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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퀘스천 One Question - 내 인생을 바꾸는 한 가지 질문
켄 콜먼 지음, 김정한 옮김 / 홍익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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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꾸는 한 가지 질문, 원 퀘스천!
아마도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질문 하나를 고르라면, 난 단연코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를 고르겠다. 이 질문 혹은 화두는 자못 큰 의의를 지닌다.

윤리적 삶과 계몽된 이기주의자의 삶이 같다는 인식을 가진 고대 그리스인들은 공동선을 통해 개인 윤리를 일체화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가 던진 질문은 과연 개인은 어떤 존재이며, 공동선과 공동체 의식을 통해 개인의 욕망을 억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고, 이는 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눈을 뜨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기에 당시 고대의 위정자들 눈에는 소크라테스가 자신들이 구축해 놓은 체제와 지배 논리를 뒤흔드는 불온한 사상을 전파시키는 이단자로 보였을 것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일찍이 “새로운 의문의 제기, 새로운 가능성의 타진, 기존의 문제를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는 것은 창조적인 상상력을 필요로 하며 과학의 진정한 진보를 이루는 요소”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렇듯 어쩌면 단 하나의 질문은 개인은 물론 세상을 변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자신의 이름을 딴 미 라디오 토크쇼의 진행자인 켄 콜먼은 거의 모든 영역을 넘나들면서 자신과 현대인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해 온 인물이다.

그는 “우리를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살아가면서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 속에 감춰진 지혜”라고 보면서, 정치인, 기업인, 종교 지도자, 작가, 뮤지션 등 수백 명의 인물들에게 자신들의 인생을 바꾼 단 하나의 질문을 던지면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책에는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결실을 맺은 36가지의 ‘단 하나의 질문’이 수록되어 있다.

켄 콜먼은 단 하나의 질문과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나 소감 그리고 인터뷰 대상자의 이력 등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낸다. 인터뷰 대상자 중에는 그간 저작을 통해 널리 알려진 유명 인사가 많아서 나 자신도 귀가 솔깃해질 수 밖에 없었다. 가령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등의 저자인 짐 콜린스의 사례를 보자.

저자는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은 왜 결국은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는지 의아합니다. 그들은 왜 자신의 능력을 형편없이 방전시킨 채, 위대해지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삶의 방식에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순서대로 색칠하기’ 방식입니다. 그것은 이미 그려진 밑그림 안에서 차례로 색칠을 완성하는 것인데, 이런 방식으로는 걸작을 만들 수 없습니다. 걸작을 탄생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흰 도화지, 요컨대 자신만의 도화지에 작품을 그려 나가는 것입니다. (중략) 사람들이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위험이 아니라 텅 빈 도화지입니다. 거기에 독창적인 자기만의 길을 그려 넣는다는 것은 분명히 불확실한 길이기 때문에 누구나 불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확실에 도전해서 얻어 내는 것들이야말로 인생을 발전시키는 진정한 자양분으로,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면류관을 쓸 수 있는 것입니다.”(99~101쪽)

저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은퇴자들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재창조할 수 있을지 알려 주십시오.” 이 부분은 마침 나도 궁금해 하던 차였다.

“그런 때는 우선 자신의 재능을 살피고, 어디서 나머지 인생을 보낼지, 어디서 가장 생산적이고 즐겁고 모험적인, 그러면서도 감사한 나날을 보낼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제가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신은 우리 모두에게 신의 의지를 따르게 할 만한 알맞은 재능과 능력, 교육, 또는 부를 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에 필요한 만큼 그런 요소들을 소유하지 못했다고 생각될 때는, 신이 우리에게 준 것들을 순순히 받아들이면서 변화의 고비마다 어떻게 변화에 맞춰가며 살지를 결정해야 합니다.”(278쪽)


저자는 단 하나의 질문과 그에 어울리는 위대한 답변을 찾아내는 비결을 제시한다.

1. 올바른 질문을 하라 : 미래에 대해 잊고 살 때, 우리는 현재에 갇혀 버린다. 그것을 깨는 것이 바로 질문이다.

2. 적합한 당사자를 찾아 질문하라 : 올바른 질문을 준비했으면 그것을 물어볼 적합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 만약 사람을 잘못 골라 묻는다면, 당연히 틀린 답을 얻게 될 것이다.

