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함께 가라 - 정체된 삶에 문을 열어줄 최초의 희망심리보고서
셰인 J. 로페즈 지음, 고상숙 옮김 / 알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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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셰인 J. 로페즈의 직함을 보면 뜻밖에도 캔자스 대학교 경영학 교수이다. 이외에도 갤럽 상임연구위원, 클리프턴 강점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나는 언뜻 책 제목만 보고 저자가 심리학 전문인 줄 알았는데, 그러고 보니 로페즈는 미국 심리학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원래 저자의 주요 연구 주제는 '지능'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권총자살을 앞둔 한 농부를 만난 이후 그는 자신의 연구 인생을 획기적으로 전환하게 된다. 책은 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람들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 로페즈는 어느 날 퇴역군인 출신의 64세 뚱뚱한 남자 존을 의뢰받는다. 존은 고혈압 증상과 피로감을 호소하며 내원했었는데 검사 결과 신장이 안 좋아 투석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는 상당량의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었기에 일주일에 세 번 신장 투석을 받게 되면 농장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존은 이를 알고 자신에게 미래가 없다고 낙담한다.

 

저자는 상의 끝에 존이 옥수수 수확을 끝내고 나서 투석을 받을 수 있도록 치료 일정을 연기했다. 옥수수 수확이 마무리되자 존은 약속한 대로 주치의와 날을 잡고 투석 받을 준비를 했다. 존의 검사 결과를 보고 나서 로페즈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신장 사구체 여과율이 조금이지만 개선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치료를 전혀 받지 않았는데도 어찌된 일인지 신장 기능이 1개월 전보다 나아져 있었다. 마침내 존은 점점 나아져 '간 기능 개선으로 투석 연기'라는 판정을 받았다.

저자는 존과의 만남을 통해서 사람이 미래를 생각하는 방식, 즉 어떤 희망을 갖느냐에 따라 오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자신이 그동안 몸담고 있던 주제 '지능'에 대한 연구가 존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알고, ‘희망’에 대한 연구로 방향을 전환한다.

로페즈는 전 세계에서 희망에 가득 찬 사람을 수천 명 만나보고, 이 중 일부를 몇 년간 계속 추적 관찰했다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저자의 연구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그는 희망이 전염병처럼 사람들 사이에 퍼지게 만들기 위해 이 책을 완성했다고 토로한다. 그는 우리의 차동엽 신부처럼 미국판 희망전도사가 아닐까 싶다!

즉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타고난 재능에 안주하기 보다 스스로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야만 자기의 재능과 능력을 계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시작하면 어려운 일도 있을 거야. 하지만 그때마다 어려움을 헤쳐 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거야."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희망이라고 하는 독특한 에너지를 창출해내는 생각과 느낌을 탐구해 본다. 2장에서는 험난한 실제 상황에서 희망을 시험해보고 대부분의 사람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는 희망의 사례를 살펴본다. 3장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희망을 구축하는 데 쓸 수 있는 유용한 도구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굵직한 문제들을 다룬다.

결론적으로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다음과 같다. 그는 아래 네 가지를 깨닫는 데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고 고백한다. 아, 과연 나는 얼마나 걸릴 것인가!

희망은 소중하다.

