한데 풀어 이 책에 오롯이 담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에 손이 닿은 독자가 신입 사원이라면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이유는 이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조직의 고충(?)을 슬기롭게 대처하려는 남다른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회사 행사(기념일, 강연, 회식 등)나 경조사에 빠지지 말고 참석하는 것이 좋다. 저자의 경우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면 잘 찾지 않는 조모상에 참석해서 남다른 인연을 맺은 사례도 있다.

 

선배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은 기본이겠다, 특히 칼 퇴근, 요즘 신세대의 특성이라지만 자신의 평판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를 감내해야 한다.

 

다른 책에는 잘 없는 저자만의 비법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저자는 1개월 안에 회사 조직과 업무의 기본 구조를 파악해서 개선해야 할 아이디어를 도출하라고 조언한다. 그 다음이 기발하다. 갓 들어온 신입이 이걸 고치고 저걸 바로잡아야 한다고 얘기하게 되면 오히려 역풍이나 정을 맞기 십상이다.

 

신입 시절 아이디어를 잘 메모해 두었다가 1년이 지났을 즈음, 즉 회사에 적응도 하고 어느 정도 남과 친해졌을 때 하나씩 풀어내는 것이 요령이다. 괜히 초년병 시절 잘난 척 하다 되는 일도 꼬이기 마련인데 이 얼마나 노련한 처세술인가.

 

또한 메모하는 습관에 관한 저자만의 노하우도 알려준다. 그는 업무 메모와 업무 처리 경과를 독특한 방식(220~222쪽)으로 기록해서 차질 없이 일을 처리했다. 역시 성공하는 사람에게는 필승의 전략이 있는 법이라. 휴, 내가 신입 시절 이런 책을 읽고 꾸준히 노력해 왔다면, 좀은 다른 생이 되지 않았을까하? ㅠㅠ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신입 사원(혹은 취업 준비생)인 독자들을 위해 책 몇 권을 더 추천하고 싶다. 지상(紙上)의 멘토라고 생각해 주시길. 미리 준비해 두면 톡톡히 효과를 볼 것이라 확신한다. 그 결과는 10년이나 20년 뒤 성장해 있는 자신을 통해 알아차리게 된다.

 

이 책과 함께 조관일의 《신입 사원의 조건》(21세기북스), 양성욱의 《신입 사원 상담소》(민음인) 그리고 켄 로이드의 《사무실의 멍청이들》(길벗)을 더 읽어 보시길 권한다. 여자 사원이라면 김미경의 《언니의 독설》(21세기 북스)에서 힌트를 꽤 얻을 것이다. 뭐, 남자가 읽어도 좋지만.

 

그리고 하나 더 사족을 달자면 결혼 전에 육아에 관한 책을 충분히 보라는 것. 결혼 준비할 때는 이것저것 챙길 게 많아서, 막상 임신하고 출산하게 되면 피곤하고 정신없이 바빠서 그냥 집안에서 본 대로 생각하는 대로 키우기 마련이다. 육아, 미리 준비해 두면 상상 이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을 권하다 - 삶을 사랑하는 기술
줄스 에반스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고대 그리스 철학에 관해 참 재미진 책을 발견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그런저런 깜냥인 줄 알았더니, 점점 읽어가자니 한껏 몰입하게 되는 책이다.

 

줄스 에반스는 영국 태생 기자다. 특이하게도 철학커뮤니티 런던필로소피클럽을 창립했다. 철학 강의와 워크숍을 진행하며 보통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다루는 삶의 철학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책을 펼치면 라파엘로가 무명이던 스물 일곱 살 때 그린 아네테 학당으로 시작한다. 라파엘로는 당시 명함을 내밀만한 철학자들을 몽땅 한 자리에 끌어 모았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피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 디오게네스 등등.

 

에반스는 대환영이다. 그는 다양한 개성과 생각을 지닌 인물들이 바티칸 궁전의 벽에 한데 모여 만들어내는 개방적이고 소란스러운 분위기, 누구든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활기 넘치는 논쟁의 분위기가 마냥 좋단다. 물론 그는 책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한껏 돋군다.

 

책의 메인 테마는 스토아 철학이다. 이와 관련하여 큰 그림의 이해를 위하여 소크라테스, 에피쿠로스, 헤라클레이토스도 다룬다. 스토아 철학을 계승한 현대 철학과 응용 학문에 대해서도 정수리가 뻗친다.