3. 대답에 따라 행동하라 : 이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대답은 듣는 사람의 행동 의지만큼만 소용이 있을 뿐이다.

켄 콜먼은 좋은 질문은 우리 자신과 주변 그리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졌다고 한다. 그렇기에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질문을 찾기 위해 성찰하고 또 성찰할 것을 주문한다. 그리하여 세상의 진리를 찾아 길을 나선 수많은 구도자들처럼, 자신이 품은 단 하나의 질문에 가장 적합한 대답을 해줄 당사자를 찾는 것이다. 비록 현대를 같이 사는 사람의 말을 통해서가 아닌 옛 성현의 말씀이나 시대를 앞선 선각자의 책을 통해서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의 인생을 바꿀 단 한 가지의 질문은 무엇일까? 나는 고민에 빠지기 시작한다. 색다른 즐거움이요, 설레는 흥분이 아닐 수 없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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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4-02-24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미국 금융의 탄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미국 금융의 탄생 - 알렉산더 해밀턴과 앨버트 갤러틴의 경제 리더십
토머스 K. 맥크로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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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 부채 규모는 2013년 3월 1일 기준으로 16조 7475억 달러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발표에 의하면 2012년말 국가 부채는 총 821조 1천억원이었다. 2011년도말 773조 5천억원에 비해 약 6.2% 늘어났다. 이는 2011년도부터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 산정기준이 바뀌면서 부채 증가 효과(47조 6천억원)가 발생한 요인도 있다.

자 앞으로 국가부채는 계속 늘어날 것인가? 가계 부채도 1000조가 훌쩍 넘어섰다. 과연 우리의 대비책은 무엇일까? 제2의 IMF 사태를 막기 위해서도 국민과 국내외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탁월한 재정 전문가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참고로 국가 부채와 국가 채무의 차이점을 명확히 하고 넘어가자. 국가회계법에서 규정하는 국가부채(Liability)는 지출 가능성이 크고 신뢰성 있는, 금액 책정이 가능한 모든 경제적 부담을 부채로 계산한다. 이에는 공무원·군인연금, 공기업 부채 등도 포함된다. 이에 비해 국가재정법상의 국가채무(Debt)는 정부가 직접적인 상환 의무를 지는 확정된 채무만을 반영한다.)

토머스 K. 맥크로 교수의 역작 《미국 금융의 탄생》은 위의 물음에 혜안을 제시해 줄 수 있다.  그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명예교수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12년 11월 타계했다. 이 책은 고인의 유고작이다.

맥크로 교수가 주목하고 있는 시기는 미국이 독립을 쟁취하던 1776년도 무렵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미국은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하여 연방정부 체계를 맞아 새로운 국가 체계를 막 갖추어 가던 시기였고, 13개 주 연방의 국가 예산을 처리할 인재를 절실히 필요로 했다. 이 때 등장해서 탁월한 능력을 펼친 인재가 바로 알렉산더 해밀턴과 앨버트 갤러틴 재무장관이었다.

미국이 독립하던 영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는 중농주의 혹은 중상주의에서 초기 산업자본주의로 넘어가던 시기에 놓여 있었다. 자유무역 사조와 함께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무역주의도 점점 강화되어 가던 이율배반적이던 시대, 미국이 필요로 했던 인재는 이러한 세계 경제의 사조를 꿰뚫어보고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체계를 수립하면서 보호무역주의 장벽도 넘어서야 했다. 게다가 국제 금융의 흐름에도 정통해야 했으니, 과연 누가 이 모든 것을 풀어낼 수 있단 말인가?

이렇듯 당시 미 연방정부의 재정과 예산을 재편하는 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된 배경에는 영국 식민지이던 시절, 재정과 예산은 전적으로 영국에서 파견된 관리들이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주정부 차원의 규모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몇 배나 덩치가 커진 연방 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해 본 경험자가 미국 내에는 거의 없었다.