희망은 선택이다.
희망은 학습될 수 있다.
희망은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저자가 밝혀낸 사실 중에 재미로운 것은 희망이 건강한 행동 방식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즉 미래에 대한 희망이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과 분명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앞서 언급한 존의 경우 희망을 회복하고 도전적인 목표(옥수수 수확과 건초 거두기)를 설정해 자신의 건강 뿐 아니라 농장까지 지킬 수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 마음속 스위트 스폿(테니스 라켓 등에서 공이 가장 잘 맞는 부분)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우리는 미래를 현재보다 더 나은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 하지만, 동시에 자신에게 주어진 힘의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나는 내가 나의 생각 과정에 모두 다 접근할 수 없고, 나의 느낌을 항상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안에 감지되는 신호나 습관 및 사고 과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수록 살아갈 에너지가 더욱더 충만해진다. 쉽게 말해서 로페즈는 이것저것 재느라 머뭇거리지 말고 일단 도전해 보라고 조언한다. 단, 마치 자신이 세상을 다 알 수 있는 것처럼 과대평가하거나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5년 후 당신의 인생이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습니까?"
저자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5년 후 나의 모습을 머릿속에 상상해 보라고 권한다. 지금 당장 눈앞에 놓인 장애물 걱정하지 말고 그때그때 극복해 나가면 된다. 먼저 미래에 대한 비전을 명확하게 설정하면 그 미래를 향해 강력하게 밀고 나갈 추진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심리학 교수 바버라 프레드릭슨이 명명한 '긍정적 감정의 상향적 소용돌이' 개념에서도 많은 팁을 얻을 수 있었다. 프레드릭슨 교수에 의하면 긍정적 감정으로 마음이 열리면 새로운 인간관계를 포함해 어떤 일을 해내는 데 필요한 수단과 자산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긴 나도 우울한 표정을 짓는 사람보다 활력 넘치는 미소를 짓는 사람에게 정감이 가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희망은 마음을 열린 상태로 유지하게 해 주고, 생명력 넘치는 에너지로 충만하게 해 준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상태에서는 창의력이 나올 수 없다. 두려움에 떠는 동안은 가능성을 볼 수 없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작은 원 안을 끊임없이 달린다. 희망이 두려움을 몰아낼 때 미래로 가는 여러 가지 가능성의 길이 열린다. 희망이 혁신을 낳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고, 이렇게 창조된 것을 깎고, 다듬고, 손질해 제대로 기능하도록 만든다. 희망은 우리의 사고 범위를 넓혀주고 인내력에 불씨를 붙여준다.(175쪽)

Making Hope Happen 홈페이지 메인


"렌터카를 세차해 본 적 있습니까?"
저자는 아무도 렌터카를 세차하지 않듯이(저자에 의하면 그 이유는 자기 차가 아니라는 것과 더 중요한 일이 많기 때문이다) 자신의 관심을 끄는 매력적인 목표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저자가 미래에 대한 꿈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개설한 홈페이지(www.makinghopehappennow.com)를 찾으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오디세우스 계약'(세이렌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몸을 묶은 오디세우스처럼 자신이 정한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략)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예일대 경제학자들이 개발한 'StickK.com'도 유용하니 잘 활용해 보자.

저자는 희망을 전염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도 소개하고 있다. 그는 부하에게 미래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는 리더의 희망은 공공재라고 강조하고,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가르치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친구, 직장 동료, 학교, 지역사회 사람들을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전술을 활용하여 희망을 전염시키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라고 권한다.

1. 말과 행동으로 희망의 모범이 된다.

2. 유익한 자원, 적극적 지원으로 희망을 제공한다.
3. 엄청난 능력을 가진 희망 찬 사람이 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희망'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미래에 대한 강력한 비전을 수립하여 열정과 도전적 자세로 실행해 나가보련다. 그리하면 5년 후 내가 바라는 희망에 성큼 다가서게 될 것으로 믿는다. 또한 우리 집, 우리 학교, 내 직장 또는 내가 사는 마을에 작은 희망이나마 서로 나누고 함께 하는 큰 물결을 만들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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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쓴 후성유전학 - 21세기를 바꿀 새로운 유전학을 만나다
리처드 C. 프랜시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시공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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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리뷰에 앞서 우선 내가 의문을 가졌던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이는 다른 독자들에게도 마찬가지려니 싶어서다.

