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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 결정적 1%, 사소하지만 치명적 허점을 공략하라
리처드 H. 탈러 지음, 박세연 옮김 / 리더스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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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탈러는 행동 경제학의 대가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그가 캐스 선스타인과 함께 쓴 <넛지>로 널리 소개되었다. '넛지'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다. 풀어쓰자면 '(개인의) 선택권을 제약하지 않는 (똑똑한) 선택의 방향'이라고 하겠다.

 

그는 2015년 미국경제학회의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는 행동 경제학이 전통 경제학과 대등한 위치에 격상되었음을 상징한다. 물론 그 혼자만의 작업이라기보다 수많은 동료 학자들의 교류 덕분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에 관한 것이다. 197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행동 경제학과 함께 한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통해 행동 경제학이 무엇인지, 어떤 관점으로 나와 타인의 선택을 조율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넛지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제시한다.

 

독자는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동 경제학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그간의 주요 연구 성과는 무엇인지 등을 일람할 수 있다. 또한 저자가 어떻게 수많은 동료 학자와 교류하고 심리학 등 타 분야와의 연대를 형성해 왔는지도 잘 엿볼 수 있다.  특히 저자와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 두 사람 사이의 우정은 각별했다대니얼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락 연설에서 공을 탈러에게 돌리기도 했다.

 

탈러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넛지>에 보내준 뜨거운 성원(한국에서만 40만 부가 팔렸다!)을 보내준 한국 독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다른 서문에서 “(자신의 책이) 더 이상 재미가 느껴지지 않을 때 이 책을 덮으라고 호언한다. 물론 책은 그의 말마따나 흥미진진하면서 유익하기도 하다.

 

전통 경제학에서 인간은 합리직인 이기적 존재다. 탈러는 이를 이콘’(econ)으로 명명했다. 이에 반해 행동 경제학은 인간은 비합리적이요 때로 멍청하다고 가정한다. 가령 카지노나 거액이 경품으로 걸린 TV쇼에서 볼 수 있는 하우스 머니 효과라든지, 주식투자자들이 주가상승으로 인한 자본이득보다는 배당금에 더 의존하는 경향 등에 대한 설명을 보면 납득이 간다.

 

이 책을 읽다보면 탈러의 다른 저서 <승자의 저주>가 어떤 경로로 써졌는지도 알 수 있다. <승자의 저주>는 그가 1987년 미국경제학회에서 출간한 경제전망저널 창간호부터 매년 4차례 총 14회 게재했던 칼럼을 편집한 것이다. 그는 칼럼에서 예외적인 현상들에 대한 것을 주로 다루면서 경제학 분야의 전통 모형들과 모순되는 다양한 현상들에 통찰을 제시한다.

 

가령 창간호에 연재한 칼럼을 보면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글을 인용하면서 테이블 위에 놓인 네 장의 카드 놀이를 통해 우리의 확증 편향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이렇듯 탈러는 행동 경제학 분야의 주요 이론은 물론이고, 우버 택시, 부동산 거품, 금융 시장과 주식, NFL(미국미식축구리그) 드래프트 지명 등 우리에게 익숙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한다.

 

대가다운 전문성과 학자로서의 성실성이 겸비된 이번 책은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일반 독자들이 읽어내기에 무리가 없다. 마지막 장을 덮게 되면 행동 경제학에 관한 거의 모든 스펙트럼이 파노라마처럼 눈에 들어올 것이다. 대가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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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22: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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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필요없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인간은 필요 없다 - 인공지능 시대의 부와 노동의 미래
제리 카플란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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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글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이 화제다. 그간 바둑 분야는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까워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기 어렵다고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알파고의 기력은 상상보다 강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사람들은 미래에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물론이고, 인간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느꼈다.

 

저자 제리 카플란은 인공지능관련 여러 스타트업에서 30년간 일해 왔다. 은퇴 후 스탠퍼드 인공지능연구소에 적을 두고 인공지능관련 분야를 강의하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은 이미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태세를 갖추었다고 진단하면서 우리가 과연 변화를 멋지게 이행할지 아니면 상처투성이로 남을지 미지수라고 우려한다.

 

이 책은 인공지능의 역사에 대하여 개관하고 그 발전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한다. 우선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개관함으로써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견해본다. 이어 자율적인 시스템을 적절하게 규제하기 위한 법률의 대안을 살펴보고, 부의 재분배를 위한 자유시장의 개선책을 제시한다.

 

저자는 인조지능(systhetic intellect)’인조노동자(forged laborer)’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인조지능은 기계학습, 신경망, 빅데이터, 인지체, 유전알고리즘 등을 통틀어 일컫고, 인조노동자는 자동화된 단일 업무에서 한층 발전된 통합 시스템을 뜻한다.