 

1776년 이전에는 아예 국가가 존재하지도 않았으므로 그 누구도 국가 차원의 공공예산을 처리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구는 적었고 또 넓은 지역에 드문드문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식민지에서나 주정부에서 공공예산을 다룬 사람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예산 규모는 매우 작았다.
여러 식민지들 안에서 통화를 관리하고 세금을 징수하며 국방과 공공사업에 예산을 지출하는 기능은 모두 미국에 주재하던 영국 관리들이나 지역의 관리들이 했다. 대규모의 예산을 다루는 재무 분야에는 지적인 진공 상태가 존재했다. - 462쪽

이런 위기 상황에서 미국이 초기 정부 시절 탁월한 인재들-알렉산더 해밀턴과 앨버트 갤러틴을 비롯해서-을 얻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다. 해밀턴은 조지 워싱턴 정부에서 재무장관으로 일했고, 갤러틴은 토머스 제퍼슨 정부 때 역시 재무장관으로 함께 했다.

맥크로 교수는 이 두 사람을 주목하면서 본서에서 탐구하고자 하는 핵심은 두 사람의 생각이 어떻게 진화했으며, 맨처음 어떻게 현실에서 실현되었는지 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이민자 출신이었는데. 그렇다고 본국에서 자신들의 처지가 썩 좋았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해밀턴은 서인도 제도 출신이었고, 갤러틴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났다. 한편 두 사람 사이에는 공통점이 다수 있었는데, 가령 우선 9살에 고아가 되었고 10대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눈부신 지성의 소유자였으며 숫자와 셈에 특히 빨랐고, 특이할 정도로 탁월한 행정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노예제에 반대해 노예 해방에 앞장서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정치적 입장에서는 서로 적이었다. 이는 워싱턴과 제퍼슨의 정치 철학과도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가령 해밀턴은 경제 성장을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강력한 개입과 공공 정책을 적극 주장했고, 갤러틴은 낮은 세금과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펼치고자 노력했다. 당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적절한 역할, 정부 개입의 수준, 국가 부채의 성격 등에 관한 두 사람의 입장 차이는 2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치적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다.

저자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미국 건국사를 통해 오늘날 국가론이나 정부론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정치철학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맥락에 대하여 통찰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건국 초기 상반된 입장을 보였던 워싱턴과 제퍼슨의 정부론에 대해 살펴본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고찰과 문헌은 이미 상당수 진행된 탓에 어쩌면 식상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 대리인적 성격으로 해밀턴과 갤러틴이라는 두 재무 장관을 대비시켜 본다는 탐구는 여간 창의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겠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게 낯설었던 두 사람이 미국 건국 초기 어떤 활약을 펼쳤고, 그 이면에는 어떤 준비와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는지 소상히 알 수 있었다.

결코 대지주도 부유층도 아니었던 두 사람이 이민자의 처지에서 어떻게 그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 그 비법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어떻게 보면 자수성가요, 인간 승리가 아니겠는가?

지금 우리의 현실도 그리 녹록치 않다. 여전히 정부의 역할, 공공 정책의 범위 그리고 경제와 복지 등을 둘러싼 이견과 갈등이 여전하다. 그러기에 이를 조화롭게 타계하면서 새로운 미래 사회의 비전을 그려나갈 한국의 해밀턴과 갤러틴이 절실히 필요하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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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4-02-15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마지막의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

사랑지기 2014-02-15 12:57   좋아요 0 | URL
ㅎ 감사합니다. 그간 팀 이끄신다고 너무 수고많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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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비즈니스는 침대에서 시작된다 - 1% 부자들의 탈무드 실천법
테시마 유로 지음, 한양심 옮김 / 가디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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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들을 부자로 만들었는가?
세계 인구의 0.25%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20%를 차지하고, 전 세계 억만장자 상위 400명 중에 15%를 차지하는 유대인들…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인물과 대부호를 많이 배출한 유대인은 과연 다른 민족에 비해 천부적으로 우수한 것일까?

저자는 위의 질문에 자신만의 해법을 찾아 나간다. 저자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유대인을 거의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나게 한 것일까?

