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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투 더 문
로드 파일 지음, 박성래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1월
평점 :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다.”
나는 몇 년 전 워싱턴DC에 있는 미 항공우주박물관에서 로켓 새턴V의 일부를 볼 수 있었다. 새턴V 1단은 5개의 메인 엔진으로 구성돼 340만kg의 추진력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1969년 7월 16일 새턴V는 아폴로 11호를 달까지 쏘아 올렸다. 7월 20일 착륙선 이글이 마침내 달에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내려섰다.


달에 도달하려는 인간의 염원은 먼저 소설과 영화의 상상력으로 그려졌다. 쥘 베른은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1865)에서 달 탐험선 콜롬비아드호를 커다란 대포로 쏘아올렸고, 조르주 멜리아스는 영화 「달세계 여행」(1902)을 찍으며 판자와 도르래를 이용해 인상적인 특수 기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1960년대 우주개발을 둘러싼 미국과 소련의 경쟁은 누가 먼저 달에 인간을 보내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1961년 3월 8일 소련은 세계 최초로 유리 가가린을 보스토크 로켓에 태워 우주로 쏘아 보내는데 성공했다. 같은 해 5월 5일 미국은 프리덤 7호에 앨런 셰퍼드를 태워 성공적으로 우주비행을 마쳤다.

앨런 세퍼드가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자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5월 12일 의회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 나라가 10년이 지나기 전에 달에 사람을 착륙시키고 무사히 지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목표 달성에 전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에 미국인들은 환호했고, NASA를 중심으로 달까지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머큐리 프로젝트'가 마련돼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NASA는 1967년 1월 아폴로 1호의 발사테스트에서 세 승무원(거스 그리섬, 에드 화이트, 로저 채피)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사령선에 가득 차 있던 순수 산소가 예기치 못한 스파크에 의해 폭발, 사령선이 불타 버렸다.
한편 소련 역시 N-1 로켓 발사 실험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켜 많은 과학자들이 사망했다. 수석 설계자로 알려진 세르게이 코롤료프가 스탈린 치하 강제 노동의 여파로 1966년에 사망해 소련의 달 착륙 프로그램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었다.
저자 로드 파일(Rod Pyle)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제작자이자 감독 겸 작가다. 한때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있는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일했으며 미드 ‘스타트랙: 딥 스페이스 나인과 배틀스타 겔럭티카’의 자문을 맡기도 했다. 현재 세계우주재단의 커뮤니케이션담당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작년 SF영화에 등장하는 미래기술을 흥미롭게 풀어낸 『예언된 미래, SF』로 국내 독자들에게 알려졌다.

그는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여 달 착륙에 관한 모든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았다. 책은 달 탐험의 역사를 다루는 한편, NASA와 소련의 치열한 경쟁을 엿볼 수 있는 기록과 자료를 폭넓게 소개한다. 특히 그간 접할 수 없었던 NASA의 내부 문건과 머큐리 프로젝트의 진행과 로켓 개발까지 놀라운 이야기들이 연대기적으로 잘 정리돼 있다.
‘Missions to the Moon’ 앱을 통해 책에 나오는 아이콘(비디오, 오디오, 문서, 모델, 아래 그림 참조)을 찍으면 해당 동영상이나 3D랜더링 이미지를 볼 수 있다. 특히 새턴V와 달 착륙선등의 입체 모형은 눈앞에 고스란히 펼쳐져 현실감이 한결 두드러진다.

한편 저자는 중국 등 아시아의 우주 개발이나 비행 참여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이 거둔 달탐사 성과와 향후 계획도 자세히 언급한다. 2013년 중국은 탐사선 유투(Yutu)를 달에 있는 비의 바다에 착륙시켰고, 2019년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하기도 했다. 중국은 이에 고무되어 2036년에 첫 유인 임무를 수행할 계획을 짜고 있다.

책에서 그동안 내가 무척 궁금해하던 것에 대한 답변도 얻을 수 있었다. 왜 선장이던 닐 암스트롱이 먼저 나갔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다.
“누가 달에 첫발을 딛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선장 닐 암스트롱과 조종사 버즈 올드린이 선택지에 있었다. 이전에 있었던 모든 우주 유영에서나 군대의 전통에 의하면 하급자가 항상 앞서 나가고 선장은 안에 머물렀다. 하지만 실제로 선내에서 올드린이 암스트롱을 지나쳐 나갈만한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암스트롱이 먼저 나가게 되었다.” (81쪽)