첫째,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중나선 형태의 DNA는 우리 세포 속에서 벌거벗은 상태로 있지 않다. 다양한 유기 분자들로 이루어진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달리 말해 그 분자들은 유전자와 화학결합을 하고 있다. 이런 화학적 부착물은 유전학에서 매우 중요하다. 왜 그럴까? 그것들은 자신이 결합한 유전자의 행동을 바꾸어, 유전자의 활성을 더 높이거나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부착물은 오랫동안 붙어 있을 수 있고, 심지어 평생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후성유전학은 이렇게 장기적으로 유전자를 조절하는 부착물들이 어떻게 붙고 떨어지는지를 연구한다. 후성유전적 변화는 우리의 환경,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가 노출된 오염물질, 심지어 우리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반응으로서 벌어질 때가 많다. 후성유전적 과정은 환경과 유전자의 접점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돌연변이는 되돌릴 수 없지만, 후성유전적 변화는 희망적이게도 되돌릴 수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둘째 '후성유전학'에서 '후성'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후성유전적(epigenetic)'이라는 신조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40년대 콘래드 워딩턴에 의해서였다. 당시 그는 세포 환경이 유전자에게 반응하는 만큼 유전자도 세포 환경에 반응한다고 생각했었다.

'후성(後成)'과 대립되는 개념이 '전성(前成)'이다. '전성'이 '나'라는 독특한 형상은 이미 난자나 접합체에 온전히 들어 있다는 것이라면, '후성'은 '나'는 발생의 결과로 생겨나는 창조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후성유전학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우선, 각종 질병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데 중요하다. 가령 암세포의 경우 많은 유전자가 정상적인 부착물(특히 메틸)을 잃어버린다(탈메틸화). 탈메틸화는 각가지 비정상적인 유전자 활동을 일으키는데, 그중 하나가 세포의 마구잡이 증식이다. 그렇다면 그 변화(탈메틸화)를 되돌릴 방안을 찾는다면 암 퇴치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후성유전학의 의학적 목표는 주로 병리적인 후성유전적 사건들을 되돌릴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에 대한 기법은 유전적으로 이상을 일으킨 여러 대사 질환과 선천성인 유전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태내 환경을 연구하는 것이다. 가령 쌍둥이는 자궁에서 거의 같은 환경을 공유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형제는 산모가 먹었던 음식과 임신 중에 겪었던 스트레스에 의해 다른 태내 환경을 경험했을 것이다. 따라서 형제간에 비만, 당뇨, 심장질환, 동맥경화증, 우울증, 불안증, 정신분열증에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후성 유전적 변화를 잘 연구하면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끝으로 세포발생학적으로 수정란이 어떻게 분화해서 각기 다른 성체로 성장할 수 있는가 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가령 모든 인간은 줄기세포에서 분화되었다. 이 세포는 유전적으로 서로 같을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구별이 불가능할 만큼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피부세포, 혈액세포, 뉴런, 근육세포, 뼈세포 등 다양한 세포들로 분화될 수 있을까? 게다가 이 세포들은 한 성인에게 나온 것일 경우 유전적으로 DNA 구조가 모두 똑같다. 후성유전학은 이 수수께끼를 풀 열쇠를 쥐고 있다.
이상으로 간략히 몇 개 질문에 대한 답을 마쳤다.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후성유전학'은 아직 낯선 개념이다. 저자 리처드 프랜시스는 재미로운 연구 사례를 예로 들면서 후성유전학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질병퇴치와 건강수명 연장에 응용할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풀어간다.

이 책은 내게 '과학적 글쓰기'란 이런 것이고, '과학적 글읽기'란 이런 맛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그간 후성유전학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어려운 내용 쯤으로 어림짐작했었는데, 읽어 보니 참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건 오로지 저자의 역량 탓일게다.

저자는 1장에서 환경이 유전자를 바꾸는 사례를 제2차 세계대전의 잔학 행위에서 들고 있다. 당시 1944년 9월 독일군은 점령지 네덜란드에서 철도 파업과 빨치산 활동을 보복하는 의미에서 식량 봉쇄 조치를 내렸다. 이는 1945년 5월에 연합군이 네덜란드를 해방시키기까지 약 9개월 남짓 지속되었다. 이 때 산모 자궁 속에서 기근을 겪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네덜란드 기근 출생 코호트'가 연구되었다고 한다. 이는 네덜란드 기근이 시작된 날짜와 끝난 날짜 그리고 건강 기록이 자세히 남아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 결과 기근에 노출된 태아가 겪은 악영향의 성격은 노출 시기에 크게 좌우되었다. 예를 들어, 임신 초기에 일찌감치 노출된 사람들은 심장동맥질환 및 비만과 관련이 있었다. 초기에 노출된 여자들은 유방암 발병률도 높았다. 한편 중기에 노출된 사람들은 페질환과 신장질환이 더 문제였다.
 