유대인은 무기를 만드는 일에 앞서 학문의 길을 닦았다. 학문이 없는 곳엔 아무리 훌륭한 창칼이 있어도 그것은 녹슨 고철과 다름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토라』(Torah, 모세 5경)와 『탈무드』(Talmud)를 학습하는 것이 그것이다.(9~10쪽)

 특히 유대 민족 지혜의 소산인 탈무드는 수천 년 동안 세계 각지에 흩어져 수난의 역사를 통과해야 했던 유대 민족을 이끌어주는 공동의 윤리 지침서 역할을 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흩어져 살아도 민족적 자부심과 전통을 잃지 않고 서로 도우며 큰 성공을 일궈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 테시마 유로는 고향이 한국 부산이다. 1942년생이니 올해 일흔이 훌쩍 넘었겠다. 그간 저술 활동도 왕성해서 국내에 소개된 유로의 책이 제법 된다. 주제는 주로 탈무드의 지혜와 유대 민족의 우수성에 대한 것들이다. 이번 책은 탈무드 중에서 ‘돈의 철학’에 관한 것.


돈은 모든 문을 열어주는 황금열쇠이다!
저자는 탈무드에는 유독 ‘돈’에 대한 현세 철학이 많다고 언급한다. 유대인에게 있어 돈을 번다는 것은 다른 민족들처럼 단순히 의·식·주의 생활을 영위하고 사치를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닌,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였을지도 모른다. 나라가 없으니 돈이라도 있어야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유로는 독자에게 탈무드에 담긴 유대인의 지혜를 배워 자신의 삶을 보다 풍유롭게 만들어 줄 한층 강화된 사고력과 정신력을 함양할 것을 조언한다. 우리가 논어를 읽어 처세의 지혜를 얻듯이 유대인들의 탈무드를 통해 유대인의 성공 비결을 배워보는 것은 인문학적 소양도 얻을 겸 더없이 유익한 일이 아닐까 싶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 타이틀에서 보듯 저자는 탈무드에서 ‘돈의 철학’을 간추려 ‘탈무드 실천법’ 32가지를 흥미로운 사례와 교훈을 안겨주는 우화를 덧붙여 제시한다.

 

제1장 부자의 줄에 서라.
제2장 비즈니스는 넓게, 얕게, 많이
제3장 신용은 최고의 화폐
제4장 치밀한 계약이 이익을 보장한다
제5장 지혜는 마르지 않는 금고


각 장 말미에는 ‘머리맡에 두고 읽는 탈무드 지혜’와 ‘유대인의 철학’같은 금과옥조가 덧붙여져 있는데, 이게 참 별미다. ^^

여기서 잠시 책 제목을 언급하고 넘어가자. 제목이 “유대인의 비즈니스는 침대에서 시작된다”다. 언뜻 보면 미인계를 써서 상대방을 성적으로 홀리는 은밀한 거래를 말하는 것이라고 의심할 수 있다. 물론 당연히 아니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은 태어나자마자 탈무드를 쓰고 배우며 익힌다고 한다. 이쯤 되면 부모나 조부모는 그 아이나 손자에게 침대 머리맡에서 탈무드를 읽어 주었을 거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또는 침대 머리맡에 탈무드를 두고 언제든 꺼내 읽었을 것이다(‘머리맡에 두고 읽는 탈무드 지혜’가 힌트가 될 것이다). 그러니 유대인의 지혜는 침대에서 시작되는 셈이고, 이 책은 게 중에서도 ‘돈의 철학’, 즉 비즈니스에 관한 것이다.

위기가 없을 때 위기상황을 대비한다
이 책에는 삶의 처세술에 대한 것도 꽤나 다루지만, 단연 사업 계약, 소유권, 거래 등 책의 제목에 충실히 따르는 사례들이 훨씬 많다. 특히 내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들의 유비무환을 위한 자세다.

요즘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조류독감 H5N8이 유행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비상사태 발생에 대비하여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사전 책을 철저하게 세워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컨설팅 회사 ICTS (International Consultation in Targeted Security)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출신에 의해 혹은 그 위기관리 비결을 전문적으로 자문한다고 한다. 저자는 ICTS식으로 구체적인 위기관리 대응요령을 언급한다. 우리에게도 좋은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어 여기 옮겨 본다.

 

첫째,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철저히 예측하고 분석한다.
둘째, 현재의 인원·자료·위치·교통·운수·창고·비축 등을 정확히 파악한다.
셋째, 대체 시스템을 점검한다.
넷째, 긴급 사태를 대비한 조기 회복 시스템을 고안한다.
다섯째, 긴급 상황에서의 비용을 분석하고 예측해본다.
여섯째, 위기관리 매뉴얼을 작성한다.
일곱째, 교육 훈련을 실시한다.
여덟째, 수시로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개선한다.