 

삶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철학이 어떤 힘이 되어 줄 수 있을까?”

저자가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질문이다. 에반스에 따르면 그 해답은 스토아 철학에 있다. 스토아 철학의 핵심은 자기 긍정에 의한 도덕적 훈련이다.

 

우리가 반복적인 운동으로 근육을 강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도덕적 근육도 특정 운동을 반복함으로써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훈련을 충분히 하고 나면 상황에 맞는 적절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고, 적절을 행동을 하게 된다. 이렇듯 철학적 훈련은 제2의 본성이 되고, 좋은 삶의 흐름이라고 부르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것.

 

앨버트 엘리스와 아론 벡이 창시한 인지행동치료의 경우 소크라테스적 방법론을 새롭게 창조하여 스스로 질문하는 기술을 가르친다. 가령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내면과 감정을 살펴보고 감정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면 정서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마틴 셀리그먼의 긍정심리도 스토아 철학에 뿌리를 둔 것이다.

 

스토아 철학을 응용한 사례도 소개되어 있다. 가령 군의관 론다 코넘은 에픽테토스의 회복탄련성을 응용해서 포괄적 장병 힐링 프로그램’(Comprehensive Soldier Fitness)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군을 대상으로 2009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특히 외상후스트레스 증후군을 보이는 장병들의 경우 자살률 저하 등 효과를 보고 있다고.

 

이외에도 널리 알려진 전문가나 학자들의 인터뷰나 전문적인 식견도 잘 정리되어 있다. 저자가 언론인이다 보니 인맥도 폭넓어 다양한 견해를 취합, 정리하는데 유리하지 않았나 싶다. 독자 입장에서야 저자가 발품 팔아 일군 열매를 한 아름 따는 일만 남았다.

 

저자와 함께 고대 그리스 철학의 뿌리를 찾아 유람을 다니다보면 더 없이 유쾌하고 흥겨워진다. 교양 수준을 높이는 재미도 그렇지만, 이보다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탐스런 화두가 지천으로 널려 있기에 더욱 그렇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비행사의 지구생활 안내서 - 나는 우주정거장에서 인생을 배웠다
크리스 해드필드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우주비행사는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이 책을 읽으며 독서는 간접 체험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우치게 된다.

 

크리스 해드필드(Chris Hadfield). 나는 구글링을 통해 이 이름을 찾는다. 우와 사진 이미지, 장난 아니다. 맞다! 우주비행사라는 직업, 미국에서도 분명 영웅일 테지?

 

책 표지를 보면 기타를 치면서 노래부르는 해드필드의 모습이 실렸다. 마침 유튜브를 통해 그의 노래를 들어볼 수 있었다. 20135월 지구 귀환을 앞두고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Space Oddity를 불렀다. 이 영상은 우주에서 촬영된 최초의 뮤직비디오라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내가 들은 시점을 기준으로 조회수 2,500만에 육박했다.  

 

 

크리스는 캐나다 출신이다. 1988년 미공군 시험비행학교를 최우수 졸업, 1992년에 우주비행사로 선발되었다. 19951112일 아틀란티스를 타고 첫 우주비행에 나섰다. 첫 우주유영은 2001년이었다. 20136월 은퇴하기 전까지 그는 국제우주정거장 사령관으로서 144일간 우주에 체류하는 동안 모두 25차례의 비행에 올랐다.

 

짐작해 보건대 우주비행사가 되려면 방대한 분량의 학습과 고강도의 훈련을 모두 이겨내야 할 것이다. 노래도 가수 빰칠 정도로 수준급. 참으로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가 아닌가 싶다.

 

은퇴 뒤 그는 우주비행사의 경험을 살려 강의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이 책도 2013년에 나온, 갓 구운 따끈따끈한 우주비행의 체험담이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우주비행사는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우선 엄청난 공부와 훈련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제한된 자원과 환경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겠다.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임기웅변에도 능해야 한다.

 

, 이것 말고 뭐가 더 있을까? 저자는 이에 대한 궁금증도 자세히 들려준다.

무중력 공간 우주정거장에서의 생활은 지구와 많이 다르다. 가령 양치질할 때는 치약을 삼켜야 하고, 손을 씻을 때 헹굴 필요 없는 비누가 섞여 있는 물주머니를 사용한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고, 축축한 천으로 몸을 닦는다.

 

머리 감을 때는 역시 헹굴 필요가 없는 샴푸로 두피를 열심히 문지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젖은 머리카락들이 우주선을 떠다니다가 공기 필터를 막거나 다른 사람들의 눈이나 코로 들어갈 수 있다고.