그리고 후기에 노출된 사람들은 포도당못견딤증(불내성)이 가장 뚜렷한 증상이었다. 현재 태내 환경이 태아와 아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식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바로 이 코호트를 통해서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그런 차이가 초래되었을까? 기근에 노출된 사람들과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은 그 유전자들의 메틸화 정도가 서로 달랐다. 특히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2 (IGF2) 라는 호르몬을 암호화한 유전자가 후성유전적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발견을 학계에 꽤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비유전자적 유전 방식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즉 기근을 겪은 산모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건강 문제를 더 야기했다는 사실은 DNA를 통해서가 아닌 태내 환경이 태아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고, 이는 후성유전적 변화가 유전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나아가 아이가 자랄 때 받은 모성적 보살핌의 차이는 여러 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령 부실한 모성적 보살핌은 악순환을 구축함으로써 오래 지속되고, 훌륭한 보살핌은 거꾸로 여러 세대에 걸쳐 선순환을 구축한다. 저자는 이를 '사회적 유전'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실 후성유전적 변화는 태내 환경 뿐만 사회 환경에 의해서도 생겨날 수 있다.

 


한편 저자는 월리엄 캐슬·슈얼 라이트와 토머스 모건의 유전학 연구에 대한 비교도 상세히 다룬다(7장). 모건이 기존 유전학의 전통적인 연구 방식을 취했던데 반해, 캐슬과 라이트(캐슬의 수제자)는 생물학적 과정의 다양한 변이 등 무작위성을 목격하면서 이를 토대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여 오늘날 후성유전학의 기틀을 만들었다. 이는 주류와 비주류의 경쟁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학설이 살아남고 발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탐색하는 과학자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지 싶다.

나는 특히 X염색체의 비활성화를 둘러싼 다양한 이상, 가령 적녹(赤綠) 색맹, 터너 증후군등의 발생 기전에 대해 재미있게 읽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후성유전학은 두 개의 얼굴, 즉 야누스의 얼굴을 가졌다고 지적한다. 밖을 향한 얼굴, 원인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안으로 향한 얼굴, 반응하는 측면도 있다. 저자에 의하면 지금까지 환경 등에 의해 생겨난 후성유전적 변화로 인한 변이에 대해 주로 탐색했다면 앞으로 후성유전적 변화로 인한 기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암과 난치병 등의 발생 기전을 규명해서 완치의 길을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총론적으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유전학에 대해서도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쓸 수 있구나하고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케빈 데이비스가 쓴 《천 달러 게놈》를 읽은 이래 제대로 된 유전학에 관한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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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12-23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전이 모든 걸 결정한다고 믿던 시대에서 점점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구들이 나오는 시대로 가고고 있군요. 잘 정리된 리뷰, 잘 읽었습니다.
 
10인 10색 글로벌 커리어 - 낯선 곳에서 남부럽지 않게 일하기
안홍석 외 지음 / 이콘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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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는 10명의 젊은이들의 여정을 담고 있다."

《로봇 다빈치, 꿈을 설계하다》의 저자 홍원서(데니스 홍) 버지니아 공대 교수는 추천사에서 그들의 "꿈과 열정이 숱한 시행착오를 이겨내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고 칭찬한다.