혹여 싱겁다고 실망하지 마시라. 이런 ‘기본’이 안돼 낭패 본 일이 어디 한둘인가. 저자는 우리가 십계명을 지키듯 위의 기본적인 원칙을 제대로 실행하자고 조언한다.

최근 이스라엘과의 교류가 늘면서 이와 관련된 서적도 소개가 많이 되고 있다. 창성으로 승부하는 IT와 R&D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도 있는가 하면 이처럼 마르지 않은 지혜의 샘, 탈무드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때로는 유대 민족은 그들만의 선민 사상에 매몰되어 팔레스타인과 아랍 민족에 냉혹할 정도로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일찍이 셰익스피어가 샤일록이라는 유대인을 잔인한 고리대금업자의 전형으로 창조한 것도 당시 유대인들이 돈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치밀했는지 잘 보여준다. 아울러 이는 유럽 사람들이 유대인에게 갖고 있던 감정도 어떠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잠시,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재미로운 숙제 하나를 드리고 마치겠다.

만약 한 사람이 “이것은 전부 내 것이다”라고 말하고 또 한 사람은 “이것의 절반은 내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탈무드(미쉬나)에서는 “이것은 전부 내 것이다”리고 말한 자는 그 물건의 4분의 3을, “이것의 절반은 내 것이다”라고 주장한 자는 그 물건의 4분의 1을 사는 것으로 한다고 가르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본문 190쪽에 나와 있다.

비록 현세에 유대 민족이 미국의 지원과 핵으로 무장하여 자신들의 생존을 갈구하고 있지만, 대승적인 공존의 미덕을 배우지 못한다면 1세기경 로마에게 멸망당해 세상천지로 뿔뿔이 흩어져 떠돌았던 비극의 역사는 다시 반복될 수 있다. 그러기에 탈무드는 ‘돈의 철학’에 앞서 ‘공존의 철학’이 되어야 하고, ‘상생의 지혜’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탈무드에서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베풀어라.”라고 했듯, 아랍과 공존하기를 원한다면 베풀어 달라, 제발!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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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4-01-23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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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상상하라 - 핵심을 꿰뚫는 탁월한 현실감각은 어디서 오는가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지음, 장세현 옮김 / 어크로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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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과 실제로 맞닥뜨리는 순간 모든 전략은 무용지물이 된다."

저자가 런던에서 열린 국방성 간부회의에서 처음으로 들은 격언이다
. 그는 모범적인 분석을 해도 전략만으로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벌어질 모든 일을 해명할 수는 없다면서, 전략의 매끄러운 실행을 가로막는 현실에 대해 대처하는 요령을 제시한다.

이 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요점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

1. 과거가 되풀이되고 있지 않은가?
2.왜 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을까?
3. 당신은 자기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 판단하는가?


저자는 이런 식의 질문을 수도 없이 던지면서 적절한 사례를 예로 들고 이에 대한 자신의 지론을 제시한다
. 그는 전략을 넘어서는 다른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다른 렌즈로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렇다면 어지럽고 지저분한 현실을 상상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신은 누구입니까?
개인이든 리더이든 CEO이든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곧 기본으로 돌아가 이를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돈이나 이득 같은 상업적 가치와는 다른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
의미(meaning)'이라고 부른다. 이는 '소비자들이 각자의 삶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발상, 사고방식, 지식)'라는 뜻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브랜드보다 더 큰 가치를 소비자에게 준다. 저자는 이런 의미가 앞으로 시장의 중심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는 또한 현실을 직시하자고 조언한다
. 과거지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지금껏 하던 일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본능은 변화하려는 본능보다 강할 때가 많다. 바꾸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이 뻔한 데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큰 그림 속에서 우리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묻는다. 2부는 시장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한 질문들을 던지며, 3부에서는 조직과 인력 관리를 위한 질문이 이어진다. 끝으로 4부는 리더가 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슨 의미인지를 묻는다. 질문은 파트별로 12개씩 모두 48개이다.