 

인공지능(AI)이라는 말을 맨 처음 제안한 이는 1956년 스탠퍼드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한 수학자 존 매카시다. 그로부터 60년이 흐르는 동안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발전이 미칠 영향을 지구 온난화에 빗대 설명한다. 지구 온난화가 문제되는 것은 변화 자체라기보다는 그 속도에 있다. 급속한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 종들이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정보기술의 발전도 마찬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발전 속도가 이미 엄청난 기세로 산업과 일자리를 파괴하고 있다. 그 속도가 워낙 빨라서 노동시장이 도저히 적응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전개될 상황은 무척 심각하다. 게다가 발전된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할 것이다. 그렇게 새로 창출된 부는 부유 계층에 더 불공평하게 배분된다.

저자는 AI 산업이 일자리를 얼마나 빼앗아갈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소개한다. 아마존의 지난 5년간 종업원 1인당 평균 수익은 855천 달러였다. 이에 비해 월마트는 평균 수익이 213천 달러였다. 월마트는 매출 100만 달러 당 직원 다섯 명을 고용하지만, 아마존은 한 명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매출액 100만 달러가 월마트에서 아마존으로 이동할 때마다 일자리 4개가 사라지는 셈이다.

 

아마존은 2012년 로봇 회사 키바 시스템즈를 77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창고에서 물류를 보관하고 찾는 작업을 최적으로 자동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간은 인간의 기억과 노하우에 의존했으나 이제는 기계가 대신 하게 되었으니 노동의 질도 단순해졌다. 이는 대체 고용이 그만큼 쉬워졌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알파고의 위력을 보면서 느끼는 두려움은 괜한 것이 아닌 셈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발전은 실업의 증가와 소득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향후 경제 체제와 규제 정책을 적절히 조율하지 못하면 대혼란을 면치 못할지 모른다.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책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향후 미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에 관한 다양한 담론과 대안을 제시해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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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22: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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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대불황의 시대, 한국경제 어디로 가고 있는가|  김동원 저  | 미래의창

 

2016년 한국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책은 장기 침체와 저성장, 고령화로 대표되는 대불황의 시대에 한국경제가 처한 국내외 환경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재도약을 위한 구조 개혁의 대안들을 모색한다. 저자는 오늘날 위기의 본질은 한국경제가 당면한 위기와 우리의 대응이 불일치하여 발생하는 국가 역량의 낭비와 전략적 기회의 상실에 있다고 진단한다. 즉, 진짜 불황은 근본적인 구조 개혁에 머뭇거리는 우리 안에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기성세대가 이러한 시대적 과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함으로 해서 헬조선 같은 자조적이고 부정적인 관점이 우리 청년 세대를 괴롭히고 있다고 말한다. 대불황의 시대에 들어선 한국경제의 절망을 냉철한 시각으로 분석하고, 동시에 미래의 희망을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다.

 

2. 《대혼란을 넘어》  |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저  | 알에이치코리아

 

연이은 금융대란과 거대 기업들의 몰락이 자본주의 동력에 대한 회의를 낳을 무렵, 세계적 경제전문지〈이코노미스트〉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바로 ‘슘페터’ 칼럼이다. 극심한 경제 기후의 실상을 파헤쳐 미래 향방의 단서를 찾고 개인.기업.정부가 어떻게 적응의 수준이 아닌 성공적인 돌파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 것이다.

왜 지금 ‘슘페터’인가?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1883~1950)는 케인스와 더불어 경제학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는다. 케인스는 수요 측면에서 접근해 경기침체의 해법으로 정부의 재정 지출을 내놓았다. 반면 슘페터는 공급 측면에 눈을 돌려 ‘기업가’야말로 불황을 깨는 주체며 기업가의 혁신적 사고와 도전이야말로 자본주의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주창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란 기업가의 혁신을 통해 기존의 경제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탄생하는 과정이 무한히 반복됨을 뜻한다.

 

 

3. 《위너스》 | 알레스테어 캠벨 저  | 전략시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전략 참모로 노동당 정권의 실질적인 2인자였던 알래스테어 캠벨이 각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승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그들이 털어놓는 생생하고 진솔한 경험담들과 승리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온 통찰력에, 3번 연속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블레어 시대를 열었던 저자 자신의 경험까지 녹여 운명도 이기는 승자의 조건을 밝혀냈다.

정상급 스포츠 스타와 일류 감독, 정치 지도자에서부터 글로벌 기업의 수장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승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있지만, 그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 볼 기회는 흔치 않았다. 그런 점에서 직접 만나보지 않고는 알 수 없었던 위대한 승자들의 경험담과 진심 어린 조언은 우리의 마음을 파고든다. 감탄이 절로 나오고, 반성도 하게 만든다. 물론 읽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재미도 안겨준다.