책에는 미국, 일본, 뉴질랜드 등 세계 유수 기업의 현장에서 땀 흘리며 내일을 일구는 당찬 젊은이들 10명의 인생 스토리가 담겨 있다. 치열한 경쟁이 난무하는 글로벌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자신의 꿈을 펼치는 이야기들은 그간 말로만 듣던 ‘글로벌’ 내 코 앞에 다가온 듯 선명하고 생생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연신 땀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이 온갖 노력과 수고로 거머쥔 기회와 자리가 내심 부러웠기 때문이다. 아, 나는 왜 이렇게 치열해 덤벼들지 못했을까 하는 회환도 밀려왔다.

구글러 이승진 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한 번도 진심으로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 본 적 없었다고 한다. 게임 밖에 모르던 그는 고 2 때 미국에 있는 삼촌에게 건너가 자신의 특기인 수학과 컴퓨터공학의 재능을 살려 아마존닷컴을 거쳐 구글에 입사했다. 우리가 꿈의 기업이라고 부러워하는 그곳, 그는 어떤 것이 마음에 들었을까? 그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특히 좋았다고 토로한다.
 

 

▲구글러 이승진 씨


치열한 준비 끝에 대학 졸업 시험과 유학 준비를 성공리에 마친 이정민 씨는 런던 비즈니스 스쿨(LBS)을 졸업하고 무작정 뉴욕으로 날아가 당당히 유니버설 맥켄에 입사, 뷰티 브랜드 아비노와 클린앤클리어 등 마케팅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녀는 외국인이 성공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국 마케팅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트렌드에 누구보다 통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덕분이었다!

▲유니버설 맥켄 마케팅 미디어 담당 이정민 씨


한편 킹스트리트 와이어리스 회계팀에서 일하는 이지은 씨는 처음에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과학 교사가 되고자 했다. 하지만 일본 교환학생 시절 자신의 적성에 맞는 재무 쪽으로 방향을 틀기로 결심했다. 국내 국제대학원에 진학한 그녀는 국제통상학을 공부하면서 CFA 자격증도 준비했다. 마침내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등을 거쳐 IMF로 옮길 수 있었다.

그녀는 IMF로 이직할 무렵 뜻하지 않는 지인의 도움을 받게 된 일화를 소개한다. R&M(Ross & Moncure)이라는 회계 사무소에서 일할 당시 파트 타임으로 가끔 일하러 나오던 키릴을 알게 되어 자신의 입장을 전한다. 키릴은 바로 IMF 에 근무하고 있었고, 마침 그의 팀에 잡 오프닝이 있었다. 기막힌 타이밍! 하지만 그녀의 긍정적인 태도에서 배울 점이 많았으니…. 그녀는 비록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지만, 모든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어떤 일을 하든지 스스로 떳떳할 수 있도록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며, 밝고 행복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키릴의 마음에 든 대목이기도 했을 것이다! 실력과 함께 인성까지 갖춘다면 그야말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딱 들어맞는 인재상이 아닐까?
 

 ▲긍정의 힘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이지은 씨


글로벌 C&B 스페셜리스트로 맹활약 중인 김기재 씨도 이에 딱 들어맞는다. 그는 마을 전체를 통틀어 동양인은 자신 밖에 없던 네브래스카주 와후에서 학교를 다녔다. 어느 정도 내보란 듯이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그는 학창 시절 적극적인 성격에 스포츠 활동, 다양한 방과후 활동을 하면서 주위의 마음을 사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인재로서의 삶의 방식, 즉 자신이 추구하는 세상을 향한 도전과 미래를 더 구체화시킬 수 있는 자세를 배웠다고 감회를 전한다. 그리고 외친다,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이다!"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이다!