책에서는 그간 수없이 인용되었던 실패 사례 가령 코닥
, 노키아, 소니 등 시류의 변화를 제때 따라잡지 못해 한순간에 몰락한 기업들 사례는 굳이 들지 않는다. 대신에 자신이 체험했거나 컨설팅을 담당했던 사례들을 열거한다. 가령 동네 식당이 개업 준비하는 광경을 보면서 이전에 몇 차례 개업하고 폐업했던 전철을 데자뷰 처럼 떠올리기도 하고,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영국의 음악·영화 소매업체 HMV, 그리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철저히 가로막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장 동력(특히 서비스분야)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이를 보면 저자가 자신의 관점을 독자에게 쉽게 이해시키거나 증명해줄 새로운 사례를 발굴하고, 제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저자는 뇌를 새롭게 자극할 비일상적인 경험을 많이 체험하라고 독려한다
.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동화'의 힘(일정표)을 이겨내야 한다. 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전에 하던 일만 계속하려는 욕구가 새로운 것을 하려는 욕구보다 훨씬 강해진다. 이를 제대로 리딩하기 위해서는 조직관리와 리더의 자세가 새삼 부각되지 않을 수 없다.

조직에 관한 질문들 중에서 내가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
튀는 직원이 있으면 안될까?"(174)였다. 저자는 만약 조직이 리더의 이미지와 비슷한 사람만 채용하고 그런 사람만 승진시킨다면 그 조직은 지나치게 획일적인 곳이 될 것이며, 다양성 부족은 결국 비즈니스 리크스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내가 최근에 알게 된
미친 닭 이야기는 이 부분에서 특히 유용하지 않을까? 퍼듀 대학에서 가금류의 생태를 연구하던 월리엄 뮤어는 선택적 품종 개량을 통해 달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했다. 그는 아홉 마리의 닭을 두 가지 방법으로 선별했다. 하나는 수많은 우리에서 각각 달걀 생산량이 많은 닭을 개별적으로 선별했고, 다른 하나는 달걀 생산량이 가장 많은 우리의 닭을 통째로 선별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 아마 짐작했겠지만, 당연히 후자의 판정승이었다. 생산성이 가장 높았던 닭들은 6세대가 지나면서 서로 공격하며 물어뜯어서 아홉 마리 중 세 마리만 살아남았다. 그 닭들의 생산성이 높았던 이유는 다른 닭의 모이를 빼앗아 먹고, 무력을 이용해서 좁은 공간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넓혀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6세대가 지나면서 미친 닭이 된 것이다.

두 번째 경우는 아홉 마리가 고스란히 살아남았다고 한다
. 결국 생산성이 가장 높은 집단은 공격적 자질을 포기하고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협동적 자질을 선택한 쪽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연구 결과를 두고
"드림 팀이란 최고의 자질을 가진 구성원으로 만들어진 팀이 아니라, 서로 양보하고 이타적이고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팀"이라고 강조한다.

끝으로 저자는 책에서 예로 든
48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현실을 주의 깊게 점검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리더들이 특정 전략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대로의 현실에 눈을 뜨고 상상하고 거기에 맞추어 준비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핵심에 조직의 사명과 사회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두어야 함은 물론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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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4-01-23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6의 물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제6의 물결 - 자원 한정 시대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제임스 브래드필드 무디 & 비앙카 노그래디 지음, 노태복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우선 '제6의 물결'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제임스 무디·비앙카 노그래디 공저자에 의하면, "자원 소비에 과도하게 중독된 세계에서 벗어나 자원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세계로 전환되는 혁명"을 말한다. 즉 현재 천연자원이 고갈되고 나면 기후 변화와 식량 확보 문제가 날로 심각해질 것이다.

이 때가 되면 제6의 물결이 도래함으로써 마침내 인류는 자원 의존성에서 벗어나 아주 작은 나무와 전등 스위치에서부터 거대도시와 온라인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중한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저자들은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경제 성장이 자원의 소비와 더는 직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리 현실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령 2009년에 녹색 성장을 위한 국가전략 추진 5개년 계획에 GDP 2퍼센트인 836억 달러를 투자한 결과, 한국은 2012 글로벌 청정기술 혁신 지수에서 세계 10위, 아시아 1위를 달성했다. 이러한 우리 노력에 대해 저자들은 “환경 기술 특허, 청정기술 혁신을 북돋우는 강력한 정부 정책 그리고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지원 분야에서 상당한 소득이 있었다.”고 평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는 이전의 다섯 혁신의 물결을 살펴보면서 시장의 힘, 기술 그리고 사회를 결속시키는 요인들에 의해 어떻게 그런 물결들이 형성되는지 알아본다. 이어 2부에서는 이 요인들로부터 제6의 거대한 물결이 도래함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는지, 아울러 그 물결이 어떻게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주는지 살펴본다.