 

 

4. 《세상에 없던 생각》 | 양유창 저  | 더난출판사

 

저자가 만난 10인의 창작자들은 모두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폼은 좀 달라도 결승선까지 달려갔다. 끝까지 달리기 위해서 여행지에서 듣고 보고 느낀 것을 한가득 담아 오고(차세정), 회사를 다니면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조금씩 무언가를 하며(우경민), 1인 방송에서 시청자들과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대도서관). 집요함, 관찰, 호기심, 공간, 일상 등 10인의 창작 비결은 수많은 태클에도 불구하고 달리기를 계속할 수 있게 해주는 무릎보호대인 셈이다.

우리는 지금 ‘창작 시대’의 한복판에 서있다. 모두가 창작을 하고 있고, 그 일에 목숨을 걸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 창작 시대의 승자는 대중이 원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그러나 첫 작품부터 세상으로부터 환영받는 일은 드물다.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만 실패하고 좌절하기 일쑤다. 그러나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일어나 정상까지 달려 올라갔다. 저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인 콘텐츠 리더들에게서 그들만의 창작 비결을 찾아냈다. 이젠 우리가 자신만의 비결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스스로 자신의 방식을 찾는 데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5. 《끌리는 온라인 마케팅》 | 나탈리 나하이 저  | 길벗

 

인간을 이성의 동물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인간의 행동은 무의식에 좌우될 때가 많다. 사람의 시선 끝에 버튼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클릭하고, 노란색보다는 파란색으로 구성된 사이트에 더 신뢰를 느끼며, 기존 가격을 지우고 그 위에 세일 가격을 적은 것만으로 물건을 사고 싶어서 못 견딘다.

이 책은 사회심리학 분야의 선구자인 로버트 치알디니의 6가지 설득법칙을 적용하여 웹사이트 구성, 이미지, 색상, 문구 선택까지 고객의 클릭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소비자의 시선을 조종한 그루폰 사이트’ ‘광고 기억률을 40% 높인 냉동식품회사 버즈아이’ ‘파란색에서 초록색으로 로고 변경하여 판매량이 40% 증가한 타이디볼 세제’ 등 다양한 기업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으니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핀터레스트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별 마케팅 대응 방법을 간략하지만 친절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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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18: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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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 - 창의적인 삶으로 나아간 천재들의 비밀
월터 아이작슨 지음, 정영목.신지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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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전문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새 책을 들고 왔다. 이번에는 컴퓨터와 IT의 역사에 관한 것이다. 아니 그 속에 깃든 혁신가들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컴퓨터 역사를 개괄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 두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컴퓨터의 역사에서 주요 혁신가들의 역량이다. 그는 과학기술은 그것을 만들어낸 인간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스티브 잡스가 보여주었듯이 인문과 과학의 융합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둘째는 과학기술의 혁신은 혁신가 한 사람만의 노력이 아니라 협업의 결과이며, 바로 위대한 혁신가들 자신이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구성 또한 독특하다. 아이작슨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트랜지스터, 마이크로칩, 비디오 게임, 인터넷, 개인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온라인, 웹 등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에 관한 열 가지 주제를 다룬다. 여기서 에이다가 열 가지 주제의 시작과 끝을 에워싸고 있는 모양새다.

 

에이다(1815~1852)는 시인 바이런 경의 딸이다. 바이런은 바람둥이 기질로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다. 그는 에이다가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앤 이사벨라(에이다의 어머니)와 이혼했다. 앤은 에이다에게 문학 대신 수학과 과학을 가르쳤다. 하지만 에이다는 시와 수학을 모두 사랑했다.

*본문에는 에이다가 예순세 살로 사망했다(59쪽)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서른일곱 살 때 사망했다. 그녀의 아버지 바이런도 같은 나이(1788-1824)에 생을 마감했다.

 

아이작슨은 왜 에이다에게 특별한 찬사를 바치는 것일까? 에이다는 19세기 중반 컴퓨팅 기계의 아름다움과 미래의 모습을 꿰뚫어보았기 때문이다. 에이다는 찰스 배비지와 교류하면서 그가 들려주는 초기 컴퓨터에 대한 연구를 듣고 완전히 매료되었다.

 

▲에이다와 그녀의 이론을 토대로 만들어진 최초의 기계식 자동계산기 '해석기관'

 

1842년 베비지가 쓴 해석기관에 대한 책이 파리에서 출간되었을 때 에이다는 영어로 번역했다. 단순히 번역만 한 것이 아니라 에이다 자신의 주석을 덧붙였다. 이듬해 그녀의 번역문과 주석은 과학논문집에 실렸다. 에이다와 배비지의 행운은 여기까지였다. 배비지는 자신이 구상했던 기계를 만들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고, 에이다는 병마(자궁암)에 시달리면서 도박과 아편에 중독되었다.