한편 고등학교 시절부터 영어에 대한 흥미가 전혀 없었고, 대학에서 처음으로 응시한 모의토익 시험 점수가 300점대였던 김태우 씨 성공 스토리는 영어에 자신이 없는 나에게도 큰 힘이 되어 주었다. 그는 현재 딜로이트 FAS 부동산 자문 담당을 맡고 있는데, 미국 전도(全圖)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당찬 포부가 너무나 멋져 보였다! 헐~

▲미국 전도를 바라보며 자신의 꿈을 키우는 김태우 씨


이외에도 다양한 스토리를 읽다 보면, 완벽한 준비를 위해 혹은 용기가 없어서 시간을 허비하면서 머뭇거리는 나 자신에게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영어 공부하는 방법에서부터 이력서 쓰고 인터뷰 하는 요령까지 소개되어 있으니 적잖은 팁도 얻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글로벌 경영을 위해 힘차게 뛰고 있는 우리 청춘들의 로망은 이 밤에도 쉬이 잠들지 않을 것이다. 이제 여러분도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춰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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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 안희정의 진심
안희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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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난 3년 반 동안 210만 도민들을 만났던 느낌들, 밤잠을 설치게 했던 고민들을 담아 이 책을 펴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당시 박상돈 자유선진당 후보와 접전을 벌여 승리했었다.

한편 사회적으로 훌륭한 활동가나 지도가가 되기 이전에 행복한 가장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가족과 가정의 이야기를 정리해서 담지 못한 것을 아쉽다고 고백한다.

그는 충남도지사로서의 안희정은 진보주의자도 보수주의자도 아닌 '민주주의자'라고 단언하면서, 진보와 보수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안에 함께 사는 이웃이요,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경쟁자라고 주장한다. 즉 진보와 보수는 '공동체를 함께 책임지는 경쟁자' 관계라는 것이다.

그가 2010년 7월 1일 취임 이후 도지사로서 업무를 시작하면서 처음 마주친 '낯섦'은 생각과 마음이 다른 생소한 사람들과 마주쳐야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고 마음속에 두려움도 가득 차 있었지만, 3년여가 지난 지금은 "친근하기까지 하다"고 토로한다. 그들이 생각과 문화, 걸어온 삶이 눈에 들어오니 마음이 편안해졌고, 그들도 내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게 되면서 서로 쉽게 교감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단다.

지난 6일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은 인류에게 용서와 상생의 정신을 온 몸으로 보여준 화신이었다.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인적이었던 그의 행보에 온 세계는 추모의 물결에 휩싸였다. 그를 떠나 보내는 마지막 길에는 무려 91개국의 정상이 찾았고, 3천여 명의 취재진이 앞다퉈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어쩌면 안 지사도 그를 닮고 싶었던 것일까? 그는 서두에서 당선 이후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에 갇히지 않고 '내가 가야 할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깨달음으로 MB 정부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이겨냈다고 토로한다.

나에게도 분노가 있다. 정의가 패배했던 역사에 대한 분노가 있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칼끝을 겨눴던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것을 내려놓으려 한다. 그럴 때 비로소 내가 꿈꾸는 '더좋은민주주의'의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25쪽)

그렇다면 그가 꿈꾸는 '더좋은민주주의'는 무엇일까?
'더좋은민주주의'는 인간의 평등이 사람들의 내면은 물론 생활 전반을 통해 흐르는 사회다. 회의를 할 때면 도지사와 공무원의 관계지만, 쉬는 시간에는 동네 선후배 관계다. 그래서 그는 '인간' 안희정과 '도지사' 안희정을 구분하고자 애썼다고 한다.

또한 '더좋은민주주의'는 시민과 국가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도지사로서 "제가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같이합시다!"라고 이야기해왔다고 한다. 그렇게 해야만 '주인 따로, 고객 따로'인 지금의 시스템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노력하는 삶이 권장되고, 땀 흘리는 사람을 돕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일찍이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자신의 의지가 헛되게 부서지는 것에 끝없이 번민했다. 그는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나'를 통해 "목자와 자본가의 길, 이 양자를 결합하는 희망"을 꿈꾸고, "지상의 생활과 하늘의 왕국을 동시에 얻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고 자신의 소망을 밝힌 바 있다. 아마도 안 지사의 꿈도 진보와 보수가 연대하여 공동 책임하에 '더좋은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소통하고 화합하며 상생하는 길이지 싶다.