 

운동할 때 땀에도 주의해야 한다. 운동 중에 수건을 옷에 달고 있거나 옆에 수건을 띄워놨다가 땀을 닦는다. 나중에 수건의 물기는 여과기를 통해 흡수, 오줌과 함께 재순환되어 물로 사용된다.

 

오줌을 먹는 물로? 정말 예쓰. 2010년까지는 우주정거장에서 쓰는 물을 우주왕복선이나 재보급선을 통해 거대한 원통형 가방에 담아 배달했다. 물 배달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현재는 자체 정화시스템으로 연간 약 6,000리터의 물을 조달한다. 원심력으로 인공 중력을 만들어 오물을 걸러내는 여과기와 증류기를 통해 땀, 세수한 물, 심지어 오줌까지 마시는 물로 바꾼다. 크리스는 우주정거장의 물은 실제로 미국 가정의 수돗물보다 더 깨끗하다고 평한다.

 

음식은 어떨까? 무중력으로 인한 코막힘 때문에 음식 맛이 조금 밍밍하단다. 마치 코감기 걸렸을 때 느껴지는 맛 같은. 그래서 우주에서 지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양념이 강한 음식을 갈망하게 된다. 우리가 해외로 나가게 되면 김치나 라면 맛을 그리워하게 되듯이.

 

정작 크리스는 우주정거장에서 우리와 다른 생각에 몰두한다. “다음에는 무엇이 내 목숨을 노릴까?” 아주 사소한 실수라 하더라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주생활의 경험을 살려 독자에게 아낌 없이 조언한다.

   

근본적으로 지구 밖의 생활은 두 가지 중요한 면에서 결코 딴 세상이 아니다. 경이로움과 즐거움 아니면 짜증과 불만 중에서 어느 쪽이든 선택하기에 달렸다. 일상의 소소한 순간 아니면 거창하고 자극적인 순간 중에 어느 쪽을 가치 있게 여길지도 선택의 문제다. 궁극적으로 진짜 질문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느냐는 것이다. - 264

 

자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 지구를 내려다보는 느낌은? “지구를 통째로 보면 세상을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진다. 경이로움을 느낄 뿐 아니라 아주 겸손해진다.

 

우주정거장에서 지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사고도 발생한다. 가령 크리스가 지구 귀환을 얼마 앞두지 않았을 때 우주정거장 좌측에서 암모니아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생겼다. 암모니아는 배터리와 전력시스템 그리고 생활공간내 냉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과열이나 전력 부족으로 셧다운 될 지도 모르는 상황.

 

당시 사령관이었던 크리스는 자신의 지휘 하에 우주유영을 통해 수리를 완벽하게 마쳤다. 보통 우주유영은 몇 년 아니면 적어도 몇 달 전에 미리 계획한다고. 급작스레 이루어진 우주유영에 모두들 얼마나 초긴장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는 책에서 이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어 마치 현장에서 지켜보듯 생생했다!

 

아홉 살 때부터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크리스. 그는 1992년 우주비행사로 선발되어 2013년 은퇴하기까지 장장 21년간 우주정거장과 함께 했다. 우주정거장에서 새롭게 배운 인생 이야기, 이제 여러분이 크리스와 함께 떠날 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 문화 속의 사랑과 성 인간사랑 중국사 4
왕이쟈 지음, 이기흥 옮김 / 인간사랑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 고전에는 성이 어떻게 묘사되어 있을까? 중국과 서양의 성 문화는 어떻게 다를까?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푸코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지난 날 교회는 신도들에게 그들이 범한 더러운 죄를 사실 그대로, 크든 작든 하나도 빠짐없이, 그리고 조금도 남겨두지 않고 고해실에서 고백하도록 요구했다. 그 결과 자기반성을 위해 참회하는 소설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가령 루소의 참회록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실의 수기등이 그렇다.

 

서양에서는 성에 대한 고백체가 색정소설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예컨대, 내 인생의 비밀, 행복한 여인의 추억, 독신 남성의 자서전, 방탕한 여인의 참회, 조세핀 회고록 등이 이에 해당된다.

 

반면 중국인에게는 이런 역사 전통과 역사 훈련이 결핍되어 있다. 유가의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는 사고방식에서 중국인의 성은 언제나 열심히 하되 적게 말하는 것이었다. 대신 중국의 색정소설 속엔 정력제나 방중술 등 중국 전통의 것들이 가득하다.