먼저 저자들은 러시아의 경제학자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가 창안한 ‘콘드라티예프 파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콘드라티예프는  러시아에서 소비에트농업을 위한 5개년 계획을 개발하는 등 한때 촉망받던 인물이었으나, 1928년 정치 상황이 바뀌면서 가혹한 시련이 시작되었고, 결국 스탈린에 의해 숙청되기에 이르렀다.

'콘드라티예프 파동'이란 경기 사이클과 주요 혁신과의 연관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 용어는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콘드라티예프의 경제 이론을 보완하여 자신의 이론에 등장시키면서 출처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을 따 붙인 것이다.

'콘드라티예프 파동'의 핵심은 혼란과 광란에 이어 포화와 성숙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지난 200년 동안을 보면 다섯 차례의 뚜렷한 콘드라티예프 파동이 있었다(아래 표 참조, 책 34쪽).


〈표〉콘드라티예프 파동

  제1의 물결
면화, 철, 수력
제2의 물결
철도, 증기력, 기계화 
제3의 물결
강철, 중공업, 전기 
제4의 물결
석유, 자동차, 대량생산
제5의 물결
정보통신기술
 상승기 1780년대
~1815
1848~1873 1895~1918 1941~1973   1980~2001
 하강기  1815~1848 1873~1895   1918~1940  1973~?  2001~?
 기술

면방직과 철 생산, 물레방아, 표백

철도와 철도 설비, 증기 엔진, 공작기계, 알칼리 산업 전기장치, 중공업, 중화학공업, 강철 제품 자동차, 트럭, 트랙터, 탱크, 디젤 엔진, 비행기, 정유공장 컴퓨터, 소프트웨어, 정보통신 장치, 바이오기술
 핵심 재료 철, 목화, 석탄 철, 석탄 강철, 구리,
금속합금
석유, 가스, 합성수지 재료 집적회로
 수송 및 통신
 기반기설
운하, 유로 도료, 범선 철도, 전보, 증기선 강철로 만든 철도, 강철로 만든 선박, 전보   라디오, 고속도로, 공항, 비행기  인터넷, '정보 고속도로' 
 기업 조직  소유와 경영의 일치  위계적 구조 분할  매트릭스 구조  네트워크로 연결 

 


제1의 물결은 산업혁명이라고 알려진 역사상의 기간과 일치한다. 제2의 물결은 증기력에 의해 일어났으며, 종종 '철도의 시대'리고 일컬어진다. 제3의 물결은 전기, 중공업 그리고 강철에 의해 일어났다. 제4의 물결에서는 자동차가 등장했다. 이어 제5의 물결이자 가장 최근의 파동인 정보통신기술의 물결은 실리콘 칩을 생산하는 기술의 등장과 함께 1970년대에 시작되었다.