한편 그는 정당을 '장터'에 비유하면서 정당 역시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무수히 많은 (정치적) 교환이 일어나는 곳이기에 공정한 규칙을 지키고 그에 따른 경쟁의 결과에 승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안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7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박석무, 문동환 등 ‘평민연’ 세력을 영입하면서 당권 5,60 퍼센트를 넘겨준 사례를 회고하면서, 이처럼 자신의 권한과 지분을 포기하면서 당의 (지지) 기반을 확대한 결과 마침내 정권을 교체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안 지사는 이 사례에서 배울 수 있듯이, 지금의 민주당도 스스로의 힘으로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면 집권을 가능하게 도와줄 사람이나 세력과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연합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민주당이 만약 안철수의 신당이 출범한다면 앞으로 어떤 연대를 모색해 나갈 것인지 주목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정부가 넘어야 할 세 고개로서 ➀ 한계에 봉착한 박정희식 발전 모델의 대안을 모색하고, ➁ 정부 혁신을 참여 행정과 공개 행정으로 바꾸며, ➂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안 지사의 참신성은 기존 정치판이 극복해야 할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왔다는 점이다. 가령 그는 도의회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쓸모없는 기세 싸움을 지양하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도정을 이끌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고백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그의 정치 철학과 소신 그리고 민주주의에 열망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그가 강조하는 '더좋은민주주의'란 구체적으로 어떤 비전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또 국민의 삶 속에서 어떻게 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정치인으로서 갈고 닦아야 할 과제로 남는다.

내가 여기서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정치적 노력 여하에 따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민주주의 체계의 혁신을 위한 논의가 더 풍성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우리가  안 지사의 향후 행보에 주목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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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박스 - 삼성출판사 크리스마스 컬렉션, 스티커북 1권 + 색칠놀이북 1권 + 입체만들기 1세트 + 퍼즐 28조각 + 캐롤 CD 1장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이번 크리스마스 때 아들 녀석에 줄 선물로 이것을 골랐다.

받아보니 구성물이 참 풍성하다. 높이 31cm나 되는 빅사이즈 트리(입체), 스티커북, 색칠놀이북, 빅퍼즐(28조각) 그리고 캐롤CD(15곡)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앙증맞은 뽀로로 베이비 립크린까지 덤으로. 우와~

 

이걸로 아들 녀석 맘에 쏘옥 들었으면 한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들어 있으니 질리고 않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넘 기대된다.

 

나는 또래 자녀를 가진 직원들에게도 이것을 선물하려 한다. 올 한 해에도 열씨미(?) 일했는데, 작은 선물이나마 해야 도리이겠고, 내 속도 편하다. 내년에도 변함없이? 응?

 

요즘 크리스마스 츄리나 캐롤 듣는 분위기는 점점 잦아드는 것 같다. 경제도 어렵고, 정치도 꽝이니 우리는 어디서 희망을 찾아야 할까? 가족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결국 경제도 구하고, 정치도 대박나게 하며 온 세상을 구원할 것으로 믿는다. 왜냐구? '수신재가치국평천하'라는 말도 있듯이 세상의 평화는 가족의 안정과 다복에서 파생되겠기에.

 

참, '남존여비'라는 말도 있다. 남자의 존재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는 것! 이래저래 고달픈 삶이지만 사랑스런 가족이 있어, 가까운 벗이 있어 그래도 살아볼만하다. 암으로 아까운 생을 살다간 위지안이 던져준 것처럼, 우리에게는 돈과 명예, 권력보다 삶을 대하는 희망, 자신의 일에 대한 소명, 가족에 대한 사랑, 건강, 살아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인생이지 않을까?

 

루게릭 병으로 생을 마감한 모리 교수도 그랬다지.  좀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인간의 영혼, 정신 그리고 넋에 대해 알고 싶다고, 간절히 원했었지!

 

나도 그렇게 살아보련다. 싸울 때는 싸우고, 보듬을 때는 보듬고 그렇게 살고 싶다!

 

마눌, 아들 기다려! 이번 크리스마스 때 빅 이벤트 해 줄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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