하지만 에이다와 배비지의 협업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에이다는 100년이나 앞서 현대 프로그래밍의 기초적인 개념을 모두 만들어냈다. 가령 서브루틴, 루틴, 점프와 거의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를 고안했다. 아이작슨이 이번 책에서 그녀로 시작하고 그녀로 마감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하겠다.

 

그렇다면 컴퓨터의 발명은 누구의 공으로 돌려야 할까? 아이작슨에 따르면 194511월에 ENIAC을 완성한 모클리와 에케트가 명단 맨 위에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튜링에게도 많은 공이 돌아가야 한다는 것.

 

발명품, 특히 컴퓨터처럼 복잡한 발명품은 대개 개인의 영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협업하여 짠 직물이라고 할 수 있는 창조성에서 나온다. - 127

 

아이작슨은 10대 주제별로 당시 활약을 펼쳤던 천재들과 시대적 상황을 절묘하게 아우른다. 책은 새로운 이노베이션을 위한 직관과 영감으로 가득 차 있다. 일독을 권해 드린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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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1 21: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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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불균형]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G2 불균형 - 패권을 향한 미국과 중국의 미래 경제 전략
스티븐 로치 지음, 이은주 옮김 / 생각정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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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불균형. 미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는 그간 상호 의존도가 높아져왔다. 미국은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중국은 경제 발전 전략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졌다.

미국의 과잉 소비는 중국의 지속 불가능한 성장을 유지시키는 동력이 되었고, 반대로 중국의 성장은 미국의 과잉 소비를 계속 부추겼다. 이런 상황이 결국 양국 모두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2008~9년의 금융 위기와 대침체를 맞아 가짜 호황의 덫에 걸려 있던 미국과 중국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저자는 미중의 불안정한 의존 관계를 치유할 방법은 ()균형화 전략뿐이라고 강조한다. 재균형화는 거시적 경제구조의 변화를 통해 불균형의 원천을 제거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지속 불가능한 불균형 요소를 제거 또는 감소시키는 것이다.

 

기존의 성장 동력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경제성장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정책과 전략, 개혁과 유인책 등이 뒤따라야 한다.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경기 대침체와 날로 극심해지는 무역 마찰이 양국 관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저축 부족으로 경제 기반이 흔들리는 미국과 차이나 드림을 내걸고 전진하는 중국 사이에 불안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양국이 좀 더 지속 가능한 관계를 구축하려면 탁월한 리더십, 정치적 의지, 공유 가치, 상호 신뢰 등이 절실하다.

 

미중의 관계 변화가 한국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저자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에는 지정학적 안보와 군사적 판도 변화와 함께 경제적 지배권에도 변화가 일어나곤 했다. 미중의 무역 마찰이 언제 군사적 패권 다툼으로 불똥이 튈지 모른다.

 

국내 경제 사정도 심상치 않다. 2014년도 기준으로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는 국민처분가능소득 대비 민간소비지출의 비중은 62.4%. 각국의 물가수준이 반영된 구매력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소비지출 수준을 OECD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OECD 평균을 100으로 할 때 한국은 71.7%로 미국(154.4%), 영국(105.6%), 독일(102.6%), 일본(94.3%)보다 낮은 수준이다.

 

우리 소비수준은 미국의 절반에 불과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로 일자리 창출 실패, 실질임금 저하, 사회보장 혜택 부족, 이자 소득을 제한하는 금융 규제 등을 들 수 있다. 국민들은 살 길이 막막하고 노후가 불안하니 소비를 억제하거나 저축해 두려 할 것이다.

 

저자의 논리에 따르면 한국식 부동산 경기 부양이나 양적 완화 조치는 2008~9년 이후 미 연준이 시도했던 소비 진작 정책과 맥락을 같이 한다. 즉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려 그만큼의 소득 상승분을 소비에 쓰게 하자는 것이었다. 결과는? 말해 무엇할까.

 

이 책은 미중의 고래 싸움에 끼인 한국 경제의 앞날을 조망하는데 적지 않은 영감을 안겨주었다. 한국이 불황에서 벗어나려면 저자의 조언대로 거시적 경제구조의 변화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고, 미중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은 부단없이 추진하되, 당장은 복지 확대 등을 통한 소득 재분배가 우선되어야 한다. 'G2간 균형'이 중요하듯 '계층간 균형' 역시 이에 못지 않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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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0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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