이러한 물결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사용된 기술의 변화를 불러왔을 뿐만 아니라 아주 심오한 사회적 변화도 아울러 초래해 왔다. 이 물결들을 '혁명'이라고 부르는 진정한 까닭은 기술 변화 자체보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가장 최근에 일어난 제5의 물결 시기에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보고, 제5의 물결의 포화점과 제6의 물결의 여명기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제6의 물결의 실체에 대해 규명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새로운 트렌드나 흐름을 잡아내고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독자로 하여금 불완전하나마 그 미래-여기서는 새로운 물결-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로마 클럽이 1972년에 펴낸 《성장의 한계》를 보면 인구 증가와 천연자원의 사용이 다양한 한계들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12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돌려 분석한 결과를 싣고 있다. 이에 의하면 21세기 어느 시점에 이르면 지구의 물질적 성장이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본서의 저자들 역시 이에 대한 우려를 공감하면서 향후 제6의 물결에서 핵심은 '자원 효율성'이라고 강조한다. 가령 자원의 비효율성에 관한 하나의 사례를 들어 보면, 전 지구적인 규모로 볼 때 자원의 고작 1퍼센트 미만이 정상적인 제품으로 바뀌고, 원재료의 나머지 99퍼센트는 쓰레기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앞으로 열대우림이나 깨끗한 물과 같은 생태계 서비스의 금전적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며, 오염물질 등 환경문제에 대한 공동체적 대응도 더욱 적극적으로 변모해 나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에 미래 사회에서 각광받는 기술로는 자원 효율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즉 제6의 물결에서 핵심은 "연료나 물과 같은 자원의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에너지나 음식, 제품, 서비스와 같은 좋은 산출물을 극대화하고 아울러 모든 나쁜 산출물, 즉 쓰레기를 최소화하거나 전혀 생기지 않게 만드는 기술"이자, "에너지와 물, 쓰레기를 관리하는 새로운 기술에서 시작하여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나눔, 재활용, 향상된 자원관리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찾는" '청정기술'(cleantech)이다.

제5의 물결의 경우 핵심기술이 '정보통신기술'이었다면, 제6의 물결에서는 이러한 '청정 기술'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2부에서는 제6의 물결을 형성하는 다섯 가지 큰 개념으로 다음과 같이 제시하며 각 장에서 상세히 고찰한다.

 

첫 번째, 쓰레기 자원이 곧 기회다. 쓰레기가 핵심이기에 쓰레기가 더 많아질수록 기회도 더 커진다.
두 번째,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팔아라.
세 번째, 디지털 세계와 자연 세계가 하나로 통합된다.
네 번째, 생산물은 지역적이고 정보는 국제적이 된다.
다섯 번째, 자연에 해답이 있다.

 

 


특히 나는 네 번째 개념이 와 닿았다. 저자들에 의하면 에너지 생산은 지역화되어 분배되고 자원은 소비되는 양에 최대한 가깝게 재순환되는, 일명 글로컬리즘(glocalism)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리 모두는 머잖아 최대한 지역산 식품을 선택하려는 '로커보어'(locavore)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헬레나 호지가 《행복의 경제학》에서 주장한 바대로, "경제활동의 규모를 근본적으로 줄이고, 보다 책임 있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발전시켜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을 집 가까이에서 생산"하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이 시기는 협동과 친밀, 상호의존적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안정적인 지역경제가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생각해 보라!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나면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는 고사하고 제주에서 나는 감귤조차 마음대로 먹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운송비가 비싸게 먹혀 차라리 인근에서 나는 과일을 먹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섯 번째 '자연에 해답이 있다'에서는 재닌 베니어스가 제창한 '생체모방'(mimicry)을 다룬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간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눈여겨봐 두었던 탓에 이해도, 공감도 쉽게 되었다. 가령 흰개미에게서 영감을 얻어 에너지 소비를 10퍼센트로 줄인 인도 라바사지역의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 사례는 그야말로 환경 친화적인데다 저자들이 지양하는 '청정 기술'의 모범 사례가 아닐까 싶다. 또한 쓰레기 생산과 이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제품 생산 및 소비 과정을 설계할 때 활용되는 산업생태학은 머잖은 미래 사회의 총아가 될 것으로 믿는다.

저자들은 말미에 마크 프렌스키가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신조어를 창안(2001)했듯이, 우리 세대 아이들은 '에코 네이티브'가 되어 제6의 물결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우리가 지구 그리고 인류의 미래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성찰하고 위기에서 기회를 찾으며, 개인과 공동체를 위해서 그 기회를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깊은 통찰력과 희망 그리고 도전의 의욕을 북돋우게 해 준다는 점이다!

끝머리에 이르러 저자들은 제7의 물결에 대한 힌트도 덧붙이고 있다. 그 답은 '인간 효율성 또는 인간 능력'이다. 인문학과 인간에 대한 성찰이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 싶다.

나아가 제8의 물결은? 이 문제에 관한 더 깊은 생각을 알아보고 싶거나 의견을 내놓고 싶은 분은 'The Six Wave'(http://sixthwave.org)를 방문해 보시라!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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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2-26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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