 

·청 시대의 필기 소설 속의 성이나 색정적인 이야기는 갈등과 충돌 가운데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는 중국 남녀가 일찍이 겪었던 쾌락과 고통, 호기심과 흥분, 부끄러움과 분노, 순결함과 비열함, 함성과 신음, 잔인함과 자비로움, 그리고 탐닉과 해탈에 대하여 기록했다. 이것들은 중국인들이 ()’이라는 길 위에서 어떤 마음의 길을 걸으며 어떤 의 역정(歷程)을 겪었는지를 이해하는 귀한 자료이다. - 15~16

 

지은이 왕이쟈는 이력이 독특하다. 그는 대만 의대를 졸업했다. 허나 글쓰기가 좋아 의업을 접었다. 그의 글은 인문과 과학이 정련된 스타일이라고 평해진다.이 책을 통해 왕이쟈의 글쓰기 스타일을 만끽할 수 있겠다.

 

사랑과 성에 대한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여전히 흥미로운 주제다. 중국 고전에서 이를 다룬 작품이나, 방중술에 관한 비방(秘方)은 우리에게도 제법 소개되었다.

 

 

왕이쟈는 중국 전래의 방대한 고전과 문학을 통해 중국인의 사랑과 성을 그려낸다. 주제도 다채롭다. 가령 숨기기와 엿보기, 색정의 서사적 구조, 방종과 억압, 성과 권력, 남근 사상, 정력제와 방중술, 여성상, 동성애, 변태 성욕 등 두루두루 눈길이 닿아있다.

 

책을 보면 명·청 시대의 필기 소설 156편을 골라 주제에 맞게 싣고, 각 장마다 저자의 비평을 덧붙여 이야기 뒤의 이야기를 마련해 놓았다. 이는 독자 입장에서 전래 작품을 심도 있게 이해하는데 좋은 길라잡이가 된다.

 

저자는 중국의 사랑과 성을 논하면서 색의 합성과 분해라는 독특한 시각을 선보인다.

 

"인간의 성 행위는 비록 다양하고 다채롭지만 모두 남성, 여성, 생식 쾌락, 경쟁, 이익, 건강, 도덕, 법률, 그리고 예술 등 몇 가지 원색을 서로 다른 비율로 합성하고 배합해서 이루어졌다." - 16

 

이런 관점은 성과 관련된 중국 문화의 특색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사실 여성 차별과 동성애의 억압, 권력과 성의 유착 그리고 다양한 성 이미지의 본색과 원형은 덧칠해진 가색(假色)을 겉어 내야 온새미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함의에서 저자는 푸코가 말한 권력과 성의 담론에 근접해 있다.

 

본문에 인용된 중국 고전의 성 풍속을 읽는 재미는 참으로 능준하다. 고전에 대한 저자의 풍미한 식견은 독자들에게 인문학적 지평을 한껏 넓혀줄 것이다.

 

한편 옮긴이 이기흥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다. 틈틈이 중국 공부를 즐기던 것이 이제 본업이 된 모양이다. 이 책의 원서는 중국 옛 문헌과 현대 문장이 까다롭게 뒤섞였을 것이다. 그이의 노고가 더 각별했을 것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겠다. 작년에는 중국 고대 선비들의 생활사도 번역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부는 어디에서 오는가》 |  에릭 바인하커 저  | 알에이치코리아

 

맥킨지&컴퍼니 선임고문을 역임한 복잡계 경제학자 에릭 바인하커는 이 책에서 복잡하고 역동적인 경제현실을 포착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 책은 각종 경제이론들에 대한 단편적인 소개에서 벗어나 경제학의 최신 연구성과들을 복잡계 경제학으로 집대성, 일관된 패러다임으로 완성한 책으로서, 부를 창출하기 위해 개인과 기업, 사회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지 총체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책은 전통경제학의 오류를 증명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경제이론들을 집대성하여 일관된 패러다임으로 완성한 책이다. 경제를 끊임없이 진화하는 불안정하고 불균형한 생태계로 정의하며, 부를 창출하기 위해 개인과 기업, 사회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지 총체적인 비전을 제시해 지금도 현대경제학 고전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2. 《다모클레스의 칼》  | 유재수 저  | 삼성경제연구소

 

저자는 금융위기의 역사를‘탄생-확산-붕괴(경제 대공황)-미봉-망각과 자만-다시 찾아온 붕괴(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위기 이후’로 이어지는 연대기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먼저 1부〈탄생〉에서는 초기 금융 발전을 이루었으나 향후 위기의 토대가 되는 금융 혁신을 이끈 네덜란드와 스웨덴의 사례를 다루었고 이어 2부〈확산〉에서는 영국, 프랑스, 미국이 잦은 금융위기를 맞은 이유와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해왔는지를 상세하게 분석했다.

