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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불멸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 세계 최고의 과학자 11인이 들려주는 나의 삶과 인간 존재의 수수께끼
슈테판 클라인 지음, 전대호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누구일까?”
슈테판 클라인이 세계 최고의 과학자 11인에게 이 심오한 질문을 던졌다. 대상자는 자연과학자, 심리학자, 사회학자 그리고 철학자 등 인간의 존재에 관해 깊이 탐구한 대학자들이었다.
저자는 독일 출신으로 철학, 물리학과 생물물리학을 전공한 과학칼럼니스트. 이미 국내에도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 《다빈치의 인문공부》,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 《행복의 공식》, 《우연의 법칙》, 《시간의 놀라운 발견》 등 여러 저작이 소개되었다.
이 책은 과학자 13인에게 인간과 우주의 존재에 관해 인터뷰한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의 속편이다.
그는 이번 책을 계기로 만난 과학자들 덕분에 오늘날까지 우리의 본질 전체를 규정하는 자연과 우리 인간이 떼려야 뗄 수 없게 연결되어 있음을 새삼 되새길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나 역시 그가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가견을 이룬 사람들이 비추는 진실의 여명을 만끽할 수 있었다.
뭐랄까, 과학자들이 자신의 일생을 통해 거머쥔 화두와 탐구는 독자들에게 폭넓은 지적 유희와 더불어 인간과 삶에 관한 깊은 통찰을 안겨준다.
저자가 만난 과학자 11인은 다음과 같다.
엘리자베스 블랙번,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 데틀레프 간텐, 앨리슨 고프닉, 앨런 홉슨, 리처드 도킨스, 토마스 메칭거, 스반테 페보, 제인 구달, 피터 싱어, 크리스토프 코흐
개인적으로 내게 친숙한 사람도 있고, 낯선 사람도 있다.
미국 아동심리학자 앨리슨 고프닉이 “한 생물을 이해하려면 그것의 발달 단계를 알아야 한다”고 한 것이나, 독일 의학자 데틀레프 간텐이 “베를린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베를린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한 것은 일맥상통한다.
가령 인간과 삶에 관해 이해하고 성찰하려면 우선 인간의 탄생과 성장에 관해 알아야 할 것이다. 아동 발달, 뇌의 구조, 건강과 질병 그리고 심리적 요소 등 다양한 탐색이 필요하다. 저자가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을 만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지 싶다.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와의 인터뷰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슈테판 클라인 이기적 유전자에서 교수님은 이렇게 썼어요. "우리에게 이타심을 교육하자. 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났으니까." 교수님의 생각은 여전히 그대로인가요?
리처드 도킨스 거기는 내가 고쳐 쓰고 싶은 대목 중 하나입니다. 어쩌면 ‘이기적 유전자’라는 제목도 부적절했던 것 같아요. ‘이타적 개체’로 할 수도 있었는데. - 136쪽
미국 시애틀 앨런뇌과학연구소 크리스토퍼 코흐는 프랜시스 크릭(제임스 왓슨과 함께 DNA 나선구조 발견)과 함께 철학의 대상이었던 의식을 과학의 대상으로 탐구하고 있다. 그가 인터뷰 말미에 던진 화두는 흥미롭다.
“추측하건데 언젠가 우리는 우리처럼 생각하고 느끼는 컴퓨터를 제작할 수 있게 될 거에요. 그런 날이 오면, 우리의 뇌에 들어있는 모든 정보를 그 컴퓨터로 옮길 수도 있겠죠. 그런 우리는 불멸하게 될 겁니다.”
나는 이 대목에서 ‘우리 인간은 의식을 지닌 존재이기에 불멸할 수 있다’는 영감을 깨달았다. 그 의식은 지성과 어울려 현재적 수준의 도덕적 합리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 인간은 가장 영리한 유인원으로 발전할 수 있기에 앞서 가장 친절한 유인원이 되어야 했다는 미국 인류학자 세라 허디의 주장은 인간이 이기적 존재가 아닌 이타성을 지닌 존재라는 설을 강조한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인간은 의식과 이타성을 지닌 존재로서 불멸하는 존재’가 아닐까 조심스레 정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