3부 〈붕괴〉에서는 대공황의 전개 과정과 정책적인 시사점을 4부 〈미봉〉에서는 전후 등장한 브레튼우즈 체제의 탄생과 붕괴를 설명했다. 5부 〈망각과 자만〉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에 이르게 된 원인인 무분별한 규제 완화와 시장에 대한 맹신이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를 분석했다.

6부 〈다시 찾아온 붕괴〉에서는 대공황 이후 다시 찾아온 초대형 금융위기인 2008년 글로벌 위기의 전후를 상세하게 서술했다. 마지막으로 7부 〈위기 이후〉에서는 위기 이후 대응 과정에서 생긴 새로운 경제 불안과 미래에 다가올 금융위기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3. 《성과를 지배하는 스토리 마케팅의 힘》 | 조세현 저  | 스타리치북스

 

 

모든 기업들이 대기업만큼의 인프라를 갖추고 인력을 활용해 전폭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면 걱정이 없겠으나 그렇지 못하기에 직접 공부하고 익혀야 한다. 이 책은 다른 도움 없이 혼자 개척하고 있을 많은 이들의 순조로운 시작을 돕고자 출간되었다.

이 책은 총 7강으로 이어지며 마케팅의 기초부터 실제 사례를 통한 적용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어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더욱이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어, 등장인물들이 조세현 교수를 만나 마케팅의 전략을 익히는 과정을 스토리로 풀어냈다.

등장인물 영준과 연주가 강의를 통해 배운 지식을 리포트 형식으로 제출함으로써 이론과 실제 사례를 즉각 접목시켜 이해를 돕고 있으며 마케팅의 이론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경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노하우까지 담겨있다.

 

 

4. 《빅데이터 인문학: 진격의 서막》  | 에레즈 에이든/ 장바티스트 미셸 공저  | 사계절

 

세상의 모든 책을 디지털화하겠다는 구글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는 이미 3000만 종의 책을 디지털화했다. 현존하는 책이 1억 3천만 종이니 이미 4분의 1 가까이 진척이 된 셈이다. 이보다 큰 도서관은 전 세계에 단 한 곳, 미의회도서관 뿐이다. 500년이 넘는 동안 책으로 축적된 데이터이기에 공시적인 분석뿐 아닐 통시적인 분석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 책은 이 프로젝트의 기획, 문제 해결 과정, 이로 인해 벌어진 변화상을 들려주며 지식 세계 전환의 현장을 생동감 넘치게 전한다.

 

가령 <조선왕조실록>의 경우를 보자 실록이 데이터로 정리되고 공개되면서 사료 접근이 쉬워져 연구자가 아닌 이들도 실록을 직접 읽으며 작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제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면적인 변화가 시작될 게 분명하다. 도구는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쓰는 사람이 임자다.

 

 

5. 《통찰, 평범에서 비범으로》  | 게리 클라인 저  | 알키

 

단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알아채는 사람들의 비범한 이야기에 끌려 시작된 통찰 사례 수집 활동은, ‘인간 실수’에 집착하고 있는 결정 연구자들의 한계를 인식하게 됨으로써 ‘인간의 통찰력’에 관한 연구로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통찰에 이르는 경로를 발견해, 이 책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비록 진화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게 된 찰스 다윈, 에이즈를 처음 발표한 마이클 고틀리프가 얻은 것처럼 세상을 주목시킬 만큼 대단한 통찰은 아니라 해도, 우리에겐 절망스럽고 혼란한 일상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크고 작은 통찰이 필요하다.

이처럼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음에도 이제까지 그 누구도 섣불리 정의하지 못한 통찰이란 주제를, 게리 클라인은 과학적으로 정교하고 설득력 있게 그리고 재미있게 한 권의 책으로 집약했다.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과 용어가 등장하는 책이라,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역자가 직접 저자와 소통하면서 오류를 수정하기도 했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꼼꼼한 감수를 받아 원서보다 더욱 명확한 내용으로 책을 출간하게 됐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2